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두 돌이 다 되어 가는데 이제야 국수 놀이 해주네요. 꼭 해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전 돌 전서부터 "꼭 해줘야지!" 벼르고 있던거였거든요.

큰 맘 먹고 했어요. 근데 이거 마음에 여유가 없을 때 시작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저는 이 날 아침 기운이 좀 있어서 놀이 박스 뜯어 셋팅 해준거고요. '설마 던질까?' 싶었는데 역시 던졌... 그 순간 저에게 너무 힘든 시간이 될까봐 걱정 많이 했어요. T_T (엄마 멘탈 관리도 육아의 일부분이라고 생각)

하지만 오전에 원샷 때린 스벅 커피가 에너지를 만들어 주었는지 다행히 그 모습도 예쁘더라고요. 헤헤. 저도 재미있는 시간이었답니다!




놀이 이야기 할게요! 앞서 언급했듯 저는 이번에도 놀짱 놀이박스를 이용했고요. 이 회차의 구성은 '포리시트, 색국수, 투명캡슐, 카멜레온 도안, 물감' 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시트 깔고 생면 부러뜨리기 전에, 국수 삶아 둬야 해서(흐름 끊기지 않게) 아이에게 "세이펜으로 대발이 읽고 있을래?" 라고 했더니 책 절반을 다 바닥에 내려 놓고 읽고 있었어요. 아요, 이뻐라.

놀짱에서 제공한 국수는 두 개 였어요. 하나는 일반 국수, 하나는 색국수. 그런데 저는 색국수가 좀 단단해보여서 색국수를 삶고, 부러뜨릴 때는 일반 국수를 주었어요.

 



삶아진 국수는 잠시 대기하고, 생면을 가지고 먼저 아이와 놀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부러뜨리기부터!

살짝만 잡아도 쉽게 으스러져요, 아이 힘으로도. 근데 좀 아파요. 주의하세요. 보기에도 날카로워 보이지 않나요? 생각지 못 한 건데 놀랐어요.

다행히 아이는 소면 하나 하나를 잡고 천~천히, 섬세한 손동작으로 부러뜨려 따가워 하거나 아픔을 느끼진 않은 것 같지만요, 혹 아이가 이 활동에 흥미를 보여 발로 마구 밟고 싶어하기라도 했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밟아보기도 했지만 스스로 조금씩 잘근잘근 밟더라고요)

사진의 왼쪽은 장난감 전자레인지인데 아이가 가져왔어요. 이 안에 넣고 위이잉 돌려줬네요. 요즘 참 역할놀이를 좋아해요.


옷이 달라졌죠? 네, 다른 날이에요.

국수 부러뜨린 날, 아이가 너무 재밌었는지 막판에 국수를 집안 곳곳에 다 던지더라고요. 크헉🤦‍♀️ 밖으로 던지면 안 된다고 몇 번 일러주다가... 그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더 집어던져서 바로 씻으러 갔어요.


여튼 이 날은 바로 어제에요. 놀짱에서 제공하는 국수 양이 좀 적은 것 같아 저희 집에 있는 국수도 좀 얹어 삶았고요. 저는 포리시트를 깔았는데 놀이매트가 있다면 그걸 더 추천드립니다! 저희 집에도 있긴 있는데 사이즈가 애매한 것, 이미 다른 것이 들어 있는 것들이라 저는 어쩔 수가 없었어요.

 



자, 이제 국수를 만져볼게요. 가져온지 채 일 분도 지나지 않아 면끼리 다 다닥다닥 붙어 물을 부어주어야 했어요. (첨에 넘 당황했네요. 나중엔 아예 물을 옆에 갖다두고, 너무 마르면 조금 부어주고, 또 부어주고 했답니다)

아이는 처음에 신기해 하는 듯도 했고, 조심하는 듯도 했는데 -


얼마 안 있어 재미있게 놀았답니다!!

이건 국수에 물감을 섞어본 거예요. 파랑, 빨강, 노랑. 물감을 섞었을 때부터 본격적으로 즐거워 했던 것 같아요.

