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플레이쿡은 오늘로 두 번째 수업이었어요. 강좌 이름이 생소하신 분들이 좀 계실 것 같아 이건 어떤 강좌인지 소개 먼저 드리고 이야기를 해볼게요.
베베플레이쿡은 먹거리를 보고 만지고 맛보는 요리놀이 프로그램이에요. 다양한 식재료와 놀잇감, 생태, 자연 등의 소재로 아기들의 연령별 필요한 발달을 돕기도 하고요. 또한, 먹거리에 대한 경험으로 편식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오감 통합 놀이 수업이에요.
또 베베플레이쿡이다른 강좌와 차별화 된 점이라면, 수업이 끝나면 그 날 가지고 놀았던 재료를 이용해 선생님이 간단한 음식을 만들어주신다는 데 있는데요. 미각 발달을 돕는 강좌는 흔치 않은 것 같아서요. 그래서 이사가 코앞임에도 불구 남은 회차는 환불 받자는 마음으로 수강신청을 했어요.
참고로 저는 먼젓번 수업이 첫 수업이었어요. 그 때는 순두부가 주제였어서 음식을 제공 받지는 못했고요. 오늘의 주제는 옥수수였기 때문에 수업이 끝나고, 팝콘을 받았답니다.
위사진은 본격적으로 수업에 들어간 것이고 이전에, 아기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노래에 맞춰 마사지를 해주는 시간을 먼저 가져요. 미니탬버린을 든 선생님이 한 바퀴 빙 도시며 모든 아이들과 하이파이브도 하시고요.
그 다음, 옥수수를 꺼내신거예요. 저 옥수수는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제 몫을 다 챙겨 갔어요. 벨크로로 되어 있어 쉽게 떼지더라고요. 말랑말랑한 솜 같은 느낌이었는데요. 옥수수 인형 같기도 했어요. 옥수수 수염, 옥수수 껍질도 붙어있어 리얼했어요.
사진 속 아이가 들고 있는 옥수수는 단단한거예요. 첫 번째 사진에서 선생님이 보여주신 옥수수가 아니고요.
선생님은 단단한 옥수수와 함께 말렛도 주셨어요. 엄마와 아이들은 말렛으로 옥수수를 드르륵드르륵 긁어보기도 하고, 통통통 쳐보기도 했답니다. 무슨 악기 같았어요.
사진 속 아이는 농촌 아가씨가 되었네요. 모자에 '새마을'이라는 단어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요. 아이는 평소 모자 쓰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다른 친구들이 다 쓰니까 자기도 벗기지 말고 계속 씌워달라고... 그런데 너무 커서 얼굴을 자꾸 덮는 바람에 결국 벗겨줬어요.
자, 이게 오늘의 하이라이트에요. 옥수수알 촉감놀이인데요. 사진이 잘렸지만 매우 큰 매트 위에서 상당한 양의 옥수수알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이 옥수수알은 간혹 뾰족한 게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 달라고 선생님이 당부해주셨고요. 한 두 개 밟으면 더 아프니 가능하면 아이들이 안에 들어와 놀 수 있게 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먹어도 무해하긴 하나(먹어도 응가로 나온다고) 다른 친구들이 손과 발로 맘껏 문댄 재료이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었네요.
만지면 만질수록 손이 맨질맨질 해지는 이 옥수수알을 가지고 우리는 신나게 놀았어요. 뿌려주기도 하고, 손과 발을 없애보기도 하고, '두꺼바 두꺼바 뭐하니~' 노래에 맞춰 수영하듯 옥수수알을 밀고 나가기도 했어요.
그 다음 선생님이 나눠주신 도구는 은쟁반이었는데요. 옥수수알을 쟁반 위에 떨어트릴때마다 큰 소리가 났어요. (다들 뭔지 아시죠?) 아이 머리 위에서 쟁반에 떨어지는 옥수수알 소리를 듣게도 해주었고요. 쟁반을 두 손으로 잡고 팝콘 튀기듯 위아래로 튀겨보기도 했습니다. 하나의 도구로도 다양하게 놀았어요.
그 다음으로는 선생님이 10개 가까이 되는 컵을 각각 나눠주셨는데요. 컵쌓기용 컵이에요. 제일 작은 컵부터 점점 커져서 가장 큰 컵까지 있는 네, 그거요.
우리는 컵 안에 옥수수알을 담아보기도 하고, 쏟기도 하고, 컵에서 컵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놀았어요. 선생님이 컵으로도 다양한 놀이 방법을 제시해주신 것 같은데, 이런 활동을 너무나 좋아해서 금세 몰입한 아이를 관찰하느라 선생님 말씀은 다 놓치고 말았네요.
어느덧 시간이 다 되어 수업을 마무리 해야 했어요. 엄마와 아이들은 각자 옷과 양말, 주머니 등에 옥수수알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확인 후 자리에서 일어섰어요. 그리고 매트 밖으로 이탈한 옥수수알을 정리했어요.
정리하는 사이, 선생님은 방 한 켠에서 팝콘을 튀기기 시작하셨는데요. 팡! 팡! 소리가 듣기 좋더라고요. 오랜만이라 반갑기도 했고..
그렇게 완성 된 팝콘은 선생님이 팝콘봉지에 적당하게 담아 나눠주셨어요. 간을 1도 안 해서 어른이 먹으면 건강한 맛일거라고 하셨는데 너무나 참말이었고요.. 다른 아이들은 한 두개 먹고 그만 먹는 것 같았는데, 저희 아이는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서 맛있게 먹더라고요. (더.. 달라고 해야 되나 순간 고민..)
다음 수업 수강생들이 하나 둘 들어와 그 때 일어났습니다. 사실 저번 수업 때, 선생님이 너무 지치신 것 같아 계속 들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는데 그냥 그 날 기분이 좀 안 좋으셨던 모양이에요. 오늘은 밝고 쾌활하신 모습으로 수업을 잘 이끌어주셨어요.
아이가 수업을 듣는 내내 눈을 반짝거리며 호기심을 표하고, 수업이 끝나고 만들어주신 음식도 맛있게 먹으니 저는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베베플레이쿡은 사실 들으려고 작정하고 수강한 건 아니고 요일과 시간에 맞는 강좌라 들었던건데, 운이 참 좋았던 것 같네요. 이번 달에 이사를 가는데, 이사 간 지역의 문화센터에서도 베베플레이쿡 한 번 찾아보려고요. 있으면 수강 할 생각입니다.
지나월드는 포크레인, 스프링카, 지붕카, 주방놀이, 그네, 병원놀이, 지게차, 볼텐트 등... 유아승용완구, 교육완구 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업체에요.
지나월드 장난감은 이미 우리가 한 두개쯤 가지고 있거나, 키즈카페에서 가지고 놀아봤음직한 것들이더라고요. 그런데 궁금한게 있어요.
현재 지나월드 홈페이지에서 뽀로로 큐티원 접이식 자전거는 250,0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록창에 치면 바로 121,970원의 동일제품이 나오죠. 왜 두 배 가까이나 가격 차이가 나는걸까요?
지나월드 뽀로로 큐티원 접이식 자전거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5월 기정의달을 맞아 유아용품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했어요. 그 결과, 안전기준 미달업체에는 수거, 교환 등 리콜(결함보상)조치를 취했었지요.
그 중에 이 뽀로로 자전거가 있었어요. 제품은 납 2.6~12배를 포함해 학습능력 저하 물질인 카드뮴 3.2배,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도 19배 많이 나왔다고 해요.
그래서 기술표준원은 이 안전기준 미달 제품을 위해상품판매차단 시스템에 등록해 판매를 즉시 차단시켰어요. 2017년 5월에 말이지요.
저렴한 판매처의 제품 제조연월이 2017년 3월이에요. 지나월드 홈페이지 구매페이지의 제품 제조연월은 2019년 5월이고요.
