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글이 돌아왔어요. 이 세살백 후기 글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라고요. 세살백 수업비용, 방식, 내용 등을 정리해 올려둔 글인데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여 주시고요.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수업료, 수업시간, 책 내용 등)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hyunaver.tistory.com

 

세살백 방문수업,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으로 재미있는 독후활동 📚

오늘은 세살백 수업을 했어요. 세살백 프로그램 소개 및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이전 글에 설명을 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링크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살백' 방문수업

hyunaver.tistory.com


오늘은 따끈한 최신 수업 후기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전과 여전히 똑같은 선생님께 수업을 받고 있어요. 아이를 예뻐하시고, 아이가 선생님을 좋아하고, 수업도 열정적으로 잘하셔서 만족도 최상! 그래서 수업을 주 2회로 늘릴까도 생각중이네요. 그럼 이만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오늘의 책

 

선생님은 세살백 오프닝 노래를 율동과 함께 들려주시고, 바로 책을 꺼내셨어요. 오늘의 책은 <손으로 만드는 숲이야기> 였습니다. 이 책은 손가락 모양의 점선 위에 손을 올려놓으면 숲속 모양이 완성되는 것이었어요.

사진을 찍지 않아 설명을 드리자면... 일단 보드북이었고요. 글밥은 적었어요. 매주 가지고 오시는 책은 랜덤이고 출판사도 랜덤인데, 꼭 아이의 연령에 맞는 책을 가지고 오시는 건 아니에요. 뭐, 어떤 책이든 재미있게 읽고 독후활동도 즐겁게 함께 해주시니 크게 상관은 없지만요. 오늘은 평소보다 다소 단순한 놀이책을 읽고, 곧바로 독후활동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전지를 꺼내셨어요. 세살백은 항상 이렇게 큰 전지에 동화가 그려져있어요. 그 날 읽은 동화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긴 것이지요. 선생님은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담긴 물병을 여러개 꺼내 아이에게 "짜볼래?" 권유 하셨어요. 잠이 덜 깬 아이가 싫다고 하니 더는 강요하지 않으시고 재미있게 물감을 짜는 모습을 보여주셨네요. 선생님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는지 아이도 해보겠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물감을 색깔별로 쭉 짜놓고, 손가락으로 나무도 문질, 풀도 문질, 선생님이 그려준 동물 얼굴도 문질문질 해보았어요. (손으로 물감 놀이를 하고, 미역으로 촉감놀이를 하고... 아이들은 이렇게 몸으로 노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엄마도 사실 그렇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이 힘들어서 잘 못 해주고는 하죠. 그래서 그런 경험을 조금이라도 하라고 기회를 마련해준 게 방문수업🤭)


손으로만 그리고 있을 수 있을쏘냐! 일어나서 발로 쿵쿵! 그리고 스스로 미끌미끌한 감촉을 느껴도 보네요. 선생님이 손을 잡아주셔서 스케이트 타듯 한참을 그 위에서 미끄덩 거렸어요. 결국 엉덩방아를 찧긴 했지만요. 그래도 울지 않았어요. 즐거워 하더라고요. (방문수업의 장점 중 하나! 엄마는 쉬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

선생님이 수업 전에 물감놀이를 할 것이니 물감이 묻어도 되는 옷으로 갈아입혀 달라고 사전안내를 해주셨는데, 갈아입히기를 정말 잘했어요. 옷은 물론이고 기저귀도 금방 물감으로 얼룩이 지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앉아서 체력을 비축해 두었으니 선생님이 가시고 조금만 더 놀아주면 되었어서 괜찮았어요.


이번에는 데칼코마니를 할 거예요. 선생님이 나비를 보여주신다고 하니 아이가 눈을 반짝이더라고요. 아이와 선생님은 함께 물감을 모두 짜냈어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관찰을 해보니 저희 아이는, 놀이를 하고는 싶지만 처음엔 조심하는 스타일 같다는 제 평소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이 서더라고요? 무언가를 해보라고 했을 때 처음부터 과감한 스타일이 아닌데, 물감을 짜는 모습과 짠 것을 보고 '아... 우리 아이 성향은 이렇구나.' 조금 더 확신하고, 파악을 할 수가 있어서 좋았어요. 육아전선에 직접 내가 들어가 있을때는 정신이 없어서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이 우리 아이를 돌봐줄 때는 여유로우니 그게 가능하네요... 하하하.


짠! 멋진 모습이 나타났어요. 한 번 접었다 편 거예요. 아이는 놀라거나 신기해 하지는 않고 곧바로 손바닥에 물감을 문대며 놀기 바빴긴 하지만, 데칼코마니라는 단어를 듣고, 어떻게 하는지 보고, 결과를 스치듯이나마 보았다는 것에 저는 만족해요.

 


이후로도 아이의 물감 사랑은 계속 되었어요.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장 흔들리지 않은 사진으로 가져와서 그런거지 매우 신나게 놀았답니다.

어느덧 수업 시간이 다 되어 선생님은 먼저 손을 씻고 오시고, 아이가 더 놀고 싶어하는 눈치라 비닐하고 전지를 따로 빼주셨어요. 더 놀라고요. 그리고 비닐을 테이프로 고정시켜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라고 테이프를 붙여주자마자 그만 하겠다고! 안 놀겠다고! 뚜둥... 😲 그래서 선생님께 인사 드리고, 아이를 세면대로 데리고 왔어요. 그후로는 세면대에서 혼자 물놀이를 약 한 시간 가량을 했네요. 덕분에 저는 조금 더 쉬었고요? 히히.

 


 

오늘은 평소보다 책의 내용과 독후활동이 단순한 편이었던 날이였습니다. 어떤 날은 색종이를 찢어 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풍선이 주제인 날은 선생님과 통통 튕겨보거나 집에서 달리기도 하고, 숨바꼭질 같은 경우에는 집 안 곳곳에 물건들을 숨겨놓고 찾아 다닌다거나 하는 식의 놀이도 해요.

세살백은 다른 방문수업이 12만원, 15만원인데 비해 11만원으로 조금 더 저렴한 편인데요. 수업의 질이나 교구 준비도를 생각하면, 이 수업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결론에 항상 이르러요. 제가 이제까지 다양한 방문수업을 해봤거든요.

