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샤를리즈 테론 주연의 영화 '다크 플레이스'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요? 니콜라스 홀트, 클로이 모레츠의 활약이 대단한 영화였죠. 특히 클레이 모레츠의 악녀 연기는 그 때까지의 그녀의 이미지를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요. 원작인 책과 내용적인 면에서 크게 다른 점은 없으므로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영화로 접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오늘 원작인 책을 읽고 리뷰를 남겨보려 합니다. 스포일러는 최대한 자제하고, 전달하고 싶은 내용과 메시지만 적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때는 1985년 캔자스 주 키내키.




낡아빠진 농장 옆 엄마 패티와 첫째 아들 벤, 둘째 딸 미셸, 셋째 딸 데비, 막내 딸 리비가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있는데, 있으나 마나에요. 가족을 돌보지 않는 건 물론이고 돈이 떨어지면 찾아와 빼앗아가곤 했거든요.

이 집에 크나큰 비극이 찾아옵니다.

막내 딸 리비와 첫째 아들 벤을 제외한 가족들이 모두 죽임을 당하게 돼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범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리고 애석하게도, 모든 정황이 첫째 아들을 향하고 있었기에... 그는 결국 감옥에 갇히고 마는데요.

그가 감옥에 갇히는 데 큰 공을 한 건 데이가의 막내 딸, 리비였습니다. 리비의 증언이 대단한 증거가 되어 주었기 때문이에요. 그녀는 그녀의 눈으로 그의 범죄행각을 보았다고 진술 했었습니다.


25년 후...




피해자 기부 성금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는 리비.

그런 그녀에게 어느 날, 편지가 한 통 도착합니다. 발신인은 라일. 그는 그녀를 만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라일은 그녀에게 한 클럽을 소개시켜 줍니다. 클럽의 이름은 킬클럽. 주로 죽임을 당한 사람과 사건들을 다시금 조사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지요. 그 곳에서 그들은 입을 모아 얘기합니다.

"벤? 그는 진범이 아닙니다."

자신의 지난 시간과 생각이 부정 당하는 기분에 리비는 박차고 일어나 분노를 표하고 자리를 뜹니다. 리비는 때때로 오빠인 벤이 보고 싶었지만 그럴 자격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를 감옥으로 처넣은 사람이 바로 자신이었으니까요.

혼란스러워 하는 리비에게 라일은 리비가 솔깃할 액수의 돈을 제시하며 사건의 전말을 다시금 파헤쳐 보기를 권합니다. 사건에 얽힌 사람들 하나하나를 다시 찾아가 이야기를 듣고 진실에 도달하길 원했죠.

리비는 돈이 없었습니다.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완두콩만큼의 라일과 같은 생각으로, 결국 그녀는 사건에 얽힌 인물들을 찾아가 보기로 마음 먹습니다.







패티, 미셸, 데비는 대체 누가 죽인걸까?

용의선상에 올라 있는 인물들을 소개합니다. 과연 누가 범인일지 유추해 보세요.


#1.
패티의 남편 러너




술주정뱅이에 변변찮은 직업도 없는 하루살이 러너. 그는 아빠, 남편으로서의 역할을 하나도 하지 않았습니다. 집으로 찾아올 때는 그나마 있던 작은 돈마저 빼앗아갔고,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해 가정의 평안을 깨뜨렸죠.

그는 후에 불법적인 약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그 약은 돌고 돌아 자신의 아들인 벤이 사용하게 됩니다.


#2.
벤의 여자친구 디온드라





디온드라는 영화에서 클레이 모레츠가 연기했던 인물이었습니다. 말그대로 인생 막장이었어요. 어른들이 하지 말라는 건 다 하고 다니는 학생이었죠. 학교를 나가지 않는 건 물론이고, 술과 담배, 약에까지 거리낌없이 손을 대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벤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생활습관은 달라진 점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달라진 건 딱 하나, 돈이 필요하니 벤에게 집에서 돈을 구해오라는 요구가 더해진 것이었죠.


디온드라는 잘 사는 편에 속했는데 임신 사실이 발각되면 그녀는 아버지에게 내쫓길 거라는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어요. 그래서 벤에게 아예 도망 가버리자는 제안을 합니다.


#3.
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크리시





어린 학생이었던 크리시는 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어요.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엄마에게서 관심을 끌어보고자 내뱉었던 사소한 거짓말이 눈덩이가 되어 돌아온 결과였죠.

벤의 엄마인 패티는 크리시의 집을 찾아가 그녀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고자 합니다. 왜냐하면 벤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모를 행방불명 상태니까요.

허나 패티는 쫓겨납니다.

그녀가 크리시의 집에서 얻은 수확은 단 한 가지, 피해자가 크리시 단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4.
크리시의 아빠





딸이 성추행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아빠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5. 트레이





디온드라, 벤과 함께 어울려 다니던 트레이. 사실상 이 모임의 실세는 트레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보이지 않는 힘은 벤을 더욱 더 절망으로 밀어 넣곤 했어요. 그 세 명은 함께 모일 때 악마숭배를 했고, 술을 마셨고, 담배를 피웠고, 약을 해댔습니다.

그리고 벤의 아빠를 싫어했어요. 그는 내게 빚을 진 사람이라고, 벤이 보는 앞에서 그를 모욕하기도 했고, 그가 없는 곳에서 또한 벤의 아빠를 욕하기도 했죠.



#6. 혼자 죽지 못 하는 사람들을 대신 죽여주는 사람





사고사로 위장해 죽길 바라는 사람들을 위해 대신 죽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망 보험금이 나오기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때때로 있었습니다.



#7. 벤





그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되었기 때문에 현재 감옥에 있습니다.

사건 당일, 그는 디온드라와 함께 집을 찾았습니다. 돈을 훔치러요. 가족들이 모두 잠들어 있는 시각이었지만 음, 누군가 잠에서 깨 그의 계획을 방해 했다면요?

그는 여자들이 드글드글한 이 집을 결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소품을 공용가구에 올려놓은 것을 보면 끓어오르는 욕지거리를 참기가 어려웠지요. 자신의 남성성을 인정해 주지 않는 이 집과 엄마가 싫었습니다.


자, 그래서...
여러분은 누가 범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진실 추적 스릴러답게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예상치 못 한 일이 벌어지기도 해요.

데이 가는 왜 그런 비극적인 일을 맞아야 했을까요.


다 읽고 난 지금, 가장 안타까운 인물은 패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녀는 그녀의 가족을 사랑하고, 아끼고, 보호하려 애썼어요. 하지만 각지에서 오는 시련들에 끝내는 모든 걸 놓을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벤보다, 리비보다, 저는 패티가 가여웠습니다. 유일하게 순수한 마음을 가졌던 엄마, 패티...







이야기는 현재와 과거를 넘나듭니다.

그래서 저는 읽기 조잡하단 생각이 들었고, 집중을 잘 하지 못 했었어요. 하지만 마침내 그 지루한 시간을 견디고 '이 책을 놓지 않기를 잘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즈음 참 기뻤는데... 이 책만 그런 것 같습니다. 저자의 <나를 찾아줘>는 매우 몰입하여 보았거든요.

길리언 플린의 필력은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진실을 추적하는 스릴러물을 찾고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책이 두껍기 때문에 영화로 보셔도 좋겠습니다.

좋은 시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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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물의 대가 히가시노게이고의 책을 오랜만에 읽어보았습니다. 드라마나 영화 상영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이 아닌가 싶을만큼 이번에는 특히 더 유달리 복잡하고 긴 이야기였는데요.

<희망의 끈> 등장인물도 많고, 전개방식이 순서대로가 아닌지라 집중을 하지 않으면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점을 미리 안내 드릴게요.

등장인물이 많다고 했으니 각 인물들에 대한 설명부터 해봅니다. 🙋🏻‍♀️




등장인물,
내용






♦️
유키노부 :

열 살 남짓 되던 두 아이를 지진으로 인해 잃어요. 이후 그의 인생도 생기를 잃습니다. 마침내 그와 그의 아내가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새로운 아기를 맞이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는데요. 하지만 아내의 나이가 많아 임신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낳은 소중한 그들의 딸의 이름,
모나.

죽은 두 아이의 몫까지 행복하길 바라며 금이야옥이야 애지중지 키우죠.

비록 그의
아내는 모나가 어릴 때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지만, 그는 엄마의 역할까지 도맡아 최선을 다합니다.

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들어서일까요?
모나는 아빠에게 냉담합니다. 아빠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독자인 저도 자꾸만 이런 모나 앞에서 멈칫하고, 솔직해지지 못 하는 유키노부에 의문이 들었는데요.

그들 사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걸까요?

그리고 아빠는 '야요이 찻집'에 왜 자꾸 들르는 걸까요. 찻집 사장인 야요이가 마음에 들어서? 아님 그저 차가 맛있어서?

실은 유키노부와 죽은 그의 아내 레이코는 모나에게 말 못할 비밀을 모나가 태어나기 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언젠가는 모나에게, 그리고 '야요이 찻집'의 야요이에게, 그 비밀을 이야기 해야만 합니다.



♦️
레이코 :

유키노부의 아내. 지진으로 소중한 두 아이를 잃었죠. 그들이 살기 위해서는 또 다른 아이가 필요했습니다.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요. 남편과 레이코는 아직 모나가 뱃 속에 있을 때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모나를 낳을지 안 낳을지는 그들의 선택에 달려 있었어요. 더 정확히는 아기를 낳는 레이코의 선택에 달려 있었죠.

그녀는 모나를 낳기로 결심합니다. 그리고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녀는 모나를 사랑으로 보살펴요.

하지만
언젠가는 이야기 해야 합니다. 죽음이 코 앞에 당도해 있는 레이코가 말을 할 수 없다면 그녀의 남편인 유키노부라도 그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
야오이 :

'야오이 찻집'을 운영하는 모두에게 신망이 두터운 여성. 10년 전 이혼했고, 그들 사이에 아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행복해 보이던 그녀는 어느 날 갑자기 죽임을 당합니다.
원한관계도, 사소한 금전문제도 없던 그녀를 누가, 대체, 왜 죽인걸까요?

