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한 번쯤 단풍 보러 떠나고 싶어지죠.
그런데 만약 MBTI 16가지 유형이 모두 함께 단풍여행을 떠난다면 어떨까요?
누군가는 출발하기도 전에 일정표를 만들고, 누군가는 여행 당일 아침까지 어디 가는지도 제대로 모르고... 단풍을 보며 감상에 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군가는 "그래서 우리 밥은 언제 먹어?" 하는 사람도 분명 있을 거고요. 😆
물론 같은 MBTI라고 해서 실제 성격이나 행동까지 다 똑같은 건 아니니, 어디까지나 재미로만 봐주세요.
자, 그럼 16명 모두 버스에 태워볼게요.
과연 이들은
무사히 단풍을 보고 돌아올 수 있을까요?

여행 일주일 전, 벌써 시작된 단톡방
여행까지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데 단톡방에 ESTJ가 가을여행_최종일정.xlsx 파일을 하나 올립니다. 출발 시간부터 휴게소, 점심, 단풍 명소, 숙소 입실 시간까지 빼곡히 정리 되어 있어요.
ISTJ는 조용히 파일을 열어 숙소 주소와 예약 시간을 다시 확인합니다. 혹시 틀린 게 없는지 확인해야 마음이 편하거든요.
ENTJ는 일정표를 보자마자 동선부터 살펴봐요.
"이거 점심이랑 단풍 보는 순서 바꾸는 게 더 빠르지 않아?"
INTJ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이미 지도 앱을 켜서 다른 경로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그 사이 ENFP가 갑자기 단풍 사진을 여러 장 올려요.
"여기 너무 예쁘지 않아? 우리 여기 가자."
INFP는 그중 분위기가 가장 좋은 사진 한 장을 슬쩍 저장해둬요.
그리고 ISTP는요?
아직 단톡방을 읽지도 않았습니다.
드디어 출발하는 날
약속 시간 10분 전.
ESTJ는 이미 도착해서 인원을 확인하고 있고, ISFJ는 혹시 누가 필요할까 싶어 물티슈와 간식까지 이것저것 챙겨왔어요.
ESFJ는 사람들을 만나자마자 묻습니다.
"다들 아침 먹었어?"
그런데 아무리 세어봐도 한 명이 부족해요.
ENFP입니다.
잠시 뒤 "나 거의 다 왔어."라는 메시지가 올라오기에, 현재 위치를 보내달라고 했더니 아직 집 근처예요.

ESTJ가 핸드폰 화면을 가만히 바라보는 사이 ESTP는 별일 아니라는 듯 말합니다.
"그냥 가면서 태워가자."
그 와중에 ENTP가 묻습니다.
"그런데 왜 꼭 8시에 출발해야돼?"
여행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 첫 번째 위기가 찾아왔어요.
단풍 명소 도착,
그런데 보는 방법도 다 제각각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도착했어요! 산 전체가 빨갛고 노랗게 물들어 있으니 차 안에서 시끌시끌하던 사람들도 잠시 조용해집니다.
INFP는 단풍을 한참 바라보다가 조용히 한마디 해요.
"와, 진짜 예쁘다."
ISFP는 어느새 햇빛이 예쁘게 들어오는 곳을 찾아 사진을 찍고 있고, ESFP는 단체사진부터 남겨야 한다며 사람들을 불러 모읍니다.
그 사이 ENFP는 바닥에 떨어진 낙엽을 한 움큼 주워 친구들 머리 위로 뿌리고 있고요.
그 모습을 보던 ISTP는 저 멀리 출렁다리를 발견하고 이렇게 말합니다.
"저기 갈 사람?"
ESTP는 대답도 하기 전에 이미 따라가고 있어요.
그리고 INTP는 단풍을 한참 바라보다 갑자기 다른게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나뭇잎은 왜 가을에 빨갛게 변하는거지?"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혼자 검색을 시작해요.
16명이 똑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데 즐기는 방법은 모두 제각각입니다.
자, 이제 단체사진 한 장만 찍으면 되는데...
문제는 16명을 모으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는 거예요.
ESFJ가 여기저기 흩어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ENFJ는 뒤에 가려진 사람이 없는지 살펴보며 한 명씩 챙겨줍니다.
"잠깐, INTP 얼굴 안 보여. 앞으로 조금만 와봐."
ESFP는 사진이 마음에 들 때까지 포즈를 바꿔요.
"그냥 서 있지 말고 자연스럽게 해봐."
그 말을 들은 ISTJ는 오히려 손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겠고, INTJ는 속으로 생각합니다.
'사진을 왜 이렇게 많이 찍는거지.'
그때, ENFP가 또 아이디어를 내요.
"우리 낙엽 던지면서 찍자."
하나, 둘, 셋.
사진을 확인해보니 누군가는 눈을 감았고, 누군가는 얼굴이 낙엽에 가려졌어요. 정작 낙엽을 던지자고 한 ENFP는 신나게 움직이다 프레임 밖으로 반쯤 나가버렸습니다.
그래도 ESFP는 마음에 든 모양이에요.
"잠깐, 이 사진 너무 좋은데?"

