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촉진차 맘라떼모아

 

출산 후 산후조리원에서 마사지를 받고 나오는 길에 팸플릿에 맘라떼모아 라는 귀여운 이름이 눈에 띄어 선생님께 여쭤본 적이 있다.
모유촉진차라는 말을 듣고 솔깃했지만 한 팩에 오만원은 솔직히 선뜻 구매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 일단 방으로 돌아와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은 소중한 우리 아기가 먹는 모유인데, 그런 것에 돈 아끼지 말고 마사지건 모유촉진차건 당장 다음 예약 잡고 구매 진행 하라고 하였다. 다른 때 같았으면 일이 만원도 아니고(본인 매우 짠순이) 오만원이나 하는걸 꼭 사야겠느냐고 했겠지만 생각해보니 남편 말이 백번 생각해도 다 옳은 말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우리 아기가 먹을 엄마의 모유인데, 가능하면 분유나 혼합보다는 완모로 영양분을 섭취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그 길로 당장 맘라떼모아를 사러 내려갔다.
현재 나는 모유양이 많지 않으니 하루 최대 4포까지 섭취 가능하다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올라오자마자 바로 한 포 뜯어 먹었던 기억이 난다.



완전 내 스타일. 예전에 레몬씨 쓱 뜯어 입 안에 털어 넣던 그 느낌이다. 맛은 물론 다르지만 약간 새콤하고, 달기도 하고, 한꺼번에 다 털어 넣으면 사레 걸릴 것 같지만 조금씩 나눠 먹으면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달콤한 느낌이 너무 좋다. 건강식품+불량식품의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신기한 맘라떼모아.

제품구성

 

10개입 세 포장, 총 30포가 들어있다.

 

꺼내면 이렇다. 절취선이 뜯기 편하게 되어 있어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한 입에 톡! 털어 넣을 수 있다.

 

성분

주성분 밀크씨슬(milk thistle)은 '성모 마리아의 젖'이라는 이름을 가진 국화과 식물이다. 약 2000년 전부터 유럽, 미국 등에서 산모들이 모유양과 모유질 개선을 위해 수유 중 애용해 왔다고 해 유래된 이름이라고.

가격

산후조리원 모유수유센터에서는 한 팩에 오만원에 판매 하고 있었다. 인터넷은 조금 저렴할까 싶어 기웃대봤는데 역시 한 박스는 오만원이고, 두 박스 이상부터는 조금씩 할인이 들어가는 것 같다.
나도 왠지 오래 먹을 것 같아 두 팩 주문 했다.

영양정보

 

 

(참고로 유통기한도 2년 이상으로 넉넉하다.)

먹는 방법

1일 2회, 1회 1포.
하지만 최대 4포까지 섭취 가능하다고 하며 취침 전, 모유수유 후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공복 섭취 시 흡수율이 좋아진다는 설명을 들은 기억이 있다.)
스틱 포장을 뜯어 있는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좋으나, 개인의 취향에 따라 물이나 쥬스 등의 음료와 함께 먹어도 무방하다고 하니 맛이나 향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희석하여 먹으면 될 것 같다.

건강한 모유양 늘리는 방법

▪️엄마 젖을 자주, 충분히 물려주세요.
▪️양쪽을 번갈아 수유해 주세요.
▪️수유자세를 바꿔 유방 전체가 자극되도록 도와주세요.
▪️밤 중 수유는 필수입니다.
▪️너무 짜거나 달거나 기름지지 않은 음식을 드세요.
▪️어렵겠지만, 수면도 수분도 충분하게 취하세요.

🌼
하단의 표는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첨부합니다.
무엇보다 양보다는 질이지요.

 

저는 2에서 3을 왔다갔다 해요. 매일 매일 유축 하면서 자신의 모유질은 어떠한가 체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맘라떼모아를 조리원에서 추천 받고 처음 먹었을때는 생각 외로 맛있어서 그 때 그 때 똑똑 따서 잘 먹었었다. 근데 지금은 철분도, 비타민D도, 모유촉진차도 몸이 피곤하다는 핑계로 잘 챙겨먹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드라마틱한 효과를 스스로에게 기대하지 않지만, 조리원에 있으면서 수유도 부지런히 하고 맘라떼모아도 잘 챙겨먹었을 당시엔 유축시 평소보다 확연히 다른 양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뭐든지간에 부지런해야 한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지 못해 미안해 하면서도 사실 나는 모유량 늘리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유축을 부지런히 하면 되고, 모유촉진차를 챙겨 먹으면 좋으며, 산모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충분한 휴식을 취해 가능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기에게 자주 물리면 된다. 아기를 낳기 전에 게을렀던 내 본연의 모습이 엄마가 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것 같아서 그게 벌써 아기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듯해 부끄럽고 미안하다. 지금도 조리원 신생아실 선생님들이 때에 맞춰 아기에게 분유를 타주시니까 그 편한 맛에 어영부영 한 끼 두 끼 넘기고 있는데... 조리원에서는 산모가 푹 쉬어야해, 라는 말을 주변에서 듣고 스스로 합리화 시키면서 말이다.

