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배추를 이용해 달팽이 집도 만들어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해 줄 생각으로 양배추를 미리 사다 뒀어요. 원래는 양배추 껍질을 하나하나 벗겨보는 것부터, 그러니까 재료 탐색부터 할 생각이었는데요. 아이가 양배추를 좀 거부해서 탐색은 살짝 만져만 보고, 건너 뛰었어요. 잘게 찢어 눈송이처럼 날려보는 것도 재밌었을텐데!


오늘도 저는 놀짱의 놀이박스를 이용했어요. 저번에도 놀짱이었는데 이번에도 놀짱이네요. 홍보대사 아니고요. 한 번 살 때 대량구매 해 놓으니까 필요할 때마다 이렇게 꺼내 쓰게 되네요. 저번 놀이는 국수를 활용한 놀이였는데,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첨부할게요.

 

국수 놀이! 부수고, 치대고, 카멜레온 만들고, 미끄러지고...

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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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배추는 제가 산 거예요, 저 꼬지는 구성품 중 하나였고요.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꼬지로 양배추를 콕콕 찌르며 놀더라고요.

참고로 양배추는 생양배추인데요. 저희 아이는 좀 만지기를 꺼려했거든요. 그럼 제가 눈치 빠르게 익혀왔었어야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금에야 드네요. 절반은 미리 익혀둘 걸.

 



그리고 제 아이디어는 아니긴 하지만 아이와 놀기에 양배추는 참 좋은 놀잇감이 아닌가 싶어요. 겹겹이 싸여있다는 특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고, 파나 양파처럼 알싸한 재료도 아니니까요.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다시 한 번 줘보고 싶어요. 반은 생으로, 반은 익혀서. 익힌 양배추 쫙쫙 찢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도안은 보시다시피 집이 없는 달팽이 세 마리예요. 저는 양배추를 반으로 뚝 잘라 하나는 찢어두고, 하나는 물감 묻혀 달팽이 집을 만들어 주었어요. 찢어서 얹은 것도 보이네요.

아이가 해야 의미가 있는거긴 하지만 물감을 보자마자 손에 묻히고 그림 그리기 바쁘길래요. 보여주고 흥미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할 뿐 강요할 순 없으니..


제 양배추 쫓겨났고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시겠대요. 저기 푸우 보이시나요. 푸우에도 아이가 멋드러지게 그림을 그려놨어요. 아무래도 미술에 소질있는 듯..

저는 양배추에 물감을 묻혀 만든 달팽이 집 위에 땡땡이 스티커 붙여 나름 장식도 해주었어요. 그래도 관심 1도 없더라고요.


좋아하는 게 되게 분명해요. 방문수업 할 때부터 물감만 보면 저 스스로 짜겠다고 손을 뻗곤 했었어요. 처음엔 제가 해주다가 오늘 놀이에서 좋아하는 건 물감 뿐인데.. 물감 놀이라도 실컷 해라, 그런 생각이 들어 아예 줘버렸답니다.

 


빨강, 노랑, 파랑 이렇게 세 가지 색상이 있었는데요. "빨강이랑 노랑을 섞으니까 주황색이 됐네?", "파랑이랑 노랑을 섞으니까 초록색이 됐네?" 이차색 개념을 알려주었어요. 기본색(다른 색깔을 섞어 만들 수 없는 색)을 서로 섞으면 다음과 같은 색들을 만들 수 있다고요. "세 가지를 다 섞으니까 검정색이 됐다!" 물론 이것도 빠지면 섭해서 놀란 척 하며 얘기해주었고요.


처참한 광경으로 보이지만 수다쟁이 저희 아이가 입을 꾹 다물고 몹시 집중하여 논 흔적입니다. 그리고 사실 물감 놀이 하는데 이 정도로 놀았으면 얌전히 논 편에 속한다고 생각... 아닐 수도 있어요. (자신없음)

아이는 물감을 손과 발에 바르고, 저에게도 팔을 달라고 한 뒤 물감을 발라주었어요. 손부터 팔까지 쭉쭉. "엄마한테는 하지마" 라고 말하기 싫어서 "우와, 미끈미끈하다" 로 대신했는데 그러길 잘한 것 같아요. 흐름이 깨지는 일 없이 몰두하여 즐겨주길 바랐어요.


찢은 양배추에 물감을 짜서 조물 조물도 해보았어요. (제가) 촉감이 뭐 좋은 편은 아니더라고요. 빳빳했다가 흐물했다가... 아이는 엄마의 마지막 발악(?)에도 불구, 끝까지 물감만 가지고 재미나게 놀았어요. 어떻게 놀았냐면요.

