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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개월) 물감놀이가 물놀이 된 어느 날🎨🚿 네가 행복하면 됐다. 본문

유하우스/엄마표놀이 & 유아수업 👩‍👦

23개월) 물감놀이가 물놀이 된 어느 날🎨🚿 네가 행복하면 됐다.

유하우스 2021. 12. 23. 02:08


아기가 두 돌을 한 달 앞두고 있어요. 아기는 이제 할 줄 아는게 제법 많아요. 말도 잘하고요. 첫 생일만큼이나 두 돌잔치도 성대하게 해주고 싶을만큼 너무나 기특하게 잘 자라주고 있네요.

발달 사항 중 놀이를 떠올려 보면 요즘은 근육을 정교하게 움직이는 작업인 퍼즐, 팝아티,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즐겨합니다.

그림은 스케치북이랑 색칠연습장, 그리고 각종 그림 도구들을 아이 손 닿는 곳에 일부러 제가 배치해두었어요. 처음엔 집 난장판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꽤 괜찮고요. 하지만 그 중 딱 한 개. 딱 한 개만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제가 몰래 올려두었는데요.

물감이요. 이건 수습할 때 상당한 스트레스가 수반될 때가 있거든요.



이 날 아침은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았어요. 아이가 물감이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하고 싶단 눈빛을 보내오길래

"물감 놀이 할까?"
"네!"

 


돗자리를 깔고 물감과 붓, 팔레트, 그리고 책과 물도 가지고 왔어요.

 

사실 책은 활용을 별로 잘 못 해요 아직은. 사진은 제가 거의 다 칠한거고요. 보통은 선 개의치 않고 마구 그립니다. 저는 늘 "엄마는 이렇게 해봐야지" 말하고 보여만 줘요. 해보라거나 그거 아니라거나, 그렇게 말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23개월 아기는 이제 사과가 빨간색이고 귤이 주황색인 정도는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알면서도 칠하지 않죠. 그래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눈 앞의 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을 때의 기분도 아직은 모르는 것 같고.. '방금 내가 택한 색깔을 눈 앞에 나타내 보일거야' 만 목적인 것처럼 보여요.

언젠가는 참외 하면 노란색을 단번에 들어올리겠죠? 하지만 살면서 초록, 분홍으로 칠하는 날들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원래는 안 그러는데 이 날은 다른 도구들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싶었나봐요. 교구를 가지고 와 그 위에 색칠을 해 보더라고요. 전 그걸 찍어 보여줬고요.

그러던 중에 제가 물티슈를 가지고 교구를 슥슥 닦는 걸 보곤 자기도 해보겠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그란 교구 안에 물티슈를 쏙쏙 끼워 넣는 놀이가 되어 버렸었네요? (의식의 흐름)

이걸 꽤 오래 했어요. 물티슈 두 개를 매듭 지어 길게 만든 후 한 쪽으로 빠져버리지 않게, 커다란 꽈리를 틀어주었어요. 교구를 세 개 정도 넣어 서로에게 목걸이네 머리띠네 하며 걸어주고 씌워주고... 한참을 그러고 놀았었네요.

 

장난감 싱크대에서 물 나오는 중


손 발에 물감이 많이 묻었어요. 이 때, 갑자기 어딘가로 걸어간 아이가 주방놀이 장난감 수도꼭지를 트는 시늉을 하고, 손을 씻는 척 했어요.


(다시 한 번, 컨디션이 좋았던터라...)

가져다주었어요. 좋아하며 손 발을 씻고, 물놀이를 하더군요.

 


처음엔 물감이 있으니 물에 물감을 섞어 보았어요. 하지만 흘러 내려간 물이 순환되어 다시 올라오는 구조라 조금이라도 색이 탁해지면 그 이후론 탁한 물만 계속 나와 시각적으로 별로여서 그만뒀어요.

그래서 물감은 패스, 블록을 가져다 주었어요. 유리병도 가져다 주었고요. 아직까지도 쏟고, 옮기는 작업을 정말 정말 좋아하네요... 이젠 거의 습관이에요.

 


폼폼이가 있길래 주었어요. 폼폼이가 물을 머금는 순간이 꼭 물을 잔뜩 머금은 붓이 그림을 그리는 순간 같아서 예쁘더라고요. 물을 머금어 무거워진 폼폼이를 쭈욱 짜며 또 잠깐 놀아봤답니다. ^^;

 


이건... 어...🤔

처음엔 웃다가 아이 표정을 보니 장난하는 표정이 아니어서, 저도 바로 "이제 씻으러 갈까?" 라고 했어요. 바로 끄덕끄덕 하더군요.

음, 그래서였군...

사진은 없지만 세면대에서 또 한 삼십 분 이상을 물놀이 한 듯 해요. 아침 일찍 시작한 놀이가 낮잠 시간에 끝났네요.

 



무언가 대단한 활동을 한 건 아니었지만 아이가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게 눈에 보여 저도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이건 번외... 랄까요?^^

토끼 이미지의 생명은 귀, 코끼리는 코, 사자는 갈기잖아요. 근데 그게 다 사라졌어요. 대충 끈을 빨랫줄처럼 늘어뜨려 고정시켜 놓고 동물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빨래집게로 만들어 준다음 줄에 널어주었어요.

도안을 자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아이가 서서히 관심을 꺼뜨려간 아쉬운 놀이에요. 진즉 잘라둘 걸...

 



두 돌 아기는 무척 사랑스럽네요. 말을 하려고 해서 그런가 하루 하루 너무 예뻐요.

가만 보고 있으면 별 별 생각이 다 들어요. 눈가가 시큰해져 오기도 하고.. 눈 깜짝 하지 않고 그냥 계속 쳐다만 봐도 여기가 천국이에요.

최고의 연말 선물이네요. 올해 고생 했다고 아기가 선물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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