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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아이랑 가기 좋은 곳 🤹🏻‍♀️

[스머프곤충나라] 남양주 동물 먹이주기 체험 / 미니동물원

유하우스 2021. 3. 30. 18:14



얼마 전,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는데 시기가 좋지 않아 많은 동물들을 보여주지 못해서 영 마음이 찜찜했다. 그래서 방문했을 때 괜찮았던 곳을 평일에 다시 방문해보기로 했다. 비록 사자나 호랑이는 없어도 쉽게 볼 수 없는 알파카나 염소 같은 친구들을 볼 수 있고 또 가까이에서 직접 먹이를 줘볼 수도 있다는 게 내가 재방문한 곳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고양이가 아이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반응하는 우리 아이가 책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눈 앞에서 보게 되면 얼마나 눈을 반짝거릴까, 정말 가는 내내 설레였다.

위치는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신월리 113-12이다. 가는 길목이 꽤 시골이라 놀랄 수 있으나 정겨운 그 거리를 지나면 곧 복슬복슬한 양과 알파카, 염소 등이 우리를 반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화려하지 않다.

 
아이고 보정이라도 할 걸 그랬나. 실제로 이렇게 어둡지 않고 을씨년스럽지도 않으니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된다. 넓은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 푯말이 하나 보이는데, 사진에 글자가 작아 보이니 옮겨 적자면 <카페에서 매표를 이용하세요> 계단을 올라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리면 매표소 겸 카페가 바로 보인다. 만약 매표소에 들리지 않고 직진한다면 양과 알파카, 염소, 보더콜리 등을, 왼쪽으로 튼다면 오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번에 갔을 때는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젊은 아르바이트생 두 분이 바삐 움직이고 계셨는데 이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한 분이 카운터를 지키고 계셨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자마자 명부를 작성하고 QR인증도 해야한다. 손소독도 필수.

 



[요금]
중학생 이상 성인 8,000원 (음료 1잔 무료제공)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12,000원 (기본 먹이 제공)
어린이집, 유치원 포함 단체 8,000원 (기본 먹이 제공 없음)
평일 이벤트로는 25%할인이 적용되어 성인 6,000원/어린이 9,000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50%할인
*24개월 미만 영아 무료입장

"성인 둘에 아이 한 명이요." 하고 계산하려고 보니 순간 아이가 14개월인데 성인보다 더 비싼 12,000을 내는게 맞는건가 싶어 여쭤보았다. 24개월 미만 영아는 무료입장이다. 그런데 사진 속 요금안내에는 '증빙서류지참시'라는 말이 적혀 있고, 신분 확인이 안 될 시에는 어린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니 불안한 부모님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 계산을 할 때 먹이바구니를 주시는데 바구니에는 당근, 청경채, 닭모이등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먹이바구니추가 구매하고 싶을 경우에는 3,000원을 지불하면 된다. 그리고 제공되는 먹이바구니 속 먹이 외에 개인적으로 가져온 먹이를 동물들에게 주었다가는 환불 없이 강제퇴장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는 배가 너무 고팠어서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라면 하나를 구매해 자리에 착석했다. 여기는 카운터 기준 왼쪽의 체험관이고, 물고기, 파충류, 양서류, 곤충 등이 수조 안에 있다. 밀리패드, 세일핀 리자드, 세네갈 카멜레온, 잭슨 카멜레온, 갑옷도마뱀, 볼파이톤, 타란튤라 등 이름도 생소한 친구들이 가득하다. 장수풍뎅이 유충을 찾아볼 수 있는 곳도 있는데 왠지 나는 징그러워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흥미를 갖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왼쪽엔 키즈카페처럼 아이들 노는 공간이 따로 있고, 수유실/기저귀교환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라면을 먹고 밖에 나오니 남편과 아이가 안에 들어가 있지 않고 밖에 쪼그리고 앉아 양과 알파카, 염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하고 물으니, 남편은 안에 들어가봤는데 도저히 먹이를 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했다.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 온 것도 아니면서- 나는 콧방귀를 뀌고 호기롭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으아아악!! 엄마 살려!! 먹이바구니를 들고 나는 동물들과 거의 술래잡기를 했다. 동물들은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만 보면 다가오는데, 그 날 따라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 더 그랬는지 바구니 안에 머리를 쑤욱 넣어 아예 자기가 가져가려 하질 않나, 몸통 박치기를 하며 빨리 달라고 재촉하질 않나, 각자의 울음으로 먹이를 요구하는 동물들을, 앞으로 나아갈수도 없게 온몸을 에워싼 동물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나는 당근을 공중에 흩뿌리며 출구로 뛰쳐나갔다. 그 때 들었던 남편과 사육사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선명하다.

 

 
이 아이는 스머프곤충나라의 보더콜리, 이름은 연탄이다. 무지 온순하고 조용했다. 내가 아는 보더콜리는 활동량이 어마어마한데 우리가 갔을 당시엔 할 일이 없어 그랬던 것 같다. 사람을 잘 따르고 복종하는 개 보더콜리는 3살 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훈련이 잘 된 모양인지 사람들이 아무리 다가가도 낯설어하거나 경계하는 태세를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 아이와 남편은 연탄이와 한참을 함께 놀았다.

 

 
귀여운 아기 ! 이렇게 귀여운 아기 양을 이 정도의 거리에서, 아니 더 가까이에서도 볼 수 있다는게 나는 정말 좋았다. 동물들은 사람이 먹이바구니를 들고 있지 않으면 각기 할 일을 한다. 달려드는게 무서운 사람은 바구니를 놓고 안에 들어가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집에서만 듣던 양 울음소리를 눈 앞에서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어서, 양털이 얼마나 복슬복슬한지 체험하게 할 수 있어서 엄마로서 나는 그게 참 좋았다.

