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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현대아울렛 모카가든(하이메 아욘 가든, 모카플레이) 후기 본문

엄마의 사생활/🏖 소개하고 싶은 곳

남양주현대아울렛 모카가든(하이메 아욘 가든, 모카플레이) 후기

유하우스 2021. 4. 16. 01:29



모카가든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하이메아욘의 작품들이 녹아있는 공간이다. 모카가든'하이메아욘 가든', '모카 플레이', '모카 라이브러리' 이렇게 총 3개의 시설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가 제일 먼저 방문한 하이메아욘 가든에는 하이메아욘이 직접 디자인한 작품 7개가 들어서있었다.

작업하는 동안 느낀 설렘과 감사의 마음을 작품으로 전달하고 싶었던 하이메아욘. 나는 아직 모자란 사람이라 그다지 희망찬 에너지를 얻고 나오지는 못했지만 다시 가고 싶은 미련이 남은 걸 보면 감성이 빛나는 분들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얻으셨으리라 생각한다.


Thinking monkey. 사실 내가 생각한 실내 정원은 좀 더 어두웠다. 그래서였던 것 같다. 하이메아욘 가든은 환하고,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심지어 작품을 감상하는 이용객을 주시하는 직원들이 두 명이나 눈에 불을 켜고 있었어서 (마스크를 벗거나 위험 행동을 할 시 제지하려는 꼭 필요한 분들이지만) 자유스러운 분위기는 못되었다.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밝고 경쾌했다.


Curious Morpho. 작품 설명이 없어 뭘 의도한건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오리인 것 같기도 하고, 토끼인 것 같기도 하다. 평소에 깊이 상상하는 연습을 좀 할 걸 그랬다. 배의 황금색 동그라미를 보고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하다니 부끄럽다. 자세는 무슨 뜻이니? 너처럼 걸어보라는 뜻이야? 아님, 사람들의 발소리를 들어보라는 뜻이야?

 



40여종의 나무와 풀도 푸르렀다. 아이와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대신 저긴 들어가도 된다고 안내 해주신 곳은, 흙이 아닌 돌 위였다. 아이에게 흙을 밟아볼 수 있게 해주고 싶은데 산이나 숲유치원 말고는 달리 갈 곳이 없을까. 산을 오르기에는 엄마가 너무 저질체력인데...


입구 쪽엔 이런 매점도 자리잡고 있었다. 오픈 되어 있지 않고 숨어 있는 모습이 아늑해보이고 괜히 한 번쯤 들어가보고 싶게 만든다. 아파트가 아닌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면 작아도 이런 공간 하나정돈 만들어주고 싶다.

입장할 때는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마치고 안내해주시는 직원의 지시에 따른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시간대별로 수용 인원수가 있으며 정원 초과일 경우에는 대기하여야 한다. 나는 평일에 방문해서 기다리지 않고 바로 입장했다. 후에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주말에는 세 시간까지도 웨이팅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


Fountainhead. 아이의 이목을 끄는 건 바로 이 조각이었다. 입에서 나오는 물 소리가 쫄쫄쫄- 듣기 좋았다. 주말이나 평일 저녁은 사람들 말소리며 발소리에 물소리가 묻힐 수도 있으니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꼭 평일 낮에 가봤으면 좋겠다. 사람들에 치여 눈치껏 자리를 피해줘야 하는 불상사를 겪을 일도 덜할 것이다.


나는 평일 저녁에 한 번 더 가볼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너무 환해서 불편했는데 다른 분이 찍은 이미지를 보니 저녁즈음 올려다 본 천장이 파랗고 그 하늘이 비추는 가든은 평소 내가 늘 생각해오던 정원이었기 때문이다.


스칸디아모스, 괭이밥과 동백나무, 귤 나무(이름을 외우지 못해 귤 나무라고 지칭) 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사진은 낑깡이다. 더 주렁주렁 열렸다면 더 예뻤겠지만, 충분히 그림 같고 아름다운 광경이다.

 



요번에도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되는 것 같아 사진은 생략하지만, 외에 식물을 돋보기로 들여다 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돋보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씨앗의 생김새를 관찰하는 것이다. 식물을 이해하고, 놓여있는 씨앗카드를 읽으며 씨앗이 자라난 모습을 비교해본 후, 가든으로 나가 작은 씨앗으로 시작된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해보면 좋을 것이다.


