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저번주에 '친구의 전설'이라는 뮤지컬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장소를 착각하는 바람에 그만 헛탕치고 말았지 뭡니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를 손꼽아 기다렸어요. 저는 아이와 달에 최소 한 번은 공연을 꼭 보러 다니는데요, 이번에는 아이에게 어떤 공연인지 미리 말해주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단순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해 괜히 실망할까봐 우려가 되었거든요.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저희 집에도 여럿 꽂혀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일을 아는데, 그림이 독창적이고 내용이 강렬한 울림을 주는 반면 너무 짧아서 저는 늘 아쉽다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래서 말해주지 않았어요. (지나치게 제 위주였네요😵‍💫)

백희나 작가님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장수탕선녀님, 알사탕과 같은 공연들도 저는 내용을 모르니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더욱 큰 감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여하튼, 그러한 상태로 공연장에 입장했습니다.




 


공연 정보를 먼저 설명 드려야겠죠? 저는 이번에도 인터파크에서 예매했습니다. 공연일은 3월 23일 토요일이었고요. 예매일은 2월 4일이었습니다. (좋은 자리 선점을 위해 꼭 한 달 전 쯤 예매를 해요.)

공연장소는 서울상상나라 극장. 좌석번호는 가열 13, 14번이었고, 티켓금액은 1인당 18,000원이었네요. 공연시간은 50분이었습니다.


 

시야는 이래요. 맨 앞 자리였고요. 무대 정중앙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자리였어요.

서울상상나라 극장은 이번 공연으로 처음 가 봤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작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꽤 많은 분들이 보러 오셨었고요. 인상적이었던 건, 그렇다곤 해도 (Tip)소규모 극장인데 무대와 좌석간 거리가 넓었다는 거예요. 맨 앞 자리를 예매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죠.



고릴라 내용





고릴라를 좋아하는 한나는 아빠에게 고릴라를 보러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늘 같은 말만 되풀이 했죠.

"나중에"

일이 많아 바쁜 아빠는 한나와 놀고 싶어도 놀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이번 주말에, 한나에게 함께 놀자고 약속을 하는데요. 평일에 바쁘고 힘들었던 아빠가 방전되어 그만 주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이었죠.

내일은 한나의 생일이에요. 한나는 아빠에게 고릴라를 선물 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 한나에게 아빠는 고릴라 인형을 선물해 주었죠. 그런 고릴라를 침대에 두고 한나는 잠이 들어요.

어두운 밤 중, 작고 앙증맞던 고릴라 인형이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엄청나게 커져버렸습니다. 그리고 한나를 깨웁니다. 겁먹지 않도록 달래가며 말이에요. 어느덧 고릴라를 무서워 하지 않게 된 한나가 고릴라에게 말합니다.

"나 정말 동물원에 가고싶어."

둘은 살금살금 밑으로 내려가 나란히 코트를 입어요. 한나는 자기 것을, 고릴라는 아빠의 것을.

그리고 동물원에서 둘은 고릴라 뿐 아니라 오랑우탄, 침팬지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한나가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해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죠.

고릴라는 내일 또 보자며 한나가 다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그렇게 둘은 인사를 나눕니다.

키가 무척 컸던 고릴라가 어느덧 다시 작아지고, 한나의 품에서 함께 아침을 맞아요. 고릴라를 데리고 한나는 아빠에게 달려갑니다.

"생일 축하한다, 귀염둥이. 동물원에 가고 싶었지?"

한나는 아빠를 바라봅니다. 한나는 행복했어요.




 



공연을 보고 집에 와 따로 책 내용을 인터넷에서 살펴보았는데요. 이런 내용이더라고요.

책과 공연 내용은 크게 다르진 않았어요. 다만, 50분 공연시간을 메우기 위해 책에 담기지 않은 장면들이 추가 된 것들이 있더군요. (주로 배우분들이 노래와 춤을 추거나 웃음을 끌어내는 장면들)

그리고 책에서는 무뚝뚝해 보였던 아빠가 극 중에서는 한나에게 짬이 날 때마다 애정표현을 해주는 것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조용해 보였던 한나가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비춰진 것도 조금 다른 부분이었네요.

하지만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아, 책에 나오지 않은 아주 강렬한 메시지도 나왔었네요.

한나에게 고릴라가 왜 좋냐고 물었을 때 한나가 그래요.

