살다 살다 이렇게 허술하고 안쓰러운 사기꾼은 처음 보는데 피해 금액이 어디 내보이기 부끄러운 지경이라 그냥 넘어갈까 하다 하는 행동이 너무 괘씸해서 그냥 고소하기로 했다.

피해자는 이제까지 나 포함 9명이고, 지금 이 시간에도 피해자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연락이 계속 옴) 아마 오늘도 열심히 활개를 치고 다닌 것 같은데.

이미 마무리 한 사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업체명과 개인정보는 삼간다. 보시며 "아, 이런 수법을 쓰면 한 번쯤 의심해 봐야겠구나" 정도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법  

 


사기꾼은 공사 착수 전 계약금으로 지급액의 7~80%를 요구한다고 한다. (나는 50%만 주었다) 다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돈을 모두 입금해버린 경우도 있었는데 들어보니 시공기사일정 확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잔금까지 모두 받아간 것이었다.

수중에 돈이 들어 온 사기꾼은 이제 연락을 잘 받지 않는다. 잘 받지 않는거지 아예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이 경우 사기죄가 명백하기 때문이다. 사기꾼은 약속을 미룬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애타는 쪽은 피해자이며, 피해금액이 소액일 경우 '똥밟았네!' 단념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사기꾼이 모습을 드러내는 날. 약속이 중요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약속 시간은 의미가 없다. 쨌든, 스믈스믈 모습을 드러낸 그는 미진한 작업을 한다. 엉뚱한 자재를 들여오거나, 대충 시공하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래서 하자보수를 요구하면 해줄 것처럼 대답은 하지만 당연히 해주지 않는다. (여기서도 포기나 도망이 아닌 연락은 뜨문뜨문 받으며 차일피일 미룬다는 게 핵심)

여기서 사기꾼이 질질 끌며 어찌 저찌 상당 부분 공사가 진행된 경우 사기죄 성립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피해자도 있다. 이 경우 민사로 가면 되긴 하지만, 알다시피 시간과 정신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다. 해당 피해자는 사건이 벌어진 시점부터 몇 달 동안 사기꾼을 붙잡고 늘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 부모를 찾아가기까지 했다고.

수법은 상황에 따라 다 다르지만 대개 이 틀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단 결론을 내렸다. 법망을 빠져나가려는 의도가 엿보이는게 나 포함 다른 피해자들을 열받게 하는 키포인트다.
"돈 때문이 아니라, 괘씸해서요."

  나같은 경우  

 


이사를 하고 그 집의 가벽을 허문 후 마감을 맡긴 것이었다. 우리(남편과 나)가 직접 구한 것은 아니고, 가벽 철거하는 분께 소개를 해달라고 해서 그 분이 인터넷에 구인 글을 올려 오게 된 것.

하지만 얼굴을 보기 전부터 뭔가 이상했다. 약속한 날짜를 자꾸만 미루는게, 평소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남편이 "어째 사기꾼 같아" 라고까지 했다.

A : 10월 15일이 입주청소에요.
B : 아, 그래요? 그럼 시공은 3일에 걸쳐 이루어지니까 제가 12일부터 14일까지 갈게요.

개뿔 단 하루도 오지 않았다. 그로인해 우리는 잡아놓은 다른 일정들을 다 뒤로 미루어야 했다.

 



하지만 입주청소만은 취소를 할 수가 없었다. 당장 입주가 코앞이라 일정이 너무 촉박해 다른 곳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고, 취소 수수료가 발생하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사기꾼은 시공 시 본인이 입주청소까지 해주겠다는 정성스런 헛소리를)

다시 본인이 잡은 약속일(17~19)이 다가왔다.

17일. 전화도 문자도 안 되어 이 사람을 소개시켜 준 철거 팀장에게 전화를 했다. '왜 그러지? 제가 한 번 해볼게요' 우리 전화는 일부러 안 받았던 거다. 바로 연락이 되어, 오늘은 안 되고 내일 가겠다는 지금 생각하면 황망한 약속을 다시 한 번 잡았다.

18일. 3일동안 해야 하는 공사를 하루나 빼먹었으니, 오전 10시로 약속을 잡았다. "곧 도착해요" 곧이라는 단어의 뜻을 잘 모르는 것 같다. 2시 도착.

불안했던 남편이 하루종일 감시를 하고 있던 터에 게으름 피우거나 중간에 도망가지 못했던 것 같다. 늦었지만 이제 시공 좀 하겠구나 싶었는데...

 



19일. 오지 않았다. 마지막 날 무슨 대화를 나누었냐면, 그게 아마 3시 30분이었을건데, 언제 오냐는 연락에 '이따 연락할게요' 라는 문자 답장이 왔고-

A : 내일 새집증후군 청소일이라 오늘 꼭 오셔야 합니다.
B : 마루반장이랑 통화 중이에요.
A : 어떻게 됐습니까?
B : 마루반장이 자재를 못 구했어요. 입주 전까지 시공 해드릴게요.

