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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사생활/🎨 나의 일상

크리스마스 벽트리 만들기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봄)

유하우스 2020. 12. 22. 00:30



2020년.
모두에게 힘든 한 해였을텐데 크리스마스는 누군가에겐 눈치없이, 누군가에겐 큰 위로로 어김없이 다가오려한다.

나는 올해 이미 큰 선물을 받았다. 아기라는 큰 선물.
근데 그 선물 같은 아기에게 올해 해준 것이 없어 너무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서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잠시나마 보기에 아름다운 트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처음엔 완제품으로 나와있는 트리를 구매할까 하다 구매후기를 낮은별점순으로 읽어보니 하얀가루가 너무 많이 떨어져 호흡기에 안 좋을 것 같단 글들을 읽고 손이 가더라도 하나하나 만들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근데 뭐부터 하나하나 만들지?"

인터넷에 '크리스마스 트리'라고 치니 '벽트리'라는 것이 보였다.

이름은 단순한 <스티커 트리 세트>
충전식 앵두전구100개, 컨트롤박스, 리모컨, usb선, 눈꽃장식스티커 6종, 나무집게10개, 흡착판이 총 구성품인데 비해 가격이 27,400원 밖에 안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수많은 리뷰의 완성작들을 보고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고심이 많이 되었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판매중인 <스티커 트리 세트>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내 입맛에 맞는 오너먼트와 모루를 따로 구매했다.

마음 같아서는 선물상자도 더 달고 싶고, 지팡이도 알록달록 한 것들로 장식하고 싶고, 폴라로이드 사진도 매달고 종 따위 등으로도 꾸며보고 싶었으나 크리스마스 일주일 전이었기 때문에 이미 예쁜 오너먼트들은 모두 품절이었어서 슬프지만 단념했다.

그래도 있는 것들로 열심히 남편과 만들어 보았다.
아이가 좋아해주길 바라면서.


총 들어간 시간은 세 시간 정도였던 것 같다.
생각보다 흡착판을 부착하는데 오래 걸려(한 시간 정도 소요) 남편이 진땀을 뺐다. 그리고 혼자서 만들시에는 이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되는게 흡착판을 붙일 때, 가까이서 보면 삐뚤어진 것이 보이지 않는데 막상 다 붙이고 일어나 보면 보기 싫게 삐뚤어져 있는 경우들이 있어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는 시간이 많이 들 것 같기 때문이다. 다른 한 사람이 직접적으로 도와주진 않더라도 보조를 맞춰준다면 좋을 것 같다.

벽트리에 들어간 재료로는
1. 스티커 트리 세트 (27,400)
2. 오너먼트 (26,200)
→ 캔디지팡이 6개, 꼬마인형, 투명장식볼(8cm-6입), 버건디믹스볼(5cm-16입), 골드믹스볼(5cm-16입)
3. 선물상자 (5,320)
→ 6cm, 레드/그린 각1개씩

모루는 구매를 해놓았으나 남편이 흡착판이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생각보다 재료 뭐, 별 거 없지 않나?

일단 1번 스티커 트리 세트에서 이미 많은 구성품이 오기 때문에 나처럼 장식품들만 마음에 드는 것으로 개별 구매하여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일 듯 싶다.


이 귀여운 꼬마인형은 작아서 멀리선 잘 보이지 않지만 자기만족으로 꼭 달고 싶었다. 크리스마스에 꼭 맞는 인형 아닌가. 따뜻해보여.


이건 주문한 오너먼트중에 가장 기대가 컸던 투명장식볼.
기대에 부합하듯 장식볼중에 가장 예뻤다.
유리가 아니어서 안전하고, 생각보다 가벼워서 걸기에도 좋았다.


어디서 본 건 있어서 지팡이도 걸었다.
귀여운 것도 좋지만 요번 트리는 좀 고급스러웠으면 해서 골드 색상을 많이 선택했다.


