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수업은 만나서 반가워요, 스킨십체조의 노래와 율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는 가사에 맞춰 신체 부위 터치도 잘하고 엉덩이 흔들기도 잘하는데 이상하게 문센만 오면 조금 얼음 상태가 되더라구요. 적응 할 시간이 필요한가봐요. 저희 아가는 요즘 트니트니 노래에 푹 빠져 있는데요, 어느 정도냐면 스킨십체조랑 만나서 반가워요, 응가송을 연달아 들으면서 잠이 들어요. 이 세상 발랄한 노래들을 듣고 어떻게 잠을 청할 수 있는건지 저는 정말 모르겠어요.

노래가 끝나고나서는 신나는 구르기 두 번 하였구요. 그 후 선생님이 오늘의 수업 주제를 말씀 해주셨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삐약삐약 병아리🐣에요.


저번에 양치가 주제였을 때, 악어 이빨이 다 빠져서 우리 아이들이 임플란트를 해주었었는데 이번엔 무슨 일인지 병아리들이 하수구에 빠졌대요. 그래서 아이들이 구해서 안전한 곳에 놓아주어야 했어요. 이 교구는 얼기설기 얽힌 모양이 꽤 튼튼해 보이지만 아이들이 손을 쑤욱 넣고 뺄 수 있도록 신축성이 좋은 밴드로 만들어져 있었어요.

 


하지만 용감하게 손을 넣는 아이가 있는 반면 조심스럽고 신중한 아이들도 분명 있죠, 그런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은 그럴 때마다 조심스럽게 밴드를 열어주셨어요.


그렇게 꺼낸 병아리 인형은 보시다시피 통통하고 귀여웠어요. 저희 아이는 왜인지 병아리 냄새를 맡아보고 싶어하더라구요. 마스크 위로 킁킁 거리다가 사람들 안 볼 때 살짝 내리고 또 킁킁, 그리고 곧바로 마스크를 코 위로 올리는 게 카메라에 포착 되었어요. 이제 마스크를 올리라고 하지 않아도 습관이 되어버린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짠하데요.

다른 아이는 병아리가 모여있는 모습이 싫은지 두 마리 이상 모여있는 순간 사방으로 다 흐트러뜨렸어요. 그 때마다 여기저기 날아가는 병아리를 주워오시는 그 아이의 엄마가 집에서의 제 모습 보는 거 같아 조금 짠했네요.

 


아참, 그리고 이 활동을 할 때 흘러나오던 노래가요. '오므라이스는 맛있어(?)'였는데 제가 잘못 들은걸까요? 충격과 공포인 동시에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근데 설마... 제가 잘못 들은거겠죠?😨


진정하고, 이번에는 병아리한테 지렁이를 줘볼게요. 지렁이는 선생님이 머리에 쓰고 계신 닭이 잡아줄거예요. 후에 하나하나 다 나눠 받은 닭으로요, 네모난 책상 위에 놓인 지렁이들을 향해 머리로 콕콕 찍어주면 되는 거였답니다. 닭이 모이를 쪼듯 콕콕콕. 닭과 지렁이는 서로 잘 붙는 소재로 되어 있었어요.

그렇게 잡은 지렁이는 사진 속 선생님이 들고 계신 병아리 상자에 쏙쏙 넣어주면 되었어요. 그런데 상자의 병아리가 입에만 구멍이 뚫려 있어서 아이들에겐 좀 난이도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지렁이는 꼬리보다 머리가 더 커다래서 머리로 넣으려 하면 잘 안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이 별로 안 좋아했나? 평소보다 덜 좋아하는 느낌이었네요.


지렁이 좀 보세요. 저 눈 두 개 달렸다고 글쎄 잘 안 들어가더라니까요. 그나저나 교구 디테일 하지 않나요. 아이가 머리에 쓰고 있는 닭 머리띠는요, 아이가 머리에 쓰는 걸 거부 할 경우 머리띠에서 닭을 분리할 수 있게 만들어 다른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해두었어요. 머리띠에서 분리한 닭 뒷 면에는 밴드가 또 부착되어 있어 손을 끼워 잡으면 됐었구요. 그런데 그것마저 아이가 거부하면, 그냥 손으로 잡아서 병아리 상자에 갖다 주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저희 아이는 머리에 쓰는 것도 손에 끼우는 것도 다 싫다 그래서 손으로 잡아서 갖다 줬어요. 사진이 있어서 참 다행이네요. 제 말 대로 구멍이 참 작쥬? 저 고사리 손을 가진 아이들이 어떻게 해야 들어갈까 꼬물랑꼬물랑 거리는 모양새가 너무 귀여웠네요.


