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평균 수면 시간이 4시간 정도에요. 아이가 아침 8시에 일어나는데 새벽 4시에 취침 한답니다. 할 게 너무 많아요. 남편은 다음 날 육아를 위해 일찍 좀 자라고 하는데, 저도 알고는 있지만 언제나 4시에 자고 있어요. 당연히 제 몸은 많이 망가졌죠. 아이와 단 둘이 있으면 밥도 못 챙겨 먹는데요.

그러한 연유로 저는 거의 좀비에요. 좀비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요. 그러니까 이 글은 좀비가 애써서 사랑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흔적이라고 봐주심 될 것 같아요.


땅친구물친구 - 사과가 열렸어 / 안녕마음아 - 이건 공룡이라고! / 포티큘러북 정글편 / 베이비픽쳐북 - 나는야 노란택시 / 도레미곰 - 유치원에 간 악어 / 베베코알라 7권

이 날 오후에 키즈카페에 다녀와서 집에 있는 시간이 적었어요. 전부 오전에 읽어주었던 책들입니다.

땅친구물친구 사과 책은 사과를 너무 잘 먹길래 귀로 듣고 눈으로도 먹으라고 보여준 책이에요. 꽃이 시들고 마침내 사과가 열렸는데 어느덧 빨갛게 익은 사과를 아이가 반가워 하더라고요. 꽃봉오리부터 사과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 두 살에겐 어려워요. 이해를 돕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직접 심어보고, 과정을 지켜보는게 제일일 것 같아요. (주말농장^^)

도레미곰의 유치원에 간 악어는, 유치원에 갓 들어간 작고 여린 악어가 처음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성장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저 없이 기관에서 혼자 성장할 아이 모습이 떠올라서 묘한 기분이 든 책이었어요.


안녕마음아 - 랑랑아, 따라가지마 / 돌잡이 수학 - 모두 모두 모이면 / 베이비올수과학 - 여기 누가 살지? / 땅친구물친구 - 고슴도치, 물고기, 토끼 / 대발이 3권, 추피 5권

계속 느끼는건데 추피는 아이가 좋아해서 좋긴 하나 넘 과격해요. 특히 '추피는 빌려주는 것이 싫대요', '추피는 싸우는게 싫어요' 편은 너무 심해요. 친구가 밀었다고 얼굴을 때리고, 운다고 애기라고 놀리고, 한 명을 따돌리고(이게 다 한 권에 나오는 이야기) 이걸 빼두어야 할 지 어쩔 지 모르겠네요...


대발이 6권 / 웅진주니어 아기동물사진그림책 - 엄마 안녕 / 돌잡이 한글 - 말놀이 동시 동요(땐스파릐) / 월드 베스트 북스 - 애완동물 돌보기는 힘들어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아기동물사진그림책은 우연히 시리즈를 구해서 종종 보여주고 있는데요. 모두 실사라 특별해요. 사진작가가 일부러 캐나다에 있는 섬에 가서 찍었다고 해요.

태어나서 이 주 동안 아기 하프물범은 엄마 하프물범에게 살아갈 방법을 배워요. 그리고 이 주가 되면 엄마는 얼음장 위에 아기를 남겨두고 떠나요. 연어도 안간힘을 써서 새끼 겨우 낳아놓고 힘들어서 죽지 않나요? 인간 엄마의 눈으로 보니까 너무 슬퍼요. 감수성 대폭발;; 게다가 실사라 더 와닿았어요. 갓태어난 모습, 어미와 뽀뽀하는 모습, 저녁 해를 배경으로 혼자 남겨진 모습 등...

 



돌잡이 동요집은 아이가 평소 혼자 세이펜으로 찍으며 듣고 노는 책인데, 오늘은 가사에 맞춰 엄마 이목구비 짚고, 머리어깨무릎발 율동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활동적인 아이라 춤추는 것도 좋아하는데 창의적이지 못해 알려줄 수 있는 안무가 한정적이라 힘드네요. ㅋㅋ


웅진꼬마수학동화 - 게으름뱅이 이야기 / 똘망똘망 - 미안해 고마워 / 피터패터 - Numbers, Colors, Bathtime, Opposites / 도레미곰 - 물고기 마을의 경찰 아저씨 / 춤추는 카멜레온 - 깨끗한 공원이 좋아요 / 어썸키즈 - 코끼리가 학교에 간다면 / 아인슈타인세계창작드림동화 - 아기 돌고래의 바닷속 여행 / 자연이통통 - 공룡책 두 권

아이가 영어책을 매우 집중해서 봐 준 기념비적인 날이에요. 읽어주고 다음 책 읽어달라 했을 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코코멜론 Yes Yes Vegetables Song 가사도 조금씩 따라하더라고요. (남편이 저 없을 때 몰래 몇 번 틀어줬대요. 그 때 이후로 틀어달라고 해서 노래만 한 40분 정도 흘려듣기 하면서 자요)

내용과 무관


이 아래로는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내용들이에요.

