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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화 추피 후기, 추피지옥에 어서오세요.

유하우스 2021. 10. 28. 23:32
추피지옥이란...?
아이가 추피 책 외 다른 책은 절대 못 읽게 하고, 하루종일 추피추피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걸 말해요. 엄마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말이죠.  


처음 추피를 들였을 때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예외인가?' 싶었죠. 늘 제가 책을 꺼내와 읽어주는데 아이가 먼저 책을 가지고 와 저를 귀찮게 해주기를 저는 몹시 바라고 있었어요.

정확히 몇 개월 적부터 그랬는진 기억이 잘 안 나요. 일단 무릎에 앉고, 추피가 꽂힌 책장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그래서 읽어주면 집중해서 잘 보는거예요.

그렇게 자연스러운 시간이 흘렀어요. 20개월이 피크였던 것 같은데요, 그 땐 추피 말고는 정말 다른 책 아무것도 읽지 못 하게 했어요. (다른 책에 손을 대는 것도 용납하지 않고 버럭, 다른 책 제목을 한 글자라도 말하면 바로 불만 표출)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아이가 이래 좋아했느냐고요? 저는 아직까지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림체가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우 단순한 것도 아니고, 내용이 참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유달리 정이 가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보시다시피 추피 외 추피엄마, 추피아빠, 추피친구들은 모두 추피와 비슷하게 생겼어요. 아빠는 눈썹으로 알 수 있고, 친구들은 머리랑 얼굴 색으로 구별할 수 있고.. 눈코입은 다 똑같아요. 그리고 위 사진 속 추피엄마는 다른 점을 찾지 못 해서 볼 때마다 그냥 키 큰 추피 같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왜 이렇게 추피에 열광을 하는 걸까요?

 


추피는 감정표현에 솔직해요. 화가나면 화가 난다고 말하고, (어른들에게 버릇없이 굴진 않지만) 칭찬 받고 싶은데 안 해주면 자기가 먼저 "저 어때요?" 하고 대답을 요구하기도 해요.

그리고 무서우면 참지 않고 피하고, 친구가 화나게 하면 바로 밀치거나 때리기도 한답니다.

이 표현의 선이라는 것이... 일부 부모님들에게는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엔 방출되어 버리고 마는 일도 종종 봐왔는데요.

 



저도 처음엔 깜짝 놀랐어요. 생활동화에서 친구가 화나게 한다고 발로 차? 엄마가 과자를 못 먹게 한다고 짐을 싸고 할머니 집으로 가버릴 생각을 해?

다른 생활동화 같으면, 친구가 화나게 하는 상황에 말로 분노를 표출할지언정 몸싸움은 하지 않을 것이고, 엄마가 과자를 못 먹게 하면 시무룩해지거나 뾰루퉁해져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걸로 감정 표현을 대신했을거예요. (예외도 있음)

아이들은 이렇게 거침없는 추피의 말과 행동이 다른 책들보다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느껴져 좋아하는 건 아닐까요?

저희 아이 뿐 아니라 지옥이란 말까지 붙을 정도로 아이들이 열광하는거면,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은 같은데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책 소개도 좀 해볼게요.

추피는 생활동화 60권 + 낱말놀이책 10권 + 스티커북 1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책 사이즈는 16x17이라 아담한 편이고요. 그런데 책 모서리가 매우 뾰족해요. 긁히면 아프니 조심하세요.

위 사진은 낱말놀이책이에요. 저 귀여운 이미지들이 본문에 언급 될때마다 나온답니다.

스티커북이란 것은 저 낱말놀이 책에 사용하는 것이에요. 음- 그런데 저나 아이나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어요. 그냥 똑같은 이미지 찾아 스티커를 붙이는거예요.

 



그리고 추피는 위에서 말했듯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아이고요.
추피 엄마는 뭘 하시는건진 모르겠는데 꽤 바빠요. 추피가 놀아달라고 하면 컴퓨터로 일을 하다 종종 "아빠한테 놀아달라고 할래?" 라고 해요.

추피 아빠는 단호해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제대로 인사하지 않으면 따끔하게 바로잡고요. 하지만 동시에 가정적이에요. 추피가 새벽에 일어나 이거해줘 저거해줘 해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결국 곁에 누워 자장가까지 불러줘요.

추피가 떼 쓴다고 처음엔 안 된다고 했던 TV를 결국 보여주는 추피 엄마보다, 저는 놀이기구를 더 타겠다고 떼 쓰는 추피를 그 장소에서 일단 데리고 나와 목마를 태워주는 추피 아빠에게 더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많은 권수를 통해 우리는 추피가 유치원에 가고, 여동생을 돌보고, 강아지를 무서워하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당돌한 표현방식을 취하는 추피가 저는 매우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이가 좋아하니까 사실 저도 좋아요. 위에서 과격한 태도를 보이는 편을 이야기 했지만 모든 편에서 그런 건 당연히 아니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도 많이 있어요.




피크를 좀 지나 요즘은 다른 책도 종종 읽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최애를 꼽으라면 추피인 것 같아요. 걱정은 아니고 다만, 이 시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금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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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각각 공룡대발이와 베베코알라에요. 저와 비슷한 아기를 키우는 부모님, 유아생활동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첨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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