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내향적입니다. 그래서 매우 공감하며 읽었어요. 내향적인 사람들은 에너지를 어디에서 얻을까요? 외부자극, 친구와의 만남, 수다? 아뇨, 오롯이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얻어요. 그 누구에게도 아닌 자기 자신에게서 에너지를 얻습니다. 그래서 내향적인 사람들은 혼자 있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하지만 육아를 하면서 혼자 있는 시간은 극히 드물어지죠. 정신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데, 혼자 재충전할 시간을 갖지 못해 매우 스트레스를 받아합니다.

만일 제가 아이를 낳지 않았다면, 제 성격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살아갔을거예요. 아이는 제가 꽁꽁 감춰둔, 십년 이십년 전의 제 모습을 자꾸만 들춰내 극복하라고 등을 떠미는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나도 키운다! 는 말을 뼛속 깊이 실감하는 요즘이에요.

 

많은 내향인이 그렇게 옷깃을 여미지 않던가. 내게 잘 맞는 사람이란 걸 깨닫는 어떤 계기가 없으면 섣불리 다가가지 않는다. 만인의 연인이 되려는 공산 없이, 딱 한 줌의 사람에게만 호기심과 애정을 쏟는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내 경우에는 맞지 않는 이에게까지 에너지를 짜내고 싶지는 않아서였다. 나는 한 사람이 올 때면 그 사람의 과거와 미래, 품고 있는 모든 것이 함께 온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마치 해일처럼 느껴져 겁이 났다. 그 감정의 파동만으로도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것처럼 기진맥진해져, 늘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팠다.


어쩜 이렇게도 내 맘 같을까. 공감하는 분들 많으시죠? 저도 누군가를 만날 때 그가 마치 해일처럼 느껴져 덜컥 겁이 날 때가 있어요. 사실 이게 저의 요즘 최대 난제인데요. 아이가 기관 생활을 시작하고 아이 친구 엄마들을 거의 매일 같이 만나고 있거든요. 따로 커피를 마시거나 밥을 함께 먹기도 하고... 싫지 않아요.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요. 그런데 걱정이 되는 건...

나의 의지로, 그들의 의지로 선택하여 이루어진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맞춰야 한다는 거예요. 갈등이 없어야만 하는 관계. 앞으로 많은 친구 엄마들을 만날텐데, 그 때마다 이런 시간을 거쳐야 하는걸까 싶어 답답해요.

이런 제 고민을 들으면 선배맘들은 친구 엄마 신경쓰지 말라고들 하시더라고요. 나중에 돌아보면 다 부질없다고. 그 시간에 내새끼 한 번 더 신경써주는 게 옳은 거라고들. 저는 초보엄마라 어려워요. 여튼... 아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시작된 만남이긴 하지만 조심해야 하고, 경직되어 있는, 때로는 어떤 가면을 써야만 하는 지금 저는 에너지를 많이 빼앗기고 있어요. 원체 인간관계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아마 이 피로감을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모르는 이들과의 생활이 내향인에게 편할리 없다. 랜덤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 환경도, 누군가에게 관찰되는 것도 그리 달갑지는 않다. 관계 개척과 친밀 유지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드는 법이다. 조리원에서 모르는 이들에게 쓴 에너지를 막 태어난 아이에게 나눠줬으면 더 좋았을걸. 남의 시선보다 더 중요한 것을 의식했어야 했다. 나같은 누군가가 있다면 좋은 만남을 기대하되 연연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괜찮다. '엄마 친구'들은 계속 생기고, 참여할 모임 역시 계속 늘어난다.


선배맘의 '정말, 괜찮다' 라는 말이 얼마나 든든한지요? 물론 '엄마 친구'들과의 관계가 모두 불편한 것만은 아니지만요. 살다보면 친구처럼, 친언니처럼 맘 맞는 누군가를 만날지도 몰라요. 하지만 조리원 동기를 만들겠다고, 친구를 만들어주겠다고, 꼭 해야 하는 일처럼 관계를 맺으려는 시도는 확실히 피곤해요. 그래서 저도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요. 남의 시선보다 더 중요한 걸 의식했어야 했다고 선배맘이 그러잖아요.

 

엄마가 되면 마법처럼 씩씩해질 줄 알았다. 여느 사람들처럼 마땅히 손을 내밀어도 되는 도움이라면 당당히 요청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엄마가 되는 수고와 맞바꿨는데, 이 정도 능력쯤은 생겼겠지. 그러나 아기를 안고 돌아온 나는 여전했다. 오히려 아기가 생기니 절대 약자가 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작은 부탁 하나 하기가 전보다 훨씬 더 어렵게 느껴졌다.


저도 엄마가 되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단단해지는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웬걸. 더 물러졌어요. 물론 아이에 관한 일이라면 예민함이 하늘을 찔러 없던 용기도 쥐어짜 결국은 극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체로 평온한 날의 아기를 안은 저는 강하지 않아요. 내가 강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에 노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오히려 더 주눅을 들게 하는 것도 같습니다. 엄마는 강하다, 란 말의 엄마는 어떤 엄마들일까요? 아, 눈치를 채지는 못하고 있지만 저도 그런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걸까요.

 

혼자 있고 싶다고 하면 주변에선 큰일 난 것처럼 나를 밖으로 끌어내며 그게 마치 우울증의 전조인 양 경계했다. 사실은 그 반대였는데. 나는 소란하고 바빠서, 나는 답답하고 우울했다. 내 안을 깊숙이 들여다보지 못했고, 고여서 찰랑대는 감정을 비워내지 못해 괴로웠다. 아기 울음소리가 뾰족한 바늘이 되어 고인 감정을 찌르면 툭툭, 눈물이 되어 떨어졌다.


내향인들은 혼자만의 시간이 꼬옥 꼭 필요하죠. 그런데 전쟁같은 육아에서 혼자만의 시간? 아이가 눈을 감고 있을 때나 가능한 얘깁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시간을 포기해버리면 우리는 나중에 미칠지도 몰라요 정말. 그 시간에 에너지를 얻는데요. 어떻게든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어야 해요.

몇 달 전 제가 육아가 너무 힘들다고 블로그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그것도 여러 번. 힘들 때마다 참고 참다가 못 참겠어서 올린거예요.

이제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네요. 내 육아가 유달리 힘든 이유. 같은 시간 육아를 해도 남편은 쌩쌩하고 별 일 없어 보이는데 나만 이렇게 괴로운 이유.

저는 제 감정을 제 스스로 추스르고 저와 단둘이 조용히 대화 나눌 시간이 필요해요. 그 시간이 없으면 저도 없어요. 빈 껍데기나 마찬가지죠. 이미 동이난 마음 바닥에 대고 아이는 사랑을 갈구하고, 저는 재충전을 하지 못해 절규하며 괴로워했어요. 이 책을 조금 더 일찍 만났더라면... 아기 울음소리가 뾰족한 바늘이 되어 내 감정을 찔렀다는 말에 나 혼자 그런 생각을 한 게 아니라는 안도, 나같은 사람이 또 있구나 라는 위안을 받았었을건데 참 아쉬워요.

지금도 저는 제 감정을 혼자 추스를 시간이 부족하면 힘들어요. 그런데 한편으론 다행이에요. 이젠 내가 왜 힘든지 그 이유를 알게 되어서요.

 

 

육아서 속 엄마들은 모두 에너지 넘치고 빠릿빠릿해 보였다. 그네들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소문난 육아계 인플루언서들 역시 대개 활동가 타입이라는 것을. 그제야 생각이 났다. 모든 아이가 다르듯 모든 엄마도 다르구나. 모두가 타고난 영역과 살아온 세월, 체력과 환경 등이 다르니 당연한 일이다. 아이의 다름은 인정받지만, 엄마의 다름은 쉽게 간과된다. 아이의 기질은 세심하게 분류되지만, 엄마의 기질은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는다. 어느 학자는 내향성과 외향성을 '기질의 남과 북'이라 칭했다. 이 스펙트럼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성격, 선택과 행동, 삶의 양식이 완전히 달라진다. 하지만 엄마들은 줄곧 '엄마'로만 뭉뚱그려졌다.


우리는 이 사실을 간과하고, 사실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아이들 케어하기 급급해서. 육아 인플루언서들 많이 계시는데요. 저는 보면서 따라해 볼 엄두도 안 나더라고요. 그 분들은 하루에도 글을 몇 개씩 올리며 사람들과 소통까지 하는 여유를 보이시던데... 저는 정신이며 신체적인 체력, 시간도 없을 것 같고, 볼 때마다 저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못해요! 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은 아녜요. 저는 제가 잘하는 분야가 따로 있어요.) 괜히 어설프게 따라했다가 바짓가랑이 찢어질 것만 같아요.

책육아도요. 한때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모임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요. 제가 주도해서요.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더라고요. 매일 읽은 책을 찍고 내용을 기록하는 일이, 사람들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일이, 제게 육퇴 후 편안한 힐링이 되어주지 못하고 어느덧 피로감을 얹어주기만 했어요. 지금은 그 일을 잠시 멈추고, 아이가 원할 때, 제가 원할 때, 마음이 동할 때 책을 읽어주고 있어요. 그러니까 한 권을 읽어도 진정으로 빠져서 읽어줄 수가 있게 되더군요. 나는 내 스타일이 있건만... 내가 가장 편한 것이 있건만.

