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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알사탕>후기, 이제껏 본 가족뮤지컬 중 최고✔️ @서울숲씨어터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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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알사탕>후기, 이제껏 본 가족뮤지컬 중 최고✔️ @서울숲씨어터

유하우스 2024. 2. 16. 12:37

 

백희나 작가님의 <장수탕선녀님>에 이어 <알사탕>을 보고 왔어요. 그리고 오늘 밤, 아이를 재우고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상한 엄마', '달 샤베트' 공연 일정을 찾아본 것이었습니다. 이제부터 믿고보는 작가님 작품.

솔직히 이전에 본 장수탕선녀님은 제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봐서 그런지 괜히 실망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알사탕은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더더욱 기대이상이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처음엔 그저 재미있는 공연인 줄 알았어요. 아...

시간이 흐를수록 눈물을 참을 수가 없더군요. 아이와 함께 뮤지컬을 보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다니...

이야기는 밑에서 전해드릴게요. 예매정보와 좌석시야 등의 정보 먼저 알려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이번에도
인터파크에서 예매했어요. 관람일시는 2월 4일인데요. 예매를 12월 28일에 했으니 두 달 전, 좀 빨리 예매를 한거죠.

그 덕분에 자리는
굉장히 좋은 자리를 선점할 수 있었습니다. 좌석등급은 '동동이석', 좌석번호는 B구역 1열 8, 9번이었고요, 할인은 '재관람 할인 45%'카테고리를 선택하여 1인 36,300원을 지불했습니다.


 

좌석은 무대에서 정중앙 자리입니다. 그리고 맨 앞 줄이에요. 이보다 더 좋은 자리는 없어요. 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엄마 잘했지?!' 자랑하고 싶기까지 했다니까요. 좋은 자리이므로 차지하지 힘들어요. 시야를 가리지 않는 앞자리에서 공연에 흠뻑 빠져들어 보고 싶다면 저처럼 미리 예매를 해두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미리 예매해두면 크리스마스 기다리듯 날짜를 세어보는 재미도 있어요.)

관람장소는 서울숲씨어터 1관이었는데요. 공연장이 그렇게 크진 않아요. 그래서 맨 앞자리에 않으셔도 목이 꺾여 불편하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사실, 크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 앉아서 보셔도 무리는 없지만요.

🍬 tip :

소소한 팁인데요. 가능하면 맨 앞 줄이 아니라도 가운데에 앉으세요.

너무 왼쪽에 앉으면 오른쪽에서 연기할 때 디테일을 놓칠 수 있고, 너무 오른쪽도 마찬가지니까요. 여타 어린이뮤지컬처럼 관객석으로 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등의 객석플레이를 하는 공연이 아니에요. 가운데에서 고개만 가볍게 돌려 무대 전체를 바라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무대는 가정집을 연출하고 있어요. 싱크대와 냉장고, 냉장고 위에 놓은 잡동사니와 선반까지 진짜 꼭 누군가의 집을 엿보는 것 같지 않나요? 냉장고에 스티커 붙여져 있는 것 좀 보세요.


 

그 옆에는 동동이의 방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은 창문과 책장 밖에 없는데 이따가 이 곳에 침대가 들어와요. 그 위에서 독백도 하고, 노래도 하고, 절망도 하고, 무언가를 깨닫기도 하면서 가치있는 시간들을 보냅니다.

아참, 동동이가 누구냐고요?




 

🍬 알사탕 줄거리 🍬

 


친구들과 놀기보다는 혼자서 구슬치기를 하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하는 동동이. 근데 동동이는 과연 정말,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걸까요?

어느 날, 동동이는 문구점에서 새로운 구슬을 발견합니다. 문구점 할아버지는 그게 구슬이 아니라 알사탕이라고 하셨어요.

알사탕을 가지고 집에 돌아온 동동이는 알사탕 하나를 입에 넣습니다. 그러자 어디선가 들려오는 의문의 소리!

동동이 주변에는 동동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소파, 나무, 풍선 그리고 아빠... 그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모든 것의 속마음을 어쩌면 동동이가 소리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어느덧 알사탕은 단 한 개가 남았습니다. 동동이는 고민없이 입에 넣어요. 어? 그런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요.

대신 눈 앞에 친구 한 명이 보입니다. 동동이는 그 친구와 함께 놀고 싶습니다.

그간 알사탕을 먹으며 배웠어요. 마음은 얘기하지 않으면 몰라, 입 밖으로 꺼내야 한다는 것을요. 말은 진심을 전해주기도 하고, 오해를 풀어주기도, 누군가와 무언가를 함께 시작하게 도와주기도 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들려온 마음의 소리들로 이제 차곡차곡 용기도 쌓였어요.

'나도 할 수 있어!'

"나랑 같이 놀래...?🙇🏻‍♀️"

처음엔 개미만한 목소리였지만, 동동이는 점점 자신감을 가지고 큰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나랑 같이 놀래?!!"

