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당일이네요. 
 
어제도 분명 아침까지는 좋았어요. 늦잠도 자고, 맛있는 것도 먹고... 
 
그런데 슬슬 아이가 심심해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검색창을 열게 되더라고요.
 
저도 조금 늦게 찾아봤는데요.
 
확인해보니 오늘 문을 여는 것뿐 아니라 추석이라서 특별한 행사를 준비한 곳이 서울에 꽤 많았어요.
 
평소에도 갈 수 있는 곳 말고요, 오늘 9월 25일 실제로 행사가 열리는 곳을 중심으로 좀 골라봤습니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이어지는 행사도 함께 넣었으니 지금부터 골라서 나가시면 됩니다!
 
 

1️⃣ 남산골한옥마을 ✔️
추석 분위기는 역시 여기

 
 
 

 
 
추석 당일인 오늘부터 27일까지 남산달빛마당이 열립니다.
 
오늘은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예술 공연을 볼 수 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남산골 전통체험도 진행돼요. 
 
전통체험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되지만 남은 자리가 있으면 현장에서도 예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추석 음식을 맛볼 수 있는 푸드마켓도 열리고, 오늘 낮 12시에는 차례상에 담긴 의미와 명절 풍습을 알아보는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고 해요.
 
한옥마을이라는 장소까지 더해지니 추석다운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은 날 잘 어울리겠어요. 
 
행사 관람은 무료이고 일부 체험만 유료입니다. 
 

• 주소 : 서울 중구 퇴계로34길 28
• 기간 : 9월 25일 ~ 27일 
• 시간 : 10:00 ~ 20:00
• 문의 : 02-6358-5533
연령 누구나 참여 가능

 
 

2️⃣ 월드컵공원 ✔️
낮에는 놀고, 밤에는 보름달 보기 

 
 
 

 
 
오늘 하루를 길게 보내고 싶다면 여기가 꽤 괜찮습니다.
 
평화의공원 장승마당에서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월드컵 추석 전통놀이 한마당이 열려요. 
 
사방치기, 제기, 투호, 딱지치기를 즐기고 나무팽이와 LED 쥐불놀이, 제기도 직접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모두 무료이고 예약 없이 현장에서 참여하면 돼요. 
 
그리고 저녁 6시 30분부터는 '난지연못 담은 보름달'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천문지도사와 추석 달에 얽힌 이야기를 알아보고, 천체망원경으로 한가위 보름달을 관측하는 프로그램인데요. 
 
무료이며 정원은 200명, 사전예약과 현장접수를 함께 진행합니다.
 

• 주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243-60
• 장소 : 평화의공원 장승마당•난지비치
• 시간 : 전통놀이 13:00 ~ 17:00
보름달 관측 18:30 ~ 21:30
• 예약 : 전통놀이 예약 불필요 / 달 관측 사전예약 + 현장접수
• 문의 : 02-300-5579
요금 모두 무료
연령 누구나 참여 가능   

 
 

3️⃣ 서울시청 ✔️
온 가족 체력대결

 
 
 

 
 
조금 색다른 걸 해보고 싶다면 서울시청에서도 추석 행사가 열립니다.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1층 로비에서 '추석맞이 가족 서울체력장'을 운영해요. 
 
악력과 철봉 매달리기, 로잉머신, 유연성, 버티컬 점프, 반응속도, 균형감각 등을 포함한 8가지 체력을 측정하고, 결과에 따라 자신의 체력 수준에 맞는 운동 방법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AI 체력측정존에서는 체력과 자세 등을 측정하고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 유형도 확인할 수 있어요.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사전예약을 못 했더라도 당일 현장접수가 가능합니다.
 
다만 참여인원에 따라 대기시간이 생길 수 있어요. 
 

• 장소 :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
• 기간 : 9월 25일 ~ 27일
• 시간 : 10:00 ~ 17:00
• 참여대상 : 서울 시민
• 문의 : 다산콜센터 02-120
참여 사전예약 또는 당일 현장접수

 
 

4️⃣ 보라매공원 ✔️
연휴 마지막 날은 예약 없이

 
 
 

 
 
보라매공원은 오늘이 아니라 9월 27일에 추석 특별행사가 열립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동문광장에서 '두근두근 추석 정원 놀이터'가 열리는데요. 
 
윷놀이와 공기, 팽이, 투호, 네모딱지, 8방망줍기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어요. 
 
무료고, 별도 예약도 필요 없습니다.
 
오늘 이미 일정이 있다면 연휴 마지막 날을 위해 기억해둘 만한 곳이에요. 
 

• 장소 : 서울 동작구 여의대방로20길 33, 보라매공원 동문광장
• 날짜 : 9월 27일(일)
• 시간 : 14:00 ~ 17:00
참가비 무료 / 대상 방문객 누구나 / 참여 별도 예약 없이 현장 참여

 
 

5️⃣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조금 조용하게 즐기는 추석

 
 
 

 
 
사람 많은 야외축제보다 조금 차분한 곳을 찾는다면 서울우리소리박물관도 오늘 문을 엽니다.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보름달 아래, 우리소리 한마당'이 열리는데요. 
 
국악공연과 강강술래, 덕담 캘리그라피는 24일에만 진행됐지만, 오늘 25일에도 즐길거리는 남아있습니다.
 
종이 보름달을 직접 꾸미는 체험을 비롯해 윷을 활용한 보름달 도착게임, 한가위 포토존, 공기놀이와 딱지치기 같은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어요. 
 

• 주소 : 서울 종로구 율곡로 96
• 기간 : 9월 24일 ~ 27일
• 문의 : 02-721-7511
• 행사시간 : 10:00 ~ 17:00
(박물관 상세페이지에는 상시체험 시간이 09:00 ~ 18:00으로 안내되어 있습니다.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5시 이후 방문할 경우 미리 확인해주세요.)
요금 무료 / 대상 누구나 

 
 

 


 
 
 
추석 당일에는 문을 닫는 곳도 많아서 막상 나가려고 하면 갈 곳부터 찾게 되는데요. 
 
그래도 서울 곳곳을 찾아보니 오늘 바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생각보다 다양했습니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전통놀이부터 체험, 공연, 보름달 관측까지 골라 즐길 수 있으니 아이가 좋아할 만한 곳 하나 골라 가볍게 다녀와도 좋을 것 같아요. 
 
오늘 아침 "아이랑 어디 가지?" 하고 검색하셨다면, 이 글이 목적지를 고르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줬기를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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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애매하게 슬픈 영화 말고, 정말 작정하고 울 수 있는 영화가 보고 싶은 날이 있어요. 
 
눈가만 살짝 촉촉해지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중간부터 휴지를 뽑기 시작해 끝날 때 쯤에는 눈가가 퉁퉁 부어 있는 그런 영화요.
 
그래서 이번에는 단순히 여운이 길거나 먹먹한 작품 말고, 보다 보면 어느순간 눈물을 참기 어려워지는 영화 10편을 골라봤습니다.
 
사랑과 이별, 부모와 자식, 오래된 부부, 그리고 전쟁... 이유도 제각각이에요. 
 
준비물은 휴지입니다.
 

 


 

1. 어둠 속의 댄서

 
 
 

 
 
셀마는 어린 아들과 단둘이 살아가는 가난한 이민자 엄마입니다.
 
그녀는 유전병으로 점점 시력을 잃어가고 있고, 아들 역시 같은 병으로 앞을 보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며 아들의 수술비를 조금씩 모읍니다.
 
이미 시력을 잃어가고 있는 셀마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아들이 자신과 똑같은 어둠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셀마가 어렵게 모은 수술비를 이웃이 훔쳐가면서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합니다.
 
돈을 되찾으려던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까지 벌어지고, 아들의 수술비와 자신의 삶이 모두 걸린 상황에 놓여버려요.
 
상황이 나빠질수록 셀마에게 주어지는 선택지는 점점 줄어듭니다.
 
어떻게든 버텨보려는 사람을 끝까지 몰아붙이는 이야기가 너무 가혹해서 보고 나서도 한동안 여운이 남는 영화입니다.
 
 

2.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는 76년을 함께 살아온 실제 부부입니다.
 
커플 한복을 입고 손을 잡고 다니며 눈싸움도 하고 장난도 치는 두 사람의 일상은 초반만 해도 사랑스럽기만 해요. 
 