물론 좋은 건, 배울만한 건 흉내를 내서라도 시도해 볼 가치가 있죠. 하지만 육아에 지장이 갈 정도로 나를 지치게 하는 일이라면 그만둬요. 그 에너지와 체력 아껴 내 새끼한테 애정표현이나 한 번 더 해줄래요.

 

문제는 그거였다. 아무것도 안 하면 불안하고, 무언가 했다 하면 자신을 밀어붙이다 나가떨어지는 악순환의 반복. 번아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소외감과 이질감은 또 다른 스트레스였다. 어디서든 나와 비슷한 사람은 찾기 힘들고, 주변인들은 내가 왜 힘든지 이해하지 못했다.


작가님에게 크게 공감을 느꼈던 이유가 저와 매우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인데요. 작가님도 책육아를 하시는 분이세요. 그것도 조용히 열정적으로. 그러다 에너지가 소진되면 나가떨어지고, 번아웃이 오고, 스트레스를 받고... 저 정말 제 얘기 써논 줄 알았잖아요.

뒤처지고 싶지 않아 강박적으로 아기 책을 사모으고 읽어주고 기록하고. 가르치고 데려가고 경험 시켜주고. 그러다 번아웃이 와서 숨쉬는 것 빼곤 아무것도 못 하겠어서 바닥에 대자로 누워 아이에게 입으로 애걸복걸 했던 적이 있어요. 절대 그러면 안 되지만 힘들어 화를 냈던 적도 있고요.

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하는 일인데 아이에게 화를 내는 결말이라니 참 한심하죠. 사실 저는 지금도 많은 것을 내려놓진 못 하고 있어요. 주변 엄마들이 좋은 거라고 하면 기웃거리다 일단 시켜보죠. 그러다 나중에 현타가 올 가능성이 농후한데, 알면서도.

달리기에서 밀리지 않게, 뒤처지지 않게 하루도 쉬지 않고 미친듯 달리는 육아보다 내 마음, 아이 마음이 편한 정도의 적당한 육아가 최고인 듯 해요. 근데 그거 어떻게 하는거예요?

 

조금은 너그럽고 가뿐해져 볼 일이었다. 요컨대 아이가 흙을 만지면 아이 손을 잡아끌다 지치지 말고 흙냄새도 맡아보고 파헤쳐도 보게 두는 것이다. 그 후 '흙'에 관한 책을 찾아 읽어주면 하루가 알뜰했다. 거스르는 것이 없는 만큼 자연스러웠다. 아이도 즐겁고 그 김에 책도 한 권 읽힐 수 있어 내 마음도 편했다. 물렁하고 마음 약한 엄마와 단단하고 완고한 아이가 마침내 짝! 소리 나게 손뼉을 치게 된 것이다. 어쩌면 해볼 만할지도 모르겠다. 내향적인 엄마와 에너지 넘치는 아이의 합은 사실 썩 괜찮은 조합일지도 모른다. 두 뺨에 따스한 활기가 돌았다.


아이가 흙에 관심을 보이면 흙을 많이 만지는 유치원, 놀이 기관을 알아보는 나란 엄마... 정말 엄마 욕심이란 생각이 물씬 들고 부끄럽네요. 흙을 좋아하면 매일 만지면 되고, 관심이 깊어지면 그저 산이며 숲으로 놀러가면 되는 일인데, 그쵸. 욕심이 족제비라 안그래도 힘든 육아를 더 힘든 쪽으로 끌고가는 것 같아요. 반성하게 돼요. 저는 많이 내려놔야 해요.

 

아무리 바빠도 '책 읽어달라'는 부탁은 거절하지 않기로 했다. "아구, 우리 아기 책 가져왔어? 재미있겠다!" 그렇게 엉덩이 두드려주며 최대한 즐거운 태도로 읽어주었다. 설거지 하다가도, 냄비 속을 휘젓다가도 마찬가지였다. 책 읽어주기 가장 좋은 순간은 아이가 원할 때임을 알게 된 후론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그랬다.


책의 중요성을 알고 있는 저는 아이에게 좋은 것을 주고 싶으니까 책을 많이 읽어줘요. 그런데 설거지를 할 때, 바쁠 때는 읽어달라고 해도 "잠시만 기다려줘." 라고 말할 수 밖에 없어요. 그리고 그게 당연한거라고 생각했고... 그런데 이런 분이 계시네요.

저희 아이는 요즘 책에 대한 애정이 시들한데, 다 저 때문인 것 같고 그래요. 앞으로는 적어도 아이가 가져오는 건 언제 어디서든 읽어줘야겠어요. 엄마가 설거지 하다가 책을 읽어주면 책에 대해 얼마나 좋은 기억을 갖겠어요. 엄마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책. 엄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책. 읽다보니 재미있고 유익한 책. 의식적으로 노력해야겠어요.

 

활동적인 아이의 책육아, 중요한 건 스피드다. '보고 싶은 욕구'와 '알고 싶은 욕구'가 바로 해소될 때, 아이는 책을 가장 달게 읽는다.


아이가 책을 원할 때 바로 찾아 읽을 수 있도록 배치를 하셨다고 해요. 즐겨읽는 책은 표지가 보이도록 두고. 저희집은 슬라이딩 3단 책장인데 뒤에 있는 장은 아이가 여간해선 잘 꺼내보질 않더라고요. 한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 그런지.

그리고 거의 제가 꺼내주기 때문에 아이 눈높이에 맞는 취향 저격 맞춤 책장인 것도 아니에요. 조만간 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싶네요. 저희 아이도 활발한 편이라 원할 때 빨리 손에 쥐어지지 않으면 금세 다른 것에 한눈 팔거든요.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만한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는 화난 엄마는 이해해도 무기력한 엄마는 이해하지 못한다.


이 사실을 늦게 깨달아 아이를 힘들게 했어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놀이학교에 보내게 됐고요. 지금 생각하면 30개월도 안 된 아기를 왜 일정 부분 어른 대하듯 했는가 몰라요.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애가 제법 어른스러워 보였는지 저를 이해할지도 모르다는 생각이 들었던가봐요. 어리석죠?

무기력한 제 모습을 아이에게 그대로 보이고, 그것도 모자라 저를 이해해달라고 실제로 얘기까지 했던 그 때의 제가 부끄러워요. 이 한 줄을 읽고 머리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어요.

 

 

예체능, 영어, 사교육... 아이가 자랄수록 신경 쓸 게 많아진다. 트렌드는 수시로 변한다. 하지만 나는 언제나 책이었다. 둘러보면 부러울 정도로 야무지고 행동력 좋은 엄마가 많았다. 하지만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책을 읽어주는 엄마는 의외로 드물었다. 아이 서너살까지 열심히 읽어주던 엄마들도 다섯 살 이후로는 책에 대한 신뢰와 마음이 식는 걸 심심찮게 봤다. 오늘도 밥을 짓는 꾸준함으로 책을 펼친다. 아이에게 매끼 밥상을 차려주듯 마음의 양식인 책도 그렇게 읽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부모의 꾸준함에 아이는 자란다.


작가님은 나들이를 가거나 기분이 좋은 날 그와 관련된 책을 읽어주어 그 기분과 책이 연결되게 하셨대요. 아이를 안고 손, 발 등을 부드럽게 만져주며 '책=좋은 기분'이 될 수 있게 도왔다고도 하셨고요. 좋았던 감정과 연결된 행동은 무의식에 좋은 것으로 새겨질 것이므로 책에 관해서는 잔소리를 하거나 부정적인 말을 일체 하지 않으셨다고 하네요. 심지어 책 정리를 시킨 적도 없다고. 읽고 난 책을 제자리에 꽂아야만 한다면, 책을 빼 드는 일이 부담으로 작용할 게 걱정이 되서 그러셨다고 합니다.

책에 대한 좋은 기억을 안겨주기 위해 어릴 적부터 책을 밟고 성을 쌓는 등 장난감처럼 활용들을 하죠. 그런데 말마따나 그걸 다섯 살 이후까지 매일 해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에요. 저도 한 때는 화르륵 불타올랐다가 요즘은 잠잠한데 타오르지 않아도 좋으니까, 꾸준히 읽어나줬으면 좋겠네요.

 

드라이버를 들고 다니던 시절에는 이것저것 분해하는 탓에 세간살이가 남아나질 않았다. 아이는 금속의 경도를 확인해봐야 한다며 냉장고 표면을 긁었고, 라디오 안테나를 뽑았다. 스탠드는 몇 번이나 다시 샀는지 헤아릴 수도 없다. 장난감, 시계, 볼펜 등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 인내심이 동나기 전에 아이를 자유롭게 두고 잔소리를 줄일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야 했다. 살림살이가 망가질 때마다 아이를 탓하기보다 비싼 소품을 줄였고, 전기제품을 분해하는 것이 위험하다며 말리는 대신 코드를 뽑고 깨끗하게 닦아 안전하게 갖고 놀도록 내주었다. 공구 역시 아이 손에 맞는 작은 공구로 대체해주었다. 아이의 세계를 다정하게 바라보고 진지하게 탐험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작가님의 아들 윤하군은 과학 영재로 SBS '영재발굴단' 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어요. 별다른 사교육을 받지도 않았는데 전문가들이 놀랄 정도의 과학 지식을 뽐낸 바 있죠. 그 비결은 저는 어머니의 교육 방식에 있다고 생각해요.