개인적으로 지나월드가 리콜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얼마나 많은 아기 장난감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곳인데요. 설마요. 기간이 겹치긴 했지만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던 제품을 파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참고로 지나월드는 2년 전, 그러니까 2015년에도 똑같은 일로 적발이 되었었어요. '뽀로로 베스트 자전거'의 일부 생산 lot분의 안장원단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 초과 검출되어 리콜, 교환 조치 되었던거죠. 그 때 지나월드는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안내문을 공지 했었는데요. 2년만에 똑같은 일이...
2017년, 지나월드는 억울하다고 주장했어요. 검사기관마다 검사 영역 혹은 방법에 따라 '프탈라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면서요. (프탈라이트계 가소제 : 내분비계 장애를 유발하는 환경호르몬 추정물질로 각별한 주의 관리가 필요한 물질)
저는 KC인증이 의문이에요.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의거한 KC마크는 만 13세 어린이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안전성을 인증하는 국가 공인 인증 마크에요.당국은 어떻게 안준기준미달제품에 KC마크를 부여했을까요?
KC인증은 안전성 평가를 제대로 하고 있는걸까요? 그리고 리콜사태는 참 속이 상해요. 당시 부모님들 마음이 어땠겠어요.
제 글을 보고 계신 분들은, 이미 마음을 먹으셨다면 가장 최근에 제조된 제품을 고르시길 바라요. (최근 제품이 안전한지 어떤지는 알려진 내용이 없어요)
그럼 이제 제품 소개를 해볼게요.
구성품을 다 조립하면 이런 모양이에요. 색깔 쨍하고, 뽀로로다보니 이거 타고 밖에 나가면 한마디로 인싸 돼요. 아이들은 꼭 한 번씩은 다 쳐다보고요. 노래 틀면 핵인싸 됩니다.
이 제품은 페달 클러치 기능이 있어요. 페달 클러치란, 바퀴가 회전할 때 페달이 같이 돌지 않도록 하는 기능이에요. 그리고 브레이크 기능이 있는데 양쪽 뒷바퀴에 달려 있어요. 정차시 발로 가볍게 밟아주면 차가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간 20개월인데 발을 직접 구를 수 없어서 보조발판에 발을 올려놓고 주행해요. 이 보조발판은 아이 발 사이즈에 맞춰 조정이 가능하고요. 또한,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어 올려두면 되서 편한 것 같습니다.
핸들에서는 클랙슨, 그 왼쪽 버튼은 노래, 그 오른쪽 버튼은 차키 돌리듯 짜라락 소리를 냅니다.
뒤엔 보조주머니입니다. 탈부착이 가능해요. 이거 참 편해요. 핸드폰이나 지갑 같은 걸 넣어다닐 수 있어서요.
푸시카에도 장착되어 있는 햇빛가리개, 날씨가 좋아 써보지를 않아 잘 가려지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습니다. 사진엔 없지만 바람막이도 있어요.
그리고 이 자전거 이름이 '뽀로로 큐티원 접이식 자전거'잖아요. 안타깝게도 제가 직접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접는 방법 자세하게 설명 드릴게요.
<자전거 접는 방법>
1. 햇빛가리개의 프레임 부분을 잡고 위로 올려 빼주세요. 2. 안전가드가 고정되어 있는 버튼 눌러 안전가드 빼주세요. 3. 보조주머니 떼주세요. 4. 의자 뒤에 달린 손잡이 잡아당기시고요. 5. 4의 검은 손잡이를 당긴채로 의자 밑부분을 잡고, 들어 올리면 의자가 앞으로 젖혀집니다. 6. 폴딩버튼을 누른채로 손잡이 뒤쪽으로 젖혀주세요.
접는다고 사실 바람빠진 풍선처럼 작아지는 건 아닌데요. 차에 들어가거나, 옮길 때 한결 수월할 것 같긴 합니다.
끝으로, 보호자 손잡이 주행감은 직진은 괜찮은데 옆으로 꺾을 때 좀 삐거덕대서 힘들어요. 가지고 있는 포르쉐 푸시카가 부드러운 편이라 더 비교가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지난 달, 저희 아기가 몬테소리 토들러 과정을 수료했어요. 토들러는 1년 과정이고요. 아기는 7개월인가 8개월쯤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20개월이네요. 꼭지원기둥, 방향막대 등을 흥미로워 하며 탐색하던 때가 생각나요.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예쁜 꽃과 수료증을 주시고, 사진을 찍어주셨어요. 아기는 얼떨떨한 듯 했답니다.
생후 3년간 주변으로부터 받는 영향은 아이 인생에 큰 의미가 되지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저는 정신적인 에너지와 신체적인 에너지가 서로 균형을 이루어 발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려 애쓰고, 제 잘못된 판단으로 아이에게 결점이 생기지 않게끔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몬테소리는 아이가 하는 수업 중 가장 정적인 교육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잘했다고 생각해요.
센터에서 익혀 온 작업들을 집에 와서 저와 다시 할 때, 이 어린 아기가 어떻게 이렇게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을 수 있는지, 왜 침까지 흘리면서 집중하는지? 신기하면서도 대견스러울 때가 많았거든요.
몬테소리에서는 교구를 만지며(시나 노래를 불러주시기도 함) 감각발달, 사고력발달은 물론이고 한자리에 오래 앉아있는 끈기, 집념, 집중력, 문제해결능력,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을 무의식중에 익히게 해주어요. 저는 이게 더 맘에 들어요.
물론 아기도 몬테소리를 좋아하고요. 돌 지나고서부터 혼자 들어가 수업하기 시작했는데, 저와 떨어져본 게 처음이었는데도 그 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울지 않았어요. 들어가기 전 스스로 매트를 고르고, 나와서 매트 정리하고 손까지 씻으러 가는 모습 보면 다시 한 번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은 제게 설명을 해주세요. 아이가 흥미를 보였던 교구, 어려워했던 교구, 아이가 교구를 어떻게 활용하였는지, 좋아하거나 힘들어할 때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등.. 보고 느끼셨던 것을 말씀해주십니다. 그 설명을 돕기 위해 수업시 불가피하게 사진을 좀 찍어요. 작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요. 근데 이건 들킨 것 같네요.
일상생활영역이에요. 들고 운반하고 집는 등의 활동을 교사가 방법을 먼저 제시하고 그 다음 아이가 하는거예요. 교사는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적절한 선에서 도움을 주어야 하고, 동시에 스스로 방법을 터득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해주어야 해요.
그리고 이 일상생활영역에 준비되는 교구는, 실제 일상에서 사용되는 사용품을 사용하여야 하고요. 목적이 분명해야 해요.
사진 속 아이가 하고 있는 작업은 환경에의 배려, 거울 닦기입니다. 거울닦기는 분무기를 이용하여 거울에 적당량의 물을 뿌리고, 스펀지로 거울을 닦아 거울을 깨끗하게 하는거예요. 쉬워 보이지요?
일단 분무기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아이들에겐 도전이고요. 물을 적당히 뿌리는 일, 거울을 닦을 때 스펀지가 안으로 향하는지 밖으로 향하는지 깨우치는 일, 터득한 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근육조절능력도 필요해요.
어른들이야 익숙해져서 이게 뭔 대수냐 싶겠지만요.
만일 아기를 키우고 계신다면, 아기가 직접 해보고 싶어하는 일이 아주 많다는 것을 아실거예요. 물도 자기가 따라보고 싶어하고, 직접 마시고 싶어하고, 청소기도 돌려보고 싶어하고, 옷 입고 벗고 하는 등의 모든 일을 스스로 하고 싶어해요.
어른은 감각발달기를 걷는 아이들의 감각이 훈련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해요. (강요가 아닌 아이의 자발적인 의사가 있을 때) 그리고 기회를 주어야 해요. 아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어른이 존중하고, 동시에 '사는 것'을 가르쳐주면 성장중인 아이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경험이 또 있을까요.
이건 청소하기에요. 우리는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보면 자연스럽게 한 곳으로 그러모을 생각을 하지만, 아이들은 보고 배워야 합니다. 선생님은 방법을 제시하고 스스로 실행해볼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주셨을거예요.
이 활동의 목적은 '청소'에 있다기보다, 아이가 행동의 주체가 된다는 점, 성공하였을 때 얻어지는 자신감과 성취감을 맛볼 수 있게 한다는 것에 있어요.