형사들은 그녀의 지인들은 물론이고 통화를 한 모든 이를 추적조사합니다. 그 조사란 것은 꽤 먼 옛날에까지 이르게 되는데요.

그녀와 그녀의 전남편인 와타누키는 아이를 원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을 해도 아이는 생기지 않았어요. 마침내 체외수정을 하지만 그 또한 실패로 돌아가고야 말았고요. 야요이는 아이를 무척이나 갖고 싶었습니다. 자신이 낳은 아이를 보는 게 간절한 사람이었죠.  

이 이야기는 그녀의 죽음과 연관이 없어보이지만 실은 이것이 핵심입니다.



♦️
와타누키 :

야요이 못지 않게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남자. 야요이의 전남편이었죠.

그녀와는 10년 전에 이혼을 했음에도 그녀의 사후처리를 도맡겠다고 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해 형사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다유코라는 여성과 동거중에 있는데요. 아이를 가지지 못 하는 다유코와도 곧 헤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야요이가 죽은 뒤 그는 눈에 띄게 초조하고 불안한 듯 보여요.



♦️
다유코 :

학창시절에 아기를 지운 경험이 있습니다. 아기를 낳고 싶었지만 당연히 주변에서 만류를 했으니까요. 그리고 사회인이 되었을 때, 한 유부남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다유코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듯 보였습니다. 부인과 헤어지고 다유코와 아기를 낳아 알콩달콩 살고 싶다는 달콤한 말을 시도때도 없이 하는 남자였죠.

그리고 마침내 다유코에게 아기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유부남은 당황스러워하며 일단은 아기를 지우자고 합니다. 아기가 있으면 이혼이 어렵다는 등의 갖가지 핑계를 들면서요. 그의 설득에 다유코는 피눈물을 흘리며 두 번째 아기를 지우게 됩니다.

그리고 곧 그에게 이별통보를 받아요.

패닉이 온 다유코는 그가 건네는 돈을 무시하고 그에게 다시 한 번 아기를 갖자는 이야기를 하는데요. 말로는 차에서 비참하게 내동댕이 쳐진 후 건물에서 뛰어내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그녀에게 다시 한 번 찾아온 사랑인 와타누키는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었어요. 하지만 두 번의 수술로 다유코에게는 아기가 들어서지 않았습니다.

그 누구보다 아기를 원하는 남자를 이제야 만났는데.

어느 날, 그의 전부인인
야요이가 그를 불러내요. 그 이후 와타누키는 그녀는 물론이고 생활 전반에 불안을 느끼는 듯 보였습니다. 그들의 안정된 생활을 깨뜨린 야요이에게 화가 난 다유코는 그녀를 찾아가요.



♦️
마쓰미야 :

야요이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그런데 사건만을 해결하는 인물이 아니에요. 그의 복잡하게 얽힌 사연도 조명을 받고 있죠.

아야코라는 여성에게 받은 전화 내용은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습니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그의 아빠가 살아있다고, 병실에 누워 죽음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전한 아야코는 아빠의 딸이라고 했어요.

그러니까
아야코와는 이복남매가 되는 거죠.



♦️
가쓰코 :

마쓰미야의 엄마. 마쓰미야에게 아빠는 어릴 적 죽었다고 설명해오곤 했어요. 그녀는 벌어진 상황에 맞닥뜨리기를 거부하다가 마침내 비밀을 털어놉니다.

그녀와 그의 남편이 될 뻔 했던 사람 즉, 마쓰미야의 친아빠와의 관계는 평탄한 게 아니었습니다. 처음 그를 만났을 때 그는 유부남이었어요. 아이도 있었죠. 하지만 그는 곧 이혼 할 것이라며 그녀와의 관계를 지속해 나가길 원했습니다. 그의 현부인은 자신이 모르는 불쾌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사이에 생긴 아이, 마쓰미야는 세상빛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아빠 없이 자라나야 했는데요. 이유인즉슨, 아빠가 전부인에게 돌아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내가 죽을 병에 걸려서요.

마쓰미야의 엄마는 그렇게 홀로 마쓰미야를 키웠습니다.



♦️
마쓰미야의 아버지 :

본인이 죽을 것을 예상하고 유언장을 작성했습니다. 그 안에 마쓰미야의 이름을 적시했죠. 그의 딸은 유언장을 미리 열어보고 그를 찾아 나섭니다. 생전에 마쓰미야를 또 보게 되리라곤 그도 기대하지 않았을 거예요.







무척 길죠? 이야기 여러개가 겹쳐 있어요. 순서도 제각각이고요. 드라마나 영화로 접했다면 좀 나앗을지도 모르지만 책으로 읽으니 여간 복잡한 게 아니었습니다. (집중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에 몰입해 읽어 재미는 있었지만요.)

이야기는 아기를 낳고 싶은 여성, 낳고 싶은 남성들을 비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자에 크게 치우쳐진 것 같아요. 솔직히 읽으면서 작가가 남자라 여성에 공감을 못 하는구나 싶기도 했습니다.

읽으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점 남겨보겠습니다.



✔️
아기를 두 번 지운
경험이 있는 다유코






다유코는 아기를 두 번 지웠습니다. 아기를 낳고 싶었지만 지울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의하여 내린 결론이었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수술을 마치고 온 본인에게 돈을 주며 헤어지자고 말하는 유부남에게 자기와 다시 한 번 더 아기를 갖자고 매달리는 여성은 일반적이지 않으며 미쳤다고 봐야 옳은 게 아닐까요.

학창시절에 실수로 갖게 된 아기를 낳고 싶어할 때부터 이상하다 싶었는데 작가가 다유코를 이상하게 이해한 것 같아요. 작중에 다유코가 말해요. '아기를 낳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그녀가 바란 건 타인의 인정과 관심, 사랑이었지 진정한 아기가 아니었어요. 다유코에게는 다른 아기들을 예뻐하거나 그리워하는 장면이 단 한 번도 보여지지 않습니다.

다유코를 그저 아기를 원하는 인물로만 보기에는 오류가 있는 듯 해요.



✔️
마쓰미야의 어머니 다쓰코,
자발적인 미혼모






그녀는 유부남과 관계를 지속해오다 그가 떠나자 그 몰래 그와 함께 만든 아기를 낳죠. 태어날 아기의 입장은 왜 생각을 안 하는가요.

저 같으면 마쓰미야를 낳지 않았을 겁니다. 마쓰미야를 위해서. 최근, '낳음 당했다'는 표현을 들었어요. 매우 거친 표현이라 거부감이 들긴 하지만 그 표현 말고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부모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음이 전해집니다. 왜 출발선에서부터 차별이 있어야 하느냐고 울부짖는 아이들의 통한의 외침을 모른 척 하지 마세요.

각자의 사정은 다 다릅니다. 원하지 않았는데 미혼모, 미혼부가 된 사람들도 많아요. 그리고 연예인 사유리처럼 책임감과 뚜렷한 신념을 가지고 자발적인 미혼부모가 되신 분들도 많죠.

이야기 속 마쓰미야의 어머니는 유부남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아기를 갖게 되었습니다.

생명은 소중하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지켜주는 게 맞는걸까요.



함께 읽고 싶은 하이라이트






"그러면 왜 안 되는데? 부모에게 자식은 마음의 버팀목이고 인생의 보람이야. 어느 집이나 마찬가지야. 그게 정상이라고." "우리 집은 정상이 아니야. 나는 태어날 때부터 누구 대신이었어. 자식 둘을 잃은 엄마 아빠가 자신들의 슬픔을 달래려고 낳은 아이잖아. 어릴 적부터 줄곧 그런 말을 들었어. 모나는 저 세상으로 간 언니와 오빠 몫까지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중략)

"나는 나야. 누군가를 대신해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싶지 않단 말이야! 죽은 사람 몫까지 살라는 말도 듣고 싶지 않아!"



내가 낳았으니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이 저변에 깔려있는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저도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꾹꾹 눌러 참을 뿐이죠... 부모는 태어난 아기에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가 없을 때 혼자 겪어내야 할 여러 상황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함께 연습도 해야 해요.

내 아이에게 나는 내 꿈을 대신 이루어주길 바라거나 소망을 투영하지 않도록 애씁니다. 아이가 좋은 대학에 가 좋은 곳에 취업을 하면 편하게 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공부를 강요하는 것도 지양하고. 부모는 그저 본보기를 보여주고, 방법을 알려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선택은 오롯이 아이가 하는거라고요.

모나에게 자연스럽게 가했던 압박과 통제를 통해 저 자신을 돌아봅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때로는 많은 것을 보지 못 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너를 여러 가지로 힘들게 하고 말았지만, 무엇이 모나에게 최선인지 아빠 나름대로 많이 생각했어. 네게 결코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단다. 어떻게든 너를 행복하게 해 주고 싶었지. 왜냐하면..." 유키노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을 이었다. "아빠는 모나를 사랑하니까."



작가는 꼭 완전한 형태의 가정이 아니어도 사랑을 주고 받을 수 있고, 그 가정은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야오이와 레이코, 다유코의 쉽지 않은 임신과 불임치료 이야기가 주를 이뤄 솔직히 이 생각에 가닿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만.

동상이몽에서 군인 아빠와 중학생 여자아이의 고민이 소개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그 고민보다는 군인 아빠가 새아빠라는 사실에 객석은 더 많이 술렁였죠. 군인 아빠는 아빠 이름 앞에 굳이 '새'자를 붙여야 하느냐고 했습니다. 그리고 딸에게 영상 메시지를 하나 남겼는데요.

"세상이 다 너를 배신해도 아빠만큼은 네 편이라는 거. 내가 지켜준다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화면이 비춘 여자아이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모나도 비슷한 심정이었을 것 같아요. 동상이몽 여자아이도 모나도, 어쩌면 진심어린 부모의 그런 말, 행동, 눈빛이 간절했을 것 같습니다.







이야기꾼 히가시노게이고의 필력은 여전합니다. 술술 읽혀요. 아시죠?

다만 이 책을 읽을 때는 꼭 집중 하셔야 해요... 집중하지 않으면 생각이 여러갈래로 뻗어 혼란스러울 수 있거든요.