길에서 선풍기를 보고 집에 가져오고 싶으면 가져오게 했대요. 냉장고가 궁금하면 원리부터 역사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줬고요. 물놀이는 2년 가까이 했다는데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으셨대요. 나중이 되어 그 때를 돌아보며, 아마 그 때 과학을 많이 깨우쳤을거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나요.

위의 하이라이트 글과 더불어 윤하 어머님, 이 책의 작가님이 어떤 스타일인지 아시겠죠. 아이가 하고싶어 하는 일이라면 내 판단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히 주변의 위험물만 치워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어주는. 아, 나도 이런 엄마 되고싶다!

 

아이와 요리책을 펼치고 재료의 양과 액체의 들이를 재어보며 질문했다. "이 계량컵은 250ml까지 밖에 안 나와 있네. 700ml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스포이드로 숟가락에 물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봐. 그리고 숟가락이 몇 ml인지 엄마한테 말해줘.", "이번에는 그 숟가락으로 물을 몇 번 떠야 한 컵을 다 채울 수 있는지 재어보자." 이런 질문을 하며 채소를 다듬고 밥을 안쳤다. 집 안 물건 중 누가 가져온 물건이 더 무거운지 따져보는 '무게 재기 시합'도 재미있었다. 이때 나는 크기만 컸지 속이 텅 빈 상자나 풍선을 가져갔다. 그리곤 "하하하! 내 물건이 더 크니 당연히 더 무겁겠지" 악당처럼 웃으며 저울에 올린다. 그러나 아이가 가져온 작은 쇠구슬이 더 무겁다. 이 시합을 통해 아이는 저울 읽는 법은 물론 무게를 결정짓는 건 크기(부피)가 아닌 밀도와 질량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작가님은 밥도 하고 반찬도 만들어야 하는 주방에서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셨대요. 엄마가 밥할 때 아이는 온갖 재료들을 사부작 댔겠죠. 채소를 다듬거나 칼질, 밥 안치기 등을 가르쳐주어 지금은 아이가 해주는 밥을 드시고 계시다고 합니다.

주방에선 여러가지 실험을 할 수가 있어요. 일상 생활, 일상 소품으로 엄마와 재미있게 여러 실험을 하면 아이가 과학을 얼마나 친근하게 느낄까요.

 

울고 싶은 순간도 영화 보듯 제삼자의 눈으로 관찰하다 보면 어느새 지나간다.


힘들 때 한 발짝 떨어져 미래의 제가 됐다고 생각하고 현재의 저를 보는거예요. '힘들지? 다 지나가. 다만 후회할 짓은 하지마.' 텔레파시를 막 쏘면서요.

 

우리는 서로를 정보 ATM이나 경쟁 상대 취급하지 않는다. 주파수가 맞는 사람들이기에 자주 보지 않아도 든든하다. 말하지 않아도 알고 듣지 않아도 느낀다. 소란하지 않을 때, 예컨대 함께 미술관 관람을 하거나 익숙한 골목길을 거닐 때 넘치도록 즐겁다. 육아가 유난히 버겁고 일상이 쳐진다면, 이 친구들을 만나야 할 때다. 잠깐을 만나도 아랫목에서 푹 쉬었다 온 듯 몸과 마음이 데워지는 다정한 사람들.


이제 거의 이야기가 끝나가요. '엄마 친구'들에 관한 얘기에요. 이런 사람들도 있네요. 저도 이런 '엄마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상념에 빠져들면 아이가 저를 현실로 소환합니다. 엄마 오늘을 살아요. 하루하루 자라나는 나를 보세요. 오늘은 오늘뿐이에요.


아이와 함께 있을 때 자꾸만 딴 생각에 빠지는 제게 하는 말 같았어요.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느라 눈 앞의 소중한 사람, 아이에게 소홀해지는 날이 더러 있어요. 다시금 다짐하게 됩니다. 제가 아이에게 둘도 없는 친구로 환영받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되겠어요. 갈수록 제 인생에 집중할텐데.

아이가 넘치도록 사랑해줄 때 마음껏 누리고, 저도 흘러넘치게 사랑해줘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내향적이라고 했지만 상당히 적극적인 작가님이셨죠? 에너지를 안에서 얻을 뿐, 엄마들은 누구나 다 아기에게 가장 좋은 걸 주고 싶어 합니다.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 읽으면 좋을 책 같아요.

그 잔잔하고 개구쟁이 같은 에너지를 육아의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가르쳐주니까 '이 육아서는 나를 어떻게 혼낼까?' 겁먹지 말고 보세요. 책 전체가 폭신한 빈백 같은 느낌이거든요, 정말로.

그리고 개인적으로 예비 부모들에게도 추천합니다. 과거의 제게 선물하고 싶은 책이었어서 그래요. 그럼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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튼튼영어를 시작한지 벌써 3개월이나 지났어요.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특히 첫 한 달간은 매우 불쾌했던 주간으로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 때 적어놓은 글이 있어요.

 

튼튼영어 베이비리그 2주 후기 (방문수업 2회 진행) feat.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영유아 영어 전집 많이 있지요. 잉글리시에그도 있고 튼튼영어도 있고 월팸도 있고요. 국내영어전집도 있습니다만 엄마들이 주로 얘기하는 건 주로 이 세 가지인 것 같아요. 저는 이 중 튼튼영

hyunaver.tistory.com


어딜가든 사람을 잘 만나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을 새삼 얻을 수 있었던 사건이었고요. 현재는 좋으신 선생님 만나 잘 수업하고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볼게요. 튼튼영어는 교재비만 400만원을 웃돌아요. 380만원 가량 했던 것 같아요. 방문수업은 월 15만원 별도고요. 3개월이 지난 지금, 만족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요. 아무리 봐도 너무 비싸요.

제가 불만을 이야기 하자 남편은 어쩔수 없는 거 아니냐며 우리 하기 나름이라고, "제대로 활용해서 뽕뽑자"는 말을 돌려주었었어요. 내색은 안 했지만 그 말을 귀담아 듣고, 틈날 때마다 재미있는 장난감 꺼내 놀듯 한 권 두 권, 한 개 두 개, 읽어주고 함께
놀고 있습니다.

 


교재는 오렌지&그린, 댄스어롱&싱어롱, 규리앤프렌즈, Q플레이, W플레이가 있는데요. 오렌지&그린이 가장 쉬운 단계이기 때문에 아이 손 닿는 곳에 비치해두고 언제나 꺼내 보기 쉽게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희 아이는 그 위에 있는 규리앤프렌즈, 댄스어롱, Q플레이를 더 좋아하더군요. 규리앤프렌즈는 권당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는지 몰라요.

저는 튼튼영어 교재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 교재 뒷 편에 따로 마련된 스토리텔링 부분이에요. 잉글리시에그는 아예 다른 책 한 권에 스토리텔링을 실어두었는데 튼튼영어는 한 권에 모두 들어 있어서 한 권만 뽑아 아이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간편해요.

 


규리앤프렌즈에요. Who is this? 아이가 보는 책에는 이 말풍선만 보이죠. 그런데 스토리텔링에는 Someone is speaking. 이라는 말이 추가되어 있어요. 이렇게 상황을 설명해주는 영어가 실려있는거예요. 아이에게 영어를 더 많이 들려줄 수 있고, 특히 영알못 엄마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책 한 권 읽어주는데 스토리텔링 책 어딨지 하며 찾아볼 필요 없어 좋아요. 그리고 당연히 매우 쉬운 영어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부담도 없답니다.

오렌지&그린, 규리앤프렌즈 모두 이렇게 되어 있어요. 나머지는 따로 책을 찾아봐야 하고요. 저는 튼튼영어에서 이게 제일 좋아요.

 


이건 W플레이 About me라는 책인데 신체, 표정의 이름을 알려주네요. 외에 책의 일부분을 돌려서 질문에 맞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매칭 훈련을 할 수 있는 페이지도 있어요. 그리고 다른 책들을 못 찍어 아쉬운데, 규리앤프렌즈처럼 만화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들도 있거든요. 만화라 더 재미있어 그런지 아이가 집중해서 잘 보더라고요.

Q플레이는 해당 영상을 틀면 원어민 한 사람이 나와 Fire fighter, fish man, police officer등 다양한 역할을 연기해요. 내용은 항상 곤경에 처한 원어민을 규리앤프렌즈 친구들이 구해준다는 것이고요. 나름 내용이 있어 저도 옆에서 재미있게 봐요.

 


이건 W플레이의 Dominoes라는 교구예요. 이용 방법이 곽에 적혀 있는데 아직 아이와 제대로 해 본 적은 없어요. 이제까진 같은 그림 찾기만 했는데 이제 개월수가 좀 찼으니 이용 방법에 따라도 좋을 것 같네요.

구매 후 3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 뜯지 못한 박스도 몇 개 있어요. (전부 다 개봉하지 않아서 가격대비 부실하다고 느끼는건지도?) 튼튼영어는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도 있었고 해서 제가 소극적이었나봐요. 시간 날 때 다 뜯어야겠어요.

 


튼튼영어는 이러한 교구도 많은 편이에요. 가지고 놀 게 많아요. 이건 버스인데요. 버스 말고 배도 있고, 여러 탈 것이 있더라고요. 용도는 안에 들어가 규리펜으로 책 그림을 찍으면 펜이 책 내용을 읽어주는 거예요. 나무며 고양이도 누르면 단어를 말해주고요.

