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지켜보다보면 아이의 특성이 눈에 띄게 마련이죠. 우리 아이는 사람 만나기를 유달리 좋아하더라고요. 요즘들어 하는 말도 그렇고, 방문수업 선생님에게 수업 내용과는 관계 없는 장난감과 인형을 가져와 상호작용 하기를 바라는 모습을 볼 때도 그렇고...

여튼, 아이가 요즘 무엇을 원하는지 알게 된 후 경험을 위한 상황과 환경을 조성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자란다와 째깍악어에 동시 신청을 했는데 째깍악어 쪽에서 먼저 수락이 와 진행하게 되었어요 :)


 

째깍악어?




유아 돌봄 서비스 앱이에요. 놀이, 등하원, 학습, 창의미술, 영어 수업이 가능하고요. 가격은 택하는 카테고리에 따라 그리고 선생님의 특기에 따라 천차만별 입니다. 제일 궁금해 하실 것 같은 질문 위주로 답해볼게요. (답변의 출처는 째깍악어 앱입니다.)

 


 

 

#1. 몇 살 부터 이용 가능?

만 1세 이상부터 초등학생 모두 이용 가능해요. 또한, 만 2세 미만의 영아는 안전한 돌봄을 위해 영아 보육 경험이 있는 특기선생님이나 전문 보육선생님으로 매칭됩니다.

 

#2. 서비스 이용 금액?

1) 시간당 대학생과 특기선생님은 16,000원 / 보육선생님은 18,000원입니다. 하지만 이건 '놀이'와 '등하원'에 한정된 얘기고요. '학습'을 원할 경우에는 시간당 20,000원 / '창의미술'을 원할 경우에는 23,000원 / '영어'를 원할 경우에는 29,0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2) 1시간, 1시간 30분의 짧은 돌봄을 원할 시에는 기본 돌봄 금액 + 선생님 이동지원금 5,000원이 추가 돼요.

3) 아이를 추가하고 싶은 경우 아이 1명의 1시간 추가 비용은 5,000원입니다. 단, 창의미술의 경우 아이 1명 추가시 시간당 10,000원이 부과 됩니다.

4) 당일 돌봄을 원할 경우에는 긴급 방문비 라고 하여 10,000원이 추가 되며 해당 금액은 방문 확정 후 결제 됩니다.

 

#3. 돌봄 서비스 이용 가능 시간?

오전 7시부터 밤 11시까지 365일 가능합니다.

 

#4. 최소 몇 시간을 신청해야 하나?

최소 1시간 이상, 30분 단위로 신청 가능합니다.

 

#5. 선생님과 연락은 어떻게?

앱 화면 하단의 '채팅'을 눌러 선생님과 소통할 수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돌봄이 매칭된 후 선생님에게 확인 연락이 왔어요. 돌봄이 매칭된 순간부터 돌봄 당일 자정까지 서로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걸 수 있습니다.

 


저는 1회 수업이 끝난 상태입니다. 째깍악어는 어떻게 신청을 하는지 알려드릴게요.

 

 

신청방법

 



일단, 수업 신청을 눌러주세요. 그 다음 방문을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합니다. 이 때 정기 방문과 특정일 방문 둘 중 하나를 선택하실 수가 있는데요. 저는 정기방문을 택해 제가 설정한 날과 시간에 한 달에 3번 방문하시는 걸로 약속이 됐어요.

그 후로는 이제 수업 유형을 선택하시면 돼요. 놀이, 등하원&이동, 학습, 창의미술, 영어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택하는 카테고리에 따라 그리고 선생님에 따라 가격이 책정된다는 점 위의 (#2. 서비스 이용 금액)을 참고해주세요.

 

  • 놀이 - 자유놀이, 신체놀이, 책읽기
  • 등하원&이동 - 등원준비, 하원도움, 안전이동
  • 학습 - 유아한글, 초등학습, 예체능
  • 창의미술 - 오감자극, 만들기, 촉감미술
  • 영어 - 스피킹, 영어숙제, 시험대비


선생님에게 요청사항을 전달할 수도 있어요. 이를테면 간단한 식사를 챙겨달라거나 기저귀갈이가 필요하다거나 하는 거요. (요리, 가사업무, 쓰레기 버리기와 같은 요청은 불가)

수업이 끝난 후 선생님이 수업 노트를 작성해 주시는데 글로만 작성을 원하는지 사진과 글이 함께 있는 작성을 원하는지도 학부모가 체크를 통해 신청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 매칭 방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선생님을 추천 받을래요>, <제가 선생님을 고를게요>. 저는 제가 고르는 방식을 선택했어요. 선택한 기준에는 동영상 프로필과 이력, 자격증, 자기소개, 평점과 선생님의 이제까지의 돌봄 노트가 있었는데요. 꼼꼼히 읽어본 후 우리 아이와 잘 맞을 것 같은 선생님께 요청을 드렸답니다.

째깍악어는 다른 돌봄 앱과 차별화된 장점이 있어요. 바로 선생님의 프로필 동영상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영상으로 선생님의 목소리와 표정, 느낌을 보고 글보다는 조금 더 실감나게 선생님을 알아볼 수 있어 좋아요.

 

 

내가 선택만 하면 매칭 끝?




아닙니다. 선생님의 스케줄에 맞춰 신청해야 하는데, 내 스케줄에 맞는 선생님만 보여지는 게 아니라서요. 하나하나 다 들어가 선생님 스케줄을 확인해야 해요. 이건 좀 번거롭더라고요...

 

정기방문 3회 중 2회 수업 남음

 

저는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1시까지 선생님과 약속했어요. 창의미술 1시간, 놀이 2시간으로요. 아이가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놀이 시간을 대폭 늘렸지요. 비용은 1회에 55,000원이었습니다.

요청사항에 저는 집에 있는 장난감을 마음껏 사용하셔도 된다고, 아이가 가지고 오는 것 위주로 놀이를 해달라는 요청을 드렸었는데 요청이 잘 받아들여져서 좋았어요. 또, 미술은 아이가 끼적이기를 좋아하여 일부러 추가한 것인데, 미술전공을 한 전직 미술교사 악어 선생님의 피드백이 제가 잘 모르는 분야의 시야를 넓게 해주어 도움이 되었었습니다.

 

창의미술 1회차 수업 : 꿈틀꿈틀 애벌레 ft. 개구리


오전 10시 수업 시작인데 9시 30분에 카톡이 왔어요. 선생님이 출발하셨다고요. 기다리고 있으니 정확히 9시 50분에 벨이 울렸습니다. 선생님은 오시자마자 손을 씻으셨고 아이와 천천히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셨습니다.

