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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
《네모토 히로유키 - 나를 내려놓으니 내가 좋아졌다》 새로운 가치관을 원하는 분들께 본문
요즘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쇠약해진 게 느껴져서 정말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었어요. 제목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저는 너무 많은 걸 짊어지고 사는데요. 내려놓을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인생 선배의 황금 같은 조언을 기대하고 펼쳐든 책이었어요.
이 책을 한마디로 얘기하면 음... 제목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제목을 한 권의 책으로 풀어 쓴 것이라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저자는 지고 있는 짐을 내려놓으라고 얘기해요. 그 짐이라는 것은 욕심, 완벽주의, 죄책감, 남들로부터의 시선... 같은 것들이었죠.
저는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어요. 열심히 하려는 마음을 단 하루도 놓은 적이 없어서 쉴 때도 맘 편히 쉬지 못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게 '분수를 알아야 한다', '게으름뱅이가 되라'는 말을 하더군요.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어조로 얘기를 하는데, 이렇게 가끔 직설적인 말을 할 때가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았어요.
사람이 한 번에 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변화를 바라는 사람은 이런 말을 일부러라도 찾아 들어서 마음이 조금씩 말랑해지길 기대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이 책은 저같은 사람들에게 추천 해주고 싶습니다.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주변의 눈을 의식하는 우등생들에게
그때는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주변의 눈을 의식하는 우등생이 되고자 하는 제가 있었습니다. 그런 저를 내려놓고자 나에게 관대해지기로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할 일을 미루기도 하고 게으름뱅이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효과가 있었는지 요즘에는 동료들이나 고객들 사이에서 늘 '어쩔 수 없죠'라고 말하는 느긋한 사람으로 통합니다. 지금은 자연스러운 내 모습 그대로 살기, 내 마음 우선 돌보기, 도움이 필요할 때는 남에게 의지하기 등을 더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러는 한편으로 '할 때는 확실하게 한다'는 자세로 적절히 힘조절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잘 와닿지 않을거예요. 왜냐하면 이들은 이미 이렇게 해야함을 알고는 있거든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 실행을 못 할 뿐이지. 이상주의자, 완벽주의자, 우등생들은 늘 무언가에 쫓기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내 모습으로 살기, 내 마음 먼저 돌보기, 남에게 의지하기 같은 거 잘 못 해요. 꿈과 목표, 이상이 우선인 사람들이니까. 그것들을 우선순위에 두게 되면 자연스러움은 제일 먼저 포기할 위인들이에요. 그 생활이 길어지다보면 내 습관이 되고 믿음이 되고요. 고정 마인드셋이 됩니다.
남에게 의지하는 일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에요. 누군가는 이 자체를 굉장히 편안한 상태라고 여기는데 누군가는 매우 불편한 상황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어요. 누군가 제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 저는 가끔 이렇게 조언해요. '내게 기대' 라고. 하지만 상대방이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있음을 저는 이해해요. 남에게 의지하는 게 마음이 더 불편한 사람도 있거든요. 이 자체를 훈련 해야 하는 사람도 있어요. (기본적으로 사람마다 성격이 다 다르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저는 목표를 향해 달려갈 때 중간에 혹 누군가로 인해 이 계획이 흐트러지거나, 내가 물러지고 게을러지는 게 두려워 다른 사람에게 쉽사리 의지를 잘 안 해요.
'할 때는 확실하게 하기' 하나 잘하겠네요. 하지만 저자는 느긋한 마음으로 살다가 할 때는 확실하게 하기, 라고 했는데... 아, 어렵다.
내 안에 무서운 교관이 자리 잡고 늘 나를 감시합니다. 느슨해지려고 하면 따끔하게 혼을 냅니다. 약한 소리라도 내뱉으려 하면 가차 없이 야단을 칩니다. 응석 부리고 싶은 마음 따위는 곧바로 차단해버립니다. 어른들에게 혼나지 않는 대신 나 스스로에게 잔뜩 화를 냅니다. 사춘기를 맞이하면 우등생도 반항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납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철저히 단속할수록 내면에 한층 더 강한 갈망이 자리 잡습니다.
엄격하고 무서운 부모에게 감시 당하고 짓눌려진 사춘기 학생 같지 않나요? 그렇게 경비가 삼엄한 마음 환경에서 열심히 공부를 하고 일을 하고 결국 성과를 냈다고 쳐요. 그래도 마음은 혼돈 그자체입니다. 마음은 이제 '그건 오롯이 네 노력이 아니었다'고 말하고, '다음 단계가 남아있음'을 알려주기도 하죠. 제 안에도 무서운 교관이 있어요. 내 집인데도 나가라고 할 수가 없어서 힘이 드네요.
'지금 내가 완벽을 추구하고 있는지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의식을 집중하면 마음이 한결 편안해집니다.' (중략) '지금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를 바꿔 말하면 '못하는 것을 인정하는 용기'입니다. 이것을 제대로 인식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
말처럼 쉽지 않지만 좋은 말인 것 같아서 공유해 봅니다. 최선을 다하고 마쳤을 때 저는 내 손이 닿지 않았던 무언가에 미련이 남아 때때로 저 자신을 책망할 때가 있기도 했거든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제가 좀 심한 편인가요? 생각해보면 저는 최선을 다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이 완벽함을 원해 힘이 드는 것 같아요.