 



이것 말고 키 큰 하우스 교구도 있는데 그건 조립조차 안 해봤네요. 만들어주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아요. (그것도 펜으로 누르면 펜이 얘기해줄 듯) 물론 한 권의 책에 표지들을 모아 묶어놓고 펜으로 찍으면 영상으로 볼 수 있게 만든 것도 있어요. 그런데 영상 뿐 아니라 음성도 어디서든 들을 수 있도록 만든 이러한 교구가 많다는 게, 영어를 최대한 가깝게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엿보여 마음에 드네요.



음원은 그렇게 구린 편은 아니에요. 하필 잉글리시에그를 보유하고 있어서 비교가 되는 바람에 '와, 너무 좋다!'는 아닐 뿐이지 잘 만든 건 듣기 좋습니다.

방문수업 선생님은 발음이 친근감 느껴지지만 수업에 열의가 있는 분이라 매번 감사드려요. 아이가 제게는 영어를 들려준 적이 없는데 선생님이 오시면 작게나마 단어를 내뱉더라고요. 강요가 아닌 부드러운 스킬로 수업 하시니 아이가 수용도 잘 하고요.

하지만 튼튼영어만을 위해 구매한 책장을 지그시 바라볼 때마다...

'너무 비싸다' 라는 생각을 아직도 해요. 어떻게 이런 가격이 책정됐는지 모르겠어요. 시간을 돌린다면 중고로 구매했을 것 같아요. 그래도 이미 구매했으니 남편 말대로 뽕뽑아야죠.

이상 튼튼영어 3개월 후기글이였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댓글(비밀댓글도OK)로 남겨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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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살백 수업을 했어요. 세살백 프로그램 소개 및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이전 글에 설명을 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링크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수업료, 수업시간, 책 내용 등)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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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30분이 더없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오늘은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읽고 재미있는 몸놀이 독후활동을 해보았는데요.

선생님이 책 제목을 말씀 해주시자마자 저는 바로 칼같이 서치를 했어요.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어있는 걸 보니 리뷰가 또 꽤 많은 걸 보니, 한 눈에 봐도 제법 유명한 책인 것 같더라고요. 보기에 책 두께감이 있어 흠칫 했는데 보드북에다 글밥도 적은 책인 것 같았어요.


<두드려보아요>는 제목에 걸맞게 내용이 아이가 직접 책을 두드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여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문마다 모두 다른 색깔, 색깔이 다른 문을 아이가 두드리면 원숭이, 아이, 달님이 나오거나 하는 식이었지요. 원숭이들은 방석놀이를 하고 있었고, 난쟁이아저씨는 꽃에 물을 주고 있었고, 곰 다섯마리는 코야 자러갔거나 벌써 잠에 든 모습들을 보여주었어요.

 



그래서 오늘의 독후활동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뭘 놓고 왔다며 주차장에 내려가셨네요.. 그리고 들고 오신 커다란 활동지에 6개의 커~다란 문을 발견했어요!


책을 본따 만든거예요. 색깔이 모두 다르죠? 문이 다 열리더라고요. 우리는 그 안에, 책에서 문을 두드린 후 보았던 모습을 재현해주기로 했어요. 토끼들이 머물렀던 빨간 문 안에는 토끼들이 먹었던 당근과 상추를 토독토독 따(점선처리 된 교구) 넣어주었고요.


저 통은 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 이제보니 토끼들이 나오는 페이지에 깡통이나 뭐 냄비같은 것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두 개의 통을 채로 깡깡거리며 쳐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초록색 문 안에 있던 원숭이들의 장난감 방석도 만나보았어요. 앉아보고, 던져보고, 이렇게 누워도보고, 선생님과 주고받기도 하고요. 짧지만 즐겁게 놀았었네요.

 

세살백이 동화구연 수업이라고 해서 너무 단조롭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없진 않았는데 매번 수업마다 이렇게 몸으로 놀 수 있게 교구 및 소품을 준비해주셔서 회차가 거듭될수록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수업이에요. 

 

달라지는 활동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놀았기 때문에 있었던 일만 쭉 나열을 하자니 벌써 글을 끝마쳐야하네요. 

 

역시 준비해오신 활동지를 잘라 (크고 많은 걸 손으로 다 찢고 계셔서 가위 가져다드림) 해당 문 안에 넣어주는 활동을 했어요.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데 아마 책에 나오는 물건이나 가구등의 그림을 알맞는 곳에 넣어보는 거였을거예요.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원래 알고 있었어서 책 내용을 친숙하게 느낀 상태였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더 재미있게 오늘의 활동을 할 수 있었겠죠? 처음 보는 책이라 할지라도 선생님이 책을 한 번 읽어주고 시작을 하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다시한번,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었네요. 





이제 수업이 다 끝났어요. 오늘은 꽤 고퀄리티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했어요. 독후활동의 느낌이 정말 물씬 났거든요. 독후활동이 거창한게 아니라 책을 읽고 아이와 나누는 대화도 독후활동이죠. 그런데 이렇게 몸으로 놀며 경험하는 것도 아이에게 장기기억이 되어주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평소에 잘 해주지를 못해서 유달리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보유하고 있는 책이 아닌 건 아쉬웠어요. 제가 한 번 더 보여준다면 집중해서 볼텐데.. 얼핏 본 거지만, 다양하게 놀 수 있을만한 요소가 가득한 책 같아 보였어요. 혹시 보유하고 계시다면 물티슈캡이나 택배상자등을 이용하여 까꿍놀이겸 독후활동을 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건강이 몹시 나빠져 업로드가 늦어지고 있어요. 건강검진도 하고, 상담센터도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아껴주는 과정중에 있어요. 육아를 하면서 '나'도 잘 돌봐줘야지, 하고 마음만 먹었었는데 이번에 건강을 잃으며 뼈저리게 느꼈네요.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요.

날이 좋아서 매일 나가고 싶어요. 짧은 봄을 모두 잘들 만끽하고 계시나요?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하루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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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도 늘고, 할 줄 아는 말도 많아진 25개월 아기 책육아 기록입니다. 책은 꾸준히 애정하고요. 영어도 가리지 않고 잘 소화해주네요. 가끔 소통이 잘 안 돼 아이 입장에서 속이 다 터지는지 소리를 꽥꽥 지르는 것 빼고는 꽤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글이 전부는 당연히 아니에요. 매일 집에서 책만 읽고 있는 건 아닙니다. 동물도 보러 가고, 산책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요. 이 글은 집에서 아이와 책을 읽은 시간을 제가 기록으로 남겨놓은 것이에요.

24M) 생활동화의 늪에서 조금 벗어나 드디어 다양하게 독서 중

책육아를 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나비 책 열 권 보는 것보다 한 번 제 눈으로 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기 데리고 나름 다양한 곳 자주 데리고 다녔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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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이 전에 쓴 기록글이고요. 관심이 있는 분들은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궁금하거나 이야기 나누고 싶은게 있으시다면 댓글 달아주세요.

25개월 아기는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떻게 보는지, 엄마의 태도나 아이의 반응 등 보고 싶은 것만 쏙쏙 골라 봐주시면 좋겠어요. 저도 육퇴하고 쓴거라 정성을 다해 꾹꾹 눌러 쓰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대충 쓴 건 아니지만. 여튼 재미있게 보아주세요.


빅키즈지식자람 3권, 호비 4권, 푸름이까꿍 2권, 잉글리시에그 5권, 공룡대발이 10권

오늘은 잉에 days with uncle jay란 책에 꽂혔어요. 노래가 신나요. 뮤지컬 같아서 저도 뮤지컬 노래 부르듯 열창 했네요. 책이 또 플랩 형식이라 재미가 더했던 것 같아요.

낮잠 자고 인나선 튼튼영어 체험수업 갔어요. 생각보다 맘에들고 아기도 눈을 반짝이길래 하기로 했고요. 방문수업 하기로 했는데 좋은쌤 오시길 고대하고 있어요.


빅키즈지식자람 2권, 공룡대발이 5권, 도레미곰 2권, 잉글리시에그 3권 (+꼬마김밥싸기, 모래놀이)

영어책도 그림 보면서 놀고, 질문하고 답하고, 일상과 연관시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읽기를 자주 해요. 작품성을 느꼈으면 하는 건 그냥 읽어주기도 하지만요. 그리고 저희 아이는 춤, 노래를 좋아해서 춤, 노래를 이용해 책도 많이 읽어줘요. 그덕에 앵콜요청이 계속 들어와서 반복읽기 하는데, 이게 누구한테 좋은건진 아직 모르는 듯 하네요.


도레미곰 3권, 프뢰벨다중지능에듀원 1권, 빅키즈지식자람 1권, 한솔주니어디킨스 - wet feet, Audrey wood - silly sally, 페이퍼북 3권, 공룡대발이 2권, 베이비픽쳐북 1권, 베베코알라 1권

실리샐리 재밌게 읽었어요. 라임이 돋보이는 책이더라구요. loon-tune, pig-jig, town-down등등. 음원이랑 같이 들어야 더 신나다던데 담에 들어보려구요. 오늘은 일단 그림부터가 유쾌해서 그런지 두돌아기도 재밌게 보았어요.