푸름이까꿍, 생글생글 싱글벙글
- 책 속 아이 웃는 얼굴이 넘 예뻤어요. 책 읽을 때마다 나오는 등장인물 표정에도 주목해서 읽어주려고요. 저희 아이는 웃는 표정, 화난 표정, 우는 표정, 놀란 표정 등을 지을 수 있는데요. 이 외에도 편안한 표정, 기대되는 표정 등이 나오는 책을 읽으려고 생각 중이에요.

앤서니 브라운, The Little Bear Book
- 아기곰이 지나가면서 동물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걸 그려주는데요. I know what you do하고는 고릴라한테 곰인형 그려주고, Here's just the thing for you하고는 사자에게 왕관 그려줘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선 벽에 Hello, wall하고는 자기 그림을 그리더니.. 벽을 뚫고 안녕 하는데.. 전 정말 앤서니 브라운 책이 어려워요...

 



푸름이까꿍, 치카치카
- 하마는 "하~마", 돼지는 "꾸울~"하면서 입을 벌려 양치질 해요. 오버해서 읽어주어 그런지 연달아 한 열 번은 읽은 것 같은데 끝나고 역시나 자기 양치질은 안 하네요.

명화로보는뉴클래식명작동화, 아기 돼지 삼형제
- 제가 읽고 싶어서 꺼낸 책. 글밥이 넘 많아 처음엔 이해하기 쉬운 그림만 읽어주고 앵콜 요청 들어왔을 때 글도 슬쩍 읽어줬어요. 막판엔 '아기 돼지 삼형제' 동요 틀어주면서 해당 그림이 나올 때마다 후다닥 페이지 넘겨 보여줬었네요.

도레미곰, 책 속에 괴물이 있어
- 도레미곰은 재밌는 책이 참 많아요. 책 속에 괴물이 있어, 는 책을 흔들었다가 빙글빙글 돌렸다가 책장을 이불이랍시고 덮어줬다가. 읽어주면서 저도 즐거웠답니다.


프뢰벨 말하기 교구 / 푸름이까꿍 / 공룡대발이

"머리를 빗어요" 라고 하면 빗과 거울, "밥을 먹어요" 라고 하면 숟가락을 포크를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봤어요. 전부 다 딩동댕이었습니다. 밥 먹고, 양치 하고, 머리 빗고, 신발을 신는다는 각각의 흐름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봤어요.

일부러 순서를 섞어줬는데요. "양치하고, 밥 먹고, 머리 빗고..." 라고 하니 아이가 카드를 위로 올려버리더라고요. 뭔가 이상한 건 눈치를 챈 것 같은데.. 다음엔 스스로 맞추도록 해줘보려고요.

옆에 책과 인형이 있길래 인형한테 치카치카 해주고, 이미 치카치카 하고 있는 책 속 아이한테도 해주고, 군것질 하고 있는 대발이 친구들한테도 치카치카 해줬습니다. 마무리는 모양에 맞춰 교구 끼워넣기로.



2021년은 아이가 저보다 더 책을 좋아한 해였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를 뒤쫓아가기 바빴고요. 2022년에는 저도 더욱 분발하여 아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으며 행복하고 알찬 한 해를 보내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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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셋째 주면 이사 전이네요. 지금은 이미 이사했고요. 이사 일주일 전이라 집이 아마 매우 지저분할거예요. 덜 놀라시라고 미리 말씀 드립니다.



10월이면 저희 아이 20개월일 때인데요.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몇달 전부터 '흡수 할 준비'가 되어 있달까요? 무언가를 제시하면 기다렸다는 듯 집중하여 몰입해버리고, 심지어는 체력이든 뭐든간의 이유로 제가 먼저 나가떨어질 때도 있었어요.

아이는 이제사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 같아요. 언어든 뭐든. 언어폭발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에게 엄마가 골골대느라 예전처럼 여러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에요.

달걀 깨뜨리기


아침에 일어나 제 컨디션을 한 번 보고 괜찮다 싶은 날은 평소 해주고 싶었던 놀이 혹은 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 놀이를 찾아 하게 해줘요.

이 날은 냉장고에 달걀이 두 팩 있길래 한 팩을 꺼내줬어요. 흰자와 노른자 구분이라는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시작한 작업이에요. 하지만 아이가 다른 것에 더 몰입해서 내버려뒀어요.

아이는 달걀을 깨뜨리는 일, 노른자를 터뜨리는 일, 푼 달걀을 국자나 수저로 옮겨담는 일 등을 더 좋아하더라고요.

그리고 최근들어서부터 수도꼭지를 스스로 작동하고 싶어해요. 틀고, 끄고, 자신의 능력을 한 개 두 개 늘려나가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달걀껍질 망치로 부서뜨리기


달걀껍질은 정리해서 가지고 내려와 장난감 망치로 내리쳐봤어요. 부서뜨려서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지는 모습 그리고 내리칠 때 나는 소리를 들어보라고요.