이건 그림자 매칭이에요. 사물의 생김새나 특징을 기억하여 그림자를 변별해 내는 것이지요. 아이 발달상황에 맞춰 카드를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이 중요해 보이고요. 저희 아이는 선생님이 제시한 위카드 모두의 짝을 다 맞췄다고 합니다. (17-18개월 즈음)
사물카드매칭입니다. 카드에 해당하는 사물을 카드 위에 올려놓아 보는거에요. 인지력, 연상력, 기억력, 관찰력을 높여주는 놀이랍니다. 선생님은 카드 밑에 비슷한 카드를 놓아두는 활동을 더 추가하셨네요.
✔꼭지도형이나 도형상자, 꼭지원기둥 등은 몬테소리 기본 교구라 일부러 사진은 넣지 않았어요. '몬테소리 토들러' 라고 인터넷에 치면 교구와 활용방법이 이미 많이 나와있어서요.
위사진은 네 개의 퍼즐 조각으로 이미지를 맞춰 나가는건데요. 총 세 개의 다른 그림이 있어요. 지금보다 어렸을 땐 이게 너무 어려워서 이걸로 쌓기 많이 했었는데, 이젠 곧잘 하더라고요. 그림이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아요.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았는데.. 새삼 참 많이 컸다 싶어요.
이건 분홍탑만큼이나 유명한 갈색계단입니다. 순서에 맞게 계단이 구성되었는지 확인하는 활동과 수놀이, 크기비교 등을 할 수 있고요. 그러면서 질서감과 수개념, 변별력을 키울 수 있어요.
10개의 직육면체로 이루어져있고, 원래는 프리즘이라는 것도 있는데 선생님이 제시해주지 않으셨네요. 갈색계단만으로 폭과 두께의 변화를 변별할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 굵다, 가늘다 라는 비교급 언어는 사용해주셨겠지요.
갈색계단에 대한 탐색을 마친 아이들은 이제 자신이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
아, 그리고 위에 언급한 '분홍탑'이란 것을 가지고 교사들이 연합활동을 많이 제시해요. 분홍탑은 크기의 인식(크다, 작다), 갈색계단은 굵기의 인식(굵다, 가늘다)이 가능한 감각교구들인데요. 크기가 비슷해서 함께 사용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 아이는 아직 어려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으신 듯 합니다.
마무리는 매트 정리하는 아기 사진으로. 이제 돌돌 말아 정리도 잘하고 제자리에 착착 넣는 것도 잘합니다.
이 매트라는 것은 몬테소리에서 기본중에 기본이에요. 교구작업 전 매트를 펼치는 것은 나의 독립적인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 것인 동시에, 그 누구도 아이의 동의 없이 매트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방해할 수 없어요. 매트를 정리하는 것은 작업이 마무리 되었음을 알리는 것이고요.
그러고보니 매트 하나 고르고 펴고 정리하는데에도 허락을 구하고, 허락을 하고, 거절을 하고, 거절 당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네요.
이런 곳을 떠나야 한다니...
별 건 아니고 이사를 가요. 🤭 그 지역에서는 제가 공부를 해서 자격증을 따가지고 가르쳐줄까도 생각중인데요. 취득할 때까지 왠지 또 보낼 것도 같고.. 생각이 많네요.
현재 아이는 일 년동안 많은 것을 배우며 소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는 상태에요. 자조기술도 좋은 편이고요.
하지만 아이가 성장하는데 센터가 필수라는 얘기는 아니고, 핵심은 아이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기다려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배워야 하는 부족한 사람이라 발품 팔아가며 선생님들께 열심히 배우는것 뿐..
이사가면 또 아이 눈높이에 많은 것을 배치하느라 바쁘겠네요. 아이 스스로 '나는 아기라서 못 해', '엄마 해주세요' 하지 않고, 지레 겁먹거나 포기하지 않고, 못 해도 계속 해봤으면 좋겠어요. 물리적으로 어려운 일이 아니면, 아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이 있으니까요.
매일오전 10시, 오후 8시에 열 또는 발열감, 기침, 인후통, 호흡곤란이 있으면 체크해서 앱에 올려야 해요.열은 직접 재서 올려야 하고, 나머지는 체크만 하면 돼요. 특이사항을 적는 란이 있어서 저는 아기와 제 상황을 함께 적어 올리고 있어요.
생필품키트 왜 나만 안 줘요
몰랐는데 자가격리 하면 집으로 음식 같은 걸 보내준다고 하더라고요. 꼭 받아야만 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 다 받는데 저만 안 받으면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한 번 여쭤나 보자 하고 있었는데, 문자가 왔어요.
얼마전에, 코로나 확진자수가 역대급이었다고 하죠?확진자와 더불어 자가격리자까지 급증하여 키트제작이 다소 지연되고, 추석도 끼어 있어 배송이 늦어진거라고하더라고요. (늦더라도 명단에 포한된 사람들은 모두 지원을 해준다고)
다른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보통은 격리 시작하고 이틀 정도 후에 배송을 받는 것 같아요. 저는 12일째 못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화가 난다는 건 당연히 아니고요. 세금이 대단히 많이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위생키트
위생키트는 지역마다 내용물이 다 다른 듯 했습니다. (다른 블로그 참조) 제가 사는 지역은 이렇게 보내줬어요.
<주황색 의료용 폐기물 봉투 1개, 체온계, 뿌리는 소독제, 손소독제, 마스크, 자가격리 생활수칙 안내문>이 모든 것이 하나의 비닐 안에 모두 담겨 옵니다.
여기서 체온계는, 매일 체온을 재서 앱에 제출해야 하는데, 집에 체온계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제공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현관, 창고는 쓰레기장 (feat.날파리)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수가 없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으로 저희 집엔 음식물을 분쇄하는 기계가 있어 음식물쓰레기로 골머리를 앓지는 않는데요.
아기 먹일 간식이며 밥, 그리고 장난감 등을 모두 택배로 받다 보니까택배박스, 그리고 일회용품으로 현관과 창고가 벌써 가득 찼어요.
그 중 어느쓰레기 봉투 위에선, 날파리들이 제 속도 모르고 신이 났더라고요. 지금은 창고 앞에만 가도 문을 닫아놓았음에도 악취가 흘러나오는 정도예요.
전담공무원은 연락 한 통 없는데요?
자가격리 시작 전, 블로그를 찾아보았어요. 자가격리 시작하면 전담공무원이 배치되고, 그 공무원에게 궁금한 건 물어도 보고 때론 연락이 오기도 한다고요.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케바케겠죠? 어떤 분은 전담공무원이 집에까지 찾아와서 정말 집에 있는지 확인 하고 갔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긴장 했었어요.
그런데 제 전담공무원은 아무런 연락이 없어요. 그래서 편합니다.전화하고, 찾아오는 분들은 제 생각이지만 아마 소수 아닐까요? 바쁘신 분들일텐데 뭘 그렇게까지.(기사를 찾아보니, 핸드폰을 집에 두고 외출하는 자가격리자들이 왕왕 있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엄격하게 하시는 분들이 계시는 듯!)
핸드폰이 고장났어요! 화면이 안 나와요.
남편에게 영상통화가 왔는데 갑자기 화면이 하얗게 깜빡이더라고요. 순간, 큰일이다 싶었어요. 그 때가 자가격리 시작하고 며칠 안 되었을 때인데, 핸드폰 고장나면 육퇴하고 얼마나 심심해요. 그리고 인화하지 못한 아기사진, 매일 졸음을 참고 썼던 육아일기들이 다 날라갈까 무서워 거의 오싹해졌어요.남편에게 바로 SOS를 쳤어요.