Baby's busy world, 어스본사운드북 동물농장, 빅키즈지식자람 1권, 잉글리시에그 8권, 씽씽영어 1권, 페이퍼북 2권, 실리샐리, 도레미곰 3권, 뽀로로 1권, 공룡대발이 8권

책에 나오는 동작이나 표정 따라하기를 좋아해요. 메롱, 우는 표정, 화난 표정, 놀란 표정, 자는 척, 만세, 개구리는 폴짝, 거북이는 엉금엉금 등.. Baby's busy world는 그런 아기가 좋아할 만한 책 같아 기쁜 마음으로 읽어줬는데, 제가 너무 힘을 줬었나봐요. 아이가 학을 떼고 중간쯤 보다 책을 덮고 가더라고요. 엄마 힘 빼요 먼저 갈게요~ 이런 느낌?

나름 자연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아이 반응이 의외라 제 행동을 돌아보게 됐어요. 저도 모르게 학습이나 강요가 되지 않도록 더 주의해야겠어요.


실리샐리, 잉글리시에그 9권, Baby's busy world, 베이비드림북 1권, 토들피카소 1권, 베이비올아기 1권, 베이비올창작 1권, 마술피리꼬마 3권, 공룡대발이 2권 (+워크북/사진 대체)

잉글리시에그 Who's tickling me? 를 좋아하고 잘 보길래 간지럼 타는 책 두 권을 더 꺼냈어요. (토들피카소, 베이비올아기) 간지럼 타는 장면에서 아기에게도 간지럼 태워주면 그냥 끝나요.

워크북 너무 많아서 소진하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아이가 계속 하자고 해서 총 30면 했네요. 책 통째로 책상 위에 올려두면 페이지 넘기고 싶어 안달이라 한 장 한 장 찢어 올려주고, 함께 했어요. 한 장 한 장 충분히 생각할 시간 줬습니다.

워크북으로 뭘 어려워 하고 잘하는지 파악할 수 있어 좋았어요. 저희 아인 그림책을 많이 봐 숨은 그림 찾기, 그림자 매칭, 그림 속 이상한 곳 찾아내기 같은 걸 기가 막히게 잘하더라구요.


잉글리시에그 4권, 도레미곰 2권, Dry bones (+키즈카페, 친가방문)

- 설거지 하는데 러닝타워 올라와서 물놀이 하고 싶다길래 젖병이랑 젖병세제, 분유(끊음) 끌어다줬어요. 젖병에 물 담고 거품 내고 노는 걸 좋아해서요. 한참 놀다 지루해해서 전분가루, 블루베리, 파슬리, 물감 순으로 꺼내줬고 두 시간 가까이 혼자 놀더라구요. 물감 두 개 넣어서 색깔 변하는 거 보고, 전분에 물 넣어서 굳어지는 거 보고, 그 위에 또 거품 내고... "엄마랑 같이 할까?"라고 하니 가라고 밀어줘서 저는 덕분에 커피 한 잔 했습니다.

- 어제부터 잘 보는 잉글리시에그 Who's tickling me?

I'm tickling Mommy's hand (엄마 손을 간지럽혀요)
Who's tickling me? (누가 나를 간지럽히지?)
I don't know (몰라요)

hand, foot, neck, stomach 신체명칭이 나오는데 네 개 뿐이라 노부영 dry bones 꺼내 같이 보면서 팔꿈치, 발목, 허벅지 등 그림 손가락으로 가리켜주며 곧바로 간질간질 해줬었어요. 좋아해서 저도 좋더라고요.


Deep in nature - 개구리, 잉글리시에그 Who's tickling me?, Peppapig - My daddy, 공룡대발이 21권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사진으로 대체)

4시 30분에 자서 9시 기상... 하루종일 너무 피곤했어요. 애 하루를 거의 망친 것 같아요. 페파피그는 오늘 도서관에서 빌려온거고요. 다른 책들도 하나하나 고심하며 빌려온건데 미리 읽어보고 제대로 읽어주려고요. 좋아하는 책 있으면 따로 사주려고, 그렇게 구매하는게 좋을 듯 해 이주에 한 번은 강제 도서관행 예약입니다.

아이한테 너무 미안해서 낼은 핑크퐁 뮤지컬 보러 가요. 이딴걸로 만회 되지 않을거 알지만 이런 거라도 해야죠.

아기뮤지컬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월드투어쇼> 관람후기 (w.두돌아기)

두돌아기 인생에 있어 두 번째 공연이네요? 이번엔 뮤지컬입니다. (저번엔 마술 공연이었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 첨부해놓을테니 가셔서 한 번 보셔요) 후기" data-ke-align="alignCenter" data-og-des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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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링크는 다녀온 후기입니다. 아직도 진행중인 곳이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언능 알아보세요!


공룡대발이 29권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이가 기본적인 욕구마저 풀지 못하게 할 때 나는 아이가 미워지고 아이를 미워했단 사실에 이내 괴로워진다. 그래서 아예 눈을 마주치지 않고 있으려니 아이는 내게 안아달라거나 뭔가를 요구하려 다가오고,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있는 내가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높은 데시벨로 울기 시작한다. 주변에 있는 것들을 던지고, 내 죄책감과 분노를 키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낮에 쓴 일기 중 일부인데요. 육아번아웃이 와서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오늘 거의 휘몰아치다시피 했어요.

그러다 또 나름의 극복방법을 생각해냈는데요. 어느정도 회복될 때까지 책 읽어주기 오감놀이 그만, '이 정도면 좋은 엄마야' 되뇌이며 마음에서부터 진실로 회복하기, 물리적으로 떨어지기, 떨어진 자존감을 위해 작은 성취 하기...

그러다 아기 깨서 남편한테 맡기고 밖에 나갔어요. 카페에서 습관처럼 아기 발달이나 심리 상태 점검하는 동영상 보는데 우연히 방탄소년단 영상을 제가 보게 됐거든요? 근데 당황스럽게 그 때 이후로 엔돌핀이 확 돌고, 에너지가 샘솟는거예요.

...그냥 제가 저한테 좋아하는 걸 먹여주고 보여주면 되는 거더라고요.

잠까지 충분히 잤다면 더 좋았을텐데 여하튼 오늘 육아 스트레스는 그렇게 풀었어요. 내일은 또 모르겠지만요. ^^





별 거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실제로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아이와 책 읽은 시간일 뿐이에요. 뭘 자랑을 하려고 한다던가 꿀정보를 드리고자 했던 건 아니기에 저처럼 가볍고 느긋한 마음으로 읽어내리셨길 바라요.

다른 얘기로 마무리 할게요. 25개월 아기 너무 예뻐요. 근데 예쁜만큼 힘들다는 말 지금이 제일 시기적절한 것 같습니다. 몸도 마음도(특히 마음) 매일 매일 산산조각 나고 있어요. 제일 무서운 건 '이게 시작', '이제 시작'이라는 거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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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육아를 하고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나비 책 열 권 보는 것보다 한 번 제 눈으로 보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기 데리고 나름 다양한 곳 자주 데리고 다녔었는데요.

요즘엔...

코로나 무서워서, 백신패스 때문에, 겨울이라서... 아기 데리고 어딜 나가지를 못 하네요. '강제집콕' 이라고 하죠?

아기와 즐겁게 책을 읽어요. 하지만 타들어가는 제 속은 아무도 모를거예요. 아이가 갈수록 책을 좋아하고 가까이 하는 모습이 예쁘고 기특한 건 맞지만, 그래도. 그래도요...

베이킹소다+린스=눈


베이킹소다와 린스 섞어 눈을 만들어 보았어요. 아이가 감기에 걸려 밖에 나갈 수가 없던 상황이었거든요. 눈을 참 좋아하는데...

린스를 넣으니 포슬포슬하던 베이킹소다가 뭉쳐지기 시작했고, 시원했어요. 하지만 아이는 삽으로 잘 떠지지 않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급눈물을 보여서... 정리...😭 '다 나으면 밖에 나가 실제 눈을 보여줄게' 하고 다짐했던 기억이 나요.


도레미곰 - 생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 하나씩 하나씩, 후다닥 쿵쾅! / 어썸키즈 - 코끼리가 학교에 간다면 / Baby peekaboo - pine pine pineapple / 마퍼북 - A bear for you / 튼튼영어 규리앤프렌즈 Roll the ball / A scanimation picture book - swing, gallop, waddle / 호비 1권

도레미곰 생쥐와 딸기와 배고픈 곰은 영문판(노부영)으로도 나와있어요. 내용은 딸기를 먹으려는 생쥐에게 의문의 화자가 자꾸 겁을 주는거예요.

"너 큰 곰 이야기 들어본 적 있어? 그 곰은 방금 딴 딸기를 무척 좋아한다던데... 곰이 온다! 네가 그걸 숨기든, 변장을 시키든 소용없어. 네가 딸기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나랑 반씩 나눠먹는거야!"

그림 속 생쥐가 너무 리얼하게 오들오들 떨어서 불쌍했어요. 책은 쿵쿵쿵! 곰이 오는 소리, 킁킁킁! 곰이 냄새 맡는 소리에 각각 엄마 몸짓으로 긴장감을 조성해주면 아기가 몰입하면서 더 잘 봐요.

예전엔 생쥐가 반으로 쪼갠 딸기를 좋아라 하면서 먹을 때 아이가 자기도 떼서 먹은 적이 있었어요. 근데 다음장을 넘기니 생쥐랑 딸기 아무것도 없는거예요. 그래서 "생쥐까지 먹었어?!!?!"라고 했죠. 옷을 들춰 배를 막 긁더라고요. ㅋㅋㅋ귀여웠어요.


