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하고, 백설공주는 독사과에서 깨어납니다.
 
빨간모자도 결국 늑대에게서 살아남고요. 
 
우리가 어릴 때 읽었던 동화는 대체로 이렇게 기억됩니다. 
 
하지만 오래된 판본을 찾아보면 실은 분위기가 꽤 달라요.  
 
신데렐라의 의붓언니들은 시력을 잃고요. 
 
백설공주의 왕비는 목숨을 잃을 정도의 벌을 받습니다.
 
빨간모자에서는 심지어 빨간모자와 할머니를 구해주는 사람조차 나타나지 않아요. 
 
그때 그 당시, 아이들이 읽는 동화가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알고 보면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부터 어린이만을 위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건 옛 동화의 출발점입니다.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처럼 오래된 이야기 중에는 한 작가가 어린이를 위해 처음부터 쓴 작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전해진 민담에 뿌리를 둔 이야기가 많습니다.
 
그림 형제 역시 신데렐라와 백설공주를 처음 만들어 낸 사람들이 아니에요.
 
여러 곳에서 전해지던 이야기를 모으고 정리해 책으로 펴낸겁니다. 
 
그래서 옛 동화를 지금의 어린이책과 비교하면 왜 이렇게 다르지? 싶은 느낌이 드는 거예요.
 
처음부터 어린아이에게 예쁘고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줄 목적이 아니었으니 죽음이나 위험, 강한 처벌 같은 내용도 훨씬 거리낌 없이 들어갈 수 있었던 거죠.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설명이 다 되지 않습니다.
 
옛 동화의 무서운 장면에는 단순히 잔혹한 것 이상의 이유가 있었거든요. 
 
 

무서운 벌로 잘못의 결과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

 
 

 
 
그림형제판 신데렐라를 보면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납니다.
 
두 의붓언니는 왕자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에게 맞지 않는 구두를 억지로 신으려고 해요. 
 
한 사람은 발가락 일부를, 다른 사람은 발뒤꿈치 일부를 희생하면서까지 구두에 발을 맞추려 했죠.
 
하지만 결국 거짓말이 들통나고, 신데렐라의 결혼식에서는 더 큰 벌을 받습니다.
 
새들이 두 사람의 눈을 공격해 결국 모두 시력을 잃게 되는 벌을요. 
 
백설공주의 왕비도 마찬가지입니다. 
 
왕비는 백설공주를 여러 차례 위험에 빠뜨리고, 마지막에는 독이 든 사과까지 이용하죠.
 
하지만 백설공주는 살아남고, 오히려 왕비가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됩니다.
 
백설공주의 결혼식에서 왕비는 뜨겁게 달군 쇠로 만든 신발을 신고 춤을 추는 벌을 받고 결국 목숨을 잃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너무 가혹한 벌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옛 동화에서는 이렇게 강한 결말로 나쁜 행동에는 그만큼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어요. 
 
교훈을 말로 설명하기보다 누구나 기억할 만큼 강렬한 결말을 남긴겁니다.
 
잔혹함은 그만큼 이야기의 메세지를 선명하게 만드는 장치였던 셈이죠.  
 
 

무서운 결말로 현실의 위험을 경고하기도 했다 ‼️

 
 
잔혹한 장면이 항상 나쁜 사람을 벌주는 데에만 쓰인 건 아닙니다. 
 
1697년 샤를 페로가 발표한 빨간모자를 보면 오히려 반대예요.
 
늑대는 할머니를 먼저 찾아간 뒤 할머니로도 모자라 빨간 모자까지 속이는데요, 결국 두 사람 모두 늑대에게 희생 되죠. 
 
그럼 마지막에 사냥꾼이 나타나 그들을 구해주지 않았나 싶지만...
 
안 옵니다.
 
두 사람을 구해주는 인물 자체가 없어요. 
 
대신 페로는 이야기 뒤에 교훈을 직접 붙였습니다.
 
그건 바로, 젊은 여성에게 친절하고 부드럽게 접근하는 위험한 사람을 조심하라는 내용이었어요.
 
그렇다면 여기서는 왜 행복한 결말을 만들지 않았는지가 중요한데요. 
 
빨간모자가 마지막에 무사히 살아났다면 마음은 편했겠지만, 페로가 남기려던 경고는 그만큼 약해졌을 겁니다.
 
그래서 위험한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끝까지 보여준 거예요. 
 
행복한 결말 대신 무서운 결말 자체를 하나의 경고로 남긴 겁니다. 
 
 

옛 동화가 잔혹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

 
 

 
 
지금의 동화에 익숙한 우리가 보면 옛 판본의 잔혹함은 지나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야기가 지금처럼 책이나 영상으로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것들이 많았고, 한 번 들은 이야기가 오래 기억되려면 그만큼 강한 장면이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옛 동화의 잔혹함이 단순히 옛날 사람들이 잔인해서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말로 타이르기보다 이야기 속에서 결과를 직접 보여주는 방식에 가까웠다고 보죠. 
 
착하게 살아라, 낯선 사람을 조심해라 같은 말은 짧지만 쉽게 흘려들을 수 있어요. 
 
하지만 한 번 듣고 잊기 힘든 이야기가 되면 얘기가 달라지니까요. 
 
어쩌면 옛 동화는 아이를 겁주려고 잔혹했던 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을 무서운 이야기 속에 담아 오래도록 기억하게 했던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옛 동화를 보면서 굳이 이렇게까지 잔혹해야 했을까 싶었습니다.
 
이유를 알고 나니 왜 그런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해졌는지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됐어요.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그 내용을 지금의 기준에서도 괜찮다고 보는 건 또 다른 문제겠죠. 
 
잔혹한 장면뿐 아니라 지금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가치관도 여전히 남아있으니까요. 
 
시대가 달라진만큼 동화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시선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옛 동화를 보면서
옛날에는 왜 이런 이야기를 했을까 이해하는 것과,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이야기인가를 판단하는 것은 별개의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된 이야기라고 해서 모두 지켜야 하는 것도, 지금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이야기가 생겨난 이유까지 무시할 필요도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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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와 <사랑의 하츄핑: 고래보석의 진실>을 보고 왔습니다.
 
영화관에 들어가기 전 아이가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엄마, 울지마."
 
응? 내가 왜...?
 
저는 꽤 자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영화 후반부에 조용히 사라집니다.
 

 


 
 

이번에는 엄마를 찾아 바다로!

 
 
 

 
 
이번 사랑의 하츄핑은 로미와 하츄핑이 바다로 사라진 로미의 엄마를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 입니다.
 
엄마가 갑작스러운 사건에 휘말려 바닷속으로 사라지자 로미는 하츄핑과 함께 엄마를 찾아 처음 보는 바다로 향해요.
 
그곳에서 바다소년 카이트와 새로운 티니핑들을 만나지요.
 
신비로운 바다 도시와 거대한 심해 생명체까지 마주하게 되고요.
 
그런데 시작부터 제 눈에 들어온 건...
 
의외로 아주 평범한 엄마와 딸의 모습이었어요. 
 
로미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게 있고, 엄마는 그런 딸을 걱정하다 보니 잔소리도 하고 혼도 내는 그런 장면.
 
근데 그 모습을 보는데 별로 위화감이 없더라고요.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인데...😑)
 
그래서인지 저는 처음부터 로미보다 엄마 쪽에 조금 더 마음이 갔어요. 
 
아이에게는 로미의 마음이 먼저 보였겠지만, 엄마인 저는 벨리타의 말과 행동도 자연스럽게 이해가 됐습니다. 
 
 

어? 내가 알던 티니핑이 아닌데

 
 
 

 
 
사실 저는 기존 티니핑TV 시리즈나 영화를 아이와 보면서 꽤 유아틱하다고 느껴왔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화는 확실히 좀 달랐어요. 
 
로미와 티니핑, 마법만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지 않고 바다와 해적, 모험, 우정, 가족의 사랑까지 이야기의 범위가 꽤 넓어졌더라고요.
 