원래 18일로 잡아두었던 새집증후군 청소를 너 땜에 20일로 미룬 상태였는데.

20일 - 새집증후군 청소
21일 - 책장 및 싱크대 갈갈이 등 설치 (그나마 여유)
22일 - 가구 들어오는 날
23일 - 입주

우린 21일 딱 하루만 가능했지만 중요한 건 남편이 이미 많이 지쳤고,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이 사람에겐 도저히 일을 맡길 수가 없었다.

결국 자재며 마감 업체를 하나하나 다 알아보았다. 어려운 일이었다. 당장 내일 해줄 곳을 찾기란... 결국 20일과 21일에 걸쳐 도배와 마루 시공이 가능한 곳을 찾긴 찾았으나 이 때 마음고생한 남편을 떠올리면 지금도 안쓰럽다.

20일 방문 예정이었던 새집증후군 업체는 우리의 사정을 듣고 19일 새벽에 오셔 20일 아침까지 조용히 청소를 해주시고 가셨다. (정말 감사합니다)

피해

 


약속한 셋째 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결국은 남편이 자재부터 마감 업체 하나하나 다시 다 구해야했다. 그로인해 발생한 금액은 146만원. (피해액은 따로) 그런데 어차피 도배랑 마루는 어디든 맡기면 다 저 정도 금액이 나온다. 화가 나는 건, 애초에 하겠다고 하지 않았으면 한 번에 할 수 있는 일이었을거란 사실. 안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의도적으로 연락을 안 받고 거짓말, 말도 안 되는 핑계 대며 우리 뿐 아닌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앗아가고 그로인한 마음고생까지 가능만 하다면 보상이라도 받고 싶은 심정이다.

입주일까지 잡혀 있는 일정들이 무엇이고 변동 가능한 것들이 아니란 걸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것이 화가 난다.

우리는 약속한 3일 중 왔었던 하루의 일당을 제하고 선입금한 계약금의 일부는 환불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순순히 알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이주가 다 되어가는 지금, 입금은 커녕 연락 한 통이 없다. 입금 할 의지가 없다는 걸로 받아들여도 되겠냐는 말에, 오늘까지만 기다리겠다는 말에도 답장이 없다.

  고소  

 


오기로 했던 마지막 날 '입주 전까지 해드릴게요' 라는 그 말에 우리가 넘어갔다면? 어쩌면 가구 하나 옮기지 않은 빈 집에 덜렁 입주하게 되었을지 모른다. 입주 청소까지 해주겠다는 말에 그래도 최대한 붙들고 있었던 건데(입주청소와 마루+도배를 하루 걸쳐 매일 진행하기엔 일정이 너무 빠듯했음) 사실 손절한 그 시기도 늦은거지만 그 때라도 놓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어차피 맘 먹고 사기치고 돌아다니는 인간이라 입주까지 시공해 줄 마음도 없었을 거고 그로인해 우리 가족이 발을 동동 구르던 난처해 죽을지경이던 1도 상관이 없었을거다. 하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너도 도리란 게 요만큼은 있을텐데? 끝까지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하려고?

 



이건 돈이 문제가 아니다. 남편은 제지했지만 나는 카페에서 피해자들을 모았다. 근데 이미 유명한 사기꾼이라 고소가 진행중이어서 의도치않게 숟가락 얹는 모양새가 되었네. (피해자 중에는 나보다 더 치졸한 방식으로 당해 속앓이가 심할 것 같은 사람이 많았다)

나는 워낙 소액이라 사실 피해자들 사이에서도 '도와준다'는 분위기가 은연중에 깔려있다. 소송이 힘들고 지치면 언제든 취하하고 일상으로 돌아와 이 일을 교훈 삼아 지내도 아무 문제 없다.

그리고 피해자가 많아 실형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오히려 콧노래가 나올 지경인데 굳이 붙들고 있는 이유는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일상에 타격감은 제로다. 때때로 블로그에 올릴 만한 글이 없을 때 포스팅이나 두어 번 하려고 한다. 이 글은 기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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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성인지 양성인지 모르겠는데 일단 양성처럼 행동하세요.

애기 아빠는 직업상 사람을 많이 만나서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코로나 검사를 받아 왔어요. 그 때마다 늘 음성이 떠서 초반엔 다행이라고 생각 했고, 또 한편으론 '생각보다 잘 안 걸리는 거 아니야..?' 라는 안일하고 멍청한 생각도 했었네요.

그러던 어느 날, 검사를 받고 왔는데 보건소에서 '음성인지 양성인지 정확하지 않으니 내일 다시 검사를 하러 오라' 하더라고요. 그리고 하러 오시기까지 행동은 양성인 것처럼 해달라고 말씀 하셨어요.


그래서 남편은 자가격리에 들어갔어요. 안 방에서 모든 시간을 보내고, 혹 나와야 하면 우리가 집에없을 때 잠시 나왔다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리고 검사를 마치고 다음 날 검사 결과를 받은 게 양성이었어요.


