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느덧 32개월이 되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속싸개에 포옥 싸여 안겨있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다 느껴지네요. 그리고 동시에 이제까지 일어났던 일들과 감정 역시 머리를 싹 스쳐지나가요.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 그러잖아요. 그 때는 참 괴로웠는데 지금은 또 어찌어찌 살고있네? 하면서요. 아이를 낳고 저는 제 인생에 둘째는 결단코 없을거라고 단정지었어요. 이 수술대 위에 누울 일이, 신생아를 돌보는 일이 다신 없을거라고. 그런데...

요즘 좀 살만한지(?) 그 고통과 힘듦을 좀 잊어버렸나봐요. 감히 둘째아이를 생각하고 있네요. 하지만 신중해야 할 문제죠. 아이를 갖고싶은 마음과 주저되는 마음, 공존하다 못해 저를 혼란스럽게 하는 이 주제에 대해 오늘은 글을 써보려 해요. 아마 많은 분들이 이맘때쯤 이런 고민을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둘째를 낳고 싶은 이유



 

1️⃣ 저나 남편이 먼저 죽거나 아니면 가정이 붕괴되었을 경우에 혼자면 외로울까봐요.

물론 부모님 중 한 분이라도 부재하다면 형제자매가 있어도 외로운 건 매한가지일거예요. 그래도 적어도, 혼자 있는 것 보다는 둘에게 둘인게 더 낫지 않을까? 싶은거죠. 혹여나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 곁에 있는 누군가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을 해준다면 몇 번이고 일어날 힘이 생기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부모는 계속해서 밖에 나가 일을 해야 하는데 학교가 끝나고 집에 왔을 때 텅 빈 그 공간을 아이가 매일 매일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반찬이 부실하더라도 같이 밥을 먹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당시에는 서로의 존재감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무의식은 반드시 상대에게 힘과 위로를 얻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자식이 하나보다는 둘인 게 낫지 않을까... 싶어요.



 

 

2️⃣ 협동 그리고 배려, 자신의 것을 지키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아요.

결혼을 예로 들어볼까요? 저는 남편과 결혼을 하고 많은 조율 끝에 지금은 조금 협동이 가능해졌어요. 아주 아주 많이 노력해서 배려를 할 수 있게 됐고요. 내 것을 지키는 힘이 '저도 모르게' 강해졌습니다. 그 과정이 어쨌든, 험난했든 그렇지 않았든, 현재의 저는 예전보다 확실히 성장했어요.

결혼은 2-30년을 모르고 지냈던 사람과 함께 사는 거라서 맞춰 가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비교대상으로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여기서 우리는 '저도 모르게' 여러가지 스킬을 습득했다는 데에 중점을 한 번 둬 볼까요? 이 집에서 내가 살아 나가야 하니까 양보해야 하는 것들, 양보할 수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을 대화나 다툼을 통해서 얻는 거예요.

부모자식간에서도 충분히 공감 능력을 키울 수는 있지만 또래와 장난감을 가지고 함께 노는 방법, 놀다가 싸웠을 때 대처하는 방법, 고마워, 미안해 라는 말을 적절한 때 사용할 수 있는 센스를 배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3️⃣ 서로에게 '내 편'이 하나 더 있다는 느낌.

사실 저는 형제가 있기는 하지만 혼자 컸어요. 그래서 잘은 모르는데요. 주변의 형제자매가 있는 친구들을 보면, 기쁜 일은 주로 혼자 기뻐하는데(?) 안 좋은 일이 닥치면 서로 가만히 있지 않더라고요. 사이가 안 좋은 형제자매의 경우에도 웬만한 일은 '혼자 처리해라' 싶다가도, 너무 힘들어 하면 누구보다 더 빨리 그 일을 해결하려 하는 걸 봤어요. (물론, 케이스바이케이스이긴 합니다.)

제가 아이들 양육을 잘하면요. 비교하지 않고 키우면요. 서로가 서로에게 큰 힘과 기쁨, 그리고 위로가 되어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둘째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를 위해서 둘째 아이를 갖고 싶다' 는 이유는 상당히 이기적인 것 같고요. 세상에 나온 축복 그 자체인 두 아이들 모두를 위한 이유, 그 이유들을 한 번 정리해봤어요. 자, 이번에는... 둘째를 낳기 어려운, 낳기가 주저되는 이유에 대해 얘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를 낳는 일이 주저되는 이유



 

1️⃣ 사실 이게 현재로서는 거의 99프로에 달하는 이유입니다. 제 체력 때문인데요. 너어무 힘들어요, 육아가... 제가 육아 힘들다고 징징대는 글을 이 블로그에서 몇 개는 보셨을거예요.

 

 

육아가 너무 힘들어 미치겠다.

하루하루가 힘들어서 그나마 밖에 있는게 덜 힘드니까 오늘은 하루종일 밖에 있었다. 그리고 7시 30분쯤 집에 왔다. 이제 저녁을 먹으려는데 역시나 안 먹는다. 기본 한 시간이다. "밥 먹고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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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의 재접근기... 엄마의 집 나간 넋을 찾습니다. (힘든 이유, 나름의 대처 방법, 아기를 위해

재접근기란 생후 16개월부터 24개월 사이 유아에게 나타나는 정신 성장 발달 단계를 뜻하는 말입니다. 이 시기에 아기는 엄마로부터 안정감과 신뢰감, 소속감을 얻고 싶어 하는 동시에 엄마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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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번아웃... 잠시 스위치를 끄고 싶을 때.

오늘 글은 정보성 글이 아닌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펼쳐놓을거라 시간은 금이니까요, 육아 번아웃으로 힘들어 극복 방법을 얻고자 하시는 분이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거라면 속히 창을 닫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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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체력은 충전이 되지를 않아서 지금도 야금야금 떨어지고만 있는데요. 이 체력으로 어떻게 신생아를, 백일동안, 일 년동안, 원더윅스를, 이앓이를, 재접근기를... 견디죠?