그렇다고 이것저것 마구 집어넣은 느낌은 아니였고요, 하나의 모험 안에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이어졌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유아뿐 아니라 초등 저학년은 물론이고, 고학년 아이들까지도 충분히 볼 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귀여운 캐릭터를 앞세운 어린이 영화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느낌이랄까요?
 
엄마인 저도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해적이 나오니 판이 커지네

 
 
 

  
 
그리고 이번 영화는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도 꽤 마음에 들었어요.
 
재밌는 캐릭터는 확실하게 웃기고, 귀여운 캐릭터는 제대로 귀엽고, 엉뚱한 캐릭터는 자기 몫만큼 열심히 엉뚱했습니다.
 
나쁜 캐릭터는 아주 성실하게 나빴고요.
 
덕분에 등장인물이 늘었는데도 누가 누구인지 헷갈리지 않았고, 각각의 역할도 분명해서 좋았네요.
 
특히 해적이라는 소재가 들어오면서 기존 티니핑에서 보기 어려웠던 모험영화 특유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 신선했습니다.
 
 

근데 악당은 좀 세다...

 
 
 

 
 
한 가지 미리 알고 가면 좋은 점도 있어요. 
 
악당이 생각보다 꽤 무섭거든요?
 
단순히 생김새만 무서운 게 아니라 등장하는 방식이나 음악, 분위기까지 긴장감을 점점 끌어올리는 연출이 더해져서 어른인 저도 '어, 제법 무서운데' 싶을 정도였으니...
 
겁이 많은 어린아이라면 무서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관람가이긴 하지만 아이가 평소 무서운 장면에 민감하다면 이 부분은 참고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 울지 말라던 애 어디 갔지

 
 
 

 
 
상영 중인 영화라 이야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대신 한 가지만 묻겠습니다.
 
엄마들, 울지 않을 자신 있어요...?
 
저는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야기가 후반으로 갈수록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아이가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 또, 엄마가 아이를 지키려는 모습, 아이 역시 자기 방식으로 엄마를 지키려는 모습 앞에서 도저히 아무렇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눈물이 나서 슬쩍 옆을 봤는데.
 
우리 7살도 울고 있더라고요. 
 
들어가기 전에는 분명 저한테 울지 말라고 하던 아이가. 
 
그 순간에는 조금 웃기면서도 마음이 이상했습니다.
 
같은 영화의 같은 장면을 보면서 저는 엄마의 시선으로, 아이는 아이의 시선으로 울고 있었던 거잖아요. 
 
 

백지영은 반칙이지

 
 
 

 
 
그리고 이 영화, 음악도 제대로 준비했습니다.
 
영화 중간중간 OST가 나오는데 감정이 한창 올라온 순간 백지영과 정지소가 부른 <처음이라서>가 나와요. 
 
아니, 지금 여기서 그 목소리를 틀면...
 
잔잔하게 시작하는 노래인데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치면서 점점 감정을 끌어올리는 곡이라, 영화 속 장면과 만나는 순간 더 먹먹하게 들리더라고요.
 
특히 백지영 특유의 애절한 목소리가 고조될 때에는 겨우 참고 있던 감정까지 모조리 건드리는 느낌이어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다음엔 아빠까지 셋입니다

 
 
 

 
 
러닝타임이 105분이라 아이에게 짧은 영화는 아닌데, 제가 본 상영관에서는 끝까지 영화를 보고 나가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우리 아이도 끝까지 잘 봤고요. 
 
그리고는 집에 와서 아이 아빠에게 영화 이야기를 하면서 아빠랑도 또 보고 싶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는 세 식구가 한 번 더 볼 생각입니다.





 
아이가 티니핑을 좋아한다면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이번에는 아이만 좋아하고 부모는 옆에서 기다려주는 영화가 아니라, 부모도 자기 몫의 감동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거든요.
 
다음 극장판이 나온다면 그 편도 저희는 또 보러 갈 것 같아요. 
 
문제는 이제 제 기대치가 꽤 높아졌다는 건데...
 
뭐, 어쨌든 하츄핑, 다음에도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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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와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하는 아타 페스티벌(Asia Top Artist Festival)에 다녀왔어요. 
 
아이가 최예나를 너무 좋아해서 공연을 보여주려고 예매했는데요.
 
사실 저도 은근히 기다렸습니다.
 
요즘 제가 최산에 빠져서 에이티즈 영상을 엄청 보고 있는데, 이날 에이티즈도 나오더라고요. 
 
아이 보여주려고 예매해놓고 저까지 볼 게 생겼으니 이건 뭐, 잘 됐다 싶었죠. 
 
아이는 예나, 엄마는 에이티즈.
 
이렇게 모녀의 이해관계가 평화롭게 일치했습니다.
 
 

 
 


 
 

아이와 페스티벌에 갈 때 준비물? 

 
 
 
야외에서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공연이라 준비물은 조금 챙겨가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는 우산 2개, 돗자리, 모기퇴치제, 얇은 바람막이와 조금 도톰한 아우터, 핸드선풍기, 보조배터리 등을 챙겨갔어요. 
 
혹시 심심할까봐 아이 헤드셋도 챙기고, 망원경은 제 것과 아이 것 하나씩 가져갔습니다.
 
쓰고 보니 짐이 꽤 많네요.

 

장소는 난지한강공원

    
 
또, 아이와 간다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있으면 좋아요. 
 
가수 한 팀의 무대가 끝나면 다음 팀을 준비하는 시간이 10~20분 정도 있고, 공연 자체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니까 중간중간 먹을 게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못 챙겨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현장에 푸드트럭이 많았습니다.
 
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덮밥, 치킨, 피자, 초밥 등 종류도 꽤 다양했어요. 
 
저희는 그 더운 날 겁도 없이 초밥을 먹었습니다.
 
 
 

12시 공연인데 12시 10분 도착

 
 

 
그래도 뭐 도착했으니 들어가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뭔가가 보입니다.
 
사람입니다.
 
계속 사람입니다.
 
입장 줄이... 정말 정말 길었어요. 

 
줄 끝을 찾아 걸어가는 데만 체감상 10분은 걸린 것 같고, 줄에 서고 나서도 20~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이쯤 되니 아이는 예나를 못 보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기 시작했고, 저도 속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네요. 
 
직원분들은 빠른 입장을 위해 신분증과 QR코드를 미리 준비해달라고 계속 안내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저는 왜 신분증이 없었을까요. 
 
다행히 핸드폰으로 등본을 보여드리고 확인 뒤 입장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천만다행.
 
그러니 다음에 가시는 분들은 저처럼 입구에서 갑자기 가족관계의 실존을 증명하지 마시고 신분증을 꼭 챙겨가세요. 
 
그리고 마침내 자리에 앉은 시간?
 
12시 50분쯤. 
 
예나 무대는 1시.
 
살았다.
 
 

 
 

드디어 최예나,
여기 7살 지구미 한 명 추가요

 
 

 
저는 늦게 들어갔으니 아주 먼 곳에 앉게 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망원경도 혹시 몰라 두 개나 챙긴 거였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무대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가 남아있었어요. 개이득.
 
아이는 아예 망원경도 필요 없다고 하고 생눈으로 보겠다며 신이 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나가 등장했을 때.
 
캐치캐치를 부르면서 나오는데 옆에서 아이도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요. 
 
예나가 팬덤인 '지구미'를 부르면서 지구미들만 소리 질러보라고 했는데, 제 옆에서 7살 지구미가 우렁차게 소리를 질러서 웃기고 귀여웠어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본 아이는 한 명 정도였네요. 
 
우리 아이까지 두 명. 
 
거의 대부분 성인이었고 특히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외국인 관객이 정말 많았다는 거예요. 
 
정확한 통계는 아니고 제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한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6:4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정말 많은 거였죠.
 
에이티즈가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서 그런가 싶기도 했는데 이날 다른 아이돌도 여러 팀 출연했으니 어느 팬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모두 섞여있었겠죠.
 
