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백화점>
2021년 밀리 독서 대상 '올해의 책'에 선정, 소설 분야 주간 베스트 도서, 밀리 독서 리포트 2021에 소개 📚

 

원래 판타지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데 하도 밀리의서재에 많이 보여 그냥 한 번 읽어보았어요. 순서 무시하고 다짜고짜 총평 할게요. 등장인물들의 입체감이나 개연성이 부족해 탄탄한 느낌은 못 받았고요. 소재는 신선해요. 그리고 작가님 글도 잘 쓰세요. 빠져들어요. 이 책을 시작으로 판타지소설에도 관심을 가져보려 하고 있어요.


 

달러구트의 꿈백화점에서는


다양한 꿈을 팝니다. 하늘을 날아볼수도 있고, 그리웠던 사람을 만나볼수도, 타인의 삶을 살아볼수도 있어요. 금액이요? 맞아요 당연히 돈 내야죠. 후불이고, 느끼는 감정만 반납을 하면 돼요. 쉽죠.

읽으면서 저는 지난 내 꿈을 돌아봤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꿈이 없어 나를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은 없는건가.. 하는 섭섭함도 들었고, 수학문제가 하도 안 풀려서 내내 씨름하다 마침내 꿈에서 그 문제를 풀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토록 생생한 꿈을 꿀 정도로 나는 이제까지 가슴 터지게 무언가 갈망을 해 본 적이 없는건가.. 싶기도 했어요. 꿈을 다채롭게 꾸지 못하는 사람이에요 저는.

각설하고 이제 기억에 남는 책 내용 공유해볼게요. 스포일러가 될 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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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답을 내리지 못해 조금 답답한 마음에 쓰는 내용인데요.

 

 



한 아이가 5살 때 즈음 부모보다 먼저 이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아이는 꿈을 사서 부모가 너무 슬퍼하지 않을 타이밍에 맞춰 꿈을 꿀 수 있게 해줍니다. 짠! 하고 꿈 속에 자기가 나타나는거죠. 반가워하는 부모에게 아이는 나 잘 있다고, 밑에서 행복한 삶을 살았었다고 얘기해줘요. 왜 인생을 살다보면 안 좋은 기억이 있게 마련인데 나는 좋은 기억밖에 없다고 기특하고 슬픈 얘기까지 합니다.

꿈에서 깬 부부는 예상과 달리 오열하지 않고 그저 이불을 움켜쥐고 서로 마주본 채 이 이야기를 끝내요.

부부는 왜 그러고 있었을까 생각해봤어요. 근데 생각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해 상상을 해야 했네요. 나를 먼저 떠난 내 아이가 내 꿈에 나타나 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 나는?

매일 매일 무너져내리는 가슴이 그 날은 안 무너질까요 과연. 오히려 더 슬프진 않을지. 아니면 어제보단 더 밝게 하루를 살아낼 수 있을지.. 저는 아직도 제 답을 내리지 못했어요. 그리고 상상일뿐인데 너무 가혹하더라고요. 누군가에겐 지금 현재 진행중일 크나큰 아픔일텐데 공감을 해보려 애를 써도 안 되었어요.

상상으로 안 되는 것도 있구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이런걸 두고 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아픔이라고 하는거구나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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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게요.

당신은 어떤 꿈을 악몽이라고 보시나요?


귀신이 나오는 꿈?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 혹자는, 그리고 저는 기억하기 싫은 과거가 다시 떠오르는 꿈을 악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책에선 갑자기 악몽의 좋은 점, 그러니까 장점을 찾아내요.

책에선 가짓수를 나누진 않았지만 저는 두 가지로 나눠봤는데요. 첫째는, 안도.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악몽을 꾸고 난 후 안도를 느끼기도 합니다. 현실이 아니라 꿈이었으니까요. 안도는 좋은 감정이죠.

예를들어, 군대를 전역한 군인이 다신 돌아가기 싫은 군대에 다시 가는 꿈을 꿨다고 쳐요. 꿈에서 깨면 이내 현실감각을 되찾아 안도의 감정을 느낄거예요. 그리고 더 나아가 감사의 마음을 느끼면 이건 거의 일석이조 아닌가 싶은데 어떤가요?

 

 



둘째는, 해결하지 않고 지나간 내 시간을 다시 마주할 수 있다는 것.

트라우마. 무섭죠. 꿈에서조차 다시 겪기 싫은게 트라우마일겁니다. 그런데 그 꿈을 만드는 제작자가 달러구트의 꿈백화점에는 있어요. 그리고 달러구트는 그 제작자를 독려하기까지 하는데요. 기억하기도 싫은 그 시간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그 꿈이 과연 내게 어떤 도움을 줄까요?