부끄러운 얘기입니다만 저는 몸과 마음이 무척 힘에 부쳤던 날, 아이에게 화를 낸 적이 있어요. 그리고 엉엉 울고... 또 비슷한 상황이 오면 참지 못 하고. 그런데 둘째 아이를 낳으면 지금보다 적어도 5배는 더 힘들다는데 제가 화를 내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잖아요. 아이들에게 제가 화를 낼까봐 무서워요. 그럴바엔, 나를 낳아준 보호자가 무서운 얼굴을 하고 화를 내는데 그럴바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더 나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고민이에요. 저는 전업주부라서 시간적 여유는 충분해요. 하지만 체력! 이 체력 때문에 둘째 아이 갖기가 망설여지네요. 참고로 운동도 했었는데, 한 번 하고 집에 돌아오면 에너지가 다 소진되서 첫째 아이를 돌볼 기력이 없더라고요. 체력을 기르려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아, 이 부분은 찬찬히 다시 생각해볼게요. 제가 할 수 있는 수준의 방법으로.



 

 

2️⃣ 그렇게 되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하겠지만, 시기 질투할지도요.

언젠가 오은영 박사님이 그랬어요. 집에 둘째가 생긴다는 건 첫째에게 이런 느낌이라고요. 내 남편이 새 여자를 데리고 와서 '이제 앞으로 같이 살거야!' 라고 선언하는 느낌이라고. 얼마나 어이없고, 황당하고, 무섭고, 얼떨떨하고, 짜증나겠어요?

그리고 둘째 같은 경우에도 나이차이가 좀 나면 모르겠는데, 별로 나지 않는 경우에는 옷이나 장난감을 함께 공유하는 집이 많잖아요. 아주 어릴 때는 인식을 못 할 거예요. 좀 크면, 사진으로 확인을 하면, 그 때 볼멘소리가 나오겠죠? 아, 이 정돈 귀여운 수준이네요.

이 부분은 아이들이 느낄 외로움이 가장 걱정이에요. 둘째를 낳기로 결심을 했다면 내 소중한 보물들이 슬픈 마음을 덜 느끼도록 육아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3️⃣ 첫째 아이에게 소홀해질까봐, 둘째 아이는 대충 키우게 될까봐.

첫째는 말그대로 애지중지 하며 키웠어요. 해달라는 거 다 해주고, 다 사주고. 둘째는 두 번째 육아라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덜 노력할 것 같아요. 해봤으니까 경험에 의거해 육아를 하겠죠.

그런데 저는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는데 둘 다 부족함을 느끼면 어쩌죠? '엄마는 나보다 언니(동생)를 더 예뻐해.'... 으, 노력을 하는데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느껴지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정말 고민이에요. 남편은 둘째를 갖고 싶어하는 눈친데 저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아직 마음을 굳히지 못하고 있어요. 보통 이맘때쯤 둘째를 갖는다 하시더라고요. 제 주변에서도 임신 중인 엄마들이 꽤 있고요.

하지만 '낳고 보자' 는 안 될 것 같아요. '남들 다 하니까 나도 하자!' 는 아닌 것 같아서요. 요즘 안그래도 신경쓸 게 많은데 머리가 아프네요.

혹여나 둘째가 생기면 남편에게 알리자마자 블로그에 글 쓰러 올게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감기 조심하시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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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처음으로 기관 생활을 하고 있어요. 아직 채 한 달이 되지 않았는데요. 그새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루가 널널해졌을 것 같지만 더 타이트 해졌고요. 전혀 예상치 못한 일들이 닥쳤어요.

일단 일정부터. 저는 아침 10시쯤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보내고 있어요. 부지런하지 못한 엄마 때문에 아침 간식은 거의 못 먹고, 첫 번째 활동 시간에 거의 아슬하게 도착하거나 조금 늦게 합류해요.

아직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이 시점에 저희 아이는 담임 선생님과 부담임 선생님이 오시면 그 쪽으로 가겠다고 손은 뻗지만 활동하는 반 앞까진 엄마가 함께 가주어야 하는 상황이에요. 아직 문 앞에서 "안녕~"을 할 수 없어요.

초반 일주일간은 떨어지기 싫어 울고불고 난리도 아니었는데요. 어느 날은 "엄마 같이!" 들어가자고, 또 어느 날은 울지도 않고 들어가더라고요. 놀랍고 대견스럽게도요.

1. 당연한 말이지만 엄마 몸이 편해요.


아이를 맡기고 난 뒤 저는 근처 카페에 가서 공부를 해요. 저를 심하게 찾거나 혹은 아프면 제가 데리러 가야 하거든요.

처음 일주일은 공부고 유튜브고 뭐고 아무것도 눈에 안 들어와서 내내 아이 사진만 보고 있다가 핸드폰 배경화면을 보고있는 채로 책상에 머리를 처박고 누워 있었어요. 진짜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히더라구요.

 


'이렇게 맘 졸일 정도면 그냥 내가 보는 게 낫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이래서 엄마도 적응기간을 가진다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그렇게 맘 졸이는 시간이 지나고 서서히, 아주 조금씩, 저도 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어요. 물론 언제 연락이 올 지 모르니 핸드폰은 늘 벨소리로 해 놓고.

저는 이제까지 어린이집에 아기를 보내고 쉬는 엄마들을 부러워만 했었는데 이제는 제가 그러고 있어요. 물론 엄마 없는 곳에서 혼자 그 낯섦을 이겨내고 있을 아이를 떠올리면 아직도 너무 보고싶어 미치겠지만... 네, 정확히 말하면 마음은 아직 온전히 쉬지 못 하고 있으나 몸은 이제야 살 것 같다고 하는 것 같아요. 당연한 말이지만 보내면 확실히 엄마 몸은 편해요.

2. 하원 후 에너지 충전된 엄마의 찐한 애정 표현 가능


아이가 하원 하려고 문으로 걸어나올 때 무슨 천국에서 천사가 내려오는 것처럼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양 팔을 벌리고 이름을 부르면 아이도 제게 달려와줘요.

