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스타필드 홍보대사처럼 주구장창 한 장소에 대한 글만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워낙 대형 쇼핑몰이다보니 목적했던 한 두 곳만 갈 수가 없었어요. 풍원장은 아이와 물놀이 하러 가기 전, 배를 든든히 채우고자 방문 했던 곳이에요. 아무래도 아이가 19개월이다보니까 매운 음식이나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은 먹을수가 없어서 갈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라 폭풍 검색을 해서 찾아낸 곳이랍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괜찮았어요. 다음에 스타필드에 또 가면 재방문 의사도 있어요.

 


아, 그런데 후기가 살발하네요. 제 생각과 너무 달라서 신기해서 좀 읽어보았는데 8할이 알바생 욕이었어요. 진짜 무지하게 불친절하다구요. 그 외에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제가 놀랐던 이유는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인데요. 후기가 이렇게 분노에 차있는 것들을 보니 문득 제가 운이 좋았나 싶기도 하네요. 음…. 일단 시간 순서대로 기억을 좀 더듬어볼게요.


풍원장은 입구에 대기하실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직원이 들어오셔서 착석하라고 안내를 해주어야 들어가실 수 있답니다.

근데 이건 밥을 먹는 와중에 알게 된 사실이고 저는 뭣모르고 그냥 밀고 들어갔어요. 직원분이 메뉴판이 올려진 곳 중에 앉으면 된다고 해서 저는 창가 쪽에 앉고 싶었지만, 사람들이랑 비교적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까 제가 알바생이 불친절하다는 리뷰가 많았다고 했었잖아요. (특히 카운터 남자분, 타투 있는 여자분) 근데 제가 자리를 잡자마자 아기 의자를 가져다주고, 아이에게 한 열 번쯤 인사를 해주셨던 눈 마주칠 때마다 인사를 해주셨던 그 분이 설마 그 분이 그 분인가 저는 믿기지가 않는데요. 그 분이 카운터를 보셨거든요.

아이한테 인사는 물론이고 밥 먹는 내내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도 계속 아이의 애교를 따라해주셨어요. 친절하기도 했었고요. 무지하게 불친절한데 아이는 예뻐하시는 분인걸까요? 여튼 저는 그랬네요.



개인적인 얘기는 그만하고, 이제 메뉴를 주문해볼게요. 보시다시피 메뉴로는 조개 미역국 정찬, 소고기 미역국 정찬, 가자미 조개 미역국 정찬, 활전복 조개 미역국 정찬이 있어요. 이 중에 대표 메뉴는 조개 미역국과 소고기 미역국 정찬이래요.

저는 소고기 미역국 정찬을 주문 했어요. 밑반찬이 나오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나온 미역국은 팔팔 끓고 있진 않았지만 뜨겁게 나왔습니다. 밑반찬은 잡채, 장조림, 깻잎, 샐러드, 열무김치, 고사리, 시금치, 고추무침 등이 나왔어요. 밑반찬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두부튀김과 생선튀김이에요. 그런데 다른 반찬은 다 그냥 리필이 가능하지만 이 두가지는 추가요금이 붙는다고 합니다. (리뷰를 보니 '왜 천 원 더 내라고 하냐' 라던데, 요금은 천 원인 것 같아요)

생선튀김은 메뉴를 2인 이상 시키셔야 나오는 반찬이에요. (그것도 같은 정찬으로 통일해야 나온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는 못 먹어봤구요. 이게 상당히 맛있다고 합니다. 사진을 봤는데 복어인지 아귀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어요. 두부튀김은 먹어봤는데, 튀김옷이 두껍지 않고 소스가 탕수육 소스맨키로 입에 착착 달라붙더군요. 소스가 대중적인 맛이라 싫어하는 사람은 얼마 없을 것 같아요.


정찬 외 추가메뉴로는 이렇게 숯불 돼지 불고기, 가오리 무침, 따닥 불고기, 보쌈을 시키실 수가 있어요.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네요.


사진은 소고기 미역국입니다. 풍원장은 미역국에 미역을 전부 완도 껄 쓰더라구요. (메뉴별 원산지 확인) 미역이 좋아서 그랬는지 적당히 끓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어요, 미역국이 참 맛있었습니다. 미역이 무르지도 않고 적당히 꼬들하고, 국물은 비리지 않고 깊은 맛이 났어요. msg는 아닌 것 같은데 국물이 참 맛있더라고요. 오래 끓인다고 이런 맛이 나진 않을 것 같고, 뭘 따로 넣으신 것 같은데 그게 바로 비법이겠죠.

