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고려했던 많은 것들 중, 손가락에 꼽을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아기 젖병. 시중에 나와 있는 많고 많은 젖병 중 어떤 것을 골라야 아기가 심하게 울지 않고 밥을 잘 먹을 수 있을까 정말 많이 고민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집에는 현재 헤겐 젖병, 유피 젖병, 그린맘 젖병, 닥터 브라운 젖병이 있다. (다른 종류로 몇 개 더 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중에서 우리 부부에게 아니, 아기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젖병은 이 포스팅의 주인공 닥터 브라운 젖병이다.

시작은 '배앓이 방지'가 된다는 말에서부터였다. 단점은 모두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세척이 어렵다."였지만, 배앓이가 방지 된다는데 그깟 세척이 뭐 대수랴, 싶었던 것 같다.

 

 

직접 경험해본 바 세척이 귀찮지는 않다. (젖병 씻는 것 자체가 귀찮은 일이라.) 그런데 닥터 브라운 젖병 세척솔이 워낙 작아 한 번 눈에서 벗어나면 찾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지금도 잃어버려서 결국은 원치 않는 젖병 추가 구매를 더 해 놓은 상태다. 세척솔만 팔지를 않으니...

내 돈주고 직접 사서, 직접 경험해 본.
지금도 이 젖병을 쓰고 있는 실구매자로써 솔직한 후기와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도록 하겠다.

 
재질

젖병 : 폴리프로필렌(PP)
꼭지 : 액상 실리콘(LSR)
캡 : 폴리프로필렌
뚜껑 : 폴리프로필렌
조립식 통기구 : 고무재
공기 저장기 : 폴리프로필렌

 

용량

닥터브라운은 130ml, 150ml, 250ml, 270ml가 있다.
나는 150ml인데 이것도 생각보다 크다. 다른 젖병보다 큰 편이니 구매에 참고하는게 좋을 것 같다.

 

장점

통기 시스템으로 인해 공기가 덜 들어간다.
다른 일반 젖병은 우유 속으로 들어가는 헛공기로 인해 비타민C의 감소가 12%나 일어나는데 닥터브라운은 통기 시스템으로 비타민C를 거의 유지 시켜준다.
(비타민C는 아기가 철분을 흡수하게 해주는 필수 영양소다. 그런 영양소의 손실은 아기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

 

닥터브라운 젖병도 옵션스 젖병 꼭지와 옵션스 플러스 꼭지가 있는데 나는 옵션스 플러스 꼭지를 이용중이다.
옵션스 플러스 젖병은 의학 전문가들이 함께 개발하였으며, 엄마의 가슴을 닮은 꼭지 모양이 특징적이다. 이 부분은 아이도 엄마도 모두 만족할 만한 부분이다.

단점

 

짙은 녹색을 공기 저장기 라고 하고, 옅은 녹색을 조립식 통기구 라고 하는데 요 녀석들의 세척이 번거롭다고 소문났다. 젖병솔만 있어서는 세척을 할 수 없다. 전용 세척솔이 있어야 하며 세척솔 없이 세척 하고 그냥 수유 했을 경우 굉장한 찝찝함을 견딜 수 없다. 나는 세척솔만 제대로 구비되어 있고, 아기도 너무 보채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여타 젖병 세척처럼 충분히 세척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의사항

 

당연한 말이지만 새 상품을 받은 후 세척, 건조해야 한다.
열탕 소독할 시에는 끓는 물에 젖병은 3분, 꼭지와 기타 부품은 1분 이상을 넘지 않도록 기재되어 있다.
그리고 100도씨 끓는 물에 소독하는 경우 살짝 담갔다가 빼야 하며 너무 오랫동안 담가놓고 끓이면 안 된다.

 

일반적인 꼭지 단계별 사용연령

1단계 : 0~3개월
2단계 : 3~6개월
3단계 : 6개월 이상
4단계 : 9개월 이상 (분유, 이유식용)
Y단계 : 9개월 이상 (이유식, 과즙용)

그리고 이건 닥터브라운 젖병에만 한정 된 얘기가 아니라 모든 젖병에 적용되는 말인데 꼭지는 자주 교환해 주어야 하며(일반적인 교체 주기 3~4개월), 아기 발달 상황에 맞는 알맞은 단계의 꼭지를 사용해주어야 한다. (우리 아기는 신생아이므로 1단계.)