그래서 K팝의 해외 인기가 새삼 실감나서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예나는 정말 귀여웠어요. 
 
유튜브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랄까요. 
 
말하는 것도 사랑스럽고, 무대 위에서도 밝은 에너지가 그대로 느껴지더라고요. 
 
캐치캐치, 네모네모 등을 불렀는데 저희가 기대하던 '착하다는 말이 제일 싫어'는 나오지 않아서 쬐끔 아쉬웠어요. 
 
게다가 예나 무대는 30분. 
 
이날 가수마다 공연 시간이 달라서 어떤 팀은 30분, 어떤 팀은 40분, 또 어떤 팀은 50분까지도 했거든요. 
 
30분은 너무 짧았어요. 
 
그래서 아쉬워하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다음에 예나 콘서트 티켓 예매 해줄게."
 
공연 하나 끝나자마자 다음 공연 약속하는 사람. 
 
접니다.
 
 

저희가 본 날은 9월 20일

 
 

가수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던 무대

 

 
 
타임테이블 순서대로 이야기해보자면 드래곤포니는 저희가 늦게 도착해서 못 봤어요. 
 
최현욱은 제가 돌아다니면서 봐서 제대로 못 봤는데, MC와 같이 나온 시간이 있었고 이것저것 노래와 춤을 시키시더라고요. BAD챌린지까지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데이브레이크, 알파드라이브원, 킥플립 무대에서는 팬들의 호응이 상당했어요. 
 
특히 아이돌 팀이 등장하면 객석에선 터지는 소리가 남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잘생겼습니다. 
 
제가 음악적 소양이 부족해서 외모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인 것을 보였다고 할 뿐.
 
 

 
 
어반자카파는 노래를 정말 잘했어요. 
 
그리고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가수들이 자기 공연 시간 내내 노래만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중간중간 관객과 토크도 하고 농담도 하고 하는데, 조현아는 그 짧은 시간에도 성격이 유쾌한 게 느껴졌어요. 
 
계속 관객들에게 물 좀 마시라고 챙겨주고, 앵콜 유도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노래는 정말 말해 뭐해요.   
 
 

 
 
이무진은 원래도 노래를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음색이 정말 좋더라고요. 
 
특히 신호등이 시작되자 아이도 바로 따라 불렀고요.  
 
주변에서도 막 따라 부르는데 그 순간이 꽤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까까지 각자 앉아서 쉬고, 먹고, 핸드폰 보던 사람들이 노래가 시작되니까 한꺼번에 같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노래 하나가 공기를 바꾸기도 하는 구나. 
 
영상으로 공연을 볼 때는 몰랐는데 직접 가보니 이런 순간들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페스티벌의 재미가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잔나비 때는 돗자리석까지 모두 기립

 
 

 
사실 저는 잔나비 노래를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제대로 아는 건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정도. 
 
그런데 이날 들어보니 좋은 노래가 꽤 많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가 훨씬 강렬했어요. 
 
밴드 사운드도 강하고 성량도 대단했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능력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락 공연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그런데 잔나비는 락밴드가 맞는건가요? 잘 아시는 분 댓글 좀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날 여러 무대를 통틀어 가장 신기했던 장면 중 하나가 잔나비 때 나왔어요. 
 
돗자리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다 일어나라고 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다 일어나는 거예요. 
 
다 같이 노래하고 뛰고 춤추고. 
 
우리 아이도 옆에서 방방 뛰고... 
 
아침부터 나온 7살 아이 체력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고. 
 
저는 슬슬 없어지고 있었는데요. 
 
 

 
 

에이티즈는 언제 나와...

 

 
 
제가 이날 가장 걱정했던 게 이거였어요. 
 
에이티즈가 마지막 순서라. 아침부터 움직인 7살 아이가 밤까지 버텨줄까 하고요. 
 
다행히 아이가 중간에 한 번 졸려하더라고요. 
 
그래서 돗자리에 눕히고 우산으로 햇빛을 완전히 가려준 뒤 핸드선풍기로 바람을 쐬어줬더니 무려 1시간 15분이나 푹 잤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산이랑 핸드선풍기 필수.    
 
 

 
 

드디어 에이티즈

 
 

 
에이티즈 순서가 가까워지자 확실히 사람들이 몰렸어요. 
 
스탠딩석은 물론이고 바로 뒤쪽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차기 시작해서 가드분들이 이날 중 가장 바빠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서 있으면 뒤쪽에 앉은 사람들은 안 보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조금 걱정했는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가드분들이 전부 정리해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도 앉은 자리에서 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에이티즈가 나왔습니다.
 
저는 망원경으로 봤다가 전광판으로 봤다가 생눈으로 봤다가 아주 난리 부르스를 췄고요. 
 
옆을 보니 아이가 엄마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
 
너도 아까 예나보고 소리 질렀잖아. 
 
 

 
 
에이티즈 무대를 실제로 본 건 이 날이 처음이었어요. 
 
산이는 무대 중간에 뭔가 불편해 보였는데 마이크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무대를 망치지 않고 계속 열심히 춤추고 끝까지 자기 몫을 해내는 모습이 좋았어요. 
 
그리고 실제로 보니 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고요. 
 
성량이 좋고 무대에서 확 치고 나오는 힘이 있었어요. 
 
예전에 멤버들이 떨지 않고 무대를 잘하는 멤버로 민기를 꼽았던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직접 무대를 보니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홍중이도 자신감 있게 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우영이도 존재감이 상당했어요.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잘생겨서 깜짝 놀랐네요. 
 
성화는 전광판에 잡혔을 때 땀으로 거의 샤워를 했더라고요. 
 
민기도 처음에는 자켓을 입고 있다가 벗었는데 안쪽 옷이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고... 
 
밤인데도 저 정도라니 무대 위에서 얼마나 더웠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에이티즈 코디 선생님, 역시 배우신 분.
 
BAD 활동 때도 그랬고 에이티즈는 코디가 열일하기로 유명하잖아요. 
 
이날은 흰색 상의와 청바지를 매치해서 무대에 올려 보냈는데, 선생님들께서 여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최산.
 
이날도 어김없이 섹시했습니다.
 
잘생겼고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다린 시간에 비해 무대가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막상 시작하니 꿈처럼 금방 끝나더라고요.  
 
 

 
 

공연 끝, 이제 집에 가면 되는데

 
 

 
모든 무대가 끝나고 아이와 집에 가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가는 데도 한세월이었어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도 현장에 가드와 진행요원이 많아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엉키지 않도록 계속 정리해주고 계셔서 다행이었어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이쪽, 택시를 타는 사람은 저쪽으로 안내했고 길을 건널 때도 직원분들이 다 도와주셨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은 행사에서 큰 혼란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진행요원분들 덕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약 30분을 기다렸어요. 
 
...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그 많은 사람이 집에 가야 하니까요. 
 
저만 집에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겨우 택시를 잡아 집에 도착하니 거의 밤 12시.
 
이제 씻고 자면 되겠지 했는데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배고파."
 
밥을 먹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재우고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20분.
 
저는 그대로 기절했습니다.

 

 


   
 
 
사실 이날 제가 가장 걱정한 건 아이였어요. 
 
날씨가 정말 더웠거든요. 
 
아이에게 햇빛이 가지 않게 우산으로 계속 가려주고, 핸드선풍기도 틀어주고, 졸리다고 하면 그늘을 만들어 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무사했는데...
 
문제는 저였습니다.
 
더위를 먹어서 집에 오자마자 토하고 다음 날까지 고생했어요. 
 
이게 무슨 결말인가 싶습니다.
 
 

 
 
그러니 아이와 여름이나 초가을 야외 페스티벌에 가신다면 아이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호자 본인도 물 자주 마시고, 햇빛 피하고, 중간중간 꼭 쉬세요. 
 
엄마도 사람입니다.
 