그때, ESTJ가 시간을 확인합니다.
"사진 다 찍었으면 이제 이동하자. 이러다 점심 늦어."
ENTJ는 바로 다음 목적지까지 가는 길을 살펴봐요.
"지금 출발하면 괜찮겠다. 이쪽으로 가는 게 더 빠르겠어."
그 옆에서 조용히 핸드폰을 보고 있던 INTJ가 한마디 합니다.
"그 길 지금 막혀. 다른 길로 가는 게 나을 것 같은데."
ESTJ는 원래 일정이 얼마나 밀리는지 확인하고, ENTJ는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INTJ는 말없이 여러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었던 셈이에요.
단풍 다음으로 중요한 문제, 뭐 먹지?
단풍도 실컷 봤으니 이제 밥을 먹으러 갑니다. 그런데 미리 봐둔 유명 맛집에 도착해보니 대기 줄이 심상치 않아요. 예상 대기 시간이 한 시간이래요.
ESTJ는 시간을 확인하더니 난감한 표정을 지어요.
"여기서 한 시간 기다리면 뒤에 일정이 다 밀리는데."
ENTJ는 바로 다른 식당을 찾아봅니다. 거리와 대기시간을 비교하더니 후보를 두 군데로 줄여요.
"한 시간 기다릴 바에는 여기로 가자. 차로 7분이고 바로 먹을 수 있어."
그러자 INTJ가 화면을 한 번 보더니 말합니다.
"거기는 주차가 어려워. 조금 더 가더라도 이쪽이 나을 것 같은데."
셋이 어느새 식당 선정 회의를 시작한 사이 ISFP는 메뉴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니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근데 나는 여기 도토리묵이 좀 먹고 싶은데..."
효율을 선택할 것인가, 가을 분위기를 선택할 것인가. 갑자기 꽤 진지한 문제가 되어버렸어요.
그 모습을 보던 ENTP가 슬쩍 끼어듭니다.
"그럼 도토리묵만 포장해서 다른 데 가면 안돼?"
그는 오늘도 아무도 생각하지 않은 세 번째 방법을 만들어 냅니다.
그 사이 ISFJ는 메뉴보다 아까 차에서 멀미하던 사람이 신경 쓰여요.
"아까 멀미한다고 했는데 괜찮아? 너무 늦게 먹어도 괜찮겠어?"
ENFJ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에게 가서 상태를 살펴봐 줍니다.
"많이 힘들면 가까운 데로 가자. 어디든 괜찮아."
결국 메뉴와 거리, 대기시간, 주차와 사람들의 컨디션까지 고려한 끝에 겨우 식당이 정해졌습니다.
그렇게 한참 고민해서 들어갔는데 음식이 나오자 모두 조용해집니다. 역시 16명의 의견을 하나로 만드는 데 밥만 한 게 없나봐요.
숙소 도착,
이제 진짜 성격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루종일 돌아다닌 뒤 숙소에 도착했어요. 이제부터는 각자 편한 방식대로 쉬기 시작합니다.
ESFJ는 숙소에 들어오자마자 사람을 모아요.
"우리 저녁에는 뭐할까? 게임할 사람?"
ESFP는 바로 좋다고 하고, ESTP도 어느새 게임할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ENFJ는 다 같이 노는 것도 좋지만 한쪽에서 조용히 쉬고 있는 사람들도 살펴봐요.
"너 아까부터 피곤해 보이던데 괜찮아?"
ISFJ는 낮에 쓰고 남은 간식과 물을 한곳에 정리해두고,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라고 알려줍니다.
사람을 챙기는 방식도 조금씩 달라요. ENFJ가 사람의 분위기와 상태를 먼저 살피는 쪽이라면, ISFJ는 지금 필요한 게 있는지 없는지 세세하게 챙기는 모습에 가깝죠.
한편, ISTP는 어느새 가장 편한 소파 구석에 자리를 잡았어요. 굳이 뭘 같이 하자고 나서지는 않지만 재밌어 보이면 그때 합류할 생각입니다.

