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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화이트 - 어디에도 없는 아이》 내 가족이 유괴범이라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소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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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안 화이트 - 어디에도 없는 아이》 내 가족이 유괴범이라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소설

유하우스 2022. 12. 6. 19:52


몇 번이나 포기하고 싶었습니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은데 전개가 헷갈렸어요. 이야기는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갔다가 나의 시점, 아빠의 시점, 심지어 경찰의 시점까지 나옵니다. 이 책은 곧 호주에서 영화화가 될 예정이에요. 그 때도 많은 사람들을 매혹을 시킬 수가 있을지... 저는 힘들었지만 궁금하기는 하네요. 제목이 조금 난폭하죠? 하지만 제목이 곧 내용입니다.


별다른 일 없이 평범하게 살고 있던 킴벌리 리미(이하 킴)에게 한 남자가 찾아와요. 당신이 실은 '새미 웬트'라는 사람이고, 당신은 어릴 적 납치를 당했다면서 말이죠.

 

 

과거

 



* 앞으로의 이야기는 스포가 될 수 있사오니 책을 읽으실 예정인 분들은 주의하여 주세요. 새미 웬트가 두 살이었을 때 이야기에요. 그녀의 부모는 별안간 집에서, 다른 곳도 아닌 무려 집에서. 아기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의 오빠인 스튜어트, 즉 킴을 찾아왔던 그 남자가 그녀를 데리고 잠시 정원에 나갔다가 망원경을 가지러 집에 들어가는 사이에 비극을 맞지요. 단 5분. 자리를 비웠을 뿐인데 아기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부모, 잭과 몰리

 



부모는 당연히 패닉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아빠는 잭이고 엄마는 몰리에요. 작가가 등장인물 거의 전부를 다 조명해서 저는 조금 피로감을 느꼈지만, 이야기에 푹 빠지게 하는 데에는 성공을 한 것 같아요. 잭에 대해서 먼저 설명해 볼게요.

잭은 남자이고, 남자를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대상은 옆 집 사는 트래비스. 엄마 몰리는 사이비 교회의 광신도 입니다. 그 교회라는 곳은 뱀을 만져요. 뱀을 만지다가 죽은 사람이 더러 있기도 한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만져요. 이 교회에 대해서 설명을 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는데, 성경 구절에 조금만 어긋난 행동을 하면 그들은 멋대로 의식을 치릅니다. 동의를 구하지 않고 그 사람을 데리고 와 자기들 딴에 무언가를 퇴치하는 행동을 하지요. 잭은 이 의식을 어릴 적에 받은 적이 있어요. 그는 남자를 좋아하니까요.

몰리는 잭으로부터 전도를 받아 다니기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그 때의 잭보다 더 열성적으로 교회를 믿습니다. 제가 흘리듯이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이 부분 상당히 중요해요.

스튜의 짐작이었나? 몰리는 산후 우울증을 앓았을 거라네요. 실제로 그녀는 태어난 새미 웬트가 예쁘지 않다고, 모성애를 가지고 싶다고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어요. 어린 새미 웬트가 끊임없이 울어대면 방 안에 가두거나 소리를 지르면서 괴로워 하기만 했습니다.

아니 그래서, 새미 웬트는 누가 데리고 간 거냐고요? 설마, 아무리 아기가 예쁘지 않다고 한들... 제 딸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기라도 했다는 말이에요?

 

현재

 



킴은 이제껏 자신을 키워준 엄마가 친엄마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유전자 확인을 했거든요. 하지만 엄마는 이미 돌아가신 후였기 때문에 이제까지 왜 한 마디 말씀을 하지 않으셨는지 물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아빠에게 물어요.