그리고 "엄마가 너무 많이 보고싶었어" 라고 말하면 "나도" 라고 꼭 대답해줘서 감동의 쓰나미... T_T 감격적인 모녀상봉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근처 꽈배기 집에서 간식을 먹거나 근처 공원 산책을 하는데요. 요즘 낮에 덥잖아요, 그런데도 짜증이 잘 안 나요...

기다리는 동안 진짜 너무 너무 보고싶었거든요.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 체력이 충전되어서 아이에게 내가 생각하는 애정 표현을 다 해줄 수가 있어요. 이전에는 몸이 힘들어서 생각과는 다르게 짜증을 내기도 했었는데 말예요.

3. 이상해진 낮잠 패턴


이건 단점인 것 같은데요. 놀이학교는 낮잠이 없거든요. 아이가 하원을 하고 조금 놀다 집에 가면 벌써 4시경이에요. 그래서 그 때 바로 안 자면 애매한 시간이 되서 그 날은 낮잠을 못 자는 날이 되버려요.

어쩌다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잠이 들면, 자고 싶은만큼 푹 자야 하는데 하필 방문 수업이 다 네 다섯시에 와서 3-40분 자고 일어날 때도 있고요. (시간 조율이 어렵네요) 그럼 수업을 하면서도 힘들어 하는데 참... 그래서 앞으로는 하원 후 놀지 않고 되도록 빨리 집에 데려와 낮잠을 재우는 방법을 써보려고 생각중이에요.

4. 갑자기 말을 잘해요.


어린이집에 다니면 말문이 트인다는 말을 종종 들었어요. 다른 친구들이 하는 말을 듣고 그러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 아이를 보면서 확신이랄까... 그런 생각이 든 게 뭐냐면, 평소 아이가 쓰지 않던 말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심심해" 라던가 "살려줘" 라던가! 누군가 이런 말을 하는 모양이에요. 그리고 요구를 할 때 울음이나 옹알이가 아닌 (나름)또박또박한 발음으로 말을 해요.

하지만 제게 가장 놀라운 변화는 말이 많아졌다는 것도 쓰지 않던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아니고, 자기 의사를 전하고 싶은 의지가 강해졌다는 거예요.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자기가 아는 단어로 열심히 문장을 만들어 말을 해요. 안 되면 바디랭귀지를 동원하구요. (그마저도 안 되면 화냄)


신기해요. 그리고 아이들이 제 생각보다 다양한 단어와 문장을 구사한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저와 애기 아빠는 아이가 원에 가서 이상한 말을 하지 않도록 더욱 더 입조심을 하기로 했어요. 🤝

5. 하원 후 엄마 아빠의 불같은 육아 (부작용으로 이어짐)


하원을 하고 나면 아이가 예뻐 죽을 것 같아요. 아마 다들 비슷한 마음이실거예요. 그래서 저는 원래 4시부터 8시까지 공부를 하는데 때때로 그 시간에 아이와 놀러가곤 했어요.

다닌 지 삼 주가 다 되어간다고 했잖아요. 이제까지 하원하고 집에 있었던 날을 손에 꼽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원한 아이를 데리고, 아니 정확히는 낮잠도 푹 자지 못한 아이를 데리고 저희는 온갖 키즈카페, 동물원, 부모님댁을 전전하며 아이를 웃게 해주기에 바빴어요.

좋아하더라구요. 좋아하는 곳에 데려갔으니까. 그런데 그만 부작용이 터져버렸어요. 차마 그거까진 생각을 못 했는데...

아이가 몹시 피곤했을 걸 간과한거예요. 누가 그랬는데 첫 기관에 다닌다는 건, 아빠가 회사를 마치고 퇴근한거나 다름없다고요. 그 정도로 피곤한거라고요. 아이를 생각해서 한 행동이 아이의 몸을 힘들게 하고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등원을 했는데 20분만에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어요. 열이 38도라구요.



아침까진 괜찮았었기에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바로 데리고 나와 소아과에 갔어요. 의사 선생님이 편도염이 있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하시는 말이...

"혹시 아기 잠을 못 잤나요? 왜 어른도 피곤하면 목이 붓는데 아기도 똑같아요. 주말 내내 신나게 논 모양이에요. 목이 부었네요."

 



실은 어제 낮잠을 3시간 15분이나 잤어요. 그리고 밤엔 잠을 설쳤고요. 설치면서 계속 울었어요. 그러면서 목이 부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요며칠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부었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아이에게 참 미안하더라고요.

세상에 아기가 잠이 부족해 낮잠을 3시간이 넘게 자고 목이 붓다니. 이렇게 선넘는 육아가 어디 있나...

애기 아빠와 저는 반성하고 집에서 아기를 돌봤어요. 아기는 보고만 있어도 예쁜데,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그만 무리를 해버렸던 것 같아요. 이제 적당히 하려구요. 놀이학교는 선생님께서 컨디션이 괜찮으면 내일이라도 당장 보내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내일모레까지는 데리고 있어볼 생각이에요. 38도의 열이 금방 잡힐 것 같지 않아서요. (내렸다가 금방 또 올라갈 수 있는거니까)



 


사실 마지막 부제를 쓰기 위해 이 글을 쓰기 시작한 것 같아요. 황당하죠? 저도 황당해요. 부모가 피곤한 것도 아니고 아이가 피곤한 육아라니🤦‍♀️ 이제 아이가 다 나을 때까지는 간호에 힘쓰고요. 다 나으면 앞으로는 오바하지 않는 육아를 할 거예요. 아이도 힘들고 사실 저도 힘들어서...;;

대충 이런 일들이 있었네요. 쉽지 않을 거라고 예상한 것처럼 적응기간은 쉽지 않고, 생각한 것처럼 엄마 몸은 참 편하네요. 앞으로 시간이 좀 더 지나면 경직된 우리 모녀가 힘을 풀게 되는 날이 오리라고 믿어요. 부디 아이가 기관에 잘 적응해주면 좋겠어요.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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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은 정보성 글이 아닌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펼쳐놓을거라 시간은 금이니까요, 육아 번아웃으로 힘들어 극복 방법을 얻고자 하시는 분이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시는거라면 속히 창을 닫으시길 바라요.