먹어보려 하진 않았냐고요? 네, 먹으려 하더라고요. 그런데 먹기 전 '먹어도 되나?' 눈으로 제게 묻기에, 안 된다고 하니 그 다음부턴 먹으려 하지 않았어요.

사진엔 없지만 그릇과 포크도 갖다줬어요. 아이는 손으로 그릇에 국수를 양껏 담아 제게 주었고, 저는 포크로 파스타 먹는 척을 했어요. 아이에게도 권하니 아이 역시 "암냠냠" 하며 맛나게 먹어주더라고요.


이건 카멜레온 도안이에요. "무슨 색깔로 꾸며볼까?" 라고 얘기를 하기도 전에, 아이가 국수를 돌돌 말아 카멜레온을 꾸며주어서 저 넘 놀랐고요. (22개월은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나봐요)

카멜레온에 흥미를 보였다면 국수 놀이가 끝나고 책을 보여주었을건데, 그다지 큰 흥미는 보이지 않아서 그러지는 않았어요.


이제 국수에 대한 경계가 완전히 허물어졌는지 저 스스로 먼저 올라와 발로 국수를 밟아보데요. 그런데 제가 중간 중간 부어준 물 때문인지, 조금 미끄러운 듯 했어요. 그래서 제가 손을 잡아주었고, 아이는 제 손을 잡고 신이나서 엉덩이 씰룩씰룩 춤도 추었었네요. 몇 번씩 엉덩방아도 찧었지만요. 울지 않았고, 재미있어 보였답니다. 🥰


그러나...

국수를 부러뜨리던 날처럼 시간이 좀 지나자 삶은 것도 밖으로 던져버리기 시작했어요. T_T 아시죠.. 삶은 국수 던지면 찰싹 하고 붙는 거... 그것도 벽이나 바닥에 던지는 것도 아니고, 블록 상자, 교구장에 던져 그 때 '오늘의 놀이는 여기까지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그만 목욕하러 갈까?" 생각보다 기다렸다는 듯 바로 "응!"이란 대답이 돌아와서 좀 당황했지만, 그런 아이를 꼭 끌어안고 저는 화장실로 곧장 직행. 놀이는 그렇게 함께 목욕을 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팁이랄 것 까진 없는데요. 다음에 국수 놀이를 또 해주게 되면 전 꼭 놀이매트를 이용할래요. 포리시트 위에서 하니까 아이가 밖으로 나갈 것 같을 때 저도 모르게 제지를 하게 되서 그게 영... 놀 땐 흠뻑 빠져서 놀게 해주고 싶은데, 그게 별로더라고요. 옷 더러워져도 되니까 매트 안에서 눕고, 구르고, 그렇게 놀게 해주고 싶어요.

역시나 오늘도 길어졌네요. 귀한 시간 내어 방문해주시고,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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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미술에서 일반회화인 그리기보다 중요한 것이 입체 조형활동이에요. 외국의 많은 초등미술 교과과정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입체 조형활동으로 이루어져있어요. 만지고, 자르고, 붙이는 유기적인 조형활동은 생각을 키우는 아주 중요한 요소니까요. 미술을 통한 교육(Education through Art)에서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상장 하나 더 받는 것이 아니라 입체조형 활동에 의한 창의성계발이나 공간지각력을 키워주는 자기계발이에요. 브레인아트는 그리기와, 차별화된 조형미술 프로그램의 최적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18개월 아기는 아직 소근육의 미발달로 의미 없는 불규칙한 선을 그리기 시작하는 단계인데요. 현재 받고 있는 퍼포먼스 미술 수업이 그런 과정을 즐기는 수업이거든요. 그런데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잘 따라가다보니 엄마 욕심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프로그램을 하나 더 추가해도 될 것 같았어요.