 


 
 

그래도 다음에 또 갈 거냐고 묻는다면

 
 
 
다음날 아이는 예나가 너무 좋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공연을 또 예매해달랍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최예나 콘서트가 언제 뜨나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에이티즈 또 보고싶고요. 
 
가기 전에는 7살 아이가 어떻게 버티나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먹을 것도 많고, 쉴 시간도 있고, 중간에 낮잠도 자면서 아이 나름대로 잘 즐기고 온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같은 공연장에서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를 봤다는 것. 
 
서로 이해하면 됩니다.
 
아타 페스티벌은 낮에는 정말 더웠고 사람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현장에 직원과 가드분들이 많았고 입장부터 퇴장까지 계속 질서를 잡아주셔서 관객이 많은 것에 비해서는 안전하게 공연을 보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다음에 또 열린다면요?
 
아이와 또 가고 싶습니다.
 
다만 다음에는 신분증을 꼭 챙기고, 아이만큼 제 머리 위에도 우산을 씌우겠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얻은 가장 현실적인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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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너무 당연해서 미처 가르칠 생각을 못 했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해요. 
 
예를들어 닫힌 방문을 벌컥 열거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씩씩하게 먼저 타는 모습을 볼 때...
 
'아, 이것도 알려줘야 하는구나' 싶어지죠.
 
살펴보면 아이가 생활속에서 배워야 할 예절은 생각보다 많아요. 
 
다른 사람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부터 함께 사용하는 곳에서 순서를 지키고, 무언가를 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까지.
 
대부분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인사나 감사 표현처럼 익숙한 이야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생활 예절들을 골라봤어요. 
 
 


 
 
 

 
 

1. 닫힌 문은 노크하고 들어가기

 
 
가족의 방이라도 문이 닫혀 있다면 먼저 노크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습관을 알려주는 게 좋아요.
 
화장실이나 탈의실처럼 사적인 공간에서는 더욱 중요하고요. 
 
가까운 사이에도 혼자 있고 싶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2. 남의 핸드폰 화면 들여다보지 않기

 
 
공간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도 지켜줘야 할 선이 있어요. 
 
옆 사람이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궁금해서 화면을 함께 들여다보기도 해요. 
 
문자나 사진을 보고 "이게 뭐야?" 하고 묻기도 하고요. 
 
핸드폰 화면 역시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3.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 전에 물어보기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함께 알려주면 좋은 것이 사진 예절이에요.
 
친구와 놀다가 재미있는 모습이 보여도 먼저 "찍어도 돼?" 라고 물어보는 습관이 필요해요.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온라인에 올려도 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도 함께 알려주면 좋습니다.
 
 

4.  엘리베이터에서는 내리는 사람이 먼저

 
 
집 밖으로 나오면 여러 사람과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일이 많아져요. 
 
문이 열리자마자 타려고 뛰어들기보다 안에 있는 사람이 먼저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생활예절이에요. 
 
몇 번만 함께 해보면 아이도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5. 다른 사람 앞을 지나갈 때 한 마디 하기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지나가는 방법에도 작은 예절이 필요해요.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야 할 때 몸으로 밀고 들어가기보다 "잠시 지나갈게요", "실례합니다" 라고 먼저 말하는 습관인데요. 
 
영화관이나 공연장처럼 앉아 있는 사람 앞을 지나갈 때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 한마디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6. 다른 사람의 몸이나 옷을 보고 바로 말하지 않기

 
 
행동뿐 아니라 말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어요. 
 
"왜 이렇게 뚱뚱해?"
"얼굴에 그거 뭐야?"
 
이와같이 아이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말할 수 있어요.  
 
궁금해하는 마음 자체를 혼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의 외모나 신체 특징을 보고 바로 평가하거나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알려줘야 합니다.  
 
 

7. 남의 집에서는 먼저 물어보고 행동하기

 
 
친구 관계가 넓어지면 다른 사람의 집에 갈 일도 생겨요.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냉장고를 열거나 방에 들어가거나 물건을 꺼내고 싶다면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아요. 
 
우리 집에서는 자유롭게 해도 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집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거예요.
 
 

8. 함께 먹는 음식은 내 것처럼 고르지 않기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때도 우리 집에서 혼자 먹을 때와는 다르게 조심해야 해요. 
 
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에서 좋아하는 것만 골라 가져가거나, 먹던 수저로 공동 음식에 손을 대는 행동은 어릴 때부터 알려주면 좋아요. 
 
먹을 만큼 덜어 먹고 다른 사람의 몫도 생각하는 것까지가 식사 예절입니다.
 
 

9.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가리기

 
 
함께 있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위생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손바닥보다는 휴지나 팔꿈치 안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바로 버리는 습관을 알려줘요. 
 
이건 단순히 '얌전히 행동하는 예절' 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침방울이 튀지 않게 하는 기본적인 위생 예절이기도 합니다.
 
 

10. 빌린 물건은 돌려달라고 하기 전에 돌려주기

 
 
아이들이 친구들과 지내다보면 연필이나 지우개처럼 작은 물건을 빌리고 빌려주는 일이 자주 생겨요. 
 
이때 허락을 받고 사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다 쓴 뒤 돌려주는 일입니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빌린 사람이 기억하고 챙겨주는 게 기본이에요. 
 
상대가 내 거 돌려달라고 말하기 전에, 다 사용했다면 먼저 돌려주는 것. 
 
빌린 물건을 잘 돌려주는 것까지가 물건을 빌린 사람의 책임이라는 걸 알려주면 좋아요.  
 


 

예절은 생각보다 사소한 데서 보여요

 


아이에게 예절을 가르친다고 하면 왠지 바르게 앉고, 인사 잘하고, 어른 앞에서 얌전히 행동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막상 생활 속에서 필요한 예절은 훨씬 사소한 곳에 있습니다.
 
닫힌 문 앞에서 노크 한 번, 엘리베이터 앞에서 몇 초 기다리는 것, 남의 것을 보기 전에 먼저 물어보기 등.
 
하나하나 별거 아닌 행동 같지만 그 안에는 늘 다른 사람이 함께 있으니까요. 
 
결국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도 거창한 매너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편한 대로 해도 되는 순간과, 상대를 먼저 한 번 생각해야 하는 순간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 정도의 눈치라면 저는 조금 일찍 배워도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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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별것 아닌 일까지 오래 고민하던 때가 있었어요.
 
오늘 반찬은 괜찮았는지, 주말을 너무 허무하게 보낸 건 아닌지, 아까 조금 크게 말한 것이 아이 마음에 남지는 않았을지 하루가 끝난 뒤에도 혼자 복기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저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었더라고요. 
 
아이가 즐거워하기도 전에 제가 먼저 준비하느라 지치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 점수를 깎고 있었으니까요. 
 
조금 힘을 빼고 그 시간을 돌아보니 부모가 유난히 지치기 쉬운 순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좋은 부모가 되려는 마음은 그대로 두되, 굳이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하나씩 정리해 봤습니다. 




1. 남들이 좋다는 건 다 해주고 싶을 때

 
 
 

 
 
누가 어느 학원이 좋다고 하면 알아보게 되고, 잘 읽는다는 책이나 영양제가 보이면 일단 저장해둬요. 
 
안 해주자니 우리 아이만 놓치는 것이 있을까 불안하고, 막상 시작하고 나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까 또 신경이 쓰이고요.
 
이럴 때 부모를 지치게 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라 좋다는 것은 놓치지 않고 다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에요.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짐이 될 수 있어요. 
 
남들이 추천한 목록을 전부 채우기보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 하나를 고르는 편이 부모의 마음도 훨씬 가벼워집니다.
 
 

2. 아이의 하루를 매일 알차게 채우려 할 때

 
 
 

 
 
체험도 시켜주고 싶고, 운동과 독서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주말까지 일정을 채우다 보면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방전되기도 합니다. 
 
물론 다양한 경험은 좋지만,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해요. 
 
심심해서 뒹굴다가 혼자 놀이를 찾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니까요. 
 
