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요.

3살 아기 뒷통수에 맞아 코뼈가 골절 됐어요. 이 글은 수술 당일 일어난 일을 정리한 것이고요. 이 전 상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1탄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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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어요. ✔
• 코뼈가 부러졌다면 어린 아이들인 경우 뼈가 빨리 붙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 하는 것이 좋고요. 성인의 경우 2주를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 저는 입원하지 않고 당일 귀가 했어요.



성형외과에 다녀왔어요. 현재 저는 코 안에 빵빵하게 솜을 넣어둔 상태고, 부목을 고정시켜 둬 이 몰골로는 도저히 집 앞 마트도 갈 수 없을 지경입니다.

수술은 5시 30분으로 잡았어요. 그런데 제 이전 타임 수술이 좀 길어지는 탓에 7시 15분에 들어가게 됐네요. 기다리는동안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시나요? 인터넷에 있는 코뼈 골절 후기 글은 모조리 다 읽은 것 같아요.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다가 수술 후 처치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받고 결제를 먼저 했어요. 80만원. 그러다 호출이 와서 일단 상담을 먼저 받고, 수술실로 갔답니다. 아으... 언제 와도 무서운 수술실.

저는 국소마취와 수면마취 중 수면마취를 하기로 했어요. 5분 정도로 끝나는 간단한 수술인데 저는 그 5분이 너무 공포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소리도 다 들리고.

 



수술실 침대에 누웠어요. 제 몸을 꽁꽁 묶으시고 혈관 찾아 주사를 놓아주시려 하는데 찾기가 힘드셨나봐요. 두 분이서 끙끙대는 모습을 누워서 바라보고 있자니 무서움이 배가 되서 '그냥 휜 코로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설핏 들더라고요. 콧털을 제거해주신다고 무언갈 콧 속에 쑤욱 집어넣어 위잉~ 돌려주시고, 그 다음에 또 뭐가 들어왔는데 이건 설명을 안 해주셨어요. 저도 물어볼 정신이 없었고.

수면마취는 처음 해봤는데요. 주사 놓자마자 1초만에 잠이 든대요. 저는 주사를 맞고 한 몇 초 가량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 어느 순간 잠들었어요.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대발이 읽어줘야 돼.", "안 읽어주셔도 돼요."

수면마취 깨면 헛소리 한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그러지 않을거란 근거없는 확신이 있었는데 개뿔... 대발이는 웬 놈의 대발이야. ㅠㅠ 근데 왠지 느낌상 그 말이 제가 한 첫 마디가 아닐 것 같더라고요.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전부터 나불나불 거렸을 것 같은 느낌...

 

끝났나요...?


수술이 끝나고 나오니 7시 30분이었어요. 15분 걸린거죠. 7시 15분에 수술하러 들어갔으니까. 시간은 엄청 짧죠? (길었어도 수면마취라 아무 느낌 없었겠지만)

거울을 봤어요. 꼭 미용 목적으로 코 높인 사람 같더라고요. 마스크로 코 절반 정도를 폭 덮고 택시 잡아 집에 왔습니다.

수면마취는 3,4시간 후에 깬대요. 저 각오하고 있었어요. 인터넷에 코뼈 골절 수술 받으신 분들 후기 보면 정말 이세상 아픔이 아니었다고, 얼굴을 땅에 들이박는 통증이 몇 시간 내내 이어진다고 하셔가지고. 저 정말 겁 많이 먹었거든요. 근데요...

제가 약을 잘 챙겨먹고 활동을 아예 하지 않아서였는진 모르겠어요. 수면마취가 깨고도 남았을 새벽이 되어서도 코가 답답해서 숨을 못 쉬어 잠을 못 자겠는 것 빼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코를 막아 놔서 눈, 귀, 치아, 두통으로 고생할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미리 언질을 주실만큼 분명 아픈 수술인 건 맞는 듯 한데요. 사실 제가 편두통이 있어요. 심해요. 그래서 오늘 병원 갈 때도 머리 부여잡고 갔어요. 그 통증이 수술 끝나고나서도 지속되어 이게 편두통 때문인지 수술 때문인지 분간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을 보면 두통은 어느 정도 수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가장 답답한 건 입을 다물면 죽는다는 공포.

폐쇄 공포증까진 아닌데 저는 잠수도 무서워서 못 하고, 장난으로 코 몇 초 막고 있는 것도 무서워 해요. 이 상태를 3일동안이나 유지해야 한다니... 어제 수술 하고 오늘 겨우 1일차라 막막하고 답답하네요.

아, 아이요? 남편이 일 안 나가고 봐주고 있어요.