'완벽'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릴까요? '최선'만 남게. 그동안의 제 과정들은 행복했는가 라는 의문이 드네요. 과정 중에 느끼는 행복감은 느낄 새도 없이 오로지 결승선만을 향해 달리던 시간이 되려 제게 해가 되는 일이 많았어요. 이젠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원하는 하나에만 최선을 다해도 족하다고 말이라도 해줘야겠어요.
나랑 친해지기
자기계발서에 안 나오면 섭섭한 내용 중 하나인데요. (대충 뻔한 말이라는 얘기) 내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등을 종이에 펜으로 적어보라는 거예요. 핸드폰으로 메모를 하는 것도 좋지만 저자는 직접 손으로 쓰기를 권장했어요.
해 본 적이 있는데요. 이런 장점이 있더라고요. 나라는 사람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돼요. 그리고 감정을 쏟아놓은 날이면 그 자체로 조금 후련한 마음이 들기도 하데요? 종이에 적어놓은 것 뿐이고 나만 볼 수 있는데, 꼭 누군가에게 털어놓은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그리고 무언가를 쓰는 과정에서 지나간 시간을 착착 정리할 수 있게 돼요. 유난히 어느 한 부분에 꽂혀서 마음이 팍 상해있던 내가 쓰여진 종이를 보고, 내가 쓴 큰그림을 보고, '아주 일부분이었네'하며 머쓱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내가 왜 이 부분에서 마음이 상했을까?' 이제는 전보다 조금 더 떨어져 객관적인 시각에서 내 마음을 관찰할 수도 있게 됩니다.
또한 저자는 손으로 직접 적어보는 일 외에 '바보'가 되어보라고 하기도 했어요. 하던 일이 손에 안 잡혀 도저히 진도가 안 나갈 때는 어차피 안 되는거 잡고만 있지 말고 그 시간에 재미있는 개그맨 영상이나 유튜브를 보라더군요.
그리고 업무 중이 아닐 때는 엄격한 나 자신을 느긋하게 풀어놔주라고 했어요. 남들에게 농담도 좀 하면서요.
여기서 말하는 장난기는 피식 웃음이 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아주 살짝 기분 좋아지는 방법을 일상에 적용하는 일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장난기를 발휘하기 쉽다고 했지만 오히려 의식적으로 장난기를 발휘함으로써 마음에 여유가 피어나기도 합니다.
의식적으로 장난을 치는 게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여기에서야말로 여유가 필요한 것 같아요. 괜히 농담한답시고 했다가... 나도 모르게 선을 넘게 되거나 오히려 전보다 분위기가 더 무거워질 수도 있으니까요. 내가 원체 무뚝뚝한 사람이라면 장난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연습이 필요하겠어요.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에게 먼저 해보세요. 그들이 웃으면 이제 그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거죠.
즐거워지는 일은 또 있습니다. 이번엔 나 자신에게 하는 거예요. 평소에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보거나 이제까지 먹어보지 않았던 음식을 먹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너는 ~를 해야해!', '너는 ~를 하면 안돼!' 라며 지시만 내리는 교관은 쉬라고 냅두고(가능하다면 내쫓으세요) 어린 아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살아보세요.
저자는 일부러 웃긴 영상을 찾아본대요. 근데 저희 남편이 그런 사람이거든요? 제가 시간낭비 한다고 놀리면 내일을 위한 재충전 시간이라고 실제로 저에게 말하는(...) 저희 남편은 유머가 넘치고 여유 있는 사람이예요. '복세편살'이 좌우명이 아닐까 싶은 사람 있죠. 스트레스도 적고 예민하지도 않아요. 아, 그러고보니 이 책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저희 남편이네요... 갑자기 노력하고 싶지 않아지는...
이 책은 중간중간 물음표를 자주 던져주는데 생각할 시간이 주어지는 듯해 좋았어요, 저는. 후기글도 몇 개 찾아보았어요. 대체로 다 평이 좋더라고요. 밀리의서재에도 혹평보다는 호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걸 확인했고요. 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와닿는,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문장을 찾을 수는 없어서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좋은 후기를 남긴 책이라는 덴 분명 이유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직접 경험해 보시기를 바랄게요.
(여담) 질문 중에 이런 게 있었어요.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저는 한치의 고민없이 퍼즐이라고 대답했어요. 퍼즐은 사실 내일 아침 아이를 등원 시키고 바로 할 수 있는 일이긴 하거든요. 근데 못 해요. 그 시간에 집안일과 일과 공부를 해야 하니까... 하지 않으면 죽는 일은 아니지만, 퍼즐이나 맞추며 놀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저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죠? 그래도 때때로 짐을 내려놓으려는 시도는 해볼게요. 그리고 이제까지 남편을 못마땅하게만 생각했는데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서 보도록 노력하고, 배울 점이라면 배워볼게요.
리뷰를 다 쓰고나니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과 함께 아주 약간 개운한 마음이 되었습니다. (이래서 저자가 글을 쓰라고 한 듯!) 여러분에게도 좋은 변화를 가져다주는 책이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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