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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오] 내가 선택한 토핑으로 나만의 피자 만들기

유하우스 2021. 4. 21. 21:42

 

이제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시간이 날 때마다 들르는 곳이 되었다. 나는 퀘스트를 깨듯 이 곳의 맛집들을 하나하나 깨부수어 가고 있다. 이 날 내 눈에 들어온 피자오는 점심으론 무거울 것 같단 생각에 매번 미뤄왔던 곳이었는데 이 날은 이상하게 자극적인 점심을 하고 싶었다.

피자오는 자신이 선택한 소스와 토핑으로 자신만의 피자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피자 뿐 아니라 스파게티도 다양한 토핑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온 피자를 주문해서 토핑을 선택하진 않았는데 맘에 드는 피자가 메뉴판에 없다면 혹은 있더라도 원하는 토핑을 골라 만들어 보는 것은 재미있고,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야채토핑 : 그릴드포테이토/칵테일새우/양송이버섯/파인애플/블랙올리브/파프리카/스위트콘/피망/슬라이스마늘/할라피뇨/적양파
고기토핑 : 페퍼로니/그릴드베이컨/비프불고기/스파이시치킨/비프볼/스모크햄/카나디언베이컨/이탈리안소시지/닭가슴살
소스토핑은 레드소스/화이트소스, 치즈토핑은 모짜렐라/모짜, 체다치즈가 준비되어 있다.

이태원 해방촌 피자오에서는 야채&고기토핑이 최대 4개까지 선택 가능하다. 그런데 여기서도 똑같이 적용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토핑은 무얼 선택해도 가격 변동이 없다.


토핑 개별 주문이 어려운 사람은 재료가 정해져있는 피자를 주문하면 되는데 피자오에는 한 판에 네 가지 맛을 먹어볼 수 있는 콰트로피자라는 것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콰트로피자는 카디, 모어페페, 에제키엘, 수미, 피터, 레오, 화이트에제키엘, 초아비 중 원하는 맛을 선택할 수 있다.

 



카디 : 파인애플, 버섯, 스위트콘
모어페페 : 페페로니
에제키엘 : 베이컨, 갈릭
수미 : 파인애플, 스모크햄, 포테이토, 캐너디언베이컨, 블랙올리브
피터 : 파인애플, 적양파, 버섯, 페페로니, 블랙올리브, 파프리카, 할라피뇨, 비프불고기
레오 : 스모크햄, 피망, 양파, 비프불고기, 페페로니, 파프리카, 버섯
화이트에제키엘 : 베이컨, 갈릭, 피망
초아비 : 치즈가 없는 피자

나같은 선택장애에겐 너무나 어려운 시간이 될 듯... 어떻게 고르지. 개인적으론 치즈 없는 피자 초아비가 궁금하다. 피자에 치즈가 없다고? 다른 사람들 리뷰 보니 치즈 없이도 토핑이 두툼하던데 그래도 치즈가 없으면 피자가 아니라 그냥 토핑 맛 아닌가 싶기도 해서. 궁금하니까 콰트로피자를 시키게 된다면 초아비는 꼭 포함 시켜보고 싶다.


이 날도 혼밥이었던 나는 1인피자로 사랑하는 페페로니가 듬뿍 얹어진 모어페페를 주문했다. 그리고 맥주를 주문할까 잠시 고민하다 프리얼 민트초코맛을 추가했다. 참고로 피자오의 맥주는 브루마스터가 직접 양조하는 수제맥주다. 가격은 메뉴에 따라 다 다르지만 6,500원에서 8,500원까지로 나름 합리적인 편. 내가 주문한 freal은 미국 전통 쉐이크로 망고, 오레오, 바닐라, 초코, 민트초코 중 선택이 가능하고 가격은 모두 6,000원으로 동일하다. 피클은 피자와 함께 가져다주셨다. 핫소스 외 파마산, 냅킨, 앞접시 등은 셀프바에서 알아서 가져와야 한다.


무도 보며 먹는 핫소스 팍팍 뿌린 화덕피자의 맛이란. 매번 배달로만 시켜 먹다 방금 나온 피자를 먹으니 피자 치즈는 원래 이렇게 늘어져야 하는구나 싶었다. 도우는 딱딱해보여서 기대도 안했는데 기분 좋게 바삭해서 싹 해치웠다. 원래 같으면 도우만 쏙 버렸을건데. 1인피자는 14,800원이다. 한끼식사라 혹시 양이 적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한 두 조각 먹으면서 얼추 맞겠다 싶었다. 예상대로 다 먹고 나서 부대끼지 않을 정도로 든든했다. 내가 성인 남자였다면 부족했을 것 같지만.

 



평일 낮에 간거라 사람들이 없는 것도 나의 평화에 한 몫 했다. 거의 다 먹어갈 때쯤 한 가족이 막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 빼곤 그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여유롭게 식사 할 수 있었다. 이래서 혼밥이 좋다. 나는 타인의 시선을 크게 신경쓰는 편은 아닌데 간혹 기나긴 눈빛은 내 영역을 함부로 침범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불쾌하다. 물론 쳐다볼 수 있지만 내가 그 시선을 쫓아 눈을 확인하고 싶을 정도로 쳐다보는 것은 실례니까. (아이들 제외) 혼밥 문화가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 여튼 이 날은, 밥 먹는 순간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행복했다.


프리얼은 직원분께 컵을 받아 블렌더 컵에 넣어주고 원하는 농도를 선택하면 된다. 그 다음은 기계가 알아서 블렌딩 해주니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농도는 세 가지다. Less Thick, Regular Thickness, More Thick. 나는 걸쭉하고 흐물한거 싫어서 레귤러를 선택했다. 많은 맛 중에 민트초코를 선택한 건 지금 생각해도 굿초이스였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괜찮았기에 다음엔 다른 것도 도전해보고픈 맘이 생긴다. 다음엔 오레오? (프리얼은 우리나라 극장에서도 판매중이어서 굳이 설명을 할까 말까 했는데 이 당시 젊은 여자분이 기계 앞에서 어찌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하고 계시던게 생각나서 주절거려보았다.)

 



피자 토핑을 직접 고른다는게 어려워 보일 수 있으나 보다시피 간단한 일이다. 사이즈와 토핑을 고르고 음료를 택하고 셀프바에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오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만일 부끄러워 우물쭈물 하는데 눈치를 주거나 면박을 준다면 두 번 다신 그런 곳 안 가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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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꼬박꼬박 리뷰를 할 수는 없어 한낮의 외출 기록은 두 개 뿐이지만 나는 거의 매일 나가 혼자 밥을 먹는다. 밥 생각이 없으면 그냥 걷고 돌아온다. 그런식으로 육아 스트레스를 나름대로 해소하고 있는데 가끔 걸려오는 영상통화에 아이 얼굴이 보일 때 이상하게 나는 죄책감을 느낀다. 하루에 길어봐야 세 시간 정도, 그 정도는 떳떳해도 된다고 내게 수도없이 이야기하지만 동시에 엄마는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피자를 먹고 돌아온 남들이 보기엔 평범해보이는 이 날도 돌아가는 길이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복잡한 심경이 되었었다. 내게 시간이 주어졌다해도 그 시간은 아이를 위한 쇼핑을 하거나 아이와 내 미래를 위한 공부를 해야 할 것만 같다. 어렵다. 답을 얻더라도 합리화일 것 같아 문제를 풀기 두렵다. 피자집 리뷰에 뜬금없는 앓는 소리지만 이 날 내가 느낀 가장 강력한 감정이기에 기록해둔다.

끝으로, 어떤 음식이든 뜨거울 때 먹어야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치킨이든 피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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