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9월이네요. 문화센터 가을학기가 개강 했어요. 이전에 함께 하던 농구공 선생님은 다른 일을 찾아 떠나시고, 이제 가을학기부터는 새로운 뽀빠이 선생님이라는 분과 함께 할 건데요. 트니트니 선생님들은 이렇게 독특한 이름으로 활동을 하시기 때문에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후기 및 평들을 쉽게 찾아 보실 수가 있어요. 뽀빠이 선생님은 압도적으로 좋은 평이 많더라고요.

선생님은 수업 전, 가장 먼저 아이들 이름을 외우려고 애쓰셨어요. 기억이 가물가물하면 재차 물어보시면서요. 그리고 새선생님과의 첫 수업이라 아이들이 낯설 수가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 시간을 좀 오래 가졌어요. 하이파이브도 하고, 안아서 들어 올려 주시기도 하셨지요.

 



그리고 선생님은 보호자들에게 거침없이 요구사항을 말씀 하셨어요. 수업 전 선생님과 인사 할 때 아이들이 서서 인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하셨고, 트니트니송에 맞춰 율동을 할 땐, 부모님도 일어서서 함께 춰달라고 하셨습니다. 트니트니는 부모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라며, "나가서 해봐~", "하고 와~"라고 하시지 말고, 손 잡고 같이 나와 도와주어야 더 재미있고 안전한 수업이 된다고 하셨답니다.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문센에 온 엄마들은 말은 안 해도 속으로 적잖이 당황 했을 것 같기도 한데요. 저는 트니트니 수업에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임하시는 걸로 보여 좋았어요.


이 전에는 사실 실례나 폐가 되지 않을까 싶어 선생님 이름과 얼굴을 전부 모자이크 했었는데, 뽀빠이 선생님이 가지고 오신 현수막에 '뽀빠이 선생님과 함께 하는~'과 같은 멘트, 그리고 유튜브에서 자기 이름을 걸고 트니트니를 소개하는 선생님들의 영상들을 보아서는 홍보가 되면 더 좋은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앞으로는 모자이크를 하지 않으려 해요. (마스크를 쓰지 않으셨다면 먼저 여쭤보았겠지만, 마스크를 쓰셨기 때문에 요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요?)

서론이 정말 무지하게 기네요. 새로운 선생님이 오셔서 또 나불거려 보았습니다. 수업 이야기를 해볼게요. 수업은 어김없이 구르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세 번이나 굴렀어요. 그리고 할 일을 마친 구르기 매트는 선생님이 조용히 정리하시는 게 아니라 친구들에게 나와서 손으로 밀어달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미니바가 등장 했어요. (트니트니 첫 수업은 언제나 미니바로 시작합니다) 이거 꽤 묵직해서 무게감 있더라고요. 요 미니바는 세워서 손으로 빡! 발로 퍽! 엉덩이로 툭! 쳐서 넘어뜨리면 되는거라고 알려주셨어요. 지금 아이들이 그렇게 놀고 있는거에요. 그렇게 어느 정도 놀다가 미니바는 모두 눕혀 계단을 만들었답니다.


미니바 자체가 두껍기 때문에 이단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놀았어요. 선생님은 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오르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단순한 교구로도 다양하게 놀 수가 있죠. 저희 아가는 조금 낯을 가리는 듯 하면서도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은 다 참여 한답니다. 그런 아기를 보고 선생님은 "마음을 열어주는 친구구나!" 라면서 안아 올려 주셨어요. 다행히 아기도 좋아했고요.


첫 수업이라 그런지 대단히 신체를 많이 쓰는 활동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방금 전의 미니바를 터널로 만들어 통과하고 있는 사진이에요. 참고로 트니트니의 평소 수업이 이렇게 단조로운 편은 아니에요. 지난 주 수업 내용 첨부할게요. 비교 한 번 해보세요!

 

19갤) 문센 트니트니, 병아리와 닭과 오므라이스..?!

오늘도 어김없이 수업은 만나서 반가워요, 스킨십체조의 노래와 율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집에서는 가사에 맞춰 신체 부위 터치도 잘하고 엉덩이 흔들기도 잘하는데 이상하게 문센만 오면 조

hyunaver.tistory.com


이제 벌써 이 날의 수업 후기가 거의 끝나가는데요. 사진을 다시 보니 구르기 매트가 다시 등장 했었었네요. 첫 날엔 미니바 수업 이라고 칭해도 좋을 정도인 것 같아요. (다른 분들의 후기를 보면 미니바와 백업이 함께 등장하던데 저희는 미니바만 가지고 놀았어요)


흔들리는 다리 건너듯 매트를 걸어보았습니다. 이건 너무 단순해보여서 제가 마지막 착지할 때라도 하늘 높이 올려 오바를 해주었어요. 이 날의 수업은 이걸로 끝이었습니다.