남편은 쿠팡에서 핸드폰을 주문해주었어요. 그리고 다음 날 왔어요.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런... sd카드 삽입이 안 되는 핸드폰을 사준거예요. 반품하고 다음 날 새 핸드폰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금 이 글은 새 핸드폰으로 쓰고 있는거예요. (노트20 울트라래요)
화면이 깜빡거리자마자 저는 공무원에게도 바로 이 사실을 알렸어요. 실시간으로 핸드폰 '위치'를 통해 제가 어디에 있는지 감시하는 일을 하고 계시는데, 핸드폰이 먹통이 되어버리면 안되잖아요. 그리고 매일 자가진단 앱에 체온 및 증상을 작성하여 올리는 게 제 의무였고요.
공무원은 저와 같이 발을 동동 구르시다가 전화를 끊고 잠시 후,보건소에서 핸드폰을 보내줄테니 사용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주셨어요. 저는 쿠팡으로 남편이 핸드폰을 시켜서 내일 올 것이라고 말하며 거절했지요.
남편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사건이었어요.
깨무는 아기
깨물거나 꼬집는 행동은 요근래들어 생긴 나쁜 버릇인데요. 자가격리 시작하고 확실히 더 심해졌어요. 하지말라고 백 번도 넘게 이야기 했지만 제가 어떤 수를 써도 그 때 뿐이고, 또 깨물어요.
지금 제 팔은 멍이 열 개도 넘어요. 멍을 백개 천개 만들어도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없어요. 근데 진짜 아파요.
아기는 원체 에너지가 넘치는 성향이에요. 그런데밖에 나가 놀지를 못하니까너무 답답한지, 침대에서 뛰고 구르며 놀다가 느닷없이 팔 등을 깨무는거예요. 어쩔 때는 자기 뜻대로 안 된다고 깨물기도 하고요.
빨리 뛰어놀게 해주고 싶어요. 제가 깨물려 아픈것보다, 창밖이 보고 싶다고 창문 열어달라고 하는 모습 보면 짠해요.
독박육아, 눈물의 육아서
혼자 24시간 아기를 케어하면서 내 밥도 챙기고 머리도 감고 하는 건 민첩함으로 커버가 안 되는 일이에요. 그냥 한 마디로 '일상생활불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요. (게다가 재접근기라 엄마 껌딱지의 가도를 달리는 중)
나
힘들어서 한 이틀 정도 밥 먹을 때만 티비를 보여준 적이 있어요. (20개월 동안 단 한 번도 티비 보여준 적이 없었는데) 혹 남편이 저 몰래 보여주었던 걸 들키는 날엔 남편을 그리 구박을 해댔었는데. 그랬던 제가 직접 리모컨을 들어 티비를 보여주고 있더라고요.
그날 밤, 냉장고에 있던 오래 된 맥주 한 캔을 따서 마셨어요. 술을 몇 년 만에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진정되지 않아 육아서를 꺼냈네요. 휴지로 코를 막고 오열하며 읽어내려간 게 금세 반 권이더라고요. (맥주는 겨우 반 캔 마시고)
티비를 보여준 사실만으로 슬픈 건 아니었어요.그 당시 그게 최선의 방법일 수 밖에 없었던 제 몸이, 체력이 너무 원망스러워서 그랬던거죠.어떻게 눈 앞의 휴지 한 장 주워 쓰레기통에 넣을 체력이 없을 수 있죠? 그리고 잠시 쉬다, 심심해 하는 아기를 보면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인 것 같아 힘들었어요. (아기에게 심심할 시간이 꼭 필요한 건 알아요.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상황이 이러다보니 '뭐하고 놀까' 아기 나름대로 그저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일 수도 있는데, 제가 지레 '방치 하고 있구나!' 라는 판단을 내린 것일지도요)
요새 아기와 저는 함께 추피지옥에 빠졌어요. 권당 기본 오십 번씩은 읽은 것 같아요. 추피 없었으면 그 시간 뭘로 채우고 있었을까 싶어요.
왜 가을이고 난리야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는 게 루틴이 되어가요.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자면, 날씨가 좋은게 집 안에서도 느낄 수 있을 정도인데요. 벌써 가을이 왔나요? 그렇다면 너무 부러워요. 그리고걱정이네요. 짧은 가을, 혹 자연이 주는 짧은 선물을 놓칠까봐서요.
생각보다 잘 버텨주는 아기
깨무는 습관은 자가격리 이전부터 시작이 되고 있던 거고요. (지금 더 심해진 것 뿐) 격리 이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아기는 별다른 차이점이 없어요. 밖에 나가자고 보채거나 날이갈수록 힘들어할 줄 알았는데, 전혀요. 평소 그렇게 좋아하던 아기상어 신발을 신어보러 현관 앞에 앉아있지도 않고, 느닷없이 이유없는 울음을 터뜨리지도 않아요.
아직 말은 못 해도 다 알아들어서 우리가 어떤 상황인지 설명을 해주었는데, 알아들은걸까요? (🤭) 아기를 보고있으면 미안하고 짠해요.
인생에서 겨우 2주, 외출 안 할 수도 있는거예요. 근데 아기의 하루는 어른의 일 년이라고 생각하는지라 마음이 소란스럽네요. 아기는 오히려 평온한데 엄마가 조용히 소란을 떨어요.
보건소에서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날, 다시 한 번 코로나 검사를 하러 오라고 했어요. 그 결과는 다음 날 오전에 나오고요. 음성이면 자가격리 해제, 양성이면..(험한말)
다들 오늘도 코로나 조심하세요. 확진자(남편)는 시설에서 열이 39도까지 올랐지만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약으로 버텼다고 합니다. 열이 올랐다가 내렸다가 했대요. 자가격리는 몸이 아프지는 않지만, 불편하고 우울해요. 여튼, 건강하세요.🌡
남편이 코로나에 걸려서 시설에 들어갔어요. 저와 20개월 아기는 자연스레 자가격리가 되었고요. 남편이 미안했는지 시설에서 집으로 택배를 마구 보내주더라고요.
토마스는 정말 오랜만에 만난 캐릭터였어요.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토마스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방영되어(1984년 시작) 올해 1월, 공식적으로 종영이 되었더군요.
토마스는 열차의 고증이 철저하게 묘사된 애니메이션이기도 했지만, 동그란 얼굴에 커다란 두 눈이 인상적인 캐릭터로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았죠.
하지만 삼십대인 저에게조차 생소한 토마스를 남편은 왜 선택한걸까요? 뽀로로, 핑크퐁보다 현실감 넘치는 진짜 기관차의 기차놀이를 보여주고 싶었던걸까요?
토마스 프리미엄 세트
제가 찾아보니 가격은 그리 비싸지 않더라고요. 3만원 후반대였던 걸로 기억해요. 그리고 받아보았을 때, 박스가 제법 커서 내용물이 상당할 줄 알았는데요.
구성
이게 다예요. 아, 아이가 나무랑 레일 몇 개를 빼놓았네요. 정확한 구성은 이래요.
작동기차 3개, 엘르브리지 역, 드로우 다리, 1/2직선레일 3개, 곡선레일 10개, 직선스톱레일 1개, 선로변경레일(L) 1개, 선로변경레일(R) 1개, 신호등 1개, 나무 1개.
완성을 하면 크기는 약 (W)900mm x (D)620mm고요. 조립은 쉬워요, 조립 잘 못 하는 저도 10분 안에 뚝딱 만들었어요.
구성 중 작동기차 3개는 토마스기관차, 애니객차, 클라라벨 객차로 각각 이루어져 있어요. 여기서 애니와 클라라벨은 토마스와 친구들 캐릭터들이에요. (tmi : 애니와 클라라벨은 토마스의 전용객차. 사이가 매우 좋음. 토마스는 물론이고, 애니와 클라라벨도 토마스와 떨어지는 걸 싫어할 정도)
선로에 토마스만 굴려도 되지만, 기차 3개를 함께 굴려보고 싶으면 따로 객차를 연결하면 되는데요. 객차 앞에 후크가 있어요. 그 후크를 토마스 기차 뒤에 있는 연결고리 구멍에 걸어 연결하면 돼요. 그리고 분리 할 때는 객차를 잡고 가볍게 비틀면서 분리하면 됩니다.
