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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엄마표놀이 & 유아수업 👩‍👦

19갤) 문화센터 뮤직아이(클래식이랑 놀자) 첫 수업 후기

유하우스 2021. 8. 20. 01:33


저는 문화센터에서 트니트니를 하고 있는데요. 아이가 많은 경험을 했으면 좋겠고, 좋은 감정을 느꼈으면 좋겠고,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으니까 또래 아이들을 대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고, 저도 아이 친구 엄마들을 만나러 겸사겸사- 여기서 수업 두 개를 더 늘리려구요. 그런데 아이 월령에 적합하고, 제가 원하는 요일과 시간대에 맞는 수업이 없었어요. 그래서 원하는 요일을 포기하고, 그나마 시간대는 괜찮은 뮤직아이를 들어보기로 했답니다.



뮤직아이음악의 기초부터 악기연주에 이르기까지 누리과정의 교육목표에 따라 통합예술교육을 단계별로 구성한 유아전문 음악프로그램이예요. 0세부터 3세까지, 엄마와 함께하는 '오감이랑 놀자'프로그램을 비롯해 7세 이상, 초등교과연계 악기연주놀이를 하는 '악기랑 놀자'에 이르기까지 유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더라구요. (4~6세를 위한 그림악보놀이, 기초음악이론 등도 있어요)

뮤직아이라고 하면 바로 뒤에 '클래식이랑 놀자'가 따라붙기 때문에 "클래식...? 지루한거 아니야?"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오늘 첫 수업에서 나온 음악은요. 작자미상의 고양이춤이었어요.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네요. 이 음악은 동요 '쥐가백마리'를 떠올리시면 돼요. 그 노래의 원곡이 고양이춤이거든요.

  "쥐가 한 마리가~ 쥐가 두 마리가~ 쥐가 세 마리 네 마리 다섯 마리가~"  


모차르트, 바흐 같은 유명한 음악가들의 음악을 재구성하여 수업이 진행될 줄 알았는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음악이었어요. 하지만 선생님이 작자미상의 곡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하신만큼 앞으로 수업을 여러차례 들어봐야 어떤 스타일인지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더블헤드 마라카스


수업은 마라카스로 시작됐어요. 더블헤드 마라카스라고 하나요. 조금 독특하게 생겼죠? 선생님은 제 무릎 위에 앉아있는 아이에게 마라카스를 데굴데굴 굴려주셨어요. 엄마 두 개, 아이 두 개씩 나눠 가지라고 총 네 개를요. 그렇게 나눠가진 마라카스를 우리는 선생님이 불러주시는 노래(고양이춤 음악에 가사를 입힌)에 맞춰 흔들었어요.



가사는 이랬어요. "아이 냄새나~ 아이 냄새나~" 이 부분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 뒷 부분은 사실 가물가물한데요. 아마 깨끗하게 씻자는 내용이었겠죠? 박자에 맞춰 마라카스를 흔들고, 바닥에 찍고, 만세를 부르며 놀았어요. (모두 즐거워 보이던데 저는 박자 맞추기가 너무 힘들었네요)

카바사


그리고 개인적으로 마라카스는 아이가 노크 수업에서 자주 흔들어본지라 다른 교구가 빨리 나왔으면- 하고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 때 등장한 악기가 바로 이 카바사 인데요. 한 손으로 지탱하고 좌우로 비틀면, 몸통은 가만히 있고 겉에 붙어있는 구슬 부분이 통째로 움직이는거예요.

흘러나오는 노래가 '냄새 나기 때문에 깨끗이 씻어야 한다'는 내용이어서, 내용에 맞춰 카바사를 손이랑 발에 문질러 씻는 시늉을 해보았어요. 소리는 생각보다 곱지 않고, 그냥 마라카스와 shaker에 가까운 음색이라고 느꼈구요. 아이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때 어떡하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스펀지


카바사가 들어가고* 스펀지가 등장했어요. 선생님은 두 개의 스펀지를 비빌 때 나는 소리를 들려주시고, 한 손으로 꾸욱 눌렀다가 놓으면 하늘로 튕겨져 나가는 모습도 보여주셨어요.