 

 

수업 내용
창의미술 1회차: 꿈틀꿈틀 애벌레




키친타월에 싸인펜으로 그림을 그린 후 물을 떨어트려 애벌레가 꿈틀거리는 놀이를 했어요. 색종이로 만든 애벌레는 빨대를 이용해 누가 더 멀리 부나 시합을 해보았고요. 모든 과정은 아이의 속도에 맞춰 진행 됐고요. 선생님의 세심한 리액션에 저는 멀리서 조용히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종이접기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답게 실감나는 개구리 두 마리를 미리 접어 오셨었는데요. 함께 얼굴을 꾸며주기도 하고, 또 다시 시합을 하기도 했었네요. 선생님이 일부러 져주셨어요. 아이가 좋아하더라고요. 🎉

아이는 40분 여분 가까이를 의자에 앉아 그리기를 했고 스케치북을 스스로 넘겨가며 주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선생님은 이렇게 오래 앉아있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라고 하시더군요.

아이는 난화를 그렸어요. 그 안에서 선생님이 물고기며 상어 같은 것을 발견해 주셨었고요. 저는 이제까지 아이가 그림을 그리면 지켜보고 적절히 칭찬해주는 역만 했었는데, 아이의 그림 속에서 의미 있는 발견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깨달았지 뭐예요. (방문 수업의 좋은 점은... 아이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있지만, 선생님의 아이를 대하는 방식 및 교육을 '저도' 받을 수 있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어요.)

저는 선생님이 어디까지 준비해 오실 지 몰라 스케치북, 싸인펜, 크레파스, 색연필, 가위, 도장을 책상 옆에 준비해 두었었어요. 기본적인 가위와 풀, 색종이, 펜 등은 선생님이 준비를 해 오시는데 스케치북은 준비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 게, 아이가 몇 번이고 그림 그릴 공간이 있어 제한적이지 않아서 흐름에 끊김이 없더라고요.

🔎Tip: 창의미술을 선택하실 분들은 가능하면 스케치북이나 아이가 끼적일 종이를 준비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수업 내용
놀이 1회차: 집에 있는 장난감, 체육놀이




놀이 2시간은 그야말로 제가 바랐던 상호작용의 시간 그 자체였어서 대만족이었어요. 시간이 갈수록 몸이 풀리는 아이가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선생님이 따라다니며 관심을 보여주셨거든요. 부모인 제 눈에 아이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 듯 했어요.

주방놀이, 인형놀이, 공구놀이, 공놀이, 청소놀이, 탈것시합을 했고요. 제가 요청사항에 '아이가 원하는 놀이를 함께 해주세요' 라고 적었던 바 있어 그랬는지 몰라도 아이에게 최대한 맞춰주시는 모습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집에 있는 장난감으로 충분히 놀고 난 후 아이는 공을 가지고 공놀이도 했어요. 정적인 동시에 동적인 신체놀이도 좋아하는 아이라 나중에는 활동적인 남자 선생님을 초대해 에너지를 분출하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네요. ⚽️🏸

 

 

 

끝으로, 위약금 듣고가세요!(중요)




시간에 따라 부과되는 위약금이 다릅니다. 즉, 돌봄 시작 전 시간에 따라 취소 위약금이 발생 하는데요.

 

  • 돌봄 시작 전 48시간 이상 : 취소위약금 없음
  • 돌봄 시작 전 48~3시간 미만 : 취소위약금 10,000원
  • 돌봄 시작 전 3시간 미만 : 취소위약금 20,000원
  • 시작 시간 경과 되었을 시 돌봄 금액의 100% 지불


이외에도 돌봄 시작 시간 30분이 경과 되었는데 연락두절인 상태로 장소에 아이가 도착하지 않으면, '노쇼'로 간주되어 환불 되지 않고요.

당일 돌봄 신청 후 돌봄이 확정 되었는데 취소 했을 시에도 지불한 긴급돌봄비 1만원은 환불 되지 않습니다.

 




다음주, 다다음주도 같은 선생님이 방문 예정이세요! 무엇보다 아이가 좋아했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어요. 다다음주가 지나면 그 땐 영어를 추가해볼까 체육특기선생님을 초대해볼까 생각중이네요. 모쪼록 아이에게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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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글이 돌아왔어요. 이 세살백 후기 글을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더라고요. 세살백 수업비용, 방식, 내용 등을 정리해 올려둔 글인데 정보가 필요하신 분들은 아래 글을 참고하여 주시고요.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수업료, 수업시간, 책 내용 등)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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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살백 방문수업,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으로 재미있는 독후활동 📚

오늘은 세살백 수업을 했어요. 세살백 프로그램 소개 및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이전 글에 설명을 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링크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살백' 방문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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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따끈한 최신 수업 후기 들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전과 여전히 똑같은 선생님께 수업을 받고 있어요. 아이를 예뻐하시고, 아이가 선생님을 좋아하고, 수업도 열정적으로 잘하셔서 만족도 최상! 그래서 수업을 주 2회로 늘릴까도 생각중이네요. 그럼 이만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오늘의 책

 

선생님은 세살백 오프닝 노래를 율동과 함께 들려주시고, 바로 책을 꺼내셨어요. 오늘의 책은 <손으로 만드는 숲이야기> 였습니다. 이 책은 손가락 모양의 점선 위에 손을 올려놓으면 숲속 모양이 완성되는 것이었어요.

사진을 찍지 않아 설명을 드리자면... 일단 보드북이었고요. 글밥은 적었어요. 매주 가지고 오시는 책은 랜덤이고 출판사도 랜덤인데, 꼭 아이의 연령에 맞는 책을 가지고 오시는 건 아니에요. 뭐, 어떤 책이든 재미있게 읽고 독후활동도 즐겁게 함께 해주시니 크게 상관은 없지만요. 오늘은 평소보다 다소 단순한 놀이책을 읽고, 곧바로 독후활동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전지를 꺼내셨어요. 세살백은 항상 이렇게 큰 전지에 동화가 그려져있어요. 그 날 읽은 동화 내용이 함축적으로 담긴 것이지요. 선생님은 다양한 색깔의 물감이 담긴 물병을 여러개 꺼내 아이에게 "짜볼래?" 권유 하셨어요. 잠이 덜 깬 아이가 싫다고 하니 더는 강요하지 않으시고 재미있게 물감을 짜는 모습을 보여주셨네요. 선생님의 모습이 즐거워 보였는지 아이도 해보겠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물감을 색깔별로 쭉 짜놓고, 손가락으로 나무도 문질, 풀도 문질, 선생님이 그려준 동물 얼굴도 문질문질 해보았어요. (손으로 물감 놀이를 하고, 미역으로 촉감놀이를 하고... 아이들은 이렇게 몸으로 노는 걸 참 좋아하는 것 같아요. 엄마도 사실 그렇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데,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이 힘들어서 잘 못 해주고는 하죠. 그래서 그런 경험을 조금이라도 하라고 기회를 마련해준 게 방문수업🤭)


손으로만 그리고 있을 수 있을쏘냐! 일어나서 발로 쿵쿵! 그리고 스스로 미끌미끌한 감촉을 느껴도 보네요. 선생님이 손을 잡아주셔서 스케이트 타듯 한참을 그 위에서 미끄덩 거렸어요. 결국 엉덩방아를 찧긴 했지만요. 그래도 울지 않았어요. 즐거워 하더라고요. (방문수업의 장점 중 하나! 엄마는 쉬면서, 우리 아이가 어떤 활동을 좋아하는지 관찰할 수 있다!)