 

부모, 패트릭과 돌아가신 엄마

 



아빠는 과거를 깜깜한 바다라고 표현 했어요. 그 안에는 상어가 있다면서요. 들어가지 말라는 아빠의 불안한 마음을 담은 은유였지요. 하지만 킴은 들어가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함으로 인해... 돌아가신 엄마는 아빠가 데려온 나를 사랑으로 키워주신 고마운 분이며 패트릭이라는 나의 아빠는 교회의 목사가 마음대로 새미 웬트를 데리고 의식을 치르기 전에 죽음의 위험으로부터 구해내주신 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그 당시 패트릭은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목사의 동생인 베키 크리치라는 여자와 함께였지요. 베키 크리치와 패트릭은 목사의 광기에 가까운 의식이 너무도 끔찍했어요. 그 의식을 치르다 죽게 된 아이들이 여럿이었는데, 죽으면 목사는 오히려 주께서 뜻을 가지고 데려가신 거라고 말을 하곤 했거든요. 그들은 새미 웬트의 엄마인 몰리와 베키 크리치의 오빠인 목사가 두 살배기 아기를 데리고 의식을 치를 것을 눈치채고 그녀를 데리고 도망가기로 한 것이었어요.

베키 크리치, 즉 새미 웬트에게는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그녀. 안타깝게도 그녀는 오빠와 싸우다 죽게 됩니다. 이 장면이 나중에 영화로 나오면 어떻게 재현이 될 지 참 궁금해요.

후에 다 큰 킴이 목사를 찾아가 진실을 알게 되기를 원하는데 그는 그럴 마음이 전혀 없죠. 킴은 뱀이 우글우글한 빛도 하나 없는 공간에 갇혀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이 장면 정말 소름 돋았어요. 영상이라면 스킵 하고 싶을 정도로요.

 

지금

 



패트릭은 어릴 적 어린 아이를 데리고 도망을 친 것으로 기소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킴은 패트릭을 원망할 수 있을까요? 비록 낳아준 부모가 아니기는 하지만 친부모 이상의 몫을 해 주었잖아요.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나는 내가 재판을 보러 다시 돌아오리라는 걸 알았다. 달리 어쩌겠는가? 아빠는 내 가족이었다.

 


 

제목의 의미

 

 

끝으로... 제목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킴이 놀랍고도 충격적인 일들을 겪었을 때만 해도 두 살 배기 어린 아기였기 때문에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었어요. '사실'은 그 자리에 언제나 있었지만, 킴의 기억에는 '어디에도 없는 아이'였으니까요. '사실'을 알게 된 후 그녀는 이야기 합니다.

새미의 허리에 감긴 붉은색 실이 보였다. 새미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며 실을 잡아당겼지만, 이번에는 실이 팽팽하게 당겨졌다. 새미는 자리에서 일어나 실을 따라갔다. 한 손 한 손, 어둠을 뚫고 빛 속으로.

 

 




책의 자랑을 대신 해주겠습니다. 빅토리안 프리미어 문학상 수상, 호주 아마존 베스트셀러, 전 세계 17개국에 번역 출간 되었다고 합니다. 출간 두 달 만에 2만 5천만 부가 팔렸으며 데뷔 작으로는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을 세웠다고 하네요. 곧 미국의 한 컨텐츠와 호주의 카버 필름스에서 영화화가 될 예정이라고 하니 이 책을 재밌게 읽으셨던 분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니라고 할 수 없겠어요 :)

그의 두 번째 소설 The wife and the widow도 문학상 Ned Kelly Awards에서 2020년 최고의 범죄 소설로 뽑혔다고 하는데요, 데뷔작의 성공이 그저 단순한 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한다고 봐도 무방하겠죠.

저는 일부러 찾아보진 않을 것 같습니다. 그냥 확 까놓고 말해 제 입 맛엔 안 맞아서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책의 말미에 작가가 이런 말을 했어요. 독자가 귀중한 시간을 들여 책을 읽어주는 만큼 작가는 무언가를 주어야 한다고. 저는 주시는 걸 다 못 받아 먹은 모양입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 다르다는 것! 누군가에겐 최악이었어도 내게는 최고일 수 있지요. 부디 좋은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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