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21개월이 된 저희 아이는 요즘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압도적인 1등 추피를 제외하고, 다른 책도 요즘은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주어 어렵지 않게 읽어주고 있답니다. (추피지옥 피크일 때는 추피 빼고 아무것도 못 읽게 했어요) 그 중 베베는 굳이 따지자면, 아직은 중박 정도인데요. 조짐은 좋아요.

구성은 총 67종.
본책 45권과 플래시 동화 20편,
그리고 베베와 알피 인형 2종이에요.



베베를 처음 들였을 당시부터 지금까지 저희 아이는 인형 홀릭이에요. 그래서 언박싱을 할 때 책보다 베베와 알피 인형을 모두 매우 좋아했죠, 가히 초대박이었어요.

 


그런데... 추피 너 뭐니 진짜? 그렇게 좋아하는 베베와 알피가 나오는 책이라고 얘기를 해도 추피만 가리키면서 저것만, 다른 거 싫고 저것만 읽으라고 하는거예요. 그래서,

"베베가 우리 아가한테 인사하고 싶다는데? 알피도 인사하고 싶다는데? 한 번만 만나볼까?" 를 시작으로 나중엔-

"으흐흐흑... 나도 귀여운 너랑 놀고 싶은데 나를 안 만나줘서 슬퍼. 으흐흐흑..." 베베로 빙의하여 꼬신 결과 무릎에 앉아주며 한 번 읽어보라고 마침내 허락 해주더라고요. 예쓰💪

베베코알라


서두에 언급했지만 아이는 요새 생활동화에 푸욱 빠져있어요. 그래서 그 모든 책들은 현재 거실에 다 빼두었답니다. (tmi인데 베베는 특히, 스펀지북으로 이루어진 폭신한 책이라 세로로 쌓아놓으면 옆으로 픽 하고 쓰러져서 불편해요, 교구장에라도 꽂아 놓아야..) 거실 뿐 아니라 부엌에서도 읽고 소파에서도 읽고 구석에서도 읽어서 책이 마구 널브러져 있는 걸 한 권 한 권 주워 모아 사진 찍는다고 책장에 꽂느라 고생 좀 했네요.


간단히 책 소개 해볼게요. 왼쪽부터 스펀지북, 보드북, 그리고 오른쪽은 '집 안', '집 밖' 두 개의 이야기로 엮인 미니 시리즈 책이에요.


보드북은 세 권, 그리고 나머지 상당수가 스펀지북이라 베베는 떠올리면 퐁신하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책인데요, 실제로 모든 책이 모서리 라운딩 처리 되어 있어 아이 혼자 가지고 놀며 볼 때에도 안심이 되는 책이랍니다.

 

스펀지북 내지는 아르떼 용지를 사용하였다고 해요. (아르떼 용지란, 예술 작품집이나 화보집, 명품 카탈로그 등에 주로 사용되는 고급스러운 용지) 베베가 촌스럽지 않고 섬세한 색감을 구현해 낸 데에는 이 용지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해요.


그림도 다른 책들과는 조금 달라요. 퀄이 너무 좋아서 저는 처음 보고 애니메이션을 보는 줄 알았다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노출을 꺼려 하는 부모님도 있던데, 한편으론 그 마음도 이해가 가요)

 



저는 그림체도 마음에 들지만, 한 페이지에 아이에게 해 줄 말이 가득한 이미지여서 좋더라고요. 다른 책들이 하도 단순하니까 이거 하나만큼은 엄마인 저도 보면서 눈이 좀 즐겁고 싶달까요. 하하.


글밥은 모든 책이 대체로 다 저 정도예요. 내용이요? 다른 생활동화와 비교를 해볼게요. 추피보다는 확실히 착하고, 대발이보단 골치 아파요. 왜냐하면 베베는 순한 편이긴 하나 알피가... 하, 거의 초소형 짱구예요. '내 할 일은 이거야!' 라는 듯이 매 회 장난을 치고 말썽을 부려요. 물론 때로는 사랑스럽기도 하지만요.


