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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아키요시 리카코 - 절대정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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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아키요시 리카코 - 절대정의

유하우스 2020. 2. 14. 16:15

 

책을 읽기 전 책 뒷 장에 간략하게 쓰여진 책 소개를 먼저 읽고 나는 처음부터 그녀를 떠올렸다.

정의, 올바른 것.

 

 

그것으로 인해 상처 받는 타인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는 냉혈한.

책 속의 노리코는 도를 넘는 정도였지만 내가 떠올린 그녀도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싶을 뿐이지 충분히 도를 넘어 나에게 상처를 주었다. 아니, 어쩌면 어느 부분에서는 노리코보다 더 악할지도 모른다.
노리코는 아예 융통성이라고는 배제하고 모든 것에 정의를 가져다 댔지만, 그녀는 올바른 행동을 하면서 자기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상황이 올 것 같으면 기지를 발휘해 융통성 있는 행동을 해 보이곤 했다. 자기는 늘 피해받지 않고,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어 놓았다.
노리코는 자신의 딸이 잘못을 해도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 딸보다 정의의 손을 들었지만, 그녀는 정의고 나발이고 자기에게 피해가 오지 않는 선택을 할 것 같다.
어쩌면 일반적인 사람의 행동이고 당연한 말일지도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한이 있더라도'라는 전제가 붙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긴 시간 그런 행동을 하면서도 머리가 똑똑해서 절대 실수 한 번 하지 않는 그녀가 나는 진절머리 나게 싫었다.

노리코와 같은 사람과는 하루라도 빨리 연을 끊는게 낫다.

다른 네 명처럼 노리코와 같은 그녀를 죽이고 싶은 악의를 품게 될 지도 모르니까.

 

 

원인 제공은 노리코가 했는데 속앓이를 하는 건 네 명의 친구이고 그녀들은 평생을 답답함과 억울함에 가슴을 치며 살아야 한다. 최대한 빨리 그 지독한 악연을 끊어야 한다.


책에서 발췌
내 생각


"나였으면 바로 남자의 손을 붙잡아 비튼 다음 '여기 치한 있어요!'하고 사람들 보라고 소리쳤을 거야."라며 호언장담 했던 가즈키였지만 정작 자신이 그 입장이 되자 몸이 경직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성추행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서, 잘못한 것이 없는데도 깊은 죄책감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 상태에서 소리 지르는 건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 '성추행을 당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부끄러워서'라는 부분을 여러 번 읽었다. 이제까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었다. 성추행을 당하는 피해자는 왜 부끄러워 지는걸까. 이유가 뭘까. 왜 그런 상태에서 당당하게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몸이 굳어버리는걸까. 잘 모르겠다.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정의라는 이름으로 누군가를 단죄하고 나면 뇌의 쾌락을 담당하는 부위가 활성화하여 마약을 했을 때와 비슷한 쾌감을 얻는다고 한다.
= 타인에 대한 인정이 결여되었을 때 나올 수 있는 행동인 것 같다. 하지만 정의라는 이름으로 사회는 고발자를 감싸주므로 사람들은 오늘도 누군가를 단죄한다. 당당하고 떳떳한 모습으로.

 

 

하라 야스히사의 만화 [킹덤] 46권에서 중국 초나라의 사상가 이사는 "법이란 희망이며, 국가가 그 국민에게 희망하는 인간의 바람직한 모습을 이상적인 형태로 만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희망'이 없이 무조건 '정의'만을 외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폭력입니다. 그래서 노리코가 외치는 '정의'에는 '희망'이 없습니다. 오로지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규탄하는 구실로만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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