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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에서 주 1회 상담 받고 있어요. 본문

엄마의 사생활/🎨 나의 일상

심리상담센터 '헬로스마일'에서 주 1회 상담 받고 있어요.

유하우스 2022. 4. 27. 23:59


육아 외 짬날 때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데 시간을 다 써버려서 요즘 블로그에 글을 자주 올리지 못했어요. 아래의 글은 얼마 전에 쓴 것인데요. 다시 읽어보니 참으로 처참했네요. 지금은 어린이집을 알아보는 중입니다. 심리상담은 주 1회씩 받고 있고요. 정말 정말 받길 잘했다고 생각해요.





육아우울증이 극에 달했다. 요근래 나는 아이만 보면 그냥 운다. 머리를 부여잡고 땅에 머리를 처박고 흐느껴 운다. 그런 나를 보고 아이는 '엄마 엄마'. 그 소리에 나는 더 미칠 것 같다.

아이가 요즘 변한 것 같다. 원래 그러지 않았는데 꼬집고, 빼앗고, 던진다. 내 주위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얘기 한다. 그냥 어린이집엘 보내라고. 나는 아이가 말이 트이고, 학대가 나쁜 짓이란 걸 인지할 수 있을 때, 그리고 그걸 내게 얘기해줄 수 있을 때 보내고 싶다.

그런데 오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고 있는 게 학대잖아.'

그래서 대기도 걸어두지 않았던 어린이집 리스트를 쭈욱 정리해보았다. 하지만 잔인한 영상들이 차마 원에 전화까진 걸 수 없게 또 발목을 잡았다. (어지간히 충격 받았나보다..)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전가하는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나쁜 부모라고 생각한다. 그걸 알면서도 나는 오늘 아침 또 아이 앞에서 울었고, 힘든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보였다. 남편과 교대하기 전, 아이와 나의 오롯한 그 시간. 그 시간을 버티는게 힘들다. 아이가 혼자서 화장실에서 놀 때 그 앞에서 나는 또 이 자리에서 통째로 사라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염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다행히 시간은 갔다. 남편과 교대를 하자마자 나는 상담센터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잡았다.

 

 

헬로스마일


매체에서 보아 이미 알고 있던 곳입니다. 유명한 곳이죠. 아이와 남편 데리고 놀이, 양육태도검사 받아보려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곳이에요. 그런데 전화로 직원분이 제 상태를 들으시고는 오늘은 어머님 혼자 오시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일단은 혼자 가게 되었어요.

도착

 


도착하자마자 해야 하는 일은 설문지를 작성하는 것이에요. 대답해야 할 문항이 많았고 허투루 쓰면 안될 것 같아 집중해서 쓰고 있는데, 그런데 시간이 좀 지연됐었던 모양이에요. 남은 이야기는 들어가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하여 절반 정도까지 적고 제출 했어요.

 

첫 상담

 


초반, 선생님은 분위기를 풀어주려 노력 하셨어요. 그리고 말이 많지 않은 제게 이야기를 이끌어내시려 날카롭고 부드러운 질문들을 던지셨는데 역시 처음이라 전 조금 경직이 되어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말을 잘 못 해도, 말귀를 못 알아먹어도(?) 이해를 해주셔서 마음이 점차 편해짐을 제가 느꼈어요.

그런데 저는 분명 육아가 힘들어서 방문을 한 거였는데 정신을 차리고보니 과거의 저를 만나려는 노력을 하고 있더라고요. (제 육아가 힘든 이유는 제 마음가짐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죠.) 선생님은 '육아, 이렇게 저렇게 해보세요.'가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추셨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몇 번이나 눈물을 쏟을 뻔 했답니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 앞에 눈물을 비추다니.. 아직까지도 얼떨떨하고 신기해요.

웃기도 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내가 말을 하지 않았는데 내 생각과 감정들을 읽으시는건지 아주 쬐끔 무서울 때도 있었어요.

그렇게 저는 제 내면아이를 만나는 일에 집중을 해요. 어릴 때 지쳐서 쓰러진 채 내내 눈 감고 있던 아이가 다시 한 번 기회를 줄 것 같은 느낌이라 조심스럽고, 설레고, 벅차올랐네요. 저는 평소 명상을 통해 제 내면아이를 만나려 노력해왔어요. 그런데 전문가가 예상치 못한 질문으로 사고의 확장을 도와주면 확실히 크게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 부분에서 방문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또 기억나는 건, 제가 괴로워했던 과거 그 시간에 제가 느낀 감정을 제 입으로 말해보는 거였는데요. 그거 생각보다 어렵데요? 내 감정을 얘기하는 것 뿐인데. 평소에 내가 얼마나 내 감정을 무시하고 살아왔는지, 도대체 누구를 위주로 살아온건지 후회가 되고 스스로에게 미안함을 느꼈던 순간이었어요.

상담이 끝나고 밖으로 나와 길을 걷는데, 여운이 진하게 남아서 생각에 깊이 잠기게 되더라고요.

상담 초반에

 


유비오맥파라는 스트레스, 혈관 나이 측정기로 검사를 하나 했어요. 근데 꽤 심각한 결과가 나왔네요. 저 초기 부정맥도 아니고 아주 심한 부정맥이었어요. 혈관 건강 지수도 매우 안 좋았고요.

정말 몸이 안 좋아서 육아가 더! 더! 힘들었던 거예요. 선생님께서 이건 남편에게 따로 얘기를 해주어야 할 것 같다고 하셔서 한 번은 남편이 같이 동행해 상태를 전해 들었어요.

상담을 받고 나서 든 생각

 


현재까지 딱 3회 상담을 받았어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는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는 신호를 줄 때 방치해선 안 되겠다고요. 마음이 아프면 몸도 아프잖아요. 몸이 아프면 마음이 아프고. 어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인 것 같아요. 저는 건강검진도 가야 하고, 상담센터도 가야 하고 아주 바쁘네요 바빠.

그리고 비밀을 유지해줄 수 있는 심리 공부를 깊이한 전문가에게 털어놓고 도움을 받음이 중요함을 이번에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아직은 생각을 잘 전달하는 연습이 덜 되어 그건 좀 답답해요. 하지만 하다보면 늘겠죠? 지금은 그 공백을 선생님이 다 채우고 계셔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육아가 너무 힘들어서 찾아간 상담센터. 선생님과 남편,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앉아 얘기를 나누면서 아이는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드디어 제가 확정을 지었어요. 육아가 조금은 편해지겠죠?

참, 이 얘기를 빠트렸는데 다면적인성검사 mmpi도 제출해서 나온 결과지를 보고 하나하나 설명을 듣고 있어요. 600문항 가까이 되어 할 땐 힘들었는데 다 하고 나온 결과를 보니 충격적이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복잡한 마음이 드네요. 허허. 깨알같이 mbti도 물어보셔서 알려드렸습니다.

 

저의 불안한 내면과 트라우마는 천천히 치료를 할 생각이에요. 아이를 잘 키우려면 내가 잘 서 있어야 하는거니까. 나를 위해서도, 아이를 위해서도. 이제 제 자신이랑 친하게 지내려고요. 진지하게 상담에 임해보려 해요.

끝으로, 어떠한 이유로 마음이 아프신 분들, 정신과 도움을 받으시거나 저처럼 상담센터에 가보세요.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안아주고 위로를 건네면 내 어린 아이도 힘을 낼 테니까요. 좋아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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