그렇게 새친구를 사귀었습니다. 동동이는 혼자 노는 것도 좋지만, 함께 노는 것도 즐겁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동동이의 성장과정에 괜히 제가 다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동동이가 알사탕을 먹을 때마다 마음의 소리들이 들려왔었잖아요? 그 때마다 웃음와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오더라고요. 처음, 소파에서 소리가 들려왔을 때는 그저 재미있고 신기하기만 했었는데...

아빠에게 폭풍같은 잔소리를 듣고 반항하는 마음으로 까칠한 알사탕을 입에 넣었을 때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사랑해사랑해사랑해... 무한반복 되고 있던 사랑해 소리, 아빠 마음에서 터져나오고 있던 사랑해 소리는, 기어이 눈물을 터뜨리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대단한 무대장치랄 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그 장면에서 갑자기 나타난 ㅅㄹ, 사ㄹ해, 사랑해 글자들이 무대를 꽉 채우는 걸 보면서, 아빠의 모든 것을 채우는 걸 보면서, 엄마가 된 제 마음을 거울로 비추는 것 같아서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입으로는 폭풍 잔소리를 해도 실은 부모 마음에 가득차 있는 진심은 '사랑해'라는 거. 잔소리를 들은 아이는 이해하기 쉽지 않겠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와 현실 사이에서 한 번이라도 고뇌를 겪어보신 분들은, 그리고 마음을 솔직하고 따뜻하게 전달할 재주가 없거나 방법을 모르는 분들은, 그런 부모님들은 큰 공감을 하실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뒤이어 이어진 풍선에서 들려오는 할머니의 마음의 소리는 분명 누군가를 또 울릴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리뷰에서 이 장면에서 눈물을 흘린 한 부모님의 생각을 읽었는데,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나 말그대로 펑펑 우셨다 하더라고요. 제가 아빠의 마음의 소리를 듣고 조용히 오열했던 것처럼요.

나무에게 들려오는 '안녕'소리도 참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흩날리는 낙엽들이 정말로 그렇게 인사를 해 주는 것만 같았어요.

우리 집 아이는 동동이가 박하사탕을 먹었을 때, 입이 매워 귀에서 열이 나는 장면이 무섭다고 울먹였지만, 저는 그런 아이를 달래며 한 편으론 알사탕을 다 먹어가는 게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 투명한 사탕을 입에 넣었을 때, 이제까지 보아왔던 것들과는 다른 특별한 일이 벌어질 줄 알았어요.

벌어지더군요. 그런데 제 기대와는 정반대의 자리에서.

드디어 마음의 소리를 들어오기만 했던 동동이가 용기를 내는 장면이었습니다.

제 어린시절이 떠오르더라고요. 지금은 숱한 연습 끝에 무뎌졌지만, 처음엔 친구에게 말 한 번을 거는 게 얼마나 어려웠다고요. 동동이의 이 길을 언젠가 우리 아이도 걸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만감이 교차하며 또 다시 가슴이 뜨거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게 한뼘 더 성장한 동동이에게 저는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었어요. 성장할 우리 아이에게 용기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더욱 더 크게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아이는 문구점 할아버지가 재밌었다고 하더군요. 저는 하나의 공연에서 과거와 미래를 미리 들여다본 것 같아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내용도, 연출도, 연기도, 모든 게 참 좋았습니다.




 



아이가 재밌었다고 한 문구점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하이라이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재미있는 장난감을 소개시켜주며 가지고 노는 방법을 보여주시고, 마술도 보여주셨거든요. (특히 입에서 종이가 나오는 마술은 엄청 신기했네요! 그렇게 많은 종이가 어떻게 입에서...?)

말그대로 웃고 울고, 웃고 울고가 반복되는 공연이었습니다.


 

저는 이 알사탕 공연을 부모님들에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백희나 작가님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이 짧은 내용 안에 얼마나 의미 있고, 마음 따뜻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하셨는지 이해를 하신다면, 반드시 깊은 감동을 받고 오시리라 장담합니다.

이번에는 '기념품'느낌이 아니라 제가 소장하고 싶어 밖에서 책도 따로 샀어요. 만 원 조금 넘더라고요? 3만원 했어도 샀을 것 같습니다만.


 

백희나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도 보고싶어 기웃대는 중이에요. 보고 오면 그 때도 후기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이제까지 아이와 함께 봤던 공연 후기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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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중에서 알사탕이 가장 재밌었습니다. (아이는 저와 의견을 달리하겠지만)

제가 남긴 후기 보시면 아시겠지만 솔직한 편이에요. 아쉬웠다면 아쉬운 부분까지 적어 놓는 편입니다. 관심 있는 공연의 후기 보시고,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시간 보내세요.

➕ 추가

 

 

결국 또 보고 온...

맨 뒤에 앉아서 앞 줄에 우시는 부모님들을 보고, 저도 또 울었습니다. 두 번 봤는데 또 보고싶네요.

진짜 완성도 높은 뮤지컬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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