아, 주기적으로 육아 번아웃이 오네요. 매번 힘들었는데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그런지 현재가 제일 힘듭니다.

언제 힘드냐고요?



누구나 힘들어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죠. 하지만 나는 혼자 있을 수가 없어요. 아이가 자는 시간에 잠시 혼자 있을 수 있지만 왜 그 시간으로 충족이 안 되는가 하니 그 짧은 시간 안에 이만큼 떨어진 에너지를 회복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었어요.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이가 기본적인 욕구마저 풀지 못하게 할 때 나는 아이가 미워지고, 아이를 미워했단 사실에 이내 괴로워져요. 그래서 아예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니 내게 안아달라거나 뭘 요구하며 다가오고,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쇠약해져 있는 내가 요구를 들어주지 못하면 높은 데시벨로 울어요. 주변에 있는 것들을 던지고, 내 죄책감과 분노를 키우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요.

이거 뭔가 단단히 잘못됐어요. 내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욕심이 너무 과했던걸까? 그래서 내 스스로 내가 쳐놓은 덫에 걸린 건가? 하지만 육아 정보나 멘토, 심지어 감정코칭까지 받는 이 시대에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니 그건 또 그것대로 마음 심난해요.

그리고 순한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안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문득 나도 모르게 '우리 아이는 왜 이 정도까지 활발한걸까.' 란 생각이 스쳐지나갈 때가 있어요. 아이를 비교한거죠.

그러니까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 사람을 갉아먹는 감정이 하루내 거의 휘몰아치다시피 해요. 성취를 하고, 스스로 괜찮은 사람이란 생각이 드는 시간이, 없어요.

하고 싶은 것!



육아하는 부모님들은 시간이 나면 무얼 하나요. 나는 아이가 자면 일단 기다렸다는 듯 어제 읽다 잠든 책을 읽고 때때로 블로그에 글을 올리고 밀린 학습 동영상을 보고 '아, 나 엄마였지?' 육아 공부를 합니다.

책은 늘 충분하다고 느껴질만큼 읽지 못하고 개인적인 공부 또한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해요.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느덧 나도 졸려서 자야하고요. 눈 뜨면 또 육아 전쟁터.

1. 어려운 퍼즐을 진득~하게 맞추고 싶다.
- 나는 퍼즐을 맞추며 밤을 꼴딱 새우는 걸 좋아해요. 2,000피스 이상부터는 시간이 꽤 오래 걸리기 때문에 최소 5시간은 혼자 있어야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 너무 갖고 싶어요.

2. 책을 충분히 읽고 싶다.
- 늘 아이를 재우고 읽기 때문에 늦은 밤엔 집중력이 그리 오래가지 않아요. 읽다가 졸린 건 어쩔 수 없는데요. 읽다가 피곤하면 자고, 일어나서 또 읽고, 또 졸리면 자고, 읽고, 자고.. 그러고 싶어요.

3. 노래 부르고 싶다.
-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코로나가 터지기 전, 코인노래방이 유행할 때 자주 갔어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꿋꿋이 한 부스를 지켰더랬죠. 욕심이 있어 보컬 레슨도 받았었고요. 생각해보면 나는 그렇게 스트레스를 풀어왔던 것 같은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어딜 갈 수가 없을 뿐더러 갈 수 있다 하더라도 내가 나갈 시간이 없어요.

4. 느긋하게 하루를 보내고 싶다.
- 하루 하루가 너무 치열해요. 매 시간 느끼는 감정들은 극과 극이에요. 너무 행복하거나, 너무 슬프거나.

나름의 극복 방법



1. 책 읽어주기, 오감자극놀이 그만.
- 밥이나, 씻겨주고 옷 갈아 입혀주는 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 뺄 수 없어요. 하지만 내 의지에서 시작 된 책 읽어주기나 놀아주는 등의 시간은 내가 회복될 때까지만큼은 빼도 돼요. 과감하게.

2. 힘들다고 아이를 무시하거나 모진 말을 쏟아내면 후폭풍이 더 힘들다.
- 몸은 가만히 있되 아이가 오면 안아주고, 매번은 힘들더라도, 적어도 3번에 1번 눈이 마주치면 웃으며 사랑한다고 얘기해주려 해요.

3. 이 정도면 좋은 엄마야, 나는 좋은 엄마야, 나는 잘하고 있어, 되뇌이고 마음에서부터 진실로 회복하기.
- 이제까지 내가 해 온 것들을 떠올려요. 집 안을 둘러봐요. 누구도 나 만큼 할 수 없었을거야.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 아이의 정서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음은 자신해요. 나는 내가 인정하는 사람이에요.

4. 물리적으로 떨어지기.
- 남편이 아기를 봐줄 때 나는 방 안에 들어가 잠을 자거나 시간을 보낼 때가 많은데 이제 너무 힘들면 아예 그 자리를 떠날 거예요. 바람 쐬고, 커피 마시고, 좋아하는 음악 듣고.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쓸 거예요.

'작은 성취'를 하면 좋을 것도 같았는데 그건 내 생활에 적용하기 어려운 사항이라 뺐어요.





아기가 자고 있어요. 깨면 남편에게 육아를 토스하고 나는 최대한 빨리 옷 입고 집을 나갈 거예요.

내가 회복이 되어야 아이도 잘 볼 수 있으니까요. 물컵도 씻어야 하고, 반찬도 만들어 놔야 하는데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에요.


+

밖에 나와서 습관처럼 또 아기 발달이나 심리 상태를 점검하는 등의 동영상을 보다가 우연히 방탄소년단 무대 영상을 (연달아)봤는데 엔돌핀이 확 도는거 뭐에요? 에너지가 막 샘솟고 이런 기분으론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뭐야... 숱한 전문가들의 위로와 솔루션이 답이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답이었던건가... 당황스러운데 기분 좋아 뭐야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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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월까지는 3차 영유아검진을 마쳐야하죠. 저희 아이는 딱 24개월인데, 일부러 그런건 아니고 제가 게을러서 꽉 채워 검사를 받으러 가게 됐어요.