2. 엄마와 20개월 아기도 첫 코로나 검사

신생아도 검사 받는 이 시국에 20개월이 뭔 대수냐 싶겠지만 아프다는 얘기가 많아 엄마로서 너무 걱정스러웠어요. 가까운 보건소에 가 절차를 마치고 엄마 먼저 검사를 받았습니다.

코에 뭐가 쑤욱 하고 들어왔다 나갔는데 눈물이 찔끔. 그리고 아기는 의료진이 직접 나와 검사를 해주셨어요. "선생님이 아프지 않게 해줄게. 좀만 참아." 라고 하셨는데, 이미 선생님이 걸어오시는 걸 보는 순간부터 울음이 터졌네요.

하지만 비교적 수월하게 검사를 마쳤어요. 바로 안아주고 달래주니까 눈물도 금방 그치고.. 기특한 우리 딸.


3. 시설로 들어간 아빠

양성 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이틀 뒤, 그러니까 어제 아빠는 격리시설로 들어갔어요. 구급차가 데리러 왔다고 하네요. 안산에서 다른 확진자들과 모여 충남 아산에 있는 시설로 함께 이동했다고 하는데 정말 격리시설이 부족한가보다 싶었습니다.

확진자 격리시설 내, 배정받은 2인실 방


남편과 저는 이와중에 일인실을 내심 바랐지만 배정은 이인실로 받았어요. 착한 중학생 남자아이와 같은 방을 쓰게 되었대요.

격리시설에서 제공하는 밥


밥은 삼시세끼 다 제공을 해준다고 합니다. 내 몸 아파서 들어간 시설인데 이렇게까지 잘 챙겨주다니 좀 놀랐어요.

하지만 밥이고 자시고 남편은 아파서 죽겠나봐요. 오히려 시설에 들어가서 열이 오른 것 같더라고요. 갑자기 38도를 찍어서 새벽 내내 끙끙 앓았다고 하던데 너무 안쓰러워요.


그리고 아빠와 저희(저와 아기)는 하루에 두 세번 꼴로 영상통화를 하는데요. 한 번은 그런 얘길 하더라고요, 옆 방에 엄마와 초등학생 아이 두 명이 같이 들어왔는데 애들이 엄마랑 꺄르르 신나하는 소리를 들으니 아기가 새삼 더 보고싶다고요. 저는 '그 엄마, 애들 앞에서 힘든 걸 티내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쓰고 계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4. 음성 판정 받은 아기와 엄마는 집에서 자가격리 시작

저와 아기는 밀접접촉자로 분류되어 엊그제부터 집 밖느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어요. 음식물 쓰레기도 못 버리고요, 필요한 물품은 택배로 배달 받아야 합니다.

기간은 2주에요. 정말 착잡하네요. 저 혼자라면, 저는 뭐 집순이니까 그러려니 할텐데 하루에 한 번씩 밖에 나가기를 습관처럼 해오던 아기는 이게 웬 마른 하늘에 날벼락.

어제 방역팀에서 오셔서 집 전체 소독을 해주셨어요. 이 소독약이라는게 굉장히 매워서 방역복 입지 않은 모든 사람들(아마도 공무원 한 분과, 저와 아기)이 다 기침을 했는데, 나중에 아기는 토까지 하더라고요. 매운기는 30분 정도 후에 사라졌어요.


5. 음성 판정 받았지만 잠복기가 있어 안심할 수 없다

코로나는 5-7일, 늦으면 2주까지도 잠복기가 있죠. 지금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저도 언제 양성이 될 지 모르는 상황이라 사실 굉장히 불안합니다. 일주일 뒤에 증상을 보여 끙끙 앓을 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사실 저는 언제 양성이 떠도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하루 10시간 넘게 붙어 있던 남편이잖아요. 느낌상 왠지 양성이 뜰 것 같고, 끝까지 음성이라면 운이 상당히 좋은거 아닐까요.


6. 이주 간 외출 못 하는 아기와

사놓고 못 봤던 책, 활용 못 하고 있던 활동지, 스티커북 등 아낌없이 써버리려고요. 그리고 바깥 생각이 덜 나게 장난감을 많이 사주려 해요. 어젠 제가 피곤해서 주문을 못 했는데 오늘 아빠와 통화하니 본인이 집으로 주문해 두었다고 하데요.


자가격리 기간은 이제 다 아시다시피 2주고요. 저는 정확히 9월 18일부터 10일 3일 정오까지 그 어디도 나가지 못합니다. 오늘이 20일 밤이니까 겨우 3일 지난거죠? 아직은 어찌저찌 버티고 있는데 불안하네요. 아기가 '이상하다. 왜 밖에 안 나가지?' 싶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곤혹스러워질 것 같아요. 미안하다 아가...😔





남편은 시설에 최소 10일은 머물러야 한대요. 그리고 저와 아기는 14일 동안 외출 금지고요. 여기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거일 것 같아요.

