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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본문

엄마의 사생활/🎨 나의 일상

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유하우스 2022. 1. 12. 17:13


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저 의사한테 그런 얘기 처음 들어봐요. 수술이 상당히 아프다고. 마취 해도 아프다고. 코 수술 잘하기로 유명한 선생님 찾아 간거였는데 신뢰가 있는 상태에서 그런 얘길 들으니 더 무서운거예요.

일단 수면마취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집에 돌아와서도 문제네요. 요 꼬맹이가 제 코를 가만히 내버려둘지 어떨지.

사건의 발단은 이래요. 누워 있는데 아이가 뒷통수로 제 쪽으로 확 넘어졌어요. 너무 아파서 머리 거치지 않고 바로 눈물부터 나왔고 코피도 나데요? 이불에, 그리고 바닥에 피칠갑을 하고서야 정신을 차린 저는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시간이 지나자 피는 멎었어요. 근데 코가 너무 아픈거예요. 사실 아기가 제게 확 넘어졌을 때 우둑! 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었어요.

뭔가 잘못 되었겠구나...

 

흐흐흐흑...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어요. 하지만 바로 병원에 가진 않았어요. 피는 멎었고 코는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았으니까요. 문제는 다음 날부터 코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아파서 직감적으로, 아, 내버려두면 안 되겠구나 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갔어요. 정형외과에. CT찍고 골절이란 진단을 받았고, 붓기가 가라앉으면 이비인후과나 성형외과에 가서 수술을 해야한단 말씀도 들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비염이나 축농증, 그리고 휜 코, 매부리코가 될 수도 있다고요.

 

그렇게 찾아간 성형외과에서 저는 정복술, 그러니까 뼈를 제자리로 다시 위치시킨 후 콧 속에 압축 스펀지 등을 넣어 3-5일 후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기로 했어요.

말로만 들으면 별 거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사실 의사가 상당히 아프다고 했어도 참으면 되는 일이에요. 잘못하면 죽는단 말도 아니니까. (하지만 수술 후기를 보면 저세상 아픔, 출산보다 아프단 분도 계실 정도로 상당한 아픔이라 하네요)

근데 코를 다치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는 제 코를 손과 발로 가격해요. 물론 모르고 그러는 거죠. 근데 그럴 때마다 아파 죽겠고요. 회복 기간에도 그러면 어쩌나 그게 가장 걱정돼요. 아프다고 아이를 안 볼 수도 없잖아요. 주변에서 도와준다곤 하나 24시간 봐줄 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솜을 빼고 나서도 문제예요. 일반적으로는 수술 후 두 달 정도 코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활동은 삼가는 게 좋다고 해요. 두 달 동안 아기가 제 코를 내버려둘까요?

육아를 안 해 본 분들은 못 만지게 하면 되지, 엄마가 알아서 조심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한 번은 아이가 무언갈 흐트려놓고 있길래 하지 말라고 했더니 제 품에 한 번 안긴 후 가만히 뭔가 생각하고는... 집게 손을 만들어 제 코를 집었어요. 진짜 깜놀... 하도 "코 만지면 안돼" 라고 했더니만 그게 약점인 줄 눈치챈 모양이에요)

오늘부터 약 두 달 간 고생 좀 하겠네요. 그게 가장 착잡합니다... 수술이 아프고 힘들고 뭐 그런 걸 떠나서... (사실 이것도 무서움)



- 이건 어제 작성한 글인데 발행을 못 했네요. 1/11일 작성글. 수술 후기라 정확한 날짜를 적어두는 게 도움 될 것 같아 덧붙입니다.

 

 

코뼈 골절 수술 후기(비관혈적정복술) 2.

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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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수술 후기 그 마지막편 3.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코뼈 골절 시리즈가 드디어 마지막화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부목을 뗀 상태예요. 코가 이렇게 소중한 신체부위라는 걸 새삼 깨닫고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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