3차부터는 이전 차수보다 조금 더 자세히 봐주신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일부러 '좋은 곳'에 찾아가는 주변 엄마들께 물어봤답니다.

"어디로 다녀오셨어요?"

여러 병원을 알려주셨는데 저는 그 중 가장 얘기가 많이 나온 병원을 골라 가기로 했어요. (단순)

추천을 받고 후에 찾아봤는데 유명한 소아과더라고요. 티비에서 보는 것처럼 교구랑 계단 등을 놓고 소근육 대근육 발달, 그림 그려 인지, 언어 발달 등을 세심하고 정교하게 봐주시는 곳이었어요.

예약  


인기가 많은 곳이 당연히 예약이 쉬울리가 없죠. 2월 달까지 이미 예약이 다 찬 상태였구요. 그래서 추천 받은 다른 곳들을 아쉬운 마음으로 찾아보는데... 그 곳들도 2월 달까지 예약이 꽉 찬 상태였어요.

  보통 영유아검진은 몇 달 전에 예약 한다고요?!
-이틀 전에 시도한 엄마-  


이 소아과는 예약 받는 날 홈페이지가 열리면 1분 만에 예약 마감되는 곳이라 들었어요. 그런 곳엘 이틀 전에 찾아가 기웃대다니!

 



너무 아쉬웠어요. 그래서 아이 안 볼 때 새로고침하며 혹시 누가 취소하진 않을까 확인하는데... 와 누가 취소해서 딱 좋은 4시 30분에 냅다 예약했어요. 싱겁고 운 좋죠?

방문  


1월 27일 목요일 4시 30분 예약이었는데 주말 시장처럼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어요. 의자에 앉을 자리는 없고 여기저기서 아이들이 울고 있더군요. 저는 미리 집에서 문진표를 작성하고 가서(더 건강보험 어플 이용) 아이와 순서가 호명되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3차 영유아검진   


호명되서 들어갔고요. (따로 검진실이 있었네요) 발달 선생님 한 분이 앉아 계셨어요. 아이 아빠랑 같이 들어가니 한 분만 들어오시라고 해서 제가 들어갔습니다.

대부분 문진표에 작성된 것들을 정말 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거였는데, 이런 거요.

도형 퍼즐 맞출 수 있는지, "사자 어딨을까? 토끼 어딨을까?" 동물 찾을 수 있는지, 신발이 실제로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고 '신발'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선생님 따라 선을 주욱 그을 수 있는지, 두 손으로 가위질 할 수 있는지, 공간개념 있는지, 동그라미 그릴 수 있는지 등등.. 그리고 옆에 있는 계단에 저와 손 잡고 올라갔다 내려갔다도 해봤어요.

 

 

아이가 어려워한 건 가위를 가위라고 말하기 정도였구요. 선생님도 너무 잘 크고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딱히 걱정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마음을 쓸어내렸네요.

개인적인 고민, 분유...   


이제까지 밥을 단 한 번도 잘 먹은 적이 없어서 밥을 적게 먹은 후에는 분유라도 먹이자는 마음으로... 그게 익숙해지다보니 분유를 먹지 않으면 밤잠을 자지 않는 사태까지 와버렸어요. 심지어는 밤수까지... 소아과 갈 때마다 분유 끊어야 한다고 선생님들께 매번 혼났는데요.

"오늘부터 당장 끊을게요."

이번엔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단 듯(?) 단호히 말씀을 해주셨어요. 밖에 있는 아이 아빠를 호출해서 한 번 더 강하게... 남편과 저는 이번에야말로 끊어야겠다고 다짐했답니다.

- 그리고 현재는 끊었습니다! 분유에 의존한 건 아이가 아니라 엄마아빠였어요. ㅠㅠ 안 주니 떼를 쓰거나 찾지도 않고 쿨하게 안녕하더라고요..

내친김에 독감 접종   


어느덧 독감 접종할 기일이 다됐었나봐요. 온김에 맞고 가시라는 말에 고민 했어요. 아이한테 "오늘은 주사 안 맞고 우리 애기 잘 노는지, 잘 크고 있는지 확인하러 가는거야~" 라고 했거든요. 맞고 가야겠다고 다짐하고, 아이에게 설명은 해줬는데 과연 얼마나 이해했을런지..

끝나고 키즈카페 가자는 약속까지 했었는데 주사 맞고 무리하면 안 되서 그 약속도 못 지켰네요.





영유아검사는 문진표에 체크한 것을 정말, 어느정도 실행할 수 있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종합하여 말씀을 주셨던 것 같은데요. 대단히 대단한 건 아니었지만 전문 상담 선생님의 입으로 확언을 들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을 받았어요.

4차 영유아검진은 또 어디로 갈지 모르겠어요. 그 땐 또 얼마나 자라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돼요.

아, 그리고 이젠 제 차례네요. 시간 나면 상담센터 가서 아이 발달수준, 애착정도 확인하고 동시에 저와 남편도 부모양육태도검사 받아보려고요. 매일 뚫어져라 아이만 바라보고 있는 저지만, 그래서 더더욱 놓치고 있는게 있는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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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두 돌을 한 달 앞두고 있어요. 아기는 이제 할 줄 아는게 제법 많아요. 말도 잘하고요. 첫 생일만큼이나 두 돌잔치도 성대하게 해주고 싶을만큼 너무나 기특하게 잘 자라주고 있네요.

발달 사항 중 놀이를 떠올려 보면 요즘은 근육을 정교하게 움직이는 작업인 퍼즐, 팝아티, 그리고 그림 그리기를 즐겨합니다.

그림은 스케치북이랑 색칠연습장, 그리고 각종 그림 도구들을 아이 손 닿는 곳에 일부러 제가 배치해두었어요. 처음엔 집 난장판도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것도 꽤 괜찮고요. 하지만 그 중 딱 한 개. 딱 한 개만은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제가 몰래 올려두었는데요.

물감이요. 이건 수습할 때 상당한 스트레스가 수반될 때가 있거든요.



이 날 아침은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았어요. 아이가 물감이 있는 곳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하고 싶단 눈빛을 보내오길래

"물감 놀이 할까?"
"네!"