선생님이 수업 전에 물감놀이를 할 것이니 물감이 묻어도 되는 옷으로 갈아입혀 달라고 사전안내를 해주셨는데, 갈아입히기를 정말 잘했어요. 옷은 물론이고 기저귀도 금방 물감으로 얼룩이 지더라고요. 그래도 저는 앉아서 체력을 비축해 두었으니 선생님이 가시고 조금만 더 놀아주면 되었어서 괜찮았어요.


이번에는 데칼코마니를 할 거예요. 선생님이 나비를 보여주신다고 하니 아이가 눈을 반짝이더라고요. 아이와 선생님은 함께 물감을 모두 짜냈어요.

그런데 가만히 앉아서 관찰을 해보니 저희 아이는, 놀이를 하고는 싶지만 처음엔 조심하는 스타일 같다는 제 평소 생각에 조금 더 확신이 서더라고요? 무언가를 해보라고 했을 때 처음부터 과감한 스타일이 아닌데, 물감을 짜는 모습과 짠 것을 보고 '아... 우리 아이 성향은 이렇구나.' 조금 더 확신하고, 파악을 할 수가 있어서 좋았어요. 육아전선에 직접 내가 들어가 있을때는 정신이 없어서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있죠. 그런데 이렇게 다른 사람이 우리 아이를 돌봐줄 때는 여유로우니 그게 가능하네요... 하하하.


짠! 멋진 모습이 나타났어요. 한 번 접었다 편 거예요. 아이는 놀라거나 신기해 하지는 않고 곧바로 손바닥에 물감을 문대며 놀기 바빴긴 하지만, 데칼코마니라는 단어를 듣고, 어떻게 하는지 보고, 결과를 스치듯이나마 보았다는 것에 저는 만족해요.

 


이후로도 아이의 물감 사랑은 계속 되었어요. 제가 찍은 사진 중 가장 흔들리지 않은 사진으로 가져와서 그런거지 매우 신나게 놀았답니다.

어느덧 수업 시간이 다 되어 선생님은 먼저 손을 씻고 오시고, 아이가 더 놀고 싶어하는 눈치라 비닐하고 전지를 따로 빼주셨어요. 더 놀라고요. 그리고 비닐을 테이프로 고정시켜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라고 테이프를 붙여주자마자 그만 하겠다고! 안 놀겠다고! 뚜둥... 😲 그래서 선생님께 인사 드리고, 아이를 세면대로 데리고 왔어요. 그후로는 세면대에서 혼자 물놀이를 약 한 시간 가량을 했네요. 덕분에 저는 조금 더 쉬었고요? 히히.

 


 

오늘은 평소보다 책의 내용과 독후활동이 단순한 편이었던 날이였습니다. 어떤 날은 색종이를 찢어 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풍선이 주제인 날은 선생님과 통통 튕겨보거나 집에서 달리기도 하고, 숨바꼭질 같은 경우에는 집 안 곳곳에 물건들을 숨겨놓고 찾아 다닌다거나 하는 식의 놀이도 해요.

세살백은 다른 방문수업이 12만원, 15만원인데 비해 11만원으로 조금 더 저렴한 편인데요. 수업의 질이나 교구 준비도를 생각하면, 이 수업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결론에 항상 이르러요. 제가 이제까지 다양한 방문수업을 해봤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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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업이 다 좋았지만 세살백은 아이에게 동화를 들려주고, 독후활동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 있어 다른 수업과 차별점을 가진 특별한 방문수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책육아를 하시는 분들께 유난히 더 권해드리고 싶은 수업이에요. 독후활동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어서요. 물론! 어떤 수업이든 선생님과 우리 아이의 케미가 가장 중요한 거겠지만요. 👍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았네요. 세살백을 검색해서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아서 또 오랜만에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글을 작성해 보았어요. 혹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아래 댓글로 달아주세요. 답변 달아드릴게요. 그럼... 자연재해 조심하시고요. 풍요롭고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바라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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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세살백 수업을 했어요. 세살백 프로그램 소개 및 어떻게 진행이 되는지는 이전 글에 설명을 해두었으니 궁금하신 분은 첨부한 링크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세살백' 방문수업 후기 (수업료, 수업시간, 책 내용 등)

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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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역시나 30분이 더없이 짧게 느껴지는 시간이었어요. 오늘은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읽고 재미있는 몸놀이 독후활동을 해보았는데요.

선생님이 책 제목을 말씀 해주시자마자 저는 바로 칼같이 서치를 했어요. '베스트셀러' 딱지가 붙어있는 걸 보니 리뷰가 또 꽤 많은 걸 보니, 한 눈에 봐도 제법 유명한 책인 것 같더라고요. 보기에 책 두께감이 있어 흠칫 했는데 보드북에다 글밥도 적은 책인 것 같았어요.


<두드려보아요>는 제목에 걸맞게 내용이 아이가 직접 책을 두드려볼 수 있도록 유도하여 만들어진 것이었어요. 문마다 모두 다른 색깔, 색깔이 다른 문을 아이가 두드리면 원숭이, 아이, 달님이 나오거나 하는 식이었지요. 원숭이들은 방석놀이를 하고 있었고, 난쟁이아저씨는 꽃에 물을 주고 있었고, 곰 다섯마리는 코야 자러갔거나 벌써 잠에 든 모습들을 보여주었어요.

 



그래서 오늘의 독후활동은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어요.

그런데 선생님이 뭘 놓고 왔다며 주차장에 내려가셨네요.. 그리고 들고 오신 커다란 활동지에 6개의 커~다란 문을 발견했어요!


