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우스

엽기떡볶이 치즈추가 안하고 다른 치즈 넣기 본문

엄마의 사생활/🍽 생활아이템 & 맛집리뷰

엽기떡볶이 치즈추가 안하고 다른 치즈 넣기

유하우스 2021. 1. 11. 01:46



거의 매일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나.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꼽으라면 (지코바랑 조금 고민하다가) 결국엔 엽기떡볶이를 꼽을 것이다. 매운게 땡기는데 다이어트 때문에 참아야만 할 때, 유튜브에 '엽떡 먹방' 따위의 키워드를 치고 있는 나는 찐엽떡러다. 배고플 때 먹고, 기분 좋을 때 먹고, 스트레스 받을 때 먹는 찐돼지.. 근데 처음 '엽기떡볶이'란 것이 나왔을 땐 잦으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시켜먹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지점마다 치즈의 양이 다 달라 믿고 시키기가 어려운 것 같다.

생각해보니 엽떡 때문에 별의 별 일을 다 겪었다. 주로 치즈 때문에 전화 하고, 컴플레인을 걸었던 것 같다. 나는 엽떡에 진심이라 치즈를 두 번 추가하는 사람이다. 엉엉. 근데 기본만큼도 안 주는건 너무하잖아. 황당해서 가게에 전화를 하면 늘 돌아오는 말도 다 똑같다.

"배달 중에 바닥으로 가라앉았나봐요."
이제는 전화할 일이 없지만, 예전엔 꼭 하나같이 다 이 소리를 해서 이젠 멘트를 다 외워버렸다.

 



그래서 이젠 엽떡에 치즈추가를 하지 않는다. 삼천원, 육천원 그냥 땅바닥에 버리는 꼴인 것 같아서 따로 사서 뿌려먹는다. 참, 물론 추가를 하면 추가하지 않았을 때와 확연히 다른 지점들도 많다. (이사 오기 전, 우리 동네 지점이 그랬는데. 그립다! 거긴 떡볶이 조리 후 접시에 치즈를 담아 렌지에 돌리고, 녹은 치즈를 떡볶이 위에 뿌린 뒤 그 위에 또 생치즈를 뿌려 뚜껑을 닫아 뜨거운 열김으로 녹을 수 있게 했다. )


이 집은 과연. 두근두근.
아니 무슨 음식 하나 먹는데 이렇게 긴장해야돼.


치즈추가를 하지 않은 기본 엽기떡볶이다. 다행히 이 지점은 기본은 주는 것 같다. 휴, 다행! 떡볶이 하면 빠질 수 없는 쿨피스, 단무지 그리고 수저젓가락이 왔다.

아주 아주 예전에, 엽떡이 생기고 얼마 안되었을 때, 그 땐 떡볶이 양이 아주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확실히 양이 줄긴 한 것 같다. 그래도 절반 조금 넘는 양이라도 한 두 사람 실컷 먹을 수 있으니 군소리 없이 먹고 있다.

한 번 먹는 거 제대로 먹기 위해 오늘도 마트에서 치즈를 사가지고 왔다. 가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눈에 보이는거 아무거나 집어 왔다. 모짜렐라 피자치즈! 왠지 맛있을 것 같아!


0~10도씨 냉장제품이며 개봉 후엔 냉동보관 해야 한단다. 냉동보관 걱정 할 일 없이 한 팩 뜯어 터프하게 다 쏟아 넣었다. 맘같아선 두 팩 넣고 싶었는데 남편이랑 같이 먹을거라 나름 참은 편.


우리가 먹고 싶은 엽떡은 이 그림 아닌가. 남편이 센스있게 초코우유 두 개도 챙겨왔다. 보기만 해도 치즈가 쭉쭉 잘 늘어날 것 같은게 이미 먹었는데도 빨리 먹고 싶다. 참고로 한 팩 밖에 안 뜯어 넣었는데 이렇게 양이 많다.


으윽. 찐엽떡순이는 괴롭다. 치즈가 쭈욱!
방금 렌지에 돌려 따끈하게 나온 상태라 치즈가 더욱 잘 늘어났다. 렌지에는 이 분 여 가량 돌렸던 것 같다. 참, 이미 한 번 팔팔 끓여 뜨거운 떡볶이를 렌지에 넣고 돌렸기 때문에 먹을 때 입천장 다 데일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입천장 다 데여도 좋아. 가끔 렌지에 돌리면 푹 퍼져버리는 떡이 발견될 때도 있는데 내가 선택한 길이니 잠자코 먹는다. 엽떡은 왜 질리지가 않는지 가끔 화도 난다. 먹고 나면 다음 날 무조건 화장실 가는데, 가끔 너무 매워서 흐르는 콧물은 귀찮기만 할 뿐인데 왜 시키게 되는거냐고. 그리고 엽떡을 모방한 다른 떡볶이 체인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도 이 원조의 맛은 따라오기가 어려운 것 같다.


빠질 수 없는 소세지. 칼집이 들어가 있지 않으면 서운하다. 그리고 찐엽떡러인 나는 몇 번 비엔나소세지도 직접 사서 넣어 먹어봤는데, 처음부터 같이 끓여야 간이 배어 맛있는건지 내가 넣은 건 나중에 추가한 맛이 나더라. 그래서 비엔나소세지도 그냥 추가해서 먹었다. 이제까지 추가해서 먹어본 건 당면사리, 우동사리, 중국당면사리, 메추리알사리, 계란사리, 라면사리... 그 중에서 가장 맛있었던 건 당면사리 같다. 어떤 유튜버가 우연히 먹방하는 걸 보게 되면서 따라서 시켜본건데 당면이 정말 매워서 이상하게 자꾸 손이 갔다. 사실 매운 음식 먹으려고 엽떡 시키는거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걸지도. 아, 다음 주문은 당면 추가 해서 먹어야겠다.

 



_
_

마트에서 사온 치즈 덕분에 맛있는 한끼 식사였다. 앞으로 세 팩이나 더 남았으니 엽떡 시킬 때마다 하나씩 넣어 먹으면 딱 좋을 것 같다.


제품명은 빙그레 모짜렐라 피자치즈. 넣고 이 분 정도만 돌리면 된다. 실수로 오분, 육 분 이렇게 돌려버리면 떡이 딱딱해져버리니 주의.

요즘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은데 엽떡 수혈할 때가 다 된 것 같다. 사실 매운 걸로 해결 될 스트레스 수치가 아니긴 하지만, 잠시나마 고민을 잊을 수 있다면. 이번 주중에 당면 추가 해서 한 번 더 시켜야지. 쫄깃한 떡, 탱탱한 소세지, 매콤한 어묵에 치즈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