 



물감을 묻힌 손으로 당연히 손바닥 자국 내보았고요. (국룰) 갑자기 벌떡 일어나 손 잡아달라고 하기에 잡아주었더니, 도안 위에서 스케이트도 탔어요. 춤도 췄고요.

그리고 저에게도 굳이 발라주는 선심을 썼다고 했었잖아요, 근데 저까지 물감 칠갑을 하면 안될 것 같아 아이가 발라줄 땐 함께 놀다가, 아이가 다른 데 볼 때 물티슈로 빠르게 쓰윽 닦아내었답니다. 근데 그 광경을 우연히 본 아이가 저도 물티슈를 달라는거예요. 그러더니 팔과 손을 슥슥. 세 가지 색을 전부 섞어 검정색이 되어버린 팔에 물티슈가 닿으니 깨끗해지는 걸 보고 흥미로워 했어요. 그리고 새까매진 물티슈로는...

응가를 만들었어요. "이게 뭐야?" 라고 하니 "똥!"이라고... 어디서 봤어...?




끝나고나서는 바로 아이를 들쳐 업고 세면대로 갔어요. 물티슈로도 잘 닦이던 물감이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잘 안 지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오늘도 강제 목욕행.

포리시트를 까는 일부터, 목욕하고 아이 옷 입히는 일까지 이 모든 과정에 꼭 필수적인 게 있는데요. 그건 바로... 다름 아닌 엄마의 체력이에요. T_T 제게 오늘 체력이 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제 팔에 아이가 물감을 슥슥 펴바를 때, 엄마한텐 안 해도 된단 얘기 분명 나왔을 것 같아요. 정말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짜증을 내버렸을지도 모르고.. 쉬워 보이지만 쉽지 않은 놀이여서 자주 해주고 싶지만 저도 제 컨디션 먼저 살핀 후에 참 큰맘 먹고 해주게 되네요.

건강했으면 좋겠다...내가...

물감은 후에 커다란 전지에 짜서 온 몸으로 놀게도 해줘보고 싶어요. 어째 몸은 다 죽어가는데 하고 싶은 건 늘어만 가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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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업을 위해 찾아 온 친구는 바로 수박이에요. 이제 무더운 여름이다보니 저번주는 바람, 이번주는 수박- 주제가 시원하네요.

선생님은 준비해오신 음원을 틀고 노래와 간단한 율동을 보여주셨어요. 커다랗고 동그란 수박을 표현하기 위해 머리 위로 커다란 원을 그리고 그대로 내려와 아기를 가두기도 하고, 두 손으로 동그라미, 주먹쥐어 동그라미 등, '동글동글'을 이해하기 쉽도록 가지각색의 동그라미를 몸으로 표현해주기도 하셨어요. (그 과정에서 멀찍이 앉아있는 아이에게 다가와 교감하려고 노력하신 선생님께 감동 받았네요. 그냥 한 자리에 앉아 보여주기만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그러고보니 노크는 유독 벨크로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아요. 이 날도 수박 찍찍이를 붙이고 떼는 활동을 했네요. 그리고 무언가 다른 것도 붙였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안나요.

사진 속 아이가 두드리고 있는 악기는 스터드럼이에요.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말렛이고요. 말렛으로 스터드럼(스터실로폰드럼) 안을 휘리릭 하고 돌리면 부드러운 실로폰 소리가 나요. 들으시면 놀라실거예요. 정말 맑고 고운 소리가 나거든요. 왜 실로폰은 쨍하잖아요. 근데 이건 꼭 유리구슬이 굴러가는 것 같아요. 이 악기는 음악 수업에 종종 등장하는데, 아이가 흥미를 가지면 따로 구매하려구요.


아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라 두드리고만 있으니,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해볼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사진으로 봐도 저와 선생님 거리가 가까운게 느껴지시죠? 직업이지만 민망할 수도 있는데 개의치 않고 아이와 즐겁게 놀이하는 일에만 온 관심을 쏟아주시는 선생님께 정말 감사해요.

그리고 저는 사전에 선생님께 말씀을 드렸어요. 사진을 찍는 이유는 아이 일상을 기록하고 있어서이고, 찍을 때 선생님 얼굴이 나오지 않게 주의하겠다고요. 혹 얼굴이 나온 사진을 포스팅 해야 할 땐 스티커 처리를 하고, 업로드를 한 뒤 다 지우고 있어요. 또한, 사진을 찍을 땐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게 무음 카메라로 아주 빠르게 찍고 내려놓는답니다. 아이가 활동하는 모습이 귀여워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함께 찍히는 선생님 입장도 당연히 생각해야 하니까요.