 



수술 후 마취가 깨면 그 때부터 지옥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의사 선생님도 그래서 "이 수술 상당히 아파요." 라고 하셨던 것 같고요. 수술한 날 밤, 그러니까 마취가 깨고부터 그 다음날까지가 딱 고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너무 겁 먹지는 마세요. 약 잘 드시고, 약으로도 통증을 참을 수 없다 싶으시면 타이레놀 사서 드세요. 시간 간격이나 이런 거 없이 같이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빨리 솜 빼고 싶네요. 다음 글은 솜을 빼기까지 있었던 일! 그리고 솜을 빼고 나서 있었던 일 등을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Ps. 아기 박치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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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저 의사한테 그런 얘기 처음 들어봐요. 수술이 상당히 아프다고. 마취 해도 아프다고. 코 수술 잘하기로 유명한 선생님 찾아 간거였는데 신뢰가 있는 상태에서 그런 얘길 들으니 더 무서운거예요.

일단 수면마취로 진행하기로 했는데요. 집에 돌아와서도 문제네요. 요 꼬맹이가 제 코를 가만히 내버려둘지 어떨지.

사건의 발단은 이래요. 누워 있는데 아이가 뒷통수로 제 쪽으로 확 넘어졌어요. 너무 아파서 머리 거치지 않고 바로 눈물부터 나왔고 코피도 나데요? 이불에, 그리고 바닥에 피칠갑을 하고서야 정신을 차린 저는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시간이 지나자 피는 멎었어요. 근데 코가 너무 아픈거예요. 사실 아기가 제게 확 넘어졌을 때 우둑! 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었어요.

뭔가 잘못 되었겠구나...

 

흐흐흐흑...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어요. 하지만 바로 병원에 가진 않았어요. 피는 멎었고 코는 가만히 있으면 아프지 않았으니까요. 문제는 다음 날부터 코를 살짝 만지기만 해도 아파서 직감적으로, 아, 내버려두면 안 되겠구나 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 갔어요. 정형외과에. CT찍고 골절이란 진단을 받았고, 붓기가 가라앉으면 이비인후과나 성형외과에 가서 수술을 해야한단 말씀도 들었어요. 그러지 않으면 비염이나 축농증, 그리고 휜 코, 매부리코가 될 수도 있다고요.

 

그렇게 찾아간 성형외과에서 저는 정복술, 그러니까 뼈를 제자리로 다시 위치시킨 후 콧 속에 압축 스펀지 등을 넣어 3-5일 후 제거하는 간단한 수술을 받기로 했어요.

말로만 들으면 별 거 아닌 것 같은데요. 그리고 사실 의사가 상당히 아프다고 했어도 참으면 되는 일이에요. 잘못하면 죽는단 말도 아니니까. (하지만 수술 후기를 보면 저세상 아픔, 출산보다 아프단 분도 계실 정도로 상당한 아픔이라 하네요)

근데 코를 다치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아이는 제 코를 손과 발로 가격해요. 물론 모르고 그러는 거죠. 근데 그럴 때마다 아파 죽겠고요. 회복 기간에도 그러면 어쩌나 그게 가장 걱정돼요. 아프다고 아이를 안 볼 수도 없잖아요. 주변에서 도와준다곤 하나 24시간 봐줄 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솜을 빼고 나서도 문제예요. 일반적으로는 수술 후 두 달 정도 코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활동은 삼가는 게 좋다고 해요. 두 달 동안 아기가 제 코를 내버려둘까요?

육아를 안 해 본 분들은 못 만지게 하면 되지, 엄마가 알아서 조심하면 되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고요. (한 번은 아이가 무언갈 흐트려놓고 있길래 하지 말라고 했더니 제 품에 한 번 안긴 후 가만히 뭔가 생각하고는... 집게 손을 만들어 제 코를 집었어요. 진짜 깜놀... 하도 "코 만지면 안돼" 라고 했더니만 그게 약점인 줄 눈치챈 모양이에요)

오늘부터 약 두 달 간 고생 좀 하겠네요. 그게 가장 착잡합니다... 수술이 아프고 힘들고 뭐 그런 걸 떠나서... (사실 이것도 무서움)



- 이건 어제 작성한 글인데 발행을 못 했네요. 1/11일 작성글. 수술 후기라 정확한 날짜를 적어두는 게 도움 될 것 같아 덧붙입니다.

 

 

코뼈 골절 수술 후기(비관혈적정복술) 2.

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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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수술 후기 그 마지막편 3.

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코뼈 골절 시리즈가 드디어 마지막화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부목을 뗀 상태예요. 코가 이렇게 소중한 신체부위라는 걸 새삼 깨닫고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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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참고하여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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