매일 나를 따라다니며 조금씩 갉아먹는 트라우마지만 저는 때때로 이 사실을 망각합니다. 그게 편하니까요. 하지만 내 안의 나는, 그 시간의 나는, 해결되지 않은 그 시간 속에서 아마 해결이 될 때까지 괴롭힘을 당할테죠. 그래서 저는 10살의 저, 18살의 저, 24살의 저 등 매순간의 저와 눈 맞추고 진솔한 대화를 하려 애를 씁니다.

특히나 '트라우마'라면요, 우리는 문제를 해결 할 수는 없어도 반드시 내 안의 나와 이야기를 하고 넘어가야만 하잖아요. 아니면 내가 너무 가여우니까. 달러구트는 누군가의 진정한 회복을 위해 악몽을 만드는 제작자를 독려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원하지 않는 악몽을 꾸고, 다시 한 번 그 시간으로 돌아가 상황과 감정을 다시금 겪습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을 돌릴 수는 없지만 단 한 가지 '감정'만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 때의 나를 꼭 안아주며 대화 나누고 이제는 내게 힘이 되어줄 만한 감정을 선택 하는게 트라우마 극복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어요. 한 번에 될 리는 당연히 만무하지만요.

제가 지금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 반드시 있어야 하더라고요. 그 시간을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이요.

여튼.. 괴로운 꿈을 꾸고 나서 가만히 묵상하는 시간을 앞으론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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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감이 부족해요.

등장인물들에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웠어요.


이제 내용에서 걸어나와 책 표지를 보고 드는 생각을 적어볼까 하는데요. 물론 제 상상력이 부족한 탓일 수 있습니다. 달러구트는 능력있고 동시에 포용력 있으며 인간적인 매력까지 갖춘 인물이라고 저는 해석했어요. 그런데 달러구트 만큼이나 비중있는 역을 맡은 직원 페니에게선 이렇다할 특징을 찾아내지 못했어요. 그냥 일 열심히 하고, 적당히 호기심 있어요. 사람들과 깊은 애정을 나누거나 갈등을 겪는 일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작가님이 독자를 등장인물이 아닌 이 신선한 내용 자체에 빠트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그러셨나 싶기도 한데.. 누군가에게는 큰 단점으로 다가가 혹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어요.



더 쓰고 싶은데 늦었네요. 그래도 2편이 남아있어요. 놀랍지만 저는 해리포터도 읽지 않은 사람이에요. 판타지소설을 그 정도로 즐겨 읽지 않는 스타일이란 말이에요. 근데 달러구트 꿈백화점 2편은 읽어보려고요. 입체감이 부족하단 얘기를 했지만 저는 이것들을 뛰어넘는 이 신선한 소재에 큰 매력을 느꼈거든요. 😉

2편도 가능하면 후기를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2편에는 재미난 이야기들이 더욱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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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살백 수업을 했어요. 세살백 프로그램 소개 및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이전 글에 설명을 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링크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수업료, 수업시간, 책 내용 등)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hyunaver.tistory.com


오늘도 역시나 30분이 더없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오늘은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읽고 재미있는 몸놀이 독후활동을 해보았는데요.

선생님이 책 제목을 말씀 해주시자마자 저는 바로 칼같이 서치를 했어요.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어있는 걸 보니 리뷰가 또 꽤 많은 걸 보니, 한 눈에 봐도 제법 유명한 책인 것 같더라고요. 보기에 책 두께감이 있어 흠칫 했는데 보드북에다 글밥도 적은 책인 것 같았어요.


<두드려보아요>는 제목에 걸맞게 내용이 아이가 직접 책을 두드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여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문마다 모두 다른 색깔, 색깔이 다른 문을 아이가 두드리면 원숭이, 아이, 달님이 나오거나 하는 식이었지요. 원숭이들은 방석놀이를 하고 있었고, 난쟁이아저씨는 꽃에 물을 주고 있었고, 곰 다섯마리는 코야 자러갔거나 벌써 잠에 든 모습들을 보여주었어요.

 



그래서 오늘의 독후활동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뭘 놓고 왔다며 주차장에 내려가셨네요.. 그리고 들고 오신 커다란 활동지에 6개의 커~다란 문을 발견했어요!


