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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언제 가장 화가 나시나요? ft.육아하다 뚜껑 열리는 순간 본문

유하우스/육아를 하면서 드는 생각 💭

아이에게 언제 가장 화가 나시나요? ft.육아하다 뚜껑 열리는 순간

유하우스 2022. 5. 20. 00:51

 

블로그를 하면서 종종 놀랍니다. 유입로그, 검색어를 보면서요. 이런 검색들을 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안쓰러워 토닥거려주고 싶기도 합니다. (애 셋 20년 키운 선배엄마 같쥬) 몇 달 전에 제가 이런 글들을 올렸었어요.

 

아기의 재접근기... 엄마의 집 나간 넋을 찾습니다. (힘든 이유, 나름의 대처 방법, 아기를 위해

재접근기란 생후 16개월부터 24개월 사이 유아에게 나타나는 정신 성장 발달 단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 시기에 아기는 엄마로부터 안정감과 신뢰감, 소속감을 얻고 싶어 하는 동시에 엄마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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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너무 힘들어 미치겠다.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그나마 밖에 있는게 덜 힘드니까 오늘은 하루종일 밖에 있었다. 그리고 7시 30분쯤 집에 왔다. 이제 저녁을 먹으려는데 역시나 안 먹는다. 기본 한 시간이다. "밥 먹고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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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런 검색어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아기 징징거림, 아기 때리고 깨물어, 바스러지게 우는 아기, 육아가 너무 힘들어, 육아가 맞지 않는 사람, 아기가 미워요... 정확한 키워드는 아니나 대개 이런 느낌입니다. 저는 이건 정보를 얻기 위함이라기보다 '혹시 나와 같은 사람 있나?' 싶어 위로와 공감을 바라는 마음으로 보였어요.

저도 육아가 힘든 날 그러거든요. 아기 통잠, 아기 통잠 언제, 27개월 아기 통잠...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대처를 하고 있나, 다른 아기들도 이렇게 밤에 잠을 안 자는걸까? 궁금한 마음으로요.

올라오는 키워드를 보면서 저는 이렇게 힘든 사람들이 많구나 새삼 실감이나 안타까웠습니다.

SNS을 하다가보면, 육아 인플루언서들 참 많죠. 늘 유익한 정보글과 공동구매, 감성을 공유해주는 고마운 분들.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데 육아가 유독 힘든 날은 전 오늘도 평온했을 것이 분명한 그런 계정은 일부러 피해 봅니다. 상처 받거든요.

저는 그런 날 '저도 이렇게 힘들었어요', '이런 아기도 있답니다?!' 하는 식의 만화나 글을 읽어요.

죄책감을 덜 수 있어 좋더라고요. 분명히 나 오늘 되게 열심히 육아 했는데, 눈치라곤 1도 없는 아기가 인간의 한계를 시험해서 결국 언성이 높아진 하루였다고 쳐요.

오은영 박사님도 그랬잖아요. 하루 내내 잘하고 잠들기 10분 전에 화내면 아이는 그걸 기억한다고... 그럼 하루가 무안하고, 내 자신이 한심하고, 아기가 밉고... 아기에게 화를 낸 날이면 그야말로 미쳐버릴 것 같아요. 그런 날은 다른 사람의 행복한 육아 일기를 읽고 미소지을 힘조차 없더라고요.

...아, 서두가 무지하게 긴데요. 그래서 이와같은 글을 써보기로 한 거예요.






육아를 하면서 아기에게 화가 날 때, 이름하야 <육아하다 뚜껑 열리는 순간 베스트4>예요.

 

1. 안 잘 때 !



솔직히 말하면 이걸 1~4에 다 적어도 납득이 갈 정도예요... 안 자면 단전에서부터 화가 부글부글 올라와요. 많이 바라는 것도 아니고 육퇴 후 잠들기 전 몇 시간, 엄마 시간 가져보겠다 이건데요.. 24시간 중 20시간 아기에게 썼으면 4시간은 나를 위해 써도 되잖아요.

낮잠을 안 잔다? 밤에 늦게 잘 게 뻔해서 화가 나요. 밤잠을 안 잔다? 육퇴 후 자유시간도 없이 나도 거의 바로 뻗어버릴 지경이라 화가 나요. 밤에 자다가 깬다? 부연설명 안할게요.

 



오히려 저는 돌 전의 육아가 수월한 편이었는데요. 그 땐 체력이 있었고, 몸은 힘들었지만 제정신이 아닌 건 아니었거든요. 돌 지나고 두 돌 지나고 아기가 점점 인지를 잘하게 되자 이상하게 더 화 날 일이 많아졌어요. 이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겠어요.