수정란, 임신, 불임치료, 미혼부모가정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있으니 다른 상황에 처한 인물들은 이 주제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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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의 날> 을 집필한 정해연 작가를 다시 한 번 만났습니다.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아쉽게도 후기글을 남겨놓지 않았었네요.

<홍학의 자리> 는 입소문을 많이 탄 작품입니다. 다른 블로거들의 후기글들도 많았는데, 그 분들도 소개를 받아 읽었거나 하는 식이더라고요.

홍학의 자리의 장르는 미스터리추리물입니다.

끝까지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는 법이 없죠. 이 책에는 독자들이 예측할 수 있게 돕는 힌트들이 있어요. 그리고 애초에 힌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뒤늦게 깨닫게 만드는 장치도 있고요. 🫢

소개 드려보겠습니다.




🌪등장인물🌪






♦️
김준후 : 고등학교 교사. 담당하고 있는 반 아이들 중 한 명인 채다현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어요. 결혼 했으며 아이도 한 명 있습니다. 충격적이게도 이혼하지 않은 상태.


♦️
채다현 : 엄마는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아빠는 없습니다. 엄마의 죄목인 사기로, 피해자들의 원성과 악다구니를 평생에 걸쳐 듣고 살아야 하는 처지에요. 혼자 살고 있어요. 김준후 선생님을 좋아하며 함께 살고 싶어해요.


♦️
황권중 : 김준후와 채다현이 다니는 고등학교 경비원입니다. 채다현이 학교에서 죽은 날, 학교에 남아있던 사람은 김준후와 황권중 둘 뿐이었어요.


♦️
정은성 : 채다현의 엄마가 정은성의 부모에게 사기를 쳐서 정은성의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 때문에 정은성은 채다현을 싫어해요. 돈을 빼앗고, 폭언과 폭력을 일삼으며 괴롭히죠.


♦️
조미란 : 정은성의 엄마입니다. 채다현의 엄마가 사기를 친 이후 집이 쫄딱 망해 어렵게 살고 있어요.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
강치수 : 채다현 사건을 처리하는 담당형사입니다.


♦️
권영주 : 김준후의 아내입니다. 지나치게 깔끔하고 틀에 어긋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요. 애정이 식은 남편을 알고있지만 가정을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해요. 혼자 살고 있는 남편에게 가서 다시 한 번 같이 살자고 제안합니다.



#1.
누가 채다현을 죽인거야?






다현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다현은 교실에서 준후와 사랑을 나누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죽었어요. 학교에 남아있는 사람은 준후와 경비를 서고 있던 황권중 둘 뿐이었는데요. 둘 중 한 사람이 다현을 죽인걸까요? 왜?

✔️1.
준후는 다현을 품에 안고 달콤한 말들을 해주었습니다. 비록 자신의 명예를 모두 져버리고 다현과 함께 할 만큼 다현을 사랑한 건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진심이었습니다.

✔️2.
다현의 죽음에는 밧줄과 칼이라는 소품이 '미리'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경비원 황권중이 아무라도 좋다는 묻지마 범죄를 꿈꾸고 늘 소지하고 다녔던걸까요? 시각은 학생들이 학교를 모두 떠난 때였고, 그 시각에 학교에 남아있는 학생은 없었습니다.

✔️3.
정은성, 조미란은 채다현을 죽일 동기가 충분했지만 사건당일 학교의 CCTV는 단 두 사람만을 비추고 있습니다. 김준후, 황권중.



#2.
바다에 빠진 채다현






다현이 학교 문 밖으로 나오지 않자 준후는 문자를 보냅니다. 연락이 되지 않으니 아까 함께 했던 교실로 다시 한 번 가보고요. 준후는 그렇게 의식이 없는 다현의 모습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학교에는 누가 남아있다고요? 준후와 경비. 그리고 다현의 몸 속에는 준후와 다현이 사랑을 나눌 때 남긴 흔적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경찰은, 사람들은, 범인을 과연 누구라고 생각할까요?

준후는 다현을 바다에 빠뜨립니다.




#3.
엄밀히 따지면






준후가 죽인 것은 아닙니다. 죽은 다현을 바다로 빠뜨린 것 뿐이지. 하지만 법의 심판을 피해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현을 유기한 사실은 명백하고,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도 있으니까요.

그 증거를 지우기 위해, 자신의 명예가 실추되는 일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막기 위해, 준후는 최선을 다합니다.

그러다 어느순간 깨달아요. 나는 다현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한 적이 없다는 것을. 그로인해 자신에게 닥칠 피해만을 생각했지, 단 한 순간도 다현을 애도한 적은 없었다는 사실을요.



#4.
협박편지와 경비원






나는 당신이 한 짓을 알고 있다, 그러니 몇 날 며칠 기재된 장소로 나오라는 내용의 편지. 준후는 그 편지를 써 보낸 학생인지 교사인지 모를 누군가가 자신을 보고 있을 걸 의식해 아무렇지 않은 척 쓰레기통에 버려보이는 모습을 보입니다.

명시된 장소에서 만난 건 황권중이었어요. 하지만 그는 모두가 예상하지 못 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5.
그러니까 누가 범인이라는거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작가는 등장인물 모두를 의심해 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합니다.

준후의 아내 권영주, 채다현과 사이가 좋지 않던 정은성, 채다현의 엄마 때문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조미란, 사건 당일 순찰을 돌고 있던 경비원 황권중...

그들 중 과연 다현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요?

그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일까요?



#6.
채다현은 왜 죽어야 했을까




형사 강치수의 집요함 덕분에 마침내 범인은 검거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피폐해져요. 등장한 인물들 거의 대부분이 삶에 타격을 입죠.

하지만 그냥 가만히 있다가 뒷통수를 맞은 건 아니었습니다. 모두 자기자신의 이익을 위해 발 벗고 뛰는 사람들이었거든요. 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가정을 위해, 이익을 위해, 그리고 명예를 위해.

마침내 범인은 드러나고 작가가 떡밥처럼 날려준 힌트들은 수거되며 트릭들도 공개가 되지만, 가슴에 남은 찜찜함의 이유는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이야기는 해결되었습니다. 작가가 미리 보여준, 그리고 끝에서야 겨우 보여준 비밀도 모두 드러났죠. 반전에 반전이 박수를 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다현을 진심으로 추모하고 애도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마지막까지 자신들의 처지만을 걱정한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다현이 뭘 잘못했나요? 이건 죽어 마땅한 사람이 죽은 게 아니냐는 태도와 진배없어 먹먹한 기분까지 들었습니다.







홀로 사는 아이인 다현이 작가에게도 말하지 못 한 속내가 궁금합니다. 그래서 찜찜합니다. 그리고 이게 비단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는 게 또 그렇고요.

저는 채다현의 부모 때문에 자신의 부모가 죽은 정은성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배우자를 잃은 조미란의 심정도요. (어린 아이를 혼자 내버려두고 사기를 친 후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한 그의 엄마나, 보호해 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자신의 욕망을 채워 줄 상대로 다현을 선택한 담당교사는 이해할 수 없지만.)

하지만 그렇다고 다현이 마냥 불쌍한 아이란 건 아닙니다.

영주의 가정을 깨뜨리려고 했으니까요. 준후가 이혼을 준비하고 있었다곤 하나 그 집엔 어린 아이가 있었어요. 내 불행이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불행에 빠뜨려도 되는 면죄부가 되는 건 아니죠.

다현의 언제나 악하지도, 선하지도 않은 입체적인 모습이 궁금해서 이야기가 더 듣고 싶었습니다.

이금이 작가의 <소희의 방>을 읽을 때도 그렇고 저는 혼자 남겨진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렇게 궁금하네요. 제 안의 뭔가를 건드리나 봅니다.



아루바라는 섬이 있어요. 네덜란드에 있는 곳인데, 거기에 가면 홍학을 볼 수 있대요. 다른 곳에서도 볼 수는 있는데, 거기서는 홍학한테 직접 먹이를 줄 수도 있고 만질 수도 있대요.

가보고 싶어요. 같이.






홍학은 다현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준후에게 이 말을 할 때 그녀는 자신의 가장 내밀한 진심을 꺼내고 있었어요. 홍학이 무엇을 상징하는지, 다현이 전하고 싶었던 진심이 무엇이었는지는 책의 끝머리에 작가님이 설명을 해주십니다.

그럼 여러분도 좋은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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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96년에서 1998년 사이 일본에서 일어난 '기타큐슈 감금 살O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책은 대체 왜 만드는거야?' 라고 생각했어요. 작가가 미친 게 분명해, 리뷰에 솔직한 제 심정을 가감없이 털어놓을 예정이었죠.

그런데 중간즈음,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책을 남기면 지인은 물론이고 가족에게마저 정신병원을 권유받을 것 같단 확신이 들었거든요.

알고보니 이 책은, 몹시도 잔인하고도 비윤리적인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었습니다.
범행내용의 수위가 너무 높아 일본 정부가 언론을 통제해 기타큐슈의 지역에만 보도가 되었을 정도로요.

이제까지 많은 책을 읽으며 내용을 공유하고 추천을 해왔었는데, 이 책만은 추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사랑 없는 숲'도요.

이 세상에는 악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옛날에는 아이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 동화를 만들었다고 하죠. 하지만 이 사건은, 이 책과 영화는, 수위가 지나치게 높아서 당신의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을 일주일간 읽었어요. 내내 소름이 끼치고 '사람'이라는 존재의 무서움에 덜덜 떠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금은 겨우 '가스라이팅'에 집중하여 제 주변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이 책의 요시오, 실제 범인이었던 마츠나가와 같은 사람이 제 곁엔 과연 없는 것인지를 돌아보고 있습니다.

마츠나가와 같은 사람을 우리는 싸이코패스라고 하죠. 그런데 싸이코패스는 의외로 사람을 죽이기보다 사기를 더 많이 친다고 합니다. 사람을 도구로 보고 제 잇속을 챙기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렇게 돈을 불리는 몇 몇 사람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네요.

이 책을 통해 가스라이팅의 무서움을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더 공부하고, 더 조심해야겠습니다.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고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1.
마야가 경찰에게 털어놓으며 시작되는 이야기





마야는 현재 자신이 학대를 당하고 있으며 자신의 아버지 또한 '그들'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그들'이 누구인지 알아보기 시작해요.