몸은 조금 힘들어도 마음에 채찍질을 하면서 아기에게 좋은 것을 주려고 부단히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한달 후가 되었다.
아기 수면교육을 한다고 분유수유로 거의 치중 된 수유를 하고 있다. 아이 아빠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솔직히 속상하다. 모유가 안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나오는데 텀을 지켜 아이 밥을 먹여야 하므로 분유를 먹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니... 분유를 계속 먹고 모유를 안 먹다보니 자연히 모유량은 점점 줄고있다.

어느 날 너무 외롭게 놓여져 있는 맘라떼모아를 봤는데 모유수유에 한참 열심이었던 그 때가 떠올라 마음이 착잡해졌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모유를 먹이고 싶어서 분유를 먹기 전 시도는 여러차례 해보고 있다. (이미 쪽쪽이와 분유에 적응이 되어버려 쉽게 받아들이지는 않지만)

맘라떼모아를 먹고 완모를 꿈꾸시는 마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얼마나 힘든지 아니까 위로의 마음도 담아서. 사실 분유를 먹이면 엄마가 편한데 나도 어느 정도 타협하고 있는 지금,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유수유를 택하신 마미들은 개인적으로 대단하다고까지 생각이 든다. 정말 대단하신거다.

아기가 예전처럼 모유를 더 찾았으면 좋겠고 그래서 자연스레 양이 늘어 나도 완모를 하고싶다. 산후조리원에서 아기의 옆모습을 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던 때가 참 좋았는데. 지금도 아기에게 재미있고 즐거운 얘기들을 많이 해주지만, 아이와 엄마가 밀착하여 스킨십 하면서 밥을 먹으면 애착이 더 생기지 않을까? 생각하면 할수록 아쉽다.

맘라떼모아는 괜히 아쉬워서 한 포, 그리고 맛있어서 한 포 지나가다 한 포씩 뜯어먹는다. 한 박스나 남았는데 깊이 생각하며 한 포 한 포 뜯어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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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스틸티 락타티

 

락타티.
조리원에서 모유 양을 늘리고 싶으면 먹어 보라고 권유해주신 모유촉진차다. 현재 맘라떼모아를 먹고 있다고 말씀 드리니 같이 먹어도 상관 없다고 하셔서 같이 먹고 있다. 조리원에서부터 추천하는 식품이니만큼 나처럼 모유수유에 힘을 쏟고 계시는 마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성분

락타티는 100% 유기농 인증 받은 7가지 원료(회향, 캐러웨이, 아니스, 레몬그라스, 레몬버베나, 레몬밤, 라벤더블라썸)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바이오랜드의 인증 마크를 받았고, EU가 정한 인증 마크도 받았다.
안전한 식품임에 틀림없다.
모유에 관한 건 특히나 우리 아기에게 밀접한 영향이 있기 때문에 성분을 꼼꼼히 살핀 후 먹어야 한다.

음용법

마시는 방법은 300ml 머그잔에 뜨거운 물과 티백을 우리면 되는데 한 개의 티백으로 두 번까지 우릴 수 있으며 하루 최대 6잔 이상 마시는 것이 좋다.

맘 먹고 먹으면 하루 6잔 이상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조리원에 있으면 이상하게 차 한 잔 여유있게 먹기 어려울 정도로 늘어진다. 주변에서 "지금 쉬어야돼." 소리를 워낙 많이 들어 온 탓일까. 티비도 안 보고, 자는 것도 아니면서 차 한 잔 챙겨먹기 힘들다.

다행히 조리원 선생님들이 꼬박꼬박 체크해 주셔서 이것저것 잘 챙겨먹고, 티도 우려 먹지만 혼자였다면 과연 어땠을까.

 

나는 짠순이라 한 번 마실 때 늘 두 번까지 우린다.

