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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아이의 책 & 문화생활 🧸

10월 둘째 주 책육아 / 이사로 정신 없는 와중에도

유하우스 2021. 11. 7. 22:02


최근들어서부터 아이에게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줬는지, 아이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을 기록하고 있어요. 제목에 <책육아> 라고 했지만요. 책만 읽어주는 게 아닌 책을 이용하여 아이와 노는 것에 더 가까워요. 아이와 놀 때, 그리고 뭔가를 알려줄 때 책은 좋은 도구가 되거든요.

꼬꼬마수학자 보드북 5권 + 워크북


이 날은 체력이 좀 남았는지 워크북까지 꺼냈네요. 아이는 책에서 본 그림을 어디서든 또 다시 보면 좋아해서 책을 먼저 읽었고요.

내 치즈 내놔 라는 보드북을 읽고나서는 워크북 활동을 통해 앞 뒤, 위 아래, 안과 밖 등 공간지각능력이 어느정도인지를 한 번 봤어요. 발달상황체크를 못 해 20개월에게 이 정도는 무난한 정도인지 어떤 지는 잘 모르겠어요. 여하튼 잘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아이는 평소 스티커 붙이기를 참 좋아해요. 좋아하는 책과 스티커의 조합이라 신나서 하는 모습에 저까지 덩달아 텐션업업. 꽤 긴 시간 책상 앞에 앉아 두어장 빼고 워크북 한 권을 뚝딱 끝내버렸네요.

저는 평소 워크북을 아이가 학습이라고 느끼지 않도록 놀이처럼 하려고 노력해요. (책도 마찬가지) 엄마의 바람대로 아이가 즐겁게 놀아줘서 감사했던 시간이었어요.

프뢰벨 말하기 교구


이사하고 정신 없을 때, 교구며 책이며 정리가 하나도 안 되어 있을 때 아이가 가져 온 프뢰벨 말하기 교구에요. 프뢰벨 말하기는 너무 유명하죠. 이 책으로 아이 말문 텄다는 얘기를 다섯 번은 들은 것 같아요.

교구의 평판은 잘 모르겠어요. 꺼내주면 아이는 물론 좋아하기는 하는데.. 이상하게 저는 재미가 없더라고요.

사진 속 교구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아기 (그리고 구름, 번개 등) 막대를 가지고 상황극을 해볼 수 있는 거예요. 사진에 제대로 안 나왔는데 연못이며 집, 나무 등이 있거든요?

저는 아기와 엄마는 잘 시간이 되어 집으로 돌아가고, 아빠는 잘 자란 당근을 보고 흐뭇해하며, 할머니는 연못을 감상하고, 할아버지는 출렁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여유를 누리고 있다는 상황극을 해주었어요.

평소 '사람'을 무척 좋아하는 저희 아이는 이걸 무척 좋아했어요. 하면서 저는 제가 하는 얘기가 재미 없어 몰입하지 못했는데, 아이는 집중해서 잘 봐주더라고요.

베이비올 수과학, 알록달록 나뭇잎으로


나뭇잎이 포르르, 사락사락, 울긋불긋 등의 의태어가 많이 나오는 책이예요. 아이가 몇 달 전에 이 책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하루에도 몇 십번씩 읽어줬던 기억이 나요. 20개월인 지금도 가끔 가지고 와서 읽어주면 집중해서 잘 보더라고요.

근데 내용이나 말이 재밌어서 좋아하는 건 아닌 것 같고, 관찰해보니 늘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부분은...

'작다, 크다, 작다, 크다', '문어, 거북, 문어, 거북' 이 부분이예요. 스스로 규칙성과 변별력을 키우고 있었어요. 그 쬬꼬만 애가.

 


그리고 이 날 이후에는 프뢰벨 은물 초록, 노란 공을 가지고 놀다가 추피를 읽어달라기에 책등이 노랗고 초록색인 책을 뽑아 보여주니, 이 공은 이 책이랑 똑같고 이건 이거랑 똑같아. 이렇게 구별을 하더라고요.

별 건 아니지만 작은 거 하나라도 칭찬해주고픈 엄마 마음...👏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Love you forever)


아이가 어릴적서부터 안고 들려주던 이야기에요. 이 책은 어째 아이보다 제가 더 좋아하는 것 같긴 한데요...

내용은 이래요.
엄마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자장가를 불러줘요. 변기에 시계를 처박고, 버릇없는 말을 하고, 이상한 친구를 사귀어서 This kid is driving me crazy! 때로는 동물원에 내다 팔고싶지만 변함없이요. 그 자장가는 이런 내용이에요.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 너를 사랑해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있는 한 너는 늘 나의 귀여운 아기
I'll love you forever / 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baby you'll be

할머니가 되어 엄마는 더이상 자장가를 부를 힘이 없어요. 그런 엄마를 안고 아들은 자장가를 불러주어요.

사랑해요 어머니 언제까지나 / 사랑해요 어머니 어떤 일이 닥쳐도
내가 살아있는 한 당신은 늘 나의 어머니
I'll love you forever / I'll like you for always
As long as I'm living My mother you'll be

엄마가 돌아가신 후 아들은 창 밖을 바라보고 있어요. 그리고 일평생 들었던 자장가를 자신의 딸에게 들려주지요.

 


이 책은 그림책이지만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는 책으로 알려져 있어요. 저도 읽을 때마다 코끝이 찡해요. 아이는 내용은 아직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그림을 보며 재미있어 하는 단계지만.. 이 책은 오래오래 가지고 가고 싶어요. 오래 읽어주고 싶네요.

+) 영어버전이 따로 있어요. (내용동일) 내용이 워낙 좋기 때문에 유튜브에 낭독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중 감정을 잘 전달하시는 분이 계셔서 공유해요. '제나쌤'이에요. 제나쌤의 낭독을 들으면 아무 생각 없다가도 어느 순간 눈물이 고여요.

베베코알라, 일상과 밀접 관련 있는 책


마트에 가본 적이 있고, 놀이터에서 미끄럼틀 타본 적도 있고, 집에선 고양이를 키워서 아기와 교감 하고 싶을 땐(아기는 눈빛과 대답으로 소통) 이런 책들이 최고예요. 직접 겪은 일을 떠올리는거라 저부터가 얘깃거리가 풍부해서 좋기도 하고요.





저 10월은 정말 바빴어요. 지금은 일단 이사는 마친 상태이긴 한데요. 짐정리를 한 40%밖에 못 했네요. 도통 시간이 나지를 않거든요.
아이 깨어 있을 때 : 이거 치우면 저거 어지르고 있고 뭐 이런 식이라 정리가 안 됨
아이 자고 있을 때 : 달그락 거리다 아기 깨면 다음 날 육아의 질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최대한 쥐죽은 듯 있어야 함

그래도 책장 앞은 좀 치우고 아이와 책으로 노는 시간은 꼭 갖고 있어요. 돌 전 때처럼 잘 읽어주진 못 하지만 그 때의 반 만큼이라도 해보려고요.

끝으로, 책육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 많아 오히려 멈칫하게 되네요. 올바른 책육아 방식이나 유사자폐에 관한 글은 언젠가 따로 다루어서 게시하도록 할게요. 이렇게 일상을 기록하는 글은 담백하고 가볍게 쓰고요. 재미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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