책을 본따 만든거예요. 색깔이 모두 다르죠? 문이 다 열리더라고요. 우리는 그 안에, 책에서 문을 두드린 후 보았던 모습을 재현해주기로 했어요. 토끼들이 머물렀던 빨간 문 안에는 토끼들이 먹었던 당근과 상추를 토독토독 따(점선처리 된 교구) 넣어주었고요.


저 통은 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 이제보니 토끼들이 나오는 페이지에 깡통이나 뭐 냄비같은 것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두 개의 통을 채로 깡깡거리며 쳐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초록색 문 안에 있던 원숭이들의 장난감 방석도 만나보았어요. 앉아보고, 던져보고, 이렇게 누워도보고, 선생님과 주고받기도 하고요. 짧지만 즐겁게 놀았었네요.

 

세살백이 동화구연 수업이라고 해서 너무 단조롭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없진 않았는데 매번 수업마다 이렇게 몸으로 놀 수 있게 교구 및 소품을 준비해주셔서 회차가 거듭될수록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수업이에요. 

 

달라지는 활동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놀았기 때문에 있었던 일만 쭉 나열을 하자니 벌써 글을 끝마쳐야하네요. 

 

역시 준비해오신 활동지를 잘라 (크고 많은 걸 손으로 다 찢고 계셔서 가위 가져다드림) 해당 문 안에 넣어주는 활동을 했어요.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데 아마 책에 나오는 물건이나 가구등의 그림을 알맞는 곳에 넣어보는 거였을거예요.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원래 알고 있었어서 책 내용을 친숙하게 느낀 상태였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더 재미있게 오늘의 활동을 할 수 있었겠죠? 처음 보는 책이라 할지라도 선생님이 책을 한 번 읽어주고 시작을 하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다시한번,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었네요. 





이제 수업이 다 끝났어요. 오늘은 꽤 고퀄리티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했어요. 독후활동의 느낌이 정말 물씬 났거든요. 독후활동이 거창한게 아니라 책을 읽고 아이와 나누는 대화도 독후활동이죠. 그런데 이렇게 몸으로 놀며 경험하는 것도 아이에게 장기기억이 되어주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평소에 잘 해주지를 못해서 유달리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보유하고 있는 책이 아닌 건 아쉬웠어요. 제가 한 번 더 보여준다면 집중해서 볼텐데.. 얼핏 본 거지만, 다양하게 놀 수 있을만한 요소가 가득한 책 같아 보였어요. 혹시 보유하고 계시다면 물티슈캡이나 택배상자등을 이용하여 까꿍놀이겸 독후활동을 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건강이 몹시 나빠져 업로드가 늦어지고 있어요. 건강검진도 하고, 상담센터도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아껴주는 과정중에 있어요. 육아를 하면서 '나'도 잘 돌봐줘야지, 하고 마음만 먹었었는데 이번에 건강을 잃으며 뼈저리게 느꼈네요.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요.

날이 좋아서 매일 나가고 싶어요. 짧은 봄을 모두 잘들 만끽하고 계시나요?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하루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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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550만 부가 판매 된 <신데렐라 카니발>의 저자 인드레아스 프란체가 갑작스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뒤, 다니엘 홀베는 '율리아 뒤랑 시리즈'를 이어
받아 집필하게 된다.

범죄 미스터리 스릴러 전형은 특유의 몰입감을 독자에게 달콤하게 선사한다. 안드레아스 프란체의 글은 조금 더 잔혹하며, 글 솜씨가 상당하다는데 다니엘 홀베의 이 작품은 출간 즉시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는 현지 반응과는 다르게 '율리아 뒤랑 시리즈'를 알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실망스럽다는 평판을 받았다.

 

율리아 형사를 처음 접한 나는 그녀가 가장 비중이 높은 인물임을 처음 알았다. 많은 등장인물들의 내용 전개를 책임지느라 주인공이 병풍이 되어버린 느낌?
자신의 사건전담반을 비롯해 병드신 아버지를 돌보지 못하는 데에서 율리아의 갈등이 드러났지만 경찰청 동료인 프랑크의 딸 슈테파니의 집단 따돌림 사건과 그녀의 나체 사진을 올린 범인 찾기가 더 기억에 남는건 아쉬운 부분이다.