병아리 상자를 치우고, 이번엔 멋진 닭이 되어보려고요. 옷은 입은 후 안 쪽 날개에 손을 끼우면 되는 거였어요. 하지만 저희 아이에겐 옷이 좀 크더라구요. 그래서 오래 입고 있진 못했어요. 하지만 잠시나마 입었을 때 엄마는 귀여워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습니다.


선생님이 척척 옮겨주신 오늘의 체육 교구는 아까 지렁이가 있었던 책상을 가장 먼저 밟고 올라와 다리들을 차례대로 오른 뒤 착지한 후에, 왼쪽으로 이동하여 구르기 매트와 파란 매트를 순서대로 밟고 돌돌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되는 거였어요. 다리들이 각각 높이가 다 달라서 한 칸 한 칸 오를 때마다 집중력 향상과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 같았네요.

 


그런데 다리들은 구르기 매트처럼 편평하지 않아서 어렵다고 느꼈는지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지는 않더라구요. 하는 아이들만 계속 했어요. 저희 아이는 한 세 번 정도 한 것 같은데, 그 때마다 선생님이 넘어지지 않게 안정적으로 잡아주시고, 착지할 때 하늘을 나는 것처럼 부웅 떠오르게 해주셔서 저희 아이는 무척 좋아했어요.


수업은 이렇게 끝이 났어요. 수업이 끝나고나서는 오늘도 어김없이 비눗방울을 불어주셨답니다. 비눗방울 그 다음 순서는 이렇게 손과 발에 트니트니 도장을 꽝꽝 찍는거예요. 남들이 보기엔 별 거 아닐 그냥 도장 하나 받아오는 일일 뿐인데, 엄마 없이 혼자 앞에 나가 무언가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기특했어요.



오늘 찍은 사진을 정리하는데, 아이가 병아리 인형의 냄새를 맡고 싶었나봐요. 그런데 마스크 때문에 할 수가 없어서 잠시 고민하다가 일 초 가량 내리고는 살짝 가져다댄 뒤 다시 황급히 마스크를 올리는데, 그 다급해보이는 광경이 너무 짠한 거 있죠.

저번에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어른들이 그러셨어요. 요즘 아기들은 밖에 나올 때 무조건 마스크는 써야 되는 걸로 인식 하겠다구요. 어쩌면 코로나가 끝나고 나서도요. 밖에 나갈 땐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답답해도 절대 벗으면 안 되는걸로 배웠죠. 심지어 어떤 아이들은 마스크를 써야지만 밖에 나갈 수 있는 건 줄 알아요. 마스크 착용은 전염병 예방 차원에서 날 위해 하는 행동이긴 하지만 사실 이 시기 아이들은 마스크는 고사하고 대체로 모자도 쓰기 싫어하거든요. 그럼에도 고분고분 받아들이는게 기특한 한편.. 안타까워요.

저는 아이가 좋아하는 곳을 사람 없는 평일에 최대한 한적한 시간 골라 다녀요. 당연히 방역 수칙 준수하고, 마스크는 단 한 번도 내리지 않고요. 언제쯤 불어오는 바람을 코로 들이마실 수 있을지 눈치보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오늘은 사진 한 장을 보고 저희 아이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어 몇 자 남겨보았어요. 그럼 오늘 하루도 부디 건강하세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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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느닷없이 초밥왕이 되어보았는데요. 19개월 저희 아이 아직 스시가 뭔지 몰라 이게 뭔가 싶었겠지만 저 포함 부모님들은 눈에서 하트가 쏟아져 나오기 일보직전이었어요. (일단 구르기를 한 후 아이들이 왜 스시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스토리텔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민망하지만 그건 다 까먹었어요)


오른쪽 바구니에 든 하얀색이 밥이고, 왼쪽 흰 통에 든 것이 밥 위에 올라가는 식재료예요. 새우랑 계란, 문어, 그리고 빨간 건 마구로인가요?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새우랑 계란만 있어도 아이들이 즐겁기만 하면 됐지. 초밥을 만드는 방법은 그냥 쌀밥 위에 원하는 식재료를 올려 놓으면 돼요. 벨크로가 있어 쉽게 붙더라고요.


그렇게 만든 초밥은 초밥 그림이 있는 곳에 갖다 주면 되는 거였어요. 많은 아이들이 합심하여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 아이들 너무 귀엽고 기특해요. (쪼물딱 거리며 만든 초밥을 전혀 다른 그림에 올려 두고 뿌듯해하며 다음 초밥을 만들러 가는 모습이란) 부모님이 초밥 먹는 걸 본 적이 있거나 스시야에 가봤던 아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밥을 몰래 먹는 저 때문에 저희 아이는 매우 생소했을테지만요. (그래도 저와 함께 새우 초밥 두 개나 만들어서 갖다 놨어요)


그리고 참고로 사진 속 셰프들은 트니프렌즈의 베니와 키키라는 친구들이에요. 저는 트니프렌즈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좀 찾아봤는데, 이 친구들 뮤지컬까지 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노래와 율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손씻기, 양치질, 배변습관 기르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안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대요. 스토리를 익혀야 하는 기존의 어린이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공연 내내 객석의 아이들과 트니프렌즈가 함께 호흡이 가능하다고 하니 아이가 관심을 가지면 정도를 봐서 공연도 살펴야겠어요.