책을 본따 만든거예요. 색깔이 모두 다르죠? 문이 다 열리더라고요. 우리는 그 안에, 책에서 문을 두드린 후 보았던 모습을 재현해주기로 했어요. 토끼들이 머물렀던 빨간 문 안에는 토끼들이 먹었던 당근과 상추를 토독토독 따(점선처리 된 교구) 넣어주었고요.


저 통은 왜 나온건지 모르겠는데 이제보니 토끼들이 나오는 페이지에 깡통이나 뭐 냄비같은 것이 있었던 모양이에요. 두 개의 통을 채로 깡깡거리며 쳐보는 시간도 가졌어요.


초록색 문 안에 있던 원숭이들의 장난감 방석도 만나보았어요. 앉아보고, 던져보고, 이렇게 누워도보고, 선생님과 주고받기도 하고요. 짧지만 즐겁게 놀았었네요.

 

세살백이 동화구연 수업이라고 해서 너무 단조롭거나 지루하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없진 않았는데 매번 수업마다 이렇게 몸으로 놀 수 있게 교구 및 소품을 준비해주셔서 회차가 거듭될수록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수업이에요. 

 

달라지는 활동마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놀았기 때문에 있었던 일만 쭉 나열을 하자니 벌써 글을 끝마쳐야하네요. 

 

역시 준비해오신 활동지를 잘라 (크고 많은 걸 손으로 다 찢고 계셔서 가위 가져다드림) 해당 문 안에 넣어주는 활동을 했어요. 가려져서 잘 안 보이는데 아마 책에 나오는 물건이나 가구등의 그림을 알맞는 곳에 넣어보는 거였을거예요.

 

두드려보아요 라는 책을 원래 알고 있었어서 책 내용을 친숙하게 느낀 상태였다면 당연한 말이지만, 더 재미있게 오늘의 활동을 할 수 있었겠죠? 처음 보는 책이라 할지라도 선생님이 책을 한 번 읽어주고 시작을 하시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다시한번, 당연한 말이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었네요. 





이제 수업이 다 끝났어요. 오늘은 꽤 고퀄리티의 수업이었다고 생각했어요. 독후활동의 느낌이 정말 물씬 났거든요. 독후활동이 거창한게 아니라 책을 읽고 아이와 나누는 대화도 독후활동이죠. 그런데 이렇게 몸으로 놀며 경험하는 것도 아이에게 장기기억이 되어주어 좋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평소에 잘 해주지를 못해서 유달리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보유하고 있는 책이 아닌 건 아쉬웠어요. 제가 한 번 더 보여준다면 집중해서 볼텐데.. 얼핏 본 거지만, 다양하게 놀 수 있을만한 요소가 가득한 책 같아 보였어요. 혹시 보유하고 계시다면 물티슈캡이나 택배상자등을 이용하여 까꿍놀이겸 독후활동을 하게 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건강이 몹시 나빠져 업로드가 늦어지고 있어요. 건강검진도 하고, 상담센터도 다니며 몸과 마음을 단련시키고 아껴주는 과정중에 있어요. 육아를 하면서 '나'도 잘 돌봐줘야지, 하고 마음만 먹었었는데 이번에 건강을 잃으며 뼈저리게 느꼈네요.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고요.

날이 좋아서 매일 나가고 싶어요. 짧은 봄을 모두 잘들 만끽하고 계시나요? 코로나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하루하루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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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방문수업 선생님이 오셨어요. 이제까지 저는 오감놀이 퍼포먼스 위주의 수업으로는 히히호호, 노래하는 크레용을 받아봤어요. 세살백은 예전부터 하고 싶던 수업이었는데요. 왜냐하면...

✔ 소개 : 동화교육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오감놀이 수업이기 때문이에요. 동화교육 프로그램답게 포문은 동화책 읽어주기로 열었고요, 늘 첫 수업은 '토끼의 당근당근당근'으로 진행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매주 읽어주시는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동화책들이라고. 오늘은 키즈엠의 책이었어요.)


💰 수업료 : 중요하죠. 한달에 11만원이에요. 저는 이번달은 중간에 들어가 3주차로 계산되어 82,500원을 수납했고요.

⏰ 수업시간 : 주 1회 30분 수업이에요. (수업 전후로 선생님이 세살백 노래를 하는 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요즘 거의 다 12만원, 15만원 선에서 방문수업 가격이 책정되어 있는 듯 한데 저렴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시간은 별다를 게 없습니다. 아이들의 집중 시간을 고려한 것이겠지요. 이제 수업으로 들어가볼게요 -

 



🔍 책 내용 : 토끼의 당근당근당근, 당근을 좋아하는 토끼가 집 안을 당근으로 채우다 친구들의 집까지 무너뜨린다는 거였어요. 욕심을 부리고 친구를 배려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었네요.


⭐ 아이 반응 : 토끼 집에 들어가 당근들을 만져보고, 심어보고 뽑아보고, 그리고 집에 있는 인형 친구들과 제게 당근 요리를 해서 가져다주었어요. 다른 무엇보다 요리해서 나눠주는 걸 좋아했어요. 선생님께는 처음엔 낯을 가렸지만 수업이 끝나갈 때 쯤부턴 말도 잘하고, 인사도 하더라고요. 담주엔 좀 더 편안하게 수업할 듯 싶어요.

어떤 수업은 선생님이 피드백을 주시기도 하고, 주지 않으시기도 합니다. 세살백 저희 아이 담당 선생님은 제가 뭘 여쭤본김에 말씀해주신거라 이번주 한정 피드백일 수도 있을거란 생각입니다!


📮 피드백 : 선생님께서 동화책 취지에 맞게 아이가 나눠먹는 것을 가장 좋아해서 뿌듯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사실 저는 수업 내내 아이에 온관심이 쏠려있었어서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면 언제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보려고) 동화 내용은 머리에 안 들어왔었는데 끝나고 말씀 들으니 저도 고개가 끄덕여지더라고요.


수업이 끝나고 종이로 만든 토끼집은 선생님이 주고 가셨어요. 마지막도 노래를 부르고 끝이 났고요. 첫수업이라 추천 비추천은 아직 이른 것 같아요. 근데 프로그램 자체는 수업 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에 쏘옥 드네요. 동화를 읽고, 동화 안에 들어가 내용을 체험해보게끔 하는 수업이라니. 이런게 독후활동이잖아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수업이든 선생님이 우리 아이와 잘 맞는지의 여부죠! 저는 처음엔 너무 젊은 선생님이 오셔서 좀 놀랐었는데.. 수업도 잘 하시고, 아이에게 다가가려고 노력하시는게 눈에 보여서 안심했어요. 앞으로는 아이가 수업에 얼마나 편안한 마음으로 임하고, 해맑게 웃는지 지켜보려고요.