"아빠 같아서요."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무대의 막이 올라갔거든요. 책에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데 한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공연장을 둘러봤을 때 아빠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친구들이 많이 보였어요. 아빠분들의 느낀 바가 저는 궁금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일 때문에 바쁘고 피로해서 아이와 놀고 싶어도 놀아줄 수가 없잖아요. 본인을 연기한 이 공연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했네요.

그리고 아직 다섯살인 우리 아이는 아직 모를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 쯤 되면 정말 서운함이 가슴 안에 켜켜이 쌓여있을지도 몰라요. 그 나잇대 아이들에게는 이 공연이 어떤 시간이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 공연으로 아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한나의 아빠는 늘 '나중에'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요. 아이와의 시간은 '현재'가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아이와 이토록 많이 놀 수 있는 시간도 따지고 보면 그닥 길지 않지 않나요? 아이가 미래에 겪게 될 세상의 풍파에 맞서 싸울 뿌리깊은 힘은 지금 생긴다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공부하느라 아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 해요. 주로 아빠가 놀아주죠. 놀고 있는 아이와 아빠를 보면 '몇 년 후'가 눈에 선하다니까요, 아빠를 얼마나 찾고 좋아할지가 보여요.

한나와 멋진 하루를 보낸 고릴라가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한 공연이었습니다.


 

참! 우리 아이는 이 공연을 '무섭다'고 표현했는데요. 왜 그런고 하니...

중간에 고릴라가 엄청나게 큰 얼굴을 하고 나타나요. 무대에 다 안 담길 정도로 말이죠. 그게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재미있다고 박수를 막 쳤는데 다섯살 아이는 그게 무서웠나봐요.

모든 아이가 다 무서워 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하지만 공연 자체가 처음이거나 겁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 미리 언질을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나서는 한 층을 올라가 서울상상나라에 갔습니다. 서울상상나라 극장에서 공연을 본 날은 무조건 서울상상나라까지 세트까지. 요 재밌는 델 그냥 지나칠 수야 없죠!

서울상상나라 주말 후기, 여기가 시장이여 박물관이여? (+예약 팁)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의 서울상상나라. 늘 동물원, 놀이공원만 다니다 드디어 예약을 하고 다녀왔어요. 여긴 예약을 하기가 되게 어려운 곳인데 취소 자리 기다렸다가 저도 겨우 잡은거랍니다.

hyunaver.tistory.com

 
미리 예매를 못 하셨거나 연간회원권이 없으신 분들은 밖으로 나와 어린이대공원을 걸어보시는 것도 좋겠고요.

입장료 무료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구경 (이용시간, 주차, 유모차대여소, 음악분수 등)

3살 아이와 함께 다녀오기 좋은 곳, 오랜만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서울어린이대공원'인데요. 요즘 날씨가 많이 풀렸잖아요. 해가 지면 선선하기도 하고요. 걷기 좋고, 아이들에게 동

hyunaver.tistory.com

 
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아이와 이제까지 보았던 공연 후기 남길게요.

앞으로도 아이가 커감에 따라 다양하고 재미난 공연들 많이 보러 다닐 예정이라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제 블로그에 자주 찾아와주세요ヽ( ᐛ )ノ

뮤지컬 <캐치티니핑 신비한 상자를 열어라!> 후기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아이와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고 왔어요. 아이들 뮤지컬이라고 해도 공연은 언제나 참 신나요. 가기 전부터 설레더군요. 참고로 캐치티니핑은 7세부터 시청을 권장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는 아직

hyunaver.tistory.com

뽀로로 20주년 스페셜 매직 싱어롱쇼 <슈퍼스타 뽀로로 드림콘서트>후기 @코엑스

어제 캐치티니핑 뮤지컬에 이어 오늘(7월 30일)은 뽀로로 드림콘서트를 보고 왔어요. 제목을 유심히 보지 않고 다녀온거라 공연 내내 쬐까 아리송 하긴 했는데, 무슨 내용이 있을 줄 알았거든요.

hyunaver.tistory.com

가족뮤지컬 <로보카폴리 - 잡아라! 황금트로피!> 관람후기 @성남아트리움 대극장

얼마전에 성남아트리움으로 뮤지컬을 보러 다녀왔어요. 성남아트리움은 저번에 를 보러 갔던 적이 있던 곳이죠? 이번에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돌아왔네요. 🎈 관람일시는 9월 24일 일요일이였

hyunaver.tistory.com

가족뮤지컬 <고고다이노 - 고고킹의 귀환!> 관람후기 @백암아트홀

저저번주 토요일에 고고다이노 뮤지컬을 보고왔어요. 아이는 가끔 고고다이노를 보고는 했는데 그렇게 막 선호하는 만화는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큰 기대 하지 않았는데... 재미있게 보데요?