 

[방문수업/히히호호] 4개월 후기 (진행중)

'히히호호'는 생후 6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히히와, 24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호호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히히호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아가는 6개월이어서 바로 수업이 가능

hyunaver.tistory.com

 

노래하는크레용 수업 후기, 진흙 목욕하는 돼지처럼 🐷

이 날은 음악, 미술 중 미술 시간이었어요. 노크는 저번 주 주제와 이어지기 때문에 귀여운 돼지 꾸꾸가 다시 찾아왔는데요. (손에 끼우는 교구 모습으로) 잠시였지만 반가웠답니다. 사진은 업로

hyunaver.tistory.com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2주 후기 (방문수업 2회 진행) feat.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영유아 영어 전집 많이 있지요. 잉글리시에그도 있고 튼튼영어도 있고 월팸도 있고요. 국내영어전집도 있습니다만 엄마들이 주로 얘기하는 건 주로 이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중 튼튼영

hyunaver.tistory.com

 

트니트니 방문수업 후기 / 트니홈, 우리집 문화센터, 유아체육

코로나 그리고 겨울이라서 아이가 바깥 활동을 많이 못 하고 있어요. (비단 저희집에 국한된 얘기는 아닐겁니다만) 따뜻한 봄이 오면 자주 나가 놀 수 있을까요. 예전처럼 문화센터도 다니고요?

hyunaver.tistory.com


모든 수업이 다 좋았지만 세살백은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독후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있어 다른 수업과 차별점을 가진 특별한 방문수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육아를 하시는 분들께 유난히 더 권해드리고 싶은 수업이에요. 독후활동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요. 물론! 어떤 수업이든 선생님과 우리 아이의 케미가 가장 중요한 거겠지만요. 👍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았네요. 세살백을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또 오랜만에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글을 작성해 보았어요.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답변 달아드릴게요. 그럼... 자연재해 조심하시고요. 풍요롭고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진즉 사두고 활용 못 하다 이제야 꺼내본 놀짱 놀이키트 입니다! 클레이와 파스타면이었어요. 활용 가이드가 있는데 제가 잊어버려서 오늘은 특히나 더! 제 마음 가는대로 놀아줬답니다. 😉


놀짱 놀이키트구성은 포크와 눈스티커, 파스타면, 그리고 너무 오래되어 굳어버린 클레이가 하나 더 있는데 사진엔 안 나왔네요. 이렇게에요. 노랑, 빨강, 검정 저 아이클레이는 제가 개인적으로 사둔 걸 추가한 겁니다.

아이는 제일 먼저 파스타면을 탐색한 후 뚝뚝 부러뜨리며 놀기 시작했어요. 다 부서뜨리고 발로도 밟아보고 한바탕 논 뒤에 클레이를 꺼내주려 했는데 흥미가 오래가진 않아서 생각보다 빨리 꺼내주었지 뭐예요.

 



✔생파스타면으로 놀이를 해주실 때 주의사항
• 따가워요.
• 부러뜨릴 때 파편이 멀리 날아가기도 해요.
• 먹으려고 할 수 있으므로 놀이 전 미리 일러주시는 게 좋아요.


각각 색깔이 다 다른 클레이를 아이는 한치 망설임 없이 다 뭉뚱그려버렸어요. 엄마는 해바라기도 만들고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클레이 위에 파스타면을 콕콕, 그리고 모양 파스타면을 찍어 새겨진 모양을 보았어요. (이런 걸 뭐라고 하는진 모르겠는데 귀엽더라고요. 코끼리, 기린 등 동물 모양이었어요)

그런데 클레이가 꾸욱 누르면 떼어낼 때 늘어나기 때문에 깔끔한 놀이가 되진 않았어요. 생각 많은 엄마 옆에서 아이는 여전히 면으로 콕콕, 꾸욱 누르며 여러가지를 관찰하는 듯 보였지만.


한참 놀 때 제 몫의 클레이를 떼어내어 옆에서 조용히 눈사람을 만들었어요. 아이가 관심을 보여서 얼굴을 만들어주자고 했죠. 파스타면으로 웃는 얼굴을 만들어주었어요. 그리고 팔, 손도 붙여주었는데 이건 엄밀히 말하면 '엄마 놀이'가 맞지만, 손✋만은 아이가 붙여주었답니다. 🙄


눈스티커가 있어서 눈도 붙여주었어요. 길게 늘어뜨려 머리도 만들어주었고요. 아이가 자기도 만들어보겠다고 클레이를 찌부러뜨린 후 눈을 붙여주었는데, 눈 한 쪽 밖에 붙이지 못 할 작은 얼굴이라 다 붙일 수가 없었네요.

도구가 다양하게 많았다면 더 재미있게 놀았을 거예요. (급하게 놀이도구들을 주문했는데 저의 발전하는 놀이셋팅도 기대해주시고 자주 찾아와주세요...🥸)


개인적으로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삶은 파스타면 놀이! 처음엔 대단한 촉감놀이가 될 줄 알았어요. 근데 색깔접시를 꺼내 준 후 적당량 보기좋게 담으니 그 후부터 끝을 모르는 역할놀이가 시작되었답니다.

 



적당량 담은 파스타접시를 저는 아이에게 건네받고 감사인사를 한 후 맛있게 먹는 척을 했어요. 저희 집에 아직 주방놀이가 없는데 하나 들여야 할까봐요. 25개월인데... 엄청 좋아하는거에요.

"사장님 이거 얼마에요?", "여기 몇 시에 오픈해요?", "가게 여신지 얼마나 되셨나요?" 등등 제가 친한 척 했는데 사장님이 다 대답해줘서 좋았어요. 그리고는 파스타접시를 가지고 자기 책상으로 갔어요. 저보고 앉으라고 하더니 제가 평소에 해주던대로 책을 저보기 편하게 펼쳐놓아주고는 포인팅을 하면서 읽어줘서 저 갬동 받았지 뭐예요.

그런데 제가 파스타를 먹지 않으면 제 뒷목을 잡고 자꾸 먹으라고 강요하는게 이 가게의 쪼끔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이 놀이를 아주 아주 오래 했답니다.





주방놀이를 사줘야할까봐요. 이전에 저렴한 주방놀이를 두 세트 사준 적이 있는데 모두 부품 다 잃어버리는 바람에 처분 했거든요. 부품이 중요한 주방놀이 말고 둑티그나 스텝2 같은걸 사주면 집안에 있는 도구들을 활용하여 오래 잘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엄마가 알아볼게!)

그리고 오감놀이, 촉감놀이, 역할놀이 자주 해주면 좋겠어요. 인간은 언젠가 죽는다같은 당연한 소리지만 이렇게 집중을 하며 손으로 뭔가를 만들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재미는 물론이고 배우는게 많은 것으로 보여요. 저도 맘같아선 매일 해주고 싶은데 체력이 받쳐주질 않아 그러진 못 하고 있지만.. 오늘 모습을 보니 다시금 노력하고 싶은 의욕을 아이가 또 불러일으키네요.

제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아마 아이에게 재미난 놀이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은 분들이실거예요. 제가 이전에 했던 놀이 링크 세 개만 첨부할게요.

 

두돌아기 미역촉감놀이, 잘 놀았으면 됐어.

