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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수술 후기(비관혈적정복술) 2.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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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수술 후기(비관혈적정복술) 2.

유하우스 2022. 1. 14. 00:11


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요.

3살 아기 뒷통수에 맞아 코뼈가 골절 됐어요. 이 글은 수술 당일 일어난 일을 정리한 것이고요. 이 전 상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1탄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hyunaver.tistory.com


1탄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어요. ✔
• 코뼈가 부러졌다면 어린 아이들인 경우 뼈가 빨리 붙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 하는 것이 좋고요. 성인의 경우 2주를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 저는 입원하지 않고 당일 귀가 했어요.



성형외과에 다녀왔어요. 현재 저는 코 안에 빵빵하게 솜을 넣어둔 상태고, 부목을 고정시켜 둬 이 몰골로는 도저히 집 앞 마트도 갈 수 없을 지경입니다.

수술은 5시 30분으로 잡았어요. 그런데 제 이전 타임 수술이 좀 길어지는 탓에 7시 15분에 들어가게 됐네요. 기다리는동안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시나요? 인터넷에 있는 코뼈 골절 후기 글은 모조리 다 읽은 것 같아요.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다가 수술 후 처치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받고 결제를 먼저 했어요. 80만원. 그러다 호출이 와서 일단 상담을 먼저 받고, 수술실로 갔답니다. 아으... 언제 와도 무서운 수술실.

저는 국소마취와 수면마취 중 수면마취를 하기로 했어요. 5분 정도로 끝나는 간단한 수술인데 저는 그 5분이 너무 공포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소리도 다 들리고.

 



수술실 침대에 누웠어요. 제 몸을 꽁꽁 묶으시고 혈관 찾아 주사를 놓아주시려 하는데 찾기가 힘드셨나봐요. 두 분이서 끙끙대는 모습을 누워서 바라보고 있자니 무서움이 배가 되서 '그냥 휜 코로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설핏 들더라고요. 콧털을 제거해주신다고 무언갈 콧 속에 쑤욱 집어넣어 위잉~ 돌려주시고, 그 다음에 또 뭐가 들어왔는데 이건 설명을 안 해주셨어요. 저도 물어볼 정신이 없었고.

수면마취는 처음 해봤는데요. 주사 놓자마자 1초만에 잠이 든대요. 저는 주사를 맞고 한 몇 초 가량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 어느 순간 잠들었어요.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대발이 읽어줘야 돼.", "안 읽어주셔도 돼요."

수면마취 깨면 헛소리 한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그러지 않을거란 근거없는 확신이 있었는데 개뿔... 대발이는 웬 놈의 대발이야. ㅠㅠ 근데 왠지 느낌상 그 말이 제가 한 첫 마디가 아닐 것 같더라고요.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전부터 나불나불 거렸을 것 같은 느낌...

 

끝났나요...?


수술이 끝나고 나오니 7시 30분이었어요. 15분 걸린거죠. 7시 15분에 수술하러 들어갔으니까. 시간은 엄청 짧죠? (길었어도 수면마취라 아무 느낌 없었겠지만)

거울을 봤어요. 꼭 미용 목적으로 코 높인 사람 같더라고요. 마스크로 코 절반 정도를 폭 덮고 택시 잡아 집에 왔습니다.

수면마취는 3,4시간 후에 깬대요. 저 각오하고 있었어요. 인터넷에 코뼈 골절 수술 받으신 분들 후기 보면 정말 이세상 아픔이 아니었다고, 얼굴을 땅에 들이박는 통증이 몇 시간 내내 이어진다고 하셔가지고. 저 정말 겁 많이 먹었거든요. 근데요...

제가 약을 잘 챙겨먹고 활동을 아예 하지 않아서였는진 모르겠어요. 수면마취가 깨고도 남았을 새벽이 되어서도 코가 답답해서 숨을 못 쉬어 잠을 못 자겠는 것 빼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코를 막아 놔서 눈, 귀, 치아, 두통으로 고생할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미리 언질을 주실만큼 분명 아픈 수술인 건 맞는 듯 한데요. 사실 제가 편두통이 있어요. 심해요. 그래서 오늘 병원 갈 때도 머리 부여잡고 갔어요. 그 통증이 수술 끝나고나서도 지속되어 이게 편두통 때문인지 수술 때문인지 분간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을 보면 두통은 어느 정도 수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가장 답답한 건 입을 다물면 죽는다는 공포.

폐쇄 공포증까진 아닌데 저는 잠수도 무서워서 못 하고, 장난으로 코 몇 초 막고 있는 것도 무서워 해요. 이 상태를 3일동안이나 유지해야 한다니... 어제 수술 하고 오늘 겨우 1일차라 막막하고 답답하네요.

아, 아이요? 남편이 일 안 나가고 봐주고 있어요.

 



수술 후 마취가 깨면 그 때부터 지옥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의사 선생님도 그래서 "이 수술 상당히 아파요." 라고 하셨던 것 같고요. 수술한 날 밤, 그러니까 마취가 깨고부터 그 다음날까지가 딱 고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너무 겁 먹지는 마세요. 약 잘 드시고, 약으로도 통증을 참을 수 없다 싶으시면 타이레놀 사서 드세요. 시간 간격이나 이런 거 없이 같이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빨리 솜 빼고 싶네요. 다음 글은 솜을 빼기까지 있었던 일! 그리고 솜을 빼고 나서 있었던 일 등을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Ps. 아기 박치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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