가격

가격은 1박스 20티백에 15000원 가량 판매되고 있다.
(현재 먹고 있는 맘라떼모아와 궁합이 잘 맞고 효과가 좋으면 집에 가서도 따로 구매해 먹어 볼 생각이다.)



간혹 향 때문에 꺼려하는 분들이 계시기도 하나 나는 처음부터 보리차 먹듯 꿀떡꿀떡 먹었다. 천천히 음미하며 드시면 향이 너무 강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

먹어본 지 오래 되지 않아 효과는 잘 모르겠다. 꾸준히 먹어 볼 생각이라 효과가 있으면 또 바로 포스팅 할 예정.

병원에서부터 스트레스 받으면 모유양이 준다는 얘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는데 벌써부터 육아 고민에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건지 스트레스와 수유 횟수가 줄어듦에 따라 모유양이 반으로 확 줄어버렸다.
그 때 그 때 가슴을 비워주질 않으니 새벽에는 땡땡한 가슴으로 잠을 잘 못 자고, 이대로 가다간 젖몸살이 올 수도 있겠구나 싶어 걱정스러웠다. 이렇게 좀비처럼 조리원을 돌아다니다보니 선생님께서 보기에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다 먹으면 또 달라고 해서 또 먹으라고, 그래서 수유도 유축도 앞으로는 더 열심히 해보라며 권해 주신 차가 바로 이 락타티다.

지금 현재는 30~40분 유축 하면 80ml는 짜낼 수 있었던 걸, 30-40ml정도 밖에 모으지 못한다.

하지만 모유촉진차 락타티도, 맘라떼모아도 꾸준히 마시고 자주 물려서 소중한 우리 아기한테 엄마의 건강한 모유를 많이 먹을 수 있게끔 해주고 싶다.

+ 산후조리원을 퇴원한지 한 달쯤 된거 같은데, 옛 게시물들을 보다가 현재 나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차도 안 챙겨먹고, 쟁여 놓은 맘라떼모아도 안 찾아 먹고, 수유도 안 하니 당연히 모유 양이 줄지. 심기일전하여 락타티 재주문 + 맘라떼모아 일정 섭취 + 꾸준한 수유, 다시 해 봐?

모유가 분명히 아기에게 더 좋으니까 이런 차도 나오고 하는건데 아예 안 나오는 것도 아니면서 노력하지 않는 내 자신이 밉고 싫다. 다시 한 번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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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계획했던 조리원 이주를 다 마치고 집에 돌아갔다.
남편과 돌아가며 아기를 보는데 원하는 시간에 잠을 못 자니 하루만에 둘 다 진이 빠졌다. 이모님 언제 오시기로 했더라........😨 아기가 자는 시간을 틈타 잠시 딴 생각을 하는 도중 아파트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아, 우한폐렴.

구리·남양주를 활보하고 다닌 확진자가 이모님이 꼭 타셔야만 하는 X번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단다.
공기 중으로도 감염이 가능하다는데 굉장히 위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 우리는 당장 예약을 미뤘다. 정확히 말하면 잠복기가 이주니까 그동안 이 동네에서 확진자가 나타나는지 지켜보자는 남편의 말에 내가 동의했다.

그리고 이주동안 내가 너무 힘들거라며 남편이 조리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찾아낸 곳, 엊그제 머물렀던 조리원과 같은 강동에 위치한 이름은 가율산후조리원 되시겠다.

 

필터 때문이 아니라 실제로 이런 느낌이다.
쌀쌀하고 차가운 느낌이 아니고 아늑하고 포근한 느낌.
정면에 티비가 있는데 처음 봤을 땐, 산모들끼리 모여 다함께 티비 보는 시간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이주간 내가 머물렀던 방.
막판으로 갈수록 더 개판오분전이었으므로 위 사진은 굉장히 깨끗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내가 들어오기 전에는 말끔하고 정상적인 방) 이 방에서 가장 좋았던건 창문.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한 눈에 보여 생동감 있었다.

 

휴 그나저나 이 방은 내가 들어오고부터 깨끗했던 순간이 하루도 없었던 듯... 아기 침대는 작고 가벼웠으며 바퀴가 달려 있어 쓸 때마다 편하다고 생각했다.

 

진작에 포스팅 한 적이 있는 유기농 스틸티 락타티.
많이 먹으라고 많이 가져다 주셨는데 귀찮아서 물도 잘 안 마시는 내가 이런 걸 잘 챙겨 먹었을리가 없다. 나를 위한게 아니라 아기를 위해, 수유를 위해 귀찮아도 먹었어야 했는데 이제 생각하니 좀 후회가 되네.

