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멍 강아지네~ 눈이 초롱초롱하다. 근데 귀가 추욱 늘어져있네. 코는 왜 이렇게 축축하지?" 아이가 어릴 때 낱말카드는 그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도구로 썼다. 그리고 돌이 지나고부터는 거기에 개인적 경험을 추가했다. "엄마도 어렸을 때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는데~" 말을 더 늘려준거다. 물론 포인팅 라벨링도 적극적으로 해주었다.
낱말카드는 아이에게 언어자극을 주기에 책만큼이나 좋은 아이템이다. 내가 낱말카드를 활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1-2초에 걸쳐 한장씩 보여주며 반복하기. 둘째, 한글을 읽어주는데 그치지 않고 언어 확장시켜주기. 어렵지 않다.
오늘은 내가 갖고 있는 카드 중 오즐바이오 인지낱말카드와 뽀로로 사물한글카드를 소개 및 비교해보려 한다.
오즐바이오 인지낱말카드
먼저 오즐바이오의 인지낱말카드. 규격은 가로 145 * 세로 60 * 높이 110mm, 다른 낱말카드에 비해 그림이 세련된 편이다. 지칭어는 앞 장에 작게, 뒷 장에 크게 프린트 되어 있다.
동물, 곤충, 식물, 과일/채소, 사물의 선명한 사진이 250장이나 되고, (구매 당시 장수를 보고 마음이 확 끌렸다) 좋은 점이 이미지를 대충 딴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키위 같은 경우 보다시피 키위 하나 덜렁 놓고 누끼 따지 않았다. 그 옆의 빵도 마찬가지.
뽀로로 사물한글카드
하지만 뽀로로의 사물한글카드는 빵이면 빵! 귤이면 귤 하나! 이렇게 최대한 심플한 이미지로 이루어져 있다. 아무리 아이들이 보는 카드라 단순한 게 좋다지만, 엄마도 보는 재미, 그림 읽어줄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심플한 거 아닌가 싶다. 크기는 125mm * 150mm.
뽀로로 카드를 잘 꺼내들지 않게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음... 좀 촌스럽다. 요즘 저런 전화기 어디서 쓰나요? 그리고 개인차겠지만 책상도요. 내 눈엔 영 별로다.
누가 이미지를 딴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정석을 고수하는 분이 아닐까. 역동적이거나 귀여운 이미지보다는 동물의 생김새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내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이 더 마음에 드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
뽀로로 카드의 주제는 4종, 우리집/음식/탈것/동물 이다. 그리고 뽀로로와 친구들 이미지도 포함되어 있다. 뽀로로, 크롱, 통통이, 루피 등…. 총 장수는 100장이다.
왼쪽이 오즐바이오고, 오른쪽이 뽀로로다. 딸기로 비교해보았는데 대충 다 이런 느낌이다. 오즐바이오 카드는 보다 이미지가 아름답고, 뽀로로는 간결하다. 이리보니 오즐바이오 카드는 수를 세거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에도 참 유용해보이네. (얘기를 하면서 자꾸 치우치는데 판단은 당연히 개인의 몫)
사용하면서 크기에 따른 불편함은 두 카드 다 특별히 없었다. 아, 아이가 카드를 마구 흩뿌려서 주워야 할 때 더 편한 건 뽀로로 쪽이다. 더 두껍기 때문에.
오즐바이오는 이렇게 배경이 있는 카드도 있다. 이미지도 그렇고 카드 모서리가 둥근 것에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 둘 중 더 마음에 드는 카드를 고르라면, 나는 오즐바이오다. (눈치 챘겠지만) 아이가 어릴 때부터 봐 와 이미 많은 카드가 꾸깃해졌지만 잃어버릴 때까지 볼 생각이다.
_ 16개월 우리 아가씨는 요즘 낱말카드 통(총 3개)을 들고 와 한 곳에 와르르 쏟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좀 봐주기라도 하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보지도 않고 그냥 그 위에 드러눕거나 밟고 지나다녀 가끔 힘들다.. 그래서 요즘은 낱말카드 쪽에 손을 뻗기만 해도 긴장이 된다.
카드는 때때로 내가 뽑아 들려준다. 카드의 지분도 몇 프로는 되겠지, 아이는 어느새 인지가 많이 늘었다. 이젠 알고 있는 사물 및 동물이 꽤 된다. 예를 들어 '고양이' 라고 하면 우리 집 고양이가 있는 쪽을, '뽀로로' 라고 하면 뽀로로 인형을, '가위'라고 하면 가위 내용이 포함된 책을, '포도'는 냉장고~ 이런 식으로 꼭 손으로 가리켜준다(!) 이렇게 상호작용 할 날을 기다리며 부지런히 언어 인풋을 넣어주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래도 책의 힘이 가장 크지만)
낱말카드는 아이가 좀 더 크면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외국어로 내가 사물 이름을 말하면 아이가 찾아내는 놀이, 더 커서는 쓰여진 한글을 읽고 실물을 가져오는 놀이를 해도 재밌을 것 같다.
누워서 분유 20ml만 받아 먹던 그저 약고 유약했던 아가가 이렇게나 부쩍 커서 이젠 블록을 다 가지고 논다. 이 블록을 사준지는 지금 한 달 정도 된 것 같은데, 뭐 기대했던만큼 엄청 잘 가지고 놀지는 않지만 때때로 심심할 때 스스로 뚜껑을 열어 넓은 블록에 작은 블록을 끼워 맞추며 논다. 하지만 우리 집 16개월 아가 기준, 대박 육아템은 아니다. 빛을 발하기까지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베베 동물퍼즐 디럭스
구매 당시 일단, 아이의 눈에 잘 띄게 색깔이 쨍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모서리가 둥근것도.(매우 중요) 요즘 한창 동물들을 알아가는데 재미를 붙이고 있는 아가에게 동물 퍼즐은 흥미로운 장난감이 되어줄 것 같았다.
동물은 강아지, 고양이, 곰, 물개, 펭귄, 곰의 얼굴 모양이 있고, 똑같은 색깔의 몸통 블록이 다 각자 존재한다. 그리고 동물 블록 말고 오뚝이 블록, (작은 사이즈 하나, 큰 사이즈 하나) 바퀴 달린 오리 블록, 동물 블록 사이즈의 두 배인 블록들, 가장 큰 블록도 하나 있다. 말이 복잡한데 그냥 동봉되어 오는 부품도를 참고하거나, 구매 전이라면 구매 페이지를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모든 블록은 어린 아이들(6~36개월)이 조립하기 쉽게 빡빡하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16개월 아기도 스스로 끼우고 빼고 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런 것은 아니고, 간혹 끼웠다가 잘 안 빠지는 것이 있기도 하다. 그럴 때 우리 아가는 인상을 찌푸리며 안간힘을 쓴다. 그런경험이 쌓이고 쌓이면 흥미를 잃으니 적절히 도와주어야 한다.
제품이 도착하면 '따라하기'와 스티커가 함께 오는데, '따라하기'란 말그대로 보여지는 이미지를 따라 만들어보란 뜻이다. 하지만 굳이 이미지로까지 만들어 첨부할 정도의 가치는 없어 보였다. (ex.큰 블록 위에 작은 블록, 그 위에 또 큰 블록 쌓기)
스티커는 아직 사용해보지 않았다. 밑의 다섯개의 동물 스티커는 동물 몸통 블록에 부착하란 의미인가 싶은데, 그럼 모습이 이상해질 것 같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냥 마음 가는대로 붙여도 될 것 같다.
사진은 블록을 뜯자마자 가지고 노는 모습을 찍은 것이다. 처음 보는 장난감이라 그런지 처음에는 꽤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다. 사진상 오른쪽의 블록은 남편이 쌓은 것이다. 왜 본인이 더 신났는지 하하...
