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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우스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그나마 밖에 있는게 덜 힘드니까 오늘은 하루종일 밖에 있었다. 그리고 7시 30분쯤 집에 왔다. 이제 저녁을 먹으려는데 역시나 안 먹는다. 기본 한 시간이다. "밥 먹고 놀자", "한 입만 먹자" 소리를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다. 의자에 앉히면 내리라고 난리고, 내려주면 돌아다니느라 밥을 안 먹는다. (그래서 19개월인데도 아직 9키로 밖에 안 된다) 밥 먹는 시간이 고역이다. 나는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요리를 해도 어차피 안 먹고 거의 다 버리니까 하기가 싫다. 재료는 사두면 사용 하지 못 하고 썩히는 일이 다반사다. 머리를 부여잡고 있다가 하도 안 와서 설거지를 하러 갔다. 뒤를 돌아보니 아이가 수은 건전지를 들고 있었다. 원래 몇 개가 들어 있었던건지 모를 건전지를. 크기가 작..
내가 키우는 고양이 이름은 구루미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아침, 출근하는 남편의 발 밑에 웬 고양이 한 마리가 발길을 잡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게 애교를 떨더란다. 심성이 고운 남편은 추운 날씨에 고양이를 밖으로 내쫓을 수 없어 우리 집으로 그 녀석을 인도했다. 현관문이 벌컥 열리자 마치 제 집인양 성큼성큼 들어오던 내새끼 첫모습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시간이 늦어 남편은 출근하고 고양이와 나 둘만 남게 되었다. 나는 이럴 때에 고양이에게 무엇을 줘야 하는지, 어떤 말을 건네야 하는지 하나도 알지 못해 한동안 멍청하게 앉아만 있다가 문득 냉장고에 우유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고양이에게 사람 먹는 우유 주시면 안됩니다✔몰랐어요😭) 우유와 냉동실에 있던 멸치를 꺼내 그릇에 담아 주었다. 너무나 ..
1932년 출생 유대계 미국 소설가 조앤 그린버그는 미국의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고전작품을 많이 써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소설은 영화와 연극으로도 상영되어 베스트셀러로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인공 데버라는 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로 나오는데, 그녀를 둘러싼 가족과 병원 관계자 및 환자들의 행동이 매우 날카롭게 묘사된데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이라는데 이유가 있다. 데버라는 '이르'라는 자신만의 세계에 만들어진 형태들에게 끊임없는 괴롭힘을 받는다. 그것들은 현실세계와 '이르'에 명확한 선을 그어두고 이곳이 더 편안하고 확실히 옳은 곳이라는 꼬드김을 반복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의 세계가 있다면 그것은 엄연한 세계가 되겠지만 전 세계인 중 딱 한 사람, '이르'는 오로지 데버라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