 

3. 매 끼니를 완벽하게 차리려 할 때

 
 
 

 
 
골고루 먹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양과 색깔까지 맞춰 식탁을 준비했는데, 아이가 한입 먹고 수저를 내려놓을 때가 있어요. 
 
정성은 가득한데 손님이 협조적이질 않는거죠...
 
아이의 식사는 하루가 아니라 일정 기간의 전체 섭취를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한 끼를 적게 먹거나 몇 가지 음식만 찾았다고 바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계란밥도 훌륭한 한 끼예요. 
 
매 끼니 너무 애쓰지 말아요.
 
한 끼의 완벽함보다 꾸준히 잘 먹는 흐름이 더 중요하니까요. 
 
 

4. 언제나 다정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부모가 되고 싶지만, 사람에게는 체력과 인내심의 한계가 있어요. 
 
피곤한 날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목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아니에요. 
 
감정이 가라앉은 뒤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대화하면 됩니다. 
 
부모가 사과하는 모습은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실수한 뒤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일이니까요.
 
 

5. 아이의 문제를 모두 내 탓으로 돌릴 때

 
 
 

 
 
아이가 친구와 자꾸 다투거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신부터 돌아보게 돼요.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잘못 가르친 건 아닐까?' 하며 지나간 일까지 하나둘 떠올리게 되고요. 
 
하지만 아이의 모습이 오롯이 부모의 양육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타고난 기질과 발달 과정, 또래 관계와 주변 환경처럼 여러 가지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물론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생기는 모든 어려움의 원인이 다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과 내가 잘못 키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6. 다른 집과 비교하기 시작할 때

 
 
 

 
 
누구네 아이는 벌써 책을 술술 읽는다 하고, 누구는 주말마다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별생각 없던 우리 집 일상도 그 순간엔 왠지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다른 집도 늘 사진 속 모습처럼 사는 건 아니에요. 
 
우리 눈에 들어오는 건 대부분 잘된 순간,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이니까요. 
 
아이들도 저마다 빠른 게 있고 천천히 익히는 게 있습니다.
 
남의 아이가 어디까지 갔는지 자꾸 확인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전보다 무엇을 하나 더 할 수 있게 됐는지 보는 편이 훨씬 정확해요. 
 
아이의 성장은 나란히 세워놓고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7. 도움 받는 것을 미안해 할 때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종일 쉴 틈 없이 누군가에게 불려요. 
 
밥을 차리면 물을 찾고, 치우려 하면 놀아달라고 하고, 겨우 앉으면 또 엄마를 찾고...
 
그러다 보면 내 밥은 늘 식어있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는 날이 생기죠.
 
그럴 때는 조금 남의 손을 빌려도 괜찮아요. 
 
배우자나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고, 필요하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도 됩니다. 
 
거창한 휴식이 아니어도 밥 한 끼 천천히 먹고 잠깐 혼자 있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일 때가 있으니까요. 
 
모든 걸 혼자 해내는 것만이 잘하는 육아는 아니에요. 
 
도움을 받는 것도 오래 잘 돌보기 위한 방법입니다.  
 
 

✔️ 누구를 위한 최선인지 생각해보기

 
 
생각해 보면 부모를 지치게 했던 것들 중에는 아이가 요구한 적 없는 일도 꽤 많아요. 
 
더 좋은 것을 먹이고,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늘 다정하게 대하고 싶었던 건
대부분 부모인 제가 먼저 세운 기준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좋은 부모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보다
아이를 먼저 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애쓰는 일이
지금 이 아이에게도 정말 필요한지 말이에요.
 
부모의 최선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니까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부모보다, 어디에 마음을 써야 하는지 아는 부모가 되는 것.
 

요즘 제가 생각하는 '잘 키운다'는 건 오히려 그쪽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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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아보면 잘 자고, 운동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이야기가 많이 보이는데요. 물론 다 좋은 방법이에요.
 
하지만 막상 아이와 하루를 보내다 보면 엄마를 지치게 하는 건 의외로 사소한 순간들이더라고요. 
 
외출할 때마다 반복되는 "빨리! 빨리!", 별거 아닌 선택에서 시작되는 실랑이, 화가 난 상태에서 평소보다 점점 더 많아지는 잔소리...
 
그래서 저는 마음을 더 단디 먹기보다 애초에 부딪힐 일을 조금 줄이는 방법을 써요. 
 
하나씩 보면 별거 아닌데요. 이런 별거 아닌 일들이 하루에 몇 번만 줄어도 꽤 살 만해집니다.
 
힘든 엄마들을 위해 요령을 공유해 드릴게요. 

 



 


 


✔️ 외출은 10분 일찍 준비하기

 

 
아이와 외출할 때 "빨리!" 라는 말을 유독 많이 하게 되는데, 가끔 시간을 따져보면 아이가 느린 게 아니라 애초에 준비 시간이 빠듯했던 경우도 있어요. (솔직히 인정이죠?)
 
10시에 나가야 하는데 9시 55분까지 설거지 하다가 남은 5분 동안 아이가 헐레벌떡 그 시간을 메워야 하는. 
 
솔직히 엄마가 쓴 시간을 아이가 순발력으로 만회하는 셈인거죠. 
 
그래서 실제 출발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준비를 끝내두는 게 좋아요. 갑자기 화장실에 간다거나 꼭 현관에서 뭘 찾으니까 그런 시간까지 처음부터 포함하는 거예요.
 
아이를 갑자기 빨리 행동하게 하는 것보다 차라리 시간을 10분 앞당기는 게 훨씬 쉬운 일이더라고요. 
 

 

✔️ 유독 힘든 시간대가 있어요

 

 
하루종일 육아가 힘든 것 같지만요. 가만 보면 유독 자주 부딪히는 시간대가 있어요. 그런 요일이 있을 수 있고요. 
 
그게 아침 준비 시간인지, 저녁을 차릴 때인지, 잠들기 전인지 잠깐만 생각해 보세요.
 
시간대가 보이면 이유도 찾기 쉽거든요. 
 
만약 저녁 준비와 숙제가 겹친다면 둘 중 하나의 시간을 옮기고, 잠들기 전에 자꾸 싸운다면 취침 시간을 조금 앞당겨볼 수 있겠죠.
 
'육아가 힘들다'보다 '우리 집은 저녁 8시가 문제다'. 
 
육아 자체가 문제였다기보다는 저녁 8시, 고 놈이 문제였을 수 있어요. 
 

 

✔️ 선택지는 두 개만

 

 
안그래도 바쁜 아침에 "뭐 입을래?" 하고 물으면 아이는 옷장을 열고 본격적인 고민에 들어가요. 
 
그래서 선택권을 줄 때는 "회색 티랑 파란 티 중에 뭐 입을래?" 하고 범위를 좁혀주는 게 좋아요. 
 
아이는 직접 고를 수 있어 좋고, 부모는 기다리다 결국 "그냥 이거 입어!" 로 끝나는 일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아이에게 선택권을 줄 때는 너무 많은 선택지보다 몇 가지로 애초에 범위를 좁혀주는 편이 훨씬 간단하더라고요.
 
아침부터 옷 한 벌을 두고 아이와 입씨름 하고 기분 망칠 필요는 없잖아요.
 
 

✔️ 매일 하는 일은 루틴으로

 

 
저녁마다 씻어야지, 양치해야지, 잠옷 입고와, 를 반복하다 보면 솔직히 엄마도 지쳐요. 매일 똑같은 안내 방송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식사나 목욕, 양치, 취침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은 순서를 루틴을 만들어두는 편이 좋아요. 
 
정확한 시간보다 순서가 중요하고요. 예를들어, 저녁을 먹었으면 씻고, 양치한 뒤에는 책을 읽고 자는 식으로요. 
 
순서가 익숙해지면 아이도 다음에 할 일을 예상하기가 쉬워지고, 부모도 매번 설명할일이 줄어들어요. 
 
물론 분 단위 시간표까지 만들 필요는 없어요. 육아 편하자고 시작한건데, 관리할 시간표까지 하나 더 생기면 곤란하니까요. 
 