 



이사와서 처음 하는 방문수업이에요. 다른 건 몇 개월째 내내 대기상태인데 세살백도 4개월 정도는 기다렸다가 연락을 받은거네요. 음악 미술 수업도 선생님이 얼른 배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혹시 다른 유아방문수업이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링크 남겨놓을게요.

 

노래하는크레용 8월 4주차 / 느릿느릿 달팽이 🐌

저번 주에 이어 반가운 얼굴, 달팽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요. 오늘은 무려 실물이 찾아 왔습니다. 노크는 생태수업을 자주 하지는 않는데 그래서인지 오늘의 수업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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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수업/히히호호] 4개월 후기 (진행중)

'히히호호'는 생후 6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히히와, 24개월부터 수업이 가능한 호호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져 있다. 내가 히히호호에 전화를 걸었을 때 우리 아가는 6개월이어서 바로 수업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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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니트니 방문수업 후기 / 트니홈, 우리집 문화센터, 유아체육

코로나 그리고 겨울이라서 아이가 바깥 활동을 많이 못 하고 있어요. (비단 저희집에 국한된 얘기는 아닐겁니다만) 따뜻한 봄이 오면 자주 나가 놀 수 있을까요. 예전처럼 문화센터도 다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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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업이 대체로 다 좋은 편인데, 이중에서도 저는 가장 좋았던 수업을 꼽자면... 단연 아이를 가장 예뻐해주셨던 선생님이 오셨던 노래하는크레용 :) 개인적인 이야기네요.

이만 줄일게요. 참, * 촬영 전 선생님께 동의를 구하고 찍었습니다. 블로그에 올릴 때 모자이크는 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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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수업은 특히나 아이가 너무나 좋아해서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달팽이였는데요. 달팽이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글을 읽다가 보면 아시게 되겠지만, 여튼 다른 때보다 마음이 더욱 몽글몽글 해지는 시간이었어요.


시작은 폼폼이로 만든 애벌레의 등장으로 시작됐어요. 막대기를 끼워, 막대기를 움직일 때마다 애벌레도 꼬물꼬물 거렸는데요. 저는 신박하다고 생각했으나 저희 아이는 싫은지 무서운지 제게 와 도리질을 치더라구요. (직접 조작해보면 좋았을텐데, 아쉬워라) 요 애벌레 이름은 팽이래요.

왜 팽이일까. 너무 궁금했는데 수업 중간에 물어보기도 뭐해서 혼자 유추해봤어요. 결국 '이게 중요한 건 아니니까..' 하며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지만요.


저 동그란 테이프심같은 것의 이름은 지관이라고 해요. 알록달록 색지를 붙여 애벌레의 몸통을 만들었네요. 실에 끼워 직접 한 마리의 애벌레를 완성해가는 경험을 하게 해주려 하셨어요. 요앞전에, 지관통을 덜 낯설게 하려는 의도로 손에도 발에도 끼워보는 시간을 먼저 가졌는데 아이가 그걸 너무 재미있어 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 해도 아니라고, 다시 손에 끼우라고, 그래서 한참 그러고 놀다 여차저차 이 순서까지 왔어요.


완성된 지관 애벌레는 시키지 않아도 실을 들고 이리저리 끌고 다니더라구요. (아마 몬테소리에서 끌고 다니던 애벌레가 생각나 자연스럽게 그리 행동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애벌레를 완성하기 전에는 선생님이 쌓기를 보여주셨어요. 늘 다양하게 놀아주셔서 너무 감사한 우리 선생님.


스토리텔링은 빠지면 섭하죠. 오늘은 귀여운 애벌레 친구와 거북이, 그리고 천둥이 등장했는데요. 이야기는 이래요.

천둥을 동반한 비가 와서 거북이는 등껍질 속으로 얼굴을 쏘옥 숨겼는데, 달팽이는 집이 없어 내리는 비를 다 맞았어요. 너무 슬펐던 달팽이는 달님에게 소원을 빌었어요. 나도 집을 갖게 해달라고요. 그랬더니 달님이 내려와...


직접 애벌레의 집이 되어주었어요! 나이가 들었는지 제가 뭐가 잘못된건지 저 너무 감동 받았어요. 그래서 관객마냥 "우와~~" 수업에 끼어들면 안 되는데 참을 수가 없었네요. 팽이는 이제 달팽이가 되었어요.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저희 아이는 팽이에게 달님을 붙여달라는 권유에도 응하지 않았어요. 너무너무 반가운 친구를 만나 애정을 과시하느라 바빴거든요.

저희 아이는 매일 밤, 하늘에 달이 떠 있으면 저와 함께 인사를 나누어요. 없으면 달님이 바쁜가봐, 왔으면 또 오셨어요? 하면서요. 달님을 보면 아이는 손가락질을 하고, 인사를 하고, 눈을 못 떼요. 저는 아이 앞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수다쟁이라 아무 말 없는 달이랑도 계속 얘기해요. 이 시간을 날이 갈수록 아이가 좋아하는게 눈에 보여서 이제는 달을 외면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그 달을 요즘은 못 보고 있어요. 요즘 잘 안 보이더라구요.


아이가 오옥! 오오옥! 하면서 좋아하는 달이라 제게도 특별해요. 남들이 보기엔 그냥 노란 동그라미일 뿐이겠지만 말이에요. 평소 달에게 애틋한 마음을 가져온 아이가, 선생님이 "달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하며 꺼내주신 달을 눈에 띄게 너무 좋아해서 저는 또 감동을 받아버렸어요. 아이는 달을 가지고 소파로 갔어요. 그리고 깔고 앉고, 드러 눕고, 안아주고 난리가 났어요. 선생님이 제게 이 정도로 좋아할 줄은 몰랐다고 하실 정도로요.



달님에게 건넨 인사는 우연히 시작되었는데 아이에게 크나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다시 한 번 의욕이 불타오르는 시간이었어요. 앞으로 아름다운 것을 직접 볼 기회를 아주 아주 많이 제공해줄게.


그렇게 좋아하는 달님을 깔고 앉고(애정표현임) 이번에는 핑거심벌을 만져보고 있어요. 처음엔 종인 줄 알았는데요. 소리가 비슷해서요. 가까이서 보니 작은 심벌즈더라구요. 심벌즈 어떻게 치는 지 아시죠? 박수치듯 짝짝짝 치면 귀 찢어지는 거 아시죠. 요 작은 핑거심벌도 마찬가지에요. 양손에 하나씩 잡고 위에서 아래로 스치듯이 때려야 하는거에요. 핑거심벌은 오늘 처음 봤는데 귀엽고, 영롱한 소리에 반했어요.