 


돗자리를 깔고 물감과 붓, 팔레트, 그리고 책과 물도 가지고 왔어요.

 

사실 책은 활용을 별로 잘 못 해요 아직은. 사진은 제가 거의 다 칠한거고요. 보통은 선 개의치 않고 마구 그립니다. 저는 늘 "엄마는 이렇게 해봐야지" 말하고 보여만 줘요. 해보라거나 그거 아니라거나, 그렇게 말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23개월 아기는 이제 사과가 빨간색이고 귤이 주황색인 정도는 너무 잘 알아요. 하지만 알면서도 칠하지 않죠. 그래야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 같아요. 눈 앞의 것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냈을 때의 기분도 아직은 모르는 것 같고.. '방금 내가 택한 색깔을 눈 앞에 나타내 보일거야' 만 목적인 것처럼 보여요.

언젠가는 참외 하면 노란색을 단번에 들어올리겠죠? 하지만 살면서 초록, 분홍으로 칠하는 날들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원래는 안 그러는데 이 날은 다른 도구들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싶었나봐요. 교구를 가지고 와 그 위에 색칠을 해 보더라고요. 전 그걸 찍어 보여줬고요.

그러던 중에 제가 물티슈를 가지고 교구를 슥슥 닦는 걸 보곤 자기도 해보겠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자연스럽게 동그란 교구 안에 물티슈를 쏙쏙 끼워 넣는 놀이가 되어 버렸었네요? (의식의 흐름)

이걸 꽤 오래 했어요. 물티슈 두 개를 매듭 지어 길게 만든 후 한 쪽으로 빠져버리지 않게, 커다란 꽈리를 틀어주었어요. 교구를 세 개 정도 넣어 서로에게 목걸이네 머리띠네 하며 걸어주고 씌워주고... 한참을 그러고 놀았었네요.

 

장난감 싱크대에서 물 나오는 중


손 발에 물감이 많이 묻었어요. 이 때, 갑자기 어딘가로 걸어간 아이가 주방놀이 장난감 수도꼭지를 트는 시늉을 하고, 손을 씻는 척 했어요.


(다시 한 번, 컨디션이 좋았던터라...)

가져다주었어요. 좋아하며 손 발을 씻고, 물놀이를 하더군요.

 


처음엔 물감이 있으니 물에 물감을 섞어 보았어요. 하지만 흘러 내려간 물이 순환되어 다시 올라오는 구조라 조금이라도 색이 탁해지면 그 이후론 탁한 물만 계속 나와 시각적으로 별로여서 그만뒀어요.

그래서 물감은 패스, 블록을 가져다 주었어요. 유리병도 가져다 주었고요. 아직까지도 쏟고, 옮기는 작업을 정말 정말 좋아하네요... 이젠 거의 습관이에요.

 


폼폼이가 있길래 주었어요. 폼폼이가 물을 머금는 순간이 꼭 물을 잔뜩 머금은 붓이 그림을 그리는 순간 같아서 예쁘더라고요. 물을 머금어 무거워진 폼폼이를 쭈욱 짜며 또 잠깐 놀아봤답니다. ^^;

 


이건... 어...🤔

처음엔 웃다가 아이 표정을 보니 장난하는 표정이 아니어서, 저도 바로 "이제 씻으러 갈까?" 라고 했어요. 바로 끄덕끄덕 하더군요.

음, 그래서였군...

사진은 없지만 세면대에서 또 한 삼십 분 이상을 물놀이 한 듯 해요. 아침 일찍 시작한 놀이가 낮잠 시간에 끝났네요.

 



무언가 대단한 활동을 한 건 아니었지만 아이가 좋아하고, 편안해 하는게 눈에 보여 저도 뿌듯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이건 번외... 랄까요?^^

토끼 이미지의 생명은 귀, 코끼리는 코, 사자는 갈기잖아요. 근데 그게 다 사라졌어요. 대충 끈을 빨랫줄처럼 늘어뜨려 고정시켜 놓고 동물 친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빨래집게로 만들어 준다음 줄에 널어주었어요.

도안을 자르는데 시간이 너무 많이 들어 아이가 서서히 관심을 꺼뜨려간 아쉬운 놀이에요. 진즉 잘라둘 걸...

 



두 돌 아기는 무척 사랑스럽네요. 말을 하려고 해서 그런가 하루 하루 너무 예뻐요.

가만 보고 있으면 별 별 생각이 다 들어요. 눈가가 시큰해져 오기도 하고.. 눈 깜짝 하지 않고 그냥 계속 쳐다만 봐도 여기가 천국이에요.

최고의 연말 선물이네요. 올해 고생 했다고 아기가 선물 주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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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 이어 나나(원숭이 이름)가 다시 찾아왔어요. 오늘은 가족들이 아닌 친구들만 데리고 왔더라고요. 덕분에 오늘도 강아지, 토끼, 원숭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선생님은 오늘 유독 무거운 가방을 두 개나 짊어지고 힘겹게 들어오셨어요.


오늘 수업은 바나나 사진으로 시작되었어요.
사진은 없지만 여러개의 바나나, 한 개의 바나나, 바나나를 깐 사진, 바나나를 썰어놓은 사진을 차례차례 천천히, 밝고 경쾌한 설명과 함께 보여주셨답니다.

그리고나서는 이 바나나 나무가 등장했어요.
바나나 나무인데 바나나가 없어 이 때 눈치챘지만, 펠트바나나가 나올 때까지 얌전히 있었어요.


처음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바나나를 붙였어요. 그러더니 엄마 품을 나서 스스로 바나나를 척척 붙이더라고요. 찍찍이가 좀 정없게(?) 붙어있었으면 서운할 뻔 했는데, 아기가 어디에 붙여도 쉽게 붙어 좋았어요. 그리고 바나나 안에는 하얀 알맹이가 들어있었어요. 어떤 건 삑삑이 신발처럼 삑삑 소리가 나고, 어떤 건 종이 구길 때 나는 꾸깃꾸깃 소리가 나더라구요. (선생님 재량 따라 다른데 삑삑이, 빨대, 솜, 콩 등이 들어간대요) 교구를 신경써서 만든다고 느꼈네요.