마침 나왔네요. 맨 왼 쪽 컷에 나온 아이가 바로 알피에요. 그나저나.. 그림을 보시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저는 만화책 같단 생각도 들더라고요. 하지만 책이 모두 이렇진 않고, 대개는 하나에서 두 컷 정도, 많게는 이렇게 네 컷까지 나뉘어진 것도 있고요. 이건 정말 꺼려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저는 좋아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줄 때 포인팅 라벨링이 이젠 거의 습관인데, 손으로 찝어주면 아이는 눈으로 부지런히 따라가며 유심히 그림 보고, 이야기도 잘 듣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건 분명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요.

내용은 다른 생활동화와 마찬가지로, 아이들이 실제 겪고 느낀 경험과 감정을 소재로 한 이야기들로 엮여있어요. 마트에 가고, 병원에 가고, 밤늦도록 잠을 안 자기도 하고, 친구와 싸우거나 화를 내거나 걱정을 하거나 무서워서 벌벌 떨기도 하죠.

하지만 생활동화를 몇 세트 번갈아 읽다보면 경험과 감정은 모두 비슷하다는 걸 느끼실거예요. 캐릭터들이 가진 성질에 따라 반응하는 게 다 각기 다를 뿐.

 

 

처음에 저는 사실.. 베베가 좀 밍숭맹숭한 느낌이 들어 아리송 했었어요. 감정표현에 거침이 없는 추피와, 다양한 표정을 가진 천진난만한 대발이 사이에서 베베는 어떤 아이인가- 하고 어른의 시각에서 쓸데없는 판단을 하고 있었거든요. 지금 생각하면 구매하기 전에 비교를 하는 것도 아니고, 참 부질없는 시간 보냈다고 생각해요.

생활동화를 읽어주는 이유는, 캐릭터가 끌고 가는 이야기로 그저 시간을 떼우려는 의도도 아니고 재미로 즐기기만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올바른 말과 행동, 그리고 생활습관을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통해 익히게끔 해주고 싶어서 자주 읽어주고, 그래서 비슷한 내용이어도 계속 접하게 해주고 있어요. 영어 수학만큼이나 중요한 사회성을 기르는 데에도, 단 1이라도 좋으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고요.


뜬금없지만 얘네가 바로 베베와 알피에요. 귀엽죠. 남편이 베베 귀 잘라서 추피라고 하자 하더라고요. (...) 알피는 너무 작아서 눈 깜짝 하면 집에서 사라져 버리니까 조심하세요.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아이는 잘 때 베베나 알피를 품에 꼬옥 안고 자요. 제목에 왜 제가 '고맙다'라고 표현 했냐면요.. 베베를 안고 자는 걸 단지 좋아하기만 하는 게 아니라, 베베가 있어야 자려고 하거든요. 베베가 있어야 품에 기대고 눈을 감아요. 육아의 질은 아이의 수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고맙다고 할 만 하죠?





+) 구성 중에 플래시 동화가 있다고 했었잖아요. 책 뒤에 보면 큐알코드가 있는데 이걸 통해 보실 수가 있어요. 안 그래도 생동감 넘치는 책을 더 생동감 넘치게 볼 수가 있답니다. 책이 고대로 영상화 되어요. (모든 책은 아니고 20편만) 저는 아직 영상노출을 하지 않아 보여준 적은 없지만 생각만 해도 아이가 좋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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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년은 아이 뇌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예요. 이 시기에 비디오나 텔레비전을 많이 보여주면 발달 지연 및 뇌기능의 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요. 그림자극장은 화면이 멈춰있는 상태에서 책을 읽어주고, 다 읽으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는 형식인데요. 자극적인 영상물과는 다르게 책의 내용과 이미지만 투영해요. 하지만 그렇다 해도 아이가 혼자 빠져들 경우 수동적인 태도를 키울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의 상호작용은 필수인 것 같습니다.



그림자극장은 두 돌이 가까워 올 때 즈음 사주려고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던 육아템이에요. 저와 같은 생각이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궁금했거든요. 아이가 신생아일 무렵 블루래빗이냐 두두스토리냐를 두고 숱하게 고민하다 블루래빗을 선택했던 엄마로서, 처음 받아본 두두스토리 제품은 역시 고민할 가치가 있는 브랜드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초록창에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곳에서 129,000원을 주고 구매 했어요. 책이 참 예쁘게 꽂혀 오죠. 구성부터 알려드릴게요. 영사기 + 그림자팩 18종 + 그림자팩 박스 1종(그림자팩 수납 공간) + 명작 전래 그림책 18종 이구요. 그림책은 명작, 전래 각 9권씩 있어요.