남편은 완치 판정 받고 집에 돌아오면 끝이지만, 저와 아기는 2주 겨우 버텨낸 후에 양성 판정을 받으면 또 시설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그럼 근 한 달을 아무데도 못 나가고 감옥신세를 면할 수가 없게 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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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나 아웃백 다녀올게", "그래, 다녀와~" 우리 부부는 그 누구 하나 놀라지 않고 대화 했다. 나는 어디든 혼자 잘 다니는 성격이고, 남편은 그런 내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평일 낮에 애엄마가 아이를 보지 않고 홀로 외출한 이유는 앞으로 내게 12시~6시 또는 2시~8시라는 여유시간이 생겨서다. 아웃백은 평일 런치 때 가야 저렴하게 먹을 수가 있는데 여차하니 조금 늦어버렸다. 여튼 오늘은 아웃백이었다.


일단 제일 먼저 나온 부시맨 빵. 빵은 소스를 추가하지 않았다. 식전에 더 즐기고 싶은 분은 초코소스와 블루베리 치즈소스를 추가로 달라고 하면 된다. (추가하지 않으면 망고스프레드 하나만 나옴) 어릴 때 부시맨 빵을 아주 좋아해서 그거 먹으러 가자고 노래를 불렀던 때가 있는데,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점점 손이 안 가게 되더라. 이제 나는 msg에 중독되어 그런가...

스프는 양송이스프다. 여기에 빵을 찍어먹어도 좋다. 샐러드에는 국룰처럼 치킨텐더 2조각을 올렸다. 파스타에 스테이크까지 시켜놓고 치킨텐더 2조각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대충 남기더라도 모자라게 먹지 말자는 마음이지 않았을까.

음료는 무알콜 모히또를 선택했다. 알콜과 무알콜 중 정말 고민했는데(주메뉴 고를때보다 고민한 듯) 집에 돌아가면 또 아기를 봐야하니까 꾹 참았다. 라임맛이 아주 새콤했다. 음료는 다 마시고 탄산(콜라, 사이다, 환타, 제로콜라- 또 있나?)으로 리필이 가능하다.


파스타는 투움바파스타다. 아웃백 하면 투움바파스타라, 사실 다른 것도 먹어보고 싶었는데 식사 망칠까봐 하던대로 했다. 담번엔 꼭 다른걸 먹어야지. 오늘도 꾸덕하고 적당히 매콤했다. 치즈는 눈 앞에서 갈아주셨다. 새우, 양송이버섯은 통통하고 맛있었다. 음식을 천천히 먹는 나같은 스타일은 나중에 소스가 쫄아들어 먹기가 불편해지는데 그럴 일을 대비하여 애초 주문할 때 소스는 넉넉하게 달라고 요청하는게 좋다. 또, 면은 페투치니면으로 나오는데 원한다면 더 얇은 면으로 변경도 가능하다.


나는 혼자 다니는 것에 익숙해 아무렇지 않게 들어갔는데, 서버분들이 돌아가면서 "혼자 오셨어요?", "일행 더 오시는거죠?"라고 물어보셔서 아니라고 대답하면 되게 미안해하셔서 내가 더 당황했다. 아니, 죄송하긴요.

 



내가 간 날은 4월 2일 금요일이었다. 손님들은 가족 단위가 가장 많은 듯 보였고, 평일인데도 불구 꽤나 복작였다. 며칠 전, 아이와 함께 왔다가 푸쉬카는 밖에 주차하고 들어와야 한다는 말에 발길을 돌린 적이 있는데 말마따나 여긴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가 그렇게 멀지 않은 편이라 들어왔다면 통행에 방해가 됐을것이다. 괜찮은 분들은 밖에 주차를 하고, 아이 전용 식판과 물컵도 요청하여 함께 즐기면 된다. 참고로 여긴 남양주현대프리미엄아울렛점이다.

그리고 코로나 때문에 식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마스크 착용을 부탁 받았다. 그런데 습관이 되어 밥을 먹을 때에도 담당서버가 말을 건네올때마다 손으로 입을 가리게 되더라.


부드러운 꽃등심 스테이크 퀸즈랜드 립아이다. 굽기는 미듐. 기본 제공되는 홀그레인 머스타드은 취향따라 찍어 먹으면 된다. 굽기도 적당했고 질기지 않아 좋았다. 사이드는 견과류가 들어간 고구마를 시켰다. 견과류가 맛있어서 퍼먹었던 기억이 난다.


보정 앱을 써서 본연의 색을 담지 못한게 아쉽다. 혼자 있으니 스테이크는 함부로 짓이겨놓고 내키는대로 먹었다. 눈 앞엔 금쪽같은 내새끼를 틀어놓고 오은영 박사님의 솔루션을 들으며 내 문제라고 생각이 들 때마다 반성하고 다짐했다. 그러다 너무 침울해지면 가끔 무한도전으로 선회해주었다.