*아이 및 부모들이 만지는 모든 준비물은 수업 전 챙겨주신 물티슈로 깨끗이 닦은 후 반납합니다.

오감놀이


그리고 선생님은 커다란 매트를 깔고 수많은 스펀지를 와르르 쏟아주셨어요. 그리고 스펀지를 손가락에 끼우기, 까꿍 놀이, 쌓기 등을 보여주셨네요. 아이들은 손가락에 끼우는 걸 좋아했고, 스스로 해보려 했어요. 까꿍 놀이는 말할 것도 없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최고의 방법이었구요. 쌓기는 선생님이나 부모가 쌓으면 아이들이 시원하게 무너뜨리는 역할을 맡았어요.


혹자는 이렇게 뭐가 마구 널브러져 있으면 아이들이 이 안에 들어가 난장을 피우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좀 더 나이가 있는 아이들이 하는 행동이구요. 요맘때 아이들은 특히나 여자아이들은요. 뭐 하나를 만질 때도 조심스레 들어올리고, 뚫어져라 쳐다보고, 관찰하고 그래요. (선생님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 할지라도) 저희 아이도, 함께 수업을 받은 또래 아이도 신체 활동보다는 탐구에 더 몰입한 모습이라 신기했네요. 다른 건 몰라도 스펀지 정도는 온 몸으로 느끼며 놀 줄 알았는데.

주제 활동 직접 해보기, 미니 세탁기


하마터면 잊을 뻔 했는데 오늘의 주제가 깨끗하게 씻자는 거였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귀여운 세탁기가 또 등장했어요. 이 안엔 스펀지와 모자를 넣고 돌려보았어요. (매트를 깔기 전 선생님께 앞치마와 모자를 받았어요) 작동방법은 일단 전원을 켜고, '물'버튼을 누른 후 물 소리를 듣고, '세탁'버튼을 눌러 위잉위잉 돌아가는 것을 보는거예요. 실제 세탁기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더라구요.

선생님은 역시 여자아이들이라 그런지 참 좋아한다고 하셨어요. 남자 아이들은 스펀지를 무너뜨리고 발로 차는 일에 더 관심이 있지 세탁기엔 관심 없대요. 너무 신기해요. 성별에 따라 그런게 정말 있는가봐요.


수업은 40분인데 35분이 되었을 때 선생님이 수업 정리를 하셔서 '왜 이렇게 일찍 끝나지?'싶었는데요. 비눗방울 때문에 그런거더라고요. 트니트니도 그렇고 어쩌면 다른 수업도, 수업이 끝나면 비눗방울을 꼭 불어야 하나봐요. 저희 아이는 비눗방울을 무지하게 좋아해서 내내 엄마 옆에 찰싹 붙어있다가 앞으로 튀어나갔어요.


이렇게 수업은 끝났습니다. 어떠셨나요? 제 소감은요. 왜 문화센터는 수업료가 저렴한 편이잖아요. 그러니까 크게 기대는 하지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기대하지 않았는데 기대 이상이었던 트니트니 때문에 너무 기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다음주 수업은 들어보려고요. 클래식을 수업에 어떻게 응용할지 궁금해서요.



뮤직아이는 연세대 미래교육원에서 음악놀이전문가 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검증된 교사만을 전문강사로 파견하고 있다고 해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분기별로 세부교육 및 강사관리로 철저하게 자격을 관리하고 있다고 하고요. 그리고 수업시 들었던 음원은 뮤직아이 홈페이지 내에서 다시 들어볼 수 있다고 합니다.

상담 당시 선생님이 피아노를 직접 쳐준다고 하셔서 내내 고민하다 저는 그 말에 맘이 많이 동했거든요. 피아노를 어떻게 쳐주실지, 아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사실 그게 가장 궁금하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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