그러나 할아버지의 건강이 점점 나빠지면서 할머니는 평생을 함께한 사람과의 이별을 준비하게 됩니다.
 
76년을 함께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도 슬프지만, 그 뒤에 혼자 남은 할머니를 보는 게 정말 마음 아파요. 
 
늘 둘이 걷던 길을 혼자 걷고, 함께 돌아오던 집에도 이제는 혼자 돌아가야 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당연했던 사람이 사라진 자리가 얼마나 클지 쉽게 가늠조차 되지 않아요. 
 
처음에는 두 분이 귀여워서 웃다가, 마지막에는 그 빈자리 때문에 많이 울게 되는 영화예요.
 
 

3. 반딧불이의 묘

 
 
 

 
 
제 2차 세계대전 말기, 14살 세이타와 4살 여동생 세츠코는 공습으로 집과 어머니를 잃습니다. 
 
친척집에 몸을 의탁하지만 냉대를 견디지 못하고 나온 두 아이는 방공호에서 둘만의 생활을 시작해요. 
 
처음에는 물놀이도 하고 반딧불이를 잡으며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먹을 것은 점점 떨어지고 세츠코는 눈에 띄게 야위어갑니다.
 
4살인 세츠코는 자신이 왜 굶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오빠가 가져오는 음식을 기다려요. 
 
배가 고파 흙으로 만든 주먹밥을 먹으려 하고, 사탕이 다 떨어진 깡통에 물을 부어 단맛이라도 느끼려 합니다.
 
하지만 세이타 역시 겨우 14살이에요. 
 
어린 오빠가 더 어린 동생을 살리려고 애쓰지만, 전쟁 속에서 두 아이를 지켜주는 어른은 끝내 나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세츠코가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전쟁이 아이들에게서 무엇을 빼앗는지가 너무 선명하게 보여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밥 한끼와 안전한 잠자리 뿐인데, 전쟁은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죠.
 
 

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인희는 의사 남편과 자식,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돌보며 살아온 엄마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불치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가족들은 늘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던 엄마와 이별을 준비하게 돼요.
 
죽는 게 무섭지 않을 리 없는데, 하지만 인희는 자기 죽음만 슬퍼할 여유가 없어요. 
 
자신이 없으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는 누가 돌볼지, 남편과 자식들은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며 마지막까지 가족을 챙깁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 인희의 모습이 정말 마음 아파요. 
 
그리고 가족들은 그제야 늘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엄마의 빈자리가 얼마나 큰지 깨닫기 시작합니다.
 
특히 엄마 이야기에 약한 사람이라면 거의 방어가 안 되는 영화예요. 
 
 

5. 미 비포 유

 
 
 

 
 
활동적이고 성공적인 삶을 살던 윌은 사고로 사지가 마비된 뒤 이전과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간병인으로 들어온 루이자는 냉소적으로 변한 윌을 다시 바깥 세상으로 이끌고,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게 돼요. 
 
하지만 윌은 사고 이후 지금의 삶을 계속 이어가고 싶지 않을만큼 깊은 절망에 빠져 있었습니다.
 
루이자는 자신과 함께라면 그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믿고, 실제로 두 사람은 함께 웃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요. 
 
그런데도 사랑하는 사람을 살게 하고 싶은 루이자의 마음과, 루이자를 사랑하면서도 자신의 삶에 대한 선택은 스스로 하고 싶은 윌의 마음은 끝내 같은 곳을 향하지 못합니다. 
 
서로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지는 게 아니라, 사랑하면서도 함께 할 미래를 약속할 수 없다는 것. 
 
그게 이 영화가 유난히 슬픈 이유입니다. 
 
 

6. 안녕, 헤이즐

 
 
 

 
 
암을 앓고 있는 16살 헤이즐은 암 환자 모임에서 어거스터스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헤이즐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자신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될까봐 사랑을 망설이지만, 어거스터스를 만나면서 평범한 연애의 행복을 조금씩 알아가요. 
 
그런데 함께할 미래를 기대하기 시작할 무렵, 이번에는 어거스터스의 병이 깊어집니다.
 
얼마 전까지 자신을 웃게 해주고 함께 여행했던 사람이 점점 약해지는 모습을 헤이즐은 곁에서 지켜봐야 해요. 
 
자신이 먼저 떠날까봐 사랑을 두려워했던 아이가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사라질까봐 두려워하게 된 겁니다.
 
겨우 마음을 열고 사랑하게 됐는데 그 사람과 함께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알아가는 과정이 이 영화에서 가장 아픈 부분이에요.   
 
 

7.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내 미오를 먼저 떠나보낸 타쿠미는 6살 아들 유지와 둘이 살아갑니다. 
 
미오는 죽기 전 비의 계절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겼는데, 1년 뒤 정말 장마가 시작되자 기억을 모두 잃은 모습으로 두 사람 앞에 나타나요. 
 
아내를 잃은 남편과 엄마를 잃은 아이에게는 믿을 수 없는 기적입니다.
 
세 사람은 다시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잠들며 잃어버렸던 가족의 일상을 되찾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과는 분명히 달라요. 
 
다시 만난 순간부터 이 행복이 끝날 날도 함께 다가오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타쿠미는 사랑하는 아내를 두 번 떠나보내야 하고, 6살 유지는 돌아온 엄마와 다시 헤어져야 합니다.
 
한 번 잃고 겨우 견뎌낸 사람을 다시 품에 안겨준 뒤 또 보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세 사람이 행복하게 지내는 평범한 하루들은 시간이 줄어드는 장면처럼 보여 마음이 아파요.
 
이 영화는 죽은 사람이 돌아와서 슬픈 게 아니라, 영원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서로를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서 슬픈 영화입니다.  
 
 

8. 아이 엠 샘

 
 
 

 
 
7살 정도의 지적 능력을 가진 샘은 자신을 떠난 아이 엄마 대신 딸 루시를 혼자 키웁니다.
 
그런데 루시가 7살이 되어 아빠의 지적 능력을 넘어서기 시작하자 사회복지기관은 샘의 양육 능력을 문제삼고, 결국 두 사람을 떨어뜨려 놓습니다.
 
샘은 딸을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찾아가 양육권을 두고 싸우기 시작해요.  
 
샘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 슬퍼요. 
 
딸을 누구보다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것만으로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지 샘 자신조차 흔들리기 시작하니까요. 
 
하지만 루시가 원하는 건 더 똑똑한 아빠가 아니라 자신을 사랑해온 바로 그 아빠예요.
 
떨어져 지내면서도 루시는 아빠를 찾고, 샘 역시 딸과 다시 함께 살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합니다.
 
서로에게 부족한 게 아니라 서로가 필요한 두 사람인데, 함께 살기 위해 그 사랑이 충분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이 참 야속하게 느껴져요. 
 
 

9. 7번방의 선물

 
 
 

 
 
지적장애가 있는 용구는 어린 딸 예승이와 둘이 살아갑니다.
 
형편은 넉넉하지 않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아가요. 
 
그러던 어느 날 용구는 하지도 않은 범죄의 누명을 쓰고, 제대로 자신을 변호하지 못한 채 사형을 선고받는데요.
 
용구는 자신에게 벌어진 일을 제대로 이해하고 억울함을 밝히기가 어렵고, 아빠가 죄가 없다는 걸 아는 예승이는 너무 어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요. 
 
한 사람은 하지 않은 죄로 자신의 삶을 빼앗길 위기에 놓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빠를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입니다.
 
둘에게 필요한 건 대단한 기적이 아니라 다시 집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함께 사는 것뿐이에요.
 
그런데 너무 평범한 그 바람조차 두 사람의 힘으로는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이 이 이야기를 더 비극적으로 만듭니다. 
 
 

10. 인생은 아름다워

 
 
 

 
 
유대인 귀도는 사랑하는 도라와 결혼해 아들 조슈에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나치의 유대인 탄압으로 어린 아들과 함께 강제수용소에 끌려갑니다. 도라 역시 가족을 따라 수용소행 기차에 올라요. 
 
귀도는 아들이 공포에 질리지 않도록 수용소 생활 전체를 하나의 게임이라고 속입니다.
 
숨어 있으면 점수를 받고, 1,000점을 모으면 진짜 탱크를 받을 수 있다고요. 
 
아들은 아빠 말을 철썩같이 믿습니다.
 