아이가 한 달 뒤 두 돌인데 제대로 된 미역 촉감 놀이를 제대로 해 준 적이 없어요. (저번에 자른 미역을 불려서 욕조 막힐 뻔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오늘도 다행히 제 컨디션은 괜찮았고요. 컨

hyunaver.tistory.com

 

23개월) 물감놀이가 물놀이 된 어느 날🎨🚿 네가 행복하면 됐다.

아기가 두 돌을 한 달 앞두고 있어요. 아기는 이제 할 줄 아는게 제법 많아요. 말도 잘하고요. 첫 생일만큼이나 두 돌잔치도 성대하게 해주고 싶을만큼 너무나 기특하게 잘 자라주고 있네요. 발

hyunaver.tistory.com

 

워터비즈(개구리알,수정토)놀이 - 부모가 눈을 떼면 아이가 위험해져요.

아이들도 어른들도 신기해하는 수정토. 누구는 개구리알이라 부르기도 하고, 워터비즈라는 이름으로 판매가 되기도 합니다. 저도 처음 봤을 땐 예쁘고 영롱한 자태에 첫 눈에 반했었는데요. 중

hyunaver.tistory.com


끌리는 것으로 골라 보아주시면 좋겠어요.





그럼 이만 오늘의 글은 여기서 마무리를 할게요. 육아 힘내세요. 저도 힘낼게요. 그리고 또 여기서 봬요!

반응형


아이가 한 달 뒤 두 돌인데 제대로 된 미역 촉감 놀이를 제대로 해 준 적이 없어요. (저번에 자른 미역을 불려서 욕조 막힐 뻔 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오늘도 다행히 제 컨디션은 괜찮았고요. 컨디션이 괜찮아서 할 수 있었던 놀이였습니다.


일단 놀이 전 미역을 가득 불려뒀어요. 건미역도 준비를 해뒀었는데 깜빡 잊었네요. 건미역을 만지고 냄새 맡고 부숴보는 과정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지퍼백, 물감, 스팽글은 푸른 바다를 표현해내보기 위해 준비했어요. 지퍼백 안에 미역과 파란색 물감, 조개 스팽글, 물을 넣고 살살 흔들면 미역이 해초처럼 흔들려서 나름 신비로워요.


그... 이렇게 커다란 미역으로 하시지 말고 잘게 자른 미역을 적당량 넣으시길 추천 드립니다. (저도 만들면서 이게 뭔가 했어요. 해초라기엔 무서운걸...)

아이가 좋아해줬다면 위로가 되었을텐데 당연히 저와 비슷한 표정으로 쳐다만 보곤 고개를 휙 돌려버렸어요. 어렵지 않은 놀이니까 다음에 다시 해주고 싶어요.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어요. 아이들은 부모가 눈을 떼면 가끔 기상천외한 장면을 보여주는데요. 요근래엔 그런게 없었거든요. 오늘 티는 안 냈지만 조금 놀랐네요? 지퍼백 입구 부분을 계속 만지작 거리더니 스스로 연 건지 어디가 터진건지 모르겠어요. 제가 만든 미역해초가 바닥에 나뒹굴고 있더라고요.


아... 너무 좋아했어요. 옹알이로 노래를 부르고, 스케이트 타며 춤을 추고. 엉덩방아를 찧어도 방실방실. 제게 손을 잡아달라고 해서 잡아줬더니 점프점프도 하고, 무척 행복해 보이더라고요. 조금 오버를 더해서... 자유로워 보였어요.

 



파란 물감이 마음에 들었나봐요. 처음엔 발로 팍팍 밟아서 주변에 있던 아니 멀리에 있는 책과 장난감들에게까지 물감이 다 튀었어요. 다행히 제 컨디션이 괜찮아서 물티슈로 닦아내가며 중간 중간 호응도 잊지 않았습니다. 흥을 깨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다 문득 옆에 놓여있는 미역이 전혀 쓰임이 없었단 걸 깨닫고 아이 몸에 찹! 붙여주었는데.

 



세상에, 꺄르르 꺄르르 숨 넘어갈정도로 좋아하는 게 아니겠어요? 뭐가 그리 좋은지 전 잘 모르겠지만요. 아이는 신이 나 제게도 미역을 마구 던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옷을 입고 있었고 아이는 기저귀를 차고 있었는데, 저는 아이의 배나 다리에 찹찹! 하고 달라 붙는 미역이 재미있었어요. 아이도 들러붙는 미역이 느껴질 때마다 꺄르르 꺄르르~ 덕분에 함께 한바탕 웃었었네요.

하지만...(비극적인 음악 깔아주세요)


너무 신이난 나머지 아이는 미역을 사방팔방... 책과 장난감은 물론이고 창문에까지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놀이를 할 때 저는 가능하면 "안 돼, 하지마!" 란 말을 안 하려 노력해요. 스스로 금기어라고까지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슬픈 음악 깔아줘요)


창문에까지 던지는 건 말릴 수 밖에 없더라고요. "아니야, 창문엔 던지면 안돼."

다행히 아이의 흥은 크게 떨어지지 않았었어요. 하지만 전과 같은 하이텐션은 아니길래 그 틈을 타, "이제 씻으러 갈까?" 라고 했어요. 그 말인 즉슨 세면대에서 이제 2차 놀이를 시작하겠단 뜻이므로..

바로 수긍해주었고, 오늘의 미역촉감놀이는 거기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아이가 곧 두 돌이라 미역놀이를 이렇게 해보았네요. 보통은 불린 미역을 욕조나 놀이매트 안에서 물과 함께 가지고 놀죠? 돌 전 아기와 두 돌 아기는 겨우 1년 차이인데도 놀이에 큰 차이가 있네요.

 



미역촉감놀이시 돌 전 아기는 구강기에 미역이 입으로 들어가면 자칫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잘게 자르는 일이 없어야 하며, 두 돌 아기는 저와 같이 논다는 가정하에 미역을 밟고 심하게 미끄러지는 일이 없도록 부모가 눈을 떼지 않아야 해요. (지는 화장실 다녀온 주제에)

이젠 좀 놀 줄 알아서(?) 재료를 가지고 제대로 노네요. 솔직히 던질 줄은 알았는데 창문에까지 던질 줄이야.




이 후 세면대에서 놀다가 아이가 욕조에 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버블클렌저로 미역놀이보다 더 길게 놀았어요. 저번부터 놀이라고 쓰긴 하지만, 뭔가 좀 어설프지만요.

 

국수 놀이! 부수고, 치대고, 카멜레온 만들고, 미끄러지고...

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hyunaver.tistory.com


그리고 애초에 생각한 대로 놀이가 진행된 적은 별로 없는 것 같지만요, 아이가 즐거워하고 행복해 했으니 그걸로 됐어요. 아, 갑자기 생각 났어요. 오늘의 베스트 장면.