그리고 트니트니는 원래 수업이 끝나면 비눗방울 이라는 트니트니송을 틀어놓고 선생님이 비눗방울을 불어주세요. 그런데 이 날만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이유는 모르겠어요) 그대신 스티커를 나누어 주셨네요. 아이가 가져 온 스티커를 보니 트니프렌즈였어요.

 



첫 날이라 선생님이 아이와 부모님들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는지 수업이 비교적 간단한 감이 있지요. 그래서 다음 주 수업이 더 기대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듣던대로 활기차고, 아이들에게 그리고 부모님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분이셨어요.


  <신나는 트니트니! 이것만은 꼭 지켜주세요!> by 뽀빠이선생님

1.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아이 기질에 따라 4주에서 6주 정도 기간이 필요해요. 지각, 결석을 하면 적응기간이 오래 걸리므로 결석하기 없기!
2. 트니트니는 엄마랑 함께 하는 수업입니다. 엄마가 도와주셔야 더 재미있는 수업이 됩니다. 엄마가 도와주시지 않으면 아이가 위험해요.
3. 앉아 있어야 되는 시간이 있어요. 출석 부르는 시간(파이팅을 하러 나오기 때문에 부딪힐 수 있어 위험해요), 선생님이 설명 하는 시간(앞으로 나오면 뒤에 있는 친구들이 볼 수 없어요), 선생님이 커다란 교구 준비/정리하는 시간(교구와 부딪히면 위험해요).


수업 전 느닷없이 노래가 나와서 자연스럽게 아이와 율동을 하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정지를 하시고는 "엄마들이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한 번 봤어요" 라고 말씀 하신 때가 있어요. 굉장히 자신감 넘치는 멘트 아닌가요. 일주일에 한 번 40분 수업이지만,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과 엄마들의 성향까지 파악하려고 노력하시는 선생님의 열정이 돋보이는 순간이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또, 구르기 할 때 스윽 보니 이마에 땀이 흥건하시더라고요. 아기들이라고 해도 15개월 이상 된 친구들이 모인 반이라 적어도 다들 7, 8키로 이상일텐데, 잡고 굴려주고 잡고 굴려주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다고 새삼 생각 했어요.

다음주부터가 본격적일 것 같아요. 저는 아이가 너무 좋아하는 수업이라 기대를 하고 있고, 아마 아이도 말은 못 해도 금요일을 무척이나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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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느닷없이 초밥왕이 되어보았는데요. 19개월 저희 아이 아직 스시가 뭔지 몰라 이게 뭔가 싶었겠지만 저 포함 부모님들은 눈에서 하트가 쏟아져 나오기 일보직전이었어요. (일단 구르기를 한 후 아이들이 왜 스시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간단한 스토리텔링이 있었던 것 같은데, 민망하지만 그건 다 까먹었어요)


오른쪽 바구니에 든 하얀색이 밥이고, 왼쪽 흰 통에 든 것이 밥 위에 올라가는 식재료예요. 새우랑 계란, 문어, 그리고 빨간 건 마구로인가요?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요, 새우랑 계란만 있어도 아이들이 즐겁기만 하면 됐지. 초밥을 만드는 방법은 그냥 쌀밥 위에 원하는 식재료를 올려 놓으면 돼요. 벨크로가 있어 쉽게 붙더라고요.


그렇게 만든 초밥은 초밥 그림이 있는 곳에 갖다 주면 되는 거였어요. 많은 아이들이 합심하여 그림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냈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우리 아이들 너무 귀엽고 기특해요. (쪼물딱 거리며 만든 초밥을 전혀 다른 그림에 올려 두고 뿌듯해하며 다음 초밥을 만들러 가는 모습이란) 부모님이 초밥 먹는 걸 본 적이 있거나 스시야에 가봤던 아이라면 조금 더 재미있는 시간이었을 것 같아요. 밥을 몰래 먹는 저 때문에 저희 아이는 매우 생소했을테지만요. (그래도 저와 함께 새우 초밥 두 개나 만들어서 갖다 놨어요)


그리고 참고로 사진 속 셰프들은 트니프렌즈의 베니와 키키라는 친구들이에요. 저는 트니프렌즈 자체를 몰랐기 때문에 좀 찾아봤는데, 이 친구들 뮤지컬까지 하고 있네요? 아이들이 노래와 율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손씻기, 양치질, 배변습관 기르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이해하고 실천하도록 안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대요. 스토리를 익혀야 하는 기존의 어린이 뮤지컬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 것 같아요. 공연 내내 객석의 아이들과 트니프렌즈가 함께 호흡이 가능하다고 하니 아이가 관심을 가지면 정도를 봐서 공연도 살펴야겠어요.