하지만 관객은 아이가 점수를 얻기 위해 숨는 동안 바로 곁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현실을 보게 돼요.  
 
아빠라면 아이를 위험에서 꺼내주고 싶겠지만, 귀도에게는 그럴 힘이 없습니다.
 
자신조차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그가 지켜줄 수 있는 건 아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뿐이에요. 
 
그래서 귀도는 가장 두려운 순간에도 웃고, 조슈에는 그런 아빠를 보며 안심합니다.
 
아들이 아빠를 가장 믿는 순간, 관객만 그 아빠가 얼마나 절박하게 아이를 지키고 있는지 알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야기가 끝날 즈음에는 이토록 비극적인 영화에 왜 '인생은 아름다워' 라는 제목이 붙었는지도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됩니다.
 
 
 


 
 
 
사실 기분 좋은 날에는 '펑펑 우는 영화' 를 검색할 일이 별로 없어요. 
 
그런데 여기까지 찾아 들어왔다는 건 오늘만큼은 어설픈 감동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목록은 보고나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이 아닌, 보고 있는 동안만큼은 다른 생각을 끼워 넣을 틈이 없는 영화들로 골랐어요. 
 
가끔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생각을 정리하는 것보다 두 시간쯤 다른 이야기에 완전히 빠져버리는 게 더 나을 때도 있으니까요. 
 
울고 나면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동안 꾹 눌러두었던 감정까지 함께 쏟아낼 수는 있습니다.
 
오늘은 그런 두 시간을 만들어줄 영화들만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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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 아이와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하는 아타 페스티벌(Asia Top Artist Festival)에 다녀왔어요. 
 
아이가 최예나를 너무 좋아해서 공연을 보여주려고 예매했는데요.
 
사실 저도 은근히 기다렸습니다.
 
요즘 제가 최산에 빠져서 에이티즈 영상을 엄청 보고 있는데, 이날 에이티즈도 나오더라고요. 
 
아이 보여주려고 예매해놓고 저까지 볼 게 생겼으니 이건 뭐, 잘 됐다 싶었죠. 
 
아이는 예나, 엄마는 에이티즈.
 
이렇게 모녀의 이해관계가 평화롭게 일치했습니다.
 
 

 
 


 
 

아이와 페스티벌에 갈 때 준비물? 

 
 
 
야외에서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공연이라 준비물은 조금 챙겨가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는 우산 2개, 돗자리, 모기퇴치제, 얇은 바람막이와 조금 도톰한 아우터, 핸드선풍기, 보조배터리 등을 챙겨갔어요. 
 
혹시 심심할까봐 아이 헤드셋도 챙기고, 망원경은 제 것과 아이 것 하나씩 가져갔습니다.
 
쓰고 보니 짐이 꽤 많네요.

 

장소는 난지한강공원

    
 
또, 아이와 간다면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도 있으면 좋아요. 
 
가수 한 팀의 무대가 끝나면 다음 팀을 준비하는 시간이 10~20분 정도 있고, 공연 자체도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이어지니까 중간중간 먹을 게 필요하더라고요.
 
물론 못 챙겨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현장에 푸드트럭이 많았습니다.
 
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덮밥, 치킨, 피자, 초밥 등 종류도 꽤 다양했어요. 
 
저희는 그 더운 날 겁도 없이 초밥을 먹었습니다.
 
 
 

12시 공연인데 12시 10분 도착

 
 

 
그래도 뭐 도착했으니 들어가면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 뭔가가 보입니다.
 
사람입니다.
 
계속 사람입니다.
 
입장 줄이... 정말 정말 길었어요. 

 
줄 끝을 찾아 걸어가는 데만 체감상 10분은 걸린 것 같고, 줄에 서고 나서도 20~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이쯤 되니 아이는 예나를 못 보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기 시작했고, 저도 속으로 계산을 하기 시작했네요. 
 
직원분들은 빠른 입장을 위해 신분증과 QR코드를 미리 준비해달라고 계속 안내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저는 왜 신분증이 없었을까요. 
 
다행히 핸드폰으로 등본을 보여드리고 확인 뒤 입장할 수 있게 도와주셨습니다. 천만다행.
 
그러니 다음에 가시는 분들은 저처럼 입구에서 갑자기 가족관계의 실존을 증명하지 마시고 신분증을 꼭 챙겨가세요. 
 
그리고 마침내 자리에 앉은 시간?
 
12시 50분쯤. 
 
예나 무대는 1시.
 
살았다.
 
 

 
 

드디어 최예나,
여기 7살 지구미 한 명 추가요

 
 

 
저는 늦게 들어갔으니 아주 먼 곳에 앉게 될 줄 알았어요.
 
그래서 망원경도 혹시 몰라 두 개나 챙긴 거였거든요. 
 
근데 생각보다 무대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가 남아있었어요. 개이득.
 
아이는 아예 망원경도 필요 없다고 하고 생눈으로 보겠다며 신이 났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예나가 등장했을 때.
 
캐치캐치를 부르면서 나오는데 옆에서 아이도 따라 부르기 시작했고요. 
 
예나가 팬덤인 '지구미'를 부르면서 지구미들만 소리 질러보라고 했는데, 제 옆에서 7살 지구미가 우렁차게 소리를 질러서 웃기고 귀여웠어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제가 본 아이는 한 명 정도였네요. 
 
우리 아이까지 두 명. 
 
거의 대부분 성인이었고 특히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관객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의외였던 건 외국인 관객이 정말 많았다는 거예요. 
 
정확한 통계는 아니고 제가 현장에서 느끼기에는 한국인과 외국인 비율이 6:4 정도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 정말 많은 거였죠.
 
에이티즈가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서 그런가 싶기도 했는데 이날 다른 아이돌도 여러 팀 출연했으니 어느 팬덤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고, 모두 섞여있었겠죠.
 
그래서 K팝의 해외 인기가 새삼 실감나서 좀 놀랐습니다.
 
 

 
 
그리고 예나는 정말 귀여웠어요. 
 
유튜브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랄까요. 
 
말하는 것도 사랑스럽고, 무대 위에서도 밝은 에너지가 그대로 느껴지더라고요. 
 
캐치캐치, 네모네모 등을 불렀는데 저희가 기대하던 '착하다는 말이 제일 싫어'는 나오지 않아서 쬐끔 아쉬웠어요. 
 
게다가 예나 무대는 30분. 
 
이날 가수마다 공연 시간이 달라서 어떤 팀은 30분, 어떤 팀은 40분, 또 어떤 팀은 50분까지도 했거든요. 
 
30분은 너무 짧았어요. 
 
그래서 아쉬워하는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엄마가 다음에 예나 콘서트 티켓 예매 해줄게."
 
공연 하나 끝나자마자 다음 공연 약속하는 사람. 
 
접니다.
 
 

저희가 본 날은 9월 20일

 
 

가수마다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던 무대

 

 
 
타임테이블 순서대로 이야기해보자면 드래곤포니는 저희가 늦게 도착해서 못 봤어요. 
 
최현욱은 제가 돌아다니면서 봐서 제대로 못 봤는데, MC와 같이 나온 시간이 있었고 이것저것 노래와 춤을 시키시더라고요. BAD챌린지까지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데이브레이크, 알파드라이브원, 킥플립 무대에서는 팬들의 호응이 상당했어요. 
 
특히 아이돌 팀이 등장하면 객석에선 터지는 소리가 남다르더라고요. 
 
 

 
 
그리고 잘생겼습니다. 
 
제가 음악적 소양이 부족해서 외모 얘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인 것을 보였다고 할 뿐.
 
 

 
 
어반자카파는 노래를 정말 잘했어요. 
 
그리고 페스티벌이라고 해서 가수들이 자기 공연 시간 내내 노래만 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중간중간 관객과 토크도 하고 농담도 하고 하는데, 조현아는 그 짧은 시간에도 성격이 유쾌한 게 느껴졌어요. 
 
계속 관객들에게 물 좀 마시라고 챙겨주고, 앵콜 유도도 하고, 재밌었습니다.
 
노래는 정말 말해 뭐해요.   
 
 

 
 
이무진은 원래도 노래를 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들으니 음색이 정말 좋더라고요. 
 
특히 신호등이 시작되자 아이도 바로 따라 불렀고요.  
 
주변에서도 막 따라 부르는데 그 순간이 꽤 기억에 남았습니다.
 