놀이를 하려고 제가 주방에서 미역을 만지작 거리자 아이가 평소 놀이 하는 공간을 치우기 시작했어요. 우리가 놀이를 하겠다고 정해놓은 자리에, 있던 모든 물건을 밖으로 내놓고 있더군요. 어휴, 기특혀.

다음엔 어떤 놀이를 해볼까 싶어요.
그럼,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여기까지 귀한 시간 내어 읽어주셔서 진짜로 감사드려요.

반응형


양배추를 이용해 달팽이 집도 만들어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 줄 생각으로 양배추를 미리 사다 뒀어요. 원래는 양배추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보는 것부터, 그러니까 재료 탐색부터 할 생각이었는데요. 아이가 양배추를 좀 거부해서 탐색은 살짝 만져만 보고, 건너 뛰었어요. 잘게 찢어 눈송이처럼 날려보는 것도 재밌었을텐데!


오늘도 저는 놀짱의 놀이박스를 이용했어요. 저번에도 놀짱이었는데 이번에도 놀짱이네요. 홍보대사 아니고요. 한 번 살 때 대량구매 해 놓으니까 필요할 때마다 이렇게 꺼내 쓰게 되네요. 저번 놀이는 국수를 활용한 놀이였는데,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첨부할게요.

 

국수 놀이! 부수고, 치대고, 카멜레온 만들고, 미끄러지고...

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hyunaver.tistory.com


양배추는 제가 산 거예요, 저 꼬지는 구성품 중 하나였고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꼬지로 양배추를 콕콕 찌르며 놀더라고요.

참고로 양배추는 생양배추인데요. 저희 아이는 좀 만지기를 꺼려했거든요. 그럼 제가 눈치 빠르게 익혀왔었어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에야 드네요. 절반은 미리 익혀둘 걸.

 



그리고 제 아이디어는 아니긴 하지만 아이와 놀기에 양배추는 참 좋은 놀잇감이 아닌가 싶어요. 겹겹이 싸여있다는 특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고, 파나 양파처럼 알싸한 재료도 아니니까요.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한 번 줘보고 싶어요. 반은 생으로, 반은 익혀서. 익힌 양배추 쫙쫙 찢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도안은 보시다시피 집이 없는 달팽이 세 마리예요. 저는 양배추를 반으로 뚝 잘라 하나는 찢어두고, 하나는 물감 묻혀 달팽이 집을 만들어 주었어요. 찢어서 얹은 것도 보이네요.

아이가 해야 의미가 있는거긴 하지만 물감을 보자마자 손에 묻히고 그림 그리기 바쁘길래요. 보여주고 흥미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뿐 강요할 순 없으니..


제 양배추 쫓겨났고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시겠대요. 저기 푸우 보이시나요. 푸우에도 아이가 멋드러지게 그림을 그려놨어요. 아무래도 미술에 소질있는 듯..

저는 양배추에 물감을 묻혀 만든 달팽이 집 위에 땡땡이 스티커 붙여 나름 장식도 해주었어요. 그래도 관심 1도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되게 분명해요. 방문수업 할 때부터 물감만 보면 저 스스로 짜겠다고 손을 뻗곤 했었어요. 처음엔 제가 해주다가 오늘 놀이에서 좋아하는 건 물감 뿐인데.. 물감 놀이라도 실컷 해라, 그런 생각이 들어 아예 줘버렸답니다.

 


빨강, 노랑, 파랑 이렇게 세 가지 색상이 있었는데요. "빨강이랑 노랑을 섞으니까 주황색이 됐네?", "파랑이랑 노랑을 섞으니까 초록색이 됐네?" 이차색 개념을 알려주었어요. 기본색(다른 색깔을 섞어 만들 수 없는 색)을 서로 섞으면 다음과 같은 색들을 만들 수 있다고요. "세 가지를 다 섞으니까 검정색이 됐다!" 물론 이것도 빠지면 섭해서 놀란 척 하며 얘기해주었고요.


처참한 광경으로 보이지만 수다쟁이 저희 아이가 입을 꾹 다물고 몹시 집중하여 논 흔적입니다. 그리고 사실 물감 놀이 하는데 이 정도로 놀았으면 얌전히 논 편에 속한다고 생각... 아닐 수도 있어요. (자신없음)

아이는 물감을 손과 발에 바르고, 저에게도 팔을 달라고 한 뒤 물감을 발라주었어요. 손부터 팔까지 쭉쭉. "엄마한테는 하지마" 라고 말하기 싫어서 "우와, 미끈미끈하다" 로 대신했는데 그러길 잘한 것 같아요. 흐름이 깨지는 일 없이 몰두하여 즐겨주길 바랐어요.


찢은 양배추에 물감을 짜서 조물 조물도 해보았어요. (제가) 촉감이 뭐 좋은 편은 아니더라고요. 빳빳했다가 흐물했다가... 아이는 엄마의 마지막 발악(?)에도 불구, 끝까지 물감만 가지고 재미나게 놀았어요. 어떻게 놀았냐면요.

 



물감을 묻힌 손으로 당연히 손바닥 자국 내보았고요. (국룰) 갑자기 벌떡 일어나 손 잡아달라고 하기에 잡아주었더니, 도안 위에서 스케이트도 탔어요. 춤도 췄고요.

그리고 저에게도 굳이 발라주는 선심을 썼다고 했었잖아요, 근데 저까지 물감 칠갑을 하면 안될 것 같아 아이가 발라줄 땐 함께 놀다가, 아이가 다른 데 볼 때 물티슈로 빠르게 쓰윽 닦아내었답니다. 근데 그 광경을 우연히 본 아이가 저도 물티슈를 달라는거예요. 그러더니 팔과 손을 슥슥. 세 가지 색을 전부 섞어 검정색이 되어버린 팔에 물티슈가 닿으니 깨끗해지는 걸 보고 흥미로워 했어요. 그리고 새까매진 물티슈로는...

응가를 만들었어요. "이게 뭐야?" 라고 하니 "똥!"이라고... 어디서 봤어...?




끝나고나서는 바로 아이를 들쳐 업고 세면대로 갔어요. 물티슈로도 잘 닦이던 물감이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잘 안 지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강제 목욕행.

포리시트를 까는 일부터, 목욕하고 아이 옷 입히는 일까지 이 모든 과정에 꼭 필수적인 게 있는데요. 그건 바로... 다름 아닌 엄마의 체력이에요. T_T 제게 오늘 체력이 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제 팔에 아이가 물감을 슥슥 펴바를 때, 엄마한텐 안 해도 된단 얘기 분명 나왔을 것 같아요.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짜증을 내버렸을지도 모르고..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놀이여서 자주 해주고 싶지만 저도 제 컨디션 먼저 살핀 후에 참 큰맘 먹고 해주게 되네요.

건강했으면 좋겠다...내가...