hyunaver.tistory.com

가족뮤지컬 <토닥토닥 꼬모 - 숲 속 캠핑놀이>후기 @성수아트홀

아이가 방학을 했을 때 보고 온 뮤지컬이에요. 남편이 바빠 여행을 함께 갈 수가 없어서 방학 하루하루를 극J마냥 촘촘히 보냈던 기억이 나네요. 이 날은 꼬모 뮤지컬을 보고 왔어요. 꼬모 뮤지

hyunaver.tistory.com

가족뮤지컬 <바다탐험대 옥토넛 - 대산호초 보호작전>후기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

오랜만에 성남아트센터에 방문했어요. 뮤지컬 영웅 이후로 몇 년만인가 모르겠네요. 이번엔 아이와 함께 어린이 뮤지컬 을 보러 갔는데요. 아이에겐 처음이었을 이 곳이 좋은 기억이었길 바랍

hyunaver.tistory.com

가족뮤지컬 <알사탕>후기, 이제껏 본 가족뮤지컬 중 최고✔️ @서울숲씨어터

백희나 작가님의 에 이어 을 보고 왔어요. 그리고 오늘 밤, 아이를 재우고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이상한 엄마', '달 샤베트' 공연 일정을 찾아본 것이었습니다. 이제부터 믿고보는 작가님

hyunaver.tistory.com

18개월 아기와 대학로 연극, <요리하는 마술사> 후기

출발 직전 남편이랑 대판 싸우는 바람에 생돈 날리고, 다음 날 다시 예매해서 다녀온 공연이에요. 이놈의 남편이랑 다시는 어디 같이 안 가리라 다짐했지만, 아이의 반짝거리는 눈과 웃음이 보

hyunaver.tistory.com

아기뮤지컬 <핑크퐁과 아기상어의 월드투어쇼> 관람후기 (w.두돌아기)

두돌아기 인생에 있어 두 번째 공연이네요? 이번엔 뮤지컬입니다. (저번엔 마술 공연이었어요.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 첨부해놓을테니 가셔서 한 번 보셔요) 18개월 아기와 대학로 연극, 후기 출

hyunaver.tistory.com

트니트니 뮤지컬 후기, 생각했던 것과 달라 (+가격, 장소, 공연내용 등)

트니트니 뮤지컬 한다고 해서 보고 왔어요. 장소는 강남 예림당아트홀이었구요. 관람일시는 7월 23일 토요일, 4시 30분 회차였습니다. 일단 가격부터 말씀드릴게요. 저는 인터파크로 예매했어요.

hyunaver.tistory.com

뮤지컬 엄마 까투리 : 마트에 간 꽁지 후기, 관객석으로 이렇게 자주 내려오다니

엄마 까투리 뮤지컬을 보고 왔습니다. 많은 유아 뮤지컬을 관람한 건 아니지만 이제까지 본 것 중에 가장 괜찮았어요. 18개월 아기와 대학로 연극, 후기 출발 직전 남편이랑 대판 싸우는 바람에

hyunaver.tistory.com

어린이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서울숲 씨어터 2관) 관람 후기 +자리 추천

문득 아이와 공연이 너무 보고싶어 급예매를 하고 보러 갔어요. 장수탕 선녀님은 유퀴즈에도 나오신 바 있는 백희나 작가님의 작품이죠.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이시라면, 이 책을 직접 읽어

hyunaver.tistory.com


 

반응형


서울어린이대공원 안의 서울상상나라. 늘 동물원, 놀이공원만 다니다 드디어 예약을 하고 다녀왔어요. 여긴 예약을 하기가 되게 어려운 곳인데 취소 자리 기다렸다가 저도 겨우 잡은거랍니다. 야속하게도(?) 인터넷으로만 예약을 받고 있고요. 날이 지나자마자 다음날 예약 날짜에 신청란이 열리는데 주말 같은 경우 보통 10초 정도면 게임 끝나요...

평일이 주말보다는 예약을 하기가 좀 더 쉬운데, 이마저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건 아니네요. 가정보육 하시는 분들도 소문 듣고 많이들 찾아가시는 듯 하더라고요.