노부영 The wheels on the bus / 도레미곰 - 곰아, 괜찮아? / 베이비픽쳐북 - 냠냠 쩝쩝 / 베이비올수과학 - 내 손 대단하지?, 아, 잘 먹었다 / 돌잡이한글 - 어디로 갈까요? / 베베코알라 4권

요즘 the wheels on the~ 노래에 푹 빠졌어요. 다른 노래 틀어줘도 자꾸 이 노래 다시 틀어달래요. Swish Swish~ 와이퍼 움직이는걸 손으로 따라하고, Beep Beep! 손바닥으로 경적 울리는 척을 해요. 한국어는 그렇지 않은데 영어 의성어의태어는 유달리 좋아하네요.

도레미곰 곰아, 괜찮아? 는 한 아이가 우는 곰을 위로해주는 내용이에요. 어디 아프냐면서 열도 재보고, 같이 한숨 자고 일어날까? 수영장 갈까? 그러다... 간질간질 간지럽히는데, 결국 곰이 웃음을 터뜨려요. 그 부분이 나옴과 동시에 저도 아기를 간지럽혀줬고요. 꺄르르 자지러지더라고요.



이 책은 처음 읽어봤는데 왜 곰이 울적한지 아이도 궁금해서 집중하는 눈치였어요. 글밥이 적어서 매번 비슷한 연기, 글자만 읽고 넘어가면 흥미 떨어질 것 같아 다양하고 재미있게 읽어줘보려해요. 최애책 +1😉


도레미곰 7권 / 베베코알라 1권 / 베베톡 1권 / 공룡대발이 1권 / 푸름이까꿍 1권 / 잉글리시에그 6권 / 앤서니브라운 - 우리 엄마

앤서니브라운 우리 엄마란 책의 표지를 따라해보기로 했어요. 꽃무늬 옷인데 꽃 스티커가 없어 아쉬운대로 나비 스티커를 붙였네요.


하지만 좀 하다가 하기 싫어해서 뭐할까 하니, 어제 했던 거 다시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제 한)플레이콘 꺼내줬어요. 이것도 칼로 써는 작업에만 몰두해서 제 생각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지만...


칼로 썰어준 플레이콘은 거의 다 제가 붙였어요. 책과 비슷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고 조잡해보이네요. 그래도 아이와 협동한 추억은 남았으니... 만족합니다. 🥸

그리고 칠교도 했었는데 칠교판에 맞추다 애 성격 버릴 것 같아서 도안 보고 쉬운 거 만들고, 쌓기 놀이, 도미노로 급선회했어요. (하마터면 내 성격도 버릴뻔 함)


호비 1단계 2권 / 베베코알라 2권 / 자연이통통 2권 / 베이비피카부 1권 / 안녕마음아 1권 / 빅키즈지식자람 1권 / 올망졸망수학동화 1권 / 노부영 Uri Shulevitz - Snow, Margaret wise - goodnight moon, Five little monkeys jumping in the bed

유리 슐레비츠 스노우는 칼데콧상 수상작이라 그런지 그림이 참 좋아요.

줄거리는 잿빛 하늘에 눈 한 송이, 강아지와 소년만 발견을 하고요. 두 송이에서 세 송이, 어른들은 내리거나 말거나 내려도 금방 녹을거라고 말합니다. 티비나 라디오도 "No snow."

눈이 펑펑 내릴 때 아이는 두 팔을 벌리고 좋아하는데 어른들은 팔짱을 끼고 바닥만 보고 걸어요. 그 어깨와 등에 쌓인 짐같은 눈은 아집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했어요. 마침내 눈은 온도시를 하얗게 물들여요. 동심이 승리한 것 같아 기뻤어요.

아이가 더 크면 다양한 질문, 독후활동 할 수 있을 것 같아 반가운 책이었어요. 문장도 길지 않아 두돌아기와도 즐겁게 읽었답니다.


공룡대발이 1권 / 푸름이까꿍 1권 / 빅키즈지식자람 3권 / 베베코알라 3권 / 도레미곰 1권 / 잉글리시에그 5권 / 어스본사운드북 기차

잉글리시에그 음원을 아기가 좋아해줘서 넘 다행이에요. 남편이랑 춤추더라고요. 스텝1의 Who is it은 최애책이 됐어요. 어제 하루만 몇 번을 읽은건지.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책을 좋아해서 가족책을 잘 보네요. 스텝3의 Hello, 이모 이모부 할머니 할아버지를 집으로 초대하는 책도 읽어줬는데 이역시 잘 보길래 내친김에 똑같은 책 글밥 많은 스토리텔링북까지 읽어줬어요. 영어에 정 떨어지지 않게 내일도 아이가 좋아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보려해요.



많이 밀렸는데 사진이 이미 많이 첨부되어 오늘은 여기까지만 올릴게요. 요즘 날이 추워서 감기 많이 걸리더라고요. 아가들도.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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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건강해진 건 분명 아닌 것 같은데 육아가 한결 편해졌다. 아이가 힘든 시기를 거치는 중이었나보다. 너덜너덜해진 저는 스스로 빨간약을 바르고 후들거리는 무릎 세워 일어납니다. 부지런히 또 걸어야지요.

이 글은 아이가 얼마 전 두 돌이 된 아기와 제가 함께 책을 보았던 기록입니다. 책양에 집착하지 않아요. 정해놓고 읽지도 않아요. 강요는 더더욱 안해요. 하루종일 책만 보고 있지도 않습니다. 초독서증(유사자폐) 늘 유념하고요. 이에 관한 이야기는 후에 업로드를 따로 할게요.


마술피리꼬마 - 식탁보 공주, 고양이, 오늘은 내 생일이야 / 대발이 5권, 추피 2권

단촐하지요. 이 날 오후에 하남 주렁주렁에 다녀왔거든요. 아기가 새를 좋아해서 일부러. 공룡대발이에 앵무새 이야기가 나오는데 볼 때마다 "새! 새!" 하면서 손가락질을 해요. 저도 실제 앵무새가 반가워서 책 속 앵무새 이름을 부르면서 친한척을 했는데, 그보다 책을 가져왔담 더 좋았겠단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동물원이라, 다른 동물들의 설명이 축약된 한 권의 책도 함께요. 앉아서 쉴 때, 아니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다시 한 번 만나면 반가울 것 같아요.

집에 돌아와서는 만났던 동물 친구들 책을 한 번 봤음 좋았을건데요. 아쉬워라.


AMMA - 싫어? 좋아! / 프뢰벨 말하기 - 눈, 눈, 누구 눈? / 엄지교육 - 알쏭달쏭 맛이 궁금해 / 베이비올 창작 - 꿀꺽꿀꺽 금붕어, 부릉부릉 자동차 / 공룡대발이 12권, 추피 1권, 베베코알라 1권

언제쯤 생활동화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까요? '추피지옥'이라며 아이가 좋아해도 책편식이 걱정 돼 방출할 수 없었다는 얘기들 이해 못 했었는데, 이제 알 것 같아요. 하지만 아이들은 원래 반복읽기를 좋아하지요. 제가 견디는 수 밖엔 없겠네요.


놀라운자연 - 상어를 부탁해 / 꼬맹이마음2 - 모래성 / 리틀스펀지과학동화 - 방귀가 뿡뿡뿡! / 베베톡 - 도토리 하나 둘 셋 / 대발이 4권, 베베코알라 1권, 추피 1권

꼬맹이마음의 모래성은, 모래놀이 하는 아이의 상상력에 빠져들어가보는 책이에요. 모래가 스르륵 하고 일어나 모래인간이 되고, 그 모래인간이 안내해 준 곳에서 모래왕도 만나고, 서커스도 해요. 한 페이지에 컷이 나뉘어져 있어서 애니메이션 보는 것 같기도 했어요.

근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일본 동화일 것 같다 싶었는데 역시나. 이건 도시락이나 목욕 등 일본식 문화가 짙게 드러나는 책은 아니었음에도 느낌이 오더라고요. 일본 동화는 개성이 강하달까요. 꼭 작가 이름을 확인하게 만들어요. 개인적으로 일본 동화는 은연중에 사상이나 가치관 주입될까 싶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읽어요. 토들피카소, 차일드애플은 어떨까 모르겠네요.

 



<사진 없음>

아이에게 맞아 코뼈 부러져서 수술한 날이에요. 아이도 병원에 다녀와서 정신 없던 날. 아이 컨디션 괜찮을 때 함께 논 기록이에요.

1. 주입식이 아니라, 카드 한 장 가지고 최소 5분씩은 놀았어요. yellow같은 경우 집안에 있는 노란 물건들을 아이가 찾으러 다니길래 덕분에 단어 말해 줄 기회가 많았어요. 나중에 그 단어는 따라해주더라고요.

2. 스케치북에 아이 손바닥 대고 그림 그리다 finger family 춤추면서 노래 불러줬어요. 스케치북이 있어서 바나나, 호박도 그려줬고요. 하지만 이 후 곧 앓아서... 병원 갔어요.


프뢰벨 말하기 - 길을 걸어가다가, 무엇이 될까? / 베베코알라 2권 / 호비 1단계(만 1세~만 2세) 3권 / 낸시홀 마퍼북 - A Bear for you

마퍼북 그림이 넘 예뻐요. 아이가 읽어달라고 고른 책인데 페이지당 어휘수도 많지 않아 좋더라고요. 하지만 두돌아기에게 페이지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요. 따뜻한 그림으로 다양한 곰들을 구경할 수 있는 책.