선코트마치다 403호에는 요시오, 아쓰코가 살고 있었습니다. 요시오, 아쓰코, 마야는 혈연관계가 아니었어요. 둘 중 누가 데려온 딸도 아니었죠.

이야기는 과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2.
아쓰코와 요시오의 첫만남






지나치게 순진하고 착한 아쓰코에게 말을 걸어오는 요시오, 그는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언변을 가진 남자였습니다. 아쓰코는 처음엔 당연히 그를 경계했지만, 아무도 몰라주는 그녀의 상처를 보듬어준 그에게 점차 마음을 열기 시작해요. 그리고 교제를 시작하는데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요시오는 짐승같은 본성을 드러냅니다. 폭력적인 언행과 물리적인 폭행이 가해졌던 것이죠. 하지만 왜인지 아쓰코는 그를 떠나지 못합니다.

마침내, 그녀의 일기장에 적혀진 옛 남자친구의 일은 사건의 발단이 되어주었습니다. 요시오는 과거의 일을 해명하라며 아쓰코를 몰아세우기 시작해요. 궁지에 몰린 그녀에게 '네 말이 사실이라면',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담뱃불로 스스로의 몸을 지지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아쓰코는 그 때 분명히 그에게서 도망쳤어야 해요.


#3.
선코트마치다 403호에
고다 야스유키와 마야를 끌어들이다





요시오는 아쓰코에게 남자를 꾀어내라고 협박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만나게 된 남자는 고다 야스유키. 그는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만나려 했다는 이유로 요시오에게 발목이 잡히고 맙니다. 그리고 죄책감과 공포감을 세뇌당하죠. 그에게는 고등학생 어린 딸이 있었는데요. 그녀의 이름은 마야였습니다. 그는 그의 딸을 맨션에 데리고 오라는 지시를 받아요.

그렇게 네 사람은 기묘한 동거를 시작합니다.

요시오는 전기고문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고문을 통해 그 사람이 고통스러워 하면 그 모습을 즐기곤 했죠. 요시오는 딸이 보는 앞에서 고다에게 전기충격을 가합니다. 알몸으로 개구리처럼 뛰어다니는 고다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딸.

시간이 흘러 어느덧 고문기는 마야의 손에 쥐어졌습니다. 그리고 스위치를 누르기에 이르러요.

숱한 고문과 감시, 억압적인 세뇌와 가스라이팅으로 인해 고다와 마야는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없게 되고, 마침내는 서로가 서로의 잘못을 요시오에게 일러바치기까지 합니다. 이른 사람은 벌을 받지 않고, 잘못을 한 사람은 전기고문을 당했거든요.

고다는 결국 죽고 맙니다. 그의 딸의 손에.

요시오는 내가 한 일이 아니라며 왜 그렇게 심한 전류를 흘려 보냈느냐고, 그렇게까지 괴롭혀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마야를 나무라요. 따지고보면, 요시오는 그가 죽는 순간 가담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세뇌를 시켰을 뿐이죠. 다만, 그건 증거가 없으니까요. 그런 뜻이 아니었다고 하면 끝입니다. 막상 죽인 건 그가 아니었어요.

그리고 죽은 고다의 몸은 마야와 아쓰코가 썰어서 해체하고, 들키지 않도록 만들어 강에 흘려보냅니다.



#4.
선코트마치다 403호에
아쓰코의 가족을 끌어들이다






돈이 필요해진 요시오는 아쓰코에게 돈을 구해오라고 요구하고, 아쓰코는 집에 찾아갑니다. 고다를 해체할 때 사진을 들고서요.

요시오는 당신들의 딸이 누군가를 죽였으므로 경찰서에 가서 죄에 대한 벌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겠느냐고 묻습니다. 협박이죠. 아쓰코의 아버지는 그렇게 요시오에게 돈을 구해다줍니다.

그런 시간이 지속 되던 어느 날, 요시오는 자신들의 맨션에 아쓰코 일가족을 모두 데리고 와요. 그리고 감금을 시작합니다.

아쓰코의 아버지와 어머니, 언니, 그녀의 남편, 그리고 조카 두 명. 총 6명은 교묘한 이간질과 협박으로 세뇌를 당하기 시작하는데요. 이런 것이었습니다.

고다 때처럼, 잘못을 한 사람을 내게 이르면 그 사람은 벌을 받지 않고, 잘못을 한 사람은 전기고문을 당한다.

왜 이런 바보같은 협박에 세뇌를 당하느냐고요?

사람은 자신보다 우월한 존재를 무의식적으로 두려워하고 또, 그에게 잘 보이고 싶어하는 법입니다. 요시오는 벌을 주는 존재였어요. 요시오가 스스로 '내가 너희들 위에 군림하겠다!' 라고 말하지 않아도, 그가 만든 상황 속에서 아쓰코 가족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그래서 아빠의, 엄마의, 언니의, 동생의, 조카들의 잘못을 요시오에게 일러바쳤던 겁니다.

이 뿐만이면 그나마 다행이었겠지만, 요시오라는 짐승은 그만둘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쓰코의 아버지에게 밖에서 돈을 구해오라며 대출을 강요하고, 받아오지 못 하면 고문하고, 아쓰코와 그녀의 언니, 엄마와 육체적인 관계를 갖고, 초등학생과 유치원생이었던 조카들에게도 고문을 가했습니다. 밥은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주었고, 잘못을 하면 욕실에 가두어버렸죠. 방에 있을 때도 편히 있을 수 없었어요. 일자로 서 있어야 했습니다. 잠은 앉아서 자야했고요.

그리고 그러한 나날 속에서 그가 그들에게서 빼앗은 건 돈과 시간, 인간의 존엄성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가족의 개념도 빼앗았습니다.

아쓰코 가족은 이제는 부모 자식간의 사랑과 포용 같은 것을 기억할 수 없게 되었어요. 요시오는 자신의 눈 밖에 나는 사람은 죽여버리자고 마음 먹었는데요. 절대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일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가족의 손을 빌렸어요.

이를테면, 조카가 이제 10살이 되어 경찰에 진술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는데, 쟤가 이제까지의 네 범행을 불어버려도 괜찮을까? 하는 것이었죠. 가스라이팅이요.

그렇게 부모가 자식을 죽이고, 딸이 부모를 죽이고, 이모가 조카를 죽이는 대참사가 일어납니다.



#5.
신고와 세이코의 평화로운 나날에
끼어든 사부로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자그마한 집을 구해 하루하루 성실하게 일하고, 또 사랑하며 사는 신고와 세이코가 있습니다. 그들에게 어느 날, 사부로라는 웬 곰 같은 남자가 나타나요. 세이코는 그가 자신의 아빠라며 아무렇지 않은 듯 식사를 대접해주고, 당분간 함께 살면 안 되겠느냐는 경악스러운 제안을 하는데요.

사부로는 노숙자처럼 허름한 옷에, 갈 곳이 없는 사람이었어요. 사랑하는 세이코의 아빠라는데 모질게 내칠 순 없었겠죠. 너무나 싫지만 그를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그의 생활패턴을 지켜보니 수상한 점이 한 둘이 아니었어요. 산책을 나가는가 싶어 따라가보면 의자에 앉아 웬 맨션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겁니다. 그리고 어느 날은 한 여자를 쫓아다니고, 그 여자가 공중화장실에 들어갔다 나온 곳에 똑같이 들어가는 거 있죠? 남자가요.

그러던 어느 날, 신고는 우연히 사부로의 가방을 뒤적거리다가 의문의 간장통 같은 소스병을 발견합니다. 간장보다는 조금 더 붉고 진한 농도의 것.

사부로는 왜 네 개의 피를 가지고 다녔던 걸까요?



#6.
마야와 아쓰코의 상반된 진술






학대받은 고등학생 마야와 처음에는 요시오와 연인관계였던 아쓰코의 진술이 엇갈리는 순간이 옵니다. 처음에는 그럴 듯 하여 몽타주도 만들었어요. 그런데 요시오의 행방을 묻는 질문, 사부로에 관한 질문에 관해서는 서로 상반된 진술을 합니다.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소설이라 실화의 모든 것을 담지는 못한 듯 합니다. 각색 된 부분도 있고요. 저는 이 책을 읽고, 사건을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실상은 이보다 더 잔인했습니다.

어디서든 사람을 죽이고, 사건을 은폐하고, 죽은 몸을 쓰레기 버리듯 처리하고, 아무 일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냥 죽이는 것 뿐만이 아니라 잔인하게 훼손하는 사람들도 있죠. 한 명만 죽이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을 죽이는 사람들도 있고요.

저는 개중에서도 마츠나가와 같은 사람들이 가장 소름 끼칩니다. 인간을 죽이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아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고, 내게 해를 끼칠 것 같으면 다른 사람에게 짓밟고 처분해 버리라고 지시하죠. 그들에게 상대의 인격이나 존엄성은 관심 없습니다.
그는 재판 당시 법정에서도 만담을 하듯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요. 죄의식은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의 사진을 보면 나는 무고라는 듯 당당한 미소를 지은 모습마저 포착이 됩니다.

저는 그래도 인간이므로, 사회 안에서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므로 이러저러한 일들이 있어도 인간의 선함을 믿어 왔습니다. 그런데 아니네요.

마츠나가나 유영철 같은 사람들은 인간의 탈을 쓴 짐승이에요. 같은 인간이라고 보아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교화가 될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애초에 인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책을 계기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을 이용하고 죽이는 사람들을 더욱 경계하고 멀리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끝으로, 하이라이트 나누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면 모든 범죄에 이유를 밝힐 가치가 없다. 절도든, 살O이든, 치한이든 엿보기든 범죄는 범죄다. 나쁜 것은 나쁘다. 이유가 있는 없든 용서받을 수 없다. 범죄 사실만 확인되면 그에 맞는 벌을 준다. 그거면 된다. 그렇게 결론을 내려버리면 끝이다.

그런데 그 사실을 알면서도 사람은 범죄의 이유를 찾으려고 한다. 범죄가 발생하는 정신적, 사회적 구조를 해명하고 범죄자를 이해하려고 한다. 거기에서 도출된 이론을 통해서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질서를 유지하려고. 하지만 그게 과연 전부일까.