완성
그렇게 기차 3개를 연결하여 레일 위에 놓아봤어요. 눈으로 볼 때도 허전했는데 사진으로 봐도 허전하네요. 그나마 재미있는 구간이라곤 저기 저 빨간 드로우다리, 저거 하나인 듯 합니다.
기차가 지날 때마다 대각선으로 열려있던 다리가 일자로 곧게 펴졌다가, 기차가 다 지나가면 다시 대각선으로 올라와요.
사진상 하단에 있는 엘스브리지 역은 고정이 아닌 그냥 장식품이고요. 나무도, (사진에는 없지만)신호등도 마찬가지에요.
그리고 엘스브리지 역 옆에 노란 고리 보이시나요? 저건 선로를 변경할 수 있는거예요. 안으로 닫으면 직진, 사진처럼 열어놓으면 동그라미를 그리며 돌아요.
토마스기관차, 애니객차, 클라라벨객차
기차는 제법 실감나게 만들어진 편입니다. 아무래도 진짜 기차 캐릭터들을 본따 만든 제품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 없겠죠. 운행할 때마다 차륜에 걸린 고리도 진짜처럼 리얼하게 움직여요.
소리도 그렇고요. 계속 듣다보면 정말 기찻길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대충 시끄럽단 뜻)
그리고 레일이 넓은 편이 아니라서, 기차 중 하나가 이탈 하면 다시 바로잡아줘야 하는데 다른 기차들은 빨리 가자고 성화를 부리고, 레일이 너무 정교해서 부여잡고 맞춰 올릴 때마다 좀 귀찮아요.
드로우다리를 건너는 중
드로우다리를 건너고 있습니다. 일자로 곧게 펴지죠?
아이들이 하기에는 좋은 장난감 같아요. 레일의 수가 많지 않고, 조작이 간단하며, 많지는 않지만 다리, 신호등 등 기타구성요소도 있어서요.
하지만 20개월 아기에겐 너무 단순하단 생각이 듭니다. 또한, 제품추가구매가 없이 동봉된 제품만으로는 정형화된 완성작을 향해 달려나가기만 할 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자신만의 선로를 만들수가 없어요. (당연한 소리)
게다가 레일 자체가 아이들이 끼우기에 부드러운 편도 아니에요. 그래서 저희 집은 제가 다 했는데, 당연히 재미가 반감 됐겠죠?
완성된 선로를 처음엔 아이와 함께 박수치며 즐겁게 바라보다가 곧 정적의 시간이 찾아와 무안했어요. 기차놀이의 묘미는 자기가 자신만의 선로를 만들고 원하는 차를 굴려보는데 있는거잖아요. 그냥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좋아하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추가구성
그래서 제품추가구성품을 찾아봤어요. 저같으면 제품추가해서 구매했을 것 같은데. (센스만점 남편이 사줌) 기본템 구성을 보면 추가구성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 같단 생각까지 드는데요.
아이가 기차놀이를 좋아하거나 토마스를 좋아하거나, 뭐 그렇다면 가격이야 상관없이 사주겠지만 저희 집은 두 개 다 해당이 안되서 제품추가구매는 일단 보류에요.
집에 있는 기본템 가끔 꺼내어주며 흥미를 보이는지, 보인다면 그 때부터 어느 지점에서 흥미를 보이는지 관찰하려고요.
제품은 기본적으로 다 디테일이 살아있네요. 제가 가지고 있는 제품만 봐도 아이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인데, 대충 쓱쓱 만든 것 같지 않고 조금 과장해서 키덜트 취향저격이라고 할까요. 흥미를 붙인다면, 추가로 구성을 더 들여 아주 재미있게 놀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네요.
▪️ 제가 첨부한 이미지는 일부이고, 구매페이지에 가시면 더 많은 구성을 보실 수 있어요.
애석하게도 저는 아직 기차놀이의 참맛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글이 치우쳐져 작성되었을 지 몰라요. 리뷰를 보면 제가 가진 이 기본템만으로도 어떤 아가들은 잘만 놀던데. 저는 조립이 끝남과 동시에 재미도 끝이라 당황스러워요. 역할놀이를 해야 하나요? 그렇다기엔 기차 소리가 너무 큰걸요. 음, 놀다보면 깨우치겠죠? (그전에 아이가 방법을 제시할 듯)
아, 그리고 어쩌다보니 집에 기차놀이 장난감이 두 개가 되었어요. 오늘 소개한 토마스, 그리고 상어가족. 두 개가 비슷한 형식이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 자연스럽게 비교하는 포스팅을 올리게 될 것 같아요. 재미있을 것 같네요.
⚠️ 기차는 작동이 시작되면 차륜(바퀴)이 무섭게 돌아갑니다. 건전지로 돌아가는 제품이라 장난으로 만지다 손이 끼이는 등의 사고가 나지 않도록 보호자의 주의가 필요해요.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 지금 20개월 아기와 자가격리 중이에요. 애기가 밖에 못 나가니까 원래는 에어바운스를 대여 해주려고 했는데, 추석이 겹쳐 그랬는지 모두 품절이더라고요.
키즈카페에 가면 가장 좋아하는 곳, 전부터 해주려고 생각해왔던 놀이, 편백나무놀이를 하게 해주었어요. 세상에서 제일 큰 매트는 베란다에 방치 중이었고, 편백칩만 구매해 집에서 바깥생각이 덜 나도록 해주고 있어요.
칩은 자연과사람들 이란 곳에서 구매했어요. 제 블로그 이웃님이 전에 추천해주신 곳이 있었는데, 자가격리 시작하고 정신없고 한창 긴장하던 때라(너무 힘겨운 시간이 될까봐) 인터넷에 치자마자 나오는 걸로 그냥 구매했네요.
베이직 12mm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더군요. 종류별로 크기, 표면이 거친 정도, 모서리 둥근 정도가 다 달라요. 저는 키즈카페에서 주로 사용되는 것을 선택했어요. (릴O펏, 모O로, 라O, 상상O리, 점프O리를 포함한 전국 900개 이상의 키즈카페에서 사용중인 대표적인 편백나무라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애기가 키즈카페에 가면 편백나무존을 가장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실패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택한거예요.
베이직 12mm고요. 음, 그런데 저희 아기는 매번 삽으로 퍼올리는 놀이를 즐겨 하는데... 사고나서 구매페이지에 다시 들어가보니 '삽으로 퍼올리는 놀이에 최적화 된 제품'이 있더라고요. (베이직10mm)
순간 잘못 샀나 했어요. 그런데 이건 크기가 좀 작아서, 아이들 입이나 귀에 들어갈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네요. (키즈카페에서 베이직 사이즈를 사용하는 이유) 궁금하긴 하지만, 만족해야겠죠? 무엇보다 아기가 잘 가지고 노니까.
제품은 뭔 쌀포대기 같은 것에 싸여 왔어요. 열어보니 비닐이 한겹 더 있더라고요. 진짜 무거웠어요. 양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저는 15kg로 주문했거든요. 진짜 키카처럼 파묻혀 놀았으면 해서요.
매트에 칩을 와르르 쏟아내니 피톤치드향이 확 퍼졌어요. 이 향기는 대략 7~30일 정도 유지되나, 바람이나 햇빛, 물에 의해, 혹은 개인의 후각 능력에 따라 짧아지고 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해요. (첨엔 '윽, 뭐야!' 싶었네요. 하지만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 다음 날부터 괜찮더라고요)
세척은 필요 없어요. 표면 닦아 먼지 제거하고, 오존, 가공 중 열, 가공 후 UV까지 3단계에 걸친 완벽한 멸균 과정을 거쳐 생산되니까요. 아래의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힘들여 세척하지 마셔요. 저도 안 했어요.
1. 손에 묻어나는 부들부들한 느낌에 대한 거부감 2. 향기(피톤치드)에 대한 거부감 (기침, 두통, 가려움) 3. 음료와 같은 수분으로 인한 오염
이러한 이유로 세척을 하셔야겠다면,
욕조에 물을 받아 세척 후 채로 건져내거나 흐르는 물에 씻어내는 방법으로 하시면 돼요. 세제는 나무가 흡수하기 때문에 절대 사용하시면 안 되고요. 세척 후에는 그늘에 말리시면 되어요.