 

원장 선생님께서 모유수유를 잘하기 위해서는 티도 잘 챙겨 마시고 유축도, 수유도 자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아마 응원하는 마음으로 매번 흔쾌히 건네주셨을 것이다. 모유가 잘 나오기 위한 한약도 나는 처음 먹어봤다.

 

무언가를 건네주실때마다 미소가, 그리고 마음이 너무 아름다우신 선생님들.

 

방을 나오면 바로 앞에 반신욕기와 골반 교정기가 있다.
이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

 

대신 이건 여러 번 했다.
손목, 손가락 관절에 좋은 파라핀.
손을 넣었다 뺐다 3~5세트 하고 5분 가량 쉬어준 뒤 떼어주면 된다. 나중에 손목이 너무 아프면 집에 모셔 놓고 싶다.

 

하는 방법은 일단 손을 준비 하고,

 

이렇게 퐁당, 하고 빼면, 손이 점점 커지는 걸 볼 수 있다. 재밌어서 여러 번 했다. 그리고 하면 할수록 로보트 팔이 된다. 뜨거운데 신기하고 재밌었다.

 

보정 없이 보면 이런 느낌. 하고나면 손이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이렇게 파라핀도 하고,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도 본 후 방에 돌아오면...

 

 

미션처럼 밥이 도착해있다. 제 때 안 먹으면 큰일난다.

다음 간식, 점심, 저녁, 영양죽 타임이 금방 금방 다가오기 때문이다. 밥은 주로 생선, 채소, 미역국, 고기반찬이 주로 나오는데 대체로 맛있는 편이었다.

 

식사는 각 방으로 가져다 주시고 다 먹은 식판은 밖에 있는 배식카트에 스스로 가져다 놓는 시스템이다.

 

입실하자마자 인상 깊었던 일이 있었다.
아마 점심때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조리원에서는 5시 30분에 이른 저녁 식사가 시작된다.
그 때 나는 아마 아기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날도 역시 잠을 이루지 못해 몹시 피곤한 상태였다. 나처럼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는 사람은 잠이 와야만 잘 수가 있다. 그리고 마침내 잠이 쏟아져 아기를 보내고 조금이라도 누워 있으려고 했을 때 아직도 안 먹었냐며 앞으로 삼십분 드리면 되냐는 말을 들었다.

그래도 산모 식사를 준비해주시는 곳이 커피 마실 시간도 없이 바쁜 곳이고 교대 근무시 윤활하게 움직이기 위해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때 이후로 식사가 도착하면 최대한 뜨거울 때 먹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식사를 시작했나, 아직도 먹고 있나 어쩔 땐 노크도 없이 벌컥 벌컥 문을 여는 건 지금 생각해도 참 우울한 기억이다. 식사 도착한지 삼십분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문을 열고 고개를 끄덕이신 후 아무 설명도 하지 않으시고 가버리신다. 더이상 먹다간 체할 것 같아서 먹다가 그냥 내놓은 적도 있다. 하루에 간식 포함 산모 식사가 총 다섯 번 나오는데 하루 한 번은 꼭 그러고 가셨다.
퇴실 전날까지...

 

그래도 음식은 맛있다.
매 끼마다 고른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매 끼마다 나오는 샐러드가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오징어순대처럼 집에서는 잘 먹기 힘든 음식도 만들어주셨다. 풍부하게 제공되는 여러 종류의 과일도 최고였다.

 

이건 하루 중 마지막으로 제공되는 영양죽인데 이제까지 먹느라 바빠 한 번도 사진을 못 찍다가 겨우 한 장 건진거다. 양도 많고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

 

영양죽까지 먹고나면 아홉시가 훌쩍 넘어있다.
밖으로 나가 사랑스러운 우리 아가 한 번 보고...

돌아오면서 구경하는 불 꺼진 가율도 색다른 분위기다.
여전히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

신생아실은 선생님들이 교대로 근무하시는데 베테랑 선생님들답게 아기를 너무나도 잘 케어해주신다. 새벽에는 특히 아기가 우는 소리를 몇 번 못 들어봤다.