명작 LIST | 신데렐라, 피터팬, 인어공주, 잭과 콩나무, 개구리 왕자, 벌거벗은 임금님, 커다란 순무, 구둣방 할아버지와 꼬마 요정, 늑대와 일곱 마리 아기 염소
전래 LIST | 요술 맷돌, 콩쥐 팥쥐, 해님 달님, 흥부 놀부, 토끼와 자라, 금도끼 은도끼, 팥죽 할멈과 호랑이, 빨간 부채 파란 부채, 선녀와 나무꾼


블루래빗하고 두두스토리를 굳이 비교하자면 두두스토리의 디자인이 조금 더 세련된 것 같아요. 깔끔하고 예뻐서 엄마들 취향저격이랄까요? (그림자극장 뿐 아니라 전집을 보고 비교해도 그래요) 검정과 하양의 조화가 매력적이에요. 책은 안전을 고려해 콩기름 잉크로 내용을 인쇄하였다고 하구요. 모서리는 둥글어요.


하지만 내용은 큰 기대를 마세요. 모두 14쪽을 하고 있는데, 적은 글밥과 쪽수로 인해 내용이 탄탄하지는 않아요. 당연히 그럴 수가 없죠. 그래도 기승전결은 다 있어요.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핵심만 쏙쏙 뽑아 내용을 만든 것 같습니다. 아이가 관심을 가지면 보다 구체적이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다른 출판사의 동일한 책을 보여주는게 좋을 것 같아요.

책은 두 권만 설명을 하려고 해요. 원작에서 삭제 된 부분이 어디인가 한 번 보셔요.



흥부놀부에서 흥부는 제비의 다리를 고쳐주어 제비가 박씨를 물어다주는데 그 박씨에서 금은보화가 나와 부자가 되잖아요. 그걸 본 놀부는 멀쩡한 제비 다리를 부러뜨려 박에서 나온 오물과 도깨비들에게 벌을 받고요. 흥부가 밥주걱으로 뺨 맞은 과거는 잊고, 형을 가엽게 여겨 재산까지 나눠주며 한평생 정답게 지냈다는 것이 이 이야기의 기승전결인데, 그림자극장의 흥부놀부는 놀부의 박에서 오물과 도깨비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는 데서 끝나요. 흥부가 못된 놀부를 품어 주는 장면은 삭제되었어요. (여러 판본에서 이 부분은 엄연한 '결말'이에요.) 하지만 마음을 삐뚜루 쓰면 벌을 받는다는 교훈은 확실히 전하고 있죠?

그림형제(원작의 저자)의 개구리왕자에서 공주는 우물에 빠뜨린 공을 개구리가 찾아주자마자 키스는 커녕 저녁 식사에 초대하겠다는 약속조차 지키지 않고 도망쳐버려요. 개구리는 왕에게 전말을 이야기 하고 궁으로 들어가지요. 왕은 무엇보다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거든요. 하지만 그림자극장에서는 "개굴개굴! 문을 열어 주세요!" 소리에 느닷없이 공주가 문을 열어주어요. 그리곤 개구리가 너무 싫다며 벽에 던져버려요. 동시에 마법이 풀린 개구리 왕자의 모습을 보고 공주는 그의 청혼을 손바닥 뒤집듯 받아줍니다. (전개 무엇) 개구리왕자의 교훈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약속을 지키는 건 중요하다는 것인데요. 그림자극장은 첫 번째 교훈만 담고 있어요. 두 번째 교훈은 왕의 입에서 나오는 말인데, 왕은 아예 등장하지를 않더라구요.