위에서 얘기했지만 저희 아기는 삽으로 퍼올리는 활동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삽이랑 바가지 그리고 크기와 모양이 다 다른 담을 것들을 준비해줬어요.
열심히 퍼담고 와르르 쏟고, 또 퍼담고 와르르 쏟고...
이런 활동을 평소에 자주 하긴 해요. 집에 러닝타워가 있어서 아이가 싱크대에 올라와 저와 같이 설거지를 하거나, 제가 혼자 설거지를 하면 이 그릇에서 저 그릇으로 물 옮겨담는데 아주 바쁘거든요.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매우 서툴러서 상당한 물바다를 만들었었는데 이젠 흘리는 것도 별로 없이 참 잘해요.
그렇게 숙련된 손놀림으로 편백큐브도 여기 저기 잘 옮겨 담습니다. 아마 몬테소리 일상생활영역에서 익힌 시간들도 한 몫 했겠죠, 하면 할수록 더 잘하게 되는게 본인도 느껴지니까 더 해보려 하고, 더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욕심을 내자면 다양한 소리를 내는, 재질이 다 다른 도구들이었으면 좋았을건데요. 아니, 단순한 재료를 가지고도 다양하게 노는 방법이 많이 있을텐데, 머리가 굳었나 생각이 잘 안 나네요.
(하지만 아이들은 아무것도 없이 칩만으로도 알아서 느끼고, 놀이도 확장해 나갈거예요. 엄마의 욕심일 뿐)
아이가 갖고 노는 편백큐브는 국내산, 김포에서 생산이 된다고 하고요. 제품별로(자투리, 오리지널, 베이직, 프리미엄) 가격이 차이가 나는데 그 이유는 모두 동일한 나무로 만들어지기는 하나 원자재, 크기 둥글기, 제작 시간을 기준으로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제가 구매한 베이직은 인공건조 후 6개월 숙성,12단계에 걸친 10시간의 연마를 통해 생산이 되었다 하네요.
그리고 놀다가보면 '옹이'라고, 썩은 것 같은 큐브가 간혹 있어요. 이 옹이는 나무의 가지가 뻗어나간 곳에 생겨나는 나무의 일부분이며, 가지가 많은 나무로 제작하면 옹이가 많고, 그렇지 않으면 옹이가 적게 포함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검은옹이, 붉은옹이, 피죽(세모)등 가지고 놀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싶음 스트레스 받지 말고 환불하세요. 포장 무게 제외하고, 무게 환산하여 환불해주시더라고요.
끝으로, 큐브를 담고 있는 매트에 대해서도 얘기를 해볼게요. 아이팡팡에서 구매했고요. 지름이 140cm,가드높이 25cm에요. 꽤 크죠?
근데 정말 가벼워요. 부피가 커서 옮길 때 힘들어서 그렇지 무게만으론 신문지 드는 것 같아요. 1kg이거든요.
KC인증, PE소재(재활용가능소재), 밟아도 다시 일어나는 유연한 가드, 방수 100%원단, 국내원자재, 보관가방제공 등 장점이 많은 제품이에요.
단점이라면, 후에 알았는데 다른 제품들은 접기 용이한 것들이 참 많더라고요? 이건 접기가 불편해서 통째로 옮겨 다니는데... 가벼워서 접기가 편하다고 나와 있는데, 가볍고 나발이고 너무 커서 접기 힘들어요. 접어도 가방 안에 넣기도 힘들고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저는 원터치 놀이매트 사고싶어요.
저는 15kg의 양을 주문해서 다행히 빈틈없이 정말 키즈카페 같은 공간이 됐어요. 매트가 큰데 편백칩이 적거나 애매했으면 고민스러웠을 것 같아요.
서재까지 가기 힘들어서 자주 읽는 책은 거실에 다 빼두었고, 블록만 세 종류, 그리고 자리차지갑 기차놀이까지 있는데 너무 큰 매트까지 자리를 잡다보니까 공간이 협소해져서 생활이 불편해졌어요. 애물단지라고 표현할까 하다 겨우 참는데요.
아이는 현재 이 안에다 온갖 것들을 다 집어넣어요. 제 에너지바는 왜 뜯어서 하나하나 다 넣어 논건지... 잘라놓은 빨대, 작은 단추, 장난감 부품 찾는 재미가 아주.. 쏠쏠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횟수가 줄어들어도, 아직까진 치울 맘이 없네요. 아기와 같이 들어가 놀면 저도 너무 행복하고, 뭣보다 아기가 좋아하고 잘 놀아서요.
어제는 옷 속에 큐브를 한 개 넣어줬더니 재밌었는지 자꾸만 옷 속에 집어넣네요. 뿔룩한 배가 넘 귀여워요. 그리고 매트에 드러누워 제가 큐브를 뿌려주길 기대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역시 사길 잘했다 싶어요.
써모스는 국민육아템 중 하나죠. 아기가 지금보다 더 어릴 때, 분유만 먹던 때, 장기간 외출할 일이 있는데 분유 한 통을 다 챙길 수 없으니 고민하다 사게 된 제품이에요.
액상분유는 뭔가 도전하기 겁이 났고, 보온병이랑 텀블러 중 고민했는데, 오늘 소개 드릴 이 제품이 유난히 예쁘기도 예뻤고 보온보냉 효과에 나중에 아기가 분유를 떼면 그냥 텀블러로도 가지고 다니기 좋을 것 같아 선택했어요.
써모스 푸고 조제분유용 텀블러
정확한 상품명은 JNX-500K에요. '조제분유용'이라는 것은 5시간 기준 70도 이상의 보온효력을 유지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인데요. 조제분유용 텀블러는 베이비케어 라인 푸고 FDM-501K등의 제품으로 원래 있긴 있어요.
근데 사진 속 텀블러는 원터치 타입으로 더욱 편리하다는 강점과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랍니다.
위 - 잠김, 아래 - 열림
이렇게 고리를 위로 올리면(사진은 올리다 말았어요. 끝까지 올려야 해요) 잠금 상태가 되어 이중잠금이 돼요. 그 상태에서는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안 열리고요. 아래로 내리고 버튼을 눌러야 열려요.
고리는 살짝만 움직여도 위아래로 움직여서 편해요. 삐걱대거나 무겁지 않아요.
500ml용량 대비 210g의 가벼운 무게로 기저귀가방에 넣고 다닐 때도 부담 없고요. 경량에다 슬림한 편이라 한 손에 잘 잡혀 편리하더라고요. (처음 구매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리고 위에 살짝 언급 했는데, 정확한 보온 보냉 효과는 이러해요. 보온은 5시간 기준 72도 이상 유지, 보냉은 6시간 기준 10도 이하 유지.
마개 본체
그리고 무엇보다 아기껀 세척이 중요하잖아요. 이건 각 부품이 다 분리가 되기 때문에 따로따로 세척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단점 : 귀찮고 고됨)
어떤 걸 분리할 수 있냐면요. 일단 사진처럼 마개본체를 분해한 다음에 음용구(입 대고 마시는 부분)를 분리할 수 있는데요. 음용구는 마개본체와 뚜껑사이에 있는 음용구 탈착 버튼(갈색)을 밑으로 꾹 누르면 떨어져요.
그리고 마개에 붙어 있는 두 개의 전용 패킹을 또 분리할 수 있어요. 하나는 뚜껑에 뚜껑패킹, 사진 속 제가 벗길랑말랑 하는 거 있죠? 그거랑...
혼자 나동그라져 있는 애 있죠. 마개패킹이라고 하는데 음료가 새는 것을 방지해주는거에요. 얘는 마개본체를 뒤집으면 부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정리하면✔ 1. 마개본체 분리 2. 음용구 분리 3. 뚜껑패킹 분리 4. 마개패킹 분리
이 네 개를 분리하여 각각 세척해주시면 돼요. 바쁘고 힘들 땐 닥터브라운이랑 같이 갖다버릴까도 생각했는데 겨우 참고 지금까지 잘 쓰고 있네요.