아까까지 각자 앉아서 쉬고, 먹고, 핸드폰 보던 사람들이 노래가 시작되니까 한꺼번에 같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노래 하나가 공기를 바꾸기도 하는 구나. 
 
영상으로 공연을 볼 때는 몰랐는데 직접 가보니 이런 순간들을 느낄 수 있더라고요. 
 
페스티벌의 재미가 이런 건가 싶었습니다. 
 
 

 
 

잔나비 때는 돗자리석까지 모두 기립

 
 

 
사실 저는 잔나비 노래를 많이 알지는 못합니다.
 
제대로 아는 건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정도. 
 
그런데 이날 들어보니 좋은 노래가 꽤 많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무대가 훨씬 강렬했어요. 
 
밴드 사운드도 강하고 성량도 대단했고, 무엇보다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능력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락 공연 같은 느낌도 많이 받았고요. 
 
(그런데 잔나비는 락밴드가 맞는건가요? 잘 아시는 분 댓글 좀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날 여러 무대를 통틀어 가장 신기했던 장면 중 하나가 잔나비 때 나왔어요. 
 
돗자리석에 앉아 있던 사람들까지 다 일어나라고 했는데 정말 사람들이 다 일어나는 거예요. 
 
다 같이 노래하고 뛰고 춤추고. 
 
우리 아이도 옆에서 방방 뛰고... 
 
아침부터 나온 7살 아이 체력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고. 
 
저는 슬슬 없어지고 있었는데요. 
 
 

 
 

에이티즈는 언제 나와...

 

 
 
제가 이날 가장 걱정했던 게 이거였어요. 
 
에이티즈가 마지막 순서라. 아침부터 움직인 7살 아이가 밤까지 버텨줄까 하고요. 
 
다행히 아이가 중간에 한 번 졸려하더라고요. 
 
그래서 돗자리에 눕히고 우산으로 햇빛을 완전히 가려준 뒤 핸드선풍기로 바람을 쐬어줬더니 무려 1시간 15분이나 푹 잤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산이랑 핸드선풍기 필수.    
 
 

 
 

드디어 에이티즈

 
 

 
에이티즈 순서가 가까워지자 확실히 사람들이 몰렸어요. 
 
스탠딩석은 물론이고 바로 뒤쪽까지 사람들이 꽉 들어차기 시작해서 가드분들이 이날 중 가장 바빠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자기 자리가 아닌 곳에 서 있으면 뒤쪽에 앉은 사람들은 안 보이잖아요. 
 
그래서 저도 조금 걱정했는데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가드분들이 전부 정리해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저희도 앉은 자리에서 잘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에이티즈가 나왔습니다.
 
저는 망원경으로 봤다가 전광판으로 봤다가 생눈으로 봤다가 아주 난리 부르스를 췄고요. 
 
옆을 보니 아이가 엄마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왜.
 
너도 아까 예나보고 소리 질렀잖아. 
 
 

 
 
에이티즈 무대를 실제로 본 건 이 날이 처음이었어요. 
 
산이는 무대 중간에 뭔가 불편해 보였는데 마이크 쪽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무대를 망치지 않고 계속 열심히 춤추고 끝까지 자기 몫을 해내는 모습이 좋았어요. 
 
그리고 실제로 보니 민기가 상당히 인상적이더라고요. 
 
성량이 좋고 무대에서 확 치고 나오는 힘이 있었어요. 
 
예전에 멤버들이 떨지 않고 무대를 잘하는 멤버로 민기를 꼽았던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직접 무대를 보니 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홍중이도 자신감 있게 랩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우영이도 존재감이 상당했어요.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잘생겨서 깜짝 놀랐네요. 
 
성화는 전광판에 잡혔을 때 땀으로 거의 샤워를 했더라고요. 
 
민기도 처음에는 자켓을 입고 있다가 벗었는데 안쪽 옷이 땀으로 완전히 젖어 있었고... 
 
밤인데도 저 정도라니 무대 위에서 얼마나 더웠을까 싶었어요.
 
 

 
 
그리고 에이티즈 코디 선생님, 역시 배우신 분.
 
BAD 활동 때도 그랬고 에이티즈는 코디가 열일하기로 유명하잖아요. 
 
이날은 흰색 상의와 청바지를 매치해서 무대에 올려 보냈는데, 선생님들께서 여자들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주 정확하게 알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최산.
 
이날도 어김없이 섹시했습니다.
 
잘생겼고요.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기다린 시간에 비해 무대가 너무 빨리 지나갔어요.
 
하루 종일 기다렸는데 막상 시작하니 꿈처럼 금방 끝나더라고요.  
 
 

 
 

공연 끝, 이제 집에 가면 되는데

 
 

 
모든 무대가 끝나고 아이와 집에 가려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나가는 데도 한세월이었어요.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래도 현장에 가드와 진행요원이 많아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엉키지 않도록 계속 정리해주고 계셔서 다행이었어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이쪽, 택시를 타는 사람은 저쪽으로 안내했고 길을 건널 때도 직원분들이 다 도와주셨습니다.
 
시간은 오래 걸렸지만 사람이 이렇게 많은 행사에서 큰 혼란 없이 빠져나올 수 있었던 건 진행요원분들 덕이 컸던 것 같아요. 
 
저희는 택시를 타고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약 30분을 기다렸어요. 
 
...

 
생각해보면 당연합니다.
 
그 많은 사람이 집에 가야 하니까요. 
 
저만 집에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겨우 택시를 잡아 집에 도착하니 거의 밤 12시.
 
이제 씻고 자면 되겠지 했는데 아이가 말합니다.
 
"엄마, 배고파."
 
밥을 먹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재우고 시계를 보니 새벽 1시 20분.
 
저는 그대로 기절했습니다.

 

 


   
 
 
사실 이날 제가 가장 걱정한 건 아이였어요. 
 
날씨가 정말 더웠거든요. 
 
아이에게 햇빛이 가지 않게 우산으로 계속 가려주고, 핸드선풍기도 틀어주고, 졸리다고 하면 그늘을 만들어 재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는 무사했는데...
 
문제는 저였습니다.
 
더위를 먹어서 집에 오자마자 토하고 다음 날까지 고생했어요. 
 
이게 무슨 결말인가 싶습니다.
 
 

 
 
그러니 아이와 여름이나 초가을 야외 페스티벌에 가신다면 아이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호자 본인도 물 자주 마시고, 햇빛 피하고, 중간중간 꼭 쉬세요. 
 
엄마도 사람입니다.
 

 


 
 

그래도 다음에 또 갈 거냐고 묻는다면

 
 
 
다음날 아이는 예나가 너무 좋았다고 했어요. 
 
그리고 공연을 또 예매해달랍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최예나 콘서트가 언제 뜨나 기다리고 있어요. 
 
저도 에이티즈 또 보고싶고요. 
 
가기 전에는 7살 아이가 어떻게 버티나 걱정했는데 막상 가보니 먹을 것도 많고, 쉴 시간도 있고, 중간에 낮잠도 자면서 아이 나름대로 잘 즐기고 온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같은 공연장에서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를 보고, 저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를 봤다는 것. 
 
서로 이해하면 됩니다.
 
아타 페스티벌은 낮에는 정말 더웠고 사람이 많아서 체력적으로 쉽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현장에 직원과 가드분들이 많았고 입장부터 퇴장까지 계속 질서를 잡아주셔서 관객이 많은 것에 비해서는 안전하게 공연을 보고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고생하신 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다음에 또 열린다면요?
 
아이와 또 가고 싶습니다.
 
다만 다음에는 신분증을 꼭 챙기고, 아이만큼 제 머리 위에도 우산을 씌우겠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얻은 가장 현실적인 교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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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양평 중미산천문대에 다녀왔어요. 
 
이번이 두 번째 방문입니다. 첫 방문 때는 사실 구름이 많아 천체관측을 제대로 하지 못 했었는데요.
 
영상교육도 재밌었고, 아이도 좋아했지만, 천문대까지 와서 밤하늘을 맘껏 보지 못한 아쉬움은 남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 날씨 좋은 날 다시 와야지 했는데, 이번엔 하늘이 제대로 도와줬습니다. 😁
 
강의실에서 우주와 별자리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나가 실제 별자리를 찾아봤어요. 
 
