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피지옥이란...?
아이가 추피 책 외 다른 책은 절대 못 읽게 하고, 하루종일 추피추피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걸 말해요. 엄마들 사이에선 이미 유명한 말이죠.  


처음 추피를 들였을 때 아이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나는 예외인가?' 싶었죠. 늘 제가 책을 꺼내와 읽어주는데 아이가 먼저 책을 가지고 와 저를 귀찮게 해주기를 저는 몹시 바라고 있었어요.

정확히 몇 개월 적부터 그랬는진 기억이 잘 안 나요. 일단 무릎에 앉고, 추피가 꽂힌 책장을 손가락으로 가리켜요. 그래서 읽어주면 집중해서 잘 보는거예요.

그렇게 자연스러운 시간이 흘렀어요. 20개월이 피크였던 것 같은데요, 그 땐 추피 말고는 정말 다른 책 아무것도 읽지 못 하게 했어요. (다른 책에 손을 대는 것도 용납하지 않고 버럭, 다른 책 제목을 한 글자라도 말하면 바로 불만 표출)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아이가 이래 좋아했느냐고요? 저는 아직까지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그림체가 귀엽고 아기자기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매우 단순한 것도 아니고, 내용이 참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주인공이 유달리 정이 가는 스타일도 아니에요.

 


보시다시피 추피 외 추피엄마, 추피아빠, 추피친구들은 모두 추피와 비슷하게 생겼어요. 아빠는 눈썹으로 알 수 있고, 친구들은 머리랑 얼굴 색으로 구별할 수 있고.. 눈코입은 다 똑같아요. 그리고 위 사진 속 추피엄마는 다른 점을 찾지 못 해서 볼 때마다 그냥 키 큰 추피 같아요.

그런데 아이들은 왜 이렇게 추피에 열광을 하는 걸까요?

 


추피는 감정표현에 솔직해요. 화가나면 화가 난다고 말하고, (어른들에게 버릇없이 굴진 않지만) 칭찬 받고 싶은데 안 해주면 자기가 먼저 "저 어때요?" 하고 대답을 요구하기도 해요.

그리고 무서우면 참지 않고 피하고, 친구가 화나게 하면 바로 밀치거나 때리기도 한답니다.

이 표현의 선이라는 것이... 일부 부모님들에게는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결국엔 방출되어 버리고 마는 일도 종종 봐왔는데요.

 



저도 처음엔 깜짝 놀랐어요. 생활동화에서 친구가 화나게 한다고 발로 차? 엄마가 과자를 못 먹게 한다고 짐을 싸고 할머니 집으로 가버릴 생각을 해?

다른 생활동화 같으면, 친구가 화나게 하는 상황에 말로 분노를 표출할지언정 몸싸움은 하지 않을 것이고, 엄마가 과자를 못 먹게 하면 시무룩해지거나 뾰루퉁해져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걸로 감정 표현을 대신했을거예요. (예외도 있음)

아이들은 이렇게 거침없는 추피의 말과 행동이 다른 책들보다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느껴져 좋아하는 건 아닐까요?

저희 아이 뿐 아니라 지옥이란 말까지 붙을 정도로 아이들이 열광하는거면, 뭔가 분명한 이유가 있는 것은 같은데요.

 


흥분을 가라앉히고, 책 소개도 좀 해볼게요.

추피는 생활동화 60권 + 낱말놀이책 10권 + 스티커북 1권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책 사이즈는 16x17이라 아담한 편이고요. 그런데 책 모서리가 매우 뾰족해요. 긁히면 아프니 조심하세요.

위 사진은 낱말놀이책이에요. 저 귀여운 이미지들이 본문에 언급 될때마다 나온답니다.

스티커북이란 것은 저 낱말놀이 책에 사용하는 것이에요. 음- 그런데 저나 아이나 큰 재미를 느끼진 못했어요. 그냥 똑같은 이미지 찾아 스티커를 붙이는거예요.

 



그리고 추피는 위에서 말했듯 솔직하고 천진난만한 아이고요.
추피 엄마는 뭘 하시는건진 모르겠는데 꽤 바빠요. 추피가 놀아달라고 하면 컴퓨터로 일을 하다 종종 "아빠한테 놀아달라고 할래?" 라고 해요.

추피 아빠는 단호해요.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예요. 제대로 인사하지 않으면 따끔하게 바로잡고요. 하지만 동시에 가정적이에요. 추피가 새벽에 일어나 이거해줘 저거해줘 해도 화 한 번 내지 않고 결국 곁에 누워 자장가까지 불러줘요.