롤리팝 드럼이네요. 위의 핑거심벌은 보름달과 같은 모양이라서 나왔던 것 같구요. 롤리팝드럼은 뭐 이것도 같은 이유라고 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선생님이 달팽이의 등껍질을 연상시켜 주셨어요. 저희 집에 있던 곰돌이 푸우 등에 올려 달팽이가 되었다고 해주셨어요. 푸우가 달팽이처럼 느릿느릿 걸어가는 것도 보여주셨구요. 귀엽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같지 않나요?

수업은 이렇게 끝이 났어요. 그렇게 좋아하는 달을 치울 때 아이가 울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그러진 않더라고요. 오늘 수업은 다른 때보다 더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아요. 선생님이 노래하며 커다란 달을 가방에서 꺼낼 때, 손을 뻗으며 눈을 반짝거리던 그 표정과 몸짓이 지금 생각해도 너무 사랑스러워요.



다음주 수업은 미술로, 실제 달팽이가 온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노크는 생태 수업을 자주 하지는 않는데 기대가 되네요. 수업이 끝나고 바로 잊어버리지 않게 달팽이 책을 왕창 준비해 두어야겠어요.

요즘은 하룻밤 잠만 자고 일어나도 어디서 일 년은 지내다 온 아이처럼 폭풍 성장을 해서 놀라워요. 말도 하루에 두 단어 혹은 두 문장씩 구사하고 있어요. 돌 즈음 개인기가 한 달에 하나씩 늘었다면 지금은 하루에 두 개씩 느는 느낌이예요. 오늘도 아이와 편안하고 질좋은 시간 보내려 노력해야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럼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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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로 인해 저번주는 수업이 없었어요. 단 한 주 빠졌을 뿐인데 기나긴 공백이 있었던 것 같네요. 선생님을 보자마자 아이는 잊지 않았다는 듯 해맑은 웃음으로 반갑게 맞이했어요.

8월 첫 째주 수업. 아이가 18개월에 들어서고 받은 첫 수업이에요. 언제나 그랬지만, 재접근기에 들고부터는 말그대로 '무섭게' 크고 있어서 주어진 재료들을 다른 태도로 바라볼까 아닐까 참 궁금했어요.


수업은 과일 이미지를 설명해주시는 것으로 시작됐어요. 오른쪽 노란 판에는 물티슈 캡이 붙어 있는건데요. 열고 닫으며 그 안의 이미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거예요. 왼쪽의 사진 8장과 똑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서로 비교해 보는 과정이 인지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 물티슈캡을 이용한 놀이는 엄마표놀이에서도 되게 유명하거든요. 진작 해주었어야 했는데 저는 아이가 18개월이 될 때까지 이거 하나 안 만들어주고 뭐했나 모르겠네요. 이 놀이는 물티슈 캡 안에 단추나 막대기, 폼폼이, 골판지, 수세미 등 촉감이 다른 것들을 넣고 아이가 열고 닫으며 원하는 것들을 만져보게 하거나, 모양·색깔·이미지 분류를 하기도 하고, 까꿍놀이를 해볼 수도 있어요. 아이 인지 발달은 물론 소근육 발달에도 좋은 놀이랍니다. (근데 왜 나는 여지껏...) 만들기 쉽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요. 저희 아이는 글루건으로 아무리 강력하게 붙여도 온 힘을 다해 다 뜯어낼 것 같지만, 그래도 해 줘 보려구요.


위에서 봤던 과일 친구들 중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딸기와 포도>였어요. 사진은 동글동글 포도가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온 몸으로 표현하시는 와중에 저희 아이를 만나 덥석 끌어안으시는 모습이에요.

저는 이렇게 아이를 꼬옥 안아주시거나 안아서 들어 올려 주시는 스킨십을 타인에 대한 신뢰감이 생길 것 같아서 좋아하는 편이에요. (물론,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의 적정 수준의 애정표현에 한함)

포도가 데굴데굴 구른다는 것을 표현하신 이유는 앞전의 스토리텔링 때문이었던 것 같은데 뭐였더라.. 며칠 됐다고 내용을 고새 다 까먹었네요.


데굴데굴 구르는 포도에 이어 이번엔 빙글빙글 돌아가는 스핀벨이 등장했어요. 아이는 말렛으로 스핀벨을 스치며 벨소리를 들어보고 있어요. 이 스핀벨이라는 것은 도레미파솔라시도 8음이 있구요. 소리가 쨍하지 않고 아름답고 맑아요.

 


아, 좀 뜬금없다구요? 노크의 음악수업 날 악기들은요. 악기에서 주제를 떠올릴 수 있게 하거나 박자와 소리를 익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해요. 포도와 스핀벨의 공통점이라고는 '빙글빙글 돌 수 있다' 정도이지만, 매번 주제를 단번에 떠올릴 수 있는 악기를 어찌 만져보겠어요. 악기는 한정적인데요.

뭐가 됐든 이 시기엔, 악기를 만진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령 트라이앵글을 친다고 해도 신체의 최소 두 부분 이상은 다른 방식으로 조작해야 하니까요.


포도가 다시 등장했어요. 삼각자료판에 보라색 폼폼이가 송알송알 포도 모습을 하고 있네요. 폼폼이 뒤에는 벨크로가 붙어 있어 아이가 뗐다 붙였다 할 수 있었어요. 그러고보니 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포도의 실물을 보여준 적이 없네요. 그래서 관심이 덜했나봐요.

선생님이 포도 이야기를 들려주고 계실 때 아이는 갑자기 스핀벨을 빙글빙글 돌리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그 위에 폼폼이를 하나하나 올리더라구요. 위로 올라가 스핀벨 사진을 보면 아시겠지만, 뚫린 부분이 뭔가를 넣어보고자 하는 욕구를 이끌어냈나봐요.


노크의 스토리텔링은 수업의 도입부에 나오거든요. 이 날도 어김없이요. (수업 내용을 다 적을 수 없어 생략했어요) 그래서 이 날의 스토리텔링은 포도인 줄 알았는데 후반부에 딸기가 나오더라구요. 동그란 포도와 대비되어 도형 인지력 발달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포도를 닮은 보라색 동그라미, 딸기를 닮은 빨간색 세모는 처음엔 삼각자료판에서 뗐다 붙였다를 하면서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나비도 만들어보고, 애벌레도 만들어보다가 흥미가 떨어진 것 같을 때쯤 발판으로 탈바꿈이 됐어요. 씩씩하게 징검다리 건너듯, 걷고 있네요.