 
 

예약 팁

 


홈페이지에 들어갈 때마다 마감, 마감, 마감...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포기하고 창을 닫아버리시나요? 저는 창을 닫지 않고 시간이 날 때마다 새로고침을 눌러 빈 자리가 났는지 확인 했어요.

대단히 없어보이는 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금 있어보이는 팁을 또 드리자면... 밤 10시 이후부터 취소 자리가 많이 생기거든요. 육아는 가변적이라 별별 일이 다 있잖아요. 내일 가기로 했는데 갑자기 아이가 아플 수도 있고. 그래서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취소를 하시는 모양이예요.

그런데 취소 자리가 났다고 좋아하고 있을 여유가 없어요. 예약이 어렵기 때문에 노리고 있는 다른 부모님들에 의해 금방 마감이 되어버리거든요. 그러니 자리가 났다? 최대한 빨리 예약을 마치시길 바랄게요.

이렇게 하실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으시다 하면...

<연간회원권>이라는 게 있어요. 1년에 2인 3만원, 3인 4만원, 4인 5만원만 내면 카드를 하나 발급해 주십니다. 이 회원권을 끊으면 이제 앞으로 인터넷으로 예매를 따로 하지 않아도, 입구에서 직원 분께 카드를 보여주고 바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하네요.

이름이 써 있어서 타인 사용은 불가해요. 저는 인터넷으로 예매에 성공한 후 입장을 하려던 차에 혜택을 찬찬히 읽고 그 자리에서 바로 써서 냈습니다.

* 서울상상나라는 당일 예약이 불가합니다. 그래서 연간회원권 당일 사용이 가능한지는 잘 모르겠어요. 저는 인터넷 예매를 하고 가서 회원권 발급을 받은 케이스라 이용이 가능했던 건데요. 헛걸음 하시면 안 되니까 당일 회원권 발급 후 바로 이용이 가능한지는 먼저 문의를 해보고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02-6450-9500)

 

<서울상상나라>

• 주소: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서울상상나라
• 전화번호: 02-6450-9500
• 가격: 36개월 이상 4,000원 / 20명 이상 단체 3,000원

* 무료: 36개월 미만 어린이(등본, 건강보험증 또는 아기수첩) / 한부모 가족(한부모가족증명서, 신분증) / 세 자녀 이상 다둥이 행복 카드 소지자(서울시 발급 다둥이 행복 카드, 신분증, 해당 부모와 어린이 동반 방문시 적용 가능) / 국민기초수급생활자 및 자녀(국민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 신분증), 장애인&장애인의 동반성인 1인(장애인증명서 또는 복지카드) / 경로우대(만 65세 이상, 신분증)

• 개관시간: 10:00~18:00
• 입장마감: 17:00
•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명절 연휴, 보수기간
• 주차요금: 승용차 10분당 300원, 중형차 10분당 600원, 대형차 10분당 900원


서울상상나라는 B1층부터 3층까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나뉘어져 있어요. B1층에는 창의놀이실, 요리놀이실, 영유아놀이실, 표현놀이실, 감성놀이실이 마련되어 있고요. 1층은 매표소가 있는 곳이죠? 공간놀이, 예술놀이, 자연놀이, 기획전시를 즐길 수 있습니다. 2층에는 생각놀이터, 아기놀이터, 신체놀이, 상상놀이가 있어요. 마지막 3층에는 아이들에게 인기 폭발인 과학놀이, 문화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예약자 이름을 얘기하고 입구로 들어오면 1층이 보입니다. 더 정확히는 기획전시를 하고 있는 곳인데요. 기억에 남는 거 얘기해 볼게요. 강아지, 고양이의 어떤 부위를 만지면 얘네가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표시가 되어 있는 게 있더라고요. 손으로 쓱쓱 만져주니 기분 좋을 때, 안 좋을 때 내는 소리를 다르게 들을 수 있어 아이가 흥미로워 했었습니다.

또 기억에 남는 건, 큰 화면 앞에서 양손을 넓게 벌리면 숨어있던 동물 친구들이 하나 둘씩 나오던 것이었어요. 동물 친구들이 화면 정중앙까지 나와 인사를 하고 그런 건 아니었지만 조심스레 얼굴을 들이미는 모습들이 귀엽더군요. 제 아이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 큰 언니 오빠들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 번씩 꼭 하고 가는 체험이었어요.