엄마가 언제까지나 신생아 돌보듯 10키로 넘는 아기를 도닥거려줄 순 없잖아요. 사람이 힘들면 당연히 체력이며 멘탈이 흔들리는 게 정상인데... (그래도 이겨낼테니 회복할 시간을 주겠니...)

 

2. 안 먹을 때 !



저 아이가 밥을 너어~무 안 먹어서 처음으로 육아하다 울었어요. 범보의자, 식탁의자, 스스로 먹기, 먹고 싶을 때 먹기, 약간의 훈육을 동반해도 죽어도 안 먹더군요.

사다 먹이기도 하고, 만들어 줘보기도 했어요. 간단하게 볶음밥을 만들어 주기도, 맨밥에 김만 싸줘보기도, 식판 꽉꽉 영양 가득 반찬으로 대령해드리기도 했고요. 근데 대체 왜 뭐가 싫은지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음식점이나 키즈카페에서 아이들 밥 먹을 때 핸드폰 보여주는 부모님 이해 못 했던 사람입니다. 하지만 이제 제가 그러고 있어요. 그래서 덕분인지 뭔지.. 밥 안 먹는 아기 타이틀은 좀 뗐는데요. 아기가 밥 안 먹으면 얼마나 힘든지 알아요. 맞는 시판 이유식 하나도 없고, 좋아하는 반찬은 고작 한 두어개, 자리에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하니 매번 식사시간이 고역이죠. 한 시간 동안 따라다니며 밥 먹이면 엄마 체력이며 인내심에도 한계가 오고요.

밥 잘 먹는 아기 엄마가 제일 부러웠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 엄마는 도대체 어떤 음식을 하길래, 뭘 어떻게 먹이길래 아기가 저렇게 잘 먹는거야? 하면서요.

저는 타협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식사시간이 이제는 아기는 만족하고 저는 불만족스럽지만 뭐, 먹여야 하는데 어쩌겠어요. 많이 먹어야 1/3먹던 애가 이젠 밥 한 공기 다 비우고, 밥 시간이 아닌데도 밥을 달라고 할 정도니까 제가 편하고 힘들고를 떠나서 그냥 이젠 좀 내려놨어요.

 

3. 어지르고 정리할 생각 1도 없을 때 !



좀 쪼잔해보이네요. 부모가 되가지고...^^ 아니 근데 좀 심하다 싶을 때 있잖아요. 사실 정리하는 거 바라지 않아요. 장난감, 책 당연히 자유롭게 보고 가지고 놀라고 사준거예요. 꺼내기만 하는 것도 아기니까 그럴 수 있어요. 근데 꺼내놓고 다른 거 하길래 조용히 가 정리해놓으니 다시 와서 꺼내는 건 왜 그러는거예요. 두 번? 세 번? 네 번? 참아요. 그러면 안 된다고 말도 하고요. 다섯 번... (중략)

 

4. 생떼부릴 때 !



규칙을 어기려 하거나 위험해서 안 된다고 제지하면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떼를 부릴 때가 있어요. 울고 소리를 지르고, 심하면 때리기도 해서 안아 달래주는데 가아끔 사실 억울하기도 하고 온몸으로 우는 아기 달래다보면 몸도 맘도 지쳐요.

 


아직 어리니까 부모가 이해가 어려운 아기의 감정을 읽어주고 설명해주고 달래주는 게 맞는거긴 해요. 아기가 제지를 받아들이는 걸 격하게 거부하면 부모의 전달 방식이 바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고요. 제 육아스킬에 달린 문제같네요, 이건... 하, 배울 거 산더미...T_T



베스트5로 채우려 했으나 마지막 한 개가 생각이 안 나 베스트4로 마무리 해봐요. 저는 대충 이렇게 생각이 나네요. 여러분은 언제 육아가 가장 힘드신가요? 제 경험을 듣고 한 두어 분이라도 위로를 얻어가셨음 해요. 당신만 그런 게 아니니까 넘 슬퍼 마시라고요. 여기 육아동지 한 명 있다고요 흐흑

물론 이에 안주하고 매일 징징거리고만 있진 않죠. 저는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엄마니까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부모님들도 그런 분들이리라 믿고요.

제가 힘들 때 위로 받았듯 저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싶어 쓰게 된 글이에요. 이제 시간이 많이 늦어 좀 쉬어야겠어요. 우리 내일도 육아 파이팅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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