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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화 공룡대발이 만나요 + 배워요 세트 후기, 바르고 사랑스러운 대발이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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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동화 공룡대발이 만나요 + 배워요 세트 후기, 바르고 사랑스러운 대발이

유하우스 2021. 10. 26. 21:50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곰곰이, 추피, 베베코알라, 공룡대발이 중 대발이가 내용 면에서 가장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전집과 다르게 한국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은 말해뭐해 입 아프고요. 대발이는 만나요 편과 배워요 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50권씩)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예절과 안전의식 등을 가르쳐주는 배워요 편은 그렇다 쳐도, 만나요 편도 마냥 재미있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굉장히 정성들여 출간한(?) 느낌이랄까요.. 일단 만나요 편부터 얘기를 해볼게요.

만나요, 아빠랑 놀아요


다른 책에서도 가족간의 사랑,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배려 등을 다뤄요. 거의 필수죠. 그런데 같은 주제를 놓고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대발이는 좀 더 몽글몽글해요. 왜인지 생각해봤어요.

위 사진은 '아빠랑 놀아요'라는 책의 일부인데요. 보통은 아빠랑 논다고 하면 주인공이 아빠와 '무엇'을 하고 노는지가 주된 내용이 되는데, 대발이는 아빠가 웃어줄 때, 업어줄 때, 뺨을 부벼줄 때, 할 수 있다고 말해줄 때,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내용을 완성시켜요.

아빠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마음이 포근포근해지고, 넓은 등에 업어주면 세상에 무서울 게 하나도 없고, 아빠의 괜찮다는 말엔 진짜 어떤 일이든 괜찮을 것만 같고, 무거운 걸 한 번에 드는 아빠처럼 되고도 싶대요.

 



그리고 대발이는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요. 대발이가 주인공은 맞지만, 아예 나오지 않는 책도 몇 권 있어요. 그 중 '친구야 미안해'라는 책에서는...

말랑이가 공연을 하는데 방귀를 뀌어서 큰턱이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요. 말랑이는 용기가 없어 미안하다는 말도, 병문안도 가지 못 해요. 그러다 정신이 돌아온 큰턱이가 숨어 있는 말랑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데요, "나 때문에 공연을 망쳤지?" 라면서요. 말랑이는 그제야 몹시 부끄러워하며 사과해요. 그리고 말랑이는 이제 잘못을 하면 바로바로 사과하는 공룡으로 거듭나요. (모든 캐릭터가 공룡이에요)

단순히 사과를 하는 결말이 아니죠? 먼저 손을 내민다는 건 용기 있는 일이고, 사과라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이라고 알려주고 있어요.

배워요, 지하철을 타요


다음은 배워요 편이에요. 작정하고 교훈을 잔뜩 담았어요.

위 책은 '지하철을 타요'에요, 보송이가 엄마 오빠와 함께 지하철을 탔어요.

보송이는 노란 선 안에서 엄마 손을 꼭 잡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보송이 오빠는 빈자리로 달려가다 넘어져서 지하철에선 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놀고 싶지만 큰 소리가 날까봐 그냥 창문을 보고, 아는 공룡을 만나 반가워 하는 보송이 엄마에게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주의도 줘요.

이거 진짜 한국정서 아닌가요? 나쁜 말로 얘기하면 주변 눈치를 살피는거고, 좋은 말로 얘기하면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거죠.

 



그리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편이 있는데, 추피나 베베에게선 절대 볼 수 없는 그림이 나와요. '먼저 드세요'라는 책의 빠르미라는 공룡의 에피소드에요.

뭐든지 빨리빨리, 그래서 빠른 걸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빠르미는 엄한 할아버지를 무서워해요. 버릇없이 굴면 할아버지는 엄마와는 다르게 바로 혼내시거든요. 빠르미는 할아버지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얌전히 걷고, 고운 말만 써요. 그러다 밥이 나왔을 때 습관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수저를 들었는데...

이노옴! 혼이 났어요. 어른들이 드시기도 전에 밥을 먹는다고요. 그리고 식구들이 식탁에 다 앉아야 밥을 먹을 수 있대요.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어야 하고...
(아휴 애 체하겠다)

저 개인적으론 싫어하는 편이에요. 어르신이랑 함께 식사할 때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드시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렇게 권위적이고 위압감이 드는 분위기는 시대흐름상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요.

이 뿐 아니라 배워요 편에서는,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을 배우고, 바르게 대화하는 방법이나, 식습관과 바른 먹거리, 음악 미술 등 예술을 배우기도 해요.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동화로는 제 기준 대발이가 원톱이에요.


단점이라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열 명) 처음에 이름을 외우는 일과 각 캐릭터의 특징을 익히는 게 좀 번거로운 일일 수도 있어요. 아기책이라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될테니 곧 자연스레 익숙해지겠지만요.

 



대발이는 한국정서가 묻어나는 내용이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짙게 깔려 있어 아무래도 다른 책들보다 위화감이 덜해요. 내일 당장 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캐릭터라 마음이 더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21개월 저희 아이는 대발이 별로 안 좋아해요. 왜인지 대발이 엄마 아빠 나오는 부분만 좋아하고 대발이나 다른 친구들 에피소드는 즐기질 않더라고요? (추피를 하도 읽어 추피는 가볍고 재미나게 읽어주는데, 대발이는 가뭄에 콩 나듯 읽어주길 허락해줘서 엄마가 별 부담없이 읽어주는게 아니라 '내게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라는 느낌이 들어 꺼려하는 걸지도...)

그래도 자연스레 노출하며 우리집 상황에 맞춰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겠어요.

 

생활동화 그레이트북스 베베코알라 후기, 베베야 고맙다...

갓 21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요즘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압도적인 1등 추피를 제외하고, 다른 책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어 어렵지 않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추피지옥 피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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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링크는 제가 쓴 베베코알라 후기에요. 대발이처럼 좀 더 자세하게 썼다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운 글이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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