 


물고기 모양 조형물 보이시죠? 물고기 비늘을 내 마음대로 꾸며줄 수가 있는데요. 동그랗고 하얀 비늘은 사진상 오른쪽에 위치해 있어요. 펜도 준비되어 있고요.

그런데 1층만 해도 워낙 재미있는 것들이 많아 그런지 아이들이 이렇게 비교적 다른 곳에서도 경험해 보기 쉬운 것들은 눈길을 잘 주지 않더라고요.

 


물고기 뒤에 보이는 공간으로 들어가면... 팽이놀이를 해 볼 수가 있는데요. 팽이를 제자리에 가만히 두고 기다리면 알아서 돌아가면서 충전이 돼요. 그렇게 돌아가고 있는 팽이를 바닥에 놓아주면 됩니다.

아, 그런데 여기서 살짝 촉이 왔어요. '아, 쉽지 않겠구나' 하고요. 팽이놀이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딱 세 개 뿐이죠? 거기다 팽이를 제자리에 놓고 충전을 시킨 후에 놓아야 하므로 자리를 차지해야 하는데, 그건 딱 두 개 뿐이고요. 기다릴 줄 모르는 아이들이 새치기를 했어요.

그런데요. 아이들은 아이니까 그렇다고 쳐요. 부모님들은 왜 그러세요? 이제까지 그 어느 곳을 가도 아이가 새치기를 하면 적어도 미안해하거나 아이를 제지하는 정상적인 분들만 계셔서 여기도 그런 줄 알았어요. 근데 웬걸. 새치기 하는 아이 옆에서 입으로만 말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행동으로 제지를 하셔야죠.

다른 아이들은 바보라서 새치기 안 하나요? 다함께 하는 공간이니까 하고 싶어도 안 하는거지. 보는데 낯부끄럽더라고요. 어른이면 어른답게 행동합시다.

 


사진을 찍어서 화면에 띄워볼 수 있는 곳이예요. 화면을 누르면, 카운트다운을 센 후 찍더군요. 여긴 그나마 아이들이 적어서 비교적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던 공간입니다.

또, 사진에 담지는 못 했지만 그림자 놀이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어요. 참고로 그 놀이는 화면을 가리면 안 되기 때문에 화면 밖에 나와서 해야 하는데요. 아이들이 잘 몰라서 안에 들어가 헤매더라고요. 남의 집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면 안 될 것 같아 아무 말 하지 않았는데, 부모님이 도와주세요.

주말이라 거의 시장통이 따로 없어서 저와 아이는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지만 평일에 사람이 없으면 그림자 놀이로 상상놀이를 해 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았어요.

 


그림자 놀이 앞에는 그림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사람이 워낙 많아서 해 보지는 못 했지만요. 그림을 그려서 화면에 띄우면 내가 그린 그림이 나타난다고 해요.

그런데 이 곳은 이용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다른 부모님들이 말씀들 많이 하세요. 재밌으니까 아이들은 당연히 몇 분이고 몇 십분이고 앉아있고 싶잖아요. 이용할 수 있는 기계는 몇 개 밖에 없는데... 그래서 유독 줄을 오래 서야 하는 체험존이라고 하네요.

또, 사진에 담지는 못 했지만 칩을 해당 자리에 넣으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놀이가 있었는데요. 여기도 아이들에게 인기가 참 많았어요. 주의할 점은... 각 자리에 이렇게 써 있거든요. '혼자서 독차지 하면 싫어요' 라고. 빙글빙글 돌다가 아래로 떨어지는 칩을 랜덤으로 주워 함께 노는 공간인데, 저는 그걸 왜 모으는지 모르겠어요.

아니, 이것도 아이는 아이니까 그럴 수 있다고 쳐요. 그런데 부모님은 뭐하세요? 바로 옆에 있는데도 제지를 하지 않는 분도 계시더군요. 제 옆의 한 점잖은 아버지 분이 "다른 친구들도 함께 하는거니까 아래로 굴려주자~?" 라고 눈치를 주시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멀뚱멀뚱... 저는 그 분을 보며 신기한 감정마저 들었어요.