이 날도 스토리텔링을 해주셨는데 빠르게 지나가서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보통 준비물은 선생님 재량에 따라 꺼내기도 안 꺼내기도 하는데 저희 선생님은 많이 꺼내시는 편이라 30분 동안 어떤 것들이 지나갔는지 다 외우기가 어렵네요. (하지만 수업 만족도는 최고)


초록색 동그란 펠트지에는 수박 줄무늬 찍찍이를 붙여 수박을 만들어 보았어요. 선생님이 줄무늬를 꺼내자마자 아이가 가져가서 스스로 만들어보려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가르쳐주지 않아도 앞으로 뭘 해야 하는 활동인지 알고 행동하는 것 같았어요.


사진 순서가 이게 먼저인데 크게 상관 없으니 언급하고만 넘어갈게요. 수박 줄무늬는 이 펠트지 안에서 꺼냈어요. 펠트지에 지퍼가 붙어있더라구요. 요즘 한창 지퍼에 한창 재미를 붙이고 있는 터라 이 역시 스스로 했답니다. 지퍼가 아니라 그냥 줄무늬를 붙여도 되었을텐데 섬세하죠.


수박 모양 드럼이에요. 수박 노래를 부르며 함께 두드려보았어요. 이건 롤리팝 드럼이랑 이미지만 다른게 아닐까? 생각해요. 드럼채도 같구요, 소리도 비슷해요.


그리고 이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다른 집은 어떻게 수업 했나 블로그를 둘러보았는데요. 수업 중 마음에 드는 교구를 구매하여 엄마표 악기 수업을 해주시는 분을 봤어요. 적극적이고 열의가 넘치는 분이라고 생각했네요. 악기 구매가 가능한가봐요. 그 분의 선생님이 이런 어머님은 드물다고 얘기 하셨다는데, 흔한 일이 아니라는 뜻이죠. 그래서 제가 선생님께 따로 전해 듣지 못했나봐요. (알았어도 인터넷으로 구매 했을 것 같긴 하지만..) 여튼 몰랐던 사실이라서 적어봐요.

또, 노크는 음원자체 제작하는데 마음에 들면 다운로드를 받을 수도 있답니다. (회원만 사용 가능) 하지만 저는 이제까지 다운로드까지 받고싶을만큼 좋았던 음원은 없었네요.

[음원 다운로드 방법]
1. '플레이스토어-비트플레이어'
2. 당사에서 발급한 아이디, 비밀번호 통해 에듀프라임 음원사이트 접속
3. 강의실 입장-현재 수업중인 단계의 음원 클릭
4. 다운받은 음원은 비트플레이어를 통해 재생가능


이야기가 샜네요! 수박인데 수박씨를 빼놓을 수 없죠. 수박씨 모양에 벨크로(찍찍이)가 붙어있어 아이가 쉽게 붙여볼 수 있었어요. 아쉬운점이 있다면, 평소 아이에게 수박을 먹일 때 먹기 편하도록 자른 수박을 가져다 주다보니 씨가 알알이 박힌 단면을 실제로 볼 기회를 만들어주지 못했다는 것이에요. 그림책으로 본 적이 있어 낯설진 않았겠지만 엄마인 저는 쪼끔 아쉬웠네요.


이건 리듬체조할 때 쓰는 리본 같이 생긴건데 수업 내용과는 무관하나 아이가 좋아해서 저도 좋았어요. 두 개의 리본을 마구 흔들면서 함박웃음을 짓더라구요. 수업은 이렇게 마무리 되었어요.





삼십 분이라는 수업 시간이 평소 같으면 아쉬워야 하는데 이 날은 알차게 놀았다는 생각이 들어 수업이 끝나도 전혀 아쉽지 않았답니다. 열정과 애정으로 아이와 교감하려 애쓰신 선생님 덕분이지요. 삼십 분이라는 시간이 아쉽지 않다고 느껴본 적이 처음이라 놀랐고, 다른 선생님들과의 역량차이를 느낄 수 있었어요. 저는 곧 이사를 가요. 너무 아쉬워요. 물론 그 곳에서도 아이는 다른 선생님과 수업하며 잘 놀겠지만 눈빛, 말투, 표정, 행동, 수업 방식 하나하나 다 제 맘에 쏙 드는 이런 선생님은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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