 

✔️ 꼭 해야 할 일은 묻지 않기

 

 
"이제 씻을까?" 라고 물었는데 아이가 "싫어" 라고 답하면 순간 당황하죠. 
 
그런데 생각해보면 아이는 잘못이 없어요. 질문을 받았고 자기 의견을 정확하게 말했을 뿐이에요.
 
그래서 선택할 수 있는 일은 물어보고,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은 "이제 씻을 시간이야" 처럼 알려줘야 해요. 
 
질문으로 시작했는데 사실 정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었다면... 괜히 아이와 입씨름을 하고, 정상회담이 열리고, 불필요한 화를 내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 화가 났을 때는 짧게 말하기

 


아이에게 화가 난 상태에서 설명을 시작하면 이상하게 이야기가 길어져요.
 
오늘 일로 시작했는데 갑자기 어제 일도 나오고, 지난번에 했던 약속까지 소환되기도 합니다. 사건 하나를 해결하려다 갑자기 종합평가가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감정이 올라왔을 때는 지금 멈춰야 하는 행동만 짧게 말하고, 필요한 설명은 서로 진정된 뒤에 하는 편이 나아요.
 
훈육을 안 하는 게 아니라 제대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시간을 고르는 것에 가까워요.
 
화가 난 상태에서는 교육과 잔소리의 경계가 생각보다 빨리 무너지거든요.
 
 

✔️ 고르게 했으면 그대로 두기

 

 
아이에게 옷이나 책을 직접 고르게 해놓고 막상 선택해 오면 엄마 마음이 바뀔 때가 있어요. 
 
"그거 말고 이건 어때?"
 
그러면 아이는 자기 선택을 지키려고 하고, 부모는 다시 설득해야 하니 선택 하나를 놓고 또 일이 생겨버립니다.
 
안전이나 건강처럼 부모가 판단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면 아이에게 맡긴 선택은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그대로 두어도 괜찮아요. 
 
공주 치마에 빨간 양말을 골라도 괜찮잖아요. 패션을 보면 속상하지만 가정의 평화가 깨지는 것보다야 나으니까요. 
 
 

이 정도 요령은 부려도 되니까.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제 했던 말을 오늘 또 하고 또 하고... 어제 부딪힌 일로 오늘 또 부딪히기도 하고요. 
 
예전에는 그럴 때마다 '오늘은 좀 더 참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넘어갔는데, 이게 몇 번 반복하다 보니 아예 참을 일을 줄이는 편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매번 같은 곳에서 부딪힌다면 아이를 어떻게 바꿀지만 고민할 게 아니라, 시간이나 순서, 말하는 방법을 슬쩍 바꿔보세요.
 
이런다고 육아가 갑자기 확 쉬워지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같은 일로 매일 힘을 빼는 일은 줄어들 거예요.
 
육아, 힘으로만 밀어부치기엔 너무 장기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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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기 전에는 그저 사랑만 많이 주면 잘 키울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키워보니 사랑은 기본이고, 말하는 법도 가르쳐야 하고, 기다리는 법도 가르쳐야 하고, 화도 '잘' 내야 하더라고요. 심지어 놀아주는 법까지 공부해야 하고요.  
 
아이 하나 키우는데 엄마가 배울 게 왜 이렇게 많은지...
 
그래서 육아서를 찾아보게 된 것 같아요. 정답을 얻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건지, 다른 좋은 방법은 없는지 확인해보고 싶어서요.
 
오늘은 우리나라 엄마들에게 많이 읽힌 육아서와 각 책에서 기억해둘 만한 내용까지 함께 정리해봤어요.  
 
이 중 한 권이라도 내 육아에 필요한 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1. 오은영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이 책은 부모가 실제로 부딪히는 130가지 상황에서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보여줘요.
 
그런데 단순히 좋은 말을 알려주는 데서 끝나지 않고요. 우리가 아이를 키우며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합니다.
 
예를 들어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는 말이 있죠. 어른들도 모든 사람과 친하게 지낼 수 없듯 아이 역시 모두와 절친할 필요는 없어요. 시간을 들여 진정한 친구를 사귀면 된다고 이야기 해요.
 
그로인해 우리는 아이를 위한다는 마음으로 건넨 말이 오히려 아이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을 주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과 언제나 첫 번째 순서로 아이를 대하는 것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와요. 아이를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맞춰줘야 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결국 이 책이 알려주는 건 아이의 마음을 존중하면서도, 가르쳐야 할 것은 분명하게 가르치는 말이에요. 
 
읽다 보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할지 배우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내가 아이를 어떤 마음과 기준으로 대하고 있었는지도 돌아보게 됩니다. 
 
 

2. 오은영 <못 참는 아이 욱하는 부모>

 

 
 
이 책에서 기억에 남는 건 '아이를 참아준다'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에요.

아이에게 몇 번을 말해도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지금까지 얼마나 참았는데'라는 생각이 들죠. 그러다 한계에 다다르면 결국 욱하게 되고요.

그런데 아이는 어른보다 상황을 이해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해요. 그 시간을 부모가 참고 견디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아이에게 원래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보라는 거예요.

'내가 참는다'고 생각하면 기다릴수록 화가 쌓이지만, '이 아이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기다리는 마음도 조금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 책은 아이의 문제만 들여다보지 않아요. 부모가 왜 쉽게 욱하는지, 화가 났을 때 어떻게 멈추고 아이를 대해야 하는지도 함께 이야기합니다.
 
 

3. 이임숙 <엄마의 말 공부>


 

 
 
이 책의 핵심은 '엄마의 전문용어 다섯 가지' 예요.
 
힘들었겠다.
이유가 있을 거야.
좋은 뜻이 있었구나.
훌륭하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중에서도 저는 '이유가 있을 거야'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아이가 문제 행동을 하면 우리는 보통 행동부터 고치려고 하는데, 그 전에 '얘가 왜 그랬을까'를 한번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잘못을 눈감아주자는 뜻은 아니고 행동을 고치기 전에 아이의 의도를 먼저 들여다보자는 것에 가까워요.) 
 
말을 예쁘게 하는 기술처럼 보이지만 읽고 나면 결국 아이를 바라보는 순서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4. 이임숙 <4~7세보다 중요한 시기는 없습니다>

 

 
 
4~7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제목부터 마음이 급해집니다. 중요한 시기라니, 뭘 더 해야 하나 싶잖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 오히려 강조하는 건 무엇을 가르치느냐보다 아이가 공부를 어떻게 느끼느냐예요.
 
저자는 이 시기에 필요한 중요한 힘으로 지식, 주의력, 자기조절력을 꼽고, 정서와 인지가 함께 발달해야 한다고 이야기해요.
 
한글을 얼마나 빨리 떼느냐보다 배우는 걸 싫어하지 않는 아이, 집중할 수 있는 아이, 어려워도 다시 해볼 수 있는 아이가 되는 기반을 먼저 보자는 거죠. 
 
주변의 아이가 영어를 잘한다는 소리에 갑자기 우리집도 영어책을 막 주문하고 싶어질 때, 한번쯤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책이에요.
 
 

5. 윤지영 <엄마의 말 연습>



 

 
 
이 책의 핵심은 아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실제 말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있어요.
 
부모는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무심코 아이의 감정을 부정하거나, 행동 하나를 보고 아이 자체를 단정하는 말을 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평소 자주 쓰는 말을 39가지 '존중의 말'로 바꿔 말하는 연습을 하게 해줍니다.
 
아이가 "뜨거워" 라고 하면 "하나도 안 뜨거워" 라고 하기보다 그 느낌을 인정하고, 울 때도 "뚝 그쳐" 보다 속상한 마음을 먼저 알아주는 식인거죠. "왜 변덕이야?" 대신 "생각이 바뀌었어?" 라고 말하는 것처럼요.
 
같은 상황에서도 아이를 판단하거나 몰아붙이지 않으면서, 부모가 해야 할 말은 제대로 전하는 것. 
 