이건 트니트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체 활동 교구인데요.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초밥을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와서 입을 벌리고 있는 곰돌이에게 미끄럼틀을 이용해 먹여주고, 왼쪽 돌돌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되는거예요. 이 교구는 인지 능력, 기초 운동 수행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끄럼틀은 혼자 내려와도 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도 돼요. 이 돌돌이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참 좋아해서 수업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교구랍니다.


전체적인 그림이에요. 방금 설명 드렸던 교구 활동을 마치고 내려오면 바로 앞에 선생님이 만들어 두신 노란 터널을 걸어서 통과하고, 또 왼쪽으로 보이는 파란 다리를 건너는게 선생님이 제시한 본디 순서긴 해요. 하지만 중간에 이탈해도 상관없어요. 규칙을 꼭 지켜야 하는 안전 준수 연습 시간도 아니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새치기 같은 행동이 아니라면 당연히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되니까요. 모든 일에 순서와 차례가 있음을 가르쳐주고 싶은 부모님은 정해진 수순을 밟도록 어르고 달래고 가르쳐줘요. 저는 아이가 싫어하지 않는 선에서 후자를 끈질기게 택하고 있어요.

이 활동은 선생님이 이제 그만~ 을 외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답니다. 부모님들은 준비된 일련의 과정을 우리 아이가 다 거칠 수 있도록 몸을 움직여 최대한 도와요. 아이가 하든 하지 않든 일단 도와요.



왼쪽의 저 파란 다리는 한 아이가 그 위에서 통통 튀는 걸 시작으로 그걸 본 모든 아이들이 다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꼭 해야 하는 일로 인식했는지 아니면 재미있어 보였던건지 마치 짠 것처럼 통통 튀더라고요. 저는 앞의 아이가 하길래 저도 저희 아이에게 "통통~!"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다 통통 튀고 있네" 라고 말씀하셔서 그 때 알았어요. 아이들 너무 귀엽지 않나요.


그 다음엔 우리 아이들이 직접 초밥이 되어봤어요. (체육 활동으로 잊을 뻔 했지만 오늘의 주제는 초밥입니다) 저희 아이는 우연히 선생님 앞을 지나가다가 모델이 되었는데요. 하필 옷도 노란색이라 계란초밥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도치맘) 자기 몸만한 식재료를 등에 지고 한참을 뽈뽈 거리며 돌아다니더라구요. 아이는 본인이 무엇이 되었는지 모르겠죠? 다른 친구들도 보니, 이게 뭐에다 쓰는 건지 당연히 모르는 눈치라 엄마가 초밥을 만들어 주려 하면 달가워 하지 않았어요.


이미 선생님이 초밥을 만들어놔서 저와 아이는 할 게 없는 상태로 잠시 주변을 둘러봤어요. 초밥이 된 다음 특별한 활동은 딱히 없었구요. 자유롭게 신체 활동을 하거나 교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나 살펴보며 놀았어요.

이렇게 초밥이나 요리사, 의사가 되어보는 모습은 아이들은 시큰둥 할 지 몰라도 부모님들에겐 자동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극강의 귀여움이라 이런 시간이 짧아도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아이디어 참 좋은 것 같네요. 저번엔 치과의사더니만 이번엔 초밥 그 자체라니.. 한참을 그렇게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저희 아이만 혼자 초밥 상태여서 호다닥 빼주었어요.


수업 시작 전 트니트니 노래와 함께 율동을 추는 것처럼 수업이 끝나면 당연한 듯 비눗방울을 불어요. 이 날도 모든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잡으러 파닥파닥 돌아다녔어요. 30분도 아니고 40분 수업인데 왜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시작하길 잘한 것 같아요. 이 날도 재밌었던 트니트니 수업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참 예뻐하고, 행여 누가 울기라도 하면 무슨 일 있느냐고 바로 바로 물어봐주시는 듬직한 우리 선생님이 이제 다음주를 끝으로 트니트니를 떠나신다네요. 지금 선생님으로 인해 젊은 남자 선생님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데, 아쉬워요. 곧 있을 가을학기엔 어떤 분이 수업을 맡으실 지 모르겠지만, 보다 편한 마음으로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아 감사드려요. 앞으로 좋은 곳으로 가신다고 하니 축하드리고 싶고요. 새로 오실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하네요. 가을학기가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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