망원경으로 이중성단을 비롯해 여러 천체를 관측했고, 밝게 빛나는 베가와 고리까지 선명하게 보이는 토성까지 만나고 왔습니다!
 
같은 천문대라도 날씨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니 첫 방문과는 전혀 다른 밤이었네요. 
 



 
 

중미산천문대 위치, 요금, 예약, 주차

 

✔️주소 : 경기 양평군 옥천면 중미산로 1268
✔️운영시간 : 화요일 뺀 모든 날 19:20 - 다음 날 01:30 / 화요일 정기휴무
✔️당일 별자리 요금 : 월~목 22,000원 / 금~일, 공휴일 전날 25,000원
✔️주차 : 천문대 주차장 이용 가능 / 무료
(네이버 예약제 운영)

 
 

재관측 안내

 
 
천체관측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요.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정상적으로 관측하지 못했다면 재관측 제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예약에서 '재관측 상품' 을 신청하면 되는데요. 
 
예보가 좋은 날에만 열리고 오후 1시부터 예약할 수 있어요. 
 
1인당 보증금 10,000원은 현장에서 티켓 확인 후 전액 환불됩니다.
 
그리고 재관측 티켓은 발행일로부터(관측하러 왔는데 관측불가 안내를 받으면 그날 그 티켓이 재관측 티켓이 되는거예요) 1년간 유효하며, 다시 방문할 때는 실물 티켓을 반드시 가져가야 해요.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

 
 
제가 예약한 회차는 오후 8시 30분이었어요. 근데 제가 8시로 착각하는 바람에 7시 30분에 도착했네요. 
 
덕분에 아주 여유롭게, 정말 여유롭게 한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8시쯤 되니 사람들이 하나둘 들어오더라고요. 
 
들어올 때는 예약자 이름을 확인하고 티켓을 배부받아요. 
 
참고로 이 티켓은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꺼내기 쉬운 곳에 두는 게 좋은데요. 
 
왜냐하면, 강의를 들으러 갈 때도, 관측하러 이동할 때도 확인하시기 때문이에요. 
 
받자마자 가방에 던져버리지 않는 것으로. 
 
 

 
 

먼저 배우고, 그 다음 진짜 하늘을 봐요

 
 
8시 30분이 되자 천문 영상교육을 들으러 이동했어요. 
 
중미산천문대는 바로 망원경으로 천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먼저 영상교육으로 우주와 별자리에 대해 배운 뒤 실제 관측으로 이어지는 방식이에요. 
 
지구와 태양계부터 더 넓은 우주 이야기까지 영상과 함께 설명해주시고, 오늘 밤하늘에서 찾아볼 별자리와 관측 예정인 천체도 미리 알려줍니다.
 

 

저는 강사님 설명도 너무 좋았어요. 
 
어려운 우주 이야기를 영상과 함께 풀어주니 어른이 들어도 꽤 재밌고 유익했습니다.
 
첫 방문 때는 설명의 반 정도만 겨우 따라갔던 것 같은데, 나름 두 번째라고 전에 들었던 내용과 새로 들은 내용이 조금은 연결되더군요.
 
그리고 아이와 간다면 강의실에서는 앞자리를 추천해요. 
 
좌석이 단차가 없어 앞에 어른이 앉으면 아이는 화면이 잘 안 보여요.
 
아이와 방문한다면 앞쪽 자리를 먼저 잡는 것이 좋겠습니다.
 
 

 
 

배운 별자리를 진짜 하늘에서 찾아봐요

 
 
영상교육이 끝나면 밖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관측을 시작해요. 
 
주변이 꽤 어두우니 아이와 함께라면 이동할 때 꼭 가까이 붙어 걸으시고요.
 
이날은 유독 관측 장소에 도착하기 전부터 별이 정말 많이 보였어요. 
 
강사님이 레이저로 밤하늘을 가리키며 별과 별자리들 위치를 하나씩 알려주셨습니다.
 
혼자 볼 때는 전부 그냥 별인데, 설명을 들으며 하나씩 찾아보니 조금 전 강의실에서 봤던 내용이 진짜 밤하늘 위에 펼쳐지는 느낌이더라고요. 
 
북극성, 카시오페아, 궁수자리, 백조자리, 견우별, 직녀별 등등...
 
 

 
 

망원경으로 만난 이중성단, 베가 그리고 토성

 
 
별자리 설명이 끝나면 이제 사람들은 천체망원경으로 직접 관측을 할 수 있습니다.
 
관측 대상은 계절과 시간, 그날의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데요. 
 
오늘은 하늘 상태가 좋아 준비된 천체 5개를 모두 관측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는 수많은 별이 모인 두 개의 성단이 나란히 보이는 이중성단도 있었어요. 망원경 안에 작은 별들이 빼곡히 모여 있는 모습이 신기했네요.
 
그리고 여러 천체를 봤지만 제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베가와 토성이에요.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인 베가는 망원경으로 보니 유독 더 밝게 빛이 났고요. 
 
또, 오늘 가장 놀라웠고 인기가 많았던 토성은... 
 
별도의 관측 장소에서 볼 수 있었는데, 망원경에 눈을 갖다 대니 작은 토성에 고리까지 정말 또렷하게 보여 놀라웠어요.
 
사진이나 그림에서 수없이 봤던 딱 그 모양! 알고 보면서도 신기했네요.
 
 

 
 

아이와 간다면 겉옷은 꼭

 
 
첫 방문 때 추웠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는 제 패딩과 아이 패딩을 하나씩 챙겨갔는데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요. 
 
밤에, 게다가 산에서 한동안 관측하다 보면 생각보다 추워요.
 
 

 
 

천문대에서 제공하는 관측 사진도
확인할 수 있어요 

 
 
관측이 모두 끝나면 자유롭게 귀가하면 되는데요. 
 
마지막 안내로 QR코드를 통해 천문대에서 제공하는 관측 천체 사진도 볼 수 있다고 하셔서 저도 냉큼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열어두었던 페이지가 사라져서...
 
QR코드 찍고 딱 한 장만 실험삼아 저장해두었던 게 다행히 있어 올려봐요.    
 
저는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제가 찍은 거랑 많이 다르죠. 
 


 

 
첫 방문 때는 구름 때문에 아쉬움을 남기고 돌아왔지만, 이번에는 달랐어요. 
 
강의실에서 우주 이야기를 듣고, 밖으로 나가 카시오페아 자리를 찾아보고, 이중성단과 베가도 만나보고요.
 
토성의 고리까지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하고 나니 너무 너무 신기했네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한테 말했습니다.
 
1년에 한 번, 아니면 반 년에 한 번씩 오자고. 
 
아이에게 별을 보여주려고 찾은 곳이었는데, 이제는 제가 제일 기대하고 기다리네요. 
 
첫 방문의 아쉬움을 채우고도 남은 밤이었어요. 
 
다음에는 또 어떤 별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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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한 번 싫어진 사람은 뭘 해도 마음에 안 들 때가 있어요. 
 
예전에는 그냥 넘겼던 말투도 거슬리고, 다른 사람이 했다면 별생각 없었을 행동도 그 사람이 하면 유독 눈에 거슬리고요. 
 
말이 많으면 시끄럽고, 말이 없으면 또 분위기를 안 맞추는 것 같고, 적극적이면 나대는 것 같고, 가만히 있으면 또 성의가 없어보입니다. 
 
이쯤 되니 좀 궁금해지지 않나요?
 
정말 그 사람이 계속 싫은 행동을 하는걸까요, 아니면 한 번 싫어진 뒤부터 그를 다르게 보고 있는 걸까요?
 
알고보니 사람을 싫어하는 마음에도 나름의 작동 방식이 있었습니다.
 
 

 
 


 
 

싫은 감정은 왜 오래 남을까

 
 
사람은 좋은 기억과 나쁜 기억을 똑같은 무게로 받아들이지 않아요. 
 
평소에 좋게 보던 사람에게 한 번 크게 실망하면, 사람은 좋았던 기억보다 그때의 실망을 더 오래 마음에 남겨둡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렇게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크게 반응하는 특성을 '부정성 편향' 이라고 하는데요.
 
평소 열 번을 잘해도 한 번 크게 실망하면 그 한 번이 전체적인 인상에 더 크게 남는다고 합니다.
 
좋았던 기억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싫었던 일이 그 사람을 바라보는 데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거죠. 
 
