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먹을대로 우려먹은 코뼈 골절 시리즈가 드디어 마지막화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부목을 뗀 상태예요. 코가 이렇게 소중한 신체부위라는 걸 새삼 깨닫고 감사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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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 골절 수술 후기(비관혈적정복술) 2.

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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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뼈가 부러진 이유, 병원, 수술, 수면마취에 관한 이야기는 전편들을 참고해주세요.

1월 11일, 코에 솜을 잔뜩 집어넣고 집에 왔어요. 아무래도 코가 막혀 불편하긴 하더라고요. 하지만 각오하고 있었기에 입으로 숨을 후후 쉬어줬어요. 이 수술의 진면목은 마취가 깨고부터! 라는 살벌한 이야기들을 많이 들어서, 수술 후 3시간 후가 정말 두려웠는데요. 다행히 괜찮았어요.

근데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하니 목이 점점 칼칼해져왔고, 아직 몇 시간 안 지났는데 혓바닥이 마르고, 입술이 부르트는 걸 느낄 수가 있겠더라고요.

아직 하루도 채 안 지났다고...


삼일이 이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어요. 수술 후 첫날 밤은 언제 통증이 몰려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익숙하지 않은 호흡이라 잠을 10분 자고 깨고, 1시간 자고 깨고 했던 것 같아요. 목이 너무 건조해서 자기 전 침대 옆에 가습기를 준비해두었었는데요. 좀 도움이 되었어요. 하지만 가장 도움이 됐던 건 물, 이온음료. 새벽 내내 계속 물을 떠다마시다 힘들어서 이온음료 작은 걸 베개맡에 두고 깰 때마다 한 모금씩 마셨어요. 마침내 살 것 같더라고요.

2편에도 나오는 내용이지만, 잠에서 깬 다음 날, 그러니까 수술 다음 날도 저는 통증이 심하지 않았어요. 두통이 조금은 있었지만 참을만 했어요.

그런데 말이에요?


가습기를 너무 가까이 두고 자서 그랬는지 그만 감기에 걸려버리고 말았지 뭐예요. 코가 간질간질 하다 기어코 재채기가 엣취! 그런데 초반에만 조금 심했고 시간이 갈수록 코만 간질간질 했는데, 재채기가 잘 나오지 않아서 콧 속 가득 콧물이 들어차는게 느껴져 불쾌했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마침내 솜을 빼는 날.  


오후로 예약을 잡았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빨리 빼고 싶어 오전으로 시간을 바꿨어요. 그리고 치료실에 누워 의사 선생님을 기다리는데 문득 또 그 말이 떠오르더라고요. 솜을 빼는 것도 고역이라고! 솜을 빼는 내내 통증을 느껴야 한다고!

치료실에 들어온 선생님은 저를 보자마자 하는 말이 "많아 불편했죠" 였어요. 생각보다 괜찮았단 답변에 놀라신 듯 보였고요. 그 후 코 안에 식염수를 넣고, 본격적으로 솜을 빼기 시작했습니다.

"나올 때 조금 불편할 수 있어요."  


두 눈을 질끈 감고 꾹 참아보기로 했어요. 느낌이요? 코에서 병아리 한 마리가 나오는 것 같았어요. 뱀이 나오는 것 같기도 했고요. 코로나 검사를 계속 받고 있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근데 하필 또 콧구멍은 두 개라 그 통증을 두 번 느껴야 했네요.

 



하지만 이 또한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3일동안 너무 답답했어서 빼면서도 무엇보다 개운하단 생각이 지배적으로 들더라고요. 솜을 빼고나서 코피는 나지 않았어요. 다른 블로그 글들을 보면 코피가 멈추지 않았다, 코피가 하루이틀 갔다, 란 말이 많이 보이는데 저는 코피 한 방울 맺히지도 않았어요. (순간, '이 모든 건 20년 무사고 의사 선생님의 의술 덕분인가..?' 싶은 생각까지)

코를 솜으로 꽉 막아놓았을 때 여러모로 답답했지만 그 중 냄새를 못 맡는다는 것. 음식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느낄 수 없다는 불편함이 미치게 답답했는데 솜을 빼고 병원을 나오자마자 보상심리가 폭발해서 그 앞 포장마차에서 바로 떡볶이를 사먹었답니다.


이제 남은 건 부목을 떼고 코뼈가 잘 붙었는지 마지막 검사를 받아보는 것만 남았어요. (부목은 4일 후 저 혼자 떼라 하셨고, 마지막 검사는 10일 후에요) 과연 코뼈가 잘 붙었을까요?

코뼈는 한 번 부러지면 이전보다 더 잘 부러진다고 해요. 육아를 하면서 아이에게 안 맞을수가 없는데 각별히 제가 더 조심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여러분도 육아 하면서 몸 조심 하세요. 다치면 몸도 마음도 아, 어쩌면 저처럼 아까운 쌩돈 나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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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코뼈 골절 됐는데도 블로그 포스팅 할 생각에 마냥 신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요. 진짜 불편하고 답답하고 힘들어요. 이 글을 처음 읽으신 분들은 무슨 영문인지 의아하실거예요.

3살 아기 뒷통수에 맞아 코뼈가 골절 됐어요. 이 글은 수술 당일 일어난 일을 정리한 것이고요. 이 전 상황이 궁금하신 분들은 1탄을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3살 아기에게 맞아 코뼈 골절돼 수술한 사연 1.