인간은 무서운 것이 아닐까.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건 당연히 무섭지만, 가해자가 되는 것도 똑같이 무서운 일이다. 자기 안에도 범죄의 싹이 있을 수 있다. 지금은 괜찮더라도 언제 자신도 범죄자가 될지 모른다. 그래서 알고 싶은 것이 아닐까.

자신과 범죄자는 뭐가 다른가. 범죄자가 되는 사람과 되지 않는 사람과의 경계선은 어디에 있는가. 가장 무서운 일은 그 경계선이 없는 것이다.

우메키 요시오를 체포하고 범행 이유를 자백시켜서 그의 지난 인생을 바라보았을 때 자신들과 요시오 사이를 구분 짓는 경계선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게 가장 무서운 일이다.




극 중 아쓰코의 실존 인물인 준코는 실은 마츠나가의 지시와 세뇌에 의해 벌인 일들임에도 불구하고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습니다. 1심에서는 사형을 선고 받았었지만 준코의 심리상태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 등을 보고 법원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이죠.

마츠나가는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준코와 그의 가족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죽이라고
가스라이팅 했습니다. 그렇게 피해자가 순식간에 가해자가 됐어요. 준코의 아버지와 그녀의 언니의 남편에게는 그녀가 저지른 범행의 흔적을 지우도록 시켰습니다. 증거은닉을 함으로써 그들은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 됐고요.

죄를 짓도록 만드는 겁니다. 인간은 피해자가 되는 일도 무섭지만, 가해자가 되는 일도 똑같이 무서운 것이라는 심리를 이용한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사람을 망가뜨리는 교묘하고도 치밀한 가스라이팅이 그 무엇보다 무섭다는 겁니다.


"납땜인두... 물론 그 이야기만으로도 무섭지만, 이제 별로 놀라게 되지 않는 저 자신이... 저는 더 무섭네요."

분명 사람은 익숙해진다. 즐거운 일에도, 괴로운 일에도, 상냥함에도, 미움에도. 남에게 상처 주는 일에도.




강한 자극을 받으면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돼요. 도파민에 중독된 뇌는 그래서 무섭다고 하죠. 제가 요즘들어 생각하는 말이 있습니다. '상황은 여기서 더 나빠질 수 있다.'

내가 지금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다 하더라도 내 사정은 개의치 않고 상황은 얼마든지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비윤리적이고 상식적이지 않다면 멈춰야 합니다. 익숙해지기 전에. 나도 모르는 새 그 강도를 더 높이기 전에요.


"녀석들은 다른 사람들을 동족으로 생각하지 않아요. 단순히 먹잇감으로만 보죠. 사랑도 하지 않고, 동정도 하지 않아요. 양심 따위는 아예 처음부터 가지고 있지 않고. 인간 시늉을 하며 상대를 속이다가, 본성을 드러내서 인정사정없이 공격을 시작해요. 육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괴롭혀서 돈을 토하게 하고, 그야말로 골수까지 빨아먹고, 그리고... 최악의 경우에는 죽여서 버리죠. 그게 녀석들이 살아가는 방법이에요. 일상이죠.

더 나쁜 건, 녀석들이 인간 사회의 규칙을 숙지하고 있다는 거예요. 절대 머리가 나쁘지는 않아요. 그저 그 규칙을 따를 생각이 없는 거죠. 그 정글에서 인간을 먹잇감으로 해서 자신만 살아남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놈들이 분명히 있어요. 사람의 탈을 쓴 짐승 말이에요. 하지만 슬프게도 사회는 그걸 인식하고 있지 않아요."




마지막입니다.


"부모 얼굴을 보고 싶다는 말이 있어요. 아마 외국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을 거예요.

사람은 개개인의 인간성이 그렇게 된 이유를 양육 방법에서 찾는 경향이 있어요.

물론 일반적으로는 그렇겠죠. 하지만 예외도 있어요. 내가 교도소에서 만난 사기꾼이 정말 그랬어요.

뭐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고 집도 유복했던 것 같은데 부모나 다른 사람에 대한 애정이 없어요. 사회는 먹잇감으로 넘치고 있어서 그걸 다 먹어치울 생각이었다고 진지하게 말했어요. 처음에는 강한 척하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아닌 것 같았어요.

아직 복역 중인데, 가능하면 평생 교도소에서 못 나오게 했으면 싶어요. 아니, 내보내서는 안돼요.

놈들을 교정하고 교육시키는 일은 불가능 해요. 우리 인간들이 할 수 있는 건 놈들과 철저하게 접촉을 피하는 것뿐이에요.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싸우는 수밖에 없어요. 같은 인간이라고 방심했다가는 반드시 험한 꼴을 당해요.

녀석들과는 공존할 수 없어요. 녀석들은 사람이 아니에요. 사나운 짐승이에요."




인간의 탈을 쓴 짐승들을 경계해야겠습니다. 멀리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보는 눈을 길러야겠어요. 상종하지 않고, 교도소에 갇히기를 기다릴게요.

짐승의 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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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저번주에 '친구의 전설'이라는 뮤지컬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장소를 착각하는 바람에 그만 헛탕치고 말았지 뭡니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를 손꼽아 기다렸어요. 저는 아이와 달에 최소 한 번은 공연을 꼭 보러 다니는데요, 이번에는 아이에게 어떤 공연인지 미리 말해주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단순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해 괜히 실망할까봐 우려가 되었거든요. 앤서니브라운의 책은 저희 집에도 여럿 꽂혀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일을 아는데, 그림이 독창적이고 내용이 강렬한 울림을 주는 반면 너무 짧아서 저는 늘 아쉽다고 생각하곤 했어요. 그래서 말해주지 않았어요. (지나치게 제 위주였네요😵‍💫)

백희나 작가님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장수탕선녀님, 알사탕과 같은 공연들도 저는 내용을 모르니 기대를 하지 않고 봐서 더욱 큰 감동이 있었던 것 같아요. 여하튼, 그러한 상태로 공연장에 입장했습니다.




 


공연 정보를 먼저 설명 드려야겠죠? 저는 이번에도 인터파크에서 예매했습니다. 공연일은 3월 23일 토요일이었고요. 예매일은 2월 4일이었습니다. (좋은 자리 선점을 위해 꼭 한 달 전 쯤 예매를 해요.)

공연장소는 서울상상나라 극장. 좌석번호는 가열 13, 14번이었고, 티켓금액은 1인당 18,000원이었네요. 공연시간은 50분이었습니다.


 

시야는 이래요. 맨 앞 자리였고요. 무대 정중앙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자리였어요.

서울상상나라 극장은 이번 공연으로 처음 가 봤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작지는 않더라고요. 그리고 꽤 많은 분들이 보러 오셨었고요. 인상적이었던 건, 그렇다곤 해도 (Tip)소규모 극장인데 무대와 좌석간 거리가 넓었다는 거예요. 맨 앞 자리를 예매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죠.



고릴라 내용





고릴라를 좋아하는 한나는 아빠에게 고릴라를 보러 동물원에 가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빠는 늘 같은 말만 되풀이 했죠.

"나중에"

일이 많아 바쁜 아빠는 한나와 놀고 싶어도 놀 수 없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아빠는 이번 주말에, 한나에게 함께 놀자고 약속을 하는데요. 평일에 바쁘고 힘들었던 아빠가 방전되어 그만 주말에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렸어요.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것이었죠.

내일은 한나의 생일이에요. 한나는 아빠에게 고릴라를 선물 받고 싶다고 했어요. 그런 한나에게 아빠는 고릴라 인형을 선물해 주었죠. 그런 고릴라를 침대에 두고 한나는 잠이 들어요.

어두운 밤 중, 작고 앙증맞던 고릴라 인형이 조금씩 부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는 엄청나게 커져버렸습니다. 그리고 한나를 깨웁니다. 겁먹지 않도록 달래가며 말이에요. 어느덧 고릴라를 무서워 하지 않게 된 한나가 고릴라에게 말합니다.

"나 정말 동물원에 가고싶어."

둘은 살금살금 밑으로 내려가 나란히 코트를 입어요. 한나는 자기 것을, 고릴라는 아빠의 것을.

그리고 동물원에서 둘은 고릴라 뿐 아니라 오랑우탄, 침팬지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한나가 영화를 보고 싶다고 해서 영화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었죠.

고릴라는 내일 또 보자며 한나가 다시 잠자리에 들 수 있게 도와주는데요. 그렇게 둘은 인사를 나눕니다.

키가 무척 컸던 고릴라가 어느덧 다시 작아지고, 한나의 품에서 함께 아침을 맞아요. 고릴라를 데리고 한나는 아빠에게 달려갑니다.

"생일 축하한다, 귀염둥이. 동물원에 가고 싶었지?"

한나는 아빠를 바라봅니다. 한나는 행복했어요.




 



공연을 보고 집에 와 따로 책 내용을 인터넷에서 살펴보았는데요. 이런 내용이더라고요.

책과 공연 내용은 크게 다르진 않았어요. 다만, 50분 공연시간을 메우기 위해 책에 담기지 않은 장면들이 추가 된 것들이 있더군요. (주로 배우분들이 노래와 춤을 추거나 웃음을 끌어내는 장면들)

그리고 책에서는 무뚝뚝해 보였던 아빠가 극 중에서는 한나에게 짬이 날 때마다 애정표현을 해주는 것이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어요. 조용해 보였던 한나가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비춰진 것도 조금 다른 부분이었네요.

하지만 책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정확히 전달했습니다. 아, 책에 나오지 않은 아주 강렬한 메시지도 나왔었네요.

한나에게 고릴라가 왜 좋냐고 물었을 때 한나가 그래요.

"아빠 같아서요."

그 대답을 마지막으로 무대의 막이 올라갔거든요. 책에서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데 한나의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라 기억에 남았습니다.


 

공연장을 둘러봤을 때 아빠와 함께 공연을 보러 온 친구들이 많이 보였어요. 아빠분들의 느낀 바가 저는 궁금하더라고요. 실제로 그렇잖아요, 일 때문에 바쁘고 피로해서 아이와 놀고 싶어도 놀아줄 수가 없잖아요. 본인을 연기한 이 공연을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했네요.