글을 쓰면서 나는 블록을 그저 장난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단 걸 깨달았다. 아이 눈에 띄어 가지고 놀면 좋고, 아니어도 괜찮은 그저 그런 장난감. 그런데 아닌 것 같다. 지금 꼭 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전혀 조급하진 않지만, 같은 색깔을 인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교구' 라고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또한 색깔 뿐 아니라, 다양한 모양을 함께 만들어보고, 오뚝이&바퀴 달린 오리로 즐거운 놀이도 하면 좋을 것이다. 그로인해 얻게 되는 눈손협응력, 집중력, 성취감 등을 그동안 내가 간과했다. 조만간 블록을 펼쳐 놓고 아이가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겠다. 당연히 강요는 하지 않는다.
가격은 59,000원이다. 블록은 당근마켓 같은 중고장터에서 사려면 충분히 살 수도 있는데, 어린 아기들이 물고 빨고 할 수도 있고, 심하게 굴렀을(?) 가능성도 없지 않기 때문에 그냥 새 것으로 샀다.
참, 세척은 다음과 같다. [제품 구매 후 따뜻한 물(40도 이하)에 장난감 세척용 세제를 풀어 몇 분간 담갔다가 솔로 문질러 닦은 다음 마른 수건으로 닦기. 일주일에 1회 정도는 흐르는 물에 가볍게 세척 후 그늘에서 충분히 건조하여 사용] 제품 상세 페이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가장 좋겠지만 이렇게 해 줄 여력이 안 된다면, 물티슈나 토이클리너, 뿌리는 살균제라도 이용하여 컨디션을 유지시켜 주는 것이 좋다.
_ 이 블록은 볼 때마다 그 생각이 난다. 우리 집 아가는 저 바퀴 달린 오리를 보고, 타고 싶었나보다. 붕붕카처럼. 오리 위에 몸을 얹는 아가의 행동에 빵터졌더랬다. 이런 모습을 보면 역시 어린 아기라는 생각이 들어 자동반사적으로 껴안게 된다. 🥰 언제 생각해도 사랑스러워. 여하튼 중요한 건, 어떤 책이든 장난감이든 부모가 그 가치를 알아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놓치고 있는 아이의 세계를 넓혀 줄 유익한 아이템이 또 뭐가 있을까? 정신 잘 차려야겠다.
'히히호호'는 생후 6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히히와, 24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호호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히히호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아가는 6개월이어서 바로 수업이 가능한 상태였는데 대기를 해야 한다고 해서 그로부터 6개월을 더 기다렸다. 음,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스케쥴을 넣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차례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고는 참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궁금했다. 히히호호는 워낙 유명한데다 실제로 추천도 많이 받았던 곳인지라 하다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해보고 싶었다.
우리 아이는 현재 16개월이고 수업을 받은지는 4개월이 다 되어간다. 수업료가 다른 방문수업에 비해 저렴한 편이라 선생님이 챙겨오시는 준비물이 비교적 간소하다는 느낌이 없진 않지만, 준비물을 많이 챙겨오신다고 해도 아이가 관심이 없으면 말짱도루묵이므로, 주어진 재료로 아이에 맞춰 수업을 해주실 선생님이 가장 중요한데, 그 부분에 있어 만족스러워서 수업을 잘 진행하고 있다.
* 우리 아이가 받고 있는 히히 프로그램은 신체놀이, 생태놀이, 식재료놀이, 표현놀이로 두뇌발달과 신체발달을 돕고자 한다. 이와같은 오감수업은 영아의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진행된다.
이 날은 콩이 두부가 되는 과정을 설명하기 위해 맷돌이 등장했다. 맷돌은 종이로 만들어졌고, 가운데로 콩을 넣으면 밑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었다.
이 활동 전에는 비닐에 콩을 깔아놓고, 소리도 들어보고 만져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런데 그 시간이 지나고 이 맷돌이 등장하고부터는 아기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려운 활동이라 나도 신기해하며 쳐다만 봤다.
맷돌보다 아이가 좋아하는 건 바로 이 두부. 아이는 빵칼로 두부를 썰어보고, 손가락을 찔러보고, 손으로 뭉그러뜨리기도 하며 실컷 촉감놀이를 했다. 그런데 마음에 걸렸던 건, 두부가 생두부였다는거다. 선생님은 두부를 자리에서 바로 뜯어 오픈하셨다. 우리 아가는 다행히 먹지는 않았지만 입으로 바로 가져가는 아이들도 있을텐데(먹어도 되는 두부라고는 하셨지만) 재료를 데쳐왔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좀 아쉬웠다.
이렇게 틀에 넣어 모양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집에서 두부로 촉감놀이를 해주는 경우라면 빨대를 비롯해 각종 조리도구를 동원해도 좋을 것이다. 뒤집개나 채망으로 눌러 보고, 숟가락이나 미니국자로 떠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개중 아이가 좋아하는 것은 기억해두었다가 찰흙이나 모래, 물감놀이를 할 때 꺼내주면 좋은 아이템이 되어줄 지 모른다.
이 날은 월 1회 생태수업으로 올챙이와 개구리가 집에 찾아왔었다. 수업 계획안을 미리 받아보고 수업 전, 나는 선생님께 우린 눈으로만 보겠다고 말을 할까 말까 많이 고민했다. 인간의 호기심과 놀이를 위해 관찰통 안에서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아이들이 불쌍했기 때문이다. 우리 아가는 책에서도 동물들이 나오면 손으로 쓰다듬는 아이인데... 선생님은 수업 참여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구리를 활용할 것 같아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결국 합리화 했다. 이유는 부끄러워서 말 안하련다. (이기적인 마음) 최대한 눈으로 보되 만지고 싶어할 땐 조심히, 살살, 놀라지 않게 만져야 한다고 아이에게 얘기해주었다.
다행인지 뭔지 아이는 생각보다 크게 흥미를 느끼지 않았다. 개구리가 폴짝 폴짝 뛸 때마다 엄마만 소리를 질렀다. 풀어놓은 올챙이들은 선생님이 숟가락으로 퍼서 종이컵에 옮기는(...) 활동을 알려주셨는데 지금 생각해도 내가 잘한건가 싶다. 여하튼 이 날은 개구리와 올챙이의 생김새와 움직임, 그리고 그것을 표현하는 어휘들을 자연스럽게 익혀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 날의 주제는 기억이 안 난다. 침까지 흘리며 물감놀이에 집중한 우리 아가가 제일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선생님은 아이의 손과 발에 물감을 쭈욱 쭈욱 짜주셨다. 아이는 손에 묻혀진 물감들을 비비적 댈 때의 느낌이 좋은지 비비고, 또 짜달라고 하고, 비비고를 반복했다. 물감으로 그림 그리기는 안중에도 없었다. 평소 선생님이 오시면 수업 내내 내 무릎에 앉아있기도 하는데, 이 날은 엄마에게 멀리 떨어져 앉아 물감에만 흠뻑 빠졌었다.
그나저나 너무 좋아하길래 "엄마가 물감놀이 준비 해줄게!" 라고 해놓고, 여지껏 못 해주고 있어 미안하네...😢 이제까지 물감놀이를 하고 나면 뒷처리에 혼이 쏙 빠졌기 때문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물감놀이 한 번 하고 나면 엄마 두 시간은 쉬어야 돼... 가능하니 아가...
참고로 물감은 KC인증, 천연원료로 만든 것들을 사용한다.
이 날은 생크림을 만져보았다. 다른 아이들은 믹서기를 이용하기도 하던데 우리 아이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선생님이 거품기를 선택하신 것 같았다. 선생님과 함께 생크림을 휘저어보기도 하고, 조금 꾸덕해진 생크림을 와플 사진에 발라보기도 하고, 조금 뒤엔 부드러운 생크림을 손으로 맘껏 느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 때가 돌이 지났을 때니까 사실 조금쯤 맛보아도 되었을 때인데 한 입도 먹지 않아 좀 의외였다. 당연히 입에 가져갈 줄 알았는데.
이 날은 인형이 목욕을 하러 들어가기부터 하고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함께 해보았다. 하지만 이 때는 역할놀이에 아직 관심이 없었던지라 아쉽지만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지금 하면 이 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텐데.
좋았던 건 욕조에 들어가기 전 샤워볼을 이용해 몸에 비누칠을 하고, 하고 나와서는 수건으로 몸을 톡톡 닦는 일련의 과정들이 생략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를 존중하는 것 같았다.