 



자리에 꽤 오래 앉아있었다. 그러다 배가 불러 더 이상 모히또도 먹기 싫을 때 포장을 해달라고 했다. 서버분은 돌아가셔서 먹기 편하도록 파스타에 소스를 잔뜩 넣어주시겠다고 하셨다. 입 짧은 주제에 욕심이 족제비라 거의 모든 음식을 고루 남겨 집에 있던 남편은 생각도 않던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었다.

평가에 인색한 남편이 스테이크가 참 맛있단다. 다른 건 모르겠고 스테이크가 참 맛있다고 했다. 난 배부른 상태에서 주워먹어 그런지 잘 모르겠던데, 여튼 담번엔 같이 가봐야겠다 싶었다.


금액은 총 94,400원이 나왔다. 나는 여기서 KT멤버십으로 15%를 할인 받아(등급에 따른 할인률 차이 있음) 총 80,240원을 지불했다. 통신사 할인 말고 또 다른 아웃백 할인 방법은 치킨텐더 무료쿠폰'생일쿠폰'이라는 것이 있다. 생일쿠폰은 아웃백 홈페이지 회원가입(모바일 가능) 후 생일 지정일을 사용할 날짜로 바꾸면 그 달에 사용이 가능하다. (ex.2월 5일 지정→2월 달 사용가능) 연 1회 생일쿠폰 10,000원과 통신사 할인은 중복으로 사용 가능하므로 먹고 싶은 거 맘껏 먹고 크게 할인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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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남양주현대아울렛점]
: 주소 : 경기 남양주시 다산순환로 50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 SPACE A 359호 * 3층 위치
: 영업시간 : 10:30~21:00 (런치 11:00~17:00)
: 주차 : 주말 무료 출차 가능, 평일 구매 금액별로 상이 (1만원 이상 1시간, 3만원 이상 3시간…, 10분당 1,000원씩 부과)
: 전화번호 : 050714142344

육아에 지친 부모에겐 재충전을 할 시간이 꼭 필요한데 나라는 사람은 이렇게 혼자 있는 시간만 주어도 되어서 참 좋다. 그래서 거의 매일 한 두시간씩 걷고, 먹고 싶은 음식이 있으면 먹고, 아이와 남편이 생각나면 포장 해오면서 힘을 얻는다. 사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은 맘이 가장 크지만 우선순위를 따졌을 때 죽겠다고 아우성 치는 내 몸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나는 오늘도 미련없이 걸을 것이다. 오늘 메뉴는 미정이다. 뭐가됐든 좋은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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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전, 1월 5일.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 위치한 예담헌으로 아기 돌 기념 사진 촬영을 하러 다녀왔다. 한 두달 전 쯤 예약해둔 것이라 그 전날 준비물을 챙기면서부터 긴장이 됐다.

우리는 2시촬영이었고, 그래서 12시반까지 도착하면 됐었는데, 일찍 출발을 해도 역시나 초행길이라 예정 시간보다 5분 정도 늦고 말았다. (참고로 가는 길, 시간, 체크 및 준비사항은 전화와 문자로 안내해주신다. 다 그런진 모르겠는데 나는 이틀 전에 연락 받았다.) 골목 골목을 들어가다보면 '자비손한의원'이 보이는데, 이 간판이 보이면 잘 찾아간거다. 전화로 예상 도착 시간을 물어보셔서 알려드리니 마중까지 나와주셨다.

촬영을 잘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아기의 컨디션'이므로 차에서부터 재워오는 것이 좋고, 가능하면 도착해서도 엄마 메이크업 하는 동안 시동을 켠 채로 재우는게 좋다고 하셨다. 차에서 삼십여분 정도 자던 우리 아가는 새로운 환경이 졸음을 몰아내는지 완전히 잠에서 깨버렸다.

 



헤어&메이크업은 한 곳에서 한 분께 모두 받았다.
사실 가기 전, 헤어&메이크업은 출장을 부르는 게 좋다는 말들을 하도 들어서 걱정을 좀 했는데, 원하는 스타일도 먼저 물어봐주시고, 원하던대로 깔끔하고 단아하게 완성되어서 왜 그런 말들이 나왔는지 의아스럽기도 했다. 예전에 결혼식 메이크업은 무슨 70년대 아줌마를 만들어놔서 진지하게 고소하려고 했었는데 다행이었지. 결혼식 사진이야 내가 안 보면 그만이지만, 이건 아기에게 줄 선물이니까.

엄마가 메이크업을 받는 동안 아빠와 아기는 실에 들어와 아기띠 매고 옹알이 하고,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화장한 엄마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아무래도 이따 촬영에 들어갔을 때 아기가 급격히 졸려할 것을 대비해 피팅룸에 들어가 쉬기로 했다. 그렇게 혼자 메이크업을 받는 도중, 실장님이 들어오셨다.