(반대로 좋은 기억을 모으면 나쁜 기억 하나도 지워주는 적립 제도가 사람 마음에도 있다면 좋을텐데요.)
 
 

싫은 사람은 왜 뭘 해도 미울까

 
 
한번 생긴 인상은 그 뒤에 그 사람을 바라보는 데도 영향을 줍니다.
 
심리학에서는 한 사람에 대한 좋은 인상이 다른 모습까지 좋게 보이게 만드는 현상을 '후광효과' 라고 해요. 
 
반대로 안 좋은 인상 때문에 다른 모습까지 나쁘게 보이는 경우는 흔히 '뿔 효과'라고 하고요. 
 
그래서 같은 행동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거예요.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주장을 분명하게 하면 소신있어 보이고, 싫어하는 사람이 그러면 고집스러워 보여요.
 
좋아하는 사람이 조용하면 차분해 보이는데, 싫어하는 사람이 조용하면 괜히 분위기를 안 맞추는 것 같고요. 
 
우리는 그 사람의 행동만 보고 판단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사람에 대한 내 감정이 작동하고 있던 셈이에요.
 
그러니 한번 싫어진 사람에게는 꽤 불리합니다. 
 
뭘 해도 마이너스 점수부터 받고 시작하는 거니까요.
 
 


 

싫은 마음은 어떻게 확신이 될까

 
 
누군가를 한번 싫어하기 시작하면 그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확실해지기도 합니다.
 
사람은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과 잘 맞는 모습을 더 쉽게 알아차리고, 그렇지 않은 모습은 별생각 없이 지나쳐버릴 때가 있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경향을 두고 '확증 편향' 이라고 합니다.
 
예를들어 누군가를 배려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자기 몫부터 챙기는 모습을 보고 유독 눈에 거슬린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반대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모습은 봐도 별로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내가 처음에 가졌던 인상과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하나둘 쌓이면서 그 생각은 점점 확실해 집니다.
 
물론 정말 처음부터 그 사람을 정확하게 본 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미 생긴 인상 때문에 그에 맞는 모습만 내가 더 잘 보고 있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가 싫어하는 건 사람일까, 행동일까

 
 
그렇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이 실제 행동 때문인지, 이미 생긴 인상의 영향인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완벽하게 가려내기는 어렵지만 한 번쯤 해볼 만한 질문은 있어요. 
 
'다른 사람이 똑같이 했어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을까?'
 
누가 해도 무례하고 불쾌한 행동이라면 답은 간단합니다. 정말 그 행동이 싫은거예요. 
 
그런데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행동을 했을 때는 웃고 넘어갔을 것 같다면, 적어도 그 순간에는 행동보다 사람에 대한 감정이 먼저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생각해 본다고 싫던 사람이 갑자기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결국 같은 행동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거예요. 
 
 



 

싫은 마음도 스스로 오래가려고 해요

 
 
처음에는 한 번 싫어진 사람이 왜 뭘 해도 싫어보이는지가 궁금했어요. 
 
그런데 알아보다 보니 조금 재미있는 지점이 있었습니다.
 
처음 싫어진 데에는 분명 상대의 말이나 행동이 영향을 줬을 수 있어요. 
 
하지만 그 뒤에는 이미 생긴 싫은 마음이 또 다른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이미 생긴 싫은 마음도 꽤 열심히 자기 수명을 늘리고 있었던 거예요. 
 
같은 행동을 전보다 나쁘게 받아들이고, 마음에 안 드는 장면은 더 잘 발견하면서 처음의 감정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도록 만드는거죠. 
 
그러고 보면 누군가를 싫어하게 된 이유와, 계속 싫어하고 있는 이유는 같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의 행동 때문에 싫어졌지만, 나중에는 이미 굳어진 인상 때문에 계속 싫어 보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다음에 누군가가 뭘 해도 마음에 안 드는 순간이 오면 한 번 생각해 보려고 해요. 
 
지금의 그 사람을 보고 있는 건지.
 
처음 싫어진 그날의 마음으로 보고 있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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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너무 당연해서 미처 가르칠 생각을 못 했던 것들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해요. 
 
예를들어 닫힌 방문을 벌컥 열거나,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씩씩하게 먼저 타는 모습을 볼 때...
 
'아, 이것도 알려줘야 하는구나' 싶어지죠.
 
살펴보면 아이가 생활속에서 배워야 할 예절은 생각보다 많아요. 
 
다른 사람의 공간을 존중하는 것부터 함께 사용하는 곳에서 순서를 지키고, 무언가를 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는 것까지.
 
대부분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이지요. 
 
그래서 이번에는 인사나 감사 표현처럼 익숙한 이야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자주 마주치지만 의외로 놓치기 쉬운 생활 예절들을 골라봤어요. 
 
 


 
 
 

 
 

1. 닫힌 문은 노크하고 들어가기

 
 
가족의 방이라도 문이 닫혀 있다면 먼저 노크하고 대답을 기다리는 습관을 알려주는 게 좋아요.
 
화장실이나 탈의실처럼 사적인 공간에서는 더욱 중요하고요. 
 
가까운 사이에도 혼자 있고 싶은 공간이 있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됩니다.
 
 

2. 남의 핸드폰 화면 들여다보지 않기

 
 
공간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핸드폰에도 지켜줘야 할 선이 있어요. 
 
옆 사람이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아이들은 궁금해서 화면을 함께 들여다보기도 해요. 
 
문자나 사진을 보고 "이게 뭐야?" 하고 묻기도 하고요. 
 
핸드폰 화면 역시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공간이라는 걸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3. 사진이나 영상을 찍기 전에 물어보기

 
 
핸드폰을 사용하면서 함께 알려주면 좋은 것이 사진 예절이에요.
 
친구와 놀다가 재미있는 모습이 보여도 먼저 "찍어도 돼?" 라고 물어보는 습관이 필요해요.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것과 다른 사람에게 보내거나 온라인에 올려도 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것도 함께 알려주면 좋습니다.
 
 

4.  엘리베이터에서는 내리는 사람이 먼저

 
 
집 밖으로 나오면 여러 사람과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일이 많아져요. 
 
문이 열리자마자 타려고 뛰어들기보다 안에 있는 사람이 먼저 내릴 때까지 기다리는 것. 
 
엘리베이터뿐 아니라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생활예절이에요. 
 
몇 번만 함께 해보면 아이도 금방 익힐 수 있습니다.
 
 

5. 다른 사람 앞을 지나갈 때 한 마디 하기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지나가는 방법에도 작은 예절이 필요해요. 
 
사람들 사이를 지나가야 할 때 몸으로 밀고 들어가기보다 "잠시 지나갈게요", "실례합니다" 라고 먼저 말하는 습관인데요. 
 
영화관이나 공연장처럼 앉아 있는 사람 앞을 지나갈 때도 그냥 지나가는 것보다 한마디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6. 다른 사람의 몸이나 옷을 보고 바로 말하지 않기

 
 
행동뿐 아니라 말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어요. 
 
"왜 이렇게 뚱뚱해?"
"얼굴에 그거 뭐야?"
 
이와같이 아이는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말할 수 있어요.  
 
궁금해하는 마음 자체를 혼낼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의 외모나 신체 특징을 보고 바로 평가하거나 큰 소리로 이야기하지 않는 것은 알려줘야 합니다.  
 
 

7. 남의 집에서는 먼저 물어보고 행동하기

 
 
친구 관계가 넓어지면 다른 사람의 집에 갈 일도 생겨요.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냉장고를 열거나 방에 들어가거나 물건을 꺼내고 싶다면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아요. 
 
우리 집에서는 자유롭게 해도 되는 행동이 다른 사람의 집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걸 배우는 거예요.
 
 

8. 함께 먹는 음식은 내 것처럼 고르지 않기

 
 
다른 사람과 함께 먹을 때도 우리 집에서 혼자 먹을 때와는 다르게 조심해야 해요. 
 
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에서 좋아하는 것만 골라 가져가거나, 먹던 수저로 공동 음식에 손을 대는 행동은 어릴 때부터 알려주면 좋아요. 
 
먹을 만큼 덜어 먹고 다른 사람의 몫도 생각하는 것까지가 식사 예절입니다.
 
 

9.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가리기

 
 
함께 있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위생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손바닥보다는 휴지나 팔꿈치 안쪽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사용한 휴지는 바로 버리는 습관을 알려줘요. 
 