호비는 한 권에 동물탐험, 바른습관, 인지, 사물관찰, 이야기 등이 다 들어가서 조금 당황스러워요. 하지만 조작북이라 아이의 흥미를 끌기엔 제격! 호비는 참 순합니다.

말하기랑 베베는 남편이 읽어줬대요. 아이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어 저도 몇 권 읽어주었지만 아직 쉬어야 할 시기인 것 같아 무리하지 않았습니다.


프뢰벨 말하기 - 앞에 가는 고릴라 / 푸름이까꿍 - 무슨 소리지? / 베베코알라 1권 / 프뢰벨다중지능에듀1 - 규칙을 지켜요, 할머니의 비밀 식탁 / 도레미곰 - 꿈나라 기차 / 호비 1단계 3권

방출할까 싶어 꺼내는 조작북마다 너무 좋아하네요. 마치 지금이 적기라는 듯. 요근래 제가 좋아하는 책만 꺼내 읽어준 것 같아요. 이제 아이가 좋아할 것 같은 책 위주로 좀 보여주려고요.


호비 1단계 4권 / 도레미곰 - 후다닥 쿵쾅! / Bernad Most - If the dinosaurs came back(AR2.9) / 푸름이까꿍 - 뿡뿡 방귀쟁이 / 베이비올 창작 - 빨강 파랑 노랑 / 베베코알라 4권

 



1. 도레미곰의 후다닥 쿵쾅! 별 관심 없이 누워 있다가 책이 다 끝나자 또 읽어달라고 절 채근했는데요. 책이 재밌더라고요. 후다닥 달려가 쾅! 하고 부딪힐 때쯤 책을 착! 하고 닫았다 열어주니 효과만점이었어요. 선인장과 물고기가 부딪히면 복어가 된다는 식의 발상들이 재밌었어요.

2. If the dinosaurs came back은 저자가 공룡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만든 첫 번째 공룡책인데 저희 아이는 공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중간쯤 보다 그만 읽었어요. 다음에 그 부분부터 다시 읽으려고요.

내용은 공룡을 좋아하는 한 소년이 공룡이 살아 돌아온다면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을 도울지 상상해보는거예요. (나무에 걸린 연을 찾아주고, 스키경사를 만들어주고, 소방관들을 돕고, 밭가는 걸 돕고, 도둑을 막고 등등등...) 모든 문장이 제목으로 시작해서 자연스레 가정법을 익힐 수 있어요.


이건 위와 같은 날 베올 창작 색의삼원색 책을 읽고 지퍼백에 물감 넣어 보여줬는데 별 관심이 없어서 저라도 논 흔적입니다. 아파서 그런걸거라고 생각하며 담을 기약.



내용이 무지하게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책을 매일 읽어주고 있어요. 기록도 매일 하고요. 다음번에 또 재미있던 시간 기록한 글 가지고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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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평균 수면 시간이 4시간 정도에요. 아이가 아침 8시에 일어나는데 새벽 4시에 취침 한답니다. 할 게 너무 많아요. 남편은 다음 날 육아를 위해 일찍 좀 자라고 하는데, 저도 알고는 있지만 언제나 4시에 자고 있어요. 당연히 제 몸은 많이 망가졌죠. 아이와 단 둘이 있으면 밥도 못 챙겨 먹는데요.

그러한 연유로 저는 거의 좀비에요. 좀비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줘요. 그러니까 이 글은 좀비가 애써서 사랑하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준 흔적이라고 봐주심 될 것 같아요.


땅친구물친구 - 사과가 열렸어 / 안녕마음아 - 이건 공룡이라고! / 포티큘러북 정글편 / 베이비픽쳐북 - 나는야 노란택시 / 도레미곰 - 유치원에 간 악어 / 베베코알라 7권

이 날 오후에 키즈카페에 다녀와서 집에 있는 시간이 적었어요. 전부 오전에 읽어주었던 책들입니다.

땅친구물친구 사과 책은 사과를 너무 잘 먹길래 귀로 듣고 눈으로도 먹으라고 보여준 책이에요. 꽃이 시들고 마침내 사과가 열렸는데 어느덧 빨갛게 익은 사과를 아이가 반가워 하더라고요. 꽃봉오리부터 사과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사실 두 살에겐 어려워요. 이해를 돕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직접 심어보고, 과정을 지켜보는게 제일일 것 같아요. (주말농장^^)

도레미곰의 유치원에 간 악어는, 유치원에 갓 들어간 작고 여린 악어가 처음엔 혼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조금씩 성장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저 없이 기관에서 혼자 성장할 아이 모습이 떠올라서 묘한 기분이 든 책이었어요.


안녕마음아 - 랑랑아, 따라가지마 / 돌잡이 수학 - 모두 모두 모이면 / 베이비올수과학 - 여기 누가 살지? / 땅친구물친구 - 고슴도치, 물고기, 토끼 / 대발이 3권, 추피 5권

계속 느끼는건데 추피는 아이가 좋아해서 좋긴 하나 넘 과격해요. 특히 '추피는 빌려주는 것이 싫대요', '추피는 싸우는게 싫어요' 편은 너무 심해요. 친구가 밀었다고 얼굴을 때리고, 운다고 애기라고 놀리고, 한 명을 따돌리고(이게 다 한 권에 나오는 이야기) 이걸 빼두어야 할 지 어쩔 지 모르겠네요...


대발이 6권 / 웅진주니어 아기동물사진그림책 - 엄마 안녕 / 돌잡이 한글 - 말놀이 동시 동요(땐스파릐) / 월드 베스트 북스 - 애완동물 돌보기는 힘들어

웅진주니어에서 나온 아기동물사진그림책은 우연히 시리즈를 구해서 종종 보여주고 있는데요. 모두 실사라 특별해요. 사진작가가 일부러 캐나다에 있는 섬에 가서 찍었다고 해요.

태어나서 이 주 동안 아기 하프물범은 엄마 하프물범에게 살아갈 방법을 배워요. 그리고 이 주가 되면 엄마는 얼음장 위에 아기를 남겨두고 떠나요. 연어도 안간힘을 써서 새끼 겨우 낳아놓고 힘들어서 죽지 않나요? 인간 엄마의 눈으로 보니까 너무 슬퍼요. 감수성 대폭발;; 게다가 실사라 더 와닿았어요. 갓태어난 모습, 어미와 뽀뽀하는 모습, 저녁 해를 배경으로 혼자 남겨진 모습 등...

 



돌잡이 동요집은 아이가 평소 혼자 세이펜으로 찍으며 듣고 노는 책인데, 오늘은 가사에 맞춰 엄마 이목구비 짚고, 머리어깨무릎발 율동도 열심히 하더라고요. 활동적인 아이라 춤추는 것도 좋아하는데 창의적이지 못해 알려줄 수 있는 안무가 한정적이라 힘드네요. ㅋㅋ


웅진꼬마수학동화 - 게으름뱅이 이야기 / 똘망똘망 - 미안해 고마워 / 피터패터 - Numbers, Colors, Bathtime, Opposites / 도레미곰 - 물고기 마을의 경찰 아저씨 / 춤추는 카멜레온 - 깨끗한 공원이 좋아요 / 어썸키즈 - 코끼리가 학교에 간다면 / 아인슈타인세계창작드림동화 - 아기 돌고래의 바닷속 여행 / 자연이통통 - 공룡책 두 권

아이가 영어책을 매우 집중해서 봐 준 기념비적인 날이에요. 읽어주고 다음 책 읽어달라 했을 때 심장이 얼마나 두근거렸는지. 그리고 이 날 저녁에는 코코멜론 Yes Yes Vegetables Song 가사도 조금씩 따라하더라고요. (남편이 저 없을 때 몰래 몇 번 틀어줬대요. 그 때 이후로 틀어달라고 해서 노래만 한 40분 정도 흘려듣기 하면서 자요)

내용과 무관


이 아래로는 사진을 찍어두지 않은 내용들이에요.

푸름이까꿍, 생글생글 싱글벙글
- 책 속 아이 웃는 얼굴이 넘 예뻤어요. 책 읽을 때마다 나오는 등장인물 표정에도 주목해서 읽어주려고요. 저희 아이는 웃는 표정, 화난 표정, 우는 표정, 놀란 표정 등을 지을 수 있는데요. 이 외에도 편안한 표정, 기대되는 표정 등이 나오는 책을 읽으려고 생각 중이에요.

앤서니 브라운, The Little Bear Book
- 아기곰이 지나가면서 동물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걸 그려주는데요. I know what you do하고는 고릴라한테 곰인형 그려주고, Here's just the thing for you하고는 사자에게 왕관 그려줘요. 그리고 마지막 장에선 벽에 Hello, wall하고는 자기 그림을 그리더니.. 벽을 뚫고 안녕 하는데.. 전 정말 앤서니 브라운 책이 어려워요...

 



푸름이까꿍, 치카치카
- 하마는 "하~마", 돼지는 "꾸울~"하면서 입을 벌려 양치질 해요. 오버해서 읽어주어 그런지 연달아 한 열 번은 읽은 것 같은데 끝나고 역시나 자기 양치질은 안 하네요.

명화로보는뉴클래식명작동화, 아기 돼지 삼형제
- 제가 읽고 싶어서 꺼낸 책. 글밥이 넘 많아 처음엔 이해하기 쉬운 그림만 읽어주고 앵콜 요청 들어왔을 때 글도 슬쩍 읽어줬어요. 막판엔 '아기 돼지 삼형제' 동요 틀어주면서 해당 그림이 나올 때마다 후다닥 페이지 넘겨 보여줬었네요.