INTJ도 잠시 조용한 곳에서 쉬다가 게임이 시작되자 다시 거실로 나와요. 그리고 말없이 지켜보다가 한마디 합니다.
"이 방식으로 계속하면 저 팀이 유리한데?"
그 말을 들은 INTP가 규칙을 다시 읽어봅니다.
"잠깐. 이 규칙대로면 이렇게 해야 되는 거 아니야?"
이번에는 ENTP가 신이 났어요.
"그럼 아예 규칙을 좀 바꾸면 더 재밌겠는데."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세 사람 때문에 규칙 회의가 열려버립니다.
그 모습을 보던 ESTP가 한마디 해요.
"일단 해보면 안돼?"
결국 가장 먼저 게임을 시작한 건 ESTP입니다.
밤이 되자 각자의 가을이 보여요
한바탕 놀고 나니 숙소도 조금씩 조용해집니다.
INFP는 창가에 앉아 오늘 찍은 사진을 천천히 넘겨보고, 마음에 드는 단풍 사진 한 장을 골라 음악까지 듣고 있으니 제법 분위기가 있습니다.
옆에서는 ISFP가 낮에 주워온 예쁜 단풍잎을 책 사이 조심스럽게 끼워두고 있어요.
같은 풍경을 보고 왔는데 한 사람은 사진과 글로, 한 사람은 마음에 든 단풍잎으로 오늘을 기념하고 있네요.
반대편에서는 ISTJ가 내일 출발 시간을 다시 확인합니다. 아침에 허둥대는 것보다 미리 알아두는 편이 마음이 편하니까요.
ESTJ도 체크아웃 시간을 확인하고 사람들에게 알려줘요.
"내일 11시 체크아웃이니까 기억해둬."
ENTJ는 내일 돌아가는 길에 들를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괜찮은 곳 하나를 발견합니다.
"여기 들렀다 가도 되겠다. 어차피 가는 길이야."
그런데 INTJ가 지도를 보더니 고개를 갸웃해요.
"주말에는 그쪽 막힐 가능성이 큰데."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자는 사람들과 벌써 내일 동선을 검토하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있습니다.
그때 ESTP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요.
"편의점 갈 사람?"
ESFP는 딱히 살 게 없어도 일단 따라나섭니다. ENFP도 재미있겠다며 따라나갈 준비를 하고, ISFJ는 필요한 것 몇 가지를 부탁해요.
조용히 사진을 보고 있던 INFP의 가을 감성은 그렇게 잠시 중단됩니다.
그래서 다음 여행도 같이 갈 거냐고요?
정신없던 단풍여행이 끝났어요.
그런데 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ENFP가 단톡방에 메세지를 하나 보내옵니다.
"우리 겨울에는 눈 보러 갈까?"
ESFP는 바로 좋다고 하고, ESTP도 날짜만 맞으면 간다고 해요.
ENTP는 이번에는 계획 없이 떠나보자고 합니다.
그러자 ESTJ가 묻습니다.
"언제?"
ENTJ도 말해요.
"날짜 정해지면 장소 알아보자."
ISFJ는 모두 가능한 날짜부터 물어보고, ESFJ는 벌써 "이번에도 다 같이 가는거지?"라며 신나있어요.
INTJ는 아무 말이 없습니다.

잠시 뒤 단톡방에 겨울 여행지 세 곳의 링크가 올라와요.
보낸 사람은 INTJ입니다.
그리고 한참 동안 읽기만 하던 ISTP도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깁니다.
"날짜 맞으면 갈게."
......결국 또 갈 모양이에요.
여러분이라면 이 16명 중 누구와 함께 여행가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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