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봄 여어어어어어름 갈 겨어어어어어울이네요.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다들 밖에 나가실 때 옷 단디 여미시길 바라요. 전 아이와 두껍게 옷을 입고, 택시 타고 호다닥 문센 다녀 왔어요.

베베플레이쿡은요.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강좌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검색 결과가 별로 없는 게 놀라울 정도예요. 식재료를 이용한 오감놀이,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건, 체육 미술 음악 같은 수업이 넘쳐나는 가운데 메리트가 있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이게 짱이야! 이건 아니지만) 조금 의아해요. 물론 제 생각이 모두와 같을 수는 당연히 없겠지만요.



오늘도 식재료를 이용해 실컷 놀아봤어요. 오늘 주제는 '도토리'였고요. 그래서 음식은 '도토리묵'이였어요. 하지만 도토리묵은 식감이나 향이 평범한 편이 아니라 먹어보는 시간은 생략하신 것 같아요. 오늘은 음식을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수업은 체조와 마사지로 시작되어요. 마사지는,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노래에 맞춰 주무르고 꼭꼭 눌러주며 스킨십을 해주는거예요. 일춘기 온 저희 아기는 하지말라고 싫어했지만, 알콩달콩하고 귀염뽀짝한 시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이 미니 탬버린을 손에 들고 직접 돌아다니시며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세요. 이 두 가지가 베베플레이쿡의 오프닝이에요.

 



허수아비와 도토리, 밤, 낙엽.. 보자마자 가을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매트는 수업 시작 전부터 깔려 있었어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선생님은 일단, 엄마들에게 귀여운 다람쥐 옷과 머리띠를 나눠 주셨는데요. 세상에...

오늘의 의상 너무나 깜찍해서 엄마인 저는 감탄을 넘어 또 한 번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아기 다람쥐라니... 죽어가는 모든 것을 소생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치명적인 귀여움이었어요. 홀딱 반해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우수수 낙엽을 쏟아부어 주셨어요. 색깔은 빨강, 노랑. 자세히보니 진짜 낙엽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바스락 소리가 안 나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낙엽과 매우 흡사한 형태가 나름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뒤이어 밤과 도토리도 쏟아부어 주셨답니다. 인형처럼 통통한 녀석들이었어요. 밤은 갈색 밤도 있고, 노오란 밤도 있고- 또, 양이 많아서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자기 앞에 원하는 만큼 가져다 놓아 놀 수 있었어요.

새삼... 매트와 빨간 낙엽을 보니 이런 풍경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나 싶은데, 도대체 날씨가 왜 이렇게 된 거죠? 가을 어디 간 거에요?!


참, 설명을 빼먹었는데 아이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다람쥐는 수업 전에 선생님이 놀이로써 나눠주신 아이템이에요.

그 앞의 다람쥐 교구는 나눠주신 바구니에, 다람쥐 얼굴을 붙여 만든거고요. 우리는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줘보았어요. 입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줘보았어요. 하지만 아이는 별로 재미없어 하더라고요.

 



재미있어 하던 부분은, 도토리를 상자에 정리할 때. 정말 옮기고, 쏟고, 운반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아가에요...


모든 교구를 다 정리하자 드디어 마지막 주자가 나왔어요. 으... 선생님 말씀은 귀담아 들어야 하건만, 저번주에 다음주는 도토리묵 촉감놀이를 할 것이므로 옷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 여벌옷이나 앞치마를 챙겨오라고 미리 알려주셨었는데, 그새 까먹고 말았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옷을 두 겹 입고 와서요! 겉옷 벗고, 양말 벗고, 촉감놀이를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었어요. 하고 말고는 아기의 선택에 맡겼고요.

 



차갑고 탱탱하고 말랑말랑한 도토리묵을 우리는 이렇게 가지고 놀았어요.

1. 빨대 꽂아 생일 축하 노래 부르기
2. 빨대를 꽂았다 빼면 빨대에 도토리묵이 끼는데, 손으로 밀어 쏘옥 빼낸 뒤 지렁이라도 본 듯 놀라며 재밌어하기
3. 나이프로 자르고 찌르기
4. 비닐을 덮은 뒤 손과 발, 엉덩이로 치대기

아이가 손에 도토리묵이 묻을 때마다 닦아달라고 해서 제대로 된 촉감놀이, 온 몸으로 하는 촉감놀이는 할 수 없었지만, 아이가 즐겁게 놀았다면 됐어요. 오늘도 성공이에요. 나중에 마음이 내키면 온 몸으로 놀겠죠, 뭐.

수업이 끝났어요.



그리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의 베베플레이쿡 수업도 오늘로 끝났어요. 아이가 팝콘을 들고 먹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런 모습을 하나라도 더 기억에 담고 싶은 마음에 너무 아쉽네요. 이사 갈 지역의 문센에서도 일단 있나 찾아는 봐야겠어요,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그만두는거라 미련이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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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베플레이쿡은 오늘로 두 번째 수업이었어요. 강좌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이 좀 계실 것 같아 이건 어떤 강좌인지 소개 먼저 드리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베베플레이쿡은 먹거리를 보고 만지고 맛보는 요리놀이 프로그램이에요. 다양한 식재료와 놀잇감, 생태, 자연 등의 소재로 아기들의 연령별 필요한 발달을 돕기도 하고요. 또한, 먹거리에 대한 경험으로 편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오감 통합 놀이 수업이에요.