여러 집을 방문하시는 선생님은 말씀은 안 하셔도 코시국이 무서우실게다. 얼마 전 내가 사는 지역의 어린이집에 12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한창 떠들썩 했던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 중 한 아이의 집에서 방문수업을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우리집도 비상 아닌 비상이 걸렸었다. 다행히 그 아이는 확진은 아니었고 자가격리 중이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그래서 선생님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2주 간 수업을 하지 않았다. 우리 아가는 '선생님'이라는 말만 나와도 인터폰을 가리키며 저기로 선생님 얼굴이 보인다고 반가워 하는 앤데, 넘 아쉬웠다. 그런 일로 최근 2주 동안의 수업 내용은 내가 모른다. 사진은 마지막 수업 때의 장면이다.
아이는 모형 빵을 들고 있다. 선생님이 가방에서 제일 먼저 꺼내신 준비물이 저 모형 빵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나서도 돌려주지 않아 다른 걸로 시선을 끈 뒤 아이가 모르게 가방에 쏙 넣어야 했다. 선생님은 오븐에 그려진 요리사 아저씨 흉내를 내며 식빵을 구워주셨다. 사실 이 날의 핵심은 빵에 눈 코 입(교재)을 붙여 엄마 아빠를 만들어보고, 딸기와 초코 소스를 뿌려 치덕거려보고, 식빵을 체망에 걸러 빵가루를 만들어보는 거였는데 이미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 되어 넣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아이는 식빵에 물을 넣어 뭉쳐 만든 (엄마는 먹지 않았으면 했던) 빵을 열심히 입에 넣었다. 차라리 물을 넣지 않았을 때 먹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평소에도 빵을 좋아하는 애라 한 번 입에 들어가면 계속 들어갈 것 같았다. 수업이 끝나고도 탁자에 올려둔 빵을 가리키며 더 달라고 나를 채근했다.
_ 내일은 2주만에 선생님을 뵙는 날이다. 선생님은 검사 결과 다행히 음성이 나왔다고 하며, 수업도 원래대로 다니고 계신다고 한다. 간만의 수업이라 아이가 더 반가워 할 것 같다. 보강은 내일 이야기를 나누어야겠다.
우리 아이는 현재 16개월이다. 생후 3년이 뇌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나는 유아교육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방문수업은 원래 미술수업 그리고 체육수업으로 스케쥴을 짜려 했었는데 지금 듣고 있는 두 개의 수업이 다 마음에 들어 일단은 시기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오늘 소개하는 '노래하는크레용'은 별 기대않고 시작했다가 발목잡힌(?) 케이스다.
노래하는크레용은 영유아 음악 미술 통합 프로그램이다. 정확히는 스토리텔링과 음악 미술 퍼포먼스인데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음악과 미술이 연계되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생님에게서 계획안을 받아보면 4주간의 수업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노크는 4주를 2주씩 나눠 하나의 스토리로 처음 1주는 음악 그 다음 1주는 미술 이렇게 수업을 한다. 음악은 카쥬, 핸드벨, 컵타, 공명실로폰, 리듬패턴과 같은 일상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악기를 수업 내용에 맞추어 연주해본다. 낯선 악기들이지만 수업 내용과 연관되어 진행되므로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이 날은 놀이터를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졌다. 아이는 아직 어려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선생님이 들고 있는 캐릭터에 더 흥미를 보였지만 선생님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의성어 의태어를 고루 사용하여 즐겁고 신나는 놀이터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려 애쓰셨다. 사진은 놀이터를 주제로 한 노래에 맞춰, 바구니를 뒤집어 엎은 후 마라카스로 박자에 맞춰 두드려 보는 것이다. 수업일이 오래 지나 정확히 어떤 박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뒤로 보이는 악기는 구슬이 시청각을 자극하는 레인보우쉐이커다. 시선을 사로잡게 생겼지만 우리 아이는 별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이 외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전부 다 까먹었다. 선생님 일명 똑똑쌤은 엄청 큰 가방에서 마치 도라에몽처럼 필요한 수업 재료들을 그 때 그 때 꺼내신다.
이 날은 호박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잘린 사진 뒤로 호박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주머니는 같은 색깔 주머니에 넣어보게끔 만들어져 색깔 인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날의 악기는 핸드벨과 투톤귀로였다. 투톤귀로는 호박 노래에 맞추어 두드리고 긁어보며 소리를 듣고, 사진에 나오지 못한 핸드벨로는 "호!박!"이라는 노래의 음에 맞춰 높은 도와 낮은 도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오선을 나타낸 호박넝쿨을 통해 줄 칸 개념을 알아볼 수 있었다. 같은 색 호박에 핸드벨을 놓고 각각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다.
아이가 16개월인데 벌써 이런 수업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학습이 아니고 놀이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싫어하면 다른 걸 꺼내 보여주면 되고 아예 수업을 거부한다면 선생님과 까꿍놀이와 같은 상호작용을 하면 된다. 처음부터 나는 아이에게 가르치려는 마음이 아닌 그저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높은 도와 낮은 도는 당연히 구별하지 못해도 된다. 다만 말 못하는 아기가 실로폰에 흥미를 가질지 투톤귀로에 흥미를 가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는 주고 싶은 것이다.
일주일 후 호박이 다시 찾아왔다. 이 날은 쿠키생지에 호박 모양 쿠키틀을 눌러 실제 쿠키를 먹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위해 선생님이 미니오븐을 가지고 오셨다. (매주 '그저 떼운다'는 느낌 없이 수업이 준비되는 점이 참 좋다.) 오븐에 들어간 쿠키가 노릇노릇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갖출 때까지 아이는 호박씨로 촉감놀이를 했다.
촉감놀이를 할 때마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평소 집에서도 자주 해주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너무 미안하다. 키즈카페에서도 편백나무존을 그렇게 애정하는데 하다못해 두부 한 번을 못해줬네.
안타깝게도 완성된 쿠키는 아이가 좋아하면서 멀리 가지고 가버려 사진이 없다. 아, 참고로 아이 옷은 수업시 더러워질 수 있으니 지저분해져도 되는 옷이나 미술 가운을 입혀달라는 사전 안내를 미리 듣고 입힌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수업할 때 늘 내 무릎에 앉는다. 아무래도 주1회 30분 수업이다보니 선생님이 오시면 좋기는 하지만 엄마는 있어야 되나보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금세 쫓아와 무릎 강아지 하는 우리 아가.
나는 아이에게 이 날 쿠키를 처음 먹여보았다. 아주 살짝 느낌만 보라고 준거였는데 쿠키를 양 손에 들고 엄마 피해 도망갈 줄은 몰랐다. 그리고 결국 그 날 세 개 정도의 쿠키를 전부 다 먹었다. 엄마가 한 입만 달라고 부탁해도 도리질을 하며 혼자 다 먹었다. (그러다 한 입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이 날의 주제는 젖소와 양이었다. 젖소와 양의 울음소리를 노래를 통해 들어보고 울음소리를 2분 음표와 온음표의 음가로 연주 해보았다. 사용한 악기는 롤리팝탬버린과 탬버린, 키즈드럼 그리고 손에 있는건 뭔지 모르겠다. 이 전에는 부직포로 만든 양에 복슬복슬한 털을 붙여주고, 소에게는 스포이드로 빨아들인 까만 물감을 뿌려 얼룩무늬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우리 아이는 다른 무엇보다 스포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이제까지 누르면 나간다 라고 알고 있었을건데, 이건 누르면 빨아들이니. 그래서 이 날은 선생님이 스포이드를 두 개 남겨주고 가셨다. 예전엔 물감 푼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넣고 한창 촉감을 즐기던 아이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대야에 그 물을 옮겨 담아 계속 놀게 해주었던 적도 있다. 그 때처럼 열정적으로 몰입하지는 않았지만 신기했나보다.
