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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현 -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예민함은 잘 다루기만 하면 최고의 장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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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치현 -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 예민함은 잘 다루기만 하면 최고의 장점

유하우스 2022. 10. 2. 22:32

 

둔감하다의 반댓말이 예민하다, 라는 거라면 저희 아이는 조금 예민한 편에 속하는 것 같아요. 특정 음식이나 소리에 소스라칠 정도의 경기를 일으키는 건 아닌데요. 지금이 32개월인데 아직도 새벽에 깨서 저를 찾고요. 계란 외의 다른 음식들은 간이 조금만 달라져도 입에 대지 않으려 해요. 낯선 사람들을 만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지요.

하지만 그런 아이가 저는 이상하게 느껴지진 않습니다. 기질이니까요. 이 책에서는 예민한 아이 잘 키우는 법이라고 했지만, 제가 따로 부제를 붙여볼까 해요. '예민한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의 태도'. 이 책의 전반전인 내용은 예민한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단순한 해결책보다 예민한 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바람직한 자세가 우선이라고 보았습니다. 부모의 마음가짐,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구체적인 양육법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양육은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라고 믿습니다. 또한 이미 상황과 연령에 따른 문제 해결법은 쉽게 접할 수 있으니 다른 관점으로 쓴 책이 독자에게 더 큰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너무나 옳은 말이죠? 육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고요. 부모의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거죠. 그 마음을 기본으로 하되 육아기술을 접목시키면 아이도 부모도 행복한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며 함께 나누고 싶었던 부분 체크해 두었어요. 덧붙여 제 생각도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부모의 양육 태도와 성장 환경이 아이의 예민함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아이의 기질에서 비롯된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요. 저는 환경이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아이가 계란 외의 다른 반찬에 낯선 간이 들어가면 입에 대지도 않는다고 했잖습니까? 고기는 물론이고 조림, 무침, 어쩔 땐 구이도 먹지 않아 애가 탈 때가 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지금 아이를 키운지 벌써 천 일이 다 되어가는데 제가 아이 앞에서 밥 먹는 모습을 보여준 게 외식을 제외하곤 열 손가락 안에 꼽더라고요. 아이를 먼저 먹이고 남는 자투리 시간에 밥을 먹었기 때문이죠.

엄마가 먼저 먹는 모습을 보여야 아이도 따라 먹는다고 하는데... 엄마는 먹지 않으면서 내게만 자꾸 권한다? 게다가 그게 낯선 음식이다? 그럼 당연히 저라도 거부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첫 아이고, 제게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말그대로 애지중지 하며 키워왔는데요. 얼마 전에 깨달았어요. 키즈카페에 가면 저희 아이보다 어린 아이들도 혼자서 잘만 놀더라고요? 저희 집은 항상 저나 아빠가 아이 곁에 꼭 붙어 있거든요. 그래서 아이가 다른 친구들과 상호교류하는 시간이 적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때, 제 뒤에 숨는 행동을 하는 건 아닌가 싶었어요.

그래서 이제는 친구들에게 먼저 말을 걸도록 도와주고, 저희 시야에 아이가 보이는 거리를 유지해 혼자 놀도록 두기도 하고, 밥은 가능하면 같이 먹으려고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부모가 노력 하면 아이도 조금씩 바뀔거라고 생각해요.

 

일부 예민한 사람은 예민해서 불행해하기도 합니다. '난 왜 이럴까?', '왜 나만 유별날까?'라고 자책합니다. 현재와 미래가 아닌 과거에 집착하면서 자신이 실수했거나, 혹시나 실수했을지도 모르는 일을 계속 떠올립니다. 자책과 후회로 우울과 불안을 느끼며 자존감은 점점 떨어집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고 긴장을 풀기 위해 술에 빠지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는 '예민함' 자체를 문제라고 보진 않습니다. 예민함을 잘 다루지 못해 일어나는 부정적인 상황들을 걱정할 뿐이죠. 자신의 예민함을 잘 다루지 못하면 자기 스스로와 상대방을 힘들게 만듭니다.

