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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소고기 맛집, 하남미소. (feat.가족외식장소) 본문

엄마의 사생활/🍽 생활아이템 & 맛집리뷰

하남 소고기 맛집, 하남미소. (feat.가족외식장소)

유하우스 2021. 8. 6. 23:10



오랜만에 시댁에 다녀왔어요. 시어머니께서 출발 전부터 소고기 먹게 빨리 오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 나네요. 아이가 아침을 걸렀던 날이라 저도 마음이 급했답니다. 하남에 도착한 게 세시 삼십분 쯤이니까 아마 네 시경 미소에 도착했을 거예요.

보통 점심시간이 두 시 까지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엄청 분주하더군요. 갑자기 손님이 몰려 왔대요. 게다가 반찬이나 고기를 가져다 주실 때 시아버지와 나누시는 얘기를 들어보니 (시부모님이 단골이세요.) 식사를 하다가 서빙을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평일 네 시에도 참 바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남 미소 생갈비


메뉴를 주문했어요. 양념갈비를 먹기에는 아직 아기가 많이 어려서 생갈비를 주문해주셨어요. 사진은 한 번 뒤집은거에요. 버섯, 양파도 아주 먹음직스럽지요.



2인분이구요. 2인분을 시킨 이유는, 온전히 아이꺼라서요. (물론, 아기 혼자 이 많은 양을 다 먹을 수 없으므로 저도 주워먹긴 했습니다) 저 포함 어른들은 양념갈비를 좋아하셔서 아기 고기를 다 구워준 후에 추가주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 집은 항상 시어머니가 고기를 구워주세요. (걸크러시 그 자체!) 불판 위에 올라 있던 고기와 야채들을 어느새 먹기 좋게 썰어주셨네요. 보정 어플로 찍은거라 본연의 고기 색깔을 담지 못한 게 아쉬워요.

다 익은 고기는 시아버지도 아들도 아닌 제 앞에 가장 먼저 놓아주시며 많이 먹으라고 말씀 해주셨어요. 그리고 이 한 마디는 지난 6년간의 시간으로 미루어 보아 시작에 불과함을 알 수 있었어요.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네 입에 고기 넣고 아기 챙기라고. 너 많이 먹으라는 소리를 이 날 제일 많이 들은 것 같네요.

맛은 양념갈비 보다는 아니지만 짭쪼롬 했어요. 그래서 아기가 잘 먹었나봐요. 하지만 힘줄이 제법 있어서 조금 질긴 듯 했답니다.


아기에게는 질긴 부분을 가위로 잘라 제거하고 밥 위에 올려줬어요. 저희 아이 집에서는 정말 밥을 잘 안 먹거든요. 그래도 밖에 나오면 좀 먹어요. 그런데 이 날은 유독 더 잘 먹더라구요. 배가 고팠는지 입 맛에 맞은건지 시부모님이 놀라실 정도로요. "아~~" 사진으로 보이는 저 정도 양을 한 번에 꿀떡 꿀떡 잘 받아먹었어요.



익은 고기를 제 쪽에 놓아주시고 그 다음 양념갈비를 시켰는데 어쩜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네요. 이런. 양념갈비는 생갈비보다 자극적이어서 당연히 더 맛있었어요. 하지만 양념갈비도 좀 질겼네요.

저는 쌈 싸먹을 시간은 당연히 없고 대충 소금이나 쌈장에 찍어 욱여넣었습니다. 하지만 그와중에 된장찌개는 너무 먹고 싶어서 주문했어요. 된장찌개에 건더기는 다양한 편이 아니었어요. (두부랑 애호박만 생각나요)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한 편이었어요.


남편은 육회를 주문했어요. (음식이 나올 때마다 먹든 안 먹든 일단 덜어주시는 우리 어머님 최고) 육회가 야들야들, 입에서 사르르 녹더라구요. 달달한 배까지 곁들이니 더 좋았어요. 여기서 잠깐, 배는 왜 육회와 함께 먹는걸까요?

배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서 고기와 궁합이 좋아요. 갈비나 불고기를 양념에 잴 때 배즙을 넣어 고기를 연하게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랍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도 주문 했는데요. 저는 정신이 없어 제 밥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와중에 후다닥 해치운 된장찌개는 그렇다 쳐도, 냉면까지 먹을 시간은 정말 없었어요. 미소에서 냉면을 드셔 본 분들의 종합적인 의견은 대체로 이래요. '조미료 맛이 없는 진한 육수', '면발은 탱탱하나 육수가 밋밋'. 대충 감이 오시죠?


후식으로는 수박과 매실차가 나왔어요. 매실차는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아 단숨에 후르륵 들이켰네요. 수박은 신선했어요. 아이에게 씨 없는 수박을 골라주니 작은 손으로 부여잡고 냠냠 맛있게 먹더라고요. 다 먹고 하나 더 달라기에 깜짝 놀랐어요.

밑반찬으로는 단호박감자샐러드, 양념게장, 샐러드, 연두부 등이 나왔습니다. 단호박감자샐러드는 아이가, 양념게장은 저 포함 시부모님이 맛있게 드셔서 몇 번이나 리필 요청 했는데 그 때마다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가져다주셔서 감사했어요.



다시 말하지만, 저희는 평일 오후 네 시에 방문했어요. 그런데 저희 테이블에 고기나 반찬을 채워주러 오시는 직원 분의 얼굴이 계속 바뀔 정도로 가게에 손님이 꽤 있었어요. 시아버지와 나누는 이야기를 듣자하니 식사 중 서빙을 하시는 분들도 여럿 계셨는데, 가셔서 마저 식사를 하시라고 해도 괜찮다고 끝까지 고기를 구워주셨네요. 원래 다들 그렇게 친절하신건지 저희 시부모님이 단골이셔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소는 이전에도 부모님 모시고 여러 번 왔던 곳인데 올 때마다 부모님, 어린 아기와 오기에 좋은 곳 같아요. 직원 분들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정신이 없다고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렇게 조용한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라고 생각 했거든요. 룸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조용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예요.

그리고 저는 전부터 남편에게 아이 데리고 고깃집에 가고 싶다고 얘기해왔는데, 갈 수 없었던 이유연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미소는 집진기(연기를 빨아둘이는 기계)가 불판 위에 직접적으로 있는 것도 아닌데 연기가 덜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어요. (참고로 질이 안 좋은 숯이 연기와 냄새를 유발해요.)

끝으로, 가격 기타 안내사항 알려드리고 이만 글을 마칠게요. 다 쓰고 나니 투머치토커 박찬호가 된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말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남미소]
· 주소 : 경기 하남시 대청로 27 (하남검단산역 1번 출구에서 710m)
· 전화번호 : 031-699-0002
· 운영시간 : 연중무휴, 11:00~22:00
· 포장, 예약, 발렛파킹, 단체석, 주차, 무선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장애인 편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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