이제 마지막, 포도를 닮아 동그란 롤리팝드럼이에요. (사진엔 없지만 딸기를 닮은 트라이앵글도 있었어요.) 이제는 선생님이 하시는 행동을 정말 잘 따라해서 꼭 어린이 같아요. 이 날의 수업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답니다.





[여담] 서두에 잠깐 언급했다시피 아이에게 재접근기가 왔어요. 재접근기란 엄마와 본인이 분리된 존재임을 인식하고, 신뢰감과 안정감을 받고 싶은 동시에 독립하고 싶어하는 시기를 말하는데요, 그래서인지 '싫어', '아니' 와 같은 표현이 정말 많아졌어요. (얼마전엔 요리 하고 있는 제게 '맘마 안 먹어'라고..) 하루종일 불려다녀야 하고, 소파에 잠깐 앉을 수도 없어요. 하루 세 네 시간 정도가 아니라 아이가 깨어 있는 열 시간이 넘게요. 마의 18개월, 욕 나오는 18개월이라고 해서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다고 했는데 더 했어야 했나봐요. 신생아 때로 돌아가는거라고 생각을 해도 힘드네요.

왜냐하면 그 땐 체력이 있었으니까요. 1년 반동안 저는 제 체력을 아기에게 다 썼어요. (그래서 지금은 없는 시간 쪼개 운동으로 체력을 기르고 있답니다) 요즘은,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아이 초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과연 내가 살아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네요.

물론, 아이는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잘 겪고 있는 거고 아이로 인해 저는 여전히 너무 행복하지만, 재접근기는 제 안의 아이를 토닥이느라 힘든 시기인 것 같아요. 이 시기가 지날 때까지 부디 잘 크고 있는 우리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저와 같은 시기를 겪고 계신 부모님이 계시다면, 힘내시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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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는 현재 16개월이다. 생후 3년이 뇌발달에 결정적인 시기이므로 나는 유아교육에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방문수업은 원래 미술수업 그리고 체육수업으로 스케쥴을 짜려 했었는데 지금 듣고 있는 두 개의 수업이 다 마음에 들어 일단은 시기를 보고 있는 중이다. 그 중 오늘 소개하는 '노래하는크레용'은 별 기대않고 시작했다가 발목잡힌(?) 케이스다.

노래하는크레용은 영유아 음악 미술 통합 프로그램이다. 정확히는 스토리텔링과 음악 미술 퍼포먼스인데 하나의 스토리 안에서 음악과 미술이 연계되어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선생님에게서 계획안을 받아보면 4주간의 수업 내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노크는 4주를 2주씩 나눠 하나의 스토리로 처음 1주는 음악 그 다음 1주는 미술 이렇게 수업을 한다. 음악은 카쥬, 핸드벨, 컵타, 공명실로폰, 리듬패턴과 같은 일상에서 쉽게 구하기 어려운 악기를 수업 내용에 맞추어 연주해본다. 낯선 악기들이지만 수업 내용과 연관되어 진행되므로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이 날은 놀이터를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졌다. 아이는 아직 어려 내용을 이해하기보다 선생님이 들고 있는 캐릭터에 더 흥미를 보였지만 선생님은 한껏 고조된 목소리로 의성어 의태어를 고루 사용하여 즐겁고 신나는 놀이터의 분위기를 전달해주려 애쓰셨다. 사진은 놀이터를 주제로 한 노래에 맞춰, 바구니를 뒤집어 엎은 후 마라카스박자에 맞춰 두드려 보는 것이다. 수업일이 오래 지나 정확히 어떤 박자였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 뒤로 보이는 악기는 구슬이 시청각을 자극하는 레인보우쉐이커다. 시선을 사로잡게 생겼지만 우리 아이는 별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오래 지나 이 외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는 전부 다 까먹었다. 선생님 일명 똑똑쌤은 엄청 큰 가방에서 마치 도라에몽처럼 필요한 수업 재료들을 그 때 그 때 꺼내신다.


이 날은 호박을 주제로 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잘린 사진 뒤로 호박을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주머니는 같은 색깔 주머니에 넣어보게끔 만들어져 색깔 인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날의 악기는 핸드벨과 투톤귀로였다. 투톤귀로는 호박 노래에 맞추어 두드리고 긁어보며 소리를 듣고, 사진에 나오지 못한 핸드벨로는 "호!박!"이라는 노래의 음에 맞춰 높은 도와 낮은 도를 들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오선을 나타낸 호박넝쿨을 통해 줄 칸 개념을 알아볼 수 있었다. 같은 색 호박에 핸드벨을 놓고 각각 소리를 들어보기도 했다.



아이가 16개월인데 벌써 이런 수업을 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건 학습이 아니고 놀이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이가 싫어하면 다른 걸 꺼내 보여주면 되고 아예 수업을 거부한다면 선생님과 까꿍놀이와 같은 상호작용을 하면 된다. 처음부터 나는 아이에게 가르치려는 마음이 아닌 그저 여러가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높은 도와 낮은 도는 당연히 구별하지 못해도 된다. 다만 말 못하는 아기가 실로폰에 흥미를 가질지 투톤귀로에 흥미를 가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는 주고 싶은 것이다.


일주일 후 호박이 다시 찾아왔다. 이 날은 쿠키생지에 호박 모양 쿠키틀을 눌러 실제 쿠키를 먹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위해 선생님이 미니오븐을 가지고 오셨다. (매주 '그저 떼운다'는 느낌 없이 수업이 준비되는 점이 참 좋다.) 오븐에 들어간 쿠키가 노릇노릇 먹음직스러운 모습을 갖출 때까지 아이는 호박씨로 촉감놀이를 했다.

촉감놀이를 할 때마다 아이가 좋아하니까 평소 집에서도 자주 해주고 싶은데 체력이 따라주지 않아 너무 미안하다. 키즈카페에서도 편백나무존을 그렇게 애정하는데 하다못해 두부 한 번을 못해줬네.


안타깝게도 완성된 쿠키는 아이가 좋아하면서 멀리 가지고 가버려 사진이 없다. 아, 참고로 아이 옷은 수업시 더러워질 수 있으니 지저분해져도 되는 옷이나 미술 가운을 입혀달라는 사전 안내를 미리 듣고 입힌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수업할 때 늘 내 무릎에 앉는다. 아무래도 주1회 30분 수업이다보니 선생님이 오시면 좋기는 하지만 엄마는 있어야 되나보다. 엄마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금세 쫓아와 무릎 강아지 하는 우리 아가.