추피가 떼 쓴다고 처음엔 안 된다고 했던 TV를 결국 보여주는 추피 엄마보다, 저는 놀이기구를 더 타겠다고 떼 쓰는 추피를 그 장소에서 일단 데리고 나와 목마를 태워주는 추피 아빠에게 더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많은 권수를 통해 우리는 추피가 유치원에 가고, 여동생을 돌보고, 강아지를 무서워하고,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게 됩니다.

 


당돌한 표현방식을 취하는 추피가 저는 매우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요. 아이가 좋아하니까 사실 저도 좋아요. 위에서 과격한 태도를 보이는 편을 이야기 했지만 모든 편에서 그런 건 당연히 아니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모습도 많이 있어요.




피크를 좀 지나 요즘은 다른 책도 종종 읽긴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최애를 꼽으라면 추피인 것 같아요. 걱정은 아니고 다만, 이 시기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금은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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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곰곰이, 추피, 베베코알라, 공룡대발이 중 대발이가 내용 면에서 가장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전집과 다르게 한국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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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21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요즘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압도적인 1등 추피를 제외하고, 다른 책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어 어렵지 않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추피지옥 피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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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각각 공룡대발이와 베베코알라에요. 저와 비슷한 아기를 키우는 부모님, 유아생활동화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아 첨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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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저는 곰곰이, 추피, 베베코알라, 공룡대발이 중 대발이가 내용 면에서 가장 잘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요.

다른 전집과 다르게 한국정서를 잘 담아내고 있다는 점은 말해뭐해 입 아프고요. 대발이는 만나요 편과 배워요 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각 50권씩) 살아가는데 필요한 기본 예절과 안전의식 등을 가르쳐주는 배워요 편은 그렇다 쳐도, 만나요 편도 마냥 재미있는 것만은 아니거든요. 굉장히 정성들여 출간한(?) 느낌이랄까요.. 일단 만나요 편부터 얘기를 해볼게요.

만나요, 아빠랑 놀아요


다른 책에서도 가족간의 사랑,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느끼는 즐거움과 배려 등을 다뤄요. 거의 필수죠. 그런데 같은 주제를 놓고 쓰여진 이야기임에도 대발이는 좀 더 몽글몽글해요. 왜인지 생각해봤어요.

위 사진은 '아빠랑 놀아요'라는 책의 일부인데요. 보통은 아빠랑 논다고 하면 주인공이 아빠와 '무엇'을 하고 노는지가 주된 내용이 되는데, 대발이는 아빠가 웃어줄 때, 업어줄 때, 뺨을 부벼줄 때, 할 수 있다고 말해줄 때,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 하는 것으로 내용을 완성시켜요.

아빠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마음이 포근포근해지고, 넓은 등에 업어주면 세상에 무서울 게 하나도 없고, 아빠의 괜찮다는 말엔 진짜 어떤 일이든 괜찮을 것만 같고, 무거운 걸 한 번에 드는 아빠처럼 되고도 싶대요.

 



그리고 대발이는 등장인물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요. 대발이가 주인공은 맞지만, 아예 나오지 않는 책도 몇 권 있어요. 그 중 '친구야 미안해'라는 책에서는...

말랑이가 공연을 하는데 방귀를 뀌어서 큰턱이가 정신을 잃고 쓰러져요. 말랑이는 용기가 없어 미안하다는 말도, 병문안도 가지 못 해요. 그러다 정신이 돌아온 큰턱이가 숨어 있는 말랑이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데요, "나 때문에 공연을 망쳤지?" 라면서요. 말랑이는 그제야 몹시 부끄러워하며 사과해요. 그리고 말랑이는 이제 잘못을 하면 바로바로 사과하는 공룡으로 거듭나요. (모든 캐릭터가 공룡이에요)

단순히 사과를 하는 결말이 아니죠? 먼저 손을 내민다는 건 용기 있는 일이고, 사과라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일이라고 알려주고 있어요.

배워요, 지하철을 타요


다음은 배워요 편이에요. 작정하고 교훈을 잔뜩 담았어요.

위 책은 '지하철을 타요'에요, 보송이가 엄마 오빠와 함께 지하철을 탔어요.

보송이는 노란 선 안에서 엄마 손을 꼭 잡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보송이 오빠는 빈자리로 달려가다 넘어져서 지하철에선 뛰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고, 놀고 싶지만 큰 소리가 날까봐 그냥 창문을 보고, 아는 공룡을 만나 반가워 하는 보송이 엄마에게 아이들이 시끄럽다고 주의도 줘요.

이거 진짜 한국정서 아닌가요? 나쁜 말로 얘기하면 주변 눈치를 살피는거고, 좋은 말로 얘기하면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는거죠.

 



그리고 웃어른을 공경하는 편이 있는데, 추피나 베베에게선 절대 볼 수 없는 그림이 나와요. '먼저 드세요'라는 책의 빠르미라는 공룡의 에피소드에요.

