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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 - 내일》 타임슬립 + 로맨스면 말 다했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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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욤뮈소 - 내일》 타임슬립 + 로맨스면 말 다했지...

유하우스 2023. 1. 1. 02:39


오랜만에 글을 올리네요. 일단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요즘 너무 바빠 잘 들어오질 못 했어요. 2023년에는 바빠도 블로그에 글을 가득 올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기욤뮈소의 소설을 읽었어요. 이 책은 <타임슬립>이라는 클리셰를 갖고 있는데요. 일단 타임슬립이란 단어의 뜻부터 알아볼게요.

 

🕐 타임슬립 : 어떤 사람 또는 어떤 집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시간을 거스르거나 앞지르는 일. 타임머신과는 다르게 주인공에게 제어능력이 없고, 또 그 과정을 이해할 수도 없다. 사고에 가까운 초자연현상.


판타지 소설일 것 같지만 그보다는 유치하지 않은 연애소설이란 느낌이 더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철학교수와 뉴욕 최고급 식당에서 일하는 와인감정사의 영화같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요. 사실 연애소설이라기엔 배신과 복수, 시간여행이 주를 이루긴 하네요.

 

줄거리




하버드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철학교수 매튜. 1년 전 그는 성탄절 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아내 케이트를 잃습니다. 어린 딸 에밀리는 그런 그의 삶을 지탱해주는 한 그루 나무 같은 존재이지요. 그런 그가 어느 날 벼룩시장에서 중고 노트북을 하나 구입해요. 그 안에는 이전 노트북 주인의 사진들이 담겨 있었어요.

매튜는 초기화 되지 않은 점을 이용하여 엠마, 그러니까 노트북의 이전 주인에게 '사진을 돌려드릴까요?' 메일을 보내게 됩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던 그들은 서로에게 공통점과 흥미를 느끼게 되고, 마침내 만나자는 약속을 하게 되고요.

하지만 두 사람 다 약속장소에 나갔으나 만날 수가 없었어요. 왜 그랬을까요? 이상함을 감지한 매튜는 식당 CCTV를 확인합니다. 확실히 이상해요. 엠마는 1년 전 오늘, 이 식당에 방문을 한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매튜가 엠마에게 보낸 메일은 모두 1년 전 <과거>로 가고 있었어요. 엠마의 답신은 1년 후인 <미래>로 가고 있었고요. 매튜는 노트북을 팔았던 자에게로 가 엠마의 존재를 묻습니다. 그는 엠마의 오빠였는데 사이가 좋지는 않은 것 않았어요. 여하튼, 그는 매튜에게 당신은 엠마를 만날 수 없다고 말해줍니다. (왜 만날 수 없는지는 책에서 확인해주세요✔️)

이후 그들은 저들에게 일어난 일을 나름대로 이해해보려 노력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번뜩 매튜의 머리에 하나의 생각이 떠오르는데요. '1년 전에 세상을 떠난 케이트의 사고 현장을 다시 연출할 수 있다면... 그녀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 불의의 교통사고만 피하면 되는거니까요.

그래서 매튜는 엠마에게 부탁해요. 당신만이 내 아내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니 그 사고의 현장에 케이트가 나가지 않도록 도와달라고요. 엠마는 사랑 앞에 마음이 여린 사람이었는데요. (유부남을 사랑하다 스스로 생을 끝내고자 했던 경험이 있을 정도로) 그런데 하필이면... 매튜가 마음에 들었지 뭐예요. 그래서 그녀는 케이트의 자리에 자신이 앉을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엠마가 찾아낸 케이트의 정보는 과연 어떤 것들이었을까요.

매튜가 사랑한 케이트. 그녀의 비밀이 안타깝고 흥미롭습니다. 동료인 천재 해커와 함께 그녀의 진면모를 알게 된 엠마는 케이트를 죽이고 매튜를 살립니다.

그렇게 1년 후... 살아남은 매튜는 길을 걷다가 벼룩 시장에서 노트북 하나를 발견하고요. 그리고 그 노트북 안에선 또다시 엠마라는 여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와요. 이제 그들은 만날 수 있을까요? 그들의 결말은 해피엔딩일까요, 새드엔딩일까요? 책에서 확인해 주세요🔑



 

 

연애소설이라기엔 달달한 장면이 턱없이 부족하긴 하지만 영화같은 스토리 아닌가 싶었어요. 무언가를 향해 부지런히 달리는 느낌이 강해 책장을 덮을 수가 없더라고요. 흠... 그래도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었는데요.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점을 알려드려 볼게요. 덧붙여 좋았던 점도 남겨보겠습니다.