이건 트니트니하면 빼놓을 수 없는 신체 활동 교구인데요. 선생님이 준비해주신 초밥을 하나 가지고 여기까지 올라와서 입을 벌리고 있는 곰돌이에게 미끄럼틀을 이용해 먹여주고, 왼쪽 돌돌이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되는거예요. 이 교구는 인지 능력, 기초 운동 수행 능력을 강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미끄럼틀은 혼자 내려와도 되고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도 돼요. 이 돌돌이 미끄럼틀은 아이들이 참 좋아해서 수업 시간에 자주 등장하는 교구랍니다.


전체적인 그림이에요. 방금 설명 드렸던 교구 활동을 마치고 내려오면 바로 앞에 선생님이 만들어 두신 노란 터널을 걸어서 통과하고, 또 왼쪽으로 보이는 파란 다리를 건너는게 선생님이 제시한 본디 순서긴 해요. 하지만 중간에 이탈해도 상관없어요. 규칙을 꼭 지켜야 하는 안전 준수 연습 시간도 아니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새치기 같은 행동이 아니라면 당연히 자유롭게 돌아다녀도 되니까요. 모든 일에 순서와 차례가 있음을 가르쳐주고 싶은 부모님은 정해진 수순을 밟도록 어르고 달래고 가르쳐줘요. 저는 아이가 싫어하지 않는 선에서 후자를 끈질기게 택하고 있어요.

이 활동은 선생님이 이제 그만~ 을 외칠 때까지 계속 반복한답니다. 부모님들은 준비된 일련의 과정을 우리 아이가 다 거칠 수 있도록 몸을 움직여 최대한 도와요. 아이가 하든 하지 않든 일단 도와요.



왼쪽의 저 파란 다리는 한 아이가 그 위에서 통통 튀는 걸 시작으로 그걸 본 모든 아이들이 다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꼭 해야 하는 일로 인식했는지 아니면 재미있어 보였던건지 마치 짠 것처럼 통통 튀더라고요. 저는 앞의 아이가 하길래 저도 저희 아이에게 "통통~!"이라고 했는데, 선생님이 "갑자기 다 통통 튀고 있네" 라고 말씀하셔서 그 때 알았어요. 아이들 너무 귀엽지 않나요.


그 다음엔 우리 아이들이 직접 초밥이 되어봤어요. (체육 활동으로 잊을 뻔 했지만 오늘의 주제는 초밥입니다) 저희 아이는 우연히 선생님 앞을 지나가다가 모델이 되었는데요. 하필 옷도 노란색이라 계란초밥이 너무 잘 어울리네요. (도치맘) 자기 몸만한 식재료를 등에 지고 한참을 뽈뽈 거리며 돌아다니더라구요. 아이는 본인이 무엇이 되었는지 모르겠죠? 다른 친구들도 보니, 이게 뭐에다 쓰는 건지 당연히 모르는 눈치라 엄마가 초밥을 만들어 주려 하면 달가워 하지 않았어요.


이미 선생님이 초밥을 만들어놔서 저와 아이는 할 게 없는 상태로 잠시 주변을 둘러봤어요. 초밥이 된 다음 특별한 활동은 딱히 없었구요. 자유롭게 신체 활동을 하거나 교구가 어떻게 만들어졌나 살펴보며 놀았어요.

이렇게 초밥이나 요리사, 의사가 되어보는 모습은 아이들은 시큰둥 할 지 몰라도 부모님들에겐 자동 반사적으로 카메라를 들게 만드는 극강의 귀여움이라 이런 시간이 짧아도 많아지면 좋겠어요. 그나저나 아이디어 참 좋은 것 같네요. 저번엔 치과의사더니만 이번엔 초밥 그 자체라니.. 한참을 그렇게 사랑스럽게 쳐다보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저희 아이만 혼자 초밥 상태여서 호다닥 빼주었어요.


수업 시작 전 트니트니 노래와 함께 율동을 추는 것처럼 수업이 끝나면 당연한 듯 비눗방울을 불어요. 이 날도 모든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잡으러 파닥파닥 돌아다녔어요. 30분도 아니고 40분 수업인데 왜 이렇게 짧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어요. 시작하길 잘한 것 같아요. 이 날도 재밌었던 트니트니 수업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참 예뻐하고, 행여 누가 울기라도 하면 무슨 일 있느냐고 바로 바로 물어봐주시는 듬직한 우리 선생님이 이제 다음주를 끝으로 트니트니를 떠나신다네요. 지금 선생님으로 인해 젊은 남자 선생님에 대한 편견이 조금씩 깨지고 있는데, 아쉬워요. 곧 있을 가을학기엔 어떤 분이 수업을 맡으실 지 모르겠지만, 보다 편한 마음으로 시작 할 수 있을 것 같아 감사드려요. 앞으로 좋은 곳으로 가신다고 하니 축하드리고 싶고요. 새로 오실 선생님은 어떤 분이실지 궁금하네요. 가을학기가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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