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백신 미접종자에요. 내일부터 또 방역강화를 한다고 하죠? 그럼 이제 빼도박도 못 하고 아이와 둘이 어딜 갈 수가 없게 되는데요. 화도 나고 답답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맞으려고요. 근데 백신패스를 적용하고 있는 매장들이 지금도 충분히 많잖아요? 그래서 혹시 몰라 방문하기 전, 방문할 매장에 다 전화를 걸어 물어봤어요.

"미접종자 한 명이랑 아기 한 명, 입장 가능한가요?"

라고요.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다른 매장에선 안 된다고 까였고요. ☠ 음식점은 시간이 없어 더 찾아볼 수 없는 관계로 직접 발로 뛰며 현장에서 물어보기로 했습니다.

자극적인 음식 피하려 5층에 위치한 식당가 중 한정식 집을 찾았어요. 물어보니 미접종자 한 명은 된다 하더라고요. "내일부턴 안 되는거죠?" 넌지시 여쭤보니 그것도 된다고 하셨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시는 눈치라 방문할거면 미리 전화하고 와야겠다 싶었습니다.



'한국의집'은 충무로에서 유명한 전통문화 복합공간이에요. 롯데몰이 외부 1호점이라고 합니다. 음식은 반상메뉴, 일품메뉴, 정식메뉴가 있는데요. 정식은 코스로 음식이 정갈하게 나와요. 저는 아이와 저 둘 뿐이라 반상을 택했어요.

한국의집


방문 시간은 11시쯤이었어요. 저번에 보니까 점심 시간이라고 거의 박터지더라고요. 그래서 일찍 왔는데 다행히 비교적 한적했네요.

 



여기 서빙을 하시는 직원 분들은 다 한복을 입고 계세요. 한복 사이로 비록 타투가 보였지만 뭐, 어때요. 한복도 예쁘고 타투도 예뻐요. 직원들이 친절하시다는 리뷰를 보고 갔는데 막 친절하진 않고 응대를 잘해주셨어요. 조금 지쳐들 보이셨지만.

분위기는 사진으로만 봐도 넓고, 좋아보이지 않나요. 저 가운데 수묵화 기법을 쓴듯 한 작품도 아름다웠네요. 못 봤지만 가까이 보면 가격이 써 있다고 해요. (무지하게 비싸다고)

한국의집 소불고기 반상(18,000)


아이를 먹이는 게 최우선, 전 공기밥 하나 시켜 남는 반찬에 후루룩 먹을 생각으로 소불고기 반상(18,000) 하나만 주문 했어요. 빨리 나왔고요. 아, 물은 시원~한 보리차가 나왔습니다.

밑반찬으로는 방울토마토 샐러드, 오징어젓갈, 나물, 가지무침, 배추김치, 빨간동치미, 파인애플, 그리고 매운 콩나물국과 매실차가 나왔어요.

개인적인 맛 평가 해볼게요.

방울토마토 샐러드는 샐러드가 아니라 그냥 과일만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오징어젓갈, 나물은 평범했고요. 가지무침은 평소 좋아하질 않아 잘 안 먹는 음식인데 리뷰 할 생각으로 먹어봤거든요, 맛있더라고요. 배추김치도 괜찮았고, 빨간동치미도 시원한 맛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중에서 매실차가 가장 맛있었네요.

 



다른 후기 글들을 보니 밑반찬은 그 때 그 때 바뀌는 것 같아요.


주인공 소불고기는요. 고기 잡내라고 해야할지, 양념으로도 잡지 못한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맛이 자꾸 나서 못 먹었어요. 그래서 나올 때도 위 사진 그대로 두고 나왔네요. 처음에 뭣모르고 아이에게 먹였었는데 아이는 공복 상태였음에도 세 숟갈 먹고 말더라고요. 고기가 어떤 부분은 따뜻하고 어떤 부분은 차가워서 "이게 뭘까..." 솔직한 심정으로 다시 해달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했어요.


매운 콩나물국은 괜찮았어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아서 먹기 편했고, 콩나물 양도, 맵기 정도도 적당해서 후루룩 먹었습니다.