알고는 있어도 막상 입에서 잘 나오지를 않으니... 역시 말은 연습이 필요한 부분 같아요.
 
 

6. 최성애, 조벽, 존 가트맨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이 책에서 기억해둘 내용은 아주 명확해요. 
 
감정은 받아주고, 행동에는 한계를 정해준다.
 
아이가 화가 난 건 괜찮지만 동생을 때리는 건 안 되고, 속상해서 우는 건 괜찮지만 물건을 던지는 행동까지 허용되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부모가 흔히 빠지기 쉬운 것도 이 두 가지 극단이죠. 
 
감정을 바로 막아버리거나, 반대로 감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행동까지 전부 허용하는 것.
 
이 책은 그 사이에서 아이 마음에는 공감하되 부모가 세워야 할 선은 세우는 방법을 알려줘요.
 
아이 마음을 받아주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래서 어디까지 받아줘야 하는데?' 싶었던 엄마라면 꽤 속이 시원해질 만한 부분들이 많아요.  
 
 

7. 지나영 <세상에서 가장 쉬운 본질육아>

 

 

 
 
이 책은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은 부모 마음을 한번 정리해줘요. 
 
저자는 육아를 밥 짓기에 비유하면서 아이에게 이미 있는 고유한 재능을 살리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고, 삶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라고 이야기 하는데요. 
 
특히 눈에 들어왔던 건, 부모가 아이의 조련사가 아니라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관점이었어요. 
 
예를 들어, 공부를 시킬 때는 보상과 경쟁으로 끌고 가기 보다 아이 안에서 하고 싶은 이유, 즉 내적 동기를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면서요.
 
이 책은 육아 정보가 부족한 엄마보다 오히려 너무 많이 알아서 이것저것 다 해주려는 엄마들에게 더 잘 맞는 책입니다.
 
 

8. 하임 G. 기너트 <부모와 아이 사이>

 
 
 

 

이 책은 아이의 행동을 바로 고치려고 하기 전에, 그 행동 뒤에 있는 감정부터 이해하라고 이야기해요.
 
아이가 짜증을 내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 부모는 바로 훈계하거나 해결책부터 말하기 쉽죠. 하지만 그 전에 아이가 지금 화가 났는지, 속상한지, 부끄러운지를 먼저 알아주면 대화의 시작부터가 달라진다는 거예요.
 
칭찬이나 훈육도 마찬가지예요. 막연하게 평가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아이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감정은 받아주되 행동에는 분명한 한계를 알려주는 방법을 설명해요.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하지?' 보다 '나는 지금 아이의 마음을 먼저 보고 있나?' 를 생각하게 됩니다.
 
오래된 책인데도 여전히 읽히는 건, 결국 부모와 아이 사이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전하는 일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9. 로리(김준희) <똑게육아>

 
 
 

 
 
'똑게'는 똑똑하고 게으르게라는 뜻이에요.
 
이 책에서 특히 재미있는 건, 육아를 엄마의 희생만으로 굴리지 말고 감정은 줄이고 시스템은 키우자는 접근인데요.
 
수유, 이유식, 잠, 놀이, 훈육을 그때그때 엄마가 온몸으로 해결하기보다 생활에 어느 정도 규칙과 구조를 만들어두자는 거예요.
 
특히 수면과 생활 리듬, 혼자 노는 시간, 훈육처럼 영유아 부모가 당장 궁금해하는 내용이 꽤 구체적이에요.
 
첫 아이를 낳고 하루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겠는 시기에 이런 육아 인수인계서 같은 한 권이 엄청 반가울 수 있어요. 저도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10. 최민준 <아들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은 엄마들에게>

 
 

 
아들 엄마들의 고민을 아주 숨김없이 제목에 올려놓은 책이에요. 
 
말을 해도 듣는 둥 마는 둥 하고, 경쟁에서는 꼭 이기려고 하고, 거친 놀이를 좋아하거나 대화를 피하는 모습처럼 아들을 키우며 부모가 답답해하기 쉬운 행동들을 구체적으로 다뤄요.
 
중요한 건 이런 행동을 무조건 말썽이나 문제로 보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고치려 하는 것이 아닌 아이가 왜 그러는지부터 이해해보자는 거예요.
 
그리고 스마트폰을 놓지 않을 때, 친구와 싸웠을 때, 엄마 말을 듣지 않을 때처럼 실제 상황에서 어떻게 대화하고 훈육하면 좋은지도 함께 알려줍니다.
 
"도대체 우리 아들은 왜 이러지?" 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엄마들에게 특히 도움이 될 책이예요.
 
이유를 알고 나면 답답하기만 했던 행동도 조금은 다르게 보일 테니까요.
 
 
 

육아서 많이 읽는다고
육아 만렙이 되는 건 아니지만...

 
 
아이는 목차대로 크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육아서를 읽는 이유는 분명해요. 먼저 아이를 연구하고 수많은 부모를 만나온 사람들의 경험과 지식에서 내가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눈도 조금 넓어지고, 늘 하던 말과 훈육을 다른 방식으로 해볼 수도 있고요.

물론 책에 나온 대로 모두 따라 할 필요는 없어요. 아이도 집집마다 다르고, 부모도 모두 다르니까요.

배운 것 가운데 우리 집에 필요한 것을 하나씩 써보면서 우리 가족에게 맞는 육아를 찾아가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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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노래 <나는 반딧불>을 모티브로 만든 가족 뮤지컬이 있다고 해서 7살 아이와 다녀왔어요. 
 
처음에는 익숙한 노래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니 반가웠어요. 그런데 아빠를 떠나보낸 아이가 반딧불의 빛을 따라간다는 줄거리를 보고, 생각보다 뭉클한 이야기가 되겠구나 싶었어요. 
 
실제로 공연을 보니 역시 따뜻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였습니다. 
 
옆자리 7살도 울고, 저도 눈물이 그렁그렁...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기 좋은 가족 뮤지컬이었습니다.
 
 

✔️ 공연시간, 관람연령, 주차

 
 
2026년 9월 9일부터 10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예림당아트홀에서 공연해요. 
 
평일은 오후 4시,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 30분이고 월,화요일은 공연이 없어요. 
 
24개월 미만은 입장할 수 없고, 24~35개월은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있으면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별도의 좌석은 없습니다. 36개월부터는 아이도 티켓을 따로 예매해야 하고요. 
 
차량은 공연장 안에서 차량번호를 등록하면 1시간 무료, 2시간 3,000원, 4시간 6,000원이에요. 
 
 

 
 

VIP B열, 너무 앞인가 했는데

 
 
저희는 일요일 오후 4시 30분 공연으로 1층 VIP석 B열 15,16번, 앞에서 두 번째 줄을 예매했어요.  
 
VIP석 정가는 1인 70,000원인데 저희 중 한 명은 반딧불 할인 20%로 56,000원, 한 명은 서포터즈 할인 40%로 42,000원에 예매했습니다. 
 
너무 앞이라 아이가 보기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어린이용 방석이 준비돼 있더라고요. 7살 아이도 방석을 깔고 앉으니 무대를 보는 데 불편함이 없었고, 배우들 표정까지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저는 자리가 만족스러웠습니다.
 

어린이 뮤지컬에 회사원 형님들이?

 
 
공연을 기다리며 객석을 둘러보니 사람이 꽤 많았어요. 그 중에서도 아빠와 아이 둘이 온 관객이 생각보다 많이 보였고요. 
 
의외였던 건,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회사원분들이 여러 명 함께 앉아 계셨다는 것. 어린이 가족 뮤지컬에서 예상했던 풍경은 아니라 괜히 한 번 더 보게 됐어요. 
 
그런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니 이분들이 호응을 제일 잘하시더라고요. 박수도 열심히, 반응도 아주 적극적으로...
 
공연이 끝나고 함께 나오는 모습을 보니 회사에서 단체로 보러 오신 듯 했는데,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그리 의외일 것도 없었어요. 아이 없이 어른들끼리 봐도 충분히 괜찮은 작품이었거든요.
 