그런데 만일 나온 미역국이 입에 안 맞으시다면, 직원을 불러 천일염과 들깨가루를 달라고 요청하세요. 더 깊은 맛이 필요하다 싶으면 들깨가루를, 시원한 바다 맛이 필요하다 싶으면 천일염을 넣으시면 됩니다. (신안 천일염 사용)

 


아이 먹이느라 저는 사실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는데요. 그럼에도 한 두 숟갈씩 떠 먹으면서 여기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에 저는 미역국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아이가 제게 잠시 시간을 허락해 주었을 때 밥 그릇을 들고 마시는 저를 발견했어요. 간이 딱 밥 말아 먹기 좋은 정도였어요. 거기다 김치랑 장조림 곁들여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이가 잘 먹어서 저는 또 가야만 합니다. 마땅한 선택지가 없으면 그냥 가야 돼요. 어느 정도였냐하면, 제가 이제까지 아이를 키우면서 눈물을 보인 적이 딱 한 번 있거든요? 너무 힘들어서요. 밥 먹이는게 너무 힘들어서요. 직접 해 준 거 싫다, 시판도 싫다, 이유식도 유아식도 다 싫다, 어제 좀 먹었던 것도 오늘은 또 싫다… 그래서 저는 아기가 밥 잘 먹어주는 순간이 그렇게 고맙고 예쁠 수가 없어요. 풍원장은 자극적인 메뉴가 아니어서 그냥 들어간 곳인데, 아이가 단 한 번도 뱉지 않고 먹어줘서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지만 속으론 감동의 눈물을 줄줄 흘렸던 곳입니다. 아 물론, 아이도 외식의 개념이 있는건지 밖에 나오면 평소보다 더 잘 먹기는 해요. 그런데 단 한 번도 뱉지 않고 심지어 "아! 아!" 더 달라고 저를 재촉하기까지 했던 곳을 저는 또 가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어요. 저희 아이 뿐 아니라 미역국이라서 요맘때 아이들은 대체로 다 잘 먹을 것 같구요. 밑반찬은 솔직히 잡채, 장조림 빼고 먹을만한 건 별로 없다고 생각했었네요.


* 암세포를 죽이는 신비로운 음식, 미역 *

미역은 항산화 성분들이 풍부해서 암세포를 억제하고 사멸을 유도하는데 매우 뛰어난 음식이다. 실제로 외국 유명 H대학 발표에 따르면 미역에 함유된 '후코이단'성분의 용액을 암세포에 주입한 결과, 72시간 후 거의 모든 암세포가 소멸 하였다고 발표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상 세포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오직 암세포만을 자멸하는데 유도했다고 한다. 또한 미역 속에 함유된 무기질과 점질성 다당류 성분들이 암예방 효과와 함께 악성종양의 진행을 억제하고, 심지어 전이과정에서까지 억제작용을 한다고 하며, 미역의 '알긴산'성분은 중금속이나 미세먼지, 발암물질을 흡착하여 몸 밖으로 배출하는데도 뛰어난 효능을 발휘한다고 한다.


풍원장은 1983년 부산 기장 갯마을에서 처음 문을 열었대요. 지금은 전국적인 브랜드가 되어서 광교점, 광명점, 부산마린시티점 등에서 찾아보실 수가 있어요. 하남 스타필드에서의 위치는 스타필드와 신세계 백화점 연결 통로에 있으니 참고 되시길 바라요. 코너에 위치해 있으니 저처럼 못 보고 그냥 지나치는 일이 없으시길.

[풍원장]
주소 : 경기도하남시 미사대로 750 하남스타필드 1층
전화번호 : 031-8072-8488
영업시간 : 10:00~22:00
주차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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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댁에 다녀왔어요. 시어머니께서 출발 전부터 소고기 먹게 빨리 오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 나네요. 아이가 아침을 걸렀던 날이라 저도 마음이 급했답니다. 하남에 도착한 게 세시 삼십분 쯤이니까 아마 네 시경 미소에 도착했을 거예요.

보통 점심시간이 두 시 까지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엄청 분주하더군요. 갑자기 손님이 몰려 왔대요. 게다가 반찬이나 고기를 가져다 주실 때 시아버지와 나누시는 얘기를 들어보니 (시부모님이 단골이세요.) 식사를 하다가 서빙을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평일 네 시에도 참 바쁘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남 미소 생갈비


메뉴를 주문했어요. 양념갈비를 먹기에는 아직 아기가 많이 어려서 생갈비를 주문해주셨어요. 사진은 한 번 뒤집은거에요. 버섯, 양파도 아주 먹음직스럽지요.



2인분이구요. 2인분을 시킨 이유는, 온전히 아이꺼라서요. (물론, 아기 혼자 이 많은 양을 다 먹을 수 없으므로 저도 주워먹긴 했습니다) 저 포함 어른들은 양념갈비를 좋아하셔서 아기 고기를 다 구워준 후에 추가주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희 집은 항상 시어머니가 고기를 구워주세요. (걸크러시 그 자체!) 불판 위에 올라 있던 고기와 야채들을 어느새 먹기 좋게 썰어주셨네요. 보정 어플로 찍은거라 본연의 고기 색깔을 담지 못한 게 아쉬워요.

다 익은 고기는 시아버지도 아들도 아닌 제 앞에 가장 먼저 놓아주시며 많이 먹으라고 말씀 해주셨어요. 그리고 이 한 마디는 지난 6년간의 시간으로 미루어 보아 시작에 불과함을 알 수 있었어요. 아이에게 밥을 먹일 때, 네 입에 고기 넣고 아기 챙기라고. 너 많이 먹으라는 소리를 이 날 제일 많이 들은 것 같네요.