물감은 후에 커다란 전지에 짜서 온 몸으로 놀게도 해줘보고 싶어요. 어째 몸은 다 죽어가는데 하고 싶은 건 늘어만 가네요. ^_^;

반응형


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저는 이 날 아침 기운이 좀 있어서 놀이 박스 뜯어 셋팅 해준거고요. '설마 던질까?' 싶었는데 역시 던졌... 그 순간 저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 될까봐 걱정 많이 했어요. T_T (엄마 멘탈 관리도 육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

하지만 오전에 원샷 때린 스벅 커피가 에너지를 만들어 주었는지 다행히 그 모습도 예쁘더라고요. 헤헤. 저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놀이 이야기 할게요! 앞서 언급했듯 저는 이번에도 놀짱 놀이박스를 이용했고요. 이 회차의 구성은 '포리시트, 색국수, 투명캡슐, 카멜레온 도안, 물감' 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시트 깔고 생면 부러뜨리기 전에, 국수 삶아 둬야 해서(흐름 끊기지 않게) 아이에게 "세이펜으로 대발이 읽고 있을래?" 라고 했더니 책 절반을 다 바닥에 내려 놓고 읽고 있었어요. 아요, 이뻐라.

놀짱에서 제공한 국수는 두 개 였어요. 하나는 일반 국수, 하나는 색국수. 그런데 저는 색국수가 좀 단단해보여서 색국수를 삶고, 부러뜨릴 때는 일반 국수를 주었어요.

 



삶아진 국수는 잠시 대기하고, 생면을 가지고 먼저 아이와 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부러뜨리기부터!

살짝만 잡아도 쉽게 으스러져요, 아이 힘으로도. 근데 좀 아파요. 주의하세요. 보기에도 날카로워 보이지 않나요? 생각지 못 한 건데 놀랐어요.

다행히 아이는 소면 하나 하나를 잡고 천~천히, 섬세한 손동작으로 부러뜨려 따가워 하거나 아픔을 느끼진 않은 것 같지만요, 혹 아이가 이 활동에 흥미를 보여 발로 마구 밟고 싶어하기라도 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밟아보기도 했지만 스스로 조금씩 잘근잘근 밟더라고요)

사진의 왼쪽은 장난감 전자레인지인데 아이가 가져왔어요. 이 안에 넣고 위이잉 돌려줬네요. 요즘 참 역할놀이를 좋아해요.


옷이 달라졌죠? 네, 다른 날이에요.

국수 부러뜨린 날, 아이가 너무 재밌었는지 막판에 국수를 집안 곳곳에 다 던지더라고요. 크헉🤦‍♀️ 밖으로 던지면 안 된다고 몇 번 일러주다가... 그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더 집어던져서 바로 씻으러 갔어요.


여튼 이 날은 바로 어제에요. 놀짱에서 제공하는 국수 양이 좀 적은 것 같아 저희 집에 있는 국수도 좀 얹어 삶았고요. 저는 포리시트를 깔았는데 놀이매트가 있다면 그걸 더 추천드립니다! 저희 집에도 있긴 있는데 사이즈가 애매한 것, 이미 다른 것이 들어 있는 것들이라 저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자, 이제 국수를 만져볼게요. 가져온지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면끼리 다 다닥다닥 붙어 물을 부어주어야 했어요. (첨에 넘 당황했네요. 나중엔 아예 물을 옆에 갖다두고, 너무 마르면 조금 부어주고, 또 부어주고 했답니다)

아이는 처음에 신기해 하는 듯도 했고, 조심하는 듯도 했는데 -


얼마 안 있어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이건 국수에 물감을 섞어본 거예요. 파랑, 빨강, 노랑. 물감을 섞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즐거워 했던 것 같아요.

먹어보려 하진 않았냐고요? 네, 먹으려 하더라고요. 그런데 먹기 전 '먹어도 되나?' 눈으로 제게 묻기에, 안 된다고 하니 그 다음부턴 먹으려 하지 않았어요.

사진엔 없지만 그릇과 포크도 갖다줬어요. 아이는 손으로 그릇에 국수를 양껏 담아 제게 주었고, 저는 포크로 파스타 먹는 척을 했어요. 아이에게도 권하니 아이 역시 "암냠냠" 하며 맛나게 먹어주더라고요.


이건 카멜레온 도안이에요. "무슨 색깔로 꾸며볼까?" 라고 얘기를 하기도 전에, 아이가 국수를 돌돌 말아 카멜레온을 꾸며주어서 저 넘 놀랐고요. (22개월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나봐요)

카멜레온에 흥미를 보였다면 국수 놀이가 끝나고 책을 보여주었을건데, 그다지 큰 흥미는 보이지 않아서 그러지는 않았어요.


이제 국수에 대한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는지 저 스스로 먼저 올라와 발로 국수를 밟아보데요. 그런데 제가 중간 중간 부어준 물 때문인지, 조금 미끄러운 듯 했어요. 그래서 제가 손을 잡아주었고, 아이는 제 손을 잡고 신이나서 엉덩이 씰룩씰룩 춤도 추었었네요. 몇 번씩 엉덩방아도 찧었지만요. 울지 않았고, 재미있어 보였답니다. 🥰


그러나...

국수를 부러뜨리던 날처럼 시간이 좀 지나자 삶은 것도 밖으로 던져버리기 시작했어요. T_T 아시죠.. 삶은 국수 던지면 찰싹 하고 붙는 거... 그것도 벽이나 바닥에 던지는 것도 아니고, 블록 상자, 교구장에 던져 그 때 '오늘의 놀이는 여기까지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만 목욕하러 갈까?" 생각보다 기다렸다는 듯 바로 "응!"이란 대답이 돌아와서 좀 당황했지만, 그런 아이를 꼭 끌어안고 저는 화장실로 곧장 직행. 놀이는 그렇게 함께 목욕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팁이랄 것 까진 없는데요. 다음에 국수 놀이를 또 해주게 되면 전 꼭 놀이매트를 이용할래요. 포리시트 위에서 하니까 아이가 밖으로 나갈 것 같을 때 저도 모르게 제지를 하게 되서 그게 영... 놀 땐 흠뻑 빠져서 놀게 해주고 싶은데, 그게 별로더라고요. 옷 더러워져도 되니까 매트 안에서 눕고, 구르고, 그렇게 놀게 해주고 싶어요.

역시나 오늘도 길어졌네요. 귀한 시간 내어 방문해주시고,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반응형


한 달 전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는데요. 새로 생긴 곳이라 주변에 뭐가 없어도 너무 없어서 문화센터나 방문수업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요.

22개월에 막 접어든 저희 아이는 재접근기가 끝났는지 요즘 혼자서도 곧잘 놀아요. 하지만 널브러진 엄마 옆에... 저도 함께 널브러져 멍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안 좋더라구요.