그리고 내가 예약한 [예담헌7프라이빗] 상품 구성 중 코로나로 인해 '야외고궁촬영'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다. 일단 가보긴 하겠지만, 궁 안에서는 사진을 찍히는 사람도 모두 마스크를 써야 할 지 모른다는 청천벽력 같은 얘기를. 그런 얘기를 왜 여기 도착해서야 하느냐고 따질 수도 없는 시국이라 서로 안타까워 하며, 만일 그렇게 된다면 실내에서 다른 컨셉의 컷들을 더 찍을 수 있는 제 2플랜의 설명까지 모두 들었다.

 



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다보니 어느새 헤어까지 마무리가 되었다. 나는 머리숱이 적고 모발이 약해 2만원을 내고 댕기머리 가발까지 착용했다. 머리는 평소에 하지 않는 한복에 어울리는 스타일이라 어색하긴 했는데 과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메이크업도 평소에 관리하지 않는 내 얼굴에 최대한 최선을 다해주신 티가 나서 괜찮았다.

헤어&메이크업이 끝나고 나는 피팅룸으로 건너가 보고싶던 딸내미 얼굴을 보고 남편을 메이크업실로 보냈다. 그리고 그 사이 내 한복과 아기 한복을 초이스 했다.
한복은 여러 사람들이 입었던 것이라 때가 탄 것도 있었지만 사진 찍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도 가기 전 이미 들어 알고 있었기에 크게 신경쓰진 않았다. 그리고 선택도 않았다. 나는 깔끔하고 예쁜 저고리를 골랐다.


깔끔하고 예쁜 저고리와 돌띠, 치마까지 하나하나 다 내가 골랐다. 실장님께서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시고 조언해주신 덕에 가장 마음에 드는 모양이 나온 것 같다. 아직 얘기하긴 이르긴 하지만 실장님 없었으면 한복 초이스부터 촬영까지 정말 힘들었을 것 같다.


남편 옆에 있는 아기 당의도 내가 골랐다. 하늘색과 핑크색 조합이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 치마가 연한 핑크색이라 그런지 지금봐도 고급스럽고 예쁘다. (뉘여져있는 한복은 궁에 나갈 때 입으려고 초이스 해둔 것이다. 언제나 한복이 두 벌인 것은 아니고, 예담헌7프라이빗 상품구성 중 '아기 한복 한벌 더'라는 항목이 있다.)


내 한복도 하나하나 다 내가 골랐다. 참, 실장님이랑 취향이랄까 보는 눈이 비슷해서 "왠지 이걸 좋아할 것 같아." 하면서 가져다 주신 옷이 전부 내 취향이었던 게 신기했다. 괜히 피팅룸에 계신게 아니었어.

남편은 십여분만에 간단한 메이크업과 헤어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리고 아빠 한복도 실장님과 함께 고르고, 그러는 사이 작가님이 도착했다.

 


두 시에 촬영 시작 예정이었는데 이래저래 늦어지는 바람에 (안 그래도 한복 초이스 하는 데 시간을 초과해서 소비했는데, 나가는 길에 아기에게 물을 먹여주다가 내가 치마에 물을 흘려서 다리미로 다리는 쓸데없는 시간까지 추가되어 많이 늦었다.) 밖에서 작가님이 내내 기다리셨어야 해서 죄송스러웠다. 촬영은 정확히 몇 시에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떤 순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도. 리플레이 해보려해도 머리속이 온통 뒤죽박죽이다.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걱정이었던 건 추운 날씨에 아기가 감기 걸리진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 추운 궁에까지 나가 촬영을 감행한 건 무슨 마음에서였을까...


내가 선택한 [예담헌7프라이빗]상품은 20컨셉 이상을 찍을 수 있고, 예담헌7독채촬영이 가능하며, 야외고궁촬영, 아기 한복 한 벌 더, 또 야외돌상과 실내돌상 중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근데 야외돌상은 하려면 제주점으로 가야겠더라. 시국이 시국인만큼 야외 고궁 촬영이 어려웠던 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었고, 또 그래서 독채 촬영은 마음 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늦어서였는지 작가님이 깜빡하신건지. 장독대씬과 난간씬, 창문씬을 찍지 못한 건 아직도 아쉽다.

위 사진은 가야금씬을 찍은 장소다. 그 유명한 서당씬을 찍을 때에는 '와, 여기가 거기구나.'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신기했다.

아기는 평소에 낮잠을 많으면 네 시간까지도 자는데, 오늘은 달랑 삼십분 자고 오후 다섯시까지 버텨주어 정말 고마웠다. 카메라 앞에서 방긋방긋 잘 웃고, 기분이 좋을 때 방방 뛰기까지 하는 모습은 달려가 안아주고 싶을만큼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나오기까지 실장님과 작가님의 노력이 들어갔음은 꼭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살금살금 다가가 간지럽히기도 해주시고, 재채기도 해주시고, 실장님은 폴짝 폴짝 뛰며 시선까지 끌어주셨다.