노크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미니오븐에 호박 모양 쿠키를 구워주질 하질 않나 장갑에 우유(인지 흰 물감인지)를 담아 소젖을 짜보게 하질 않나. 처음에는 통통한 장갑을 만져보기만 하다 선생님이 장갑 끝을 조금 달라주시자 본격적으로 우유를 짜보았다.어른인 내가 볼 땐 흥미로워 보이는데 정작 우리 아이는 시큰둥 했지만... 아마 소젖을 짠다는 느낌보단 장갑을 누르니 흰 물이 나오네 이 정도로만 이해한 것 같았다. 하긴 소젖을 짜는 모습을 먼저 본 적이 있었어야 뭐가 뭔지 알지.
이 날은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벚꽃 등 꽃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지금 풍선으로 제작된 폭죽교구를 이용해 꽃잎을 날려주고 계시고 있다. 뻥! 소리가 나며 하늘로 솟구치는 꽃잎이 아름다웠다. 아이가 교구를 만져보았을 땐 뽕! 소리와 함께 한 두개의 꽃잎이 하늘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귀여워흑흑) 이 전에는 속이 텅 빈 꽃모양 그림에 물을 묻힌 플레이콘을 붙여 나만의 꽃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참고로 플레이콘은 옥수수전분과 식용색소를 이용해 만들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플레이콘에 큰 관심이 없어 이 활동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 아이가 선생님을 기다리는만큼 나도 수업을 기다린다. 우리 아이를 예뻐해주시는 모습과 알찬 시간이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나도 잠깐이나마 힐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동화구연이라던가 위와 같은 꽃을 주제로 한 수업은 더더욱 그렇다.
시간체크는 수시로 한다. 근데 눈 한 번 깜빡 하고 뜬 것 같은 3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늘 아쉽다. 한 달에 4번, 주1회 수업에 120,000원이면 하루 30분이 30,000원인데 4-50분 수업은 선생님이 힘들어서인가. 그래서 수업 시간에 늦으시거나 할 때엔 나도 모르게 좀 예민해진다. 늦으신만큼 보충은 해주고 가시지만 일찍 오셔서 최대한 늦게 가셨으면 좋겠는 이기적인 마음이...
1주차 음악시간이었다. 당근밭에 가고 싶은 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직접 당근을 뽑아 토순이와 신호등을 건너 당근밭(엄마)에 도착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음악의 쉼표, 음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신호등인데 사진이 준비되어 있지만 이미 첨부된 사진이 너무 많아 생략하려 한다. 실제적이고 큼지막한 신호등을 건너며 아이는 즐거워했다. (내게 건너오는 순간의 사진들이 다 웃고 있었다) 갑자기 주저 앉아 바구니에서 당근을 꺼내려고 할 때 선생님이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하셨던 말도 기억이 난다.
2주차 미술시간에는 당근 그림에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찐당근을 빵칼로 잘라보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아주 푸욱 익혀왔는지 쉽게 잘렸다. 나중에는 그런 당근을 손으로 으깨보기도 하고 짤주머니에 넣어 당근즙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선생님과의 밀도 있는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이 날도 참 즐거워 했다.
_ 수업은 진행중이다. 이번 주는 여러 크기의 공을 이용하여 놀았다. 교구와 악기를 이용하여 스타카토와 레가토를 배워보는 시간이었다고 다른 분께 들었는데 글쎄 난 그것까진 모르겠다. 그리고 수업 준비물이 간소한 편이라 이번주는 내심 걱정 했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 선생님은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아이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이끌어내셨다. 새삼 선생님을 잘 만나는게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는 스터드럼(스터실로폰드럼)이라고 하는 악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음계가 표현되는 악기인데, 말렛이라고 하는 봉을 드럼 안에 집어넣고 휘리릭 돌리면 맑은 실로폰 비슷한 소리가 난다. 우리 아기는 처음 보았을 땐 시큰둥 하다 나중에 제 손에 악기가 쥐여졌을 때 스스로 소리를 내보곤 뒤늦게 흥미를 가졌다. 이처럼 노크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닌 조금은 생소한 악기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좋다. 다음 주는 미술수업이다. 5월 계획안을 꼼꼼이 살펴보지 못해 준비물 및 수업내용은 아직 모르겠으나 선생님과 함께 하는 수업이면 무엇이든 아기가 좋아할 것 같아 나도 벌써 기다려진다.
수업을 시작한 지는 지금 5개월이 되어가는데 아이가 '선생님'소리만 들으면 인터폰을 가리킬 정도로 방문수업을 기다리게 되어, 그리고 선생님이 오시면 자다 깨서 기분이 언짢을 때도 함박웃음을 보여주어, 짧은 시간이나마 하루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15개월차에 접어드니 집에 있는 장난감은 슬슬 싫증을 낸다. 그래서 요맘때 아이들은 뭘 가지고 노나 검색 하다 주방놀이를 사주기로 마음 먹었다. 봐두던 주방놀이 제품은 너무 커서 일단은 보류하고 (10월 이사 예정) 자그마한 주방놀이 제품들을 하나하나 꺼내 보여줄 생각이다. 오늘 리뷰할 제품은 실감나는 주방놀이 장난감 빙글빙글 돌아가는 '전자레인지'다.
아이는 내가 설거지를 할 때 높은 확률로 러닝타워에 올라와 물놀이를 하려 하거나 정수기 혹은 인덕션, 전자레인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중 전자레인지는 전자파 때문에 아이를 늘 멀리 떼어놓는데, 그 때마다 아쉬워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그저 해보고 싶었을 뿐이었을텐데. 그러다 전자레인지를 흉내낸 장난감이 있다는걸 알고는 고민하지 않았다. 거의 반사적으로! 함께 구매한 인덕션, 싱크대놀이 보다도 아이가 더 환호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연히 초반에는 흥미를 보였다. 열고 닫는 것을 워낙 좋아하는 시기라 문 열고 닫기를 가장 먼저 해보였고, 그 다음 매력적인 버튼들을 하나하나 눌러보기 시작했다. 진짜 전자레인지처럼 시간이 똑딱똑딱 줄어들기 시작하니까 그 부분에서도 아이는 재미를 느낀 것 같았다. 문을 열고 닫고, 버튼을 눌렀다 뗐다, 눌렀다 뗐다….
함께 온 각종 구성품들을 안에 넣고, 그 다음은 조리버튼을 선택한 후 시작 버튼을 눌러야 한다고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엄마는 잠깐 가만히 있어 보라는 듯 아이는 자기만의 세상에 흠뻑 빠졌다. 내가 한 것이라고는 건전지를 끼워 넣어준 일밖에는 없다. (제품을 받고나서 AA건전지 3개를 넣어주어야 한다. 반드시 고출력 알카라인 건전지로) 내 예상만큼 엄청 좋아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크게 흥미를 보였다.
사진의 '1:57'이라는 표시는 고정되어 있는 이미지가 아니고 아이가 버튼을 눌러 실제 전자레인지의 돌림판이 돌아가는 시간이다. 이 시간은 버튼의 각 조리모드마다 다르다. 버튼을 누를 때 나는 소리도 꽤 실감난다.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전자레인지 소리와 거의 똑같다.
제품 구성은 전자레인지 뿐만이 아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은 구성에 추후 과일 야채를 추가 주문하긴 해야했다. 그 점이 아쉬웠지만 일단 기본 구성은 이러하다. [햄버거/치킨/포크/칼/접시/빵/감자튀김/오렌지주스/음료/케첩] 실생활에서 전자레인지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아닌 패스트푸드라는 점이 누군가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겐 패스트푸드가 문제가 아니라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햄버거 조립이 문제였다. 빵 따로, 햄 따로, 토마토 따로... 만일 조립의 도움을 돕는 이미지가 있었다면 괜찮았을지도 모르겠는데 햄버거는 우리집에 도착한 첫 날을 제외하고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완성체의 모습을 갖춘 적이 없다. 일단 널브러지기 시작한 부품을 하나하나 주우러 다니는 것 부터가 힘들다. 또, 감자튀김도 그렇다. 포장지와 감자튀김이 분리가 된다. 아니 그러고보니 음료도... 하하. 너무 현실적인거 아니냐고요. 물론 아이의 인지발달과 소근육발달, 집중력발달을 위해 일부러 분리가 되게끔 만들었을것이다. 하지만 15개월 우리 아이에게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다시피 전자레인지의 구성품으로는 부족한 감이 있어 해피플레이의 요리뚝딱바구니를 추가 주문했다. 구성은 [달걀/고구마/귤/수박/양파/옥수수/당근/배추/사과/완두통/파인애플/토마토/바나나/망고/감자/도마/바구니/칼]. 바구니는 베이비핑크 색상이며, 다칠 위험이 없도록 모서리가 둥글게 제작되었다.