그리고 아직 다섯살인 우리 아이는 아직 모를 수도 있지만, 초등학생 쯤 되면 정말 서운함이 가슴 안에 켜켜이 쌓여있을지도 몰라요. 그 나잇대 아이들에게는 이 공연이 어떤 시간이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 공연으로 아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까요?





 


한나의 아빠는 늘 '나중에'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요. 아이와의 시간은 '현재'가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아이와 이토록 많이 놀 수 있는 시간도 따지고 보면 그닥 길지 않지 않나요? 아이가 미래에 겪게 될 세상의 풍파에 맞서 싸울 뿌리깊은 힘은 지금 생긴다고 생각해요.

저도 요즘 공부하느라 아이와 많이 놀아주지 못 해요. 주로 아빠가 놀아주죠. 놀고 있는 아이와 아빠를 보면 '몇 년 후'가 눈에 선하다니까요, 아빠를 얼마나 찾고 좋아할지가 보여요.

한나와 멋진 하루를 보낸 고릴라가 부럽기도 하고, 멋있기도 한 공연이었습니다.


 

참! 우리 아이는 이 공연을 '무섭다'고 표현했는데요. 왜 그런고 하니...

중간에 고릴라가 엄청나게 큰 얼굴을 하고 나타나요. 무대에 다 안 담길 정도로 말이죠. 그게 무서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재미있다고 박수를 막 쳤는데 다섯살 아이는 그게 무서웠나봐요.

모든 아이가 다 무서워 할 거라는 보장은 없어요. 하지만 공연 자체가 처음이거나 겁이 많은 아이들에게는 부모님이 미리 언질을 주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공연이 끝나고나서는 한 층을 올라가 서울상상나라에 갔습니다. 서울상상나라 극장에서 공연을 본 날은 무조건 서울상상나라까지 세트까지. 요 재밌는 델 그냥 지나칠 수야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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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매를 못 하셨거나 연간회원권이 없으신 분들은 밖으로 나와 어린이대공원을 걸어보시는 것도 좋겠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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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아이와 이제까지 보았던 공연 후기 남길게요.

앞으로도 아이가 커감에 따라 다양하고 재미난 공연들 많이 보러 다닐 예정이라 관심 있으신 분들은 제 블로그에 자주 찾아와주세요ヽ( ᐛ )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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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엄마나이' 5살입니다. 아직 어린이죠. 그런데 이 5년 동안 저에게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잊을 수 없는 말, 행동, 그리고 감정.

보통 엄마들간의 만남을 '난이도 최상의 인간관계'라고 하는데요. 공감합니다. 그 어떤 관계보다 어려운 관계인 것 같아요.

들어가기에 앞서 이 책의 저자인 강빈맘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강빈맘은...






강남에서 10년 이상 외국어 강사로 활동하며 입시생들의 멘토가 되어주었습니다. 출산 후에는 SNS에 쓰기 시작한 글을 본 엄마들의 공감을 사며 엄마들의 요청으로 결국 전자책 독립 출간에까지 성공을 하셨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 더 많은 사연과 피드백을 반영한 이 종이책, <내가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는 이유>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 대한 간단한 소개,
읽으면 좋은 사람







이 책은 엄마들간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밀어내고 있지만은 않습니다. 그런 엄마들의 마음을 공감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위로를 주기도 하고, 반대로 엄마들 만남에 활발히 참여하며 고된 육아에 비타민 같은 활력소를 경험하시는 분들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릅니다. 그리고 이것 또한 인간관계이니 누가 옳고 틀리다는 정답이 없습니다. 다만, 내향적인 분들에게는 '아이를 매개로 만나게 된 다른 부모와의 만남'이 사람 만나는 것을 좋아하는 외향적인 분들보다 더 불편하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께 이 책이 힘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엄마들과의 만남에 지치신 분들, 겁을 먹고 계신 분들, 그리고 엄마관계가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에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밀리의서재에서 밑줄을 쫙쫙 그으며 봤습니다.
남겨두었던 이야기, 여러분과 함께 보며 제 이야기도 나눠보겠습니다.


엄마들의 관계는 인간관계 난이도 최상에 속하는 관계라는 말이 있듯, 노력만으로 유지되기가 힘들다.




왜일까요? 직접 겪어본 분들은 이해하실 거예요. 왜냐하면 이 관계는 아이들로 맺어진 관계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이 관계를 이어나가기 싫다고 하면 거진 끝이라고 봐야해요.

아이들은 아이들의 방식으로 표현 하죠. "쟤 싫어", "너랑 안 놀아", "나 괴롭혔어".

스스로 해결하지 못 하는 불편감을 부모에게 와서 털어놔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구체적으로. 그럼 부모는 고민을 하게 됩니다.
육아의 짐을 덜어보고자 시작하게 된 만남의 장이 오히려 어깨를 더 짓누를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고요.

또, 엄마들의 만남에서는 이제까지 내가 노력해서 이루어낸 것들이 큰 빛을 발하지 않습니다. 박사과정을 밟고 유능한 인재들과 열심히 일했던 커리어? 박수쳐주지 않아요. 내가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을 먼저 가 본 선배맘들, 육아정보가 많은 엄마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외국어를 처음 배우는 사람처럼 초보 엄마들은 모든 것을 새로 배워야 하는 느낌입니다. 아이 나이가 곧 엄마 나이에요. 😵‍💫

그리고 편견과 선입견, 고정관념이 짙은 관계이기도 합니다. 더러는 사는 집과 연봉, 직업, 시댁의 재력수준을 통해 그 엄마와 아이를 평가하기도 하니까요.








이 세계에는 '순수하게 저 사람이 좋아 인연을 맺고싶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없어요. (있다면 운이 좋으신 겁니다!) 씁쓸하지만 현실이죠.

나와 상대방이 일대일로만 맺어진 관계가 아닌 나와 아이, 상대방과 상대방의 아이, 이렇게 2인 1조로 만나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아이를 매개로 어떤 관계보다 쉽고 빠르게 유대감을 형성하지만, 반대로 아이 때문에 어떤 관계보다도 쉽게 등을 돌릴 수 있는 관계다. 아이들이 치고받고 싸우거나, 서로에게 상처라도 입히면 아이들보다 엄마들이 더 흥분한다. 결국 아이들이 나중에 다시 친해지고 싶어도, 엄마들 눈치를 보느라 같이 못 노는 일도 일어난다. 결국 어제의 절친이 오늘의 원수가 되어버린다.



친구들과 함께 노는 모습을 보는데 우리 아이만 묘하게 소외를 당하는 것 같다거나, 한 친구가 하자는대로 따라만 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각이 많아지죠. 상대 아이에게 맞아서 오거나, 맞아서 왔는데도 상대 엄마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으면 또 생각이 많아지고요.

처음엔 아이에게 문제해결법을 알려줄 겁니다. 그리고 상대 아이 엄마와 아는 사이라면 넌지시 얘기를 꺼내볼테죠. 이제 그 엄마의 대응에 따라 이 관계는 파멸할 수도, 더욱 더 깊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요.

어제는 싫었는데 오늘은 또 좋을 수도 있는 우리 아이들은 싸우면서 크잖아요. 그 과정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고, 오해를 푸는 경험을 해 볼 수도 있고요. 마침내 사이가 회복된 아이들은 사이가 나빠진 엄마들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눈치만 보다가 결국은 멀어지고 맙니다. 놀아도 몰래 놀죠.

내 아이가 맞고 왔는데 상대 엄마가 적반하장의 태도로 오히려 내 아이가 바보같아 맞은거다, 라는 식으로 나온다면 그 관계는 정리해야 하는 게 맞습니다. (당연!)

하지만 대응이 내 성에 차지 않는, 영 서운한 것이었다면 흥분을 가라앉히고 조금 더 멀리 볼 필요가 있어요. 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그리고 티가 나지 않게, 서서히 거리를 두며 생각할 시간을 가지세요.

이건 갑자기 생각난 제 경험담인데요. 🫠


제 아이가 가지고 온 공을 다른 아이가 자기 것이라며 가지고 간 겁니다. 아이는 공을 돌려달라고 했고 상대 아이는 돌려주지 않았고요. 화가 난 아이는 놀이터에서 큰 목소리로 "OO이 싫어!" 라고 외쳤습니다. 같이 안 놀 거라고.

중간에서 엄마들은 난처했습니다. 나름대로 중재를 하고 수습을 하려 했지만 아이들은 울고 불고 화내고 떼쓰고 난리도 아니었죠... 결국 아이들을 데리고 각자의 집으로 가는 것으로 상황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

그 후 상대 아이의 엄마가 저희와 놀이터에 가는 횟수를 조금씩 줄여가는 게 느껴졌어요. 저도 제 아이가 상대 아이와 만날 때마다 싸우는 게 보기 힘들어 생각이 많았는데, 그렇게 저와 제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는 선 안에서 조심히 행동을 하는 모습이 저는 고맙더군요? 어른스럽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싫다고 무작정 손절을 할 수만도 없는 이 관계를 잘 다루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그 엄마는 첫째가 있는 선배맘이었는데 내공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저는 하나를 배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자랄수록 신체 발육과 언어 발달뿐만 아니라 아이의 성향, 개개인의 재능, 사회성과 친구 관계까지도 비교 대상이 된다. 행여나 아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지 못하거나 치일까 봐 엄마의 마음은 불안하다. 하지만 엄마의 걱정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을 재차 마음에 새기자. 아이는 부모의 눈빛을 먹고 살아간다. 걱정스러운 눈빛을 먹고 산 아이는 자기 스스로를 믿지 못하고, 신뢰의 눈빛을 먹고 자란 아이는 스스로를 신뢰한다.



저는 그래서 애시당초 엄마들과의 만남 약속을 잘 잡지 않습니다. 반 아이들 엄마들과도 일 년에 몇 번 볼까말까해요. 왜냐하면 저는 저를 아니까요.

저도 모르게 남들과 저를 비교하는 습관을 아이에게 적용할까 두려워서요. 괜히 자기 속도대로 잘 자라고 있는 아이 잡을까 두려워서요.