처음부터 브레인아트를 하려고 맘 먹었던 건 아니고, 제가 아는 모든 업체에 전화를 했는데 아쉽게도 제가 사는 지역은 전부 대기를 해야 한다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능한한 빠른 수업이 가능한 곳을 찾고 찾다 알게 된 곳이 이 브레인아트에요. (처음엔 사전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약속을 잡게 됐어요. 수업이 다 끝나고서야 부랴부랴 알아보고 공부 했네요)

상담 할 때, 수업 받는 아이 중 가장 어린 아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봤어요. 보통 두 돌이 지난 친구들이지만, 18개월이어도 말귀만 다 알아들으면 수업이 가능하다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갑다 하고 맘 놓고 있었죠.


(저와 아이, 선생님은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였고 선생님은 집에 오자마자 가장 먼저 손을 씻으셨어요.)

저는 선생님들이 손을 씻고 거실로 들어오실 때 기운을 민감하게 눈치채는데요. 시작부터 어째 불안하더라구요. 선생님은 아기를 보고 반가워 하지 않고 오늘의 수업에만 관심이 있으셨어요. 아니나다를까 아이는 곧장 울음을 터뜨렸네요. 아이가 이제까지 겪어 왔던 선생님들은 주로 눈을 보고 웃으며 인사하는 일이 가장 최우선이었는데, 평소답지 않게 굳은 분위기를 아이도 느낀 것 같아요.

선생님이 수업만 잘하면 됐지? 라고 하기엔 18개월은 너무 아기잖아요. 왠지 아이를 예뻐하는 분이 아닐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수업 전부터 걱정 됐어요.

안고 달래 겨우 진정된 아이를 앉히고, 여하튼 수업은 시작되었습니다. 물풍선과 물감, 뭘 하려는 걸까요?


일단 물감통에 물감을 짜보았어요. 다행히 아이에게 기회를 주셨네요. 짜낼 힘이 없으면 함께 해주시고, 낑낑거리며 힘들어 하면 괜찮다는 등의 격려 말씀도 해주셨어요.


활동은 짜낸 물감에 풍선을 콕 찍어 도화지에 묻혀보는 일이었어요. 아이는 어떤 모양이 찍혔는지 유심히 쳐다보지 않고, 크게 흥미를 보이지도 않았네요. 선생님은 찍은 그림으로 애벌레를 만들어 볼 생각이셨대요.


애벌레고 나발이고 18개월은 물감을 치대는걸 가장 좋아해요. 윗 쪽의 동그라미는 선생님이 찍으신거고, 아이는 사진과 같이 손에 물감을 묻히고 촉감을 즐기기 바빴어요. (원래 난화기(2~4세) 아이들은 낙서식 표현으로 결과보다 과정을 즐겨요. 요맘때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에요.)

 



선생님은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셨네요. 아이가 멋쩍을까봐 일부러 제가 아이에게 말을 걸 정도로. (원래 수업할 때 저는 한 마디도 하지 않거든요.) "선생님은 참 조용하시네요." 라고 하니, 현재로써는 무언가를 만들기보다 재료 탐색에 흠뻑 빠져있는 것 같으니 존중해주고 싶다고 하셔서 조금 더 지켜보기로 했어요. 일리 있는 말이니까요.


선생님은 물감을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여러 번 더 짜주셨어요. "물감 더 짜줄까?"
그리고 손으로 문대 사라졌지만 형태가 있었을 적엔 애벌레였던 것을 가리키시며, "이거 뭐야?", 풍선을 가리키시며 "이거 뭐야?", 물감을 가리키시며 "이거 뭐야?"…

"아이가 말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셔서 대답을 해드렸는데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대답을 자꾸 요구하셔서 머리가 아파왔어요. 노란색 파란색 물풍선을 양손에 들고 "어느 쪽이 파란색이야?" 라는 질문까지는 괜찮았는데 말예요. 이런 부분에서 18개월 아기 발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신 것 같단 생각이 들어 아쉬웠어요.

 



아이는 엄마도 선생님도 쳐다보지 않고 오롯이 물감에만 집중했어요. 자기 손이 스칠 때마다 하얀 도화지가 칠해지는게 신기했는지 여러가지 색깔이 합쳐져 짙은 하나의 색이 되는게 신기했는지 매우 몰입했더라구요.


