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컸다가 다시 아기가 되는 7살.
7살쯤 되면 진짜 묘해요.
어느 날은 제법 의젓하게 자기 할 일을 척척 해내다가도, 다음 날에 양말 하나 때문에 삐지고 엄마한테 안아달라고 하고...
몸도 생각도 부쩍 컸지만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도 많이 남아 있는 시기가 바로 7살인 것 같아요.
이제 "왜?" 가 제법 고난도예요
어릴 때는 "이게 뭐야?" 였다면, 이제는 질문의 난이도가 꽤 올라갔어요.
"사람은 왜 죽어?", "우주의 끝은 어디야?", "처음 사람은 어떻게 생겼어?" 엄마는 그저 밥 먹고 있었을 뿐인데 갑자기 인류의 기원에 대해 설명하는 상황이 발생하죠.
이 시기에는 사고력과 언어 능력이 발달하면서 단순히 이름을 아는 것보다 원인이나 이유, 원리를 궁금해 하는 모습이 늘어날 수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질문 하나에 대답해주면...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

...끝난 줄 알았죠?
불공평한 건 기가 막히게 찾아내요
7살 아이들에게 꽤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규칙과 공평함이에요. 과자를 나눠줬는데 동생 것이 아주 조금이라도 커보인다?
"왜 쟤가 더 커?"
게임하다 친구가 규칙을 슬쩍 바꾼다?
"아까는 그렇게 안 했잖아!"
이전보다 규칙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했고 공정함에도 관심이 커지는 시기라 이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어요.
이 시기에는 결과 자체보다 '약속한대로 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엄마만큼 친구가 중요해지기 시작해요
아이에게 오늘 누구랑 놀았느냐고 물어보면 예전에는 그냥 친구 이름 하나만 말하고 끝이 났다면 이제는 이야기가 꽤 복잡해질 수 있어요.
"오늘 OO가 나랑 놀기로 약속 해놓고 다른 친구랑 놀았어", "OO이가 나한테만 그거 안 보여줬어" 등등...
학령기에 가까워지면서 또래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친구에게 내가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도 점점 신경쓰기 시작해요. 어른 눈에는 별일 아닌 것 같아도 아이에게는 엄청난 사건일 수 있습니다. 잘 들여다보면 7살의 인간관계도 나름 바쁘죠.
말은 다 컸는데 감정은 아직 7살이에요
이 시기 아이들은 자기 생각을 말로 꽤 잘 표현해요. 그래서 가끔 어른처럼 말하는 걸 보면 얘가 이제 다 알아듣네,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막상 속상한 일이 생기면 갑자기 울거나, 화를 내거나,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버릴 수도 있어요.
이상한 게 아니라 언어와 사고 능력이 커졌다고 감정 조절 능력까지 동시에 완성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7살에게 논리적으로 열심히 설명했는데...
"그래도 싫어!"

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도 가능합니다.
"내가 할래"와 "엄마 해줘"가 공존해요
혼자 옷도 입고, 정리도 하고, 간단한 준비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래서 뭐든 직접 하겠다고 나설 때가 많은데, 또 어떤 날에는 분명 혼자 할 줄 아는 것도 "엄마가 해줘"...
독립성이 커지는 시기지만 여전히 부모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남아있어서 독립적인 모습과 어린 모습이 왔다 갔다 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요.
엄마 입장에서 너 이거 혼자 할 줄 알잖아, 너 어제까지 혼자 잘했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한 거고요.
칭찬 한마디에 어깨가 올라가고
비교 한마디에 풀이 죽어요
7살쯤 되면 자기가 무엇을 잘하고 못하는지 조금씩 의식하고, 다른 아이와 자신을 비교하기도 해요. 누구는 글씨를 참 잘 쓴다는 얘기를 들으면 옆에서 갑자기 자기 글씨를 확인할 수도 있고, 반대로 자기가 잘한 걸 칭찬받으면 엄청 뿌듯해하기도 하고요.
자신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구체적으로 만들어지는 시기라 부모나 선생님, 친구의 반응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어요.
그래서 별생각 없이 한 비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생각보다 크게 들릴 수도 있음을 유념하고 항상 조심하고 있습니다.
7살은 이런 나이 같아요.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고, 친구 관계도 중요해졌고, 세상에 대한 질문도 훨씬 깊어졌지만, 여전히 속상하면 엄마를 찾고, 게임에서 지면 눈물 흘리고, 어떤 날에는 초등학생처럼 굴다가 또 어떤 날에는 아기처럼 안기기도 하는...
그래서 지금 아이를 보고 있자면 다 컸다, 싶다가도 그래 아직 아기지, 하는 것 같아요.
어쩌면 그 두 모습이 공존하는 것 자체가 7살다운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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