교육적으로 잘 가르치고 있는 엄마를 보면 집에 돌아와 나도 꼭 책 한 권이라도 읽혀 재워야 할 것 같고, 잘 차려 먹이는 엄마를 보면 제가 만든 밥상 메뉴를 보며 못난 엄마 같다는 생각에 자존감이 떨어집니다.

그게 무서워서 약속을 잡지 않습니다.

본문에서도 나왔는데, 엄마들 만남은 주로 육아를 하느라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라 했어요. 제가 조금 더 자신감이 있고, 꺾여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높은 회복탄력성을 갖게 되었을 때 나가고 싶어요.

"왜 거기 있잖아요. OO공원 가는 길에 있는 그 아파트요. 뭐, 어디 사는지가 중요한 건 아닌데... 그래도 좀 그렇지 않아요?" 입을 빼죽거리는 모습에서 오만과 불만이 동시에 느껴졌다. 오, 맙소사! 내가 마주하고 있는 이 엄마가 바로 뉴스에서만 보던 '아파트 시세로 계급을 나누는 엄마'였다니. 아이를 낳기 전 이런 엄마들에 관한 기사를 보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엄마들의 세계에 들어와 보니,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없는 일도 아니었다.



저도 이런 일을 겪은 적이 있습니다. 거짓말이 아니에요.
직접 겪기 전까지는 저도 신화 속에서나 나오는 유니콘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 그런데 진짜 있더라고요.

연봉, 직업, 전세자가여부, 평수, 차종, 대출은 끼고 들어왔는지, 받았다면 얼마 받았는지... 를 물어보는 사람이요! 심지어 저는 엄마, 아빠 두 명에게 질문을 받았습니다. 두 사람이 앉은 자리에서 눈빛을 반짝이며 다다다 물어보더라고요. 저건, 질문을 통해 상대의 재력을 확인해보겠다는 거잖아요?

상당히 무례한 행동이라 그 이후 단번에 손절했습니다. 불쾌해서요. 그리고 제가 그들에게 되갚아준 가장 큰 복수는 그게 잘못된 행동임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어딘가에서 또 그런 질문을 반복할 거예요. 그럼으로 인해 뒤따르는 불행을 예견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아주었습니다. 🤪

엄마가 엄마들 관계에 전전긍긍, 아이의 친구 관계에도 전전긍긍하면 아이도 친구 없으면 큰일 나는 줄 알고 도리어 더 예민해지기 쉽다.



저도 제 부모를 보고 배우고 싶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 것들이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터득한 것들은 알아차리기도 어렵거니와 수정하기도 힘이 듭니다.

아이의 마음에 각인 될 질 낮은 행동들은 조심해야 합니다.

내 아이가 배제되어도 배신감 느끼지 말고, 반대로 내 아이가 다른 새로운 친구와 더 친해지더라도 죄책감 느끼지 말 것.



현재의 제게 거의 불가능한 말이라 앞으로 실천하려 노력하려고 그어두었습니다...🤣

저는 제 감정을 아이가 똑같이 느꼈다고 착각하지 않아야 하고, 아이의 이야기를 신중히 들어야 합니다. 오래 유심히 살피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찾을 겁니다. 내 생각에 맞는 것 같다고 무작정 개입하는 게 아니라요.

이 세상엔 무례한 사람이 너무나 많고, 자신이 무례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은 드물다. 상대방의 무례함을 탓하면서 고통받고 살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아깝다. 더군다나 무례함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지 않은가? 누군가를 무례하다고 탓하기보단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서 단단해지는 것이 원만하게 사는 비결이다. 그러기 위해선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해야 한다. 첫째, 적당히 둔감해질 것. 중요하지 않은 타인의 말은 담아두지 말고 흘려버릴 것. 둘째, 부당한 상황에선 적당히 받아칠 것. 좋은 사람 되려다 만만한 사람 되니, 아닌 건 아니라고 말할 것. 셋째, 피해의식을 버릴 것.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이 내가 너무 예민해서 겪는 것일 수도 있음을 기억할 것.



이건 비단 엄마들과의 관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 가능한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은 "새들도 허수아비가 움직이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를 조롱하고 곡식을 쪼아 먹는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관계에서 쓴맛과 단맛을 잘 배합한다. 단맛만 있으면 어린아이나 어리석은 사람들의 군것질감밖에 되지 않는다" 라며 부당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선함이 아니라 무능함임을 강조했다.



이 세계에서는 더더욱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무례하지도, 너무 착한 사람이지도 않도록.

육아 전문가는 "부모가 지나치게 허용적이어도 불안이 생긴다. 많이 경험하고 타인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자기만의 단단한 기준이 생겨야 아이가 편안해진다." 라고 말했다. 너무 좋은 부모가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부모에겐 아이의 마음을 무조건 수용해주는 것 이상의 역할이 있다. 바로 시련을 겪어 나갈 힘을 키워주는 것이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 세상은 시련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저는 앞으로도 이 세계에서 부딪히고 깨지며 더 많이 배울겁니다. 슬프고 힘든 날도 있겠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을거예요. 시간은 흐르고, 시절인연은 추억 속에 묻힐 날이 올 테니까요. 그 때 내 옆에 있는 아이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지 않게 후회할 짓 하지 말아야죠. 🙋🏻‍♀️







더 쓰고 싶은데 이미 글이 너무 길어져서(저도 쓰면서 놀람...) 이만 줄일게요.

공감 가는 내용이 있었나요? 책에는 더 많은 내용들이 담겨있어요. 엄마들간의 관계로 인해 힘들어 하는 분이라면 꼭 읽어보세요.

그리고 강빈맘의 인스타그램에 가면 이 세계에 지친 엄마들이 입을 모아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고 있어요. 댓글들을 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게 묘한 위로가 되더라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관계입니다.

당신이 유별난 게 아니에요.


혹시 힘들어 하고 있다면 기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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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유치원에서 한 번 다녀온 송파책박물관, 따로 한 번 느긋하게 다녀오고 싶어 예약하고 다녀왔어요.

막상 다녀와보니... 생각보다 그렇게 크지는 않더라고요? 하지만 책과 함께 하는 공간이고, 다양한 체험시설들이 많아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아이도 좋아했고.

5살 아이와 함께 한 송파책박물관, 어떤 모습이었는지 함께 보시죠! 💁🏻‍♀️


<송파 책박물관 북키움>

✔️ 주소 : 서울 송파구 송파대로 37길 77
✔️ 전화번호 : 0507-1362-2486
✔️ 주차요금
최초 30분 무료, 초과 5분당 150원 가산, 카드결제만 가능(현금불가)
✔️ 관람료 무료
✔️ 권장연령 만 3세~만 5세
✔️ 반드시 보호자 동반시 입장 가능
✔️ 인터넷 예약
✔️ 잭과 콩나무 전시물(키즈놀이터)은 100cm 미만 어린이 입장불가




북키움은 회차로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나뉘어져 있습니다. 1회, 2회, 3회로 진행되고 있지요.


  • 1회 10:00~11:50분
  • 2회 13:00~14:50분
  • 3회 15:00~16:50분


입장 인원은 각 회차마다 70명으로 정해져 있고요. 입장은 입장 시작 20분이 지나면 불가합니다. 어린이 3인에 보호자 최소 1명이 함께 해야 한다는 규정도 있어요.

예약은 인터넷으로 받고 있는데요. 원하는 날짜의 회차를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위 사진은 북키움이 아닙니다. 송파책박물관에 들어가시면 이렇게 자유로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넓지 않나요? 이 외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더 있었습니다.



어르신들도 앉아 느긋한 독서시간을 즐기고 계시더라고요. 이뿐 아니라, 2층에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노트북 자리도 여러 개 만들어 두었더라고요.



시간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시간이 되어 문이 열린다는 소리를 듣고 차례차례 입장했습니다.

신발은 벗고 들어가고요. 안내데스크 기준 왼쪽 신발장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물품보관함도 바로 그 옆에 있어요.

들어가자마자 든 생각은 '정말 동화나라에 온 것 같다!'였어요.

물론 황홀할 정도로 몰입이 될 정돈 아니었지만, 디자인이 아기자기하고 통통 튀는 색감이 그런 생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



북키움에는 다양한 동화들을 간접경험 해볼 수 있는 시설물들이 마련되어 있는데요. 위 사진은 행복한 삼형제입니다.

양탄자 위에 올라가면 바람이 나와요. 하늘을 날으는 양탄자라 바람 효과를 넣었나봐요.

그리고, 저는 책 내용을 모르는데요.



방문 전,

헨젤과 그레텔, 빨간모자, 백설공주, 브레멘음악대, 춤추는 빨간구두, 벌거벗은 임금님, 잭과 콩나무

책을 읽고 가시면 더욱 풍성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다음 방문할 때에는 책을 읽고 가거나 아니면 체험관 안에 책을 읽을 수 있는 미니도서관이 있거든요.



이렇게요.

이 안에서 책을 골라 읽은 후 체험을 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책 속에서 인물들이 보고 듣고 만졌던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본다는 거 의미 있잖아요.



브레멘음악대 입니다. 동물 친구들이 각각 악기를 연주해 악당을 물리치는 내용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이 곳엔 악기들이 준비가 되어 있었습니다.



실로폰, 미니 젬베, 윈드차임 등이 있었어요. 실로폰 옆에 작은 버튼이 있어요. 누르면 노래가 나옵니다. 노래에 맞춰 악기를 뚱가뚱가 해보았는데 5살 아이도 제법 즐거워 하며 한 곡을 완주하더군요.



이 곳은 벌거벗은임금님 방입니다. 의상과 소품이 준비되어 있었고요. 옷이 많지는 않았지만, 만약 아이가 이 동화를 좋아한다면 한동안 머물러 있을 것 같단 생각을 했습니다.

어른인 제 눈에나 재미없어 보이는거지 아이들의 시선은 또 모르죠.



백설공주의 방에도 들어가 보았습니다. 백설공주 하면 바로 '사과'가 떠오르시죠. 역시 사과가 준비 되어 있었어요.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마녀의 손에 사과를 주면 마녀가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엔 거울이 또 하나 있었는데요. 그 유명한 대사를 하셔야 해요.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그럼 거울이 또 답변을 들려줄 겁니다.