 

 



출산 후 조리원에서 아이 배앓이가 심한 것 같아 집에 오자마자 그린맘에서 닥터브라운 젖병으로 바꿔주었다. 근데 신기하게도 배앓이가 괜찮아진 것 같아 다음 날 다른 조리원에 이동할 때 닥터브라운 젖병을 챙겨갔다.
한 명의 부탁을 들어주면 다음 산모의 부탁도 들어주어야 한다는 원장 선생님의 말씀에 납득은 갔다. 부탁드리면서도 사실 민망했다. 근데 이전 조리원에서 얼굴이 터질 정도로 배에 힘을 주고 끙끙거리는 아기 모습을 왠만하면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 나도 힘들고, 아이는 더 힘들테니까.

다행히도 인정 많으신 선생님께서 부탁을 들어주셔 지금 우리 아이는 조리원에서 제공하는 그린맘과 닥터브라운 젖병을 동시 사용중이다.
(정신없는 엄마가 닥터브라운 젖병을 챙기면서 전용 세척솔을 깜빡하였지만 말이다. 근데 챙겨갔었어도 그 귀찮다고 소문난 세척까지 부탁드리기는 무리였을 것 같다.)

배앓이는 확실히 괜찮아졌다.
예전처럼 끙끙거리기는 하나 방귀가 비교적 쉽게 나오는 편이고 어쩔 땐 끙끙거리는 과정 없이 방귀를 배출시키기도 한다. (조리원에서 일주일 간 무료로 아기들에게 복용 시켜주는 유산균 덕분도 있는 것 같아 그 유산균도 구매키로 했는데, 유산균과 젖병의 환상의 콤비네이션이랄까?)

나는 아기가 좀 더 크면 꼭지만 교체하여 앞으로도 잘 애용할 것 같다. 다른 젖병보다 크기가 좀 큰 편이고 세척이 번거롭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기를 위해서라면 내가 귀찮은 것 정도야 뭐, 그깟게 대수라고.

 

+ 사용한 지 50일이 훌쩍 넘었다. 50일 넘게 닥터브라운 젖병을 사용해 본 바로는, 아 - 세척 정말. 쌓여 있는 젖병들을 보다가 닥터브라운이 보이면 마음 속으로 작게 한숨부터 쉰다. 남편은 배앓이에 좋다고 하니까 무조건 닥터브라운 먼저 집어드는 것 같은데 이런 내 마음을 차마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런데 아이에게는 확실히 효과는 있는 듯 하다.

젖병, 분유를 바꾸자마자 배앓이가 괜찮아졌다. 조리원 선생님께서 끙끙대는건 아기들이 크기 위해 그러는 거라고 하더니, 두 가지만 바꿔 주었더니 금세 괜찮아졌다. 좀 황당했지만 그 말도 틀린 건 아니니까 가타부타 더 말 붙이지 않고 넘어가도록 하자.

다른 젖병보다 손이 더 가서 설거지하는 엄마에게는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 아기 배앓이에 효과가 있다는데 어쩌겠나. 참고 해야지.

참 애증의 젖병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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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은지도 벌써 17일이나 흘렀다.
(빨리 수술해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게 엊그제같은데...😦)

나는 강동미즈여성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4박 5일간 병원에서 지낸 후 연계 된 조리원으로 바로 이동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여서 홀몸이었으면 당연히 걸어갔겠지만 갓난아기와 아직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산모의 몸을 배려해 제공해 주신 차를 타고 너무나 편하게 조리원에 입소했다.

입소 규칙과 물품 사용 방법 등의 설명을 듣고,
병원 1인실보다 넓고 편리해 보이는 방을 구경하면서 '이 곳에서 푹 쉬다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좀 쉬어보려는 찰나. 전화가 왔다.

"수유하시겠어요?"

 

 

병원 신생아실에서도 모유수유를 몇 번 해봤던 터라 별다른 생각없이 전화가 오면 내려가고, 수유를 하고, 다시 아기를 돌려 보내고 그런 행동을 반복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일명 '수유콜'이 들어오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전화가 올 때마다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머문 곳은 5층이었고 우리 아기는 4층에 있었다.
4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내가 거쳐야 하는 관문은 3가지가 있었는데 첫째, 방을 열고 닫을 때마다 필요한 카드키.
빈 몸으로 내려갈 때는 아무 문제 없으나 아기를 안고 올라와 한 손으로 아기를 받쳐 든 채 낑낑거리며 카드키를 갖다 대야 하는 과정이 매우 불편했다.