나는 아이에게 이 날 쿠키를 처음 먹여보았다. 아주 살짝 느낌만 보라고 준거였는데 쿠키를 양 손에 들고 엄마 피해 도망갈 줄은 몰랐다. 그리고 결국 그 날 세 개 정도의 쿠키를 전부 다 먹었다. 엄마가 한 입만 달라고 부탁해도 도리질을 하며 혼자 다 먹었다. (그러다 한 입 먹어봤는데 맛있었다)


이 날의 주제는 젖소와 양이었다. 젖소와 양의 울음소리를 노래를 통해 들어보고 울음소리를 2분 음표와 온음표의 음가로 연주 해보았다. 사용한 악기는 롤리팝탬버린과 탬버린, 키즈드럼 그리고 손에 있는건 뭔지 모르겠다. 이 전에는 부직포로 만든 양에 복슬복슬한 털을 붙여주고, 소에게는 스포이드로 빨아들인 까만 물감을 뿌려 얼룩무늬를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우리 아이는 다른 무엇보다 스포이드에 관심을 가졌다. 이제까지 누르면 나간다 라고 알고 있었을건데, 이건 누르면 빨아들이니. 그래서 이 날은 선생님이 스포이드를 두 개 남겨주고 가셨다. 예전엔 물감 푼 물에 라이스페이퍼를 넣고 한창 촉감을 즐기던 아이를 위해 수업이 끝나고 대야에 그 물을 옮겨 담아 계속 놀게 해주었던 적도 있다. 그 때처럼 열정적으로 몰입하지는 않았지만 신기했나보다.


노크는 아이디어가 참신하다. 미니오븐에 호박 모양 쿠키를 구워주질 하질 않나 장갑에 우유(인지 흰 물감인지)를 담아 소젖을 짜보게 하질 않나. 처음에는 통통한 장갑을 만져보기만 하다 선생님이 장갑 끝을 조금 달라주시자 본격적으로 우유를 짜보았다. 어른인 내가 볼 땐 흥미로워 보이는데 정작 우리 아이는 시큰둥 했지만... 아마 소젖을 짠다는 느낌보단 장갑을 누르니 흰 물이 나오네 이 정도로만 이해한 것 같았다. 하긴 소젖을 짜는 모습을 먼저 본 적이 있었어야 뭐가 뭔지 알지.


이 날은 개나리, 진달래, 민들레, 벚꽃 등 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지금 풍선으로 제작된 폭죽교구를 이용해 꽃잎을 날려주고 계시고 있다. 뻥! 소리가 나며 하늘로 솟구치는 꽃잎이 아름다웠다. 아이가 교구를 만져보았을 땐 뽕! 소리와 함께 한 두개의 꽃잎이 하늘거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귀여워흑흑) 이 전에는 속이 텅 빈 꽃모양 그림에 물을 묻힌 플레이콘을 붙여 나만의 꽃을 만들어 보기도 했다. 참고로 플레이콘은 옥수수전분과 식용색소를 이용해 만들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다. 하지만 아이는 아직 플레이콘에 큰 관심이 없어 이 활동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사실 아이가 선생님을 기다리는만큼 나도 수업을 기다린다. 우리 아이를 예뻐해주시는 모습과 알찬 시간이 만족스럽기도 하지만 아이와 함께 수업을 들으며 나도 잠깐이나마 힐링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동화구연이라던가 위와 같은 꽃을 주제로 한 수업은 더더욱 그렇다.

시간체크는 수시로 한다. 근데 눈 한 번 깜빡 하고 뜬 것 같은 30분이라는 시간은 너무 짧아 늘 아쉽다. 한 달에 4번, 주1회 수업에 120,000원이면 하루 30분이 30,000원인데 4-50분 수업은 선생님이 힘들어서인가. 그래서 수업 시간에 늦으시거나 할 때엔 나도 모르게 좀 예민해진다. 늦으신만큼 보충은 해주고 가시지만 일찍 오셔서 최대한 늦게 가셨으면 좋겠는 이기적인 마음이...


1주차 음악시간이었다. 당근밭에 가고 싶은 토순이의 이야기를 들어본 후 직접 당근을 뽑아 토순이와 신호등을 건너 당근밭(엄마)에 도착해야했다. 그 과정에서 음악의 쉼표, 음표 개념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신호등인데 사진이 준비되어 있지만 이미 첨부된 사진이 너무 많아 생략하려 한다. 실제적이고 큼지막한 신호등을 건너며 아이는 즐거워했다. (내게 건너오는 순간의 사진들이 다 웃고 있었다) 갑자기 주저 앉아 바구니에서 당근을 꺼내려고 할 때 선생님이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하셨던 말도 기억이 난다.

2주차 미술시간에는 당근 그림에 크레용으로 색칠을 해보는 것을 시작으로 찐당근을 빵칼로 잘라보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아주 푸욱 익혀왔는지 쉽게 잘렸다. 나중에는 그런 당근을 손으로 으깨보기도 하고 짤주머니에 넣어 당근즙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선생님과의 밀도 있는 상호작용으로 아이는 이 날도 참 즐거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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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은 진행중이다. 이번 주는 여러 크기의 을 이용하여 놀았다. 교구와 악기를 이용하여 스타카토와 레가토를 배워보는 시간이었다고 다른 분께 들었는데 글쎄 난 그것까진 모르겠다. 그리고 수업 준비물이 간소한 편이라 이번주는 내심 걱정 했다. 그런데 걱정이 무색하게 선생님은 간단한 재료만으로도 아이의 자지러지는 웃음소리를 이끌어내셨다. 새삼 선생님을 잘 만나는게 참 중요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번 주는 스터드럼(스터실로폰드럼)이라고 하는 악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음계가 표현되는 악기인데, 말렛이라고 하는 봉을 드럼 안에 집어넣고 휘리릭 돌리면 맑은 실로폰 비슷한 소리가 난다. 우리 아기는 처음 보았을 땐 시큰둥 하다 나중에 제 손에 악기가 쥐여졌을 때 스스로 소리를 내보곤 뒤늦게 흥미를 가졌다. 이처럼 노크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닌 조금은 생소한 악기를 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참 좋다. 다음 주는 미술수업이다. 5월 계획안을 꼼꼼이 살펴보지 못해 준비물 및 수업내용은 아직 모르겠으나 선생님과 함께 하는 수업이면 무엇이든 아기가 좋아할 것 같아 나도 벌써 기다려진다.

수업을 시작한 지는 지금 5개월이 되어가는데 아이가 '선생님'소리만 들으면 인터폰을 가리킬 정도로 방문수업을 기다리게 되어, 그리고 선생님이 오시면 자다 깨서 기분이 언짢을 때도 함박웃음을 보여주어, 짧은 시간이나마 하루에 활기를 불어 넣어주는 수업이라고 생각하여 시작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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