 

 
이 친구는 알파카인데 약올리거나 화가나면 침을 뱉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로 먹이를 줄까 말까 사람들이 약올릴 때 침을 뱉는다고 했다. 냄새가 아주 지독하다고. 그리고 다른 친구들관 달리 얼굴이 조금 지저분했는데, 그건 알파카가 흙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면서 스트레스 해소 및 청결도 유지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놀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알파카는 사람과 비슷하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물이라 꼭 두 마리 짝을 만들어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독사 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이 날 알파카에게 침을 맞지 않았다. 근데 그 대신이랄까, 우리 밖에서 아이와 조용히 먹이를 줄 때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양 한 마리가 침을 뱉었다. 우린 나름대로 순차적으로 먹이를 준다고 줬는데 미처 몰랐던 한 마리가 있던 모양이다. 일부러 약올리려고 한 건 아닌데 미안. 헌데 너희를 배불리 먹이기에는 먹이바구니 먹이가 너무 적어. 먹이 바구니를 세 번이나 추가 주문했는데도...

 

 
온순한 양들. 털을 깔끔하게 깎아 놓아서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먹이를 달라고 곁에 다가오면 털이 너무나 폭신하고 부드러워서 꼭 안고 싶었다. 사진으로 보니 표정도 참 예쁘네. 위 사진은 남편과 아이가 알파카 무서워 밖에서 먹이를 주고 있을 때 옆에서 찍은 사진이다.

 

 
장소를 이동해 당나귀와 말을 보러 갔다. 이 친구는 당나귀. 옆에 말 친구들 두 마리도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이름이 있었지만 당나귀는 그냥 당나귀였다. 왜? 당나귀도 이름 지어줘요. 말과 당나귀는 비슷하게 생겼다. 차이점이라면, 당나귀는 말과 달리 이마에 털이 있고 꼬리에도 긴 털이 있다는 것. 사진으로도 느껴지겠지만, 코와 입이 압도적으로 커서 먹이를 주면서도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사진이 너무 많으면 읽기 힘들 것 같아 말, 미어캣, 긴코너구리, 호저, 라쿤, 앵무새 등의 사진은 다 뺐는데 카피바라는 사진이 넘 귀엽게 나와 고민 끝에 넣었다. 약 8년에서 10년 정도를 사는 카피바라. 카피바라는 설치류 중 몸집이 가장 크고, 수영과 잠수를 매우 잘하기로 알려져 있다. 옆에 바나나, 당근, 식빵 등의 먹이를 주어도 된다는 표시가 있어 바구니에 있는 먹을 수 있는 먹이는 아낌없이 주었다.

 

 
약 7년에서 13년을 사는 . 원산지는 오스트리아, 스웨덴이지만 현재는 각국에서 서식 중이다.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기르는 가축이며, 머리에 붉은 볏이 있고 날개는 퇴화하여 잘 날지 못 하고, 다리는 튼튼하다. 사람이 와도 본체만체 하던 아이들이었는데 모이를 쏟아붓자 기다렸다는 듯 머리를 박고 눈 깜짝할 새 다 먹어치워버렸다. (한 3초 걸린 듯) 오른편에는 달걀이 놓여있었다.

 

 
체험 1관에 있는 귀여운 기니피그. 무리를 지어 살기 좋아하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햄스터만치 쪼마난것이 참말로 귀여웠다. 남편은 가장 작고 왜소한 아이 한 마리를 공략해 먹이를 줘보았는데 주변의 큰 아이들에게 모두 뺏겨 정작 그 아이는 한 입도 먹지 못했다. 자기도 먹어보려고 남들 이동할 때 뽈뽈거리며 쫓아가긴 하던데..

 

 
꽥꽥 오리. 하얗고 도도해보였다. 먹이를 던져주니 부리로 무섭게 쪼아먹던 모습이 반전으로 느껴질만큼. 뒤에 혼자 앉아있는 아이는 아파서 격리 중인 것 같았다. 그런데 너네 그 흙바닥에서 행복해? 돈 내고 보러 간 주제에 동물들 안위 걱정하는 꼴이 우습지만 안타깝다. 내가 조금 더 동물을 사랑했더라면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근데 아이 엄마로서 이럴 땐 어떤 생각을 하는게 맞는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동물원의 모든 동물들이 보다 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미성숙한 생각만 든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사진을 자르고 잘랐는데도 이 정도네. 마지막으로 첨부하는 사진은 밖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 라면이다. 저번에 처음 방문 했을 때 라면 조리 하는 곳을 찾지 못해 정수기에 물 받고 있다가 낭패를 봤는데 가기 전에 제 글을 먼저 읽으신 분들은 매표소 뒷 문을 열면 바로 조리기가 보이니까 꼭 그 곳에서 조리하세요-

 

 
끓이는 방법과 주의사항은 앞에 붙어 있다. 라면도 너구리, 신라면, 짜파게티 등 다양하므로 원하는걸 선택하여 가지고 와 자유롭게 조리하면 된다. (계란도 선택 가능) 참나 동물원의 동물들이 안타깝다 소리 하다 라면으로 끝맺음 하고 앉아있다.

서울대공원보다 훨씬 좋았던 미니동물원. 처음 갔었을 때는 아이가 관심도 없고 피곤해서 눈을 반만 뜨고있더니, 이번엔 동물들을 보고 조금 놀란 기색이 보여 반가웠다. 다음에 갔을 땐 또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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