사족) 그나저나 콩쥐팥쥐, 신데렐라, 개구리왕자... 고난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거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한 강인한 의지도 찾아보기 힘든 우리 1세대 공주들... '왕자와 결혼=극락' 같은 결말은 여자아이들의 무의식에 닫힌 결말을 주입하는 것 같아 소름 돋아요. 이런 책들은 시대에 맞는 이야기가 아니죠. 문화와 시대에 따른 비판적인 읽기가 필요해요. 조력자를 잘 두는 것이 최고의 성공이라 하는 것은 일하지 않고도 일확천금을 얻으려는 헛된 욕망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니까요. 고난 극복 요소가 돋보이는 주체적인 여성상을 모델로 한 엘사 같은 이야기를 많이 읽고 싶네요.


그림자극장표 영사기에요. 맨 아래 전원 버튼 있구요. 그 위 플레이, 스탑, 볼륨 조절까지는 사진으로 봐도 아실테니 그냥 넘어갈게요. 맨 위에 있는 렌즈는 화면을 비추기도 하지만 초점 다이얼 역할도 해요. 화면의 초점이 맞지 않으면 좌우로 돌려가며 초점을 맞출 수 있어요.


사용방법은 팩 삽입→전원 버튼→초점 다이얼→PLAY버튼 이에요. 중간에 팩을 제거하지 않으면 3번 자동 재생 되어요. 저는 천장을 향해 쏴보았어요. 화질 어때요? 사진을 잘 보시면 옆에 형광등이 있는데 한 번 비교해보세요.



저는 원체 눈이 안 좋아 모든 것이 다 흐릿해 보여요. 그래서 그림자극장을 처음 보았을 때도 내 시력이 안 좋아 그런거겠거니 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남편 안경을 빌려 써 보니 어느 부분은 괜찮고 또 어느 부분은 흐릿하고 그런 게 아니겠어요? 보자마자 아기 눈 나빠질 것 같아 그만 보자고 했네요.

그런데 남편이 이 정도면 선명한 거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 의견이 궁금해 리뷰를 찾아봤어요. 초점이 맞지 않는다, 화면에 이물질이 끼어있다 등의 말들이 평점을 깎아 먹은 대부분의 원인이더라구요. (그림자극장 측은 오염이 아닌 배경 그림의 일부 또는 일러스트 작가의 빈티지한 감성을 표현한 거라고 해요.)


리뷰를 보고나니 제가 받은 제품은 그나마 괜찮은 축에 속하는 것 같아요. 화면은 개선이 필요해보여요. 아무리 저렴한 제품이라고는 하나 눈 나빠지겠어요. 눈이 나쁜 저같은 사람은 초점을 조절하면서도 이게 잘 되고 있는건지 알 수 없어 안경 필수고요. (그리고 팩 하나하나 초점 다이얼로 초점 맞추는거 귀찮아요.) 저는 천장에 쏘면 더 흐려 보여서 초점 조절 후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벽에 쏘아 보여주고 있네요.


화면은 티비처럼 분주하게 움직이지 않고 한 장면에서 해당 쪽수를 다 읽을 때까지 멈춰있어요. 그리고 다 읽으면 화면이 넘어가서 다음 장을 읽어주는 형식이에요. 미디어 노출에 민감한 엄마라 이런 건 마음에 들어요.

또, 그림자극장의 그림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그렸대요. 책마다 그림 작가가 다 다른데 모두 비슷한 느낌이 드는건 색감이 예쁘고 단조롭지 않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아이는 팩을 찾으면 본체에 넣어야 한다고 채근하고, 틀어주면 꽤 잘 봐요. 벽은 흥미로운지 꼭 만져보구요. 아직 책을 제대로 읽어준 적이 없어 내용에 집중을 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화질 때문에 실망이 커 내동댕이 쳐두었던 제 탓입니다) 책을 보여줘야겠어요. 그럼 나중에 그림자극장을 보면서 에서 봤던 내용들이 떠올라 더욱 호기심을 보이겠죠?

책은 모두 의성어 의태어가 풍부해 어휘발달 언어발달에 좋을 것 같아요. '개굴개굴', '폴짝폴짝', '풀썩', '폴싹', '자르르', '우르르'와 같은 언어들이 의도적으로 많이 나와요. 비슷한 언어가 짝꿍처럼 붙어있고, 글자크기 크게, 볼드 처리 되어 있답니다.