미리 밝히자면 아직 수술은 안 했고요. 지금 아기가 자고 있는데 깨면 남편한테 맡기고 다녀오려고요. 아, 무서워 죽을 것 같아요. 출산도 했으면서 웬 엄살? 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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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탄에 미처 하지 못한 말들이 있어요. ✔
• 코뼈가 부러졌다면 어린 아이들인 경우 뼈가 빨리 붙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술 하는 것이 좋고요. 성인의 경우 2주를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 저는 입원하지 않고 당일 귀가 했어요.



성형외과에 다녀왔어요. 현재 저는 코 안에 빵빵하게 솜을 넣어둔 상태고, 부목을 고정시켜 둬 이 몰골로는 도저히 집 앞 마트도 갈 수 없을 지경입니다.

수술은 5시 30분으로 잡았어요. 그런데 제 이전 타임 수술이 좀 길어지는 탓에 7시 15분에 들어가게 됐네요. 기다리는동안 얼마나 무서웠는지 아시나요? 인터넷에 있는 코뼈 골절 후기 글은 모조리 다 읽은 것 같아요.

병원복으로 갈아입고 대기하고 있다가 수술 후 처치에 관한 간단한 안내를 받고 결제를 먼저 했어요. 80만원. 그러다 호출이 와서 일단 상담을 먼저 받고, 수술실로 갔답니다. 아으... 언제 와도 무서운 수술실.

저는 국소마취와 수면마취 중 수면마취를 하기로 했어요. 5분 정도로 끝나는 간단한 수술인데 저는 그 5분이 너무 공포스러울 것 같았거든요. 소리도 다 들리고.

 



수술실 침대에 누웠어요. 제 몸을 꽁꽁 묶으시고 혈관 찾아 주사를 놓아주시려 하는데 찾기가 힘드셨나봐요. 두 분이서 끙끙대는 모습을 누워서 바라보고 있자니 무서움이 배가 되서 '그냥 휜 코로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설핏 들더라고요. 콧털을 제거해주신다고 무언갈 콧 속에 쑤욱 집어넣어 위잉~ 돌려주시고, 그 다음에 또 뭐가 들어왔는데 이건 설명을 안 해주셨어요. 저도 물어볼 정신이 없었고.

수면마취는 처음 해봤는데요. 주사 놓자마자 1초만에 잠이 든대요. 저는 주사를 맞고 한 몇 초 가량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 어느 순간 잠들었어요. 그리고 눈을 떴을 때...

"대발이 읽어줘야 돼.", "안 읽어주셔도 돼요."

수면마취 깨면 헛소리 한다고들 하잖아요. 저는 그러지 않을거란 근거없는 확신이 있었는데 개뿔... 대발이는 웬 놈의 대발이야. ㅠㅠ 근데 왠지 느낌상 그 말이 제가 한 첫 마디가 아닐 것 같더라고요.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전부터 나불나불 거렸을 것 같은 느낌...

 

끝났나요...?


수술이 끝나고 나오니 7시 30분이었어요. 15분 걸린거죠. 7시 15분에 수술하러 들어갔으니까. 시간은 엄청 짧죠? (길었어도 수면마취라 아무 느낌 없었겠지만)

거울을 봤어요. 꼭 미용 목적으로 코 높인 사람 같더라고요. 마스크로 코 절반 정도를 폭 덮고 택시 잡아 집에 왔습니다.

수면마취는 3,4시간 후에 깬대요. 저 각오하고 있었어요. 인터넷에 코뼈 골절 수술 받으신 분들 후기 보면 정말 이세상 아픔이 아니었다고, 얼굴을 땅에 들이박는 통증이 몇 시간 내내 이어진다고 하셔가지고. 저 정말 겁 많이 먹었거든요. 근데요...

제가 약을 잘 챙겨먹고 활동을 아예 하지 않아서였는진 모르겠어요. 수면마취가 깨고도 남았을 새벽이 되어서도 코가 답답해서 숨을 못 쉬어 잠을 못 자겠는 것 빼곤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코를 막아 놔서 눈, 귀, 치아, 두통으로 고생할거라고 의사 선생님이 미리 언질을 주실만큼 분명 아픈 수술인 건 맞는 듯 한데요. 사실 제가 편두통이 있어요. 심해요. 그래서 오늘 병원 갈 때도 머리 부여잡고 갔어요. 그 통증이 수술 끝나고나서도 지속되어 이게 편두통 때문인지 수술 때문인지 분간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다른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을 보면 두통은 어느 정도 수반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지금 가장 답답한 건 입을 다물면 죽는다는 공포.

폐쇄 공포증까진 아닌데 저는 잠수도 무서워서 못 하고, 장난으로 코 몇 초 막고 있는 것도 무서워 해요. 이 상태를 3일동안이나 유지해야 한다니... 어제 수술 하고 오늘 겨우 1일차라 막막하고 답답하네요.

아, 아이요? 남편이 일 안 나가고 봐주고 있어요.

 



수술 후 마취가 깨면 그 때부터 지옥 시작이라고 하는데요. 의사 선생님도 그래서 "이 수술 상당히 아파요." 라고 하셨던 것 같고요. 수술한 날 밤, 그러니까 마취가 깨고부터 그 다음날까지가 딱 고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저같은 사람도 있으니까 너무 겁 먹지는 마세요. 약 잘 드시고, 약으로도 통증을 참을 수 없다 싶으시면 타이레놀 사서 드세요. 시간 간격이나 이런 거 없이 같이 먹어도 된다고 하셨어요.

빨리 솜 빼고 싶네요. 다음 글은 솜을 빼기까지 있었던 일! 그리고 솜을 빼고 나서 있었던 일 등을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

Ps. 아기 박치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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