그리고 얘기한김에 하나만 더 얘기할게요. 아이들이 놀고 있는데 한 엄마가 제 아이를 데리고 와서 칩을 굴려요. "와, 우리 OO가 일 등이네!" 라고 하더라고요. 내 아이 기살려주는 거 저도 해봤으니까 뭐, 그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예요. 문제는 주변에 다른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계실 때 그런 말을 했다는 겁니다. 그건 예의가 아닙니다. (게다가 일 등도 아니어서 더 의아했음)

다른 아이가 "내가 일 등인데..." 라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더 큰 목소리로 "우리 OO가 일 등이네!!!" 라고 하셨어요. 저 솔직히 그 때 개콘이 사라진 이유를 알았어요.

 


2층으로 올라와볼게요. 들어가자마자 동요가 들리고, 바닥을 누르면 불빛이 반짝반짝 들어오는 공간이 보여요. 여긴 어린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곳이라 부모님 손을 잡고 아장아장 걷는 친구들도 눈에 띄더라고요. 참 귀여웠네요.

나와서 맞은 편에는 버스 모양 체험존이 있었어요. 그리고 조금 더 걸어가다보면 Step to Pump, 발로 페달을 밟으면 화면에서 물이 나오고, 꽃이 피고, 옥수수와 완두콩을 수확하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아쉬운 건, 딱 세 대가 있어요. 그마저도 하나는 고장나서 두 대로 아이들이 나눠 타야 했지만...

옆에 소개된 안내문을 읽어보니 이 기술은 다른 나라에서 실제로 사용하고 있다고 해요. (어디일까요?) 주로 물을 쉽게 구할 수 없고 전기 사용이 어려운 나라에서 농사를 짓는 데 쓰인다고 하더라고요. 1시간 동안 300평의 밭에 물을 댈 수 있어서 비가 잘 오지 않는 때에도 많은 양의 농작물을 키울 수 있대요.

 


사람이 움직인 힘을 저장하는 배터리와 모터가 있어서, 충전된 에너지로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인간 복합동력 자동차라고 불리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간접경험 해 볼 수 있습니다.

몸을 좌우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조정하고, 핸들과 페달이 합쳐진 막대기를 노 젓듯 움직이면 속도를 낼 수 있어요.

이 자동차도 인기가 많아 아이들이 줄을 쭉 섰더라고요. 특히 앞 자리 인기가 참 많았는데요. 황당한 경험을 하나 했어요. 우리 아이도 앞 자리에 타려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앞 자리에 자리가 나서 신나서 뛰어가는데, 자동차 뒷 자리에 앉아있던 오빠가 홀라당 자리를 차지해 버리는 거 아니겠어요. 그 아이의 엄마는 "아기야 여기 타!" 라며 그 아이가 타고 있던 뒷 좌석을 손으로 가리키셨고요. 그래서 저는 아이가 '앞 좌석에 타려고 온 것' 이라고 분명히 말씀 드렸죠. 그 후엔 무슨 액션을 하실 것처럼 하셔놓곤 결국 가만히 계셨어요. 한 마디 하기 시작하면 싸움 날 것 같아서, 애 앞에서 싸우기 싫어서 참았는데, 진짜 개념 없는 부모들은 출입 좀 제한 됐으면 좋겠어요. 쓰다 보니 또 열받네.

 


3층입니다. 여기, 아래에서 불어오는 바람으로 통 안에 있는 스카프를 위로 날려볼 수 있는 곳이 있어요. 스카프는 너댓 개 정도가 준비되어 있고요. 갯수가 많지 않아서 여기서도 상식적인 행동을 해야 합니다.

1층에서 "우리 OO가 일 등이네!!!" 했던 엄마 있죠. 다른 남자 아이가 먼저 스카프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는 "하나만 해 볼게" 하고 거의 뺏듯이 가져가더라고요. (그 아이의 엄마는 없는 상태) 그리고 바로 그 다음에 스카프가 두 개가 내려왔어요. 그럼 하나는 당연히 남자 아이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뺏은거니까. 게다가 두 개나 잡았잖아요?