베베플레이쿡이 다른 강좌와 차별화 된 점이라면, 수업이 끝나면 그 날 가지고 놀았던 재료를 이용해 선생님이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주신다는 데 있는데요. 미각 발달을 돕는 강좌는 흔치 않은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이사가 코앞임에도 불구 남은 회차는 환불 받자는 마음으로 수강신청을 했어요.

참고로 저는 먼젓번 수업이 첫 수업이었어요. 그 때는 순두부가 주제였어서 음식을 제공 받지는 못했고요. 오늘의 주제는 옥수수였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팝콘을 받았답니다.


위사진은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간 것이고 이전에, 아기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노래에 맞춰 마사지를 해주는 시간을 먼저 가져요. 미니탬버린을 든 선생님이 한 바퀴 빙 도시며 모든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도 하시고요.

 



그 다음, 옥수수를 꺼내신거예요. 저 옥수수는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제 몫을 다 챙겨 갔어요. 벨크로로 되어 있어 쉽게 떼지더라고요. 말랑말랑한 솜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옥수수 인형 같기도 했어요. 옥수수 수염, 옥수수 껍질도 붙어있어 리얼했어요.


사진 속 아이가 들고 있는 옥수수는 단단한거예요. 첫 번째 사진에서 선생님이 보여주신 옥수수가 아니고요.

선생님은 단단한 옥수수와 함께 말렛도 주셨어요. 엄마와 아이들은 말렛으로 옥수수를 드르륵드르륵 긁어보기도 하고, 통통통 쳐보기도 했답니다. 무슨 악기 같았어요.

사진 속 아이는 농촌 아가씨가 되었네요. 모자에 '새마을'이라는 단어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요. 아이는 평소 모자 쓰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다른 친구들이 다 쓰니까 자기도 벗기지 말고 계속 씌워달라고... 그런데 너무 커서 얼굴을 자꾸 덮는 바람에 결국 벗겨줬어요.


자, 이게 오늘의 하이라이트에요. 옥수수알 촉감놀이인데요. 사진이 잘렸지만 매우 큰 매트 위에서 상당한 양의 옥수수알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이 옥수수알은 간혹 뾰족한 게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 달라고 선생님이 당부해주셨고요. 한 두 개 밟으면 더 아프니 가능하면 아이들이 안에 들어와 놀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먹어도 무해하긴 하나(먹어도 응가로 나온다고) 다른 친구들이 손과 발로 맘껏 문댄 재료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었네요.

 



만지면 만질수록 손이 맨질맨질 해지는 이 옥수수알을 가지고 우리는 신나게 놀았어요. 뿌려주기도 하고, 손과 발을 없애보기도 하고, '두꺼바 두꺼바 뭐하니~' 노래에 맞춰 수영하듯 옥수수알을 밀고 나가기도 했어요.

그 다음 선생님이 나눠주신 도구는 은쟁반이었는데요. 옥수수알을 쟁반 위에 떨어트릴때마다 큰 소리가 났어요. (다들 뭔지 아시죠?) 아이 머리 위에서 쟁반에 떨어지는 옥수수알 소리를 듣게도 해주었고요. 쟁반을 두 손으로 잡고 팝콘 튀기듯 위아래로 튀겨보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도구로도 다양하게 놀았어요.


그 다음으로는 선생님이 10개 가까이 되는 컵을 각각 나눠주셨는데요. 컵쌓기용 컵이에요. 제일 작은 컵부터 점점 커져서 가장 큰 컵까지 있는 네, 그거요.

우리는 컵 안에 옥수수알을 담아보기도 하고, 쏟기도 하고, 컵에서 컵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놀았어요. 선생님이 컵으로도 다양한 놀이 방법을 제시해주신 것 같은데, 이런 활동을 너무나 좋아해서 금세 몰입한 아이를 관찰하느라 선생님 말씀은 다 놓치고 말았네요.


어느덧 시간이 다 되어 수업을 마무리 해야 했어요. 엄마와 아이들은 각자 옷과 양말, 주머니 등에 옥수수알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 후 자리에서 일어섰어요. 그리고 매트 밖으로 이탈한 옥수수알을 정리했어요.

정리하는 사이, 선생님은 방 한 켠에서 팝콘을 튀기기 시작하셨는데요. 팡! 팡! 소리가 듣기 좋더라고요.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고..

그렇게 완성 된 팝콘은 선생님이 팝콘봉지에 적당하게 담아 나눠주셨어요. 간을 1도 안 해서 어른이 먹으면 건강한 맛일거라고 하셨는데 너무나 참말이었고요.. 다른 아이들은 한 두개 먹고 그만 먹는 것 같았는데, 저희 아이는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맛있게 먹더라고요. (더.. 달라고 해야 되나 순간 고민..)

 



다음 수업 수강생들이 하나 둘 들어와 그 때 일어났습니다. 사실 저번 수업 때, 선생님이 너무 지치신 것 같아 계속 들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 그냥 그 날 기분이 좀 안 좋으셨던 모양이에요. 오늘은 밝고 쾌활하신 모습으로 수업을 잘 이끌어주셨어요.





아이가 수업을 듣는 내내 눈을 반짝거리며 호기심을 표하고, 수업이 끝나고 만들어주신 음식도 맛있게 먹으니 저는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베베플레이쿡은 사실 들으려고 작정하고 수강한 건 아니고 요일과 시간에 맞는 강좌라 들었던건데,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네요. 이번 달에 이사를 가는데, 이사 간 지역의 문화센터에서도 베베플레이쿡 한 번 찾아보려고요. 있으면 수강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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