둘째를 가진다면 별다른 계획이 없을 시 다시 강동미즈여성병원,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찾을 생각인데 그 때는 반드시 신생아실과 같은 층에 머물고 싶다! 반드시!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시간이 갈수록 수유콜을 받지 않게 되었다. 긴 텀을 두고 수유를 하거나, 연락을 주지 않으셔도 제가 알아서 내려 오겠다고 선생님들께 미리 말씀을 드려 놓았다.

그리고 비로소 혼자 갖게 된 시간에는 무얼 했느냐고?

 

 

 
미션처럼 밀려드는 밥 해치우기를 했다. ( ꒪⌓꒪)

밥은 하루에 세 끼, 간식 두 번, 야식이 한 번 나오는데 나는 원래 평상시에도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 사람이라 매끼마다 나오는 밥을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다. 그래서 미뤄두고 미뤄두면, 어느 날은 아침, 간식, 점심, 간식... 식판 둘 곳이 없을 정도로 해치워야 할 미션이 가득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배부른 소리다)

음식은 듣던 대로 영양을 생각해 고른 반찬이 꼬박 나왔다. 미역국은 거의 매번 나왔던 것 같고, 고기, 생선, 채소, 샐러드 등도 매일 맛과 모양이 다른 놈들로 식판에 올라왔다.

 

밥도 참 맛있었지만 나는 아침 간식으로 나오는 과일 주스가 너무 너무 맛있었다. 늘 바나나와 매번 다른 것들을 갈아 주시는 것 같았는데 물어볼 걸 그랬나? 너무 맛있었다. 밥도 밥이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었다...👍🏻

그렇게 밥을 다 먹고 핸드폰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끔 신생아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전화가 오기도 하는데 그 곳은 바로 에스테틱과 모유수유센터. (에스테틱 3회 이용권과 수유센터 몇...이었더라...😦 에스테틱에서는 샴푸와 하체테라피, 등테라피를 받았고, 수유센터에서는 가슴마사지를 받았다.)

 

 
수유센터에서 받는 가슴마사지는 남편 친구가 좋다고 강하게 추천한 탓도 있고 나도 젖양을 늘리기 위해 더 받고 싶어 3회 추가 결제 했다.
그리고 이건 정말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잘 나오지 않던 모유가 마사지를 받고 들어 온 날은 확실히 달랐다. (유축할 때 눈으로 확인!) 비싼 돈 들여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리원에 들어오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쯤, 안내문을 보니 교육 프로그램 일정표가 보였는데 그 땐 이미 내가 알고 싶은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라 너무 아쉬웠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때때로 커튼을 쳤다.
이 장면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출산 할 때의 장면과 병원에 누워있을 때의 모든 장면.
그리고 조리원에서의 모든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므로 언젠가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지거나 흐려지겠지만 되도록 길게 이 장면들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싶다.
아프고, 많은 감정을 느끼고, 속상해서 많이 울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던 곳.
그리고 우리 아기의 1년 같은 하루가 지나갔던 곳.
죽을 만큼 아팠던 진통을 생각하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아기가 너무 예쁘고, 덩달아 내 하루하루도 반짝반짝 빛이 나니까(감정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웠던) 이래서 엄마들이 둘째를 가지는가 보다 싶다.

 

처음으로 우리 아기 기저귀를 갈아보고, 속싸개를 여며보고, 딸꾹질 하나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배냇짓이라고 하지만 처음 보는 우리 아기 미소에 덩달아 웃음 짓고, 자고 있는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고... 이제 집에 가면 매일 반복 될 일상이겠지만 처음이라 더더욱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하는 우리 아기인데도 처음 6시간 연속으로 아기를 봤을 때 진이 다 빠져 버려 녹초가 되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 아기를 정성으로 보살펴주신 신생아실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첫 아기라 정신없는 산모였지만 다시 찾는다면 그 땐 조금 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인사 드리고 싶다.

진짜 마지막으로...

"아가야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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