선생님이 평소보다 더 큰 가방을 들고 오신 이유는 밑에 깐 노란 매트와 (김장매트) 이 백업스펀지 때문이었어요. 매트도 커서 많은 양의 백업이 필요했어요. 쏟을 때도 아이가 보고 즐거울 수 있도록 위에서 와르르~ 하고 쏟아주셨답니다.


아이는 가방에서 뭐가 자꾸 떨어지는 것이 재미있는 것 같았어요. 이 노란 백업으로는 기본적으로 자유롭게 가지고 놀면서 쌓기도 해보고, 선생님 머리 위에 올렸다가 떨어지는 걸 보기도 했어요. (언제나 선생님의 노고에는 감사를ㅠㅠ)


저번 주 만났던 동물 친구들을 또 만났다고 했잖아요. 아이는 보자마자 빨리 달라며 손으로 재촉했어요. 그리고 친구들에게 노란 백업을 먹여줬어요. 요즘은 밥 먹을 때에도 엄마 한 입, 아빠 한 입, 곰돌이 한 입, 뽀로로 한 입…. 꼭 한 입씩 나눠주는데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워요. 요 시기 아이들은 다 그러나요? 여튼 동물 친구들에게 아낌없이 백업을 주었어요.


토끼 교구 귀엽죠? 동물 교구는 가면에 통을 붙여 입을 만들었더라고요. 노크 교구는 볼 때마다 참 잘 만드는 것 같아요.


마지막은 바나나 도장을 찍어보는 활동이었는데 색깔이 연해서 그런지 아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리를 떠버렸어요. 그래서 사진 속 도장은 전부 흥미를 끌기 위해 애쓰신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참, 바나나가 주제여서 사실 2주 차 미술시간에는 바나나가 등장할 줄 알았는데 좀 의외였어요. 여쭤보니 바나나는 이동 중에 무르거나 색깔이 변할 수도 있어 준비하지 않으셨다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재밌었어요.





여담) 당연한 소리지만 어떤 수업이든 선생님이 참 중요해요. 아이의 여러 선생님들을 만나면서 보는 눈이 점점 길러지고 있는 듯 하네요. 저는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또 민감한지도 알아가고 있어요.

저는 아이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는 선생님은 싫어요. 재미있는 표현을 쓰고 아기어로 말을 해도 저도 모르게 언성이 높아진다거나, 토라진 친구 흉내를 너무 자주 내는 선생님이요. 어린 아기가 벌써부터 토라진 친구 앞에서 당황스러워 할 필요는 없잖아요. 또, 감정기복이 심해 매주 수업스타일이 널뛰는 선생님도 싫어요.

자질부족이나 아이를 함부로 대하는 모습이 목격 되면 가차없이 따져 묻거나 다른 선생님으로 교체 요청을 드리면 되는데 말하기 애매한 것들 있죠? (이를테면 본연의 성격 같은...)
사실 저는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바로 이야기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얘기도 몇 번 드렸어요. 근데 아무리 좋게 말을 한다 해도 이런게 또 쌓이면 불편하시겠죠. 이건 피드백이 아이에게 오는 아이의 일이기도 해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게 되네요.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가면 지금 몸이 힘든것만큼 머리가 아프다던 지인의 말이 자꾸 떠올라요.
어떤 느낌인지 살짝 알 것 같아요.
좋은 방법이 있겠죠? 엄마도 상대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아이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좋은 방법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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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템 중엔 사고 싶은 것들이 있지만, 꼭 사야만 하는 것들도 있다. 초점책과 같은 것들 말이다. 흑백모빌, 컬러모빌은 아기의 시력 발달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아기를 맞이 할 준비가 되어 있는 집 중에 모빌을 준비하지 않은 집도 있을까?

인터넷을 뒤져 가장 예쁜 모빌을 사주고 싶었다.

'모빌'을 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타이니러브 모빌.
일명 국민 모빌로 불리우고 있단다.
산후조리원에 있을 당시 흑백모빌을 만드는 교육 프로그램 시간에 타이니러브 모빌은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이 특장점일 뿐 다른 모빌과 별다른 차이는 없다고 들었다. 하지만 검색 하면서 본 모빌 중에 솔직히 가장 예쁘다... 이 정도로 예뻐서 엄마 눈에 이 정도면 아이 눈에도 예쁜거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모빌을 구매하려고 검색 중에 있거나 검색을 해봤던 사람은 알겠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모빌이라고 하여 달랑 모빌 하나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거치대까지 포함하면 '단 몇 개월만 볼 건데 이 정도의 금액을 지불해야해?'라는 생각이 당연히 들 수도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사랑하는 아기의 발달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에 냉큼 장바구니에 넣었다. 그리고 다음 날, 남편으로부터 멋진 모빌을 가져다 줄테니 절대 사지 말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설마 설마 했는데.

 
초점책과 아기띠 등이 보이는군.
(아기 키우는 집은 다 비슷하지요?)


짠!
타이니모빌이라고 하여 다 똑같은 줄로만 알았는데 검색해보니 각기 다른 제품들에 멋들어진 이름들이 붙어있다. 위 그림은 수더 앤 그루브 프린세스 테일즈 세트에서 모빌을 비더프리 사파리 흑백인형으로 그리고 십자모빌대, 모빌 거치대까지 갈아끼운 것이다.

 

 

비더프리 사파리 흑백인형에는 여우, 사자, 양, 토끼, 해님이 있다. 모빌 거치대는 보다시피 수납 공간이 매우 넓어서 저 곳에 나는 아기 장난감을 보관하고 있다. 그리고 1~4단계로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나는 애초부터 조절이 되어 있는 상태로 도착하여 그런 수고는 할 필요가 없었다. 비더프리 거치대는 이동이 편리할 것처럼 생겼으나 의외로 무거워서 산모의 몸으로 들기에는 조금 버겁다. 하지만 옮겨두면 꽤 안정적이다. 하지만 나는 푹신한 이불 위에 뉘이니 앞으로 조금 쏠려서 뒷 부분에 머미쿨쿨을 올려두었다.