위의 글을 한 번 보세요. '나는 왜 이럴까?' 하는 자책감과 무력감,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예민한 사람들을 힘들게 만듭니다. 물론 예민함을 잘 다루면 괜찮습니다. 오히려 강점이 되죠. 하지만 이렇게 자신의 특별한 강점을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평생에 걸쳐 힘든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습니다.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고 초조해할 때, 마음을 공감해주고, 감정을 읽어주고, 보다 나은 방법을 제시해주세요. 그게 꼭 정답은 아니라 할지라도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아이를 위한 솔루션은 반드시 아이의 마음에 가닿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민함의 부정적인 결과를 예민함의 고유한 특성으로 오해합니다. 그렇기에 예민함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하지만 예민함 자체와 예민함을 잘 조절하지 못해 생긴 부정적인 결과는 별개입니다. 예민함 자체는 좋고 나쁜 것이 아닙니다. 예민함을 잘 조절하면 부정적인 결과가 아닌 긍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예민함이란 받아들이는 자극과 그것에 대한 반응이 크다는 특성을 말하는 것이지, 좋고 나쁨, 옳고 그름,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기억하길 바랍니다.


위 글도 이 책의 핵심입니다. 예민함과 예민함을 잘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부정적인 결과는 별개라고요. 예민함은 다를 뿐이지 틀리다거나 나쁜 게 전혀 아니라고요. '예민하다'라는 말 자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씌어져 있어 떠올리기만 해도 생각이 치우쳐버리는 건 저도 매한가지입니다. 생각의 전환이 필요해요.

 

예민한 아이는 관찰력이 좋습니다. 예민한 아이는 다른 사람의 기분, 생각,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민한 아이는 공감 능력이 좋습니다. 여러분의 아이가 남의 눈치를 많이 본다면, 소심해 보이는 아이의 겉모습에 속상해하기보다는 아이의 잠재력에 기뻐해 주세요.


드디어 나왔네요, 예민해서 좋은 점. 예민한 아이들은 화질로 따지면 고화질, 음질로 따지면 고음질로 세상을 보고 듣습니다. 고화질, 고음질이 얼마나 좋은 지 여러분 아시죠? 같은 것을 보고 듣더라도 그 감동은 배가 되잖아요. 예민한 아이들은 그렇게 세상을 바라봅니다.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 맑은 새소리, 반짝이는 밤하늘, 붉에 물든 노을을 보며 자신의 인생을 더욱 다채로운 색깔로 칠하는거예요. 그로인해 얻게 되는 예술적인 영감과 경험은 또 얼마나 값진가요? 그렇게 예민한 아이는 작은것에도 크게 기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예민한 어른이신 분들, 공감하시죠.)

또, 예민한 아이들의 특장점. 바로 공감능력이 좋다는 건데요. 실제로 머리가 좋아야 공감을 할 수 있거든요.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서 상대의 기분을 알아채고 그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달란트예요. 이런 아이들이 교우관계도 좋고 학교 생활도 잘해요.

다만, 다른 사람의 기분과 생각에 반응하느라 자기 자신을 소홀히 하면 안 되겠지요. 그로인해 일어나는 부정적인 결과들로 인해 자신의 '예민함'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어서요.

저 또한 예민한 사람이라 이 점을 늘 유념하고, 강점은 더 부각하는 그런 인생을 살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눈치를 보면서 남의 기분만 맞추려는 아이에게는 자기 생각과 감정을 좀 더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모든 사람의 기분을 맞추지 않아도 괜찮다는 점을 알려 줍니다. 남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아이의 옆에 꼭 붙어서 알려주거나 나중에 단둘이 있게 되었을 때 알려주는 것도 좋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 같아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되 내 생각과 감정을 명확하게 말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면서 아이는 스스로 깨달을거예요.

저는 얼마전에 이런 신조를 세웠어요. 첫 번째, 내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 두 번째, 타인에게 모욕감을 주지 말자. 이 둘의 균형이 깨지면 저나 상대방이 힘들어지더라고요. 저도 이렇게 애쓰고 있습니다.

 

아이가 이미 충분히 참은 것은 아닌지, 아이가 특정 상황에서 버틸 힘이 남아 있는지,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충분히 되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아이가 받은 자극이 얼마나 큰 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이것들을 고려하지 않고 예민함을 조절하려 한다면 그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겠죠. 부모의 욕심일 뿐. 이 상황의 주체는 아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나는 그저 도와주는 역할이라는 생각을 해요.

저희 아이는 낯선 사람과 말하기를 쑥스러워 하는 편인데요. 어제처럼 '안녕'이란 인사에 똑같이 '안녕'이라고 말을 하지 못 했어도, 어제보다 더 오래 눈을 마주치고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칭찬받을만 한 것 같아요. 아이 딴에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거니까요. 어른의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 아이는 이미 충분히 참은 것이 아닌지... 더 들여다보는 습관을 가지려고요.