얼마 전, '놀짱'이란 곳에 놀이박스를 미리 배달 시켜뒀어요. 세 박스가 왔는데요. 오늘 일단 한 박스 오픈해서 그 중 한 회차를 가지고 함께 놀아봤습니다.

놀짱은 이전에도 이용한 적이 있는데 (※내돈내산) 장점이 많은 것 같아 이번에 다른 박스들로 재구매 한 거예요.

 

엄마표오감놀이 놀짱 놀이키트, 다양한 감각놀이로 두뇌자극 주기

이번 주에 이사를 해서 꽤 오래 진행해 오던 방문수업 및 센터수업을 다 끊었어요. (문화센터만 딱 한 차례 남았네요) 그래서 익숙해져 있는 시간에 집에 있는 것이 묘하게 어색하다고 느껴지는

hyunaver.tistory.com

이전 모습이 궁금하신 분들은 위 링크 참고 부탁드려요.

그럼 이제... 오늘의 즐거웠던 놀이를 소개해볼게요!





놀짱은 여러 박스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가 있는데 이건 7호에요. 한 박스에는 4회차 분량의 놀잇감이 담겨져 오고, 이건 그 중에서도 2회차 놀잇감이랍니다.

🔸️놀이재료🔸️

[재료] 폼폼이 3종 (큰, 중간, 작은 사이즈), 백업(방망이), 포리시트(바닥에 까는 비닐), 리본 끈, 양면 테이프, 풍선 2개
[가정 준비 재료] 믹싱볼
[재사용 재료(다른 회차에 써야 하므로 버리지 말란 뜻)] 국자


저는 가장 먼저 폼폼이를 가지고 노는 시간 가졌어요. 폼폼이는 최소 삼십 분은 거뜬히 놀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매우 높은 놀잇감이거든요. 바람을 불어본다던지, 바닥에 굴려본다던지, 분류, 정렬, 물에 넣었다 짜볼 수도 있고요.

폼폼이 3종 세트를 차례대로 만지는 일부터 시작을 했어요. 그리고 저희 아이는 소리에 민감해요. 뽀시락! 거리는 소리를 들려줬더니 역시 큰 흥미를 보이며, 스스로 귀에 가져다 듣더라고요.

또, 도구를 이용해 옮겨담는 것도 좋아해요. 국자를 보자마자 믹싱볼에 담긴 폼폼이를 옮기기 시작해서 하게 두다가 급하게 얼음트레이를 가져다 옆에 뒀는데, 영 맘에 드는 도구가 아니었나봐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하는 활동인데 엄마가 불을 지펴주지 못해 미안해😓)


이건 백업이에요. 하얀 건 제가 붙인 양면 테이프고요. 저걸 왜 붙였냐면요.


양면 테이프에 폼폼이를 달라붙게 하여 도깨비방망이를 만들 요량이였거든요. 👹 하지만 아이가 찐득거리는 감촉이 싫다고 하여, 백업에 붙은 테이프부터 폼폼이까지 결국 다 떼어냈어요.


(도저히 집안 꼬라지 모자이크 안 할 래야 안 할 수가☠)

그 후, 천장에 리본 끈을 붙이고 그 끝에 풍선과 캔을 매달아 주었어요. (원래 구성품에 풍선 2개가 포함되어 왔는데 양면 테이프를 붙였다 떼는 과정에서 실수로 제가 하나 터뜨려버렸어요. 그래서 대체할 게 뭐 있을까 보다 빈 캔을 가지고 와 달아봤네요)

두 개는 일부러 높이가 다르게 달아줬어요. 캔은 아이 키보다 조금 높게(방망이 중간 부분을 잡고 휘두르면 닿을 정도로) 풍선은 그보다 좀 더 높게(방망이 끝부분을 잡고 휘둘러야 닿을 수 있게) 달아줬어요.

방망이 끝부분을 잡고 휘둘러야 한다는 걸 스스로 알아냈으면 해서 일부러 안 가르쳐줬는데, 잘 안 되니까 발판을 끌고와 그 위에 올라가 방망이를 휘두르더라고요. (오?)

 


결국은 아빠가 가르쳐줬어요. 그 이후론 방법을 터득했다는 자신감 덕인지 발판은 안 찾아요. 하지만 명중률은 아직도 떨어지네요.

이 놀이에서 아이는 집중력과 더불어 힘 조절 능력, 눈과 손의 협응력을 배울 수 있을 거예요.


본래는... 방망이에 양면테이프를 이용해 폼폼이를 붙여 도깨비방망이를 만드는 게 놀짱의 제시된 놀이였어요. 뭐, 하지만 아이가 싫다는데 강요할 순 없죠. 저희 집은 따로 가지고 놀았네요.

폼폼이는 위에 적힌대로 다양한 방법으로 놀 수가 있어요. 저처럼 젓가락이나 집게같은 도구를 제시하는 것도 좋고요. (그나저나 사진 너무 없어보이는데 정신없는 현장 순간포착이라고 생각해주세요😭)

그런데 몬테소리에서 옮기기 활동을 할 때 콩을 사용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통일된 색상, 그리고 운반이 참으로 깔끔하죠. 소리도 일상적이고요. 폼폼이는 젓가락을 제외하면 잘 떠지지도 않고, 시각적으로도 별로였어요.

지금은 교구장에 트레이와 함께 작은 사이즈 폼폼이, 젓가락을 잘 두었는데요. 적어도 젓가락으로는 콩보다 폼폼이가 나을 것 같아서요. 젓가락 사용은 사실 22개월에 아주 매우 일러요. 제가 반복해서 보여주면 흥미를 가질거고 그 때 더 천천히 보여주면서 사용법을 익히게끔 도와줄 생각이에요.





보시다시피 오늘은 재료들이 다 따로 논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괜찮아요. 여전히 매달려 있는 풍선은 내일도 갖고 놀 수 있고, 교구장에 교구도 하나 더 늘었으니까요.

또, 아이가 방망이 들고 다니며 목표물을 맞추려 애쓰는 모습은 얼마나 귀엽고 사랑스러운지 몰라요. '내가 이거 보려고 놀이박스 구매했다!' 싶을 정도로... (이건 굳이 놀이박스 아니어도 쉽게 할 수 있는 놀이라 꼭 해보시면 좋겠어요)

끝으로, 잘은 모르겠지만요.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있다면 방맹이 휘두르며 조금이나마 해소가 되었으면 해요.

반응형


정말 봄 여어어어어어름 갈 겨어어어어어울이네요. 기온이 많이 내려갔어요. 다들 밖에 나가실 때 옷 단디 여미시길 바라요. 전 아이와 두껍게 옷을 입고, 택시 타고 호다닥 문센 다녀 왔어요.