끝으로, 그림자팩 18개 중 6개는 영사기 하단 정리함에 꽂혀 있어요. 아이가 좋아하는 이야기 팩은 여기 꽂아 본체만 들고 다니면 좋을 것 같아요.

건전지는 AAA 사이즈 1.5V 4개가 필요하구요. (새 건전지 교체 시 약 380분 정도 사용 가능) 이건 한국어버전이며 중국어, 영어버전도 있어요. 중국어, 영어는 한국어와 책은 몇 권 빼고 거의 비슷하고, 팩은 서로 호환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생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시냅스가 가장 많이 빠르게 형성되는 시기이고 3세까지 70%형성, 10세에 완성된다고 해요. 지속적인 경험이 제공되지 않으면 21개월 즈음 시냅스의 40%가 제거 되구요. 이 중요한 시기에 결코 미디어만 보고 앉아있게 해서는 안되겠죠. 그림자극장의 경우 블루라이트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양육자가 잘 판단하고 사용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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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산후조리원을 두 군데 머물렀는데 두 군데 모두 프뢰벨 영사님이 오셔서 책과 토탈 시스템 소개를 해주셨어요. 그 때 머리에 깊이 각인 된 '영업', '판매', '상술' 이란 단어들과 프뢰벨은 제 안에 결속되어, 아기는 무려 17개월이 될 때까지 그 흔한 영아다중 한 권 읽어보지 못하게 되는 불상사를 겪게 됩니다.

이랬던 제 생각이 바뀌었던 연유는



저는 10개월째 몬테소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보통 몬테소리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체로 이런 이유로 부정적인 시각이 많더라고요. '너무 정적이라 아이가 답답할 것 같다', '지나치게 규칙적이고 질서를 강요한다'. 정적으로 보이는 이유는 아이들이 집중을 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고, 유아들이 원하는 활동과 교구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몬테소리 교육의 중심 원리라 아이들은 자발적으로 교구를 선택하고 다루어요. 안내자(부모)는 아이를 존중하고 격려하는 동시에 한 발 물러서 관찰자 역할을 해야만 한답니다. 아이를 한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이 몬테소리의 핵심 사상인데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채로 하는 말들이 답답했어요. 물론 아이의 성향을 고려하여 자신만의 교육관으로 후회 없는 선택을 하신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요. 저는 섣불리 기회의 장을 닫아버린 것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러다 문득 나도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고 있는건 아닐까 되돌아보게 되었네요.

프뢰벨은



유아교육의 아버지, 유치원의 아버지로 불리울정도로 아동교육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에요. 프뢰벨은 아이들이 놀잇감이 많은 공간에서 '놀이'를 통해 모방을 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기를 수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아이들의 창조성을 키우기 위해 이상적인 놀잇감을 고안하였는데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은물'이에요. 또한, 교사가 없이도 환경만 갖춰져 있다면 아이들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했던 몬테소리와는 다르게 프뢰벨은 훌륭한 교사가 아이들을 위한 최고의 환경이라고 했답니다.

저는 몬테소리와 프뢰벨이 추구하는 교육 이념을 모두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스토리텔링, 역할놀이를 권장하지 않는 몬테소리 교육에 저는 공상, 모방활동, 상상력, 창의력, 그리고 놀이를 더해줄거예요. 자꾸 비교를 하게 되므로 이 둘의 차이점과 유사점은 아예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할게요.



그렇게 아이가 17개월이 되어서야 프뢰벨을 하기로 마음 먹어요. 그런데 상담을 6월 26일 토요일에 받았는데도 아직까지 1차 배본을 받지 못하고 있네요. 물어보니 단계를 잘못 올리는 착오가 있었다고 해요. 프뢰벨 토탈시스템베이직, 프리미엄, 퍼펙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제가 선택한 프리미엄이 아닌 퍼펙트로 올라갔다구요. 정확히는 토탈시스템 프리미엄 024를 선택했어요. 아이 수업하는 걸 보시곤 012를 하면 백프로 후회할거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에 의해 선택한 건 아니지만 잘한 것 같아요. 여기서 커리큘럼과 구성, 스마트 콘텐츠, 가격 소개해 드릴게요. (024기준)

 