기욤뮈소의 <내일> 아쉬웠던 점




1) 지명(마을이나 지방, 지역 따위의 이름)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우리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낯선 감이 있었는데요. 세 페이지에 한 번 꼴로 나왔던 것 같아요. 그래도 작가가 탄탄한 필력으로 묘사를 잘 해줘서 상상을 하기가 수월하긴 하였으나...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가보지 않은 곳이 수도없이 많이 나오다보니 언젠가부터는 좀 지치더라고요.

2) 천재 해커 로뮈알드가 엠마를 도와주어 이 모든 일이 잘 풀릴 수 있었음을 인정해야 하는데, 로뮈알드라는 캐릭터의 개연성이 떨어집니다. 그와 엠마는 원래 알던 사이가 아니었어요. 우연히 알게 되었죠. 게다가 엠마는 말을 할 때마다 로뮈알드를 구박하고 무시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엠마를 매우 충실히 도와줘요. 중간에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저는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느꼈어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녀를 도와줄 결정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갈 곳이 없고 인정해 주는 사람 하나 없는 인물이었다 하더라도 낯선 사람을 그렇게까지 도와줄 수가 있는건지 저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3) 이건 타임슬립이라는 소재 자체의 한계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거긴 하지만, 그냥 냅다 과거에서 왔다 미래에서 왔다 막말로 우기면 되는 거거든요. 과학적이고 논리적으로 설명이 가능하지가 않은 거라 적어도 타임머신처럼 간단히 원리 정도만이라도 알고 싶은 분들은 답답한 느낌이 드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욤뮈소의 <내일> 좋았던 점




1)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상황 묘사가 새삼 이 작가가 유명한 덴 다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글을 되게 잘 써요. 위에 지명이 너무 많이 나와 상상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는데, 그건 제가 그 지역을 잘 몰라서 그런거고요. 확률이 지극히 낮지만 언제 한 번 우리 나라를 배경으로 한 글도 써 주었으면 좋겠어요. 그림이 이어지는 것 같은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2) 입체감 있는 인물들이 좋았어요. 엠마는 사랑 앞에 연약했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또 사랑 앞에서 그 누구보다 용감했어요. 케이트는 어찌 보면 가장 많은 속내를 감추고 있던 인물인데 어떻게 보면 작가는 등장인물 중 케이트의 속내를 가장 깊이 들여다본 것 같아요. 사람이 과연 몇 개까지의 옷과 가면을 쓸 수 있을까 궁금하게 만들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비중은 크지 않았지만 매튜와 함께 살던 한 여인도 생각이 나네요. 같은 성별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데 그가 케이트의 과거를 파헤치려 나갈 때 그를 막아서며 토하듯 자신의 과거를 밝혀요. 누구나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는거라며. 단역 치곤 꽤 임팩트가 컸던 장면이었어서 기억에 남네요.

3) 작가가 아는 게 많아서 단순한 오락용 연애소설로 치부하기엔 소장가치가 큰 책이에요. 와인, 음식, 음악, 영화, 과학, 의학 등... 물론 집필하기 전에 조사하고 공부 했겠죠. 그걸 자연스럽게 내용에 녹여 독자에게 전달하는 능력이 자연스럽고 탁월합니다. 읽다보면 그가 설명하는 주제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지는 마법에 걸리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느냐? 는 질문에는 바로 네! 라는 대답이 나오지는 않습니다. 판타지 소설을 평소에 즐겨 읽는 분이 아니라면 중간에 책을 덮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려운 지역 이름이 자주 나오므로 다소 지루함이 몰려와도 참고 견딜 수 있는 분이 아니라면 선뜻 추천을 드릴 수가 없어요.

이 작가의 책을 다시 읽을 의향이 있느냐? 는 질문에는 네. 스스로의 작품을 '오락'이라고 표현한 기욤뮈소의 소설은, 재미있거든요. 중간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게 만드는 글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다음번엔 그의 유명한 작품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요.

끝입니다. 본의아니게 1월 1일에 글을 올리게 되었네요. 스타트가 좋아요. 이 글을 보시는 모든 분들도 즐겁고 산뜻한 시작 하시기를 바랄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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