이건 단순히 '얌전히 행동하는 예절' 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침방울이 튀지 않게 하는 기본적인 위생 예절이기도 합니다.
 
 

10. 빌린 물건은 돌려달라고 하기 전에 돌려주기

 
 
아이들이 친구들과 지내다보면 연필이나 지우개처럼 작은 물건을 빌리고 빌려주는 일이 자주 생겨요. 
 
이때 허락을 받고 사용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다 쓴 뒤 돌려주는 일입니다.
 
아무리 작은 물건이라도 빌린 사람이 기억하고 챙겨주는 게 기본이에요. 
 
상대가 내 거 돌려달라고 말하기 전에, 다 사용했다면 먼저 돌려주는 것. 
 
빌린 물건을 잘 돌려주는 것까지가 물건을 빌린 사람의 책임이라는 걸 알려주면 좋아요.  
 


 

예절은 생각보다 사소한 데서 보여요

 


아이에게 예절을 가르친다고 하면 왠지 바르게 앉고, 인사 잘하고, 어른 앞에서 얌전히 행동하는 모습을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막상 생활 속에서 필요한 예절은 훨씬 사소한 곳에 있습니다.
 
닫힌 문 앞에서 노크 한 번, 엘리베이터 앞에서 몇 초 기다리는 것, 남의 것을 보기 전에 먼저 물어보기 등.
 
하나하나 별거 아닌 행동 같지만 그 안에는 늘 다른 사람이 함께 있으니까요. 
 
결국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도 거창한 매너는 아닌 것 같아요. 
 
내가 편한 대로 해도 되는 순간과, 상대를 먼저 한 번 생각해야 하는 순간을 구분할 줄 아는 것. 
 
그 정도의 눈치라면 저는 조금 일찍 배워도 좋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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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저도 별것 아닌 일까지 오래 고민하던 때가 있었어요.
 
오늘 반찬은 괜찮았는지, 주말을 너무 허무하게 보낸 건 아닌지, 아까 조금 크게 말한 것이 아이 마음에 남지는 않았을지 하루가 끝난 뒤에도 혼자 복기하곤 했습니다. 
 
그때는 그저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보니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 나머지 스스로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고 있었더라고요. 
 
아이가 즐거워하기도 전에 제가 먼저 준비하느라 지치고, 작은 실수에도 스스로 점수를 깎고 있었으니까요. 
 
조금 힘을 빼고 그 시간을 돌아보니 부모가 유난히 지치기 쉬운 순간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어요. 
 
좋은 부모가 되려는 마음은 그대로 두되, 굳이 완벽하게 해내지 않아도 되는 일들은 무엇이 있는지 하나씩 정리해 봤습니다. 




1. 남들이 좋다는 건 다 해주고 싶을 때

 
 
 

 
 
누가 어느 학원이 좋다고 하면 알아보게 되고, 잘 읽는다는 책이나 영양제가 보이면 일단 저장해둬요. 
 
안 해주자니 우리 아이만 놓치는 것이 있을까 불안하고, 막상 시작하고 나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까 또 신경이 쓰이고요.
 
이럴 때 부모를 지치게 하는 것은 선택지가 아니라 좋다는 것은 놓치지 않고 다 해줘야 한다는 마음이에요.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지금 우리 아이에게 필요하지 않으면 짐이 될 수 있어요. 
 
남들이 추천한 목록을 전부 채우기보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 하나를 고르는 편이 부모의 마음도 훨씬 가벼워집니다.
 
 

2. 아이의 하루를 매일 알차게 채우려 할 때

 
 
 

 
 
체험도 시켜주고 싶고, 운동과 독서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주말까지 일정을 채우다 보면 아이보다 부모가 먼저 방전되기도 합니다. 
 
물론 다양한 경험은 좋지만,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필요해요. 
 
심심해서 뒹굴다가 혼자 놀이를 찾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니까요. 
 
 

3. 매 끼니를 완벽하게 차리려 할 때

 
 
 

 
 
골고루 먹여야 한다는 마음으로 영양과 색깔까지 맞춰 식탁을 준비했는데, 아이가 한입 먹고 수저를 내려놓을 때가 있어요. 
 
정성은 가득한데 손님이 협조적이질 않는거죠...
 
아이의 식사는 하루가 아니라 일정 기간의 전체 섭취를 살펴보는 것이 좋아요. 
 
한 끼를 적게 먹거나 몇 가지 음식만 찾았다고 바로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계란밥도 훌륭한 한 끼예요. 
 
매 끼니 너무 애쓰지 말아요.
 
한 끼의 완벽함보다 꾸준히 잘 먹는 흐름이 더 중요하니까요. 
 
 

4. 언제나 다정해야 한다고 생각할 때

 
 
 

 
 
화를 내지 않고 차분하게 설명하는 부모가 되고 싶지만, 사람에게는 체력과 인내심의 한계가 있어요. 
 
피곤한 날에는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목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한 번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 아니에요. 
 
감정이 가라앉은 뒤 잘못한 부분을 인정하고 다시 대화하면 됩니다. 
 
부모가 사과하는 모습은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실수한 뒤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일이니까요.
 
 

5. 아이의 문제를 모두 내 탓으로 돌릴 때

 
 
 

 
 
아이가 친구와 자꾸 다투거나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면 부모는 자연스럽게 자신부터 돌아보게 돼요. 
 
'내가 뭘 잘못했나?'
'내가 잘못 가르친 건 아닐까?' 하며 지나간 일까지 하나둘 떠올리게 되고요. 
 
하지만 아이의 모습이 오롯이 부모의 양육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에요. 
 
타고난 기질과 발달 과정, 또래 관계와 주변 환경처럼 여러 가지가 함께 영향을 줍니다. 
 
물론 부모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이에게 생기는 모든 어려움의 원인이 다 부모에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아이가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과 내가 잘못 키웠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6. 다른 집과 비교하기 시작할 때

 
 
 

 
 
누구네 아이는 벌써 책을 술술 읽는다 하고, 누구는 주말마다 아이와 여기저기 다니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조급해질 때가 있어요. 
 
평소에는 별생각 없던 우리 집 일상도 그 순간엔 왠지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다른 집도 늘 사진 속 모습처럼 사는 건 아니에요. 
 
우리 눈에 들어오는 건 대부분 잘된 순간, 보여주고 싶은 장면들이니까요. 
 
아이들도 저마다 빠른 게 있고 천천히 익히는 게 있습니다.
 
남의 아이가 어디까지 갔는지 자꾸 확인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전보다 무엇을 하나 더 할 수 있게 됐는지 보는 편이 훨씬 정확해요. 
 
아이의 성장은 나란히 세워놓고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7. 도움 받는 것을 미안해 할 때

 
 
 

 
 
아이를 키우다 보면 하루종일 쉴 틈 없이 누군가에게 불려요. 
 
밥을 차리면 물을 찾고, 치우려 하면 놀아달라고 하고, 겨우 앉으면 또 엄마를 찾고...
 
그러다 보면 내 밥은 늘 식어있고, 별 것 아닌 일에도 짜증이 나는 날이 생기죠.
 
그럴 때는 조금 남의 손을 빌려도 괜찮아요. 
 
배우자나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고, 필요하면 돌봄 서비스를 이용해도 됩니다. 
 
거창한 휴식이 아니어도 밥 한 끼 천천히 먹고 잠깐 혼자 있는 것만으로도 숨통이 트일 때가 있으니까요. 
 
모든 걸 혼자 해내는 것만이 잘하는 육아는 아니에요. 
 
도움을 받는 것도 오래 잘 돌보기 위한 방법입니다.  
 
 

✔️ 누구를 위한 최선인지 생각해보기

 
 
생각해 보면 부모를 지치게 했던 것들 중에는 아이가 요구한 적 없는 일도 꽤 많아요. 
 
더 좋은 것을 먹이고,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늘 다정하게 대하고 싶었던 건
대부분 부모인 제가 먼저 세운 기준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지금은 '좋은 부모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라는 생각보다
아이를 먼저 보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이렇게까지 애쓰는 일이
지금 이 아이에게도 정말 필요한지 말이에요.
 
부모의 최선과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니까요.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하는 부모보다, 어디에 마음을 써야 하는지 아는 부모가 되는 것.
 