 

 
 

아빠와 기타, 그 노래가 나왔을 때

 
 
서윤이가 아빠가 함께 했던 시간을 회상하는 장면이 나와요. 
 
저는 이 장면들이 참 좋았습니다. 아빠가 서윤이에게 통기타를 가르쳐주고 함께 노래를 부르는데, 둘이 얼마나 서로를 사랑했는지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알고 있는 <나는 반딧불>이 흘러나왔습니다. 
 

나는 내가 빛나는 별인 줄 알았어요.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죠. 
몰랐어요, 난 내가 벌레라는 것을.
그래도 괜찮아. 난 눈부시니까. 

 
 
이 노래를 서윤이와 아빠의 추억 속에서 들으니 마음이 몽글몽글 했습니다.
자신은 빛나는 별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작은 개똥벌레였다는 노래. 
 
저는 이 노래가 별처럼 대단한 존재가 아니어도 자기 모습 그대로 빛날 수 있다는 이야기처럼 들렸어요.
 
그리고 제 기억에는 이 노래와 익숙한 선율이 공연 중 네다섯 번쯤 나왔던 것 같아요. 뒤로 갈수록 음악이 더 웅장해지고 무대와 조명까지 함께 켜지면서 감정도 점점 차올랐습니다.
 
 

작은 빛 하나를 따라간 서윤이

 
 
주인공 서윤이는 아빠를 떠나보낸 뒤 어둠을 무서워하게 되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여름방학에 엄마와 함께 아빠의 고향 무주로 내려갔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이 미처 전하지 못한 말과 그리움이 반딧불의 빛으로 남는다는 '반디의 전설'을 듣게 됩니다.
 
그러다 우연히 작은 빛을 발견한 서윤이는 혹시 아빠가 보내는 신호가 아닐까 생각해 그 빛을 따라 깊은 숲으로 들어가지요.
 
그렇게 먹밤의 계략에 휘말리고... 빛을 내지 못하는 반딧불 요정 반디와 함께 숲속 모험이 시작돼요.
 
돌아가신 아빠가 그리워 작은 빛을 따라가는 아이라니. 
 
여기서부터 마음의 준비는 조금 하고 있었습니다. 
 
 

서윤아, 그래도 숲은 혼자 가면 안돼

 
 
줄거리를 알고 갔는데도 실제 무대에서 보니 느낌이 또 달랐어요.
 
아빠가 너무 보고싶은 서윤이에게 작은 빛 하나가 얼마나 특별하게 보였을까 싶어 짠한데, 그걸 따라 점점 깊은 숲으로 들어가는 걸 보곤...
 
엄마인 저는 잠깐 현실로 돌아왔네요. 
 
서윤아, 숲에 혼자 들어가면 안돼...
 
그래도 반디를 만나고 나서는 조금 안심되더라고요. 
그래, 일단 혼자는 아니다.
 
그런데 반디에게도 고민이 있었어요. 반딧불인데 빛을 내질 못합니다. 아빠의 빛을 찾아온 아이와 정작 자신의 빛을 내지 못하는 반딧불이 친구가 된 거죠.
 
둘 다 마음 한구석에 채워지지 않은 무언가가 있는 채로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먹밤, 귀여운 악당 정도가 아니었다

 
 
서윤이와 반디의 앞을 막는 건 먹밤과 그림자새들이었어요.
 
먹밤은 욕심이 많아 서윤이가 가진 것을 계속 탐내고 빼앗으려 합니다.
 
이들이 나타나면 조명이 어두워지고 음악도 달라지는데, 배우들의 표정과 움직임까지 더해지니 생각보다 더 무섭고 제법 사악해 보이더라고요. 
 
어린이 뮤지컬 악당이니까 귀엽겠지 생각하신다면 오산입니다.
 
실제로 먹밤이 나올 때 뒤쪽에 있던 한 어린아이가 울었어요. 어둠이나 큰 소리, 무서운 캐릭터에 예민한 아이라면 조금 놀랄 수 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7살 아이는 무서워서 못 볼 정도는 아니었고, 끝까지 잘 봤어요.)
 
 

 
 

옆자리 7살도 울고, 나도 울고

 
 
후반부에 서윤이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아빠와 다시 만나는 장면이 나와요. 그때 아빠가 서윤이에게 건네는 말들을 듣고 있으면, 아빠가 얼마나 딸을 깊이 사랑했는지가 그대로 느껴지는데요.
 
그 장면에서 옆을 보니 7살 아이도 울고 있더라고요. 저도 눈물이 그렁그렁했고요. 바로 앞자리 어머님도 조용히 눈물을 닦고 계셨습니다.
 
아이를 키워보니 부모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참 말로 다 설명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잘 자라는 것만 봐도 고맙고, 대신 아파줄 수 있다면 그러고 싶고, 세상에서 좋은 건 다 주고 싶은 마음. 평소에는 너무 당연해서 굳이 말로 꺼내지 않지만, 서윤이의 아빠를 보면서 그런 부모의 마음이 공감이 가 더 울컥했어요.  
 
아이는 아빠를 다시 만난 서윤이의 마음으로 울었을 테고, 저는 딸을 두고 떠나야 했던 아빠의 마음을 자꾸 생각하게 되어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노래 한 곡이 뮤지컬이 되면

 
 
서두에서 궁금했던 게 바로 이거였어요. '나는 반딧불'이라는 노래를 어떻게 한 편의 뮤지컬로 풀어냈을까...
 
공연은 노래 한 곡을 억지로 늘려놓지 않았어요. 서윤이와 아빠의 이야기, 반디와 먹밤이 등장하는 숲속 모험 이야기, 그 안에 여러 곡의 노래를 더하면서 '나는 반딧불'의 정서를 하나의 새로운 이야기로 넓혀놨더라고요.  

뿐만 아니라, 공연장에서 새로 듣는 노래들도 장면마다 분위기에 잘 어울렸습니다. 밝고 신나는 곡부터 감정을 끌어올리는 곡까지, 익숙한 그 노래를 기다리는 것과는 또 다른 뮤지컬 넘버를 듣는 재미도 있었어요.

무대도 꽤 부지런히 변했습니다. 반딧불이 나타나면 작은 빛들이 번지고, 먹밤과 그림자새들이 등장하면 금세 어두운 숲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죠. 조명과 영상이 분위기를 잘 살려줘서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배우들 노래도 좋았어요. 성량이 시원시원하고, 연기도 자연스러워서 이야기 속에 몰입하기 편했답니다.
 
 

 
 

이 공연, 아빠도 같이 보세요

 
 
공연 전에 '아빠와 아이' 둘이 온 관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었다고 했잖아요. 다 보고 나니 그 이유를 명확히 알 것 같았어요. 
 
이야기의 중심에는 서윤이가 있었지만, 그 배경에는 딸을 사랑했던 아빠의 마음이 아주 크게 자리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엄마와 아이 둘이 보는 것도 좋지만 가능하다면 아빠까지 함께 보면 더 좋을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연장을 나온 뒤에도 저는 이상하게 서윤이가 마음에 계속 남았어요. 
 
아빠를 떠나보낸 뒤 어둠이 무서워진 아이였으니 이제는 불을 끄고도 편하게 잘 수 있었으면 좋겠고, 아빠가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는 알게 됐으니까 이제 전처럼 많이 외롭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집에 오는 길에 아이는 팸플릿을 한참 들여다보며 반디는 왜 빛을 못 내는지, 등장인물들과 배우들은 누가 누구인지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어요. 기억을 더듬어 하나씩 대답해주느라 저는 진땀 뺐고요.  
 
그러다 '나는 반딧불' 노래도 다시 들려줬어요. 공연은 끝났는데 우리 둘의 반딧불 이야기는 집에 오는 길까지 이어진 셈이에요.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각자 마음에 남는 게 있는 공연이라, '어린이 뮤지컬' 보다는 '가족 뮤지컬' 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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