 



이게 저희의 아침이었어요. 아이는 고기 얹은 밥 세 입, 저는 차와 콩나물 국. 그래서 참 많이 아쉬웠는데요.

그래도, 한정식을 코스로 맛보고 싶은 분은 창가 쪽에 앉아 느긋한 식사를 하시면 저와는 또 다른 평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생각 합니다. 가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좋고, 전복이나 인삼강정, 해물신선로 등 기대 되는 메뉴가 많은 집이라서요. 섣불리 "비추!" 라고 하긴 좀 뭐하네요. 그리고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집이라 점심 시간을 앞두고 작은 실수였을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기억에 남는 게 또 있어요. 그릇들이 놋그릇이라 서빙하시는 분들 힘드시겠다는 것. 그리고 여기가 한국의집 인데 일본을 대표하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오는게 재밌었어요. (정확히는 지브리 음악을 국악 비슷하게 바꿔 연주한 곡)

끝으로, 롯데몰 6층엔 '한국의 집'과 '한국집' 두 군데가 있어요. 이름은 비슷하지만 둘은 다른 가게이므로 판단에 착오가 없으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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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국시집은 1967년에 오픈해서 3대째 전통의 맛이 내려오는 집이에요. (롯데월드몰은 체인이고, 본점은 무교동에 있어요.) 한우 양짓머리와 사골을 고아낸 육수에 직접 제면한 면을 넣어 끓이는 전골국수 전문점이랍니다.  


롯데월드에 갔다가 밥 먹으러 롯데월드몰에 왔어요. 롯데월드몰 식당가는 5층과 6층인데요. 저희의 저녁을 책임진 곰국시집은 5층에 위치해 있어요. 화려하고 다양한 가게가 즐비한 가운데 전통 본연의 정취가 느껴지는 인테리어는 들어가기 전부터 마음을 좀 편안하게 해주는 듯 했습니다.

 


자리에 착석하자 종업원 분께서 메뉴 추천을 해주셨어요. 저희는 가게에 들어오기 전부터 각자 마음에 담아둔 메뉴가 있었기 때문에 거절 했지만 좋은 인상이었네요. 저는 '세트메뉴 할인판매'에서, 떡만둣국+수제만두 3pcs를 선택했고, 남편도 역시 세트메뉴 할인판매에서 문어비빔국수+수제만두 3pcs를 선택했어요. 아이는 어린이세트 (곰국시+불고기)를 시켜주었습니다.

수제만두와 소스, 그리고 김치


가장 먼저 나온 수제만두에요. 피가 쫄깃하고 속이 꽉 차서 참 맛있었어요. 함께 나온 간장 소스가 있는데 여기엔 레몬이 들어간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굳이 찍어먹지 않아도 고소하고 먹을만해서 저희는 옆으로 치워두었어요. 김치는 국수 집이라 사실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상의 맛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갓 만든 김치 맛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입에 맞으실 것 같아요.

떡만둣국


저는 떡국 킬러라 어떤 가게를 가도 떡국이 보이면 다른 건 보지도 않고 선택해요. 비쥬얼이 좀 어떤가요? 얇게 썬 계란지단, 넉넉한 김 그리고 다소곳이 누워있는 만두 두 개가 꽤 먹음직스러워 보이는데요.

맛은 삼삼한 편이었어요. 한우 양짓머리와 사골을 고아낸 육수를 사용하신다고 들었는데 그건 전골국수에만 해당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인 생각) 좋게 말하면 조미료를 쓰지 않은 맛이고요. 다른 말로 하면 깊고 풍부하지 않아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김이 짜기 때문에 아주 싱겁지는 않았어요. 그러니까 건강해지는 맛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처음엔 괜찮았는데 가면 갈수록 붙은 떡이 식사의 흐름을 끊어서 불편했어요. 계속 떼고 있기도 뭐해서 결국 아쉽지만 제가 졌다고 생각하고 수저를 내려놨네요. 혼자 있을 때 배가 많이 고프면 하나하나 다 떼서 먹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나 제 옆에는 항시 도움이 필요한 아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얇게 썰린 계란지단은 국수처럼 후르륵 먹을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어요.