안그래도 난장판인 집 이제부터라도 보호하기 위해 대량의 과일썰기는 일부러 피했다. 뭐가 좋을까- 고민하다 이번에도 해피플레이의 제품을 선택한 이유는 완두콩, 바나나 같은 경우 껍질을 벗길 수 있게끔 되어 있고 달걀이나 귤 같은 경우 껍질을 벗긴 후 썰기 놀이를 할 수 있게 되어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비교 대상이 없어 다른 과일 썰기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밸크로는 아이의 악력으로도 충분히 떼어진다. 맘같아서는 도마와 칼을 이용해 그럴듯한 역할놀이를 해보고 싶은데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기다리려 한다. 아이는 반으로 똑 잘리는 사과와 양파, 수박, 파인애플 등은 너무나 쉽게 해내고, 껍질을 벗길 수 있는 옥수수, 바나나 같은 경우 몰입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 두 돌이 가까워질 때쯤이라야 제대로 가지고 놀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도 붙였다 뗐다 하며 흥미를 보이고 이전에 보고 만져보았던 기억을 되살려 먹는 시늉(KC안전인증 완료)을 해보일 때면 사주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집은 난장판이 되었다. 신경쓴다고 해도 자석글자, 블록, 책, 교구, 인형, 낱말카드등에 집이 멀쩡할리가 없다. 그런데 이처럼 널브러질게 뻔한 제품들을 또 들여 집이 말을 할 수만 있다면... 그냥 이사가라고 외칠 것 같다.
_ 그간 너무 바빠 포스팅을 하지 못했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 주방놀이 아이들은 조용히 바구니에 들어가 있다. 우리 아기는 원래 키즈카페에서도 주방놀이 쪽은 흘끗 보고 지나칠만큼 관심이 없다. 나중에 흥미가 생기려나. 여튼 지금은 신체놀이와 책과 교구에만 흠뻑 빠져있는 상태다. 때가 되면 다시 꺼내주거나 아이 눈에 띄어 한 개 두 개 가지고 올 때 그 때 다시 갖고 놀게 해주어야겠다.
남편이 송파에서 건강검진을 받게 되었다. 그럼 가는 길에 우리는 수영장이든 키즈카페든 데려다 달라고 부탁 했다. 볼 일이 끝나고 우리를 픽업하면 되니까. 일단 병원 일정은 확정이고, 아이와 내가 어디에 갈지가 미지수였는데 수영장이 포함된 키즈카페에 갈까 하다 결국 뽀로로파크로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이러하다. 아이 래시가드, 수영모, 아쿠아슈즈, 가방 등 아이 것은 모두 준비해두고 함께 들어갈 내 옷 준비는 하나도 안 한 것이다. 내참- 게다가 뽀로로파크는 제주도에서도 한 번 가본 곳이지 않나. 비슷한 곳일거라는 생각에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다.
헤맬 것이 분명하다며 남편은 굳이 우리를 입구까지 데려다줬다. 위치는아이스링크장(지하3층) 옆이다. 이 날은 평일이었는데도 사람들이 꽤 바글거렸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할머니의 선수 같은 수준급 실력은 대단했다. 데이트 나온 남녀도 있었고, 단란한 가족도 있었고, 불편하겠지만 애써 아랑곳않고 연습하는 피겨 꿈나무 친구들도 있었다. 그 위는 모두가 알고있는 롯데월드다.
아이스링크장을 구경하며 한 바퀴 빙 돌다보면 어느새 뽀로로파크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입구에는 캐릭터 장난감들이 즐비했다. 뽀로로파크라 뽀로로만 있는 줄 알았는데 사진으로 보면 알다시피 아니다. 예매는 온라인으로 미리 해두었기 때문에 덜 허둥댈 수 있었다.
네이버페이로 미리결제를 할 경우 최대 30%할인과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우리는 네이버로 2시간 [어른 7,000원/주중 어린이 14,000원]을 끊었고, 병원에 가는 아빠 제외 어른1 아이1의 총 금액 21,000원을 지불했다. 보통 키즈카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가격대다. 예매 주의사항은 예매 후 한 시간이 지나야 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과, 인원변경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할 경우 취소하고 다시 예매를 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갈 때 100원 짜리 두 개, 200원을 챙겨가면 좋다. 신발보관함과 짐 맡기는 곳에 각각 100원씩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동전은 돌아갈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물품보관함은 시설에 비해 낡아 의외였다.
사진은 실내 2층 루피의 요리조리 키친이라는 식당 겸 카페테리아에서 찍은 것이다. 내부가 전부 보이게 찍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안됐다. 처음 들어갔을 때는 한 눈에 다 들어오는 그림이, 작은 곳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으나 꽤 컸다. 우리는 나오면서 아예 들어가보지 못한 방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놀이기구가 운행을 하고 있는게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랬다는건 놀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현재 운행중인 놀이기구는 관람차/뽀로로기차/뚜뚜스피드트랙/회전목마 이렇게 네 가지다. (3월 기준) 놀이기구는 동시에 운행하지 않고 각각 시간차를 두고 운행한다. 시간은 '회전목마는 언제~기차는 언제~' 직원분께 여쭤보면 친절하게 답해주신다. 근데 두 번이나 물어봐놓고도 헷갈려서 대충 사람들 줄 서 있을 때 눈치껏 가서 함께 줄서야했다.
'뚜뚜스피드트랙' 뽀로로파크에서 아이와 처음 탄 놀이기구다. 우리 아이는 13개월이라 내가 품에 안고 탔다. 밟으면 나아가고 핸들로 운전 조작이 가능한 놀이기구인데 이거 생각보다 빠르다. 운전하면서 머리카락이 흩날렸던 것 같고, 순간적으로 아이가 울진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다. 두 바퀴 이상을 탔던 것 같은데 정확히 몇 바퀴였는지는 기억 나지 않는다. 여러 사람들이 번갈아가며 사용하는 기구이기에 타고 내릴 때 손소독은 필수다.
관람차는 시간을 못 맞춰 타지 못했다. 앞에 관람차 시간표가 있으니 꼭 타고 싶다면 다른 곳에 가서 놀기 전 시간을 숙지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시간은 12:50~13:05/13:50~14:05 이처럼 15분씩만 운행한다. 매 시간 20분부터 50분까지는 전체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내가 관람차 시간을 맞추지 못한 이유는 2층으로 올라가면 보이는 이 대형 볼풀장 때문이다. 아이는 들어가서 일단 드러눕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꼬박 꼬박 인사를 하며 행복한 듯 놀았다. 그런 아이의 모습을 카메라로 담느라 시간에 맞추지 못한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저기 보이는 넓은 화면에 공을 던지면 화면 속 풍선이 터진다고 한다. 근데 당시 나는 너무 밝아서 화면에 뭐가 비치고 있는지도 몰랐다. 그리고 넓은 곳에 볼풀공이 널려 있는 만큼 깊지 않고, 바닥이 바로 발에 닿으니 혹여나 다이빙 하다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아이들 놀이터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편백나무존도 2층에 위치해있다. (관람차 옆으로 보이는 계단을 올라오면 바로 보인다.) 중장비차, 삽, 바구니 등 없는 게 없었다. 다만 편백나무는 정말 발이 아프다. 들어갈 때 나올 때 고문이 따로 없다. 우리 아이는 들어가자마자 앉아계시던 할머니께서 인사를 해주셨는데 웬일로 울음을 터뜨려서 얼마 놀지는 못하고 나왔다.