 

 

거의 매일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알차고 좋았다.
위 사진은 컬러 모빌을 만들때인데 선생님 노래가 아직도 머릿속에 맴돈다. 외에도 골반교정, 요가, 초점책 만들기, 우리아기싸인, 아기이름짓기 등 유익한 시간이 많았다.
(그리고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이 조리원은 마사지로 유명하다. 어떻게 하시길래 유명한거지, 내심 궁금했는데 받고 나서 이유를 알았다. 마사지사 선생님 힘이 장난 아니고, 더 놀라운 건 처음과 끝의 압력이 거의 비슷하다. 이제까지 받아봤던 마사지 중에 최고였음)

 

이건 피자파티.
산모들끼리 좋은 시간 가지라고 준비해주셨다. 덕분에 서로 얼굴만 보고 데면데면 했던 산모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양도 엄청 많이 준비해주시고 오랜만에 먹는 피자. 행복했어요😙

 



이주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하루 하루가 금방 금방 지나가서 그런 것 같은데 돌아보면 오래도록 잊지 못 할 장면 투성이다.
모유수유가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속상해 하는 내게 가슴 마사지로 도와주시며 유축할 때 함께 해주신 선생님, 무슨 일은 없는지 늘 따뜻한 미소로 먼저 밝게 인사 걸어주신 선생님, 맨발로 하도 돌아다니니까 추우니 양말 꼭 신고 다니라고 걱정해주신 모든 선생님, 아기 보고 싶어 찾아갈때마다 안정된 모습으로 능숙하게 아기를 케어해주시던 신생아실 선생님들, 나올 때 제대로 인사 드리고 나오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특히 정말 친정 엄마처럼 속깊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지치고 피곤해 보이는 내 마음을 들어주고자 노력하셨던 선생님께는 너무 감사드린다. 이야기 하다가 눈물 흐를 뻔 했는데 겨우 참았던 건 비밀... 나는 그 분을 보면서 인생에 있어 중요한 무언가를 얻었다.

'나도 이런 엄마가 되야지.'

자신감 넘치고, 상대방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안 되더라도 헤아리려 노력하고, 늘 밝게 웃고, 딸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마음의 표현을 아끼지 않고,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내 자식이 나에게 믿고 기댈 수 있을만한 엄마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 분의 웃는 모습은 아직도 기억 속에 강하게 남아 있다. 훗날 둘째를 갖고 조리원을 다시 기웃거릴 때, 그 분이 가율에 남아 계신다면 한치 망설임 없이 입실하고 싶다.

내 몸의 회복과 아이의 케어를 위해 들어가게 된 조리원인데 예상치 못한 소중한 추억을 얻고 나올 수 있던 것이 너무 감사하다.
식사 시간에 문 좀 열면 어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좋으신 분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누군가 내게 추천 해주고 싶은 조리원이 있냐고 물으면 한치 망설임 없이 가율산후조리원이라고 얘기할거다. 여긴 성격이 지독하게 꼬인 사람 아닌 이상은 거진 다 만족하고 돌아올 수 있을만한 곳이다. 아, 거의 이십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퇴실하고 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집만 가까우면 둘째 갖기 전에 놀러 가고 싶다. 아니아니, 인사 드리러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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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낳은지도 벌써 17일이나 흘렀다.
(빨리 수술해달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게 엊그제같은데...😦)

나는 강동미즈여성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하고 4박 5일간 병원에서 지낸 후 연계 된 조리원으로 바로 이동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여서 홀몸이었으면 당연히 걸어갔겠지만 갓난아기와 아직 몸이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산모의 몸을 배려해 제공해 주신 차를 타고 너무나 편하게 조리원에 입소했다.

입소 규칙과 물품 사용 방법 등의 설명을 듣고,
병원 1인실보다 넓고 편리해 보이는 방을 구경하면서 '이 곳에서 푹 쉬다 가야지!' 라는 생각으로 좀 쉬어보려는 찰나. 전화가 왔다.

"수유하시겠어요?"

 

 

병원 신생아실에서도 모유수유를 몇 번 해봤던 터라 별다른 생각없이 전화가 오면 내려가고, 수유를 하고, 다시 아기를 돌려 보내고 그런 행동을 반복했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일명 '수유콜'이 들어오면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 아기에게 젖을 먹일 수 있었는데, 여기서는 전화가 올 때마다 어쩐지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머문 곳은 5층이었고 우리 아기는 4층에 있었다.
4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내가 거쳐야 하는 관문은 3가지가 있었는데 첫째, 방을 열고 닫을 때마다 필요한 카드키.
빈 몸으로 내려갈 때는 아무 문제 없으나 아기를 안고 올라와 한 손으로 아기를 받쳐 든 채 낑낑거리며 카드키를 갖다 대야 하는 과정이 매우 불편했다.