버건디와 골드 믹스볼.
버건디 컬러를 선택하면 반짝이가 붙어있는 볼, 무광볼, 유광볼 등 말그대로 믹스볼들이 오기 때문에 단조로운 느낌을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골드도 마찬가지.
근데 내 생각보다 5cm라는 사이즈가 작았기에 조금만 더 컸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완성된 트리가 아닌 벽트리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냄새와 땅에 떨어지는 흰 가루 등을 제외하고도 오너먼트가 간혹 깨져서 배송 된다는 리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장식품은 장식품을 파는 곳에서 주문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었던 듯 싶다.


이건 믹스볼 밑에 예쁜 선물상자가 품절이길래 아쉬운 마음에 다른 사이트를뒤져 찾은 소중한 아이템.

작고, 예쁘고, 가볍다.


사.. 사진으로 찍으니까 스티커 티가 나네.
실물로 보면 스티커 표 별로 안 납니다! (본인 눈 나쁜 건 함정)

스티커는 스티커 트리 세트에 포함된 구성품인데, 붙이는데에도 시간이 꽤 들었지만 정말 즐거웠다. 만약 아기가 이 정도의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꼭 같이 하시길 추천. 스티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스티커가 아니라 유리에만 붙고 벽지에는 붙지 않는 그런 스티커다. (아따설명잘한다) 스티커도 조금이 아니라 이름값 하듯 무지막지하게 많이 와서 꼭 어린 시절 소녀로 돌아간 것처럼 힘든 것도 모르고 신나게 붙였다.

● 벽트리를 만드는 방법은,
1. 먼저 흡착판을 부착하고
2. 스티커를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붙여준다.
3. 그리고 전구를 흡착판 위에 걸면서 밑으로 내려주고
4. 마지막으로 원하는 오너먼트를 걸어주면 끝!

초보자는 흡착판을 붙일 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는데, 흡착판과 옆흡착판 사이, 위흡착판과 아래흡착판 사이 간격과 각도가 삐뚤어지는지 수시로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 도와주는 사람이 한 명만 더 있다면 수월하게 끝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건 아침에 찍어본 모습.
불을 끄니 색다르다. 자칫하면 을씨년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데 투명장식볼과 스티커 덕분에 그 꼴은 면한 것 같다.

아, 그리고 사진으로 보이다시피 트리 옆 커다란 것은 캣타워인데 고양이 키우는 집은 주인님이 다 뜯어버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우린 아침과 낮엔 커텐을 치고 밤에만 트리를 보여준다.
(ps. 11개월 아기 추가! 고양이만 잡아 뜯을 줄 알았는데 웬걸. 아기까지 만져보겠다고 난리다. 아가 이거 잘못 만지면 와르르 무너진단다...)


역광이 심한 것 같아 앱의 힘을 빌려 다시 찍었다.
조명을 켜지 않아도 전구가 하얀색이라 눈송이 같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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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세상에 태어나 트리를 처음 만들어 보았다.
아기에게 좋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첫 도전인데 비해 마음에 드는 결과를 냈다고 생각하고, 내년에도 또 만들고 싶다.

사실 난 "크리스마스는 단 하루 뿐인데 무슨 트리까지 만들고 난리야" 라고 생각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만들고 나니 트리를 바라볼때마다 마음이 안정되어서 이것도 누군가를, 혹은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만든 김에 크리스마스 날 와인 마시고 싶은데 상황이 도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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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나를 포함한 사람들의 마음은 코로나로 인해 무겁기만 하다. 성탄절이나 연말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마음을 달랠 수가 있을까. 매일이 불안하고 원망스럽기 바쁜데. 마음을 달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건 아니기 때문에 쓸데없는 희망의 말은 하기도 싫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그저 펑펑 내리는 눈 맞으며 잠시나마 평온함을 선물 받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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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 라고 해놓고 죄다 완성품 사진밖에 없어 민망하기 짝이 없는데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제게 알려주세요.

그럼,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
행복한 성탄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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