손이 온통 물감 투성이여서 씻고 왔어요. 이번에는 풍선에 그림을 그리고, 스티커를 붙여보고 있어요. 스티커는 아마 눈, 코, 입이었던 것 같은데, 풍선이 얼굴이고 그 위에 표정을 자유롭게 만들어보도록 하는거예요. 그리기는 좋아하는가 싶더니 금세 펜을 놓고 스티커도 별 관심 없더라구요.


이번엔 풍선에 찢은 종이를 붙여보고 있네요. 아이는 끈적끈적한 풀에 온관심이 다 쏠렸어요. 풀은 볼 때마다 신기한가봐요. 선생님이랑 저는 내버려뒀어요. 재료를 탐색하고, 그 재료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이루어진 후엔 시키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무언가 해보려 할테니까요.


하지만 이 날은 그냥 풀만 만지다 또 손을 씻고 왔어요. (이 날 손만 한 세 번 씻은 듯) 이번에는 도화지에 사람 얼굴을 그려주시고, 원하는대로 스티커를 붙여보라고 하셨는데 아쉽게도 하트 스티커에 큰 흥미를 갖지 않아 그려주신 얼굴에 마구그리기만 한 후 펜을 놨네요.


이 때쯤, 이제까지 계획했던 결과물을 만든 게 하나도 없다보니 선생님도 '니 하고 싶은대로 해라'라는 느낌이긴 했는데, 교사니까 어느정도 방향은 제시해주셨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네요. 재료 탐색할 시간을 주고 자유 의지를 존중하는 것은 좋지만, 이게 까딱 잘못하면 방치가 되는건데 선이 좀 넘어갔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제 뭘 해야 할 지 모르는 아이를 대신해 제가 '다른 놀이는 없나요?' 라고 여쭤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등장했어요.


하지만 조금 그리는 듯 하다 이번에도 역시 손으로... 물감을 달라고 해서 쭉쭉 짜낸 다음 신나게 손으로... 이제까지 이런 물감놀이를 많이 해왔던지라 사실 아이와 저는 익숙했는데 선생님은 걱정이 많아보이시더라구요. 수업은 이걸로 끝이에요.





선생님은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이가 현재 받고 있는 다른 수업을 계속 받고, 브레인아트는 후에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하셨어요.

 



저는 5세 이상 아이들을 대하는 것처럼 저희 아이를 대하셔서 평균 몇 살의 아이들을 주로 가르치시느냐고 여쭤보았어요. 6-7세 아이들을 가르치시고, 이제까지 가장 어린 아이는 24개월이었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오시기전 저희 아이 나이는 알고 오셨을텐데 "많이 어리긴 하네요." 라뇨. 상담할 때 수업이 가능할 거라고 해서 시작한건데. 그래서 제가 느낀 아쉬운 점을 모두 말씀 드렸어요. 그리고 선생님이 돌아가신 후 곧바로 지사장님께 전화드리니 다음 주 다른 분을 보내주신다고 하셨네요. 선생님들 스케쥴이 안 되면 직접 오시겠다구요.

어떤 프로그램이고 분위기인지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수업을 진행한 제가 놀랄 자격이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다음 주 수업을 한 번 더 받아보고 결정 하려 해요.

  참고로 저희 아이가 진행 한 프로그램은 쁘띠플레이(Petit Play)에요. 탐색놀이에 의한 퍼포먼스 미술이구요. 2세 이상 유아를 위한 오감발달 놀이미술 프로그램입니다.  


순서대로 쁘띠아트(3세 이상 유아 대상), 아트플레이(4세 이상), 토드아트(5세~9세), 키즈아트(7세~11세), 아이아트(9세~13세), 주니어아트(12세~15세), 주니어프로(14세~성인)가 있어요.

수업료는 주 1회, 한 달 15만원이구요. 이건 지사마다 다른 듯 해요. 수업 시간은 40분이에요. 이건 연령에 따라 추가로 선택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단 다음 주 수업이 확정이라 받아보고, 지금 하고 있는 방문미술이랑 무엇이 다른지 포스팅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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