그렇게 우는 아이를 달래며 광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러다 사람들이 하나 둘 계단 앞에 착석하는 것을 보았다. 눈치백단 이 아줌마 '뭐가 있구나!' 싶어, 뭔지도 모르면서 일단 맨 앞 줄을 선점했다. 그 때가 아마 네 시 정각이었던 것 같다. 50분 경부터 앉아있었던 것 같은데 아이를 데리고 앉아있기엔 너무 긴 시간이라 힘겨워서 계속 시간을 체크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네 시 정각. 책이나 티비로만 보던 뽀로로를, 엄청난 사이즈의 뽀로로를 만났다! 아이가 뽀로로를 접한 만큼 나도 똑같이 접한 일 년이었기에, 나이도 잊고 나도 너무 반가웠다. ('바나나차차' 안무는 내적 댄스까지 췄다.)
하지만 좋아할거라고 생각한 아이는 어쩐지 시큰둥한 반응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뒤에 앉은 아주머니 얼굴을 바라보는 데 더 열정적이었다. 13개월 아기에게 미니싱어롱쇼는 너무 일렀던걸까?
(엄마가 좋아하는) 루피도 나왔다. 친구들은 봄과, 뽀로로 모자 소동을 주제로 놓고 짧은 연기와 춤, 노래를 펼쳤다. 크롱과 패티 등 다른 친구들도 함께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이 시국엔 뭐든 최소화 하는 것이 좋으니- 엠씨언니는 활력이 넘쳤고, 뽀로로도 못지않게 씩씩했으며, 루피는 이 날 컨디션이 좀 안 좋은 것 같아 보였다. 하긴 하루에 한 번의 공연도 아니고, 무거운 탈을 쓰고 춤추고 연기하는게 힘들만도 하지.
쇼가 끝나고 집에 갈 때쯤 디지털스케치존에 들어와봤다. 아무도 없길래 느긋하게 그림이나 색칠해볼까 생각했는데, 여분의 종이가 보이지 않았다. 이것도 후에 알았다. 종이는 따로 정산소에 가서 받아와야 한다. (무분별한 종이 사용을 방지하고자 하는 의도) 또, 사용한 종이는 가져가야 한다. 우리는 종이가 없어 그림을 그리고 스캔을 해보진 못했지만, 방법은 이러하다.
1. 종이를 가로 화살표 방향으로 스캔한다. (세로방향X) 2. 기계의 파란색 버튼을 누른다. 3. 5초 뒤 화면에 나온다.
어설퍼도 자기가 색칠한 캐릭터가 화면에 나오는 경험은 한 번쯤 해보도록 도와주면 좋을 것 같다. 제주도에 이어 이 날도 우리는 디지털스케치존에서 이런 시간을 보냈지만.
위의 디지털스케치존은 '루피의 집'이었고, 여기는 '로디의 집'이다. 외에, '패티의 집(방방)'도 있었다. 나머지 캐릭터들의 집은 내가 못 찾은건지 원래 없는건지 모르겠다. 여튼 이 '로디의 집'은 정글짐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단을 올라 걸어가면 재미있는 미끄럼틀이 나오는 단순한 구조다. 새삼 방방이나 편백나무보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인건 아무래도 정글짐이라고 생각했다. 디지털스케치존처럼 사람이 아예 없는 곳도 몇 군데 있었는데, 여긴 아이들과 부모님들로 복작였다.
그리고 생각난다. 얼마 전 다산동 키즈카페 리뷰에도 썼듯 어떤 아이가 우리 아이 얼굴에 소리를 왁 지르고 도망간 일이- 그 장소가 여기다. 아이가 아직 어려 무슨 일인고 하며 벙쪄있었기에 망정이지 울었다면 화가 많이 났을 것 같다. 부모한테 가서 따질까 하다 아이가 괜찮으니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 생각해도 진짜 어이가 없다.
_ 글이 계속 길어지고 사진이 너무 많이 첨부되는 것 같아 이야기를 마치려 한다. 사실 수다쟁이 아줌마는 아직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아쉽다. 그래서 덧붙이자면, 여기는 제2롯데월드가 아니고 제1롯데월드다. 잘못 도착하면 다시 돌아가는데 짜증나고 시간도 꽤 걸리니까 그럴 일이 없길 바란다. 또, 뽀로로파크는 보호자 양말 착용 필수이며 사람 사이 1M거리두기도 필수다. 가까운 주차장은 A312~314정도이며, 주차는 2시간 30분권이 3,000원,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어있다. 정말 마지막으로 운영 시간은 11:00~19:00이고, 연중휴무다.
남편이 데리러 오는 바람에(?) 잘 놀고 있던 아이는 울음을 터뜨렸다. 송파 가면 한 번 더 가자.
육아를 하다가 거의 도피하다시피 찾는 곳은 키즈카페. 내겐 그렇다. 육아 동지 엄마들을 만나러 가기도 하고 운이 좋으면 아이 또래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지만 대체로 내겐 놀이터란 개념보다 도피처에 더 가깝다 흑흑. 아이를 데리고 멀리까지 나가기는 어려워 주변에 있는 키즈카페들을 찾아보다가 다산방방 이란 곳을 알게 되었다. 기대를 하지 않고 가서 그런지 꽤 만족하고 돌아왔다. 방방이나 볼풀장은 다른 키즈카페와 비슷한데 정글짐이-
사실 이 때까지는 이런 정글짐이 있는 키즈카페는 보질 못했어서 신세계였는데 조금 큰 키즈카페나 큰 아이들이 주로 오는 키즈카페는 대개 이렇게 되어 있더라. 여튼, 정글짐을 소개하고 싶었으면 정글짐을 제대로 찍었어야 했는데 아이와 놀다가 찍은거라 사진이 애매하다. 여긴 돌은 커녕 두돌 정도 되는 아이들에게도 수준이 있고 다섯 살 정도는 되야 놀 수 있을 것 같은 공간이다. 올라가고, 내려가고, 장애물들을 거쳐 앞으로 나아가는 공간. 하지만 사방이 푹신한 것들로 되어 있어 안전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아이들이 성큼성큼 뛰어다녔다. 14개월 우리 아가는 이동하는데만도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리고 제대로 찍지는 못했지만 미끄럼틀, 회전그네, 클라이밍도 있다. 회전그네는 아이들에게 인기폭발이었다.
내 사진이 설명을 너무 못해주는 것 같아 공식 계정에서 한 장 가지고 왔다. 저기 회전목마처럼 생긴 것이 회전그네다. 아이들은 저기 앉아 친구들끼리 몸을 부닥치며 놀기도 하고 그네만 밀어 놀이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건 바람인데 사진에서 보듯 사방으로 둘러쳐진 그물망은 아파트 놀이터에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이 따라 같이 올라간 아파트 놀이기구는 생각보다 아찔했다. 사실 나 어릴적만 해도 그보다 더 위험한 놀이기구도 많이 타고 크긴 했지만 엄마 입장이 되니 걱정된다. 언제는 한 번, 애기 혼자 올라갔다가 뒤늦게 발견하고 기겁한 적이 있는데 아이 앞에 큰 애가 한 명 있었기에 망정이지 없었다면 으으!! 여긴 휘청이더라도 밑으로 추락할 염려가 없는게 좋았다.
참, 입장료는 1시간 이용에 7,000원/2시간 이용에 11,000원이고, 10분 초과할 때마다 1,000원씩 추가된다. 운영 시간은 주중 14:00~20:00(금요일만 13:00오픈)/주말 10:00~20:00, 공휴일도 주말처럼 운영. 평일 운영시간 전 이용하고 싶을 경우에는 전화를 한 통 달라고 적혀있었다. 열어주시는걸까.