뭐든지 빨리빨리, 그래서 빠른 걸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빠르미는 엄한 할아버지를 무서워해요. 버릇없이 굴면 할아버지는 엄마와는 다르게 바로 혼내시거든요. 빠르미는 할아버지에게 공손히 인사하고, 얌전히 걷고, 고운 말만 써요. 그러다 밥이 나왔을 때 습관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수저를 들었는데...

이노옴! 혼이 났어요. 어른들이 드시기도 전에 밥을 먹는다고요. 그리고 식구들이 식탁에 다 앉아야 밥을 먹을 수 있대요. 체하지 않게 천천히 먹어야 하고...
(아휴 애 체하겠다)

저 개인적으론 싫어하는 편이에요. 어르신이랑 함께 식사할 때 어른이 먼저 수저를 드시고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는 건 맞지만, 이렇게 권위적이고 위압감이 드는 분위기는 시대흐름상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요.

이 뿐 아니라 배워요 편에서는,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예절과 규칙을 배우고, 바르게 대화하는 방법이나, 식습관과 바른 먹거리, 음악 미술 등 예술을 배우기도 해요.

생활습관을 잡아주는 동화로는 제 기준 대발이가 원톱이에요.


단점이라면...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열 명) 처음에 이름을 외우는 일과 각 캐릭터의 특징을 익히는 게 좀 번거로운 일일 수도 있어요. 아기책이라 한 권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게 될테니 곧 자연스레 익숙해지겠지만요.

 



대발이는 한국정서가 묻어나는 내용이라 다른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짙게 깔려 있어 아무래도 다른 책들보다 위화감이 덜해요. 내일 당장 놀이터에서 만날 수 있을 법한 캐릭터라 마음이 더 가기도 하고요.

하지만 21개월 저희 아이는 대발이 별로 안 좋아해요. 왜인지 대발이 엄마 아빠 나오는 부분만 좋아하고 대발이나 다른 친구들 에피소드는 즐기질 않더라고요? (추피를 하도 읽어 추피는 가볍고 재미나게 읽어주는데, 대발이는 가뭄에 콩 나듯 읽어주길 허락해줘서 엄마가 별 부담없이 읽어주는게 아니라 '내게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라는 느낌이 들어 꺼려하는 걸지도...)

그래도 자연스레 노출하며 우리집 상황에 맞춰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겠어요.

 

생활동화 그레이트북스 베베코알라 후기, 베베야 고맙다...

갓 21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요즘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압도적인 1등 추피를 제외하고, 다른 책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어 어렵지 않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추피지옥 피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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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링크는 제가 쓴 베베코알라 후기에요. 대발이처럼 좀 더 자세하게 썼다면 좋았을 것 같은 아쉬운 글이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한 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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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21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요즘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압도적인 1등 추피를 제외하고, 다른 책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어 어렵지 않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추피지옥 피크일 때는 추피 빼고 아무것도 못 읽게 했어요) 그 중 베베는 굳이 따지자면, 아직은 중박 정도인데요. 조짐은 좋아요.

구성은 총 67종.
본책 45권과 플래시 동화 20편,
그리고 베베와 알피 인형 2종이에요.



베베를 처음 들였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저희 아이는 인형 홀릭이에요. 그래서 언박싱을 할 때 책보다 베베와 알피 인형을 모두 매우 좋아했죠, 가히 초대박이었어요.

 


그런데... 추피 너 뭐니 진짜? 그렇게 좋아하는 베베와 알피가 나오는 책이라고 얘기를 해도 추피만 가리키면서 저것만, 다른 거 싫고 저것만 읽으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베베가 우리 아가한테 인사하고 싶다는데? 알피도 인사하고 싶다는데? 한 번만 만나볼까?" 를 시작으로 나중엔-

"으흐흐흑... 나도 귀여운 너랑 놀고 싶은데 나를 안 만나줘서 슬퍼. 으흐흐흑..." 베베로 빙의하여 꼬신 결과 무릎에 앉아주며 한 번 읽어보라고 마침내 허락 해주더라고요. 예쓰💪

베베코알라


서두에 언급했지만 아이는 요새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그래서 그 모든 책들은 현재 거실에 다 빼두었답니다. (tmi인데 베베는 특히, 스펀지북으로 이루어진 폭신한 책이라 세로로 쌓아놓으면 옆으로 픽 하고 쓰러져서 불편해요, 교구장에라도 꽂아 놓아야..) 거실 뿐 아니라 부엌에서도 읽고 소파에서도 읽고 구석에서도 읽어서 책이 마구 널브러져 있는 걸 한 권 한 권 주워 모아 사진 찍는다고 책장에 꽂느라 고생 좀 했네요.


