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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돌아기 미역촉감놀이, 잘 놀았으면 됐어. 본문

유하우스/엄마표놀이 & 유아수업 👩‍👦

두돌아기 미역촉감놀이, 잘 놀았으면 됐어.

유하우스 2021. 12. 25. 23:52


아이가 한 달 뒤 두 돌인데 제대로 된 미역 촉감 놀이를 제대로 해 준 적이 없어요. (저번에 자른 미역을 불려서 욕조 막힐 뻔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오늘도 다행히 제 컨디션은 괜찮았고요. 컨디션이 괜찮아서 할 수 있었던 놀이였습니다.


일단 놀이 전 미역을 가득 불려뒀어요. 건미역도 준비를 해뒀었는데 깜빡 잊었네요. 건미역을 만지고 냄새 맡고 부숴보는 과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지퍼백, 물감, 스팽글은 푸른 바다를 표현해내보기 위해 준비했어요. 지퍼백 안에 미역과 파란색 물감, 조개 스팽글, 물을 넣고 살살 흔들면 미역이 해초처럼 흔들려서 나름 신비로워요.


그... 이렇게 커다란 미역으로 하시지 말고 잘게 자른 미역을 적당량 넣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저도 만들면서 이게 뭔가 했어요. 해초라기엔 무서운걸...)

아이가 좋아해줬다면 위로가 되었을텐데 당연히 저와 비슷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곤 고개를 휙 돌려버렸어요. 어렵지 않은 놀이니까 다음에 다시 해주고 싶어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어요. 아이들은 부모가 눈을 떼면 가끔 기상천외한 장면을 보여주는데요. 요근래엔 그런게 없었거든요. 오늘 티는 안 냈지만 조금 놀랐네요? 지퍼백 입구 부분을 계속 만지작 거리더니 스스로 연 건지 어디가 터진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만든 미역해초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더라고요.


아... 너무 좋아했어요. 옹알이로 노래를 부르고, 스케이트 타며 춤을 추고. 엉덩방아를 찧어도 방실방실. 제게 손을 잡아달라고 해서 잡아줬더니 점프점프도 하고, 무척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조금 오버를 더해서... 자유로워 보였어요.

 



파란 물감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처음엔 발로 팍팍 밟아서 주변에 있던 아니 멀리에 있는 책과 장난감들에게까지 물감이 다 튀었어요. 다행히 제 컨디션이 괜찮아서 물티슈로 닦아내가며 중간 중간 호응도 잊지 않았습니다. 흥을 깨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옆에 놓여있는 미역이 전혀 쓰임이 없었단 걸 깨닫고 아이 몸에 찹! 붙여주었는데.

 



세상에, 꺄르르 꺄르르 숨 넘어갈정도로 좋아하는 게 아니겠어요? 뭐가 그리 좋은지 전 잘 모르겠지만요. 아이는 신이 나 제게도 미역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옷을 입고 있었고 아이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는데, 저는 아이의 배나 다리에 찹찹! 하고 달라 붙는 미역이 재미있었어요. 아이도 들러붙는 미역이 느껴질 때마다 꺄르르 꺄르르~ 덕분에 함께 한바탕 웃었었네요.

하지만...(비극적인 음악 깔아주세요)


너무 신이난 나머지 아이는 미역을 사방팔방... 책과 장난감은 물론이고 창문에까지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놀이를 할 때 저는 가능하면 "안 돼, 하지마!" 란 말을 안 하려 노력해요. 스스로 금기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슬픈 음악 깔아줘요)


창문에까지 던지는 건 말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아니야, 창문엔 던지면 안돼."

다행히 아이의 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전과 같은 하이텐션은 아니길래 그 틈을 타, "이제 씻으러 갈까?" 라고 했어요. 그 말인 즉슨 세면대에서 이제 2차 놀이를 시작하겠단 뜻이므로..

바로 수긍해주었고, 오늘의 미역촉감놀이는 거기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아이가 곧 두 돌이라 미역놀이를 이렇게 해보았네요. 보통은 불린 미역을 욕조나 놀이매트 안에서 물과 함께 가지고 놀죠? 돌 전 아기와 두 돌 아기는 겨우 1년 차이인데도 놀이에 큰 차이가 있네요.

 



미역촉감놀이시 돌 전 아기는 구강기에 미역이 입으로 들어가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잘게 자르는 일이 없어야 하며, 두 돌 아기는 저와 같이 논다는 가정하에 미역을 밟고 심하게 미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부모가 눈을 떼지 않아야 해요. (지는 화장실 다녀온 주제에)

이젠 좀 놀 줄 알아서(?) 재료를 가지고 제대로 노네요. 솔직히 던질 줄은 알았는데 창문에까지 던질 줄이야.




이 후 세면대에서 놀다가 아이가 욕조에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버블클렌저로 미역놀이보다 더 길게 놀았어요. 저번부터 놀이라고 쓰긴 하지만, 뭔가 좀 어설프지만요.

 

국수 놀이! 부수고, 치대고, 카멜레온 만들고, 미끄러지고...

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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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애초에 생각한 대로 놀이가 진행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요, 아이가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으니 그걸로 됐어요. 아, 갑자기 생각 났어요. 오늘의 베스트 장면.

놀이를 하려고 제가 주방에서 미역을 만지작 거리자 아이가 평소 놀이 하는 공간을 치우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놀이를 하겠다고 정해놓은 자리에, 있던 모든 물건을 밖으로 내놓고 있더군요. 어휴, 기특혀.

다음엔 어떤 놀이를 해볼까 싶어요.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여기까지 귀한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진짜로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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