베베플레이쿡은요. 저도 우연히 알게 된 강좌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검색 결과가 별로 없는 게 놀라울 정도예요. 식재료를 이용한 오감놀이, 재료를 이용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는 건, 체육 미술 음악 같은 수업이 넘쳐나는 가운데 메리트가 있는 게 아닌가 싶거든요? (다른 거 다 제쳐두고, 이게 짱이야! 이건 아니지만) 조금 의아해요. 물론 제 생각이 모두와 같을 수는 당연히 없겠지만요.



오늘도 식재료를 이용해 실컷 놀아봤어요. 오늘 주제는 '도토리'였고요. 그래서 음식은 '도토리묵'이였어요. 하지만 도토리묵은 식감이나 향이 평범한 편이 아니라 먹어보는 시간은 생략하신 것 같아요. 오늘은 음식을 먹어보진 않았습니다.


수업은 체조와 마사지로 시작되어요. 마사지는, 아기를 무릎에 앉혀놓고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노래에 맞춰 주무르고 꼭꼭 눌러주며 스킨십을 해주는거예요. 일춘기 온 저희 아기는 하지말라고 싫어했지만, 알콩달콩하고 귀염뽀짝한 시간인 것 같아요.


그리고 선생님이 미니 탬버린을 손에 들고 직접 돌아다니시며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를 하세요. 이 두 가지가 베베플레이쿡의 오프닝이에요.

 



허수아비와 도토리, 밤, 낙엽.. 보자마자 가을을 연상시키는 따뜻한 매트는 수업 시작 전부터 깔려 있었어요. 본격적인 수업에 앞서 선생님은 일단, 엄마들에게 귀여운 다람쥐 옷과 머리띠를 나눠 주셨는데요. 세상에...

오늘의 의상 너무나 깜찍해서 엄마인 저는 감탄을 넘어 또 한 번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아기 다람쥐라니... 죽어가는 모든 것을 소생시킬 수 있을 것 같은 치명적인 귀여움이었어요. 홀딱 반해서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는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우수수 낙엽을 쏟아부어 주셨어요. 색깔은 빨강, 노랑. 자세히보니 진짜 낙엽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바스락 소리가 안 나 조금 아쉽긴 했지만, 낙엽과 매우 흡사한 형태가 나름 훌륭하다고 생각했어요.


뒤이어 밤과 도토리도 쏟아부어 주셨답니다. 인형처럼 통통한 녀석들이었어요. 밤은 갈색 밤도 있고, 노오란 밤도 있고- 또, 양이 많아서 친구들과 싸우지 않고 자기 앞에 원하는 만큼 가져다 놓아 놀 수 있었어요.

새삼... 매트와 빨간 낙엽을 보니 이런 풍경을 언제 마지막으로 봤나 싶은데, 도대체 날씨가 왜 이렇게 된 거죠? 가을 어디 간 거에요?!


참, 설명을 빼먹었는데 아이가 지금 손에 쥐고 있는 다람쥐는 수업 전에 선생님이 놀이로써 나눠주신 아이템이에요.

그 앞의 다람쥐 교구는 나눠주신 바구니에, 다람쥐 얼굴을 붙여 만든거고요. 우리는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줘보았어요. 입에 다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줘보았어요. 하지만 아이는 별로 재미없어 하더라고요.

 



재미있어 하던 부분은, 도토리를 상자에 정리할 때. 정말 옮기고, 쏟고, 운반하는 작업을 좋아하는 아가에요...


모든 교구를 다 정리하자 드디어 마지막 주자가 나왔어요. 으... 선생님 말씀은 귀담아 들어야 하건만, 저번주에 다음주는 도토리묵 촉감놀이를 할 것이므로 옷이 더러워질 수 있으니 여벌옷이나 앞치마를 챙겨오라고 미리 알려주셨었는데, 그새 까먹고 말았어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옷을 두 겹 입고 와서요! 겉옷 벗고, 양말 벗고, 촉감놀이를 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 주었어요. 하고 말고는 아기의 선택에 맡겼고요.

 



차갑고 탱탱하고 말랑말랑한 도토리묵을 우리는 이렇게 가지고 놀았어요.

1. 빨대 꽂아 생일 축하 노래 부르기
2. 빨대를 꽂았다 빼면 빨대에 도토리묵이 끼는데, 손으로 밀어 쏘옥 빼낸 뒤 지렁이라도 본 듯 놀라며 재밌어하기
3. 나이프로 자르고 찌르기
4. 비닐을 덮은 뒤 손과 발, 엉덩이로 치대기

아이가 손에 도토리묵이 묻을 때마다 닦아달라고 해서 제대로 된 촉감놀이, 온 몸으로 하는 촉감놀이는 할 수 없었지만, 아이가 즐겁게 놀았다면 됐어요. 오늘도 성공이에요. 나중에 마음이 내키면 온 몸으로 놀겠죠, 뭐.

수업이 끝났어요.



그리고 제가 사는 지역에서의 베베플레이쿡 수업도 오늘로 끝났어요. 아이가 팝콘을 들고 먹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런 모습을 하나라도 더 기억에 담고 싶은 마음에 너무 아쉽네요. 이사 갈 지역의 문센에서도 일단 있나 찾아는 봐야겠어요, 자의가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의해 그만두는거라 미련이 남네요.

반응형


오늘 수업에는 누가 찾아왔을까요. 꾸꾸가 찾아왔어요. 꿀꿀 아니고 꾸꾸요. 바로 수업 내용으로 들어가볼게요.

선생님은 펠트지로 만든 돼지 교구를 손에 끼우고 인사를 해주셨어요. 아이는 낯설거나 아마 무서웠는지 처음엔 조금 주춤하더라고요. 그러다가 선생님이 똑같은 돼지 한 마리를 더 꺼내주시고 그건 엄마 손에 끼라고 했을 적부터 안심이 되었는지 그 때부터 수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였어요. 돼지는 아이에게 뽀뽀도 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답니다.


그 다음에 등장한 융판이에요. 코와 꼬리 그리고 발굽이 없는 돼지 한 마리와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의 신체부위가 각각 붙여져 있네요. 어떤 활동을 할 지 바로 감이 오시죠?

 


저희 아가는 융판에 붙어 있는 돼지에게 호랑이 발을 붙인다거나 코끼리 꼬리를 붙이면서 창의적으로 놀았어요. 손에 끼우고 놀던 돼지의 코에도 코뿔소의 뿔이 붙어 있네요. 정답이 엄연히 존재하지만 19개월 아기에게 빡빡하게 굴 필욘 없으므로 그렇게 이렇게 다양하게 만들어보면서 스무스하게 넘어갔답니다. 물론 돼지를 한 번 완성시켜보기도 하였고요. (선생님이 하셨지만)


오늘 수업은 음악, 미술 중 음악이라 악기를 흔들어 볼 거예요. 선생님이 틀어주신 꾸꾸의 노래가 평소 들었던 노래보다 더 신나고 좋은 느낌이었는데 제가 기억력이 좋지 않아 가사가 단 한 줄도 기억 나지 않네요. 후에 알았는데 그 노래를 통해 4분 음표를 익힐 수가 있었대요.