간단히 책 소개 해볼게요. 왼쪽부터 스펀지북, 보드북, 그리고 오른쪽은 '집 안', '집 밖' 두 개의 이야기로 엮인 미니 시리즈 책이에요.


보드북은 세 권, 그리고 나머지 상당수가 스펀지북이라 베베는 떠올리면 퐁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책인데요, 실제로 모든 책이 모서리 라운딩 처리 되어 있어 아이 혼자 가지고 놀며 볼 때에도 안심이 되는 책이랍니다.

 

스펀지북 내지는 아르떼 용지를 사용하였다고 해요. (아르떼 용지란, 예술 작품집이나 화보집, 명품 카탈로그 등에 주로 사용되는 고급스러운 용지) 베베가 촌스럽지 않고 섬세한 색감을 구현해 낸 데에는 이 용지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그림도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달라요. 퀄이 너무 좋아서 저는 처음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줄 알았다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노출을 꺼려 하는 부모님도 있던데, 한편으론 그 마음도 이해가 가요)

 



저는 그림체도 마음에 들지만, 한 페이지에 아이에게 해 줄 말이 가득한 이미지여서 좋더라고요. 다른 책들이 하도 단순하니까 이거 하나만큼은 엄마인 저도 보면서 눈이 좀 즐겁고 싶달까요. 하하.


글밥은 모든 책이 대체로 다 저 정도예요. 내용이요? 다른 생활동화와 비교를 해볼게요. 추피보다는 확실히 착하고, 대발이보단 골치 아파요. 왜냐하면 베베는 순한 편이긴 하나 알피가... 하, 거의 초소형 짱구예요. '내 할 일은 이거야!' 라는 듯이 매 회 장난을 치고 말썽을 부려요. 물론 때로는 사랑스럽기도 하지만요.


마침 나왔네요. 맨 왼 쪽 컷에 나온 아이가 바로 알피에요. 그나저나.. 그림을 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만화책 같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지만 책이 모두 이렇진 않고, 대개는 하나에서 두 컷 정도, 많게는 이렇게 네 컷까지 나뉘어진 것도 있고요. 이건 정말 꺼려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저는 좋아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포인팅 라벨링이 이젠 거의 습관인데, 손으로 찝어주면 아이는 눈으로 부지런히 따라가며 유심히 그림 보고, 이야기도 잘 듣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건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내용은 다른 생활동화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실제 겪고 느낀 경험과 감정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로 엮여있어요. 마트에 가고, 병원에 가고, 밤늦도록 잠을 안 자기도 하고, 친구와 싸우거나 화를 내거나 걱정을 하거나 무서워서 벌벌 떨기도 하죠.

하지만 생활동화를 몇 세트 번갈아 읽다보면 경험과 감정은 모두 비슷하다는 걸 느끼실거예요. 캐릭터들이 가진 성질에 따라 반응하는 게 다 각기 다를 뿐.

 

 

처음에 저는 사실.. 베베가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 들어 아리송 했었어요. 감정표현에 거침이 없는 추피와, 다양한 표정을 가진 천진난만한 대발이 사이에서 베베는 어떤 아이인가- 하고 어른의 시각에서 쓸데없는 판단을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구매하기 전에 비교를 하는 것도 아니고, 참 부질없는 시간 보냈다고 생각해요.

생활동화를 읽어주는 이유는, 캐릭터가 끌고 가는 이야기로 그저 시간을 떼우려는 의도도 아니고 재미로 즐기기만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올바른 말과 행동, 그리고 생활습관을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통해 익히게끔 해주고 싶어서 자주 읽어주고, 그래서 비슷한 내용이어도 계속 접하게 해주고 있어요. 영어 수학만큼이나 중요한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단 1이라도 좋으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뜬금없지만 얘네가 바로 베베와 알피에요. 귀엽죠. 남편이 베베 귀 잘라서 추피라고 하자 하더라고요. (...) 알피는 너무 작아서 눈 깜짝 하면 집에서 사라져 버리니까 조심하세요.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아이는 잘 때 베베나 알피를 품에 꼬옥 안고 자요. 제목에 왜 제가 '고맙다'라고 표현 했냐면요.. 베베를 안고 자는 걸 단지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베베가 있어야 자려고 하거든요. 베베가 있어야 품에 기대고 눈을 감아요. 육아의 질은 아이의 수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고맙다고 할 만 하죠?





+) 구성 중에 플래시 동화가 있다고 했었잖아요. 책 뒤에 보면 큐알코드가 있는데 이걸 통해 보실 수가 있어요. 안 그래도 생동감 넘치는 책을 더 생동감 넘치게 볼 수가 있답니다. 책이 고대로 영상화 되어요. (모든 책은 아니고 20편만) 저는 아직 영상노출을 하지 않아 보여준 적은 없지만 생각만 해도 아이가 좋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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