그리고 낯선 사람을 만나면 울기도 하는 우리 아기가 실장님과 작가님을 만나고서는 단 한 번도 울지 않았다. 특히 궁 촬영을 마치고 실내로 돌아오는 차 안에선 앞 좌석엔 내가 앉고 뒷 좌석에 남편과 실장님이 앉았는데, 아기가 남편이 아닌 실장님 무릎에 앉아 새근새근 잠이 들어있었다.


차에서 아기와 먼저 내린 실장님은 이렇게 따뜻한 온돌매트 위에 아기를 눕혀주셨다. 덕분에 우리는 조용히 촬영 마무리를 할 수 있었고, 결제 및 기타사항을 전달 받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작가님이 엄청 잘생기셨다. 마스크를 써서 눈만 보이는데도 외모가 마스크를 뚫고 나오는 느낌이랄까. 이런 얘기는 그 어떤 엄마에게서도 들은 적이 없는데, 좀 놀랐다. 예담헌 작가진이 총 여덟명이라던데 이런 얘기가 여지껏 없었던 것은... 내가 운이 좋았던건가보다. 🤫 집에 오는 길에 남편한테 몇 년 만에 눈 호강 했다고 해버렸다.


집에 갈 때가 다 되어 "아, 맞다. 사진!" 생각이 들어 아무데나 찍었는데 다행히 이 곳이 소규모 돌잔치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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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촬영 가기 전, 인스타에서 너무 안 좋은 게시글을 읽고 걱정이 많았다. 600명에 달하는 육아방에선 이미 촬영을 마치고 온 경험자들이 걱정 말라셨지만 왜 꼭 그럴 땐 쓴소리 하나만 귀에 들어오는 법이니까. 아직 결과물을 받기 전이긴 하나 아직까진 내가 장소를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나빛, 경성, 꼬모애, 아람채, 고이, 다온재 등 앨범에 폴더까지 만들어 놓고 비교해가며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그중에서도, [예담헌7프라이빗]은 다양한 컨셉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한 것이었는데 놓친 컨셉들이 몇 개 있어 그건 아직도 아쉽다.

 



사진을 받기까지는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촬영 당일은 정신이 없어 많은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사진이 나오면 그 때 또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빨리 사진 받아보고 싶다. 액자도 받아보고 싶고.

배실장님 저희 아가 잘 돌봐주시고, 편하게 촬영에 임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했어요. 아기 추울까봐 담요 들고 달려와주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해요.
김찬식 작가님 추운데 기다리게 해서 죄송했어요. 아기가 꺄르르 웃도록 애써주시고, 촬영 내내 친절하게 지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엄청 훈남이십니다.

얼른 사진 받아보고 싶다. 우리 애기 얼마나 이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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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을텐데 크리스마스는 누군가에겐 눈치없이, 누군가에겐 큰 위로로 어김없이 다가오려한다.

나는 올해 이미 큰 선물을 받았다. 아기라는 큰 선물.
근데 그 선물 같은 아기에게 올해 해준 것이 없어 너무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잠시나마 보기에 아름다운 트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처음엔 완제품으로 나와있는 트리를 구매할까 하다 구매후기를 낮은별점순으로 읽어보니 하얀가루가 너무 많이 떨어져 호흡기에 안 좋을 것 같단 글들을 읽고 손이 가더라도 하나하나 만들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근데 뭐부터 하나하나 만들지?"

인터넷에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치니 '벽트리'라는 것이 보였다.

이름은 단순한 <스티커 트리 세트>
충전식 앵두전구100개, 컨트롤박스, 리모컨, usb선, 눈꽃장식스티커 6종, 나무집게10개, 흡착판이 총 구성품인데 비해 가격이 27,400원 밖에 안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수많은 리뷰의 완성작들을 보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심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판매중인 <스티커 트리 세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내 입맛에 맞는 오너먼트와 모루를 따로 구매했다.

마음 같아서는 선물상자도 더 달고 싶고, 지팡이도 알록달록 한 것들로 장식하고 싶고, 폴라로이드 사진도 매달고 종 따위 등으로도 꾸며보고 싶었으나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이었기 때문에 이미 예쁜 오너먼트들은 모두 품절이었어서 슬프지만 단념했다.

그래도 있는 것들로 열심히 남편과 만들어 보았다.
아이가 좋아해주길 바라면서.


총 들어간 시간은 세 시간 정도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흡착판을 부착하는데 오래 걸려(한 시간 정도 소요) 남편이 진땀을 뺐다. 그리고 혼자서 만들시에는 이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는게 흡착판을 붙일 때, 가까이서 보면 삐뚤어진 것이 보이지 않는데 막상 다 붙이고 일어나 보면 보기 싫게 삐뚤어져 있는 경우들이 있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시간이 많이 들 것 같기 때문이다. 다른 한 사람이 직접적으로 도와주진 않더라도 보조를 맞춰준다면 좋을 것 같다.