놀이시설은 4개뿐이지만 주말에 엄청난 웨이팅을 감수해야하는 곳, 모카플레이다. 인류의 진화를 나타낸 벽화가 눈에 띈다. 모카플레이는 155cm미만의 어린이만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고, 음료, 킥보드, 유모차는 반입불가. 또한 반려견도 들어올 수 없다. 우리는 평일에 갔음에도 20명이라는 인원제한으로 한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바로 옆의 키즈카페 대기 의자에 앉아 아이와 함께 놀며 기다렸다. 그로부터 대략 15분 정도 후 카톡으로 안내문자가 날라왔던 것 같다.


사진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왼쪽 노란 친구는 코끼리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 코끼리 귀에서 밖을 내다 볼 수도 있고, 반대편에서 미끄럼틀도 탈 수 있다. 오른쪽 빨간색 친구는 악어다. 악어 입 혹은 몸통 쪽 계단으로 올라 미끄럼틀을 탈 수 있다. 경사가 높지 않고 계단도 하나 뿐이라 어린 우리 아가에게 제일 먼저 권했던 놀이기구이기도 하다. 정면으로 보이는 파란색 친구는 피노키오인데, 구름다리가 있고 한 쪽 다리로는 아이들이 시소도 탈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코끼리 옆에 위치한 초록색 친구는 라마다. 그물망을 밟고 올라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올 수 있다.

이용시간은 30분으로 제한되어 있어 들어가기 전엔 조금 조급한 마음이 없잖아 있었으나 결국은 30분도 채우지 못하고 나왔다. 처음 20명 인원제한은 너무 빡빡한게 아닌가 라고 생각했는데 놀이기구가 4개 뿐이라 이미 사용하고 있는 아이가 있으면 기다리거나 포기해야 했고, 그런 시간들이 길어지면서 즐거움 보다는 지루함이 느껴져 이만 나가기로 한 것이다. 적정인원은 10명이 적당할 것 같은데 그러면 웨이팅이 너무 길어질테니 뭐 그냥 아쉬운 사람이 다음에 한 번 더 가는걸로...

 
로마원형경기장의 관중석같은 계단은 부모가 노는 아이를 편히 지켜볼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작가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그의 창의력의 원천은 '아이처럼 생각하기'라 다른 의미로 만들었을 수도 있다.) 시간이 촉박해 나는 앉아보지 못하고, 자세히 보지도 못하고 사진만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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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19년 대림미술관에서 국내 첫 전시를 열었던 바 있다. 전시를 보고, 모카가든까지 둘러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역시- 라고 이야기 한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어 하는 것도 보는 것도 사실 어려운데 이번 후기를 작성하면서 하이메아욘이 내게 하는 말 같은 말을 하나 발견했다. '자신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잊는 법을 배워야 창의력의 문이 열린다.' 다시 방문할 땐 초등학교 오학년 같은 마음으로 봐야겠다. (초등학교 오학년이 인간이 모여 교류하며 탄생하는 이야기와 어린이와 가족에 대한 긍정적이고 희망찬 감성을 느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나)

 



그리고 <모카가든>에는 하이메아욘가든, 모카플레이와 더불어 2,000여권의 자연 주제 그림책이 있는 '모카라이브러리'도 포함 되어 있는데, 나는 이 날 방문하지 않아 사진을 따로 추가 하지는 않았다. 모카라이브러리에는 에듀랩 활동(그림책 레코드, 씬 컬렉터, 하이메아욘 컬러링)과 모카가든의 탄생 과정을 감상할 수 있는 아트랩 전시가 마련되어 있다. 여기는 방문 전 사전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므로 유의. 미술관 같기도 도서관 같기도 한 것이 아이 가진 부모님들이 좋아하실 것 같은 공간이었다.

나는 아이가 어려 라이브러리는 아직 보류다. 가든과 모카플레이만 재방문 예정인데 언제쯤 코로나는 종식되어 주시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까. 어딜가든 쫓아오는 시선들이 참 부담스럽고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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