조심해야할 점이라면, 작은 아이들은 놀이기구보다 '사람', 무조건 사람이다. 성인처럼 뛰어다니는 언니 오빠들은 가끔 엄마인 내가 봐도 무서웠다. (베이비카페가 아니고 그러라고 만든 곳이니까 불만은 없지만) 아이가 어리다면 이런 곳에 혼자 냅뒀다가 큰일난다. 정글짐에서 볼풀장, 트램폴린으로 넘어가는 부분에 혼자 잘 논다고 내버려두었다가 아기 떨어져 다칠 수도 있고, 방방에서도 큰 아이들과 작은 아이들은 뛰어 놀 때 충격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늘 살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이 실수(혹은 고의)로 미는 경우가 없다고도 장담할 수 없다. 이 키즈카페는 아니었지만 송파 모키즈카페에선 큰 남자아이 한 명이 엄마와 싸우고 씩씩대더니 갑자기 우리 아이 얼굴에 '악!!' 소리를 지르곤 도망간 적이 있다. 정글짐 위에서든 미끄럼틀 위에서든 만났다면 넘어뜨리기라도 할 기세였다.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네.
이런 미끄럼틀은 아이 혼자 태우기 무서워 아직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는데 이제 14개월- 언제 태워볼 수 있으려나? 쫄보 엄마는 뭐든 걱정이 앞선다. 아이는 아파트 놀이터에서도 그렇고 타고 싶어 하던데. 사진에서도 바라보고 있네.. 왠지 조그만한 몸으로 저 안에서 데굴데굴 구를 것만 같다. 맞은 편엔 클라이밍이다. 안전장비가 없는걸로 봐선 볼더링 클라이밍인가? 말씀 드리면 따로 챙겨주시건지 어떤지 모르겠다.
볼풀장은 타 키즈카페에 비해 작았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좁아도 아이가 잘 놀기만 하면 장땡이다. 그것보다 이 날은 초등 고학년 정도 되는 아이들이 네다섯명 정도 함께 와 무리지어 놀았는데, 우리 아이가 함께 놀고 싶어하는(엄마 시선) 눈길을 보낸 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 카페에는 아이들과 우리 아이. 이렇게밖에 없었다. 그래서 친구들과 놀기 바쁜 언니 오빠들을 바라보면서 선택지에 하나뿐인 엄마와만 놀아야 하는 아이가 안쓰러워 이 때 처음 다른 곳으로 이동할까 고민 했다. 후에 후기 글들을 읽어보고 그제야 여긴 비교적 큰 아이들이 놀러가는 곳이라는 걸 알았다. 나처럼 어린 아기를 둔 부모님들은 미리 알고 가는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트램폴린 너머에는 부모님들의 휴식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신발을 벗고 올라가는 좌식 입식형이 나누어져 있으니 원하는 곳으로 선택하면 된다. 나는 아이가 어려 유아동 도서들이 소규모 도서관 만치 꽂혀있는 좌식 테이블에 앉았다. 창문으로 바라다보이는 하늘이 맑고 화창했다.
트램폴린은 반으로 나누어 한 쪽은 이렇게 칸막이가 나뉘어있고 한 쪽은 미끄럼틀 포함 칸막이가 없다. 각기 다른 개별적인 구조 구성이 좋았다. 그리고 생긴지 얼마 안 되어 그런지 몰라도 참 깨끗했다. 시설 짱짱하고 다양하지, 깨끗하지, 따뜻하지, 친절하지.. 아이가 조금 더 컸더라면 정말 자주 갔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노래방, 넷플릭스,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다. 넷플릭스, 보드게임은 아이가 어려 지금 할 수 없지만 노래는 한 곡 불러주고 싶다. 잔잔하고 의미있는 곡을 마이크로도 전달해주고 싶네. 그 노래방은 아마 파티룸에서 진행하는 것 같은데 주중/주말 모두 무료라고 한다. 외부 음식도 반입 가능.
_ 엉덩이 붙이고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것도, 책이 잔뜩 꽂혀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지만 사실 우리 집에서는 꼭 탈 것을 타고 이동해야 하는 거리이기에 아쉽다. 대근육 발달이 빠른 우리 아가에게 제격인 곳인데. 그래도 여긴 대놓고 5세 이상 아이들을 위한 키즈카페니까 아쉽지만 미련 갖지 않으려 한다! 근처나 놀러가면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야지.
그리고 딴소리지만, 키즈카페 음식들은 죄다 왜 이렇게 맛있는건지 모르겠다. T_T 그냥 주먹밥도 그렇고 볶음밥도 어쩜 그렇게 다 맛있는지... 고된 육체노동(?)후 먹는 밥이라서 그런가? 여기서도 새우볶음밥 5분 컷 해버렸다..
얼마 전, 서울대공원에 다녀왔는데 시기가 좋지 않아 많은 동물들을 보여주지 못해서 영 마음이 찜찜했다. 그래서 방문했을 때 괜찮았던 곳을 평일에 다시 방문해보기로 했다. 비록 사자나 호랑이는 없어도 쉽게 볼 수 없는 알파카나 염소 같은 친구들을 볼 수 있고 또 가까이에서 직접 먹이를 줘볼 수도 있다는 게 내가 재방문한 곳의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집에 있는 고양이가 아이 곁을 스쳐 지나가기만 해도 반응하는 우리 아이가 책에서만 보던 동물들을 눈 앞에서 보게 되면 얼마나 눈을 반짝거릴까, 정말 가는 내내 설레였다.
위치는 경기 남양주시 진건읍 신월리 113-12이다. 가는 길목이 꽤 시골이라 놀랄 수 있으나 정겨운 그 거리를 지나면 곧 복슬복슬한 양과 알파카, 염소 등이 우리를 반기는 모습을 보게 된다. 입구는 이렇게 생겼다. 화려하지 않다.
아이고 보정이라도 할 걸 그랬나. 실제로 이렇게 어둡지 않고 을씨년스럽지도 않으니 무서워 하지 않아도 된다. 넓은 계단을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면 푯말이 하나 보이는데, 사진에 글자가 작아 보이니 옮겨 적자면 <카페에서 매표를 이용하세요> 계단을 올라 고개만 오른쪽으로 돌리면 매표소 겸 카페가 바로 보인다. 만약 매표소에 들리지 않고 직진한다면 양과 알파카, 염소, 보더콜리 등을, 왼쪽으로 튼다면 오리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저번에 갔을 때는 주말이어서 그랬는지 젊은 아르바이트생 두 분이 바삐 움직이고 계셨는데 이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한 분이 카운터를 지키고 계셨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자마자 명부를 작성하고 QR인증도 해야한다. 손소독도 필수.
[요금] 중학생 이상 성인 8,000원 (음료 1잔 무료제공) 초등학생 이하 어린이 12,000원 (기본 먹이 제공) 어린이집, 유치원 포함 단체 8,000원 (기본 먹이 제공 없음) 평일 이벤트로는 25%할인이 적용되어 성인 6,000원/어린이 9,000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 50%할인 *24개월 미만 영아 무료입장
"성인 둘에 아이 한 명이요." 하고 계산하려고 보니 순간 아이가 14개월인데 성인보다 더 비싼 12,000을 내는게 맞는건가 싶어 여쭤보았다. 24개월 미만 영아는 무료입장이다. 그런데 사진 속 요금안내에는 '증빙서류지참시'라는 말이 적혀 있고, 신분 확인이 안 될 시에는 어린이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니 불안한 부모님들은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처음 계산을 할 때 먹이바구니를 주시는데 바구니에는 당근, 청경채, 닭모이등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먹이바구니를 추가 구매하고 싶을 경우에는 3,000원을 지불하면 된다. 그리고 제공되는 먹이바구니 속 먹이 외에 개인적으로 가져온 먹이를 동물들에게 주었다가는 환불 없이 강제퇴장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나는 배가 너무 고팠어서 남편에게 아기를 맡기고 라면 하나를 구매해 자리에 착석했다. 여기는 카운터 기준 왼쪽의 체험관이고, 물고기, 파충류, 양서류, 곤충 등이 수조 안에 있다. 밀리패드, 세일핀 리자드, 세네갈 카멜레온, 잭슨 카멜레온, 갑옷도마뱀, 볼파이톤, 타란튤라 등 이름도 생소한 친구들이 가득하다. 장수풍뎅이 유충을 찾아볼 수 있는 곳도 있는데 왠지 나는 징그러워서 쳐다보지도 않았다. 아이들은 흥미를 갖는 것 같았다.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왼쪽엔 키즈카페처럼 아이들 노는 공간이 따로 있고, 수유실/기저귀교환실도 마련되어 있었다.