둘째를 가진다면 별다른 계획이 없을 시 다시 강동미즈여성병원, 그리고 산후조리원을 찾을 생각인데 그 때는 반드시 신생아실과 같은 층에 머물고 싶다! 반드시!

이러한 이유들로 나는 시간이 갈수록 수유콜을 받지 않게 되었다. 긴 텀을 두고 수유를 하거나, 연락을 주지 않으셔도 제가 알아서 내려 오겠다고 선생님들께 미리 말씀을 드려 놓았다.

그리고 비로소 혼자 갖게 된 시간에는 무얼 했느냐고?

 

 

 
미션처럼 밀려드는 밥 해치우기를 했다. ( ꒪⌓꒪)

밥은 하루에 세 끼, 간식 두 번, 야식이 한 번 나오는데 나는 원래 평상시에도 밥을 잘 챙겨먹지 않는 사람이라 매끼마다 나오는 밥을 정해진 시간에 먹는 것이 거의 불가능 했다. 그래서 미뤄두고 미뤄두면, 어느 날은 아침, 간식, 점심, 간식... 식판 둘 곳이 없을 정도로 해치워야 할 미션이 가득 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배부른 소리다)

음식은 듣던 대로 영양을 생각해 고른 반찬이 꼬박 나왔다. 미역국은 거의 매번 나왔던 것 같고, 고기, 생선, 채소, 샐러드 등도 매일 맛과 모양이 다른 놈들로 식판에 올라왔다.

 

밥도 참 맛있었지만 나는 아침 간식으로 나오는 과일 주스가 너무 너무 맛있었다. 늘 바나나와 매번 다른 것들을 갈아 주시는 것 같았는데 물어볼 걸 그랬나? 너무 맛있었다. 밥도 밥이지만 그 시간이 너무 기다려졌었다...👍🏻

그렇게 밥을 다 먹고 핸드폰도 하고 책도 읽으며 시간을 보내다 보면 가끔 신생아실이 아닌 다른 곳에서 전화가 오기도 하는데 그 곳은 바로 에스테틱과 모유수유센터. (에스테틱 3회 이용권과 수유센터 몇...이었더라...😦 에스테틱에서는 샴푸와 하체테라피, 등테라피를 받았고, 수유센터에서는 가슴마사지를 받았다.)

 

 
수유센터에서 받는 가슴마사지는 남편 친구가 좋다고 강하게 추천한 탓도 있고 나도 젖양을 늘리기 위해 더 받고 싶어 3회 추가 결제 했다.
그리고 이건 정말 잘 받았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시간을 들여도 잘 나오지 않던 모유가 마사지를 받고 들어 온 날은 확실히 달랐다. (유축할 때 눈으로 확인!) 비싼 돈 들여 받을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리원에 들어오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때쯤, 안내문을 보니 교육 프로그램 일정표가 보였는데 그 땐 이미 내가 알고 싶은 프로그램이 다 끝난 후라 너무 아쉬웠다😭

 

여유시간이 생기면 때때로 커튼을 쳤다.
이 장면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출산 할 때의 장면과 병원에 누워있을 때의 모든 장면.
그리고 조리원에서의 모든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므로 언젠가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잊혀지거나 흐려지겠지만 되도록 길게 이 장면들을 가슴 속에 간직하고 싶다.
아프고, 많은 감정을 느끼고, 속상해서 많이 울고, 여러 사람들을 만났던 곳.
그리고 우리 아기의 1년 같은 하루가 지나갔던 곳.
죽을 만큼 아팠던 진통을 생각하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아기가 너무 예쁘고, 덩달아 내 하루하루도 반짝반짝 빛이 나니까(감정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그 어느때보다 아름다웠던) 이래서 엄마들이 둘째를 가지는가 보다 싶다.

 

처음으로 우리 아기 기저귀를 갈아보고, 속싸개를 여며보고, 딸꾹질 하나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배냇짓이라고 하지만 처음 보는 우리 아기 미소에 덩달아 웃음 짓고, 자고 있는 아기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고... 이제 집에 가면 매일 반복 될 일상이겠지만 처음이라 더더욱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마지막으로, 나는 사랑하는 우리 아기인데도 처음 6시간 연속으로 아기를 봤을 때 진이 다 빠져 버려 녹초가 되었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동안 우리 아기를 정성으로 보살펴주신 신생아실 선생님들께 너무 감사드린다. 첫 아기라 정신없는 산모였지만 다시 찾는다면 그 땐 조금 더 여유 있는 모습으로 인사 드리고 싶다.

진짜 마지막으로...

"아가야 이제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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