참고로, 패킹은 식기세척기 사용이 가능하고요. 잃어버렸거나 지나친 소독기 사용으로 변형이 왔다면 음용구, 마개, 패킹세트 모두 별도구매 할 수 있으니 안심하세요. 이것만 따로 재구매 하면 되겠지요?
스테인리스 재질 SUS304
몸통은 이렇게 스테인리스로 되어 있어요. 진공단열 이중구조라 시간이 지나도 온도가 유지되는거라고 합니다.
SUS304라는 것은 스테인리스 유형을 말하는건데요. tmi니까 궁금하신 분만 보세요-
tmi) 일단 SUS는 Steel Use Stainless, 304는 종류를 나타내는거고요. 우수한 내열성을 갖고 있어서 따뜻한 음료를 넣어도 잘 식지 않을 물병이나 컵을 만드는 데 적합한 재질이에요.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테인리스의 약 70%정도가 바로 이 서스삼공사라고 하네요. 높은 내식성으로 쉽게 녹슬지 않는다고 해요.
다시 텀블러 얘기로 돌아올게요. 색상은 제가 보유한 핑크, 베이지 외 블루가 하나 더 있어요. 그것도 파스텔 톤이라 참 예쁘답니다. 전 두 개 동시에 들고 다닐거라 조합이 이게 더 어울리는 것 같아 이렇게 선택했어요.
그리고 마개본체를 분리하면 몸통 입구가 보이는데 넓이가 4cm라 얼음도 쉽게 넣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용구는 경사가 있어서 물이 왈칵 쏟아지지 않고, 정수기처럼 졸졸 나오구요. 세척을 하시고 난 다음엔 본체에 묻은 물을 꼭 닦아주셔야 해요. 고장의 원인이 된다고 설명서에 적혀있어요. (시간에 쫓기는 영업사원 같음)
저는 아기가 분유만 먹던 지금보다 더 어린 아기일 때, 외출을 해야 하면 외출 시간이 짧은가 긴가에 따라 텀블러에 챙기는 게 달랐어요.
짧으면 텀블러 하나만 들고 나갔고요, 분유 포트로 팔팔 끓인 물을 45도 정도로 식혀서요.
길면, 하나는 40도 정도의 물, 다른 텀블러에는 60도 정도 되는 물 넣어 조제할 때 온도 봐가며 조절 했었어요. 분유는 챙겨간 젖병에 넣어 갔고요.
다 추억이네요. 지금은 자주 사용하진 않지만 엄마인 제 개인 텀블러로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생후 16개월부터 24개월 사이 유아에게 나타나는 정신 성장 발달 단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 시기에 아기는 엄마로부터 안정감과 신뢰감, 소속감을 얻고 싶어 하는 동시에 엄마로부터 독립하고 싶어 하는 양가적 감정이 존재해요. 어쩔 때는 일상 생활이 불가할 정도로 엄마에게 집착을 하다가도 '나는 이제 엄마 아빠 의견에 순순히 따르지 않겠다!'는 독립적 인격체로서의 존재감을 뿜어대서 부모가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 지 몰라 매우 힘들어 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18개월 이전의 육아
백일의 기적이라는 것이 아기가 백일이 되기까지 잠도 못 자고 힘들어서 통잠 자는 시기인 백일을 손꼽아 기다리다 마침내 아기가 통잠을 자주면 그 때 하는 말이잖아요. 저는 그 말에 공감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아기는 새벽에 알람시계처럼 깼지만 새벽수유, 수면부족 다 괜찮았어요. 아기 보면서 현수막, 가랜드 등 셋팅하며 혼자 셀프백일상 치렀고요. 육퇴를 해도 부모의 역할 등을 공부하며 육아의 연장이었지만 할 만 하다고 생각했어요. 원더윅스 때는 평소보다 조금 지친 감이 있긴 했었지만요. 그런 시간이 아기 돌까지 이어졌습니다. 돌 지나고 몇 개월 지나고부터 슬슬 체력에 한계가 느껴지더군요.
18개월부터 시작된 재접근기
저는 재접근기라고 해서 저처럼 힘들어하시는 분은 적어도 제 주변에선 본 적이 없는데요. 이어서 계속 얘기 하자면, 아기 돌 전에 체력을 너무 끌어 쓴 것 같아요. 육아는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데 말이에요.
산후조리원에서 어떤 분이 그러셨어요. 육아라는 게 몇 개월은 사랑으로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도 시간이 지나면 다 힘들고 지친다고요. (그러므로 지금부터 건강 관리 해야 한다! 는 취지의 말이었어요) 그 말이 육아를 하는 내내 머리를 맴돌았지만 공감은 못 했었는데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걸 깨닫고부터는, 왜 그런 말을 하셨는지 알겠더라고요.
하루종일 깨질듯한 두통, 음식은 먹기만 하면 소화가 안 되서 구토, 온 몸은 바스러지기 일보직전이라 이러다 죽을 것 같아서 급하게 수액도 맞으러 다니고 보약도 지어 먹었어요. 한 번은, 길을 걷다 쓰러질 것 같아서 병원에 갔는데 증상을 이야기 해도 의사분이 병명을 모르겠다 하더라고요.
하지만 이게 제가 비단 여자이고 기초체력이 약해서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격투기 챔피언인 명현만씨가 이런 말을 하셨거든요. 차라리 훈련을 하고 경기를 뛰는 게 낫지 육아는 진짜 못하겠다고요. 이렇게 체력이 건장한 남자들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게 육아인데, 물론 체력이 좋으면 보다 더 짱짱하겠죠, 하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육아는 누구에게나 힘들고, 그 힘듦을 피할 순 없는 것 같아요.
아기는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휘몰아칩니다. 그렇게 18개월이 됐어요. 하루종일 나불거리던 제 입은 꽤 잠잠해졌어요. 말을 하는 것조차 에너지를 쓰는 일이라 체력 분배를 해야 겠단 생각이 들어, 꼭 해야 할 때만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냥 앉아만 있어도 감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기는 시도때도 없이 저를 일으키고 안아달라고 하죠. 한 번 안을 때마다 팔이 바들바들 떨리지만, 아기는 알 턱이 없으니 (알 필요도 없고) 힘들고, 지치고, 하루종일 거의 넋이 나간 상태였어요.
재접근기가 힘든 이유 (주관적인 경험담)
1️⃣ 의도적으로 부모의 인내심을 시험해요.
컵으로 물을 잘 마시다가 갑자기 바닥에 쏟아요. "이러면 안돼." 저는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가져온 물을 한 모금 마시고는 이번에는 식탁에 쏟아요. "이러면 안 되는거야."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행위가 아닌 동작을 하고나서 제 눈치를 보며 씨익 웃는 것은 저의 반응을 보기 위함이에요. 이 정도 선에서는 엄마가 어떻게 반응할까를 보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잠시 뒤 먹던 밥을 내팽개치고 러닝타워에 올라가 정수기 옆에 모아둔 젖병 부속품을 하나 하나 바닥에 던지기 시작합니다.
엄마의 반응을 보기 위해 밥도 안 먹고, 잠을 안 자려고도 해요. 한 번은 재우려고 안았는데, 안기만 하면 내려놓으라고 해서 내려줬더니 기어코 12시까지 놀다가 결국 눈이 감겨 자더라고요. 중간 중간 "이제 그만 잘까?" 라는 저의 말에 고개를 내젓고, 잠들기 바로 직전까지도 절레절레. 눈이 다 감겼는데도 절레절레.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 말에 응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여 당황스러웠어요.
2️⃣ 기초체력 이미 바닥났건만.. 여기서 더 떨어져요.