라면을 먹고 밖에 나오니 남편과 아이가 안에 들어가 있지 않고 밖에 쪼그리고 앉아 양과 알파카, 염소에게 먹이를 주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왜 여기서 이러고 있어?" 하고 물으니, 남편은 안에 들어가봤는데 도저히 먹이를 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했다.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처음 온 것도 아니면서- 나는 콧방귀를 뀌고 호기롭게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으아아악!! 엄마 살려!! 먹이바구니를 들고 나는 동물들과 거의 술래잡기를 했다. 동물들은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만 보면 다가오는데, 그 날 따라 바구니를 들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어 더 그랬는지 바구니 안에 머리를 쑤욱 넣어 아예 자기가 가져가려 하질 않나, 몸통 박치기를 하며 빨리 달라고 재촉하질 않나, 각자의 울음으로 먹이를 요구하는 동물들을, 앞으로 나아갈수도 없게 온몸을 에워싼 동물들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 나는 당근을 공중에 흩뿌리며 출구로 뛰쳐나갔다. 그 때 들었던 남편과 사육사의 웃음소리가 지금도 선명하다.
이 아이는 스머프곤충나라의 보더콜리, 이름은 연탄이다. 무지 온순하고 조용했다. 내가 아는 보더콜리는 활동량이 어마어마한데 우리가 갔을 당시엔 할 일이 없어 그랬던 것 같다. 사람을 잘 따르고 복종하는 개 보더콜리는 3살 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훈련이 잘 된 모양인지 사람들이 아무리 다가가도 낯설어하거나 경계하는 태세를 보이지 않았다. 덕분에 우리 아이와 남편은 연탄이와 한참을 함께 놀았다.
귀여운 아기 양! 이렇게 귀여운 아기 양을 이 정도의 거리에서, 아니 더 가까이에서도 볼 수 있다는게 나는 정말 좋았다. 동물들은 사람이 먹이바구니를 들고 있지 않으면 각기 할 일을 한다. 달려드는게 무서운 사람은 바구니를 놓고 안에 들어가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집에서만 듣던 양 울음소리를 눈 앞에서 생생하게 들려줄 수 있어서, 양털이 얼마나 복슬복슬한지 체험하게 할 수 있어서 엄마로서 나는 그게 참 좋았다.
이 친구는 알파카인데 약올리거나 화가나면 침을 뱉으니 주의해야 한다. 주로 먹이를 줄까 말까 사람들이 약올릴 때 침을 뱉는다고 했다. 냄새가 아주 지독하다고. 그리고 다른 친구들관 달리 얼굴이 조금 지저분했는데, 그건 알파카가 흙에 자신의 얼굴을 비비면서 스트레스 해소 및 청결도 유지를 위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므로 놀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알파카는 사람과 비슷하게 외로움을 많이 타는 동물이라 꼭 두 마리 짝을 만들어 키워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독사 할 수 있다.
다행히 우리는 이 날 알파카에게 침을 맞지 않았다. 근데 그 대신이랄까, 우리 밖에서 아이와 조용히 먹이를 줄 때 옆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양 한 마리가 침을 뱉었다. 우린 나름대로 순차적으로 먹이를 준다고 줬는데 미처 몰랐던 한 마리가 있던 모양이다. 일부러 약올리려고 한 건 아닌데 미안. 헌데 너희를 배불리 먹이기에는 먹이바구니 먹이가 너무 적어. 먹이 바구니를 세 번이나 추가 주문했는데도...
온순한 양들. 털을 깔끔하게 깎아 놓아서 더 예뻐 보이는 것 같다. 먹이를 달라고 곁에 다가오면 털이 너무나 폭신하고 부드러워서 꼭 안고 싶었다. 사진으로 보니 표정도 참 예쁘네. 위 사진은 남편과 아이가 알파카 무서워 밖에서 먹이를 주고 있을 때 옆에서 찍은 사진이다.
장소를 이동해 당나귀와 말을 보러 갔다. 이 친구는 당나귀. 옆에 말 친구들 두 마리도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이름이 있었지만 당나귀는 그냥 당나귀였다. 왜? 당나귀도 이름 지어줘요. 말과 당나귀는 비슷하게 생겼다. 차이점이라면, 당나귀는 말과 달리 이마에 털이 있고 꼬리에도 긴 털이 있다는 것. 사진으로도 느껴지겠지만, 코와 입이 압도적으로 커서 먹이를 주면서도 무서웠던 기억이 난다.
사진이 너무 많으면 읽기 힘들 것 같아 말, 미어캣, 긴코너구리, 호저, 라쿤, 앵무새 등의 사진은 다 뺐는데 카피바라는 사진이 넘 귀엽게 나와 고민 끝에 넣었다. 약 8년에서 10년 정도를 사는 카피바라. 카피바라는 설치류 중몸집이 가장 크고, 수영과 잠수를 매우 잘하기로 알려져 있다. 옆에 바나나, 당근, 식빵 등의 먹이를 주어도 된다는 표시가 있어 바구니에 있는 먹을 수 있는 먹이는 아낌없이 주었다.
약 7년에서 13년을 사는 닭. 원산지는 오스트리아, 스웨덴이지만 현재는 각국에서 서식 중이다. 달걀과 고기를 얻기 위해 기르는 가축이며, 머리에 붉은 볏이 있고 날개는 퇴화하여 잘 날지 못 하고, 다리는 튼튼하다. 사람이 와도 본체만체 하던 아이들이었는데 모이를 쏟아붓자 기다렸다는 듯 머리를 박고 눈 깜짝할 새 다 먹어치워버렸다. (한 3초 걸린 듯) 오른편에는 달걀이 놓여있었다.
체험 1관에 있는 귀여운 기니피그. 무리를 지어 살기 좋아하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햄스터만치 쪼마난것이 참말로 귀여웠다. 남편은 가장 작고 왜소한 아이 한 마리를 공략해 먹이를 줘보았는데 주변의 큰 아이들에게 모두 뺏겨 정작 그 아이는 한 입도 먹지 못했다. 자기도 먹어보려고 남들 이동할 때 뽈뽈거리며 쫓아가긴 하던데..
꽥꽥 오리. 하얗고 도도해보였다. 먹이를 던져주니 부리로 무섭게 쪼아먹던 모습이 반전으로 느껴질만큼. 뒤에 혼자 앉아있는 아이는 아파서 격리 중인 것 같았다. 그런데 너네 그 흙바닥에서 행복해? 돈 내고 보러 간 주제에 동물들 안위 걱정하는 꼴이 우습지만 안타깝다. 내가 조금 더 동물을 사랑했더라면 동물원이나 아쿠아리움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았을거란 생각이 든다. 근데 아이 엄마로서 이럴 땐 어떤 생각을 하는게 맞는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동물원의 모든 동물들이 보다 더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생활했으면 좋겠다는 미성숙한 생각만 든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사진을 자르고 잘랐는데도 이 정도네. 마지막으로 첨부하는 사진은 밖에서 먹으면 더 맛있는 라면이다. 저번에 처음 방문 했을 때 라면 조리 하는 곳을 찾지 못해 정수기에 물 받고 있다가 낭패를 봤는데 가기 전에 제 글을 먼저 읽으신 분들은 매표소 뒷 문을 열면 바로 조리기가 보이니까 꼭 그 곳에서 조리하세요-
끓이는 방법과 주의사항은 앞에 붙어 있다. 라면도 너구리, 신라면, 짜파게티 등 다양하므로 원하는걸 선택하여 가지고 와 자유롭게 조리하면 된다. (계란도 선택 가능) 참나 동물원의 동물들이 안타깝다 소리 하다 라면으로 끝맺음 하고 앉아있다.
서울대공원보다 훨씬 좋았던 미니동물원. 처음 갔었을 때는 아이가 관심도 없고 피곤해서 눈을 반만 뜨고있더니, 이번엔 동물들을 보고 조금 놀란 기색이 보여 반가웠다. 다음에 갔을 땐 또 어떤 반응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