도레미곰, 책 속에 괴물이 있어
- 도레미곰은 재밌는 책이 참 많아요. 책 속에 괴물이 있어, 는 책을 흔들었다가 빙글빙글 돌렸다가 책장을 이불이랍시고 덮어줬다가. 읽어주면서 저도 즐거웠답니다.


프뢰벨 말하기 교구 / 푸름이까꿍 / 공룡대발이

"머리를 빗어요" 라고 하면 빗과 거울, "밥을 먹어요" 라고 하면 숟가락을 포크를 가지고 올 수 있는지 봤어요. 전부 다 딩동댕이었습니다. 밥 먹고, 양치 하고, 머리 빗고, 신발을 신는다는 각각의 흐름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봤어요.

일부러 순서를 섞어줬는데요. "양치하고, 밥 먹고, 머리 빗고..." 라고 하니 아이가 카드를 위로 올려버리더라고요. 뭔가 이상한 건 눈치를 챈 것 같은데.. 다음엔 스스로 맞추도록 해줘보려고요.

옆에 책과 인형이 있길래 인형한테 치카치카 해주고, 이미 치카치카 하고 있는 책 속 아이한테도 해주고, 군것질 하고 있는 대발이 친구들한테도 치카치카 해줬습니다. 마무리는 모양에 맞춰 교구 끼워넣기로.



2021년은 아이가 저보다 더 책을 좋아한 해였습니다. 저는 그런 아이를 뒤쫓아가기 바빴고요. 2022년에는 저도 더욱 분발하여 아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함께 걸으며 행복하고 알찬 한 해를 보내야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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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주제는 겨울철 간식이었어요. 제가 제시한 주제였는데 하면서 너무 어려웠어요. (하면서 후회막 심) 책에서 간식을 찾거나 음식을 사 먹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는 꽉 막힌 주제😑 하지만 어떻게든 해내야죠. 전 이렇게 보여줬어요.


겨울에 먹는 음식을 알려주고 싶어서 겨울-겨울음식 순으로 얘기 해줬어요. 일단 겨울이란 개념을 모르면 혼란스러울 것 같아서요. 눈이 오는 날, 나뭇잎이 떨어지는 날, 눈사람 이야기를 하다가 그림이 나을 것 같아 성냥팔이소녀(명화로 보는 뉴 클래식 명작)를 꺼내왔네요.

그림을 보며 겨울 밤 이불 안에서 친구에게 전화하듯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어요. '이렇게 눈이 오는 추운 날엔 우리 주로 이런 과일, 간식...'

그러다 문득 '겨울은~'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했는데, 겨울이란 개념을 다시 한 번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겠단 생각을 했어요.



이 날 주제는 과일이었어요. 책은 The big hungry bear이에요.

얼마 전 딸기를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그래서 조금 더 흥미롭게 봐줄 것 같아 택한 책입니다.

'너 큰 곰 얘기 들어본 적 있어? 그 곰은 방금 딴 딸기를 좋아한다던데... 니가 그걸 어디 숨기든, 지키든, 변장을 하든 소용없어. 곰에게서 딸기를 지키는 방법은... 나랑 반씩 나눠먹는거야!!!' 😅 ㅋㅋ

 

저는 벌벌 떠는 생쥐 앞의 악당 역을 자처했어요. 연기 하면서 저도 재밌었네요. 마지막엔 생쥐가 반으로 쪼갠 딸기를 좋아라 하며 먹는데, 아이가 자기도 먹고 싶었는지 떼어가서 먹는 시늉을 하더라고요. 근데 다음장을 넘기니 생쥐랑 딸기가 둘 다 없어져서, "생쥐까지 먹었어...?!!" 하며 놀았어요. (옷을 들춰서 막 긁더라고요. 귀여워잉)


이 날 주제는 음식이었어요. 근데 롯데월드에 다녀오는 바람에 책을 읽어주진 못 했네요. 주제는 인지하고 집을 나섰었는데...

'뭘 먹더라도 평소보다 더 기억에 남을만한 말을 해주리라!' 다짐은 그렇게 했었던 것 같아요. ^^; 하지만 언제가도 볼거리가 너무 많은 롯데월드, 엄마인 저부터가 거의 홀려있던 하루...

팝콘 먹는 아이 옆에서 "이거 옥수수로 만드는거야! 만들 때 톡톡 튀어!", 제가 먹는 솜사탕을 빤히 쳐다볼 땐, "사르르~~~ 입에서 녹아!" (부끄럽네요) 겨우 이 정도 해주었네요.

집에 돌아오자마자 옷 갈아입고 분유 먹고 바로 코코낸내 해서 정말 책 한 권 펴보지 못 한 하루였어요. 그래도 솔직하게 써야 의미가 있는거니까 가감없이 써요.


이 날 주제는 나의 몸 나의 얼굴이었어요.

꺼내준 책은 노부영 Dry bones, 안녕마음아 - 랑랑아 따라가지마 구요.

저는 이 날 나의 몸 나의 얼굴 중에 '나의 몸'에 꽂혔었어요. 애기가 Head and shoulders knees and toes라는 영어동요를 엄청 좋아해요. 춤추는 걸 좋아해서 율동이랑 같이 알려주었더니 어느샌가 가삿속 신체부위는 습득을 했더라고요.

 


Dry bones는 신체부위 뿐 아니라 엉덩이 뼈는 등 뼈에, 등 뼈는 어깨 뼈에,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려주는 책인데요. leg, ankle, thigh등은 동요에 나오지를 않아서(책의 음원은 제가 안 들어요. 개인적으로 어두워서 싫어요) 그림책으로 얘기 나눌 기회 엿보고 있었거든요. 이 날이 마침 좋은 날이었지 뭐예요. 읽어주면서 아이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내용에 맞춰 올라가니 또 꺄르르 좋아하더라고요.

(+일상대화도 마찬가지지만, '신체부위'는 마사지 하며 충분히 인지시켜 줄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아이가 그림책을 너무 좋아해서 도구로 활용한 것 뿐입니다.)

랑랑아 따라가지마 는 랑랑이가 밖에서 낯선 사람을 따라갈까봐 엄마아빠가 변장을 하고 랑랑이를 시험해보는 내용이에요.

"엄마가 낯선 사람이 주는 음식은 먹으면 안 된다고 했어", "아는 사람이라도 엄마 아빠가 허락하지 않으면 따라가면 안돼" 중요한 말 투성이라 저도 모르게 내용보다 메시지 전달에 더 힘이 들어가데요. 그런데 아이가 부담스러워 할 줄 알았는데 밥 먹을 때까지 이 책 가져와서 읽으라고, 다 읽고 또! 또!! 그래서 이 책은 책장에 아직 못 꽂고 있으며... 의외라고 생각했어요.

"우리 애기 몸은 소중해. 모르는 사람 따라가면 절대 안돼. 따라가면 밥도 안 주고 말야~..." 읽을 때마다 잔소리 폭격인데 지겹지도 않은지 매번 눈을 반짝거리고 듣네요.


이 날 주제는 변화였어요. 꺼내준 책은 곰곰이 - 사탕 줄게 입니다.

아빠가 주신 사탕 다섯개를 친구들에게 자랑하려던 곰곰이. 친구들을 만나 좋은지 사탕을 나눠줘요. 꿀복이 2개, 쥐돌이 1개, 하만이 1개, 토실이 1개.

다 나눠주고나니 곰곰이가 먹을게 없어요. 풀이 죽은 곰곰이에게 꿀복이가 1개를 나눠줘요.

손가락 다섯개 쫙 펴고 사탕 바구니 속 사탕이 없어질 때마다 손가락을 접었어요. 꿀복이가 한 개를 다시 돌려줄 땐 폈고요. 있다가 없다, 없다가 있다... 변화...(거의 우기는 수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사탕이 사라지는 걸 시각적으로 볼 수 있어 좋았어요.


이 날은 어찌하다보니 저 혼자 했는데 여튼 주제는 길이 비교였습니다. 책은 돌잡이 수학 - 무럭무럭 쑤욱 쑥, 그리고 자연이통통 단어카드에요.

 



이 날 가든파이브에 다녀오느라 시간이 너무 촉박했어요. 뭐할까 궁리하다 내내 머리를 맴돌았던 돌잡이수학을 꺼내줬는데요. 길이 비교엔 이 책이 정말 짱인 것 같아요.

책에 나온 채소로 길다 짧다, 열심히 길이 비교 해보았고요. 옆에 단어카드가 있길래 코가 긴 코끼리, 목이 긴 타조, 뿔이 긴 사슴도 보여주었어요. 목이나 다리가 짧은 다른 동물도 함께 보여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아이 자기 전 급하게 읽어준거라 내용이 많이 부실해요. 재미있고 기발한 놀이들이 가능할 것 같은 주제라 언젠가 다시 해주려고요!





기록이라서 솔직하게 일단 쓰긴 썼는데요. 알아요, 많이 부족하다는 거. 더 노력 해야죠.

그리고 매일 단 몇 권의 책만 읽어주는 건 아니에요. 주제에 부합하는 한 장을 찍고 그에 대한 에피소드를 적고 있어요. 근데 아마 다음 달부터는 주제가 사라질 것 같아요.

그야말로 소소한 일상 기록이라 읽는데 지루하셨을지도 모르겠는데...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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