어린이세트의 불고기


사실 곰국시집은 아이 먹일 만한 메뉴가 눈에 보여 들어오게 된 곳인데요. 그게 바로 어린이세트의 곰국시, 불고기였어요. 공기밥은 구성이 아니어서 따로 주문했고요. 뜨거운 곰국시(국시는 국수를 뜻해요)가 식는 동안 저는 가위로 불고기를 잘게 잘라 밥 위에 올려주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잘 먹었어요.

제가 한 번 먹어보니 어린이세트라곤 하나 이 약한 편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너무 짜지도 않은 우리가 흔히 아는 불고기 맛을 떠올리시면 될 것 같아요. 아직도 분유를 먹이고 있는 주제에 빵이니 과자니 야금야금 주다가 보니 이제는 간을 하지 않은 음식은 먹지 않아서 한 편으론 잘 된 일이었어요. 뱉지 않고 잘 먹었으니까요. 불고기의 비계 부분은 전부 가위로 도려내고 주었어요.

어린이세트의 곰국시


아까 떡만둣국의 간이 삼삼한 편이라고 했잖아요. 곰국시도 마찬가지에요. 그래서 엄마인 저는 오히려 좋았답니다. 사진으로 잘 안 보이는데 육수 안에는 면발이 있어요. 그런데 일반 국수 면보다 조금 두껍더라고요. 생면을 쓰신대요. 남편이 선택한 문어비빔국수와 똑같았으니 모두 같은 면을 쓰시는 듯 해요.


아이는 집에서 면 먹는 버릇을 들이지 못했기 때문에 식당에서 국수를 먹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남편은 어느새 면은 포기하고 국물만 떠먹여 주고 있더라구요. 저희 아이는 입에 들어오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는 아이가 아니고 일 초 머금고 별로면 다 뱉어버리는 아이인데 곰국시는 그러지 않아서 입에 잘 맞는가 보다 했습니다. 그리고 사진으로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부위를 모르겠는 부드러운 고깃덩이가 있었어요. 비계와 힘줄이 없어 자르기 편하더라고요.

문어비빔국수


이건 남편이 시킨거에요. 면 두께를 좀 보세요. 확실히 두껍죠? 문어는 참 큼지막 합니다. 요청하지 않았는데 가위를 주신 건 어쩌면 문어를 잘라 먹으라는 뜻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은 처음엔 잘 먹는 듯 하다가 중간에 수저를 놨어요. 입맛에 안 맞았나봐요.

 



남편이 주어서 저도 문어 하나를 먹어 보았는데요. 원래 이렇게 질긴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질겅질겅 씹으면서 남편에게 물어보려 고개를 드니 남편 역시 아직도 씹고 있더라구요. 웃겨서 관뒀네요.

해당 음식만 확대하여 찍은 사진들이기 때문에 밑반찬 및 전체적인 가게 느낌을 전해드릴 수가 없는 게 아쉽네요. 밑반찬은 김치, 양파절임, 아삭이고추가 나왔구요. 이건 때에 따라 변동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매장 내 TV에서 생생정보통 영상이 반복하여 나오고 있었어요. 방송도 탄 집이더라구요. 영상 속 손님들께서 맛있다는 칭찬과 함께 엄지척을 해주고 계셨어요. 또, 내부가 넓고 깔끔해서 가족 모임이나 단체 모임이 있을 때 와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곰국시집은 특히 점심 시간에 웨이팅이 길어 여차하면 예약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다고 해요. 걱정이 되시면 사전에 연락을 드려보고 방문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집은 곰국수, 전골국수가 유명한 집이에요. 저희는 대표 메뉴를 먹지 않아서 두 번 방문하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3대째 전통이 있는 집이고, 입맛은 사람마다 다 다르기 때문에 이 집의 대표 메뉴를 평소에 좋아하신다면, 한 번 들러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곰국시집]
· 위치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5층 SEOUL SEOUL 3080
· 영업시간 : 매일 10:30 - 22:00, 명절 휴무
· 전화번호 : 02-3213-4577
· 예약, 주차, 단체석,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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