잃어버린 소녀들을 찾는데 주축이 된 두 형사는 하이에나 같은 연쇄X인범을 잡기 위해 밤낮으로 자기 자신과 싸운다.
잘못한 것이라고는 공원에 놀러 나온 것 밖에 없는 에바가 괴한에게 납치 당한 후 왜 쓰레기 봉투에 싸여 온 몸엔 범인의 침으로 범벅이 된 채 버려져 있어야 했을까.
자신의 지하실에 금발의 어린 소녀들을 감금해 온 범인은 의외로 그녀들을 탐하지는 않았다. 그는 성불구자였기 때문이다. 대신 코를 묻고 냄새를 맡다가 침을 적시고 잔인하게 죽인 뒤 관계를 하지 못하는 대신 받는 보상처럼 피를 핥아 먹었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신의 천재성에 반하는 육체의 열등감이 그를 미치게 만들어 버렸는지 모르겠다.

 

 

잔혹한 범인들의 표면적인 이유야 사람마다 각기 다르겠지만 열등감, 복수심, 비뚤어진 자기애는 언제나 공통적인 것 같다. 그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 건강한 사회에서 옳은 생각을 하고 살 수 있도록 개개인이 힘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갑작스레 떨어진 화장지처럼 끊임없이 출현하는 범죄자들을 매일 접하는 사람들도 새삼 위엄있게 다가온다. 작은 단서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추적해서 마침내 범인을 검거한 그녀의 직업 정신이 빛이 났고, 그런 그녀를 탄생 시킨 안드레아스 프란츠의 '율리아 뒤랑 시리즈'가 궁금해졌다.

제목부터 섬뜩한 작품들이 많아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찾아보는게 좋을 것 같아 기재하지 않겠다.
비록 이 작품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실망스럽다는 평판을 받았지만 독일에서는 무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었다.
다른 작품에서의 그녀를 만나면 혹자도 느낄 것이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집어 드는 독자의 마음을 안드레아스 프란츠가 알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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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 출생 유대계 미국 소설가 조앤 그린버그는 미국의 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고전작품을 많이 써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이 소설은 영화와 연극으로도 상영되어 베스트셀러로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인공 데버라는 정신분열증을 앓는 환자로 나오는데, 그녀를 둘러싼 가족과 병원 관계자 및 환자들의 행동이 매우 날카롭게 묘사된데에는 작가의 자전적인 작품이라는데 이유가 있다.

데버라는 '이르'라는 자신만의 세계에 만들어진 형태들에게 끊임없는 괴롭힘을 받는다. 그것들은 현실세계와 '이르'에 명확한 선을 그어두고 이곳이 더 편안하고 확실히 옳은 곳이라는 꼬드김을 반복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이르'의 세계가 있다면 그것은 엄연한 세계가 되겠지만 전 세계인 중 딱 한 사람, '이르'는 오로지 데버라에게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녀의 가족은 회색 벽의 이상한 소리가 나는 정신병원에 그녀를 집어넣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곳에서 그녀는 각자의 이유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의 앞 뒤가 맞지 않는 대화와 느닷없는 고함을 들으며 아주 천천히 그 곳에 적응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어느 날 데버라는, 큰 소동을 벌였거나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사람을 이전시키는 D동으로 옮겨지게 된다. 그 소동이라 함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는 피학적인 행동과 종잡을 수 없는 고성을 일컫는다. 자신의 세계에 꼼짝없이 갇혀버린 그녀의 탈출구는 어디일까?

 

프라이드 박사는 '이르'가 허구의 세계임을 확신시키는 동시에 그녀 스스로 본심을 입 밖에 꺼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르'와 타협한 것 같아 보였던 데버라에게 한낱같은 희망은, 현실 세계의 평범한 것을 나도 하고 싶다는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뜨개질과 같은 간단한 것. 교회에 다니고 싶다는 소망.

하지만 우리에게는 별 볼일 없이 여겨질 평범한 일상이 그녀에게는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실패하고 좌절해 병원에 다시 돌아온 그녀에게 만약 병원 관계자들과 박사 프라이드의 끊임없는 도움이 없었다면 그녀의 '이르'세계는 온전히 그녀를 잠식시켜 버렸을지도 모른다.
정신분열증은 스스로를 갉아먹는 병이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진실한 동정과 공감이 필요하다.
프라이드 박사가 보인 교류를 위한 노력은 환자를 담당하는 모든 병원 관계자들이 닮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내 주변에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없지만 언젠가 내 곁에서 정신분열로 고통스러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도 프라이드의 자세를 취하고 싶다. 

또,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사실 내게도 데버러같은 비밀 이르공간이 있다. 내게 즐거움을 주는 세계가 나를 파멸의 길로 끌고 내려가지 않도록 적당히 해야겠다는 무서운 경각심이 든다. 마음이 약하고 의지가 강하지 못한 내가 그녀와 같은 상황이 된다면 아마 나는 영원히 현실세계에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들어 오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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