벽트리에 들어간 재료로는
1. 스티커 트리 세트 (27,400)
2. 오너먼트 (26,200)
→ 캔디지팡이 6개, 꼬마인형, 투명장식볼(8cm-6입), 버건디믹스볼(5cm-16입), 골드믹스볼(5cm-16입)
3. 선물상자 (5,320)
→ 6cm, 레드/그린 각1개씩

모루는 구매를 해놓았으나 남편이 흡착판이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재료 뭐, 별 거 없지 않나?

일단 1번 스티커 트리 세트에서 이미 많은 구성품이 오기 때문에 나처럼 장식품들만 마음에 드는 것으로 개별 구매하여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이 귀여운 꼬마인형은 작아서 멀리선 잘 보이지 않지만 자기만족으로 꼭 달고 싶었다. 크리스마스에 꼭 맞는 인형 아닌가. 따뜻해보여.


이건 주문한 오너먼트중에 가장 기대가 컸던 투명장식볼.
기대에 부합하듯 장식볼중에 가장 예뻤다.
유리가 아니어서 안전하고, 생각보다 가벼워서 걸기에도 좋았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지팡이도 걸었다.
귀여운 것도 좋지만 요번 트리는 좀 고급스러웠으면 해서 골드 색상을 많이 선택했다.


버건디와 골드 믹스볼.
버건디 컬러를 선택하면 반짝이가 붙어있는 볼, 무광볼, 유광볼 등 말그대로 믹스볼들이 오기 때문에 단조로운 느낌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골드도 마찬가지.
근데 내 생각보다 5cm라는 사이즈가 작았기에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완성된 트리가 아닌 벽트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냄새와 땅에 떨어지는 흰 가루 등을 제외하고도 오너먼트가 간혹 깨져서 배송 된다는 리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장식품은 장식품을 파는 곳에서 주문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던 듯 싶다.


이건 믹스볼 밑에 예쁜 선물상자가 품절이길래 아쉬운 마음에 다른 사이트를뒤져 찾은 소중한 아이템.

작고, 예쁘고, 가볍다.


사.. 사진으로 찍으니까 스티커 티가 나네.
실물로 보면 스티커 표 별로 안 납니다! (본인 눈 나쁜 건 함정)

스티커는 스티커 트리 세트에 포함된 구성품인데, 붙이는데에도 시간이 꽤 들었지만 정말 즐거웠다. 만약 아기가 이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꼭 같이 하시길 추천. 스티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티커가 아니라 유리에만 붙고 벽지에는 붙지 않는 그런 스티커다. (아따설명잘한다) 스티커도 조금이 아니라 이름값 하듯 무지막지하게 많이 와서 꼭 어린 시절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힘든 것도 모르고 신나게 붙였다.

● 벽트리를 만드는 방법은,
1. 먼저 흡착판을 부착하고
2. 스티커를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붙여준다.
3. 그리고 전구를 흡착판 위에 걸면서 밑으로 내려주고
4. 마지막으로 원하는 오너먼트를 걸어주면 끝!

초보자는 흡착판을 붙일 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는데, 흡착판과 옆흡착판 사이, 위흡착판과 아래흡착판 사이 간격과 각도가 삐뚤어지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만 더 있다면 수월하게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건 아침에 찍어본 모습.
불을 끄니 색다르다. 자칫하면 을씨년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투명장식볼과 스티커 덕분에 그 꼴은 면한 것 같다.

아, 그리고 사진으로 보이다시피 트리 옆 커다란 것은 캣타워인데 고양이 키우는 집은 주인님이 다 뜯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린 아침과 낮엔 커텐을 치고 밤에만 트리를 보여준다.
(ps. 11개월 아기 추가! 고양이만 잡아 뜯을 줄 알았는데 웬걸. 아기까지 만져보겠다고 난리다. 아가 이거 잘못 만지면 와르르 무너진단다...)


역광이 심한 것 같아 앱의 힘을 빌려 다시 찍었다.
조명을 켜지 않아도 전구가 하얀색이라 눈송이 같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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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세상에 태어나 트리를 처음 만들어 보았다.
아기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첫 도전인데 비해 마음에 드는 결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내년에도 또 만들고 싶다.

사실 난 "크리스마스는 단 하루 뿐인데 무슨 트리까지 만들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만들고 나니 트리를 바라볼때마다 마음이 안정되어서 이것도 누군가를, 혹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만든 김에 크리스마스 날 와인 마시고 싶은데 상황이 도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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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마음은 코로나로 인해 무겁기만 하다. 성탄절이나 연말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마음을 달랠 수가 있을까. 매일이 불안하고 원망스럽기 바쁜데. 마음을 달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쓸데없는 희망의 말은 하기도 싫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그저 펑펑 내리는 눈 맞으며 잠시나마 평온함을 선물 받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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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 라고 해놓고 죄다 완성품 사진밖에 없어 민망하기 짝이 없는데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그럼,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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