남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까봐 친구의 무리한 요구도 들어주는 아이에게는 거절하는 연습이 꼭 필요합니다. 남에게 상처 주지 않으면서 본인의 의사를 전달할 방법을 부모와 함께 고민해 보세요. 아이 스스로 방법을 생각하지 못한다면 부모가 알려 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 있도록 연습합니다. "나도 도와주고 싶지만, 그건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아"처럼요. 아이와 역할극을 해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자신의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과 남에게 나쁜 평가를 받는 것은 별개라는 점도 추가로 알려 주면 좋겠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예민한 아이는 사람 앞에서 발표하기를 꺼립니다. 발표를 피할 수 없다면 아이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때도 아이에게 준비와 연습이 필요합니다. 준비하는 만큼 덜 불안해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예민한 사람이라 이 마음 너무 잘 알아요. 예민하면 쉽게 불안해지거든요? 그리고 완벽주의 성향도 꽤 높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을 시작하면 과정보다는 결과에 연연하는 경우가 있고, 애초에 성공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하지도 않는 버릇도 조금 있어요.

저같은 사람에게 필요한 건... 연습이에요. 그냥 하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해야 하는 경우엔 직접 입 밖으로 말을 내뱉어 보는 것도 상당히 도움이 돼요. 저는 아이 친구 엄마들 모임에 처음 나갔을 때 꽤 긴장을 했었는데, 그 다음부터는 해야 할 말을 몇 개 준비해 가니 이전보다 떨리진 않더라고요.

예민한 사람의 불안함을 잠재울 수 있는 건, 단언컨대 타인이 결단코 아니고요. 스스로 조절을 해야 하는데 저같은 경우에는 저를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원하는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 '나를 위로해 주는 사람'으로 지정해두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전보다는 확실히 한결 나아요.

마음 공부랄까요, 예민한 사람들에게는 자기 자신에 대한 공부가 필수적인 것 같습니다. 우리 아이가 예민하다면, 부모가 연습 대화 상대가 되어주세요. 연습 하다보면 좀 괜찮을거예요. 공부도 성적이 안 나올까봐 걱정이 되어 시도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면, 아이에게 맞는 단계별로 조금씩 성취감을 느끼며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세요. 불안함을 단단한 자존감으로 제스스로 뒤바꿀 수 있게요.

 

글쓰기가 능숙한 아이에게는 일기를 써 보라고 해도 좋습니다. 아이가 글을 쓰는 동안 어떤 상황에서 왜 힘들어하는지를 스스로 찾아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혹시라도 다르게 생각했을 수는 없는지를 물어보세요. 아이가 덜 극단적이고 덜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렸다면 좋은 신호입니다. 그리고 나중에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어떤 해결책이 있을지도 미리 함께 고민해 봅니다.


또한 저자는 자신에게 해줄 칭찬이나 격려의 말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나는 조금 천천히 하는 아이야. 그러니까 내 속도대로 차분히 하면 돼.' 같은 말이요. 일기 쓰기와 입 밖으로 말을 꺼내보는 등의 방법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이 예민함을 조절하겠다는 뜻입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옆에서 그럴 필요 없다고 얘기하는 건 소용 없어요. 예민한 아이가 스스로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지혜로운 방법으로 도와주세요.




 

 

중간쯤 읽다가 어느새 듣는 사람을 어린 제 모습으로 상정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부모님이 내게 이렇게 해주셨다면 좋았겠다, 이런 말을 해주셨더라면 좋았겠다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했네요.

이 책은요. 조금 불친절해요. 무슨 뜻이냐면, 부모를 위로하진 않아요. 100퍼센트 예민한 아이의 편에 서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읽다가 조금 지치는 감이 없잖아 있었어요. '부모노릇 하기 힘들다' 싶은 생각도 들었었고요. 하지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정확히 전달 받았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저희 아이가 32개월이잖아요. 예민한 아이의 어린 시절에 부모의 힘듦은 불가피한 것 같아요. 예민함을 잘 조절하기도 어려운 나이일 뿐더러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기보단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일이 더 많으니까요. 제가 초보엄마라 아직 도와주는 방법이 어설퍼 그런걸까요?

육아는 산넘어 산이라는데, 나중을 기약하며 지금 포기하면 안 되겠죠. (나중엔 더 힘들수도 있으니...) 노력해볼게요. 그럼, 오늘 리뷰는 여기서 마칠게요.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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