남자 아이도 자기 줄 줄 알고 손을 뻗었는데... 두 개 다 바로 자기 아이 주는 거 보고, 순간 혐오감이 확 올라왔어요. 흰 패딩에 검정색 나이키 백팩 메신 단발머리 여자분.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 댁네 아이가 보고 따라할까봐 겁납디다. 그러다 아이 인성 망가져요. 생각이란 걸 하고 행동하세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 같은 3층의 과학놀이존. 물로 공을 나르고 옮기는 등의 활동을 해 볼 수 있어요. 모든 공간 통틀어 이 곳이 가장 사람이 많았습니다. 주말은 뭐... 거의 발 디딜 틈이 없는 정도? 랄까요. 인기가 많은 건 당연히 줄을 서야 하고요. 낚시 놀이의 낚싯대가 네 다섯 개 밖에 없어 아이들이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건... 물을 가득 남은 통이 도르래를 이용해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한 번에 아래로 쏟아졌던 것, 줄을 잡아당기면 양동이가 알아서 물을 퍼담은 후 마찬가지로 위에서 아래로 물을 쏟아 물레방아가 돌아가게 했던 것, 각기 다른 막대를 물 위에 대면 모두 다른 모양의 분수가 되었던 것 등... 이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많았는데 흡사 장 들어선 시장통 같아서, 가운데 위치한 인기가 많은 곳에는 가까이 가보지도 못 했다는 슬픈 소식.. 알려드려요.

과학놀이존은 다른 곳과 다르게 시간 제한이 있습니다. 예를들어 1시라고 하면, 1시부터 1시 2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고요. 그 후부터는 다음 타임을 기다려야 해요. 그리고 이용 시간은 1시 40분까지예요. 40분부터 2시까지는 정비시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을 보면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게 보이실 거예요. 입구 쪽 벽에 비치되어 있으니 하나씩 입고 체험하게 해 주시면 된답니다. 체험이 끝난 후에는 손을 씻고 나갈 수 있도록 입구 기준 9시 방향 벽에 수도가 있어요. 끝나기 10분 전 쯤 방송이 나오니까요. 씻고 나가기를 희망하는 분들은 그 때 씻으시면 돼요.

 


정말 엄청 넓죠? 제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글이 이만큼이나 길어졌네요. 위 사진은 과학놀이에서 나오면 보이는 곳인데, 바람놀이를 해볼 수 있어요.

바람을 이용해 스카프, 공 등을 날려보는 건데요. 아래에서 나오는 바람으로 통 안에서 스카프를 날려보고, 바람 위에 공을 동동 띄워보고, 바람을 타고 꼬부라진 통을 이리저리 비행하는 공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의 통의 공은 그나마 여러 개가 있어서 괜찮았지만, 스카프는 몇 개 밖에 없는 게 참... 난감했었네요. 3층은 다른 곳보다 직원 분들이 더 많이 보이던데... 3층만이라도 줄 선 순서대로 해야함을 안내를 좀 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요? 자칫 잘못하면 아이들끼리 싸움 날 것 같아요. 저처럼 빈정 상하는 부모가 생길 수도 있겠고요.


 





솔직히 리뷰를 쓸까 말까 했어요. 재밌고 유익한 곳임은 분명한데 가보시라는 추천을 드리기가 좀 뭐해서요. 주말은 웬만하면 피하세요 진짜! 심하면 저처럼 인간혐오가 생겨서 돌아오실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서울상상나라에서 나왔는데, 집에 가기 애매한 시간이다, 그럼 동물원이나 놀이공원에도 한 번 들러보세요. 전에 썼던 게시글 링크 첨부합니다. 그냥 산책도 좋아요. 대공원이라 넓어서 아이들 뛰어놀기에 제격이지요.

 

 

서울어린이대공원 놀이동산 3살 아기와 뭐할까?

이전 포스팅에서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 관한 이야기를 말씀 드렸었어요. 이번에는 놀이동산인데요. 동물원에서 쭈욱 걷다보면 저 멀리 놀이기구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이정표도 필요 없

hyunaver.tistory.com

 

입장료 무료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 구경 (이용시간, 주차, 유모차대여소, 음악분수 등)

3살 아이와 함께 다녀오기 좋은 곳, 오랜만에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바로 '서울어린이대공원'인데요. 요즘 날씨가 많이 풀렸잖아요. 해가 지면 선선하기도 하고요. 걷기 좋고, 아이들에게 동

hyunaver.tistory.com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랄게요. 부디 저와 같은 경험은 하지 않으시길... 저는 현재 분노가 차오른 상태이지만 연간회원권을 끊어서 꾸역꾸역 또 갈 생각입니다. 설렘으로 가득찼던 첫 방문과는 사뭇 다른 마음 상태가 됐네요. 그래도 또 가렵니다.

날씨가 점점 풀리고 있죠. 얼른 꽃이 폈음 좋겠어요. 그리고 꽃같은 부모님들만 만났으면 좋겠...(뒤끝) 오늘도 아이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