 

우리 아가는 이 귀여운 친구들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내가 보고 설명하기 쉬워야 전달이 편할텐데 한 눈에도 이건 사자, 이건 토끼. 알아볼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여담인데 나는 해님, 사자가 가장 좋다. 크기만 좀 더 크다면 사자 같은 경우 애착 인형으로 쓰고 싶을 정도다.

 

다시봐도 사자가 제일 귀엽다.
타이니러브 흑백모빌도 귀여운데 비더프리 모빌들은 좀 더 인형같은 맛이 있는 것 같다. 솔직히 말하면 타이니러브 흑백모빌도 고급스럽고 예뻐서 하나 더 추가 구매 하고 싶다. 이제 곧 컬러모빌 볼 것 같아서 꾸욱 참고 있지만...

 

클래식과 자연의 소리, 백색소음 등이 나오는 타이니러브 멜로디 박스. 6가지의 카테고리가 있고 18가지의 멜로디 연주가 나온다. 왼쪽 위 상단에 연두색 버튼은 무작위 버튼인데 누르면 말 그대로 무작위로 선곡된 음악이 나온다. 근데 나는 한 번도 써 본 적이 없다. 왜냐하면 오른쪽 상단에 위치한 on/off를 한 번만 까딱해도 알아서 음악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알아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뒀다가 아이가 좀 잠에 들려고 한다 싶을 때 심장소리, 물소리 등이 나오는 백색소음을 따로 눌러 플레이 해주거나 아이가 활발하게 놀고 있을 때는 world, 또는 nature버튼을 눌러 즐거운 음악을 듣게 해주고 있다.

 

 

음질은 모든 것이 물 속에서 치는 것 같다.
오르골 소리도, 피아노 소리도. 물 먹은 듯한 소리.
하지만 애초에 고음질을 기대한 것도 아니었기에 나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위에 잠시 언급했던 비더프리 유니버셜 모빌거치대.
다른 집은 어떻게 사용 중인지 모르겠다. 나처럼 침대에 올려 놓은 사람들은 앞으로 쏠림 현상을 각자의 방식으로 해결 중이지 않을까 싶은데. 솔직히 머미쿨쿨 없었으면 나같은 경우 불안해서 눈을 못 뗐을 것 같다.

앞에 수납 공간은 꽤 유용하다.
나는 아기 앞에서 핸드폰 사용을 자중하니까 핸드폰을 두지는 않고 아기 딸랑이나 봉제 인형등을 가져다둔다. 그냥 평평하게 만들 수도 있었을텐데 편의를 위해 이런 홈을 파둔 것이 센스 있다고 느꼈다.



 

우리 아기는 오늘로 태어난지 45일째라 아직 흑백 모빌을 보고 있다. 60일쯤 지나면 서서히 컬러모빌을 노출 시켜주고 흥미를 보이면 바로 교체시켜 줄 생각이다. 나는 애초에 이 모빌을 통째로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인형을 원하는 것으로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컬러모빌은 내 마음에 드는 것으로 사고 싶다. 타이니러브 호환되는 제품으로, 아니면 꼭 보여주고 싶은 모빌은 억지로 매달아서라도 보여줄 것이다.

아 참, 모빌은 아기의 눈 바로 위가 아닌 배 쪽에 두어야 한다. 산후도우미 이모님께서 눈 바로 위나 너무 위쪽에 모빌이 위치해 있으면 아이가 사시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다. 그래서 혹여나 내 실수로 큰일이 나지 않도록 항상 아기 배 쪽에 모빌이 가도록 주의하고 있다.

아이가 모빌을 보는 시간은 날이 지남에 따라 점점 더 늘고 있다. 처음엔 그냥 앞만 바라보는 것 같았는데, 지금은 잘 보면 눈동자가 인형을 따라간다. 하나의 모빌만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따라가다가 다른 것도 보고, 또 따라가다가 다른 것 보고 그런 식. 엄마가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발달하고 있다는 것이 기특하고 귀여워 죽겠다. 하루가 다르게 크는 우리 아이. 내일은 또 얼마나 초롱초롱한 눈으로 모빌과 나를 바라봐 줄 지 기대된다.

 

+ 아이가 너무 어려서 장난감이 모빌 밖에는 없으니까 모빌 인형을 바꿔주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뒤지고 뒤져 흑,백이 뚜렷한 인형으로 구매해 달아주었다.

문제점이라고 해야하나, 이거 뭐라고 표현 해야 할 지 잘 모르겠는데. 큰일이다. 아이가 밥 먹으면서도 모빌을 본다. 밥 먹을 땐 밥만 먹자고 고개를 돌리면 운..다.

모빌 없었으면 어쩔 뻔 했어,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동시에 신기하다. 이렇게나 아이의 시선을 끌 수 있다니.

모빌은 정말 국민 육아템인 동시에 필수 육아템이다. 아이 시력 발달 등에 좋은 점도 많지만 일단 달아주고 보면 아이가 좋아해서 사주길 잘했다는 생각부터 든다. 우리 아기는 오늘로 60일이 조금 지났는데 조금 더 지나면 드디어 컬러모빌을 볼 수 있게 된다. 미리 사놓았으니 모빌만 갈아 끼워주면 되겠지.

그런데 여전히 아쉬운점은 음질과, 음악이 더 많았으면 하는 점. (그럼 가격대가 어마어마하게 올라갔겠지만) 매일 같은 음악이 반복되다보니 이제 나는 음을 모두 따라 부른다. 그리고 아기가 잘 때 유용하게 쓰고 있는 백색소음은 물소리, 심장소리 밖에 없어서 아쉽다. 괜히 아기가 제일 좋아하는 제품이다보니 아쉬운 점이 더 생기는가보다.

나중에 아기가 앉아서 놀 수 있는 때가 오면, 모빌 인형을 떼어 앞에 앉혀 놓고 인형 뒤에서 이렇게 말해줘야지.

"안녕? 너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서 내려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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