빨간 모자를 쓴 소녀의 방에도 가보았습니다. 제가 사진에 미처 다 담지 못 한 공간이 있을 거예요.

이 위층에 또 다른 공간이 있어 올라가 보았는데요.



이 공간도 아래층 빨간모자의 공간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더군요.

참고로 매트는 푹신하지 않고 딱딱하니,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여나 다이빙 하시는 일이 없도록 주의 바랍니다!



이 곳은 춤추는 빨간구두의 공간이에요. 사이즈가 각각 다른 세 개의 구두가 준비되어 있으니 골라 신으면 되고요. 화면에는 발레, 플라멩코, 훌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아이는 연일 발레만을 선택해 춤을 추더라고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나와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사람이 없으면 또 하고 또 하고를 반복해서 제가 아는데요. 이 세 개 중 발레가 가장 몸을 많이 움직입니다. 다 끝나고나니 땀이 땀이...

춤이 끝나면 사진 세 장이 떠요. 그 중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해 내 이메일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 보내도 되고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춤을 추고, 그 모습을 정면으로 함께 보고, 기념사진까지 남길 수 있으니 좋은 추억 만들기에 좋은 시간 같아요. 꼭 해보시면 좋겠어요.



이 곳은 동화마을 친구들을 색칠하고 동화 속 화면에 내 그림을 띄워볼 수 있는 곳인데요.

제가 갔을 때는 자원봉사자님들이 곳곳에 계셔서 조금이라도 헤매면 곧 도와주고는 하셨어요. 아이가 색칠을 다 하면 자원봉사자님께 드리고, 그걸 스캔해 주시더라고요.

이건 놀러갈 때마다 보이면 꼭 하는 체험인데, 할 때마다 신기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예뻐서 저도 좋아하는 것 중 하납니다.



잭과 콩나무입니다. 미니도서관 옆에 붙어 있고요. 자원봉사자님이 계셨는데, 키가 100cm가 안 되는 친구들은 들어올 수 없음을 고지해주고 계셨어요. 저희 집 아이는 아쉽게도 키가 좀 모자라 여기 들어갈 수 없었네요.

에구... 어떤 아이는 여기 들어가지 못 해 울던데, 시각에 따라서는 이 공간이 북키움의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쉬웠어요. 키가 더 크면 꼭 들어가보자!



생각보다 작은 규모에 사실 좀 놀랐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고, 체험시설이 그렇게 많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조금 아쉬웠지만 아이들이 동화를 즐기기에는 이 정도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여러가지 동화를 한 공간 안에 담은건데, 이 정도면 뭐.

다행히 집과 가까워 자주 놀러오려고 합니다. 북키움 예약을 못 했으면 도서관에서 책만 읽고 돌아와도 좋을 것 같아요.








북키움에서 나와서는 1층에 위치한 카페에서 젤리와 쿠키를 사먹었어요. 1층에 카페가 있어 같은 1층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진 않을까 했는데 다들 조용히 드시더군요. (역시 이래서 책 많은 곳은 죠와...)

1시간 50분이라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던 북키움. 동화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미리 예약을 하고 한 번쯤 다녀와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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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씨어터에서* 뮤지컬 알사탕을 보고, 근처 밥집을 찾다가 <할머니의 레시피>를 알게 되었어요. 다른 블로그에서 이 집을 처음 보았을 때 소담하고 조용한 분위기인 것 같아 마음에 들었는데, 방문하고 보니 예상한 그대로더군요! 💪🏻

(참고로 '서울숲씨어터'에서 '할머니의레시피'까지 거리는 걸어서 3-5분 정도입니다. 뛰어가면 그보다 빨리 도착해요.)


<할머니의 레시피>

▪️주소 : 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44-12
▪️전화번호 : 0507-1429-5101
▪️영업시간
- 매일 11:30 - 21:10
- 브레이크타임 15:30 - 17:00
- 라스트오더 15:00(점심), 20:30(저녁)



'할머니의 레시피'는
주재원 파견 근무로 잦은 해외 생활을
해 온 부부가 주재원 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차린 한식 레스토랑이에요.
어머니를 통해 할머니의 손맛 배인
음식을 들었고, 그 기억에 기대어
음식을 배웠다고 하네요. 👏🏻





저는 급하게 밥을 주문하느라 둘러보진 못 했는데, 식당 곳곳을 살펴보면,
어머니의 혼수품 등 개인 소장품으로 실내 인테리어를 꾸며 더욱 따스한 느낌을 주고 있다고 해요. 둘러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소의 갈비뼈 끝에 붙어 있는 숨뼈를 이용한 얼큰한 숨뼛국이 이 집의 대표메뉴 중 하나이고요. 숨뼛국으로는 '생방송 아침이 좋다', '미식클럽'에 방송 출연도 했다고 합니다. 🙊



하지만 처음 이 집을 찾기까지는 마냥 쉽지만은 않았어요. 큰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하여... 지도를 보고 둘레둘레 찾아갔지요. 마침내 발견을 하고는 무척 반가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 곳은
식당 외부부터 독특한 인테리어로 눈을 끌고 있었어요. 👀



마침내 들어간 내부는 계단을 올라간 2층에 위치하고 있었고요. 그렇게 큰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더 폭닥하고 포근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기도 해요.

창가에 창문이 크게 트여있어 밖을 바라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았는데, 사람 생각 거기서 거기라고, 좋은 자리는 이미 다 꽉 찼더라고요. 창문 옆 공간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직원 분들은 옆에서 교대로 서 계시며 필요사항을 체크하고 계신 것 같았어요.

그리고 바로 옆 자리에서 일본어가 들렸는데요. 일본인 두 분이신 것 같더라고요. 식사를 어느정도 했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여기, 외국인 친구들을 데리고 오기에도 적당한 곳 같다고요!👍🏻



글자가 작으니 클릭해서 확대하여 보아주세요!

쌈밥, 돌게장, 비빔밥, 숨뼈국, 제육볶음, 떡갈비, 생선구이 등은 외국인 친구에게 한국의 맛을 보여주는 데 적당해 보여요.

저는 아이와 함께 간 것이었기 때문에 생선구이 정식을 먼저 시키고 골뱅이소면, 남편은 간장돌게장을 주문 했는데요. (저는 배가 별로 고프지 않았기 때문에 맥주 한 잔 하려고 일부러 골뱅이를 시켰습니다. 🤭)

골뱅이소면과 함께 먹으려 주문한 테라를 옆에 두자 곧이어 독특한 모양의 잔을 주셨습니다.



밑반찬 그릇보다 큰 맥주잔이에요. 크하하. 😁

밑반찬 한 번 볼까요? 적당한 양이 담겨져 나와요.
도토리묵, 멸치는 정말 부모님이 만들어주신 맛이 나더라고요... 집밥 같아 부담 없이 먹었어요. 샐러드는 소스가 부족해 아쉬웠지만요.



아이 먹이려고 주문한 생선구이 정식(11,000원)입니다. 흰쌀밥 왼쪽 옆에 있는 것은 호박죽이에요, 오른쪽 옆에 있는 것은 된장국이고요.



(사진 너무 못 찍었죠... 인정합니다...🤦🏻‍♀️아이 먹이느라 바빠 사진 찍을 시간이 없었다는 핑계를 대봅니다.)

가자미는 큰 뼈를 제거하면 크게 가시를 제거할 게 없어서 편하게 먹었어요. 그래도 아이가 먹는거라 두 번 세 번 확인은 했지만요.

가자미 껍질은 후라이드 치킨처럼 살짝 바삭하고 짭쪼롬해서 이거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고요.
아이는 살 부분을 발라주고 저는 껍질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양이 꽤 많았어요.

아이는 벌써 식사가 끝났는데도 절반이나 남아서 제가 다 먹어야 했네요. 비리거나 짜지 않았고, 정성 들여 식탁에 올린 집밥 생선구이 느낌이 나 정말 기분 좋게 먹었습니다. 😭

그리고
된장국도 간이 적당해 밥 말아 후루룩 먹었어요. 건더기는 딱히 없었는데요. 이것도 밥도둑이더라고요. 입맛 없을 때 먹으면 딱일 것 같아요.

호박죽은 농도가 괜찮았고 적당히 달더군요.



이건 남편이 주문한 간장돌게장(16,000원)입니다. 양이 많아 보이진 않아서 차마 뺏어먹지 못 했어요. 소감을 들었는데요.

맛있는데 조금 쓰다고 했어요. 아마 내장 부분 쪽 맛이 강했나보죠? 그래도 준비해주신 가위로 다리까지 싹뚝싹뚝 잘라, 발라 먹으면서 밥 한 공기 클리어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버터까지 올려 야무지게 먹던데요...

...??????😑



이건 제가 주문한 골뱅이소면(20,000원)입니다. 그러고보니 셋이 시킨 메뉴 중 제가 주문한 음식이 가장 비쌌네요?

음, 다른 식당에서도 골뱅이소면은 이 정도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는 걸로 알아요. 그런데
다음엔 소면이라도 조금 더 추가가 된다면 좋겠어요. 양이 너무 아쉬웠거든요. 😥

하지만 맛은 있었습니다.
들어간 양배추가 아삭하고 시원했고, 오이도 시원한 맛을 더해주었습니다.

맥주에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었어요. 🍺👍🏻


출처: 네이버 할머니의 레시피 제공


제가 찍은 사진들이 너무 볼품 없어... 괜히 저 때문에 식당에 실망을 하실까봐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식당 사진도 첨부합니다. 😇

창가는 이렇게 시원히 트여있습니다. 눈이 올 때는 나무 위에 내려 앉은 눈의 모습이 절경이더군요.

식당 자체가
시끄러운 분위기도 아니고, 음식도 집밥 같은 포근한 느낌이라 재방문 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







부담없는 한식을 맛보고 싶을 때, 할머니의 레시피를 방문 해보세요.

또, 외국인 친구들에게 한식을 맛보여 주고 싶을 때에도, 조용하고 소담한 할머니의 레시피를 추천 드립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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