[커리큘럼, 구성, 스마트 콘텐츠, 가격]
베이직 : 말하기, 에듀플레이, 에듀1, 에듀2, 은물, 준은물 / 교재 82종 교구 27종, 200여개 콘텐츠, 월 99,000원
프리미엄 : 베이직 + 뉴테마동화, 바른생활동화, 읽기 / 교재 140종 교구 39종, 300여개 콘텐츠, 월 129,000원
퍼펙트 : 프리미엄 + 수과학프로그램, 영아수학동화, 수과학동화 / 교재 216종 교구 45종, 500여개 콘텐츠, 월 169,000원

참고로 012는 0세~2세, 024는 만 2세~ 5세, 24개월에서 48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요. 우리 아기는 17개월인데 024를 선택한 이유는, 영아다중이나 말하기를 들이기에는 조금 늦은감이 있을 것 같아서예요. 요즘 아기가 단순한 이야기보다는 스토리가 있는 책을 선호하기 시작했거든요. 안그래도 집에 다른 책이 많은데 애매하게 읽을 수도 있는 책을 들이고 싶지 않았어요. 그리고 024에는 말하기가 일부 포함되어 있어요. 아이에게 읽혀보고 좋아하면, 또 제가 재미있게 읽어줄 수 있을만한 책이면 따로 구매 하려구요. (또, 좋은 영사님을 만나 012에 대한 미련을 조금 더 덜 수 있었답니다.) 영다 같은 경우 계속 마음에 걸리면 이제와 새상품은 좀 그렇고 중고로 사줄 생각이에요.

토탈시스템 024 프리미엄을 선택한 이유



저는 퍼펙트를 할까 고민하다 프리미엄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세 가지가 있어요. 첫째, 자연관찰은 이미 책이 너무 많아 필요 없고요. 둘째, 퍼펙트를 해서 받을 수 있는 책이 중고장터에서 이미 너무 헐값에 팔리고 있어요. 쉽게 구할 수 있단 얘기에요. 셋째, 영테는 반절이나 빠지고, 자연관찰에서도 여러 권 빠지는데 더 중요한 건,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무당벌레, 개구리 등)'이 다수 빠진다는거예요. (빠지는 주제는 겹치는 내용을 빼느라 그랬다고 해요. 하지만 이렇게 책이 많이 빠진다는 이유로 토탈 자체를 꺼리는 분들도 많으시더라구요.)

저는 방문수업을 겸할거라 이왕이면 구성이 좀 더 다양한 퍼펙트가 나을까 싶어 처음엔 고민을 했는데요. 은물은 4-5세부터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얘기를 듣고 처음부터 너무 욕심내지 않기로 했어요. 아가 하는 거 일단 좀 보려구요. 그리고 퍼펙트 책들과 연계된 수업을 하면 좋겠지만 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건 아니라서요. 저는 방문수업 매니아(?)인데, 괜찮은 방문수업 정말 많거든요. (굳이 비교하자면 프뢰벨 은물 수업이 더 명성 있고 유명한 이유가 분명히 있겠지만)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지금은 자유롭게 그림 그리고, 악기 두드리고, 촉감놀이 하고, 선생님이랑 노는 시간을 더 만들어 주고 싶어요. 여하튼, 그렇게 프리미엄으로 마음을 굳혔어요.



배본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과 함께 포텐장님이 일단 사은품을 주고 가셨어요. 병풍과 퍼즐, 은물상, 책 등입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듯 해요. 책꽂이는 다음주 발송 예정이라네요. 하아...


병풍은 이미 장난감, 전집 사면서 받은 게 많아 큰 기대는 안 했는데요. (아기 신생아 때 구매한 아기 동물 병풍 말고는 다 비슷한 것 같아서요) 아이가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이것저것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자꾸 제게 이야기를 재촉해요. 저는 이야기 해주는 걸 좋아해서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위 사진은 왼쪽부터 동화의 성, 바다 유치원, 곤충 아파트, 악어 동산이에요. 이름만 들어도 틀에 갇힌 이미지가 아니라서 마음껏 상상하며 자유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죠?