맛은 양념갈비 보다는 아니지만 짭쪼롬 했어요. 그래서 아기가 잘 먹었나봐요. 하지만 힘줄이 제법 있어서 조금 질긴 듯 했답니다.


아기에게는 질긴 부분을 가위로 잘라 제거하고 밥 위에 올려줬어요. 저희 아이 집에서는 정말 밥을 잘 안 먹거든요. 그래도 밖에 나오면 좀 먹어요. 그런데 이 날은 유독 더 잘 먹더라구요. 배가 고팠는지 입 맛에 맞은건지 시부모님이 놀라실 정도로요. "아~~" 사진으로 보이는 저 정도 양을 한 번에 꿀떡 꿀떡 잘 받아먹었어요.



익은 고기를 제 쪽에 놓아주시고 그 다음 양념갈비를 시켰는데 어쩜 사진을 한 장도 못 찍었네요. 이런. 양념갈비는 생갈비보다 자극적이어서 당연히 더 맛있었어요. 하지만 양념갈비도 좀 질겼네요.

저는 쌈 싸먹을 시간은 당연히 없고 대충 소금이나 쌈장에 찍어 욱여넣었습니다. 하지만 그와중에 된장찌개는 너무 먹고 싶어서 주문했어요. 된장찌개에 건더기는 다양한 편이 아니었어요. (두부랑 애호박만 생각나요)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삼삼한 편이었어요.


남편은 육회를 주문했어요. (음식이 나올 때마다 먹든 안 먹든 일단 덜어주시는 우리 어머님 최고) 육회가 야들야들, 입에서 사르르 녹더라구요. 달달한 배까지 곁들이니 더 좋았어요. 여기서 잠깐, 배는 왜 육회와 함께 먹는걸까요?

배에는 단백질 분해 효소가 있어서 고기와 궁합이 좋아요. 갈비나 불고기를 양념에 잴 때 배즙을 넣어 고기를 연하게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랍니다.


물냉면과 비빔냉면도 주문 했는데요. 저는 정신이 없어 제 밥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와중에 후다닥 해치운 된장찌개는 그렇다 쳐도, 냉면까지 먹을 시간은 정말 없었어요. 미소에서 냉면을 드셔 본 분들의 종합적인 의견은 대체로 이래요. '조미료 맛이 없는 진한 육수', '면발은 탱탱하나 육수가 밋밋'. 대충 감이 오시죠?


후식으로는 수박과 매실차가 나왔어요. 매실차는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아 단숨에 후르륵 들이켰네요. 수박은 신선했어요. 아이에게 씨 없는 수박을 골라주니 작은 손으로 부여잡고 냠냠 맛있게 먹더라고요. 다 먹고 하나 더 달라기에 깜짝 놀랐어요.

밑반찬으로는 단호박감자샐러드, 양념게장, 샐러드, 연두부 등이 나왔습니다. 단호박감자샐러드는 아이가, 양념게장은 저 포함 시부모님이 맛있게 드셔서 몇 번이나 리필 요청 했는데 그 때마다 싫은 내색 한 번 없이 가져다주셔서 감사했어요.



다시 말하지만, 저희는 평일 오후 네 시에 방문했어요. 그런데 저희 테이블에 고기나 반찬을 채워주러 오시는 직원 분의 얼굴이 계속 바뀔 정도로 가게에 손님이 꽤 있었어요. 시아버지와 나누는 이야기를 듣자하니 식사 중 서빙을 하시는 분들도 여럿 계셨는데, 가셔서 마저 식사를 하시라고 해도 괜찮다고 끝까지 고기를 구워주셨네요. 원래 다들 그렇게 친절하신건지 저희 시부모님이 단골이셔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미소는 이전에도 부모님 모시고 여러 번 왔던 곳인데 올 때마다 부모님, 어린 아기와 오기에 좋은 곳 같아요. 직원 분들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정신이 없다고 죄송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이렇게 조용한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라고 생각 했거든요. 룸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조용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예요.

그리고 저는 전부터 남편에게 아이 데리고 고깃집에 가고 싶다고 얘기해왔는데, 갈 수 없었던 이유연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런데 미소는 집진기(연기를 빨아둘이는 기계)가 불판 위에 직접적으로 있는 것도 아닌데 연기가 덜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었어요. (참고로 질이 안 좋은 숯이 연기와 냄새를 유발해요.)

끝으로, 가격 기타 안내사항 알려드리고 이만 글을 마칠게요. 다 쓰고 나니 투머치토커 박찬호가 된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말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남미소]
· 주소 : 경기 하남시 대청로 27 (하남검단산역 1번 출구에서 710m)
· 전화번호 : 031-699-0002
· 운영시간 : 연중무휴, 11:00~22:00
· 포장, 예약, 발렛파킹, 단체석, 주차, 무선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 장애인 편의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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