요즘 제가 생각하는 '잘 키운다'는 건 오히려 그쪽에 더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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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봤던 영화를 아주 오랜만에 다시 보면 가끔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분명 예전에는 웃기고 신나는 영화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다시보니 '잠깐만... 원래 이런 이야기였어?' 싶은 장면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옵니다.
 
영화가 바뀐 건 아닐텐데 말이죠. 
 
달라진건 영화를 보는 제 쪽이겠죠. 어릴 때는 주인공의 모험이 먼저 보였다면, 이제는 그 옆에 있는 부모의 표정이나 이별, 흘러가는 시간 같은 것들이 자꾸 눈에 들어와요.
 
그래서 골라봤어요. 
 
어릴 때는 마냥 재밌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묘하게 마음 한구석을 건드리는 영화들. 




1. 토이 스토리

 
 
 

 
 
어릴 때의 '토이스토리'는 장난감들이 사람이 없을 때 살아 움직이는 영화였어요. 
 
우디와 버즈가 싸우고, 위험한 일을 겪고, 결국 친구가 되는 과정이 재밌었었죠. 
 
그런데 어른이 되어 이 시리즈를 다시 보니 자꾸 다른 게 보이더라고요. 
 
그건 바로, 아이에게 가장 사랑받던 존재도 언젠가는 필요 없어질 수 있다는 것. 
 
특히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장난감들의 가장 큰 고민은 악당을 물리치는 일이 아니라 아이가 자라고 자신을 떠나는 일이 되잖아요. 
 
어릴 때는 앤디가 빨리 커서 다음 이야기가 시작되길 기다렸는데... 지금은 괜히 장난감들 편을 들게 되네요.
 
나이가 들면 사람뿐 아니라 장난감에도 이입하게 되는가 봅니다. 하이고. 
 
 

2. 나 홀로 집에

 
 
 

 
 
어릴 때는 케빈이 부러웠어요.
 
집에 혼자 남아 마음껏 놀고, 먹고 싶은 거 먹고, 도둑에게 기상천외한 함정을 설치하는 게 재밌어 보였거든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가장 눈에 들어오는 사람은 의외로 케빈 엄마 케이트예요.
 
아들이 혼자 집에 남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예전처럼 케빈의 자유만 부러워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그리고 케빈 역시 처음에는 가족이 사라진 걸 좋아하지만, 결국 크리스마스에 원하는 건 가족이 돌아오는 것이죠.
 
어릴 때는 '혼자 있는 집'이 보였는데, 지금은 '그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이 보여요.
 
 

3. 미세스 다웃파이어

 
 
 

 
 
어릴 때는 그냥 웃겼어요.
 
아빠가 할머니로 변장해 아이들의 보모로 들어간다는 설정이 웃기잖아요. 
 
근데 커서 다시 보니 시작부터 좀 짠하더라고요. 
 
대니얼은 아내와 이혼한 뒤 아이들과 따로 살게 되고,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시간도 제한돼요. 그러던 중 전처가 보모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들을 더 자주 보고 싶은 마음에 아빠가 할머니로 변장해 보모가 된다는 내용인데요. 
 
어릴 때는 그 변장이 언제 들킬까 조마조마했다면, 지금은 아이들을 만나려면 다른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상황 자체가 먼저 보여요. 
 
참, 그리고 저는 결말도 좋았어요. 영화는 두 사람이 다시 합치는 것으로 억지스럽게 끝내지 않거든요. 
 
부부의 관계는 끝났지만, 그렇다고 가족까지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 메시지가 좋았어요. 
 
어릴 때는 두 사람이 다시 잘 되면 해피엔딩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꼭 다시 부부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는 이 결말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어요.
 
 

4. 트루먼 쇼

 
 
 

 
 
어릴 때는 설정 자체가 재밌었어요. 
 
한 남자의 인생이 사실 거대한 TV프로그램이고, 정작 본인만 그 사실을 모른다니. 
 
트루먼이 조금씩 이상함을 눈치채고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도 흥미진진했고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보면 이 영화가 꽤 서늘합니다.
트루먼이 믿었던 아내와 친구는 모두 배우였고,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삶은 처음부터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죠.

무엇보다 무서운 건 그가 살던 세계가 감옥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 예쁜 집도 있고, 직장도 있고, 이웃도 있는 익숙하고 평범한 일상이었으니까요.

그런 곳을 떠나는 건 진실을 알았다고 해서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문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으니...

그래서 어릴 때는 트루먼이 문을 열고 나가는 장면이 그저 통쾌하기만 했다면, 지금은 그 문을 열기까지 얼마나 무서웠을지가 먼저 생각나요.

평생 믿었던 세상이 한순간에 무너졌는데도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면 괜히 마음이 짠해집니다. 
 
두려워도 가야 할 때가 있다는 걸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서... 예전보다 트루먼의 마지막 선택에 더 공감하게 되더라고요.
 
 

5. 가위손

 
 
 

 
 
어릴 때 가위손을 봤을 때는 에드워드가 그저 신기하면서도 조금 무서웠어요. 
 
손이 가위인 채 성에 혼자 사는 사람이라는 설정이니까요.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도 기묘한 동화처럼 느껴졌고요.

그런데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에드워드보다 그를 대하는 사람들이 더 눈에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그의 재주를 신기해하며 좋아하던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자 금세 그를 의심하고 밀어내죠. 

 
결국 에드워드는 다시 혼자 성으로 돌아가고...

에드워드는 처음부터 달라진 게 없는데, 사람들의 마음만 달라진 거예요.

어릴 때는 손이 가위라서 외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지금은 그를 외롭게 만든 게 가위손보다, 사람들의 시선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해요.
 
 

6. 마틸다

 
 
 

 
 
어릴 때의 '마틸다'는 초능력 영화에 가까웠어요.

못된 어른들을 골탕 먹이는 작은 아이가 얼마나 통쾌했는지.

그런데 지금 다시 보면 마틸다가 왜 그렇게 혼자 책을 읽고 자기 세계를 만들었는지가 보입니다.

똑똑한 아이의 특별한 모험 뒤에는 '자기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부모와 폭력적인 학교 환경'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마틸다가 원했던 것도 거창하지 않았어요.

자신을 이해하고 아껴주는 어른 한 명...

어릴 때는 초능력이 제일 부러웠는데, 지금 보면 자기 편이 되어주는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게 훨씬 더 큰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7. 라이온 킹

 
 
 

 
 
어른이 되어 다시 보면 어린 심바가 아빠의 죽음을 자기 탓이라고 믿고 도망치는 장면이 너무 마음 아픕니다.

심바는 아빠를 잃은 것만으로도 감당하기 어려웠을 텐데, 스카의 거짓말 때문에 '내가 아빠를 죽게 했다'는 죄책감까지 안고 혼자 고향을 떠나죠.

어릴 때는 심바가 왜 그렇게 오래 돌아오지 못했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그곳으로
돌아간다는 것 자체가 심바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지 조금 알 것 같아요.

어릴 때는 스카를 물리치는 심바가 그저 멋있었다면... 지금은
두려워하던 곳으로 결국 다시 돌아온 심바가 대단하고 뭉클하게 느껴집니다.
 
 

어른이 되서 보면 슬퍼지는 이유

 

이 영화들을 다시 보면서 재밌었던 건,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장면들이 이제는 눈에 들어온다는 점이었어요.

어릴 때는 모험이나 초능력, 웃긴 장면을 따라갔다면 지금은 그 뒤에 있는 가족, 이별, 외로움, 그리고 지나가는 시간이 더 잘 보입니다.

아마 그동안 여러 가지를 경험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조금씩 늘어난 덕분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인공만 보였다면 이제는 그 옆에서 기다리는 사람도 보이고, 별것 아니었던 한마디가 왜 그렇게 무거웠는지도 알 것 같고...

결국 어릴 때 재밌었던 영화가 어른이 되어 갑자기 슬퍼진 건, 영화에 없던 슬픔이 새로 생겨서가 아니라 그때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던 마음들이 이제야 보이기 시작해서인 것 같아요.

오래된 영화를 다시 보는 재미도 어쩌면 여기에 있는 것 같아요.

같은 장면을 보고도 예전과는 다른 곳에서 웃고 울게 되는 것.

그러다 보면 영화뿐 아니라 그 사이 내가 살아온 시간도 슬쩍 돌아보게 되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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