안아달라고 하는 횟수가 정말 많아졌어요. 그건 괜찮아요, 내새끼 안아주는 건 아무리 힘들어도 좋아요. 근데 안아달라고 해서 안아줬더니 이곳 저곳 다 깨물고 박치기 하고 얼굴 때리고 귀 잡아 뜯고 무차별 공격을 가할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모르겠어요. 그리고 또 자야 할 때, 이만 자자는 소리에 꼭 웃으면서 도망 가요. 그러다 안아들고 재워주려고 토닥거려주면 내려놓으라고 발버둥을 쳐요. 이 때, 눈을 감고 심호흡, 이 깍 깨물기, 다른 생각 하기, 오은영 선생님의 말씀 떠올리기 등 안간힘을 써야 아기에게 화내지 않을 수 있어요. 재접근기는 엄마에게 안정감을 얻고 싶은 동시에 독립하고 싶어하는 양가적 감정이 존재하는 시기잖아요. 그걸 하루내 몸으로 다 받아주려니 때로는 몸에서 열이 난다는 걸 물리적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3️⃣ 인내심 한계, 내게 실망, 자존감 하락 아이에게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날,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해서 견딜 수가 없어요. 나는 육아를 잘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예쁜 아기가 나같은 엄마를 만나서, 나 때문에 너도 나중에 약자에게 화를 내면 어쩌지... 사실 저는 이름 두 글자를 크게 부른 것에 지나지 않지만 저는 저의 그런 태도에서 큰 자괴감과 실망감 그리고 자존감 하락을 얻었어요.
왜 사람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자괴감에 빠진다고 하잖아요. 저는 그동안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 것만 같았는데,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라고 생각했던 모습을 제가 해 버리고 만 날은 자기혐오와 우울감을 참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와중에 아기의 어린 시절 사진을 그렇게 봤어요. 숨죽여 울면서요.
직장에서 상사가 싫으면 뒤에서 흉이라도 볼 수 있는데, 육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아기 흉을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모든 화살이 다 내게 와요. 순간이나마 아기를 미워했던 시간이 비수가 되어 가슴에 꽂힙니다. 그렇게 자존감이 떨어지고, 이게 심해지면 육아 우울증이 되는거예요.
나름의 대처 방법
어차피 지나가는 과정, 아이 마음에 생채기를 남길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 저는 이러한 노력들을 하고 있어요. 일단 체력을 아껴야겠단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었고요. 그리고 체력을 기를 필요도 있는 것 같아 운동으로는 필라테스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느끼는 필라테스 선생님
1️⃣ 일부러 힘내려고 애쓰지 않기
저는 일부러 기운내려 하지 않아요. 경험상 그러면 체력에서 더 후폭풍이 오더라고요. 재접근기도 어느 기간이기 때문에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는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그래서 책이나 활동지, 블럭, 역할놀이 등 에너지를 써야 하는 활동은 아이가 하자고 가지고 올 때까지 기다려요. 어차피 이 시기엔 부모가 아닌 아이가 주도를 하더라고요.
2️⃣ 책은 글자만 읽는다
저는 원래 아이가 책을 읽어달라고 가지고 오면 등장인물에 따라 맛깔나게 읽어주고, 때로는 내용을 아예 보지 않고 그림을 읽거나, 내용에 충실하게 읽을 때도 있고, 예를들어 비행기면 책이 날아가는 등 한 권으로 매우 다양하게 놀아요. 그런데 정말 힘든 날은 힘을 좀 뺍니다. 무슨 내용인지 생각하려 하지 않고 그냥 글자만 읽어요. 최소한 대사는 좀 살리려고 하는 편인데 정말 힘들면 노력하지 않아요.
저는 수다쟁이 엄마에요. (이 게시글 하나만 봐도 아시겠지만) 밖에서도 사람들이 있건 말건 나불대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도 쉬지 않고 나불거립니다. 그런데 이 말하는 행위 자체가 에너지를 많이 앗아가더라고요. 앉아서 말을 하는데도요. 그래서 책 읽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기 옆에서 저는 몰래 체력 보충을 해요.
3️⃣ 유독 힘든 시간에 내가 좋아하는 곳 가기
너무 당연한 소리라 쓸까 말까 고민하다 쓰는데요. 힘든 시간에 좋아하는 장소에 가요. 저는 유독 오전을 힘들어 해요. 기운이 하나도 없어요 이상하게. 그래서 그 시간에 온갖 문센 수업을 다 집어넣었어요. 낯선 사람(선생님, 애기 친구 엄마)들을 만나면 뇌가 각성하게 되니까요. 저는 10시쯤 문센, 그리고 그 근처 애기가 잘 먹는 밥집에서 식사, 집에 돌아와 바로 방문수업 이렇게 셋팅을 해두었어요. 오전을 이렇게 보내고나면 오후에 확실히 체력이 좀 남더라고요.
저같은 경우 수업이었고요. 산책이나 혹은 식당, 아니면 육아동지를 만나러 가거나, 가까이 계시다면 부모님 댁에 가는 것도 좋겠네요.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재접근기를 겪는 아기의 특징 중 하나가 대근육을 쓰는 놀이를 좋아하는 것이잖아요. 엄마는 잠시나마 쉬고, 애기는 마음껏 대근육을 움직이며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생각해요.
4️⃣ 남편, 도와라
돕는다는 표현이 적절치 않은데 마땅한 말이 떠오르지 않아 그냥 쓸게요. 그런데 어떤 집은 남편이 너무 바빠 육아를 하고 싶어도 못 하는 저마다의 사정들이 다 있을거예요. 그래서 아빠가 육아 하는 시간을 늘려보세요! 라고 하기엔 좀 무책임 한 것 같고, 남편이 애기를 볼 땐 들어가서 쉬시거나 아예 집을 나가보세요. 저는 집에 있으면 안 방에 들어와 있어도, 밖에서 나는 소리 때문에 정신적으로는 온전한 쉼이 이루어지지 않더라고요. 계속 긴장하고 있어야 해서요.
그리고 이건 혹 남편분들이 제 글을 읽고 계실지도 몰라 하는 말인데, 엄마가 행복해야 애기도 행복해요. 꼭 아셨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스트레스 받기 시작하면 악순환이 시작 돼요. 아기는 더 징징거리고, 엄마는 끝을 모르게 우울해지고, 엄마는 애기를 탓할 수도 없으니 남편이나 애먼 데 화풀이를 하고, 아기는 그 옆에서 더 크게 울고요. 평화로운 가정을 위해 육아가 정말 힘든 것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인내하고 초인적인 힘으로 버티고 있는 아내를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쉬게 해주거나 그게 힘들다면 따뜻하고 감동적인 말 한 마디라도 해주세요. (예를들어, "oo는 당신을 엄마로 만난 게 가장 큰 복인 것 같아")
육아도 양보다 질이잖아요. 아기를 위해서 엄마도 휴식이 필요해요.
아기를 위해 해야할 일
감정적이고, 지나친 거절은 아이를 좌절시키고 자존감에 상처를 입혀요. 영어 수학 만큼이나 중요한게 사회성인데, 이러한 태도는 향후 아이의 대인관계에 부정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매 분 매 초 주의하고 있어요. 아기가 위험한 행동을 했을 경우 훈육이나 긴 설명 보다는 단호하고 간단명료한 말로 바로 제지를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안아주고, 괜찮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하루가 다르게 커서 때로는 어린이 같지만 실은 발달상 아직 뇌 발달이 미숙한 아기잖아요. 그리고 성장의 다음 단계를 밟는게 얼마나 무섭고 긴장되고 떨리겠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스킨십, 애정표현을 아낌없이 해주는 일인 것 같아서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눈이 마주칠 때마다 사랑을 표현하고 있어요. 내 품에서 안정감을 얻고, 세상을 탐색할 에너지를 얻도록. 그럼 자연스럽게 저와 아기의 애착관계도 긍정적으로 형성이 되겠지요.
대충힘들다는 말을 참 길게도 썼네요. 하지만 힘든만큼 행복해요. 아이가 스스로 이것저것 막 해보려 하고, 터득하는 말이 하나 둘 늘어가고, 엄마 아빠 행동을 모방할 때는 정말 눈에 넣어도 안 아플 것 같아요. 물론 그냥 있을 때도 그냥 바라만 보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예쁘지만요.
아기가 자고 있어요. 뭐가 불편한지 자꾸 뒤척거리네요. 곧 옆에 가서 저도 누워야겠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