자연이통통, 땅친구물친구


다 놀고 난 다음에는 거실로 와 달걀을 낳은 닭을 책으로 만나봤어요. 두 책 모두 닭과 병아리에 관한 내용만 잔뜩 있고 달걀은 언급이 적어 아쉬웠는데요. 적은 내용이나마 아이에게 들려줬어요.



암탉은 하루에 달걀을 1개 정도만 낳는다는 사실, 품는 동안 알이 골고루 따뜻해지도록 부리로 알을 굴려서 알의 위치를 바꿔준다는 사실, 달걀은 흰색도 있고 갈색도 있다는 사실을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얘기해줬어요. 닭이 어떻게 해야 병아리가 아닌 달걀을 낳는지도요. (달걀 안 흰자와 노른자가 가진 각각의 명칭, 유정란 무정란 등은 아직 너무 어려울 것 같아 패스했어요)

아이는 그닥 흥미를 보이지 않았어요. 계란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긴 한데, 이걸 닭이 낳은거라고 아직 실감하지는 못하는 눈치예요.

달걀로 만든 음식


마침 냉장고에 메추리알과 계란말이가 있어서 잘됐다 싶어 꺼내줬어요. (메추리알은 엄연히 따지면 메추리가 낳은거긴 하지만)

아까 깨뜨린 그 달걀로 만드는거야... 라고 말은 해보긴 했는데, 냠냠. 뭐라는거야 냠냠. 약간 이런 느낌...

돌잡이한글 워크북


다른 날이에요. 이제는 실사랑 그림을 동시에 보여주어도 똑같은 사물이면 똑같다고 분류할 줄 알아요. 그래서 사과 자리에 사과 놓고, 바나나 자리에 바나나 놓고 가 돼요. 워크북에서 뜯은 과일을 책의 알맞은 부분에 스스로 올려보더라고요. 하지만...

이건 아이가 별로 재미없어해서 금방 마무리 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갔어요.



+ 근데 돌잡이한글은 왜 돌잡이한글이에요? 두돌잡이로 이름 좀 바꿔줘요. 돌잡이 때 괜히 오픈했다가 찍찍이 다 잃어버렸자나요🤦‍♀️


아이는 토끼 입에 사과, 바나나, 귤 등을 넣어주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라고 있는 토끼인 건 맞는데요, 너무 좋아해서 토끼 데리고 둘이 어디 가버려 저는 더이상 아무것도 할 수가...🤦‍♀️ 제가 토끼를 데리고 상황극을 할 걸 그랬어요. 책상에 놓아두는 게 아니라...🤦‍♀️


사진 찍지 못한 책


<공룡대발이, 같이 준비해요>

대발이가 가족들 일손을 돕는 내용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라 뭘하든 실수투성이.. 꾸중을 듣고 시무룩해져있다가 할머니의 위로로 다시 기운을 차리는데요. 문득, 요즘 제 태도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아이의 자발적인 참여로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려 했던 지난 날과 종이컵에 담긴 물을 흘릴까봐 구태여 먹여주고 있는 제 모습이 대조되어 말문이 턱 막혔어요. 이제 뭘 하면 어떤 실수를 할 지 훤히 아니까, 제가 덜 귀찮으려고.. 아이가 실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다 빼앗고 있었더라고요. 제 역할은 물을 먹여주는게 아니라 흘리면 닦아주고 새 물을 다시 먹을 수 있게 도와주는건데..

꾸중을 듣고 다시 기운을 차린 대발이는 어떻게든 다시 시도할 기회라도 얻었지만 저희 아이는....🤦‍♀️ 아효, 반성해야겠어요.


<애플비아이튼튼, 오늘도 자장자장>
왜 아이자니... 안 자는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데 마침 이걸 꺼내오더라고요. 마침 달 됐다 싶어 달님에 빙의해 시간이 늦었으니 언능 자라고 말해줬어요. 달님이 노래도 불러줬어요. 잘자라 우리 아가~

oo도 불러줘, 하니까 책 속 주인공한테 자잘아~ 해주는 모습 넘 귀엽더라고요. (주인공이 달님 힘들까봐 공이랑 전등이랑 종이로 만든 달을 하늘로 올려보내고, 달은 내려와서 자요~ 하는 내용인데, 요 내용 자체도 좋아하더라고요. 내용 순수그자체..)

평소 달을 좋아해 이 책 반복해 읽고 난 후 제게 안아달라해서 달에게 고마웠어요.





일주일 동안 당연히 이 책들만 읽은 건 아니고요. 😅 기억이 나는 것, 기록해 둔 것 위주로 작성해보았어요. 제안하는 족족 잘 따라와주는 아이를 보니 제가 힘을 더 내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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