그 뒷면엔 사계절이 그려져 있어요. 그림체가 유치하지 않고 부드럽고 따뜻해요. 구도도 좋아요. 프뢰벨은 이 외에도 다른 병풍들이 많이 있답니다. 저는 그 중에서 환상의 나라가 예쁘더라구요.


사은품은 많이 받는 분은 스무개도 받는 것을 봤네요. 포텐장님께서는 본사에서 사은품 남발을 막기 위해 컨테스트를 통해 어느 정도만 보내준다고 하였어요. 그래서 환상의 나라 병풍 같은 경우는 센터에도 없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사실 사은품이 얼마나 다양한지 몰라 그닥 큰 감흥은 없는데, '사은품 많이 주는 영사가 좋은 영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멋진 사은품이 많은 것 같아요.

세계의 국기로 놀자는 아예 뜯어보질 않아서 모르겠고요. 플롭시의 아기토끼들 이야기, 삐롱삐롱 별의별 신문은 17개월 아기에게 너무 길고 어려워서 책장에 넣어뒀어요. 그 옆의 교구놀이 tip은 말그대로 교구놀이 팁과 음원의 가사가 담겨있어요. 그 위의 울퉁불퉁 퍼즐만 지금 활용할 수 있을것 같아 오픈 했네요.


(바닥은 저희 집 고양이가 다 뜯어놓은거예요😹) 퍼즐 안에는 이렇게 3종이 들어있는데요. 아직 아기가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죠? 그래서 테이프를 붙였어요.


어쩌다보니 전부 네 개로 나눴네요. 이렇게 나누고나니 아이가 전보다는 좀 더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단순해진 걸 아기도 아나봐요. 근데 이렇게 나눠도 아직 혼자서는 못 해요. 엄마랑 같이 해야 돼요. 그리고 사진으로 보면 아시다시피, 퍼즐을 뒤집으면 이미지 비교, 수학적 개념을 익힐 수 있게 되어 있어요. 퍼즐판을 뒤집으면 반대 개념을 선으로 그어볼 수 있게 되어 있고요.


이건 은물상인데 튼튼해요. 이 위에서 수업을 진행할거예요. 책은 별로 큰 기대 안 하는데 수업이 너무 기대되네요. 사실 저희 집 창고에는 이미 은물, 준은물이 있어요. 활용해보려고 중고로 샀었답니다. 그런데 막상 뭘 하려고 하니 막막하더라구요. 선생님 수업하시는 걸 보고 저도 배워서 아이와 해보려 해요.



끝으로, 중요한 이야기 하고 끝낼게요. 24개월 내내 할부로 돈이 빠져나가요. 이 자체만으로 숨이 턱 막히면 재고해보세요. 이미 구매한 사람들의 후회한다는 의견 중에는 막상 받아보니 값어치를 못 한다, 갈수록 구성이 부실해진다는 말이 많은데 위약금 때문에 '24개월 노예계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구매 전 신중하게 생각해보세요.

 



위약금은 남은 금액의 10프로와 제공되는 앱사용료, 수업료 할인 등이에요. (방문수업 20분에 65,000원이나 원래는 80,000원이에요. 15,000원씩 할인 받았던 것을 해약하면 모두 지불해야 해요) 이 외에도 씽킹펜, 학습코디, 사은품 등등... 위약금 무서워서 계약 유지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으니 계약 전 위약금에 관한 부분 영사님 통해 충분히 설명 듣고 현명한 구매 하시기를 바라요. 그리고 조리원에서도, 상담 때에도 토탈시스템 설명만 해주시더라구요? 오감하우스, 재미하우스도 있어요. 단품 구매도 가능하니 설명해달라고 말씀드리면 해주실거예요.





저희 아이는 17개월인데 이제까지 달려온 시간을 생각하면 빠른 듯 하면서도 까마득 해서 그보다 더 긴 24개월은 어떻게 달려나갈까 걱정도 되네요. 중간에 후회할까요? 하지만 여태까지 그래왔듯 여러 출판사의 책을 앞으로도 부지런히 보여주고, 프뢰벨에만 너무 기대지 않으면 될 것 같아요. 도저히 얘기가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만 줄일게요. 배본 전에 사은품 받고 이렇게 긴 글 쓰는 사람 아마 저밖에 없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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