노크 회원이라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음원을 들어볼 수 있는 거 아시죠? 방문수업이 끝나고 그 날 배웠던 내용을 오래 기억하게 하기 위해 연계 독서나 확장 활동을 하는 부모님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만일 아이가 수업 중 흘러나오던 노래를 좋아했다면 홈페이지에 들어가 음원을 찾아 들려주는 것도 좋을거예요. 저희 애기는 막 좋아하는 느낌은 아니라 찾아보진 않았습니다.

 


사진 속 아이가 들고 있는 악기는 마라카스예요. 새삼 또 많이 컸다는 게 느껴지는게 예전에는 악기 소리를 리드미컬하게 들려주시는 선생님을 바라만 보거나 땅바닥에 내리친다거나 하며 뚱땅거렸다면, 이제는 제법 선생님을 잘 따라해요. 고작 몇 개월 사이에요. 진짜 무서울 정도로 빨리 크는 ‎것 같아요.


돼지가 다시 나타났네요. (순서가 조금 뒤죽박죽인 점 양해 바라요) 돼지는 왜 진흙 목욕을 하잖아요. 스스로 체온 조절을 못 해서 그렇게 체온을 2도씨 정도 낮추거든요. 돼지 몸에 진흙을 묻히는 과정부터 털어내는(사진을 잘 보시면 진흙 뒤에 하얀 게 붙어 있지요, 벨크로에요. 찍찍이요) 과정까지 아이가 전부 직접 해보았어요. 아, 놀이를 통해 습득하는 지식이 무엇보다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정말 좋았어요.

또, 사진을 잘 보시면 선생님이 발목에 뭘 차고 계세요. '손목방울'이라고 하는 리듬악기인데요. 4개의 방울이 경쾌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 악기랍니다. 선생님과 애기는 오늘 이 손목방울을 발에 차고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었어요.


이렇게요. 선생님 발에 손목방울이 사라졌는데 그건 아마 아기 허벅지에 채워져 있는걸거예요. 발이 너무 얇아서 종아리엔 채워지지 않는 거 있죠. 그렇게 악기를 다리에 착용하고 선생님 손을 잡고서 쿵쿵쿵쿵! 신나게 춤을 추었어요.


이건 제가 따로 만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가 좋다고 생각한 교구예요. 모양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발바닥이라 아이가 밟고 걷거나 제자리에서 뛰며 촉감을 느껴볼 수 있고요. 각각의 이름은 이러해요. 폼폼이(빨간색 발바닥), 스팽글(주황색), 모루(연두색), 주름지(메론색), 백업(파란색). 이 교구를 사용한 첫 번째 놀이는요.

각 발바닥이랑 똑같은 발바닥이 하나씩 더 있어요. 발바닥 색깔만 다르고 위에 재료가 똑같은건데, 여기서 똑같은 재료로 만든 발바닥을 구별해내는 놀이였어요. 저희 애기는 잘 맞춘 편이었는데요. 잘 못 하더라도 과정이 의미 있는 활동 같아요. 생각을 해야 하잖아요.


그 다음은 이렇게 일렬로 놓아두고 발로 재료들의 촉감을 느끼며 걸어보는 거였어요. 아이가 하기 전에는 선생님이 먼저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저 발바닥에서 떨어지면 물 속에라도 빠질 것처럼 균형을 잡아가며 걷는 선생님을 보고 아기가 꺄르르 좋아했어요. 혼자서는 아직 낯선 감이 있어 선생님 손을 잡고 한 발 한 발 걸어보았네요.

 


끝까지 다 걸어보고나서는 그 근처에 있던 짱구도 한 번 걸어보았어요. 요즘 인형에 큰 애정을 보이는 아이가 눈을 반짝거리면서 보다, 짱구가 다 걷고 나니 선생님께 검지손가락을 추켜세우며 '한 번 더'를 요청하더라고요.

그렇게 다시 한 번 걷는 짱구와 그런 짱구를 바라보는 아이 뒤에서 저는, 애가 19개월이 되기까지 다양한 촉감놀이를 할 수 있도록 해 준 기억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곤 조금 시무룩 해졌어요. (하소연이 될 것 같아 이하생략)


그러거나 말거나 이번에는 이열종대(한국말 사전에 없는 뜻이지만 뜻이 통하니까 그냥 쓸게요)로 발바닥을 두고 걸어봤어요. 애기는 엄마 쪽은 쳐다도 보지 않고 수업에 조용히 그리고 진지하게 임하더라고요.

아기가 트니트니 수업을 너무 좋아해서 맘껏 뛰어놀 수 있는 교구를 들일 생각이었는데 대체로 그런 교구들은 부피가 크거든요. 예를들어 평균대 같은거요. 이렇게 부피가 작은 교구로도 충분히 대근육 발달을 위한 활동 및 촉감놀이까지 가능하다는걸 왜 그 동안 잊고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엄마표 놀이 책만 봐도 나오는건데.


이번에는 일렬종대로 다시 돌아왔지만 이전보다 칸을 조금 더 띄워서 건너봤어요. 한 칸 한 칸 건널 때마다 선생님이 애기 몸을 잡고 들어 올려 주셨습니다. 힘드실 것 같아서 걱정 되는 동시에 너무 감사했네요. 이런 세세한 부분은 솔직히 선생님 재량으로,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걸텐데...

 



오늘은 사진이 좀 많았죠. 사진으로도 전해드리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네요. 다음주에는 오늘 수업과 이어지는 주제로 돼지와 연관 된 미술 수업을 할거에요. 재료가 무언지 아세요? 바로 황토가루랍니다. 아기가 어떤 반응을 보일 지 저 넘 궁금해요. 선생님이 황토가루는 묻으면 잘 지워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꼭 버려도 되는 옷으로 입혀 달라 하셨는데, 과연 어떤 그림이 펼쳐질 지 기대 돼요.



여담) 요즘은 살짝 넋이 나가 있어요. 육퇴를 해도 예전처럼 쌩쌩하지 않고 육아의 연장인 듯한 마치 야근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면 해결 되는 일이란 거 아는데 그게 현실적으로 불가능 해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멍 때리는 시간만 늘고 있어요. 좋은 부모가 된다는 건 생각했던 것보다 각오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네요.

내일은 오랜만에 돈 내고 사서 고생 하러 갑니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너무 오래 안 나가고 있어 아예 보름치 스케쥴을 다 잡아버렸어요. 운동(육아는 체력이다) 끝나고 